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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3 22:23 979회 0건
*주의: 트랜스젠더/SM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이 글을 권하지 않습니다.




라인츠의 어머니는 누운 이치마루를 보았다.

옷 안쪽은 피가 묻지 않은 깨끗하고 하얀피부는 이치마루의 태생이 사막태생은 아니라는것을 증명해 주었다.

아마 대륙인이라도 저렇게 하얗고 예쁜빛을 내는 피부는 찾아보기 힘들것 같았다.


대(大)자로 욕실바닥에 누운 이치마루의 사타구니로 눈이 갔을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고작 25살 밖에 안되었지만 10여년전 남편에게 안긴뒤로는 남자에게 안긴적이 없었다.

그저 라인츠가 밖에 나갈때면 그것을 본딴 목각으로 자신의 질 안쪽에 삽입하며 성욕을 해결하고 있었다.

라인츠야 어릴때부터 줄곧 봐왔으니 라인츠의 알몸을 본다고 해서 흥분을 하는것 자체가 말도 안되었지만,

고작 라인츠 또래의, 그것도 척 보기에도 정상이 아닌 아이의 알몸을 보고서는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내... 내가 왜 이러지...고작 라인츠만한 아이한테... 그것 보다 저... 저 아이의 몸은..."


[난... 다시 태어난걸까... 하지만... 이 몸은... 이 곳은...]


"대체뭐지?"


[대체뭐지?]



이치마루와 라인츠의 어머니는 한참동안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욕실에서 서로의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둘다 서로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치마루가 자신또한 자기의 몸이 왜이런지 모르겠다고 하면 믿어줄사람은 없겠지만,

이치마루 또한 궁금한건 마찬가지였다.

분명 세발의 화살을 맞아 죽은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붉은 화염이 몸을 감싼것도 기억이 났다.

그리고 천근같이 무거운 눈꺼풀을 편히 감은것도 기억이 났다.


하지만...

또 다시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과정이 없었다.

오히려 전쟁터에서의 기억은 엊그제 일어난 일들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 이후, 태어나고 지금까지 자라기의 과정은 이치마루의 머릿속엔 기억되지 않았다.


[나... 다시 태어난걸까...? 누구에게...? 어디서...? 이런...몸으로?]


이곳이 아무리 이상한 곳이라고 할지언정 사람이 사는 곳이었고,

사람의 모습은 얼굴의 생김새가 낯설뿐 그외엔 이치마루가 살던 그곳의 사람과 똑같았다.

그저 피부가 조금 까맣긴하지만 까맣지 않은사람도 있었고,

키가 큰 사람도 있었지만 키가 작은 사람도 있었다.


어딜봐도 정상적이었고

라인츠의 어머니와 그녀의 반응으로 봐서는 이치마루의 비정상적인 성기의 모양은

이곳에서 또한 신기하고 당혹스러운 일인것 같았다.


[저... 저기...]


"씻도록 하자."


라인츠의 어머니는 이치마루가 무슨말을 하려고 하는걸 못들었는지

이치마루의 말을 자르고는 물이 가득한 욕조에 허리를 굽혀 손을 집어 넣어 보았다.

낮의 뜨거운 태양열로 덥힌 물이라 저녁이 되어 조금 미지근해 졌지만

차가운 물은 아니었다.


"들어가렴"


무슨 말인지 알수없던 이치마루는 한동안 멍하니 라인츠의 어머니를 보다가

그녀의 이끌림에 바닥에서 일어나 욕조에 몸을 담갔다.


미지근한 물이 기분좋게 이치마루의 몸을 감싸자

머릿속에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둘씩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그래...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해봤자, 이 여성과 다른사람들은 알아듣질 못한다.

말부터 배우는게 좋겠어. 그 다음은 차차 생각하는게 좋겠다.]


라인츠의 어머니는 이치마루가 중얼거리자 힐끔 쳐다보더니 이치마루의 뒤쪽으로 몸을 담구었다.

라인츠의 어머니가 앉으면서 부드러운 가슴이 이치마루의 등을 스치는 느낌에 이치마루는 깜짝놀라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하지만 라인츠의 어머니는 깜짝놀라 앞으로 숙여 자신의 가슴에서 등을 뗀 이치마루를 감싸며 자신의 품에 안았다.

기분좋은 감촉이 등을 통해 이치마루의 몸안으로 퍼졌다.


"네가 어떤아이인지...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너는 내 아이의 은인이야.

고맙구나... 우리아이를 구해줘서..."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속뜻만큼은 이치마루에게 전해졌다.

미지근한 물이 몸을 감싸는것과 같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이치마루에게도 고맙다는 뜻만큼은 전해줄수 있는 부드러운 목소리 였다.


이치마루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등뒤로 닿는 감촉도 감촉이거니와

평생 남에게 보여준적이 없는, 게다가 괴이하기 짝이없는 모양으로 변해버린 자신의 알몸을

처음 본 여자에게 보여주고, 그 여자의 알몸까지 보았다.

게다가 그 목소리... 부드러운 목소리에 담긴 감사의 뜻은

이치마루의 얼굴을 붉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고 보니 얼굴도 못봤네? 얼굴부터 씻도록 할까?"


라인츠의 어머니는 라인츠를 이끌며 욕조 밖으로 나가더니

바가지에 물을 뜨며 이치마루를 앉혔다.

방금까지 들어가 있던 미지근한 물과 차가운 바닥이 대조되었지만,

오히려 갑자기 느껴지는 시원한 느낌이 이치마루의 정신을 들게 만들어 주었다.


"어머어머 여자아이는 찬곳에 앉으면 안돼."


라인츠의 어머니는 물이 찰랑거리는 바가지를 이치마루의 앞에 내려놓은채

구석에 있던 욕실용 의자를 집어 이치마루의 엉덩이 쪽으로 대주었다.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잠시 머뭇거리던 이치마루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그 욕실용 의자에 앉았다.

정작 무슨의미인지는 몰랐지만, 자기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권한 것이라는것은

그녀의 눈에 나타난 걱정의 눈빛으로 알수 있었다.


"여자아이라고 할수도 남자아이라고 할수도 없지만... 적어도 여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는한... 조심할건 해야겠지..."


라인츠의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손에 물을 묻혀 이치마루의 얼굴을 닦았다.

말라붙은 피떡지가 온 얼굴에 붙어있어 도저히 알수없던 이치마루의 얼굴이

조금씩 그녀의 손길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어머... 어쩜..."


그녀의 눈에 보이는 이치마루의 모습은 그의 신체와도 같았다.

여자아이인지 남자아이인지 눈으로 봐서는 전혀 구분이 안가는 모습,

대륙의 공주님들처럼 하얀 피부에 오목조목 잡힌 이목구비가 예쁜소녀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잘생긴 완자님들의 어릴때의 모습처럼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같기도 했다.

동그란 눈망울이 그녀의 손과 물방울에 깜빡깜빡할때에는 가슴에 포옥 안고 싶을 정도로

예쁘고 귀여웠다.


"참 예쁘구나..."


무슨 소리인지 알수없는 이치마루는 그녀의 이상한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슨뜻인지 알아보려는 생각에 빠졌다.

이치마루의 귀여운 모습에 라인츠의 어머니는 가슴에서 쏟아져 나오는 욕망을 참지 못하고

이치마루를 씻기는 것을 뒤로한채 이치마루의 머리를 안아 가슴에 포옥 안았다.


[허...헉... 수...숨막혀...]


이치마루는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한동안 욕실에서 아둥바둥 할수밖에 없었다.





이치마루가 깨끗하게 몸을 씻고 나오자

라인츠의 집 거실에는 족장과 부족장이 와 있었다.

옆에는 라인츠가 커다란 컵에든 따뜻한 스프를 조금씩 나누어 마시고 있었다.


"라인츠 깼구나!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줄 아니?! 정말... 내일부턴 사막에 나가지 말아 알겠어?"


라인츠는 자신에게 달려들어 쉴새없이 잔소리를 하는 엄마를 외면하고 한숨을 쉬며 스프를 마셨다.

그런 상황에서도 라인츠의 어머니는 계속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가만히 냅두면 사막의 태양이 뜰때쯤이나 끝날것 같았던 잔소리가 한참후 족장이 내는 헛기침 소리에

그제서야 수그러 들었다.


"흠! 잔소리는 나중에 하도록 하게... 라인츠도 오늘은 꾸중을 들어야 겠구나.

무슨일인지는 몰라도 잘못하다간 영원히 못돌아 올뻔 했어. 당분간 사막쪽으로는 가지말고 집에서 근신하여라.

그러면서 휴식도 하고. 알겠지."


부드러우면서도 위엄있는 족장의 목소리에도 라인츠는 계속해서 스프를 홀짝거리며 마시고 있었다.

건방져 보일수도 있겠지만, 평소에도 족장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도 족장의 말을 따르는 녀석이라

족장과 부족장 그 누구도 화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라인츠의 어머니야 화가 났지만, 족장이 있는 앞에서 잔소리를 계속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 그건 그렇고. 저..."

"하아? 정말 예쁜..."


"소년"

"소녀!"


족장과 부족장의 말이 엉켰다.

이치마루는 갑자기 자신을 쳐다보는 두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다른말이 터지자 한숨을 푹 쉬더니

다시 두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소년일세... 예쁘긴 하지만 소년이야..."

"아니, 족장님은 저렇게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도 보셨답니까? 저건 여자아이에요!"

"내 연륜을 무시하는건가! 내 나이는 공으로 먹은게 아닐세. 저 아이는 남자아이일세."

"아이구, 족장님도 참. 제 감을 못믿습니까? 저 아이를 보자마자 여자아이라고 느낌이 왔다구요."

"그래서, 이번엔 남자아이에게 마저 작업을 걸셈인가?"

"작업은 누가 작업을 건다고 그래요. 누가들으면 내가 어린 여자애나 밝히는 변태로 알겠수?"

"그럼 아니었나? 어쨌든 저 아이는 남자 아이이니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나지 않으려면 가만히 있는게 좋아."


한쪽이 조용해 지니 다른한쪽이 시끄러워 졌다.

족장이나 부족장이나 서로 자기 자신이 확고하다는 의지에 불타 본래 왔던 이유를 잊은채

마치 어린아이들의 싸움처럼 티격태격 유치한 말싸움을 하고있었다.


"저... 무슨 일로오신거죠?"


상황은 뒤바뀌어 버렸다.

족장이 라인츠 어머니의 잔소리를 적정한 선에서 끊었다면

이번에는 라인츠 어머니가 족장과 부족장의 하나의 부족을 이끌어 갈사람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유치찬란하면서도 그럴수록 더욱더 열의를 띄어가는 말싸움을 끊어버렸다.

그말에 족장은 부족장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치마루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거기 있는 소년, 말이 통하지 않는 다고 들었네..."


"예..."


대답은 라인츠의 어머니가 했다.


"아무리 말이통하지 않고 이방인이라고 할지언정 우리 부족의 귀중한 아이를 구한셈이야.

그에 착오가 없도록 정중히 대해 주도록 하게. 보아하니 갈곳없이 떠돌다 위험한 사막까지 발을 들였나 본데

머물고 싶다고 하면 머물게 해도 좋아. 단, 떠난다고 한다면 붙잡지 말게나.

그땐 우리 부족전체가 저 아이에게 축복을 내려주며 그의 길을 열어줄거야..."


"예"


"먼저 말을 가르치도록 하게나. 총명해 보이는 눈빛이니 금방 말을 배울수 있을게야.

대륙표준어와 사막언어를 동시에 가르쳐야 하네. 그는 반드시 대륙에 나가려고 할테니까 말야..."


"무슨...?"


족장은 헛기침을 하더니 라인츠와 이치마루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아니... 별 신경쓰지 말게... 늙은이가 그냥 해본말이니...

아 혹시 그 아이의 이름은 아나?"


라인츠의 어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 이름을 알수 있을리 없었다.


"이름같은건 알기 쉬운거야... 어린아이에게 말을 가르칠때도 그러지 않은가.

나는 그 아이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했는지는 알고싶지 않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내가 죽을때 관속에라도 가지고 가고싶네. 그는 우리부족의 귀중한 아이를 구했어.

그 아이는 현재 우리앞에 있는 자네의 아이이기도 하네... 저 소년을 대하는데 있어 각별히 주의해주게."


족장은 할말이 끝났는지 몸을 일으켰다.

라인츠는 아직도 컵에든 스프를 마시고 있었고

라인츠 어머니의 뒤에 있는 소년은 무슨말을 하는지 몰라 멀뚱멀뚱 족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부족장도 족장의 뒤를 따라 일어나면서 라인츠에게 말을 건넸다.


"이봐 라인츠, 무슨일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살아남은건 네가 운이 좋아서였지,

절대 너의 똑똑한 두뇌로 살아 남은게 아니라는것.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저 소녀가 널 구해준게 운이 아니라, 저 소녀를 만난것 자체가 운이 있는것이다.

넌 똑똑하니까 내말이 무슨말인지 알겠지...

몸조리 잘하고 앞으로 사막이란곳에 두려움이란 지식도 첨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막은 어린애들 놀이터따위가 아냐... 지상에 있는 축복받지 못한 땅중에 하나다."


부족장은 아직도 앉아 스프를 마시고 있는 라인츠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말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지식만을 내세우며 들어먹은 척도 안했던 자존심이 강한녀석이었다.

언제나 어른들의 말에 토를 달았고, 그걸들은 어른들은 당황해 했다.

하지만 이번엔 라인츠가 틀렸다. 그 강한 자존심이 구겨졌을 텐데도 라인츠는 여전히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듯

쳐다보지도 않고 스프만 마시고 있었다.


부족장은 라인츠에게 눈을떼어 이치마루를 쳐다보았다.

대륙에 있는 귀족의 큰 저택에서 싸움과 고생따위는 모른채

매일같이 교양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것이 정석일법한 얼굴이었다.

피로 물들어 있을때는 몰랐지만, 보면 볼수록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았다.


"이만 가겠수. 족장님은 벌써 나갔으니 나도 여기 오래있을 필욘 없고...

라인츠와 저 아이를 잘 돌봐주슈. 래봤자 어차피 잘돌보겠지만..."


부족장은 반쯤열린 문을 열고 나가며 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스프를 마시고 있는 라인츠와 보기좋은 미소를 짓고있는 라인츠의 어머니,

그 뒤에서 어리둥절하게 서있는 이치마루가 닫기는 문사이로 보였다.


-따악!


"아... 뭐요 진짜!"


"잘생긴 남자아이에게 소녀라고 하다니, 저 아이가 사막아이였으면 넌 모욕죄로 혀를 잘렸을거야!"


"아... 왜 그래요! 저건 분명히 여자아이 라니까! 못믿겠으면 벗겨보던지요!"


문이 닫혔지만 문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그 소리도 따라들어와 라인츠의 집안에 울려퍼졌다.

라인츠의 어머니는 점점 멀어지는 발자국소리와 이상하게도 점점 커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웃음을 참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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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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