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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1 23:50 1,277회 0건







98. 지금 이게 꿈인가?





우리는 잔을 들어서 건배했다.



"이것만 마시고 가서 자라. 늦었거든요."

"알았어. 오빠도 잠 안오지?"
"왜? 오빠가 왜 잠이 안오는데?"




조해수의 호기심이 발동하지만, 지혜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눌러버린다.




"못들었니? 내일 이 오빠가 회장님이 되는 일이 결정난대잖아."
"회..장..님?"

"모르면, 입닫고 그냥 와인이나 마셔."
"아오. .. 계집애."

"나는 회장 되는 것보다, 너희들 시험 잘 보는 것이 더 고민되거든요."

"오빠는 말을 해도, 이렇게 듣기 좋은 말을 한다니까."
"립서비스 아냐?"

"오빠는 그런 것 안해. 지금까지 오빠를 겪어보고도 모르니?"
"그런 것 안하는 사람들이 어딨냐? 다들 하고 살거든요?"

"아니라니까!"
"버럭 좀 하지마. 놀랐잖아!"

"한두번도 아닌데, 놀라긴?"



우리는 잔을 비웠다. 해수가 지혜에게 말했다.



"너, 진짜로 말 안할래?"
"뭐?"

"그럼 내가 한다?"
"주디 닥치라고 했다."

"입이 근질거리지도 않니?"
"너 진짜 여기서 영구퇴출 당하고 싶어?"

"아니야. 하지마. 그 대신에 .."
"그 대신 뭘?"

"말 안할꺼면 .. 뽀뽀 정도는 하고싶지?"

"야아아.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야.
주제에 감히 어딜 껴드냐?"

"네가 안하면 내가 한다?"
"아휴.. 요걸 그냥. 콱!"

"쓸데 없는 소리 고만 하고, 이제 고만 내려가라.
내일 시험도 분명 잘 봐야 하니까."

"예. 오빠."
"어라? 야! 서지혜. 얘가 오늘 왜이러는 거지?"

"까불지 말고 언능 일어서. 나 항상 이렇게 조신하거든."
"조신이 다 얼어죽었냐? 하하."




나는 잔을 치우고, 애들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해수가 앞장서서 주방 모퉁이를 돌아서 거실 쪽으로 간다. 지혜는 해수가 보지 않는 사이에 짧게 내 입술에 키스한다. 쪽 하는 소리가 몇번 났다. 해수가 분명 들었을 것이다.

지혜는 내 팔에 팔짱을 끼고 가슴으로 내 팔을 누른다. 우리도 주방 모퉁이를 돌아나선다. 지혜는 내 귀 가까이에 입을 대고 소근거린다.



"오빠."
"어?"

"오빠, 잘 자야해. 알았지?"
"알았어. 내가 언제는 못잤나?"

"나 없이도 잘 잔다고?"
"요새는 시간이 모자라서 못자는 편이야."

"알았어. 시험 끝나고 보자. 지인짜 각오해."
"지혜는 일단 시험 보는 데에 집중하세요."

"안그래도 지금 그러는 중이야. 안보여?"



현관에서 해수는 두 팔로 팔장을 끼고 서서 걱정스런 눈으로 우리를 보며 기다리고 있다.



"저렇게 애처롭게 작별을 해야 하냐?
아예 살림을 차리고 같이 살아버리든가."

"미친. 헛소리 나불거리지 말고, 언능 나가.
네가 길을 막으니까 나도 못나가잖아."



조해수는 지혜에게 등을 떠밀리다시피 하여 현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서지혜는 이 순간에도 내 뺨을 양손으로 잡고 내 입술을 빨아당긴다. 지혜의 혀가 내 입술로 파고든다. 그런데 조해수는 얼굴을 들이밀고, 우리를 향하고 있다. 지혜는 현관 문과 해수를 등지고 있으므로 아직은 모른다. 해수가 우리를 날카롭게 쏘아보다가 나와 눈길이 마주친다. 두 눈을 깜박이고 빙긋이 웃는다.



"아까 하라고 할 때는 안하고 ..
참새가 방앗간을 도저히 그냥은 지나가지 못하겠지?"

"웃겨. 아까도 했거든."

"나 몰래 하면 더 맛있니?"
"와안저언 꿀맛이거든요."




지혜도 해수가 뒤에서 보고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내게서 떨어졌다. 나는 현관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지혜, 해수 잘자."

"오빠도 잘자."
"키스는 지혜랑 했으니까, 꿈은 내 꿈 궈."



둘은 내 텔을 나서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갔다. 나는 현관에 서서 머리를 내밀고 복도를 내다본다.

그런데 해수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당황해하는 소리를 낸다.



"아! 깜빡."
"뭔데? 전화기?"



조해수가 지혜에게 대답도 하지 않고, 나에게 달려온다. 재빨리 내 뺨을 잡고, 내 입술을 빨았다. 해수의 혀가 내 입술을 핥는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스러운 듯, 지혜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본다. 지혜도 우리에게 달려와서 조해수의 등판을 갈긴다.


짝.


지혜는 조해수를 뜯어내고, 우리 사이로 껴들어왔다.



"이게. .. 진짜 죽고 싶어 환장을 했나?"
"그니까. 누가 염장을 지르래?"

"너희들 왜 밤 늦게 복도에서 이러는데?
다른 사람들 생각은 안해? 조용히 하고 빨리 가."

"미안. 오빠 잘자. 헤헤."
"오빠 잘 자든 말든, 너 언능 저리 비켜."




조해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뻔뻔하게 엉덩이를 요란하게 씰룩이며 걸어가고, 지혜는 해수의 등을 떠밀며 뒤따른다. 둘은 드디어 엘리베이터 안에 탔다. 나도 안으로 들어와서 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나는 일찍 일어나서 오늘은 일찍 데리러 가겠다고 임영선과 최수희에게 전화를 했다. 나도 출근 준비를 서둘러서 밖으로 나가서 내 차 앞에서 애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오늘은 아이린이 애들을 태우고 가려는지, 아이린의 차가 와있다. 경식이가 먼저, 그 다음 조해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혜와 아이린이 내려온다.

오늘부터는 경식이네 학교에서도 시험이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서 흔들었다. 아이린의 차가 출발했다.


나도 최수희와 임영선을 차례로 태우고 회사에 도착했다. 임영선은 온몸을 검은 옷으로 감싸고 있다. 아마도 한시간 정도는 일찍 나온 것 같다. 임영선은 전산실로 가고, 나는 주은혜에게 내려오라고 전화를 했다. 최수희는 커피를 끓였다.


한참만에 주은혜가 핼쓱한 얼굴을 하고 나타났다. 임영선도 데이터를 들고 왔다. 주은혜는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주말에 있었던 의류판매, 특히 막판에 있었던 싹쓸이에 대한 얘기이다. 나중에는 송실장도 들어왔다. 최수희가 우리에게 커피를 돌린다.




그런데, 주은혜가 말한 "싹쓸이"라는 말이 자구 내 귀에 거슬린다. 얼마 전에 TV에서 보도하는 것을 봤는데, 사람들이 싼 옷을 사다가 SNS를 이용하여 직거래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그 얘기를 하자 주은혜가 말했다.



"설사 그런 일이 있어도, 양은 얼마 되지않는 것 같아.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매장의 다른 상품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고, 옷만 팔리게 되면, 문제가 아닐 수 없죠."

"옷이라도 다 팔리면 다행 아닌가?"
"그 말도 틀리지는 않는데, 우리의 목표는 전체 매출액을 높이는 것이라서요.



임영선은 데이터에서 그 10 개 매장의 전체 매출액을 비교한 수치들을 찾아냈다. 평상시 주말 매출액보다 40%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의류시판을 하지 않았던 다른 매장들도 30% 이상은 다 증가해있다. PB 상품들이 50여가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수희가 중얼거린다.



"이 정도면 나라마트의 브랜드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인 것 같은데 ..."
"누나, 이제는 거의 확실해요.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임영선도 송실장에게 한마디 한다.




"아빠는 왜 이렇게 안하셨죠?"

"이 일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여럿이 손잡고 하는 일입잖아.
회장님께서는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거의 혼자 일하셨어.
다른 마트들이 하는 것을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

"맞아요."




임영선의 두 눈이 젖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다. 송실장이 임영선의 등을 토닥인다.




"임비서. 그렇지만 회장님께서는 김비서님을 찾아내셨거든."




아직 전체적인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통계를 위한 데이터가 너무 적다. 몇주 더 걸려야 믿을만한 데이터가 생길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뚜렷한 신념을 갖고있다. 이 자리에 있는 여인들의 얼굴이 빛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업을 스스로 기획했고, 또 성공이라는 결과를 이루어내고 있다. 우리의 가슴 속은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주은혜의 열정, 한상무의 부지런함이 우리를 성공으로 내몰고있다.



나는 주은혜에게 말했다.



"은혜 누나. 또 욕심이 생기는데 .."

"당장은 안됩니다. 우리 팀원들 다 초죽음이거든요.
새로운 기획은 이틀 정도는 쉬고 합시다.
우리는 지금 기존 매장에 상품을 계속 공급하기도 바빠요."

"급한 것은 아니야.
간단하게 말하면 웹사이트를 운영하면 어때요?"

"배송,교환, 환불, 반품 문제가 해결 된다면 가능하지.
연구해봅시다."

"또 홈쇼핑에 진출하는 것은 어때요?
이것은 판매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홍보를 위해서 해보는거죠."

"홈쇼핑은 내보낼 상품을 세트로 따로 기획해야 해요.
또 방송사와 수익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도 올려야 해.
나중에라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쪼끔 그러네 .."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위해서 운영한다는 홈쇼핑이 따로 있다는데 .."

"거기는 매출 성과가 그렇게 좋지 않아요."

"누나는 왜 홈쇼핑이 마음에 안드나보죠?"

"내가 왜 마음에 안들어 하겠어요?
그런데 우리 상품이 인기도 좋고, 하자가 없다는 것이 먼저 알려져야 해요.
그러면 홈쇼핑 방송사에서 우리랑 손잡고 하자고 요청해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내 생각으로는 홈쇼핑은 좀 더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어요."

"그럼 의류 판매는 물량을 게속 공급해서 판매가 계속되도록 하나요?
아니면 주말 행사만으로 할 생각인가요?"

"주중에는 그리 많은 양이 나갈 것 같지 않아요.
그러니까, 일단은 판매를 쉬지 말고 계속 하는 것으로 컨셉을 잡죠."

"수희 누나.
총무과에서 알바하는 방효은 있잖아요?
걔가 누나 대학 후배라고 했죠?
방효은이랑 웹사이트 구축하는 문제를 의논해보세요."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 디자인팀 오늘 저녁에 회식 시켜주나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 문제는 임비서랑 의논하십시오."





송실장은 나에게 내 오늘 있정을 이야기했다.




"오전에는 10시에 의류 상품 판매 때문에 기자들 인터뷰가 있을 예정입니다.
이 인터뷰는 의류상품 판매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임비서도 같이 해야 합니다."

"인터뷰 자료는 준비 됐어요?"

"지금 작성하는 중입니다.
오후 두시 부터는 임시 이사회가 있습니다.
김비서님은 이 이사회에는 참석하시지 않습니다."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문제 때문인가요?"

"아무래도 그것이 가장 큰 사안일 것 같습니다.
오늘 선출되는 신임 회장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그럼 임시 주주총회는 언제 열리죠?"
"금요일 오후 2시 입니다."





우리는 커피타임을 끝내고 업무에 들어갔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내게는 짜증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 인터뷰의 내용은 기사로 나가고, 또 이 기사 내용은 간접적인 홍보가 된다. 이것은 우리가 언론 플레이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언론이 우리에게 기사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나와 임영선은 인터뷰를 해냈다. 10시에 시작한 인터뷰는 11시 반이 돼서야 끝났다. 나는 좋은 기사를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고 기자들을 보냈다.


나는 애들 시험 마지막날이므로 일찍 들어가야했다. 점심 시간에 송실장은 비서들을 모두 데리고 일식집으로 갔다. 나와 최수희도 같이 갔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검은 색의 옷을 입은 임영선의 엄마가 와있다. 그녀는 장례식에서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는 감사의 말과 함께 점심을 샀다.

임영선은 자기 엄마에게 주말에 있었던 의류 상품 판매 실적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조용히 듣고있던 사모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임영선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런 결과가 몇 달만 빨리 왔어도 회장님이 ..."
"엄마, 지금 그런 얘기를 왜 해? 여기 집 아니야."


"영선이가 송실장과 같이 김비서님 보좌하는 일을 잘 해내야 한다."
어쨌든 이번 한 주를 잘 해내야 금요일에 임시 주주 총회에서도 아무 일 없을꺼야."




점심을 먹고 회사의 주차장에서 나는 비서실 멤버들과 헤어졌다. 송실장은 나에게 이사회 결과를 전화로 알려주겠다고 했다. 임영선의 모녀는 그 자리에 서서 내 차가 회사를 빠져나올 때까지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는 오피스텔로 올라와서, 옷방에 접어둔 이불을 소파로 꺼내왔다. TV를 켜고 소파에 이불을 덮고 누워서 애들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이린이다. 그렇지만 나는 자는 척을 하고 계속 누워있다. 얼핏 보니까 그녀는 혹시 세탁소에서 오는 길인지, 옷을 갖고 바로 옷방으로 들어가버린다.


잠시 후에 아이린이 나에게 오더니, 몸을 굽혀 그녀의 얼굴을 내 뺨에 비빈다. 아이린의 향기가 나를 깨운다. 내 뺨에 아이린의 귀와 뺨이, 이마가, 두 눈과 뾰족한 코가 느껴진다. 아이린의 뜨거운 숨결이 내 얼굴로 쏟아져내렸다.



"하아아. .. 자기. .."



아이린의 입술이 내 뺨에 와서 지긋이 누른다. 아이린의 입술이 내 입술로 건너온다. 내가 먼저 아이린의 입술을 빨았다. 내 손이 아이린의 뺨을 쓰다듬는다.



"하암. .. 하앙. .. 안잤어? .. 아암. .. 으읍. .."



우리의 입술과 혀가 한동안 서로를 빨아들인다. 내 손은 아이린의 가슴을 쓰다듬다가 꼬옥 움켜쥔다. 아이린의 몸이 꼬이며 내 몸 위로 쓰러져온다. 내 손이 아이린의 스커트 아래로 들어가서 아이린의 팬티 위에서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아이린의 입 속에서 내 혀가 뽑힐 정도로 빨리고 있다.

우리는 숨이 막혀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드디어 우리의 입은 떨어졌다. 우리는 숨고르기를 했다. 아이린은 방바닥에 무릎을 꿇다시피하고 내 가슴 위로 고개를 얹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누나. 지혜 올 때 안됐어?"
"애들 지금 상가 식당에서 점심 먹는 중이야. 점심은?"

"먹고 왔어. 사모님이 비서실로 점심을 쐈거든."



아이린의 얼굴이 불타는 것처럼 빨갛다. 가뿐 숨을 가라앉히느라 우리의 온몸이 들썩거린다. 나는 내 몸 위에 엎드리다시피 한 아이린의 등을 쓰다듬었다.

그녀가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게 하고 과일을 깎는다. 나도 욕실에서 얼굴을 씻고 양치를 하고 나와서 주방으로 갔다. 나와 아이린은 탁자에 앉았다. 아이린이 내 입에 배조각을 넣어주며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내준다.



"누나를 이사로 추대한다던데? 오늘 안가요?"

"에이. 그 문제는 지금 당장 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야.
일단 주말까지 기다려보기로 해."

"주말이면 임시주주총회?"
"응."

"PC방은 팔렸어요?"
"지금까지 6명 정도 보고 갔거든. 이번 주중에 해결될꺼야."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아이린이 벌떡 일어서서 냉장고를 연다.



"오빠. 오빠 어딨어?"
"지혜니?"




지혜가 달려와서 나를 안고 내게 키스를 한다.



"시험 끝날때까지 말 안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참겠다."
"뭘?"

"지금까지 백점이 세개야."
"뭐라고?"

"국어 비문학, 화학, 생물."




아이린도 우리에게 덤벼들어서 지혜를 끌어안는다.




"드디어 내 딸 서지혜가 해냈구나."
"내가 뭘 해? 오빠가 한거지."




경식이와 조해수 들어오는 소리도 났다.



"내일 마지막 날 물리가 있는데, 전자기랑 파동이거든요.
샘이 그러는데, 수능이랑 모의고사 문제 그대로 숫자 하나 안바꾸고 그대로 내겠대.
절대로 물리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그러는거래.
그런데 어쩐대?
나는 이번에 시험공부를 아예 수능 모의고사 문제로만 했거든.
어떨꺼라고 생각해?
어? 그런데 오빠 지금 우는거야?"

"오빠가 울었다고 하겠니?
눈에 뭐 들어갔다고 뻥치겠지.
라블리 경식이도 말해."

"형. 나 오늘 지구과학 백점, 수학 백점.
진짜 형 우는거네?"




나는 한 팔에는 경식이를, 그리고 다른 팔에는 지혜를 감았다.



"애들아. 사랑해."




아이린과 조해수는 손벽을 친다.



"우리가 지혜보다 늦게 올라온 이유는 ..."




아이린과 조해수는 식탁위에 케이크를 꺼내놓는다.
경식이는 초를 꽂고, 조해수는 불을 붙인다.



아이린은 창가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지혜와 경식이가 엄마에게 간다.



"엄마, 내 점수 중에 백점이 세개라니까.
이게 말이 돼?
엄마, 나 서지혜 맞아?"


"엄마. 나한테도 백점이 있다니까"



두 남매는 아이린의 팔에 감겨서 나를 보고있다.
세사람의 눈은 눈물로 젖어있다.
케익에 쫒힌 10개의 초에서는 불꽃이 하늘거린다.



조해수가 두리번 거리더니 내 전화기를 들고 나에게 왔다.
전화가 들어온다.
발신인은 송비서이다.



"김비서님. 축하드립니다.
5명의 이사 중에서 4분이 찬성하셨습니다.
이제 이사회에서는 신임회장으로 김비서님을 주주총회에 올릴 것입니다.
주총에서 당선 확률은 70퍼센트입니다."




지금 이게 꿈인가?




=*=*=*=*=*=*=*=*=*=*=*=*





제가 알바보다 바람이 남긴 흔적에 더 열을 올린 이유는 ...

알바를 소홀하게 생각해서가 절대 아닙니다.
댓글을 아무리 읽어봐도 기다리신다는 분도 별로 없고 해서, .. ㅋㅋ


- Ja"d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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