[ 미소짓는 아내 ]
글을 수정하다 보니, 엉뚱하게 여러번 글이 올라가 부득이, [발리...그후...] 끝으로 부쳐서
이어볼까 합니다.
각색해보려 합니다.
작가님의 책이 출판되여...더이상 읽을거리가 없어서...
졸필로 이어볼까 하는데...
어케들 생각하시는지요...
정나은 : 29세.[법인 재무상담 팀장] 키 168 몸무게 49의 {커리어우먼}..고양이같이 암팡진 모습이 매력적인
미시."안정수의 와이프"..결혼 3년차...남편의 직장상사{김유영}의 강간으로 1달간 섹스리스를
계약함.
안정수 : 31세.[삼미전자 자재과 대리] 네토기질 있음.직장상사와 아내의 불륜을 유도.이후 아내의 변하는
모습에 질투를 느낌. 직장상사인 김유영의 비리를 경찰에 고발하여 아내를 되찾음?
김유영 : 47세 [삼미전자 자재과부장] 유부녀 킬러..삶의 유일한 취미.{182/78kg}의 헬스로 다져진 근육질
남자다운 모습. 부하직원 {안정수}의 아내 {정나은} 을 강간. 1달안에 자신에게 매력을 못느끼면
경찰서에 자수조건으로 정나은과 섹스리스 계약. 중년의 느끼함이 있음..정나은의 매력에...^^
최사장 : 53세 [청평에 가든운영] 168-72kg의 작은 체격이지만 재력과 정력이 출중한 사내.김유영의 고향선배
김유영의 불륜을 방조..댓가로 김유영의 여자들을 소개받음.정나은을 욕심내고 있음.
[시작....]
이글은 미소짓는 아내의 후반부를 원작가님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꾸라가 [리메이크] 작업으로
올려볼까 합니다...하여 내용은 [미소짓는 아내]를 보신분들은 이해가 조금 쉬울것 같구요...
안보신 분들은 위의 주인공 설명으로 감, 잡으시길...^^
"전편의 끝...{작가님의 에필로그} 입니다...
높다란 하늘이 청명함을 자랑하고 푸른 하늘을 유유히 흘러가는 한조각의 하얀 뭉게구름이 달콤한 솜사탕처럼 아름다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도시를 스쳐지나가고, 파랗게 올라온 나뭇잎들은 부드러운 햇살이 기쁜 듯이 춤을 춘다.
도시 전반에 깔린 평화로운 분위기나 좋은 날씨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편안함이 떠올라 있고, 바쁜 발걸음도 잠시 멈추게 하는 1년에 몇 없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다.
얼마 전 안정수, 정나은 두 부부의 보금자리 휘몰아쳤던 퇴폐적인 욕망의 분위기는 집안 전체에 떠도는 평화로운 날씨 탓인지 그런 분위기는 일체 남아있지 않다. 살랑살랑 불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두터운 커튼 자락을 간질이며 집안을 휘젓고 다니고, 바람에 실린 따스한 햇빛의 온기가 공기를 따스하게 바꿔준다.
따스하고 고요한 집안에 시끄러운 현관문 소리가 갑작스레 끼어든다.
“다녀왔어.”
돌아온 것은 이 집의 두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안정수이다. 평일이기에 퇴근했다고 하기엔 너무나 이른 시각. 잠시 물건을 가지러 돌아왔다고 하기에도 그가 입고 있는 복장은 정장이 아닌 평상복이다.
집안을 둘러보던 안정수는 부엌으로 향해 두 개의 컵을 준비하곤 커피를 타기 시작한다. 금세 부엌에는 향긋한 커피 향이 퍼지며 커피를 타는 그의 모습은 어쩐지 길고 긴 마라톤을 뛴 것처럼 지쳤지만 드디어 끝났다는 달성감이 느껴진다.
커피를 넣은 두 개의 컵을 양 손에 들고 당연하다는 듯이 베란다로 걸음을 옮긴다.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을 재끼고 살짝 열린 베란다 창문을 열고 나서자 그곳에는 그의 아내 정나은이 커다란 의자에 앉아 햇빛을 받고 있었다.
“자. 커피.”
안정수가 커피를 건네자 정나은은 어쩐지 몸을 움찔 떨며 고개를 숙인 채 그 커피를 받아든다. 조심스럽게 커피를 받아든 정나은의 모습은 어쩐지 이상해 보였다. 마치 죄를 지은 사람 마냥 안정수를 바라보지 못하고 커피 잔을 움켜쥔 그녀의 모습은 위축되어 보인다.
아래로 내리깔고 있는 고개, 펑퍼짐한 일체형 원피를 입고 있는 그녀의 모습.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커피 잔을 쥐고 있는 그녀의 손아래 부분, 정확하게는 그녀의 배가 둥그렇게 부풀어 올라있다.
“의사 선생님이 하루 한 잔은 괜찮 댔지?”
안정수의 질문에도 정나은은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안정수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내버려 둔 채 베란다 난간에 몸을 기대며 스마트 폰을 꺼내 인터넷을 한다. 곧이어 원하는 인터넷 뉴스를 찾았는지 뉴스 링크를 클릭한 후 베란다 난간 위에 스마트 폰을 내려놓자 뉴스가 흘러나온다.
-다음 뉴스입니다. 영업 일을 하는 40대 중반의 김모씨가 치정 사건에 휘말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회사 내에선 부장이라는 직위를 가진 그는 평소 영업을 따내기 위해 난잡한 여성 관계를 가졌으며 때로는 강압적인 방법을 통해 여성을 취하는 등 수많은 여성을 손대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과거 강제로 취한 한 여성 중 한명에게 어젯밤 흉기로 찔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김모씨가 그동안 강압적으로 이뤄진 난잡한 여성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경찰이 여죄를 추궁…….
스마트 폰에서 흘러나오는 리포터의 담담한 목소리를 듣고 있던 정나은의 어깨가 눈에 띄게 움찔한다. 아래로 떨군 고개를 살짝 들어 아래로 늘어진 자신의 머리카락 사이로 남편의 옆모습을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
안정수는 그 뉴스를 들으며 커피를 홀짝일 뿐 아내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큰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편안할 뿐이다.
‘길었지…….’
벌써 몇 달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안정수는 자신의 집에서, 두 부부의 침실에서 김우영이 자신의 아내를 조롱하듯 품는 장면을 보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자신이 세운 계획은 아무리 빨라도 한 달, 늦어도 몇 달은 걸리는 일이기에 두 사람이 관계를 가지는 걸 각오하곤 있었지만 막상 눈앞에 드리워지니 견디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질투심과 소유욕이 강할 줄 몰랐지.’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배덕감 보단 마주하게 된 자신의 어두운 감정이 더욱 안정수를 부추겼고, 가슴속에 뜨겁게 들끓는 분노나 질투심이 커질수록 오히려 그는 더욱 냉정해져갔다. 그리고 한을 품었다.
남자가 한을 품는다면 어떻게 될까? 여자는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할 정도로 깊고 무섭다.
하지만 남자는? 남자의 한도 깊고 무섭지만 여자의 한보단 덜 한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간단하지. 여자가 한을 품게 하면 되니깐.’
안정수는 여자가 품는 한이 더 무섭다는 걸 알고 있기에 과거 김우영이 품었던 여자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계획에 필요한 여인을 찾아냈다. 상냥함과 사랑을 갈구하는 불쌍한 여인을.
김우영과 안정수는 여자를 대하는 것도 다르지만 줄 수 있는 사랑의 형태도 완전히 달랐다. 김우영은 철저하게 벗어날 수 없는 육체적인 사랑을 준다면 안정수는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정신적인 사랑이 무기다.
김우영에 비해 보이지도 않고, 효과도 낮은 그의 무기가 과연 여자들에게 먹혀들까?
그의 무기도 김우영 못지않게 확실하게 여자를 사로잡는 다는 걸 알려주는 증거가 바로 자신의 아내 정나은이다.
‘아아, 정말 연애하기 힘들었지.’
안정수는 20대 그녀와 연애할 때를 떠올리곤 피식 웃는다. 20대 때 그의 성격은 젊음에서 오는 치기어린 도전정신이나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주위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의 상냥함이었다.
바보스러울 정도의 유한 성격. 주위에서 이용해 먹으려고 다가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이상한 성격이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는지는 몰라도 그의 주위에는 사람이 많았다.
도움을 받은 사람,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 진심으로 그의 곁에 붙어 그를 걱정해주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아내는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
자존심은 강한 주제에 마음이 묘하게 여려 혼자 끙끙 앓는 걸 눈치 채고 그녀를 보듬어 줬다. 당연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매몰차게 밀어냈고, 거절했다.
‘하여간 지금 생각해도 귀엽다니깐…….’
안정수의 그 끝 모를 상냥함으로 거절당하고, 거절당해도 그녀의 곁에 머물렀다. 처음엔 그저 흥미였고, 호의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흥미나 호의가 사랑으로 바뀌었고 그녀 역시 아무리 거절하고 밀어내도 다가오는 자신에게 서서히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지금처럼 철저한 자기 관리나 강한 자존심을 세워야 할 능력이 받쳐주지 못했기에 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녀의 성격에 지쳐 떨어져 나가기 일쑤였기에 귀찮은 자신을 전부 받아주는 유일한 남자인 안정수에게 호의를 느꼈고, 결국 서로 사랑하기에 이르렀다.
난공불락, 아니 어느 남자가 데려갈지 걱정할 정도로 뾰족한 가시덩굴에 감싸인 들꽃. 그런 그녀에게도 사랑을 얻어내는 상냥함. 돌이켜보면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서서히 파고드는 그의 사랑은 의외로 강력했다. 결혼한 이후에도 식지 않는 두 부부의 서로를 향한 이상할 정도로 강한 사랑은 이때 생겨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하고 나서 이놈의 성격 고친다고 얼마나 난리쳤는지.’
사회생활을 해나감에 따라 서툴렀던 20대의 모습을 벗어던진 아내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기 시작했고, 강한 자존심을 뒷받침할 능력까지 손에 넣자 자신에게까지 손을 뻗쳐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그녀가 손 댄 건 당연히 바보스러울 정도로 부드러운 상냥함이었다. 그녀의 고된 노력으로 안정수는 어른이 되었고, 모든 걸 포용하는 상냥함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어 매사 덜렁거리고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바뀌었다.
‘……지금에 이르러선 다 소용없는 짓이 되어버렸지만.’
아내가 힘겹게 고쳐준 이 상냥함을 결국 다시 끄집어내 다른 여자를 함락시키는데 사용해 버렸다. 김우영에게 상처받고 버림받아 온기를 갈구하는, 사랑에 헐떡이는 여자에게 원하는 따스한 상냥함과 사랑을 주는 건 너무나도 쉬웠다.
이미 분노와 질투심, 소유욕으로 차갑게 식은 그는 필사적으로 20대의 끝 모를 상냥함을 끄집어내, 그녀에게 원하는 만큼 자신에게 벗어나지 못할 만큼 진하고 깊은 사랑을 주며 부드럽게 그녀를 잠식해갔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이 살수 없을 정도로 잠식한 순간 안정수는 매몰차게 그녀를 내버렸다. 20대의 상냥한 성격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자기최면을 스스로에게 걸 정도로 필사적이었던 그는 다른 사람의 사정을 봐줄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았다. 김우영에게 상처받았던 그녀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는 것이 참을 수 없이 힘들었지만 안정수는 그녀가 한을 품도록 그녀에게 주었던 사랑을 빼앗아 버렸다.
“하아…….”
안정수는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아직도 그녀가 자신을 향해 퍼붓던 저주어린 독설과 상처받은 그녀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그런 상처받은 여인을 향해 자신은 냉정하게도 그녀가 품은 지독한 한을 살짝 비틀었다.
안정수는 그녀에게 그 분노를 한을 왜 자신에게 보내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네 자신을 망친 건 내가 아니라 김우영 그 남자 아니냐고 그녀의 등을 아주 살짝 밀었다.
잔인하게도 민 것이다.
우리는 서로 그에게서 받은 상처를 핥은 것뿐이라고…….
안정수는 타들어가는 갈증에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마신다. 향긋하고 뜨거운 커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자 어느 정도 진정되는 느낌이다.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내에게서 그를 결국 떼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정수는 곁에 앉아있는 아내의 부푼 배를 곁눈질로 바라본다. 산 너머 산이라고 했던가? 아내와 자신 사이에 큰 벽을 겨우 부쉈다고 생각했더니 또 다른 문제가 불쑥 튀어나왔다.
‘차라리 그의 아이라면 속 편할 텐데…….’
안정수는 떨리는 눈동자로 아내의 부푼 배를 바라보고 있다. 당연히 처음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땐 머리가 하얗게 변했었다. 덜덜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힘겹게 아내와 마주 앉았을 땐 더욱 충격적인 소릴 들었다.
‘하필이면 그 때 임신한 거라니…….’
아내도 생리가 오지 않는 다는 걸 알고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살았다고 한다. 자신도 그를 떼어낼 계획을 신경 쓰느라 그동안 아내를 외면하고 살았다.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에 아내의 임신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고, 그녀가 자신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사실을 말할 때까지 전혀 몰랐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사실. 그녀 역시 남편이 아닌 김우영의 아이일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힘겨웠던 한 달 간의 내기 때문에 컨디션이 무너져 생리가 안온 걸지도 모른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현실을 외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된 아내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임신테스트기도 정확하지만 2번 확인해볼 용기가 나지 않아 바로 병원으로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의사의 입에서 전해진 임신 사실.
아내는 의사의 축하어린 말도, 설명도 한귀로 흘려버리며 헛구역질이 나오려는 자신을 겨우겨우 추스르고 있을 때 의사의 말 중 하나가 그녀의 정신을 차리게 했다고 한다.
-임신 시기는 정확하진 않지만……이때군요.
의사가 알려준 임신 시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김우영과 내기를 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리고 잔뜩 취한 아내를 대리기사에게 희롱당하는 걸 보고 흥분한 자신이 집 주차장에서 아내와 격렬히 사랑을 나눴던 주. 그리고 같은 주 주말에 회사에서 간 부부동반 모임에서 돌아오며 수치스럽게 김우영의 배아래 깔려 그를 받아들인 일이 같은 주에 있었다고 털어놨다.
같은 주에 일주일이 안 되는 짧은 시간 사이에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두 사람의 씨앗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내는 그와 내기를 하면서 첫 번째 주에는 자신을 괴롭히는 데 열중했고, 반쯤 강제로 또 다른 처녀를 내줬기에 그의 씨앗이 자신의 몸에 흘러들어온 건 가임기간이 훨씬 지난 후라고 했다.
‘한마디로 50:50…….’
뱃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아이일지 모르는 것이다. 장소도, 사랑을 나눈 횟수마저 똑같다. 다만 시기가 다를 뿐이다.
아내는 떨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모든 걸 털어놓으면서도 억눌렀던 심정을 고해성사하듯 토해냈다. 의사에게 임신시기를 들었을 땐 자기 스스로도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기뻤다고 한다.
김우영의 품에 안겨 쾌락과 환희에 헐떡이는 자신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자신을 향한 사랑에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미안하고, 동시에 미안할 자격도 없다고 여겨 자신을 차갑게 대했다고 한다. 자신을 내쳐주길 바라며…….
하지만 동시에 그래도 내 곁에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리고 끊어졌던 남편과의 사랑의 실이 힘겹게 이어진 것에 가슴이 미친 듯이 뛰며 기뻤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안정수의 아이일지도, 김우영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 작은 희망이 너무나도 기뻐서 울음이 새어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고 한다.
모든 걸 토해낸 아내는 사라질 것 같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아내는 이렇게 자신만보면 위축된 모습으로 눈도 못 마주치고 묵묵히 배를 끌어안고 있다. 마치 마지막 구원의 동아줄을 품듯.
“……후우.”
안정수는 작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머리에 손을 턱하곤 올린다. 정나은은 그런 자신의 손길에 화들짝 놀랐지만 어떤 짓을 해도 받아들일 것처럼 몸을 위축할 뿐 그저 이어질 자신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
슥, 슥…….
“……?”
안정수는 그저 아내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자 정나은은 아까보다 더욱 놀라곤 한 박자 늦게 고개를 살짝 든다.
‘정말이지. 20대 때 성격을 억지로 끌어냈더니 그런 건가.’
아내의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땐 솔직히 기쁘다는 마음보단 자신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고, 더욱 현실을 외면하듯 계획을 서둘렀다. 그리고 겨우 모든 걸 마무리 짓고 이제야 아내를 마주보자 가장 먼저 든 마음은 미안함이었다.
“다음부터는 혼자 끌어안지 마.”
안정수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정나은은 어깨를 크게 움찔거리곤 서서히 몸을 떨기 시작한다. 떨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려는 듯 힘이 잔뜩 들어가는 아내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그녀의 물기어리고 푹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난……그의 품에 안겨 있을 때도 행복했고, 당신의 품에 안겨있을 때도,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을 느낀다면 어떻게 할 거야? 난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겠어.”
“…….”
모든 걸 쥐어짜는 애처로운 아내의 말에 안정수의 가슴이 크게 뛴다.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하나의 씨앗이 그녀의 말에 싹을 틔우려는 걸 깨닫곤 재빨리 짓눌러버린다. 하지만 한번 마주하고 고개를 든 질투심과 소유욕은 이때다 싶어 자신의 몸을 휘젓고 돌아다니려고 한다.
‘아무래도 망가진 건 아내만이 아닌가 보네.’
안정수는 텅 빈 눈동자로 아내를 내려다보며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와는 전혀 다른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상냥한 말을 건넨다.
“……그래도 날 사랑하잖아?”
그리고 그런 아내를 사랑하는 자신. 자신의 말이 단단한 사슬처럼 그녀를 옭아매며 드리운다. 당장 눈앞에 드리워진 문제만 해도 산더미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잠시 외면하기로 했다.
부드럽게 아내를 위로한 자신의 손길을 거두곤 베란다 난감에 몸을 기댄다. 안정수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해주며 피식 헛웃음을 짓는다. 고개 숙인 정나은의 입가에는 옅디옅은 미소가 떠오를 것처럼 힘겹게 걸려있다.
‘아……길었어.’
안정수는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쬐는 이 공간을 조용히 느낀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날려버리듯 바람이 시원하게 둘 사이를 휘젓고 날아간다. 높디높은 청명한 하늘, 푸르른 하늘에 두둥실 흘러가는 작은 조각구름은 평화롭게 쉬엄쉬엄 하늘을 헤엄친다.
특별할 것 없는 오후의 풍경이었다....
[에필로그]
끝났습니다. 그리고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결국 무리한 것이 터진 것인지 한번에 몰려온 건강의 적신호 때문에 좀 오래 걸렸네요.
심심풀이로 시작한 글이 끝을 맺었군요.
글자수 332,966자 원고지로 따지면 1,830,9장에 이른다고 문서 정보에 쓰여있네요.
....무섭네요 이렇게 숫자로 표현하니 어떻게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엔딩은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 밀어붙였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해피도 베드도 되는 열린 결말입니다.
왜 이런 결말을 낸 것에 대해 저의 생각을 풀어놓을까 합니다.
행복한 쪽 결말을 설명해드리자면 김우영은 결국 권선징악의 형태로 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나은의 뱃속의 아이도 기적적으로 안정수의 아이로 이어지겠죠. 비 온 뒤 땅 굳는다고 쩍쩍 갈라지고
위태위태한 두 사람이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아이라는 끈을 통해 행복하게 지낼겁니다.
무엇보다 더 이상 흔들릴 리 없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즐거운 부부생활을 하겠죠.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기쁨을 알게된 정나은이나 그런 아내를 보면서도 흥분하는 안정수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즐기면서 살게된다는 방향입니다.
불행한 쪽 결말을 설명해드리자면 일단 김우영이 법적 처벌을 받은 후 훗날 돌아올수도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
그를 자신의 아내에게 떨어트리기 위해 다른 여자도 서슴없이 구렁텅이에 밀어넣을 정도로 어딘가 망가진
안정수와 안정수에 대한 사랑과 김우영에 대한 사랑을 더이상 구분하지 못하는 위태로운 정나은을 들수 있겠죠.
착한 사람이 화나면 무섭다고 하는 것은 정도라는 걸 모르기에 무서운 법입니다.
동시에 안정수는 아내를 향한 질투심과 소유욕,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배덕감이 언제 싹을 틔울지 모르며, 아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않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동할 지도 모르죠. 대리기사 에피소드처럼요.
어딘가 삐뚫어지고 고장난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아내를 구속하고 떠나보내지 못하는 안정수의 집착어린 모습은
이미 그가 절대 아내를 놓아줄리 없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안정수가 김우영을 떼어놓기 위해 한 여자를 구렁텅이 속으로 밀어넣었고 언제든 자신도
끌려 들어갈 수있다는 점과 아내의 뱃속의 아이가 김우영의 아이일 경우입니다. 힘겹게 이어놓은 부부의 실이
단숨에 끊어질 수 있는 요소죠.
이런 터무니없는 문제들을 끌어앉은 채 두 사람은 마지막 장면에서 평화로운 분위기 속 웃고 있는 것이 옆에서 본다면 이미 미친거나 다름없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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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꾸라는 김유영과 정나은의 이후 이야기로 글을 올릴까,합니다...
기대하지 마세요...^^
글을 수정하다 보니, 엉뚱하게 여러번 글이 올라가 부득이, [발리...그후...] 끝으로 부쳐서
이어볼까 합니다.
각색해보려 합니다.
작가님의 책이 출판되여...더이상 읽을거리가 없어서...
졸필로 이어볼까 하는데...
어케들 생각하시는지요...
정나은 : 29세.[법인 재무상담 팀장] 키 168 몸무게 49의 {커리어우먼}..고양이같이 암팡진 모습이 매력적인
미시."안정수의 와이프"..결혼 3년차...남편의 직장상사{김유영}의 강간으로 1달간 섹스리스를
계약함.
안정수 : 31세.[삼미전자 자재과 대리] 네토기질 있음.직장상사와 아내의 불륜을 유도.이후 아내의 변하는
모습에 질투를 느낌. 직장상사인 김유영의 비리를 경찰에 고발하여 아내를 되찾음?
김유영 : 47세 [삼미전자 자재과부장] 유부녀 킬러..삶의 유일한 취미.{182/78kg}의 헬스로 다져진 근육질
남자다운 모습. 부하직원 {안정수}의 아내 {정나은} 을 강간. 1달안에 자신에게 매력을 못느끼면
경찰서에 자수조건으로 정나은과 섹스리스 계약. 중년의 느끼함이 있음..정나은의 매력에...^^
최사장 : 53세 [청평에 가든운영] 168-72kg의 작은 체격이지만 재력과 정력이 출중한 사내.김유영의 고향선배
김유영의 불륜을 방조..댓가로 김유영의 여자들을 소개받음.정나은을 욕심내고 있음.
[시작....]
이글은 미소짓는 아내의 후반부를 원작가님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꾸라가 [리메이크] 작업으로
올려볼까 합니다...하여 내용은 [미소짓는 아내]를 보신분들은 이해가 조금 쉬울것 같구요...
안보신 분들은 위의 주인공 설명으로 감, 잡으시길...^^
"전편의 끝...{작가님의 에필로그} 입니다...
높다란 하늘이 청명함을 자랑하고 푸른 하늘을 유유히 흘러가는 한조각의 하얀 뭉게구름이 달콤한 솜사탕처럼 아름다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도시를 스쳐지나가고, 파랗게 올라온 나뭇잎들은 부드러운 햇살이 기쁜 듯이 춤을 춘다.
도시 전반에 깔린 평화로운 분위기나 좋은 날씨 때문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편안함이 떠올라 있고, 바쁜 발걸음도 잠시 멈추게 하는 1년에 몇 없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다.
얼마 전 안정수, 정나은 두 부부의 보금자리 휘몰아쳤던 퇴폐적인 욕망의 분위기는 집안 전체에 떠도는 평화로운 날씨 탓인지 그런 분위기는 일체 남아있지 않다. 살랑살랑 불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두터운 커튼 자락을 간질이며 집안을 휘젓고 다니고, 바람에 실린 따스한 햇빛의 온기가 공기를 따스하게 바꿔준다.
따스하고 고요한 집안에 시끄러운 현관문 소리가 갑작스레 끼어든다.
“다녀왔어.”
돌아온 것은 이 집의 두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안정수이다. 평일이기에 퇴근했다고 하기엔 너무나 이른 시각. 잠시 물건을 가지러 돌아왔다고 하기에도 그가 입고 있는 복장은 정장이 아닌 평상복이다.
집안을 둘러보던 안정수는 부엌으로 향해 두 개의 컵을 준비하곤 커피를 타기 시작한다. 금세 부엌에는 향긋한 커피 향이 퍼지며 커피를 타는 그의 모습은 어쩐지 길고 긴 마라톤을 뛴 것처럼 지쳤지만 드디어 끝났다는 달성감이 느껴진다.
커피를 넣은 두 개의 컵을 양 손에 들고 당연하다는 듯이 베란다로 걸음을 옮긴다.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을 재끼고 살짝 열린 베란다 창문을 열고 나서자 그곳에는 그의 아내 정나은이 커다란 의자에 앉아 햇빛을 받고 있었다.
“자. 커피.”
안정수가 커피를 건네자 정나은은 어쩐지 몸을 움찔 떨며 고개를 숙인 채 그 커피를 받아든다. 조심스럽게 커피를 받아든 정나은의 모습은 어쩐지 이상해 보였다. 마치 죄를 지은 사람 마냥 안정수를 바라보지 못하고 커피 잔을 움켜쥔 그녀의 모습은 위축되어 보인다.
아래로 내리깔고 있는 고개, 펑퍼짐한 일체형 원피를 입고 있는 그녀의 모습.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커피 잔을 쥐고 있는 그녀의 손아래 부분, 정확하게는 그녀의 배가 둥그렇게 부풀어 올라있다.
“의사 선생님이 하루 한 잔은 괜찮 댔지?”
안정수의 질문에도 정나은은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안정수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내버려 둔 채 베란다 난간에 몸을 기대며 스마트 폰을 꺼내 인터넷을 한다. 곧이어 원하는 인터넷 뉴스를 찾았는지 뉴스 링크를 클릭한 후 베란다 난간 위에 스마트 폰을 내려놓자 뉴스가 흘러나온다.
-다음 뉴스입니다. 영업 일을 하는 40대 중반의 김모씨가 치정 사건에 휘말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회사 내에선 부장이라는 직위를 가진 그는 평소 영업을 따내기 위해 난잡한 여성 관계를 가졌으며 때로는 강압적인 방법을 통해 여성을 취하는 등 수많은 여성을 손대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과거 강제로 취한 한 여성 중 한명에게 어젯밤 흉기로 찔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김모씨가 그동안 강압적으로 이뤄진 난잡한 여성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경찰이 여죄를 추궁…….
스마트 폰에서 흘러나오는 리포터의 담담한 목소리를 듣고 있던 정나은의 어깨가 눈에 띄게 움찔한다. 아래로 떨군 고개를 살짝 들어 아래로 늘어진 자신의 머리카락 사이로 남편의 옆모습을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
안정수는 그 뉴스를 들으며 커피를 홀짝일 뿐 아내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큰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편안할 뿐이다.
‘길었지…….’
벌써 몇 달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안정수는 자신의 집에서, 두 부부의 침실에서 김우영이 자신의 아내를 조롱하듯 품는 장면을 보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자신이 세운 계획은 아무리 빨라도 한 달, 늦어도 몇 달은 걸리는 일이기에 두 사람이 관계를 가지는 걸 각오하곤 있었지만 막상 눈앞에 드리워지니 견디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질투심과 소유욕이 강할 줄 몰랐지.’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배덕감 보단 마주하게 된 자신의 어두운 감정이 더욱 안정수를 부추겼고, 가슴속에 뜨겁게 들끓는 분노나 질투심이 커질수록 오히려 그는 더욱 냉정해져갔다. 그리고 한을 품었다.
남자가 한을 품는다면 어떻게 될까? 여자는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할 정도로 깊고 무섭다.
하지만 남자는? 남자의 한도 깊고 무섭지만 여자의 한보단 덜 한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간단하지. 여자가 한을 품게 하면 되니깐.’
안정수는 여자가 품는 한이 더 무섭다는 걸 알고 있기에 과거 김우영이 품었던 여자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계획에 필요한 여인을 찾아냈다. 상냥함과 사랑을 갈구하는 불쌍한 여인을.
김우영과 안정수는 여자를 대하는 것도 다르지만 줄 수 있는 사랑의 형태도 완전히 달랐다. 김우영은 철저하게 벗어날 수 없는 육체적인 사랑을 준다면 안정수는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정신적인 사랑이 무기다.
김우영에 비해 보이지도 않고, 효과도 낮은 그의 무기가 과연 여자들에게 먹혀들까?
그의 무기도 김우영 못지않게 확실하게 여자를 사로잡는 다는 걸 알려주는 증거가 바로 자신의 아내 정나은이다.
‘아아, 정말 연애하기 힘들었지.’
안정수는 20대 그녀와 연애할 때를 떠올리곤 피식 웃는다. 20대 때 그의 성격은 젊음에서 오는 치기어린 도전정신이나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주위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의 상냥함이었다.
바보스러울 정도의 유한 성격. 주위에서 이용해 먹으려고 다가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소문난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이상한 성격이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는지는 몰라도 그의 주위에는 사람이 많았다.
도움을 받은 사람,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 진심으로 그의 곁에 붙어 그를 걱정해주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아내는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
자존심은 강한 주제에 마음이 묘하게 여려 혼자 끙끙 앓는 걸 눈치 채고 그녀를 보듬어 줬다. 당연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매몰차게 밀어냈고, 거절했다.
‘하여간 지금 생각해도 귀엽다니깐…….’
안정수의 그 끝 모를 상냥함으로 거절당하고, 거절당해도 그녀의 곁에 머물렀다. 처음엔 그저 흥미였고, 호의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흥미나 호의가 사랑으로 바뀌었고 그녀 역시 아무리 거절하고 밀어내도 다가오는 자신에게 서서히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지금처럼 철저한 자기 관리나 강한 자존심을 세워야 할 능력이 받쳐주지 못했기에 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녀의 성격에 지쳐 떨어져 나가기 일쑤였기에 귀찮은 자신을 전부 받아주는 유일한 남자인 안정수에게 호의를 느꼈고, 결국 서로 사랑하기에 이르렀다.
난공불락, 아니 어느 남자가 데려갈지 걱정할 정도로 뾰족한 가시덩굴에 감싸인 들꽃. 그런 그녀에게도 사랑을 얻어내는 상냥함. 돌이켜보면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서서히 파고드는 그의 사랑은 의외로 강력했다. 결혼한 이후에도 식지 않는 두 부부의 서로를 향한 이상할 정도로 강한 사랑은 이때 생겨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하고 나서 이놈의 성격 고친다고 얼마나 난리쳤는지.’
사회생활을 해나감에 따라 서툴렀던 20대의 모습을 벗어던진 아내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기 시작했고, 강한 자존심을 뒷받침할 능력까지 손에 넣자 자신에게까지 손을 뻗쳐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그녀가 손 댄 건 당연히 바보스러울 정도로 부드러운 상냥함이었다. 그녀의 고된 노력으로 안정수는 어른이 되었고, 모든 걸 포용하는 상냥함은 어느 정도 수그러들어 매사 덜렁거리고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바뀌었다.
‘……지금에 이르러선 다 소용없는 짓이 되어버렸지만.’
아내가 힘겹게 고쳐준 이 상냥함을 결국 다시 끄집어내 다른 여자를 함락시키는데 사용해 버렸다. 김우영에게 상처받고 버림받아 온기를 갈구하는, 사랑에 헐떡이는 여자에게 원하는 따스한 상냥함과 사랑을 주는 건 너무나도 쉬웠다.
이미 분노와 질투심, 소유욕으로 차갑게 식은 그는 필사적으로 20대의 끝 모를 상냥함을 끄집어내, 그녀에게 원하는 만큼 자신에게 벗어나지 못할 만큼 진하고 깊은 사랑을 주며 부드럽게 그녀를 잠식해갔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이 살수 없을 정도로 잠식한 순간 안정수는 매몰차게 그녀를 내버렸다. 20대의 상냥한 성격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자기최면을 스스로에게 걸 정도로 필사적이었던 그는 다른 사람의 사정을 봐줄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았다. 김우영에게 상처받았던 그녀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는 것이 참을 수 없이 힘들었지만 안정수는 그녀가 한을 품도록 그녀에게 주었던 사랑을 빼앗아 버렸다.
“하아…….”
안정수는 깊은 한숨을 토해낸다. 아직도 그녀가 자신을 향해 퍼붓던 저주어린 독설과 상처받은 그녀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그런 상처받은 여인을 향해 자신은 냉정하게도 그녀가 품은 지독한 한을 살짝 비틀었다.
안정수는 그녀에게 그 분노를 한을 왜 자신에게 보내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네 자신을 망친 건 내가 아니라 김우영 그 남자 아니냐고 그녀의 등을 아주 살짝 밀었다.
잔인하게도 민 것이다.
우리는 서로 그에게서 받은 상처를 핥은 것뿐이라고…….
안정수는 타들어가는 갈증에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마신다. 향긋하고 뜨거운 커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자 어느 정도 진정되는 느낌이다.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아내에게서 그를 결국 떼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정수는 곁에 앉아있는 아내의 부푼 배를 곁눈질로 바라본다. 산 너머 산이라고 했던가? 아내와 자신 사이에 큰 벽을 겨우 부쉈다고 생각했더니 또 다른 문제가 불쑥 튀어나왔다.
‘차라리 그의 아이라면 속 편할 텐데…….’
안정수는 떨리는 눈동자로 아내의 부푼 배를 바라보고 있다. 당연히 처음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땐 머리가 하얗게 변했었다. 덜덜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힘겹게 아내와 마주 앉았을 땐 더욱 충격적인 소릴 들었다.
‘하필이면 그 때 임신한 거라니…….’
아내도 생리가 오지 않는 다는 걸 알고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살았다고 한다. 자신도 그를 떼어낼 계획을 신경 쓰느라 그동안 아내를 외면하고 살았다.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에 아내의 임신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고, 그녀가 자신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사실을 말할 때까지 전혀 몰랐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사실. 그녀 역시 남편이 아닌 김우영의 아이일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힘겨웠던 한 달 간의 내기 때문에 컨디션이 무너져 생리가 안온 걸지도 모른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현실을 외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된 아내는 사실을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임신테스트기도 정확하지만 2번 확인해볼 용기가 나지 않아 바로 병원으로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의사의 입에서 전해진 임신 사실.
아내는 의사의 축하어린 말도, 설명도 한귀로 흘려버리며 헛구역질이 나오려는 자신을 겨우겨우 추스르고 있을 때 의사의 말 중 하나가 그녀의 정신을 차리게 했다고 한다.
-임신 시기는 정확하진 않지만……이때군요.
의사가 알려준 임신 시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김우영과 내기를 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리고 잔뜩 취한 아내를 대리기사에게 희롱당하는 걸 보고 흥분한 자신이 집 주차장에서 아내와 격렬히 사랑을 나눴던 주. 그리고 같은 주 주말에 회사에서 간 부부동반 모임에서 돌아오며 수치스럽게 김우영의 배아래 깔려 그를 받아들인 일이 같은 주에 있었다고 털어놨다.
같은 주에 일주일이 안 되는 짧은 시간 사이에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두 사람의 씨앗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내는 그와 내기를 하면서 첫 번째 주에는 자신을 괴롭히는 데 열중했고, 반쯤 강제로 또 다른 처녀를 내줬기에 그의 씨앗이 자신의 몸에 흘러들어온 건 가임기간이 훨씬 지난 후라고 했다.
‘한마디로 50:50…….’
뱃속에 있는 아이가 누구의 아이일지 모르는 것이다. 장소도, 사랑을 나눈 횟수마저 똑같다. 다만 시기가 다를 뿐이다.
아내는 떨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모든 걸 털어놓으면서도 억눌렀던 심정을 고해성사하듯 토해냈다. 의사에게 임신시기를 들었을 땐 자기 스스로도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기뻤다고 한다.
김우영의 품에 안겨 쾌락과 환희에 헐떡이는 자신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자신을 향한 사랑에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미안하고, 동시에 미안할 자격도 없다고 여겨 자신을 차갑게 대했다고 한다. 자신을 내쳐주길 바라며…….
하지만 동시에 그래도 내 곁에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리고 끊어졌던 남편과의 사랑의 실이 힘겹게 이어진 것에 가슴이 미친 듯이 뛰며 기뻤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안정수의 아이일지도, 김우영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 작은 희망이 너무나도 기뻐서 울음이 새어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고 한다.
모든 걸 토해낸 아내는 사라질 것 같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아내는 이렇게 자신만보면 위축된 모습으로 눈도 못 마주치고 묵묵히 배를 끌어안고 있다. 마치 마지막 구원의 동아줄을 품듯.
“……후우.”
안정수는 작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머리에 손을 턱하곤 올린다. 정나은은 그런 자신의 손길에 화들짝 놀랐지만 어떤 짓을 해도 받아들일 것처럼 몸을 위축할 뿐 그저 이어질 자신의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
슥, 슥…….
“……?”
안정수는 그저 아내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자 정나은은 아까보다 더욱 놀라곤 한 박자 늦게 고개를 살짝 든다.
‘정말이지. 20대 때 성격을 억지로 끌어냈더니 그런 건가.’
아내의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땐 솔직히 기쁘다는 마음보단 자신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고, 더욱 현실을 외면하듯 계획을 서둘렀다. 그리고 겨우 모든 걸 마무리 짓고 이제야 아내를 마주보자 가장 먼저 든 마음은 미안함이었다.
“다음부터는 혼자 끌어안지 마.”
안정수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정나은은 어깨를 크게 움찔거리곤 서서히 몸을 떨기 시작한다. 떨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려는 듯 힘이 잔뜩 들어가는 아내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그녀의 물기어리고 푹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난……그의 품에 안겨 있을 때도 행복했고, 당신의 품에 안겨있을 때도,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을 느낀다면 어떻게 할 거야? 난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겠어.”
“…….”
모든 걸 쥐어짜는 애처로운 아내의 말에 안정수의 가슴이 크게 뛴다.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하나의 씨앗이 그녀의 말에 싹을 틔우려는 걸 깨닫곤 재빨리 짓눌러버린다. 하지만 한번 마주하고 고개를 든 질투심과 소유욕은 이때다 싶어 자신의 몸을 휘젓고 돌아다니려고 한다.
‘아무래도 망가진 건 아내만이 아닌가 보네.’
안정수는 텅 빈 눈동자로 아내를 내려다보며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와는 전혀 다른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상냥한 말을 건넨다.
“……그래도 날 사랑하잖아?”
그리고 그런 아내를 사랑하는 자신. 자신의 말이 단단한 사슬처럼 그녀를 옭아매며 드리운다. 당장 눈앞에 드리워진 문제만 해도 산더미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잠시 외면하기로 했다.
부드럽게 아내를 위로한 자신의 손길을 거두곤 베란다 난감에 몸을 기댄다. 안정수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해주며 피식 헛웃음을 짓는다. 고개 숙인 정나은의 입가에는 옅디옅은 미소가 떠오를 것처럼 힘겹게 걸려있다.
‘아……길었어.’
안정수는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쬐는 이 공간을 조용히 느낀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날려버리듯 바람이 시원하게 둘 사이를 휘젓고 날아간다. 높디높은 청명한 하늘, 푸르른 하늘에 두둥실 흘러가는 작은 조각구름은 평화롭게 쉬엄쉬엄 하늘을 헤엄친다.
특별할 것 없는 오후의 풍경이었다....
[에필로그]
끝났습니다. 그리고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결국 무리한 것이 터진 것인지 한번에 몰려온 건강의 적신호 때문에 좀 오래 걸렸네요.
심심풀이로 시작한 글이 끝을 맺었군요.
글자수 332,966자 원고지로 따지면 1,830,9장에 이른다고 문서 정보에 쓰여있네요.
....무섭네요 이렇게 숫자로 표현하니 어떻게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엔딩은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 밀어붙였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해피도 베드도 되는 열린 결말입니다.
왜 이런 결말을 낸 것에 대해 저의 생각을 풀어놓을까 합니다.
행복한 쪽 결말을 설명해드리자면 김우영은 결국 권선징악의 형태로 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나은의 뱃속의 아이도 기적적으로 안정수의 아이로 이어지겠죠. 비 온 뒤 땅 굳는다고 쩍쩍 갈라지고
위태위태한 두 사람이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아이라는 끈을 통해 행복하게 지낼겁니다.
무엇보다 더 이상 흔들릴 리 없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즐거운 부부생활을 하겠죠.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기쁨을 알게된 정나은이나 그런 아내를 보면서도 흥분하는 안정수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즐기면서 살게된다는 방향입니다.
불행한 쪽 결말을 설명해드리자면 일단 김우영이 법적 처벌을 받은 후 훗날 돌아올수도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
그를 자신의 아내에게 떨어트리기 위해 다른 여자도 서슴없이 구렁텅이에 밀어넣을 정도로 어딘가 망가진
안정수와 안정수에 대한 사랑과 김우영에 대한 사랑을 더이상 구분하지 못하는 위태로운 정나은을 들수 있겠죠.
착한 사람이 화나면 무섭다고 하는 것은 정도라는 걸 모르기에 무서운 법입니다.
동시에 안정수는 아내를 향한 질투심과 소유욕,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배덕감이 언제 싹을 틔울지 모르며, 아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않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동할 지도 모르죠. 대리기사 에피소드처럼요.
어딘가 삐뚫어지고 고장난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아내를 구속하고 떠나보내지 못하는 안정수의 집착어린 모습은
이미 그가 절대 아내를 놓아줄리 없다는 걸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안정수가 김우영을 떼어놓기 위해 한 여자를 구렁텅이 속으로 밀어넣었고 언제든 자신도
끌려 들어갈 수있다는 점과 아내의 뱃속의 아이가 김우영의 아이일 경우입니다. 힘겹게 이어놓은 부부의 실이
단숨에 끊어질 수 있는 요소죠.
이런 터무니없는 문제들을 끌어앉은 채 두 사람은 마지막 장면에서 평화로운 분위기 속 웃고 있는 것이 옆에서 본다면 이미 미친거나 다름없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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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꾸라는 김유영과 정나은의 이후 이야기로 글을 올릴까,합니다...
기대하지 마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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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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