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113부
여자를 태운 자동차가 인천을 향해 달려갔다. 덕팔이란 사내는 자신의 차에 여자를 태워 인천으로 달린 것이다. 자동차는 수영의 사무실 근처 도로가에 세웠다. 비서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혹시라도 다시 놈들에게 잡히면 큰일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다. 한동안 지켜보고 있으니 수영의 사무실로 무석과 사군자 중 매(梅)가 올라가고 있었다. 무석은 요즘 들어서 원예님과 반목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원예님도 계시지 않은 빈 사무실로 매와 함께 나타난 것이다. 무석은 차에서 내려 매와 함께 사무실로 올라갔다. 무석이 매와 함께 올라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믿었던 사군자도 원예님을 배신했단 말인가? 아닐 것이다. 매는 옛날부터 무석과 친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저 두 사람이 왜 원예님의 사무실로 올라간단 말인가? 비서는 다른 사군자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수영은 침대에 앉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철컥” 하는 소리에 수영은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철문의 상하에 달린 창문이 열리더니 밑으로 밥이 들어온다. 그리고 위쪽에 사람의 얼굴이 반쯤 나타났다. 반쪽 얼굴만 보아도 사내가 확실하다. 수영은 말없이 사내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강기는 아니다. 그녀는 밤 세도록 생각해서 자신이 강기에 의해 납치되었다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문이 열리자 강기의 얼굴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엉뚱한 사내가 나타난 것이다.
아침이 되자 오철이 손수 원예와 노파 밥을 챙겨서 지하실로 내려왔다. 그는 문에 달린 창문을 열고 밥을 밀어 넣어주고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침대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자신을 본 그녀는 놀라는 눈치도 없었다. 보통사람 같으면 벌써 방안이 발칵 뒤집어 졌을 것이다. 갑자기 이런 곳에 감금당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중에 흥분한다. 흥분을 참다못하면 방안을 뒤집어 버린다. 한마디로 발광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보통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들이 나타나면 살려달려고 애원하거나 아니면 죽이겠다고 소리소리 친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나 참착하다. 꼭 자신의 집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의 밝게 빛나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다.
“저와 함께 혹시 할머니 한분도 같이 오시지 않았나요.”
그녀의 첫 질문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질문보다 자신과 같이 끌어온 노파에 대한 질문을 먼저 한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여자다. 자신이 안위가 걱정되지도 않는단 말인가? 저 침착한 태도는 뭐란 말인가? 오철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바로 옆방에 있어.”
“어디 다치신 데는 없죠. 건강하게 잘 계시죠?”
“당신처럼 멀쩡해.”
“고마워요. 사부님을 잘 보살펴 주셔서.....................그런데 이곳은 어디죠?”
여자는 이제야 보통사람이 꼭 물어보는 질문을 한다. 처음 감금당한 사람이 자신이 왜, 어떤 이유로 감금당하고,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앞으로 어떻게 될지..........얼마나 이곳에 있어야 할지 등등을 자신들에게 질문한다.
“그냥 감옥이야.”
“강기가 절 데려온 모양이죠.”
수영은 밤새도록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으로 왔을까? 누가 데려왔을까? 그녀는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기절하기 직전에 강기를 보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에 나타난 사람은 강기가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단 말인가? 그녀는 혹시나 싶어 넘겨짚어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래. 허강기 검사...........아니지 지금은 검사도 아니지. 강기가 당신을 맞기고 갔어.”
“제 생각이 맞네요.................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죠.”
여자의 목소리는 조용하다. 꼭 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뭐 저런 여자가 있나. 겁나지도 않는 걸까? 걱정되지도 않는 걸까? 오철은 그녀의 차분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간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차분할 수 있단 말인가? 오철은 거칠게 문을 닦아버렸다. 수영은 오철이 대답도 없이 문을 닦고 살아져 버리자 한숨을 쉬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오철이 가져온 음식을 보았다. 식당에서 파는 백반이다. 수영은 잠시 음식을 바라보다가 음식을 들고 침대로 돌아왔다. 수영은 침에 놓인 음식을 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숟가락을 들었다. 먹어야 된다. 설사 음식에 독이 들어있다 해도 먹어야 한다. 사방이 박힌 공간이다. 출입문은 두꺼운 철문이다. 저녁에 철문을 확인해 보았다. 맨손으로는 어떻게 해볼 물건이 아니다. 손으로 철문을 밀어보았다. 역시나 끄떡도 하지 않았다. 밤사이 옆방에서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소리와 철문이 무셔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누군가가 철문을 박살내고 탈출을 시도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다. 이곳은 발악한다고 탈출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발악하면 할수록 자신만 상하게 된다. 그럼 이곳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언제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그전에 자신이 먼저 쓰려지면 안 된다. 그녀는 억지로 밥을 입속에 밀어 넣었다.
무석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각 지부에 연락을 취했다. 그날아침부터 갈치파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그들은 인천을 출발해서 서울로 진격했다. 한편 멀리서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란과 법암이다. 그들은 남들의 굳이 다른 사람을 이목을 피하려하지 않았다. 법암이 그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란(蘭) 또한 법암의 실력을 알기에 그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다. 법암은 갈치파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란(蘭)에게 갈치파의 회의 결과를 들었기 때문이다. 갈치파가 서울로 진격했다. 자신들의 터전까지 비우는 강수를 두었다. 갈치파의 진격에 수혼은 어떻게 대처할까? 수혼의 말이 생각난다. 갈치파를 무너트려 버리겠다. 수혼이 그렇게 마음먹었다면..........갈치파와 천랑파의 일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서울의 패권을 두고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법암과 란은 인천을 돌아다녔다. 그들은 갈치파가 보라는 듯이 일부러 사람이 많은 곳만 골라서 다닌다.
수영의 사무실을 지켜보던 여자는 차를 돌려 란의 집으로 향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매를 제외한 나머지 사군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달리는 차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기 때문일까?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길가의 가로수도 새롭게 보이고 회색빛 건물들도 정답게 보인다. 그때 란과 비슷한 여인이 그녀의 눈에 스치고 지나갔다.
“잠깐만 세워요.”
여자의 다급한 말에 덕팔이가 차를 세웠다. 여자는 차에서 내려 한 스님과 함께 걸어가는 란의 모습을 보았다. 뒷모습은 분명히 란이 확실하다.
“란님........란님.”
란은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란도 수영의 비서를 알아보았다. 그녀가 자신을 부르고 있지 않는가? 실종된 비서의 등장에 란은 비서에게 달려왔다. 그들은 길가에서 잠시 이야기하다고 가까운 찻집으로 갔다. 찻집에 도착한 덕팔이는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 찻집에서 여자는 자신이 보았던 사실을 란에게 있는 그대로 전해주었다. 란은 대사부와 원예가 강기에 의해 납치당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강기가..........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납치했단 말이야..............이런...........아니 원예님과 대사부님를 어디로 데려 갔다는 거야?”
“그건 저도 몰라요. 원예님과 대사부님이 납치당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저희들도 당했어요. 저희들이 다른 곳에 연락할 시간도 없었어요. 참~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원로원의 지시라고 했어요.”
“뭐야 원로원? 그럼 원로원이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배신했단 말이야. 그럼 그래서........이 무석이 새로운 수장이 되고............휴~ 하여튼 이것 나중 문제야.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찾아야지...........일단 당신도 거기까지는 모른다니 납치한 당사자만 알고 있다는 말이네.............고생 많이 했어. 휴~ 당신은 괜찮은 거야.”
“예! 전 죽지 않고 살아있는 걸요. 죽은 화랑들이 불쌍하죠.”
“스님 어떻게 하죠.”
“우선은 강기라는 놈을 찾아야겠군. 자 일어나~”
“알겠습니다.......참~ 당신은 일이 끝날 때까지 안전한 곳에 숨어 있어요. 집이나 다른 곳에는 절대 연락하지 말아요. 혹시라도 강기일행의 눈에 띄게 되면 정말 위험해요. 알았죠. 그리고 무슨 일을 있으면 xxx-xxx-xxxx으로 연락하세요. 제 새로운 전화번호예요.”
“알겠습니다.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꼭 구해주세요. 전.......걱정하지 마세요.”
란과 법암은 여자와 헤어졌다. 여자는 자신을 구해준 덕팔이란 사내와 함께 있기로 했다. 란과 법암은 여자와 헤어지고 밖으로 나왔다. 강기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란은 흩어진 사군자에게 연락해서 강기의 행방을 찾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은 법암과 함께 강기의 집으로 향했다.
“수혼씨에게 연락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글쎄. 수혼이 놈에게 연락하면 바로 이곳으로 달려온다고 할 걸. 그럼 문제가 복잡해져. 이곳은 갈치파 영역이 아닌가?”
“하긴.............일단 먼저 강기 놈을 잡아놓고 보죠.”
오철은 수영사부가 갇힌 방으로 가서 밑에 구멍으로 밥을 밀어 넣고 위에 있는 창문을 열어본다. 그때 갑자기 창문 틈으로 팔이 튀어나와 오철의 목을 잡아왔다. 오철은 이런 경우를 가끔 당해보았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숙었다. 창문 틈으로 빠져나온 손은 오철을 놓치고 허공에서 흔들린다. 오철은 괘심한 생각이 들어서 창문을 닦아버리니 팔이 안으로 급하게 들어가 버린다. 오철은 다시 고개를 들고 문틈으로 바라보니 노파가 문 앞에서 씩씩거리며 서있었다.
“넌 어떤 놈이냐. 당장 문을 열지 못해.”
오철은 대답하기도 싫어서 문을 닫아버렸다. 노파가 깨어난 것을 확인했으니 더 볼 것도 없다는 식이다. 철문이 요동친다. 노파가 발악을 하는 모양이다. 오철은 피식 웃어버린다. 철문은 그리 간단하게 열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약 중독자를 수감하는 방이라 오철이 특별히 두꺼운 철문으로 만든 철문이다. 오철은 다시 수영이 갇힌 창문을 열어보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자신이 준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이 왜 그렇게 예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긴 치마와 약간은 헐렁한 남방을 입고 있었다. 오철은 그녀가 이곳에 잡혀올 때를 기억한다. 사내들은 그녀를 어깨에 들쳐 메고 왔다. 그때 그녀의 우유 빛 속살을 보았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나니 피가 한쪽으로 쏠린다.
수영은 좀 전부터 오철이 자신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영은 오철을 의식하지 않고 먹던 음식을 먹는 데만 열중했다. 식사가 끝나자 수영이 쟁반을 들고 다시 문 쪽으로 왔다. 오철은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정말 볼수록 아름다운 여자다. 수영은 밑에 창문을 열고 쟁반을 밀어주더니 말도 없이 돌아서 버린다. 오철은 그녀가 돌아서자 약간 아쉬운 감이 들었다.
법암과 란이 강기의 집에 도착했다. 강기는 검사를 그만두고 인천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다. 란과 법암은 강기의 집으로 올라갔다. 강기의 집은 10층에 있었다. 강기의 집에 도착한 란은 법암을 복도 한쪽에 기다리게 하고 혼자서 초인종을 눌렸다. 대답이 없다. 계속해서 초인종을 누른다. 혹시 집에 없는 것이다. 마음이 초조하다.
강기는 어제 밤에 마신 술 때문에 아침이 되어나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끄럽게 올려대는 초인종 소리에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 비록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아직도 비몽사몽이다. 그는 비틀거리며 현관문으로 갔다.
“누구세요.”
상대방은 대답이 없었다. 강기는 인터폰으로 확인하는 것도 귀찮았다. 대답은 없지만 초인종은 계속 올린다. 성질이 난다. 어떤 미친놈이 장난을 치는 모양이다. 강기는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문을 확 일어 젖힌다.
“십팔~ 어떤 새끼가 장난질이야.”
강기의 눈에 란이 들어왔다.
“어~ 수지 아니야. 여긴 왜 일이야.”
대답대신 란의 주먹이 날아온다. 아직 술이 깨지 않아 정신없던 강기의 아랫배에 란의 주먹이 깊숙이 박히고 강기의 허리가 굽혀지자 란의 무릎이 올라와 강기의 얼굴을 가격해 버리니 강기의 몸이 위로 솟구치며 날아올라 거실에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진다. 그것과 때를 같이하여 란과 법암이 문을 닦고 안으로 들어왔다. 강기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바닥에 입안에 고인 피를 토해낸다. 핏속에 하얀 건더기가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이빨 한대쯤은 날아간 모양이다.
“갑자기 쳐들어와서 주먹질이라. 기분 더럽군. 그리고 같이 온 땡중은 누구야.”
“급하니까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지.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어디에 숨겨두었지.”
“뭐~ 원예?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난 이제 갈치파도 아니란 말이야.”
“흥~ 모두 알고 왔어. 네가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납치했다며. 원예님을 비서를 만나고 오는 길이데 어디서 발뺌을 하는 거야.”
“이런 병신 새끼들...................몰라. 비서년이 헛소리를 하는 모양이네. 난 모르는 일이야.”
“허허~ 말로해서는 들어먹질 않겠군. 처자는 잠시 물러나 있어.”
법암이 답답하지 자신이 앞으로 나선다. 란은 법암이 앞으로 나서자 할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법암이 강기 앞으로 나선다. 강기는 바닥에 앉아 있다가 법암이 자신 앞으로 다가오자 벌떡 일어나 법암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법암은 피식 웃더니 피하지도 않고 금나수로 강기의 팔목을 잡고는 다시 한손으로 툭하고 강기의 팔꿈치를 치니 강기의 팔이 나무젓가락처럼 부러지며 기억자로 꺾인다.
“크아~~악~”
“그놈 참 시끄러운 놈이네.”
법암은 부러진 강기의 팔목을 놓아주고는 다시 주먹을 날리니 법암의 주먹은 강기의 아랫배에 깊숙이 박힌다. 충격이 너무 크면 비명도 나오지 않는 법이다. 강기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일단 시끄러우니까 입을 좀 막자.”
법암은 강기의 와이셔츠를 길게 찢어 강기의 입속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바닥에 앉아있던 강기의 성한 팔을 잡더니 발로 강기의 어깨를 밟고서 위로 잡아당겨버린다
“우두둑~”
“크..........음.........음~”
강기의 눈이 커지며 입에서 신음소리가 세어 나온다. 허지만 강기의 고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기의 팔을 위로 잡아당겼던 법암은 그 상태에서 팔을 한 방향으로 돌린다. 그것도 천천히.......상대방이 고통에 몸부림치도록 아주 천천히 돌아가니 강기의 눈에 핏발이서며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란은 강기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우두둑~”
“크........음..........음~”
강기의 팔을 한바퀴 돌린 법암이 팔을 놓아주자 강기의 팔은 힘없이 바닥에 떨어져 버린다. 바닥에 떨어진 강기의 팔은 꽈배기처럼 꼬여 있었다. 뼈마디 몇 개와 심줄이 작살이 난 것이다.
“어때 이젠 말한 마음이 생긴 건가?”
법암이 밟고 있던 다리를 내리고 강기의 앞에 쭈그리고 앉으며 물어본다. 강기는 대답은 하지 않고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법암을 바라볼 뿐이다. 법암은 피식 웃었다. 법암은 20년 전에 갈치파와 대결할 때 상대방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많은 사람을 고문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현재 심리상태를 대충은 알 수 있다. 강기의 눈동자에는 독기가 남아 있었다. 이런 놈에게 원하는 답을 듣기란 쉽지 않다. 법암은 다시 일어나 강기를 걷어차 버리니 강기의 턱이 한쪽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법암의 다리는 공중에서 좌우로 흔들리고 그때마다 강기의 고개는 좌우로 돌아갔다. 10번 정도 맞았을까? 강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뒤로 넘어간다.
“쾅~~”
바닥이 울린다. 강기는 양팔이 부러지거나 꺾여서 바닥을 짚지 못하고 몸이 석상처럼 넘어간 것이다. 법암은 바닥에 누워있는 강기의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손가락 두개로 강기의 가슴을 가격했다.
“뚝~~~”
보기에는 위력도 없이 살짝 건드리는 것 같지만 사실 법암이 지금 실천하는 것은 음양지라는 무공이다. 수혼은 음양지를 익히지 않았지만 법암은 음양지까지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강기의 갈비뼈 하나가 법암의 간단한 손동작에 수수깡처럼 부려져 나간다. 강기의 눈동자가 커지며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법암은 손가락을 오두리더니 부러진 갈비뼈를 때린다. 강기는 기절하기 일보직전이다. 하지만 법암은 강기가 기절할 정도의 충격은 가하지 않는다. 강기의 머릿속은 멍해지기 시작한다.
“이제 말한 기분이 들었나.”
법암은 살짝 웃으며 강기에게 물었다. 강기에는 법암의 미소가 그 어떤 협박보다도 무서웠다. 이 놈은 악마다. 껍질은 빡빡머리에 승복을 걸치고 있지만 속은 지옥의 악귀보다 독한 심보를 가진 놈이다. 이런 놈 앞에서 고집을 부린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지 알게 된다. 강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잘 생각했어. 일단 입을 풀어줄까?”
법암이 강기의 입을 막고 있는 천을 빼내자 강기는 기침을 하는데 입속에 고여 있던 피가 위로 튀어 올라 강기의 얼굴위로 떨어진다. 법암은 피에 젖은 천을 한쪽을 내려두고 강기를 유심히 보았다.
“말해봐~”
“콜록~........콜록~~·........뭘 말하라는 거요.”
“아직도 기가 죽지 않았군. 그래야지. 이제 막 재미있어지려는데 너무 쉽게 말해버리면 내가 섭섭하지. 자~ 다시 시작해 보자.”
법암은 한쪽에 두었던 천을 다시 강기의 입속에 처넣고 이번에는 부러진 갈비뼈의 위쪽 뼈를 손가락으로 가격했다. 역시나 갈비뼈가 부러져 나간다. 법암은 이번에는 손가락으로 부러진 갈비뼈를 누른다. 뼈가 허파를 찌르자 강기는 극심한 고통에 바들바들 떨었다. 법암은 다시 손가락으로 부러진 갈비뼈 두드린다. 마친 기타를 치는 듯이 장난스러운 행동이지만 당하는 강기는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다. 다시 입속에 박힌 천이 제거되자 강기의 입속에서 다량의 피가 솟아진다. 강기는 한참을 콜록거린다. 그의 입 주위가 토해낸 피로 붉게 물들어 버린다.
“제가 대사부와 원예를 납치했어요. 원예가 천랑이란 놈과 친남매라는 사실을 원로원에 폭로하니까 원로원에서 저에게 지시했어요. 현재 경기도 ○○에 오철이라는 놈에게 감금당해 있습니다.”
강기는 법암이 묻지 않아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줄줄이 이야기했다.
“뭐야. 원예와 천랑이 친남매? 정말이냐.”
“정말 입니다. 저기.......제 차에 원예와 대사부의 대화를 도청한 테이프가 있어요. 이제 다 말했어요. 제발 그만하세요.”
“그.........그럴 수가? 그럼 원예가?.........일단 확인해 보자. 차는 어디에 있지.”
“지하 주차장에 있습니다. 인천 xxx-xxxx번입니다.”
“같이 가보자.”
“퍽~~~~”
법암은 강기의 얼굴을 주먹으로 날려버리니 강기는 바로 기절해 버린다. 법암은 해파리처럼 늘어진 강기를 안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란도 돌아본다. 그녀는 법암의 잔인한 고문 광경 지켜볼 용기가 나지 않아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강기와 자기는 한때라마 사랑(?)하던 사이가 아닌가? 법암과 란은 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강기의 차를 찾아본다. 강기의 차는 한쪽에 주차되어 있었다. 강기는 무석에게 도청 테이프를 전해 주었다. 현재 강기의 차에 있는 것은 강기가 원로원으로 달려가고 난 후의 일이 도청된 테이프다. 법암은 강기의 주머니에서 자동차 열쇄를 찾아내서 란에게 전해주었다. 란이 운전석에 앉자 법암은 강기를 뒷좌석에 던져버리고 자신도 차에 오른다. 차는 경기도로 ○○시로 출발했다. 이들이 출발한 시간은 막 점심시간이 지나 후였다.
오철은 수영이 있던 지하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오철과 함께 있던 녀석들은 오철이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말도 많고 장난치길 좋아하는 오철이 오늘은 무게를 잡고 의자에 기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부하들은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오철이 무게를 잡고 있으니 사무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부하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 놈이 참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습니까?”
“어~.........아~ 아니야.”
“평소 형님과 다릅니다. 말씀해 보세요. 무슨 고민이세요.”
“이거 원~ 그냥 지하실에 감금된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갈치파 원예라는 가시나 말씀하시는 겁니까? 왜요? 관심 있으세요?”
“글쎄. 뭐라고 말해야하나. 약간 특이한 년이라 그런 모양이다.”
“아무래도 형님이 첫눈에 반한 모양이네요. 아침에는 직접 밥까지 가져다주시더니........형님~ 그냥 넘어트려버려요. 지가 갈치파 수장이라도 지금은 우리 수중에 있는 년 아닙니까?”
“병신 새끼. 강기 말 못 들었어. 우리가 때로 덤벼도 상대가 안돼. 거기다가 갈치파가 알아봐~ 우리가 무사할 것 같아.”
“참~ 뭐가 걱정입니까? 그냥 약 먹이면 간단합니다. 우리 전공이 마약 아닙니까?”
“약?...........약 먹이고 강간이라도 하라는 말이야.”
“참~ 저번에도 해보지 않았습니까? 기억 안나요. 그 ○○룸살롱에 도도하게 굴던 년! 우리가 약 먹이고 줄빵하지 않았습니까? 그년도 약 한번 먹더니 정신 못 차리고 우리에게 당했어요? 저년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십팔~ 그런 년들 하고 똑같아. 저년은 갈치파 원예란 말이야.”
“그년이 그년이죠. 특별한 년 있습니까? 치마 걸친 년이야 다 똑같지.”
“말을 말아야지. 관두자. 으그~ 무식한 새끼들~”
오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오철이 성질을 내며 나가자 오철에게 말하던 부하가 피식 웃는다. 밖으로 나가는 오철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보았기 때문이다.
“야 뭐해. 약 좀 준비해.”
“무슨 소리야. 약이 준비하라니.”
“형님 표정 못 봤어. 은근히 우리가 그렇게 해주길 바라고 있는 눈치잖아. 십팔~ 하여튼 능구렁이 같은 놈이야. 아마 우리가 밥상까지 차려주길 바라겠지. 저번에 팔다만 엑시터시 있지. 그것 좀 가져와.”
“하긴 저 새끼가 그런 놈이지. 야~ 엑시터시는 비싸잖아. 그냥 대마초나 피우게 만들자.”
“야~ 새끼야. 대마초를 그녀에게 어떻게 피우게 만들어?”
“저번에는 룸살롱 그년은 대마초로 했잖아.”
“그년이야. 담배를 피우니까 담배 대신 말아서 피우게 했지만 이년은 아니잖아. 아~ 이 새끼는 생각이 없어요.”
“십팔 알았어.”
오철의 부하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수영의 밥에 엑시터시를 풀었다. 그들은 약이 풀려진 밥을 지하로 내려가 수영과 수영사부에게 넣어주었다. 엑시터시는 앞서도 설명했지만 무형, 무색, 무취다. 수영은 밥을 받아 침대로 가져갔다. 밥그릇을 열어보자 약간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먼저 열어본 느낌이다.
법암은 달리는 차안에서 수영과 장모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장모가 설명하던 과거지사에 대해서는 부분은 빠져 있지만 수영이 사부의 과거지사를 듣고 울먹이며 자신이며 사부와 대화한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법암은 수영이 수혼과 친남매임을 알 수 있었다. 테이프를 듣고 있는 법암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처음 수영을 보았을 때부터 자신의 부인과 너무나 닮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혼의 말을 듣고 부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 나은 딸로 생각했다. 그런데..........그게 아니다 수영과 수혼은 친남매였다.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장모의 말은 거짓이었다. 그녀는 홀로 두 사람의 딸을 출산한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끝내 법암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자신의 손에 죽은 사랑하는 아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란은 운전을 하며 국(菊)과 죽(竹)에게 연락을 했다. 아마 국과 죽도 자신들의 뒤를 따라올 것이다. 란도 테이프를 듣고 수혼과 수영이 친남매임을 알게 되었다. 란은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다. 원예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원예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 수혼이다. 그런데 그 남자가 자신의 친오빠란다. 란은 사랑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수영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수영은 밥을 보더니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이걸 먹어야 하는 걸까? 분명 아침에 주던 밥과 다르다. 누군가 밥에 수작을 부린 것 같다. 그때 철문에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눈동자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수영은 눈동자를 의식하고 숟가락을 들어 밥을 한번 퍼서 입속에 넣어본다. 자신을 지켜보던 눈동자는 다시 문을 닦고 살아진다. 수영은 변기로 가서 입속에 들어있던 밥을 버린다. 그리고 쟁반을 들고 와서 밥은 모두 버리고 반찬들은 반쯤 버리고 물을 내린다.
법암과 수영은 오철이가 있는 ○○시에 도착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법암은 기절한 강기를 깨운다. 강기는 끙끙거리며 일어났다.
“여기서 어디로 가야하지.”
“저기~ 저 도로를 따라가다가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해요.”
란은 강기의 말에 따라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했다. 이렇게 법암과 란은 강기의 안내를 받아 수영과 대사부가 감금된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수영은 쟁반을 다시 문 앞에 가져다두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면 어지러운 것이다. 소량의 엑시터시가 흡수된 모양이다. 수영은 강기에게 납치당할 때 한번 당해본 증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놈들이 또 음식에 장난을 친 모양이다. 그나마 나머지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수영은 침대에 누워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박히며 고통이 밀려온다. 수영의 눈앞에 나타난다. 엑시터시의 환각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수혼은 자신을 포근히 안아준다. 마음속으로 안 된다고 수없이 외쳐본다. 수혼은 자신의 오빠다. 이젠 오빠로서 수혼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짓은 천륜에 어기는 짓이다. 하지만 수영은 수혼의 품을 벗어날 수 없었다. 수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환상이다. 환상이란 말이다.
원예라는 년에게 약을 먹이고 1시간 정도가 흘렸다. 지금쯤이면 그년은 맛이 갔을 것이다. 엑시터시를 복용하고 20분에서 1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극적인 흥분감에 미쳐버리게 된다.
법암과 란이 건물 앞에 도착한 것은 수영이 약을 복용하고 바로 1시간이 지났을 때다. 차가 도착하자마자 법암은 차문을 박차고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란은 뒷좌석을 힐긋 보았다. 강기의 눈은 반쯤 풀려 있었다. 그의 양쪽 팔은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망가지고 갈비뼈도 몇 개 부러졌을 것이다. 이대로 두어도 죽지는 않겠지만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병신이 될지도 모른다.
“강기야~ 병원에 가야겠다.”
“미친 년. 병 주고 약주는 거야. 꼴도 보기 싫어. 너도 꺼져버려.”
“왜~ 원예님을 그렇게 미워하니. 잘못은 내가 한 거야. 널 배신한 것은 나라고. 욕을 하려면 날 욕해. 미워하라면 날 미워하란 말이야.”
“듣기 싫어. 볼일 다 봤으면 꺼져. 원예는 저 건물에 있어.”
“휴~ 나도 모르겠다. 하여튼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원예님 구하고 병원으로 데려다 줄게.”
란도 차에서 내려 건물로 달려갔다. 강기는 법암과 란이 건물로 들어가자 힘들게 앞좌석으로 이동했다.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기는 억지로 팔을 움직여 콘솔 박스에 넣어 두었던 비상열쇄를 찾아냈다. 강기는 모든 것이 허망했다. 란은 끝내 망신창이가 된 자신을 보고도 상관하지 않고 달려가 버렸다. 마음이 공허하고 미칠 것만 같았다. 차에 시동을 키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차는 광음을 내고 앞으로 달려간다.
놈들은 살며시 수영이 갇힌 창문을 열어보았다. 수영은 침대에 누워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이상하다. 이 정도시간이 지났으면 미쳐서 발광을 해야 정상인데 저년은 침대에 반득하게 누워있지 않는가?
“이거 이상한데..........아~ 음식 확인해봐~”
녀석들 중 한명이 밑에 문을 열고 쟁반을 빼본다. 밥은 모두 먹어치웠다. 그럼 약을 모두 먹었다는 말인데..........정말 이상한 년이다. 그들은 다시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여자는 분명 약에 취한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몸이 조금씩 떨리고 있지 않는가?
“저년 참을성이 대단한데. 약 하나 더 있지. 들어가서 한 알 더 먹이면 완전히 미치겠지. 문 열어봐~”
한 놈이 잠깐 망설이다가 문을 열었다. 그때 계단에서 누군가가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 저거 땡중 아니야. 십팔~ 여기가 어디라고 마구 돌아와~”
하지만 녀석의 말이 끝나기 전에 스님은 자신들의 앞에까지 달려왔다.
“이봐~ 당신 누구야.”
한 녀석이 앞으로 나서자 대답대신 주먹이 날아온다. 녀석은 법암의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당한다.
“크아~~악~”
녀석의 몸은 기억자로 꺾어서 뒤쪽으로 날아가 벽에 둔탁하게 부디 치더니 밑으로 떨어져 거품을 물고 기절해 버린다.
“십팔 이 새끼는 뭐야~ 모두 쳐!”
지하실에 있던 4명이 녀석들 중에서 나머지 3명이 동시에 법암에게 달려들었다. 법암은 약간 흥분하고 있었다. 딸과 장모가 이곳에 감금당해 있다. 그 사실이 머릿속에 있으니 주먹의 강도가 조절되지 않는다. 3명이 한번에 달려오자 법암의 몸이 날아오르더니 다리가 좌우로 벌어지며 두 명의 턱을 날려버리고 그 상태에서 허리를 숙여 한 녀석의 목을 금나수로 잡고는 바닥에 착지한다. 녀석은 법암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법암이 땅에 떨어지며 녀석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녀석의 다리가 허공해서 대롱거린다. 그때 법암에게 가격당해 쓰려졌던 두 녀석이 다시 법암에게 달려들었다. 법암은 목을 잡고 있던 녀석을 휘두르니 법암에게 달려오던 녀석들이 공중에 매달린 녀석의 몸과 충돌하며 뒤쪽으로 날아가 버린다. 법암은 목을 잡고 있던 녀석은 바닥에 던져버린다.
“철퍼덕~~”
녀석은 바닥에 쓰려졌다.
“이곳에 갈치파 원예가 있지. 어디에 있어.”
“저거 저 안에 있어요.”
법암은 열려진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수영은 누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상대방에게 원예각을 실천했다. 방안에 수많은 그림자들이 피어나며 법암에게 날아간다. 법암은 갑자기 수영이 공격하자 미처 방비하지 못하고 가슴과 어깨를 가격당하며 비틀거렸다. 원예는 바닥에 차지하고 원예의 주먹이 법암의 전중혈(가슴)로 날아왔다. 이번에는 법암도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나수로 원예의 팔목을 잡아갔다.
“퍽~”
하지만 약간 약에 취해있던 원예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법암에게 잡힌 팔을 밀고 들어와 법암의 전중혈를 가격해 버린다.
“크~~ 정신 차려. 적(敵)이 아니란 말이다.”
“아~~”
법암은 원예의 양팔을 잡고 흔들어 본다.
한편 복도에 쓰려졌던 녀석들 중 한명이 힘들게 일어났다. 녀석은 법암이 안으로 들어가자 문을 닦고 잠그려했다. 그때 다시 복도에서 한 여인이 복도를 뛰어오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라 녀석의 등을 날려버린다. 녀석은 벽과 충돌하며 바로 기절해 버린다.
“스.........스님...........법암 스님입니까?”
“이제야 정신이 들어. 그래 나다. 법암이다.”
“아~”
수영은 법암의 앞에 주저앉아 버렸다. 법암은 수영을 부축해서 침대에 앉게 만들었다.
“장모님은 어디계시냐!”
“아~ 사부님! 옆방에 계세요. 빨리 구해주세요.”
“알았다. 잠시만 이곳에서 기다려.”
법암은 수영을 침대에 앉혀 두고 복도로 나왔다. 그때 란이 들어와 한 녀석을 날려버리고 있었다.
“안에 수영이가 있으니까 수영이를 지키고 있어.”
법암은 바로 옆방의 문을 잡고 흔들어 보았다. 문은 잠겨 있다. 법암은 쓰려진 녀석들의 주머니에서 열쇄를 찾아 문을 열어주었다.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방안을 서성거리고 있던 수영사부는 갑자기 문이 활짝 열리자 다짜고짜로 문을 열 사람에게 원예지를 날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법암의 영태혈(가슴)로 날아왔다. 법암은 수영이게 이미 당한 일이라 이번에는 약간 방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자보로 빠르게 물러났다. 수영사부의 손은 허공에 흔들리더니 법암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복도에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4명의 사내가 복도에 쓰려져 있고 방금 문을 열어주었던 사람이 복잡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수영사부는 그가 입고 있는 승복과 얼굴을 보고 그가 법암임을 알아보았다.
“장모님도 많이 늙으셨네요.”
“자.........자네가 어떻게 이곳에..........참 수영이는? 수영이는 어떻게 됐어.”
그때 란의 부축을 받은 수영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수영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그녀는 복도에 나오자 란의 손을 뿌리치고 법암의 앞으로 왔다. 수영사부는 법암과 수영을 번갈아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입술을 바짝바짝 마른다. 법암도 마찬가지다. 그도 수영과 장모를 번갈아 바라볼 뿐이다. 수영은 법암의 앞으로 오더니 법암에게 큰절을 했다. 법암은 당황해서 수영의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운다.
“수.........수영이라고 했지.”
“예~ 아버님.”
“그래..........그래.........나도 좀 전에 들었다. 일어나라. 어디 얼굴 좀 보자.”
수영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법암은 수영의 얼굴을 잡고 살펴본다. 자신이 목숨처럼 사랑했던 그녀의 모습 수영의 얼굴이 들어 있었다. 수영은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를 빼다 박은 듯이 닮았다. 법암이 수영을 안아준다. 수영은 법암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두 부녀는 그렇게 한동안 부둥켜 않고 20년 동안 가슴에 싸인 감정을 토해 낸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수영사부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법암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수영이 자신의 딸임을 알고 있었다. 그때 란이 대사부에게 인사를 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거냐. 어떻게 이곳을 알고........또 어떻게 법암과 함께 왔지.”
“예~ 그게 그러니까?”
란은 그동안의 경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대사부는 란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그때 다시 입구에 두 명의 여자가 뛰어들어 왔다. 란의 연락을 받은 국(菊)과 죽(竹)이다.
“그래~ 그동안 고생했다. 잠깐만 나는 장모님을 만나봐야겠다.”
“아버님.........잠깐만! 사부님 미워하지 마세요. 할머니에게도 사정이 있었어요. 제가 말씀 드릴게요.”
“잠깐! 내가 이야기하마. 자네가 네게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네. 먼저 사죄부터 해야겠지. 네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나. 그냥 죽어버릴까? 이 모진 어미 때문에 딸도 죽었어. 잘못했으며 나로 인하여 손녀와 손자까지 망칠 뻔한 늙은이야. 미안하네. 내가 잘못했네. 그러니 이 못난 장모를 벌하고 수영이를 미워하지는 말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수영이를 미워해요. 20년 동안 애비구실도 못한 못난 아비인 걸요.......참~ 일단 모두들 밖으로 나가시죠.”
“그래요. 모두 밖으로 나가죠.”
그들은 모두 밖으로 나왔다. 칙칙한 지하실을 빠져나오자 밝은 태양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란은 밖으로 나와 강기의 차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그가 어디로 간 것일까? 그 몸으로 운전을 하고 살아졌단 말인가? 그때 오철이는 멀리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건물 앞에 있는 원예와 노파를 보고 일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그길로 죽어라 도망쳤다. 잡히면 죽음이다.
강기는 그 시간에 인천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거대한 화물차가 강기의 차를 스치며 지나간다. 강기의 차는 술 취한 사람이 운전하듯 차선 몇 개를 드나들며 위험한 곡예 운전을 하고 있었다.
밖으로 빠져나온 일행이 둘로 갈라졌다. 수영과 사군자가 한자리에 모이고 법암과 장모가 한쪽에 있었다. 장모는 옛날이야기를 솔직하게 법암에게 털어놓았다. 법암은 장모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장모의 말대로라면 그녀와 헤어지기 마지막 날 그녀는 수영을 임신했고 장모님의 협박에도 아이를 지우지 않았고 수영을 출산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생명을 끈을 붙잡고 대결장소에 나왔다는 말도 들었다. 법암은 그때 당시의 장모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생각했던 장모와 그녀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법암은 장모에게 큰절을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하고 있었군요. 전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장모님를 원망하고 있었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날 용서해 주는 건가? 사문의 명예에 때문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자네와 딸을 갈려놓은 이 죄 많은 늙은이를 용서해 주는 건가?”
“후후후~ 수혼이 놈이 제게 그러더군요. ‘자식이 부모를 용서하는 법도 있습니까?’........ 사위도 자식입니다. 이제라도 서로를 이해했으면 됩니다.”
“고맙네. 고마워!”
ps :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주변사람들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이제 다시 수혼과 천랑파 중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수영과 대사부의 다음 행보는............
참~ 전편에 제가 리플 달다가 미치면 일본편 쓴다고 하니까 미쳐(?)달라는 부탁이 많은데.....훌쩍~ 하여튼 지금 쓰고 있는 낭만~을 끝내고 미치던(?) 말던 하겠습니다. 앞으로 낭만~은 몇가지 이야기만 더 하면 끝나게 됩니다. 그때까지 많은 성원 부탁합니다.
- 붉은미르 올림 -
----------------- 참고 --------------- 인터넷에서 찾았는데....아까워서리...------------------
◇엑스터시의 기원=엑스터시는 일상적인 의식수준이 저하되면서 빠져드는 황홀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샤머니즘을 비롯한 여러 종교에서 신비체험의 최고 상태를 가리킨다. 향정신성의약품 엑스터시는 1914년 메틸렌디옥시 메스암페타민(MDMA)이라는 명칭의 식욕감퇴제로 처음 개발됐다. 이 약을 복용하고 20분∼1시간 정도 지나면 입이 마르고 동공이 확대되면서 극적인 흥분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보통 4∼6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파티용 알약, 엑스터시=엑스터시는 복용 후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면서 환각상태에 빠진다고 해 ‘도리도리’로 더 잘 알려진 마약이다. 또 각성 효과로 인해 밤새 춤출 수 있어 환각파티에 많이 이용되면서 파티용 알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마약은 국내에서 80년 초에 일반인에게 알려지면서 클럽이나 파티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기 시작했지만 99년 이후 급속히 확산, 신종 마약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형태는 보통 정제형이고 그 모양은 가지각색이다. 약리작용으로는 식욕상실·혼수·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며, 과다 사용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엑스터시는 환각효과가 다른 마약에 비해 4배에 달하고 값이 싸며 구하기 쉬워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알약이기 때문에 다른 마약에 비해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도 엑스터시의 사용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
◇위험성=엑스터시는 히로뽕이나 코카인에 비해 중독성이 가볍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엑스터시의 주성분은 환각을 유발하는 암페타민 성분이 들어있어 복용하면 이상심박동을 일으키고 감각을 무디게 한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엑스터시는 장기간의 학습 및 기억문제를 일으키는 등 뇌 발달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보고에 따르면 쥐 실험결과 엑스터시를 임신중에 복용하면 아이가 자라서 학습 및 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외에도 정신적인 부작용은 정신 착란,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편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체적인 부작용으로는 심장 박동수의 증가, 고혈압, 떨림, 메스꺼움, 눈흐림, 빠른 눈깜박임, 식은 땀,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자를 태운 자동차가 인천을 향해 달려갔다. 덕팔이란 사내는 자신의 차에 여자를 태워 인천으로 달린 것이다. 자동차는 수영의 사무실 근처 도로가에 세웠다. 비서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사무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혹시라도 다시 놈들에게 잡히면 큰일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다. 한동안 지켜보고 있으니 수영의 사무실로 무석과 사군자 중 매(梅)가 올라가고 있었다. 무석은 요즘 들어서 원예님과 반목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가 원예님도 계시지 않은 빈 사무실로 매와 함께 나타난 것이다. 무석은 차에서 내려 매와 함께 사무실로 올라갔다. 무석이 매와 함께 올라가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믿었던 사군자도 원예님을 배신했단 말인가? 아닐 것이다. 매는 옛날부터 무석과 친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저 두 사람이 왜 원예님의 사무실로 올라간단 말인가? 비서는 다른 사군자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수영은 침대에 앉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철컥” 하는 소리에 수영은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철문의 상하에 달린 창문이 열리더니 밑으로 밥이 들어온다. 그리고 위쪽에 사람의 얼굴이 반쯤 나타났다. 반쪽 얼굴만 보아도 사내가 확실하다. 수영은 말없이 사내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강기는 아니다. 그녀는 밤 세도록 생각해서 자신이 강기에 의해 납치되었다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문이 열리자 강기의 얼굴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엉뚱한 사내가 나타난 것이다.
아침이 되자 오철이 손수 원예와 노파 밥을 챙겨서 지하실로 내려왔다. 그는 문에 달린 창문을 열고 밥을 밀어 넣어주고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침대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자신을 본 그녀는 놀라는 눈치도 없었다. 보통사람 같으면 벌써 방안이 발칵 뒤집어 졌을 것이다. 갑자기 이런 곳에 감금당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중에 흥분한다. 흥분을 참다못하면 방안을 뒤집어 버린다. 한마디로 발광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보통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리고 나중에 자신들이 나타나면 살려달려고 애원하거나 아니면 죽이겠다고 소리소리 친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나 참착하다. 꼭 자신의 집에 앉아 있는 것처럼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녀의 밝게 빛나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고 있다.
“저와 함께 혹시 할머니 한분도 같이 오시지 않았나요.”
그녀의 첫 질문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질문보다 자신과 같이 끌어온 노파에 대한 질문을 먼저 한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여자다. 자신이 안위가 걱정되지도 않는단 말인가? 저 침착한 태도는 뭐란 말인가? 오철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바로 옆방에 있어.”
“어디 다치신 데는 없죠. 건강하게 잘 계시죠?”
“당신처럼 멀쩡해.”
“고마워요. 사부님을 잘 보살펴 주셔서.....................그런데 이곳은 어디죠?”
여자는 이제야 보통사람이 꼭 물어보는 질문을 한다. 처음 감금당한 사람이 자신이 왜, 어떤 이유로 감금당하고,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앞으로 어떻게 될지..........얼마나 이곳에 있어야 할지 등등을 자신들에게 질문한다.
“그냥 감옥이야.”
“강기가 절 데려온 모양이죠.”
수영은 밤새도록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으로 왔을까? 누가 데려왔을까? 그녀는 최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기절하기 직전에 강기를 보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에 나타난 사람은 강기가 아니었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단 말인가? 그녀는 혹시나 싶어 넘겨짚어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래. 허강기 검사...........아니지 지금은 검사도 아니지. 강기가 당신을 맞기고 갔어.”
“제 생각이 맞네요.................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죠.”
여자의 목소리는 조용하다. 꼭 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뭐 저런 여자가 있나. 겁나지도 않는 걸까? 걱정되지도 않는 걸까? 오철은 그녀의 차분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간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차분할 수 있단 말인가? 오철은 거칠게 문을 닦아버렸다. 수영은 오철이 대답도 없이 문을 닦고 살아져 버리자 한숨을 쉬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오철이 가져온 음식을 보았다. 식당에서 파는 백반이다. 수영은 잠시 음식을 바라보다가 음식을 들고 침대로 돌아왔다. 수영은 침에 놓인 음식을 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숟가락을 들었다. 먹어야 된다. 설사 음식에 독이 들어있다 해도 먹어야 한다. 사방이 박힌 공간이다. 출입문은 두꺼운 철문이다. 저녁에 철문을 확인해 보았다. 맨손으로는 어떻게 해볼 물건이 아니다. 손으로 철문을 밀어보았다. 역시나 끄떡도 하지 않았다. 밤사이 옆방에서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소리와 철문이 무셔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누군가가 철문을 박살내고 탈출을 시도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다. 이곳은 발악한다고 탈출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발악하면 할수록 자신만 상하게 된다. 그럼 이곳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언제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그전에 자신이 먼저 쓰려지면 안 된다. 그녀는 억지로 밥을 입속에 밀어 넣었다.
무석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각 지부에 연락을 취했다. 그날아침부터 갈치파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그들은 인천을 출발해서 서울로 진격했다. 한편 멀리서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란과 법암이다. 그들은 남들의 굳이 다른 사람을 이목을 피하려하지 않았다. 법암이 그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란(蘭) 또한 법암의 실력을 알기에 그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다. 법암은 갈치파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란(蘭)에게 갈치파의 회의 결과를 들었기 때문이다. 갈치파가 서울로 진격했다. 자신들의 터전까지 비우는 강수를 두었다. 갈치파의 진격에 수혼은 어떻게 대처할까? 수혼의 말이 생각난다. 갈치파를 무너트려 버리겠다. 수혼이 그렇게 마음먹었다면..........갈치파와 천랑파의 일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서울의 패권을 두고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법암과 란은 인천을 돌아다녔다. 그들은 갈치파가 보라는 듯이 일부러 사람이 많은 곳만 골라서 다닌다.
수영의 사무실을 지켜보던 여자는 차를 돌려 란의 집으로 향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매를 제외한 나머지 사군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달리는 차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기 때문일까?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길가의 가로수도 새롭게 보이고 회색빛 건물들도 정답게 보인다. 그때 란과 비슷한 여인이 그녀의 눈에 스치고 지나갔다.
“잠깐만 세워요.”
여자의 다급한 말에 덕팔이가 차를 세웠다. 여자는 차에서 내려 한 스님과 함께 걸어가는 란의 모습을 보았다. 뒷모습은 분명히 란이 확실하다.
“란님........란님.”
란은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란도 수영의 비서를 알아보았다. 그녀가 자신을 부르고 있지 않는가? 실종된 비서의 등장에 란은 비서에게 달려왔다. 그들은 길가에서 잠시 이야기하다고 가까운 찻집으로 갔다. 찻집에 도착한 덕팔이는 다른 테이블에 앉았다. 찻집에서 여자는 자신이 보았던 사실을 란에게 있는 그대로 전해주었다. 란은 대사부와 원예가 강기에 의해 납치당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강기가..........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납치했단 말이야..............이런...........아니 원예님과 대사부님를 어디로 데려 갔다는 거야?”
“그건 저도 몰라요. 원예님과 대사부님이 납치당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저희들도 당했어요. 저희들이 다른 곳에 연락할 시간도 없었어요. 참~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원로원의 지시라고 했어요.”
“뭐야 원로원? 그럼 원로원이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배신했단 말이야. 그럼 그래서........이 무석이 새로운 수장이 되고............휴~ 하여튼 이것 나중 문제야.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찾아야지...........일단 당신도 거기까지는 모른다니 납치한 당사자만 알고 있다는 말이네.............고생 많이 했어. 휴~ 당신은 괜찮은 거야.”
“예! 전 죽지 않고 살아있는 걸요. 죽은 화랑들이 불쌍하죠.”
“스님 어떻게 하죠.”
“우선은 강기라는 놈을 찾아야겠군. 자 일어나~”
“알겠습니다.......참~ 당신은 일이 끝날 때까지 안전한 곳에 숨어 있어요. 집이나 다른 곳에는 절대 연락하지 말아요. 혹시라도 강기일행의 눈에 띄게 되면 정말 위험해요. 알았죠. 그리고 무슨 일을 있으면 xxx-xxx-xxxx으로 연락하세요. 제 새로운 전화번호예요.”
“알겠습니다.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꼭 구해주세요. 전.......걱정하지 마세요.”
란과 법암은 여자와 헤어졌다. 여자는 자신을 구해준 덕팔이란 사내와 함께 있기로 했다. 란과 법암은 여자와 헤어지고 밖으로 나왔다. 강기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란은 흩어진 사군자에게 연락해서 강기의 행방을 찾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은 법암과 함께 강기의 집으로 향했다.
“수혼씨에게 연락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글쎄. 수혼이 놈에게 연락하면 바로 이곳으로 달려온다고 할 걸. 그럼 문제가 복잡해져. 이곳은 갈치파 영역이 아닌가?”
“하긴.............일단 먼저 강기 놈을 잡아놓고 보죠.”
오철은 수영사부가 갇힌 방으로 가서 밑에 구멍으로 밥을 밀어 넣고 위에 있는 창문을 열어본다. 그때 갑자기 창문 틈으로 팔이 튀어나와 오철의 목을 잡아왔다. 오철은 이런 경우를 가끔 당해보았기 때문에 얼른 고개를 숙었다. 창문 틈으로 빠져나온 손은 오철을 놓치고 허공에서 흔들린다. 오철은 괘심한 생각이 들어서 창문을 닦아버리니 팔이 안으로 급하게 들어가 버린다. 오철은 다시 고개를 들고 문틈으로 바라보니 노파가 문 앞에서 씩씩거리며 서있었다.
“넌 어떤 놈이냐. 당장 문을 열지 못해.”
오철은 대답하기도 싫어서 문을 닫아버렸다. 노파가 깨어난 것을 확인했으니 더 볼 것도 없다는 식이다. 철문이 요동친다. 노파가 발악을 하는 모양이다. 오철은 피식 웃어버린다. 철문은 그리 간단하게 열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약 중독자를 수감하는 방이라 오철이 특별히 두꺼운 철문으로 만든 철문이다. 오철은 다시 수영이 갇힌 창문을 열어보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자신이 준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이 왜 그렇게 예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긴 치마와 약간은 헐렁한 남방을 입고 있었다. 오철은 그녀가 이곳에 잡혀올 때를 기억한다. 사내들은 그녀를 어깨에 들쳐 메고 왔다. 그때 그녀의 우유 빛 속살을 보았다. 갑자기 그 생각이 나니 피가 한쪽으로 쏠린다.
수영은 좀 전부터 오철이 자신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영은 오철을 의식하지 않고 먹던 음식을 먹는 데만 열중했다. 식사가 끝나자 수영이 쟁반을 들고 다시 문 쪽으로 왔다. 오철은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정말 볼수록 아름다운 여자다. 수영은 밑에 창문을 열고 쟁반을 밀어주더니 말도 없이 돌아서 버린다. 오철은 그녀가 돌아서자 약간 아쉬운 감이 들었다.
법암과 란이 강기의 집에 도착했다. 강기는 검사를 그만두고 인천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다. 란과 법암은 강기의 집으로 올라갔다. 강기의 집은 10층에 있었다. 강기의 집에 도착한 란은 법암을 복도 한쪽에 기다리게 하고 혼자서 초인종을 눌렸다. 대답이 없다. 계속해서 초인종을 누른다. 혹시 집에 없는 것이다. 마음이 초조하다.
강기는 어제 밤에 마신 술 때문에 아침이 되어나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끄럽게 올려대는 초인종 소리에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 비록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아직도 비몽사몽이다. 그는 비틀거리며 현관문으로 갔다.
“누구세요.”
상대방은 대답이 없었다. 강기는 인터폰으로 확인하는 것도 귀찮았다. 대답은 없지만 초인종은 계속 올린다. 성질이 난다. 어떤 미친놈이 장난을 치는 모양이다. 강기는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문을 확 일어 젖힌다.
“십팔~ 어떤 새끼가 장난질이야.”
강기의 눈에 란이 들어왔다.
“어~ 수지 아니야. 여긴 왜 일이야.”
대답대신 란의 주먹이 날아온다. 아직 술이 깨지 않아 정신없던 강기의 아랫배에 란의 주먹이 깊숙이 박히고 강기의 허리가 굽혀지자 란의 무릎이 올라와 강기의 얼굴을 가격해 버리니 강기의 몸이 위로 솟구치며 날아올라 거실에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진다. 그것과 때를 같이하여 란과 법암이 문을 닦고 안으로 들어왔다. 강기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바닥에 입안에 고인 피를 토해낸다. 핏속에 하얀 건더기가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이빨 한대쯤은 날아간 모양이다.
“갑자기 쳐들어와서 주먹질이라. 기분 더럽군. 그리고 같이 온 땡중은 누구야.”
“급하니까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지.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어디에 숨겨두었지.”
“뭐~ 원예?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난 이제 갈치파도 아니란 말이야.”
“흥~ 모두 알고 왔어. 네가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납치했다며. 원예님을 비서를 만나고 오는 길이데 어디서 발뺌을 하는 거야.”
“이런 병신 새끼들...................몰라. 비서년이 헛소리를 하는 모양이네. 난 모르는 일이야.”
“허허~ 말로해서는 들어먹질 않겠군. 처자는 잠시 물러나 있어.”
법암이 답답하지 자신이 앞으로 나선다. 란은 법암이 앞으로 나서자 할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법암이 강기 앞으로 나선다. 강기는 바닥에 앉아 있다가 법암이 자신 앞으로 다가오자 벌떡 일어나 법암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법암은 피식 웃더니 피하지도 않고 금나수로 강기의 팔목을 잡고는 다시 한손으로 툭하고 강기의 팔꿈치를 치니 강기의 팔이 나무젓가락처럼 부러지며 기억자로 꺾인다.
“크아~~악~”
“그놈 참 시끄러운 놈이네.”
법암은 부러진 강기의 팔목을 놓아주고는 다시 주먹을 날리니 법암의 주먹은 강기의 아랫배에 깊숙이 박힌다. 충격이 너무 크면 비명도 나오지 않는 법이다. 강기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일단 시끄러우니까 입을 좀 막자.”
법암은 강기의 와이셔츠를 길게 찢어 강기의 입속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바닥에 앉아있던 강기의 성한 팔을 잡더니 발로 강기의 어깨를 밟고서 위로 잡아당겨버린다
“우두둑~”
“크..........음.........음~”
강기의 눈이 커지며 입에서 신음소리가 세어 나온다. 허지만 강기의 고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기의 팔을 위로 잡아당겼던 법암은 그 상태에서 팔을 한 방향으로 돌린다. 그것도 천천히.......상대방이 고통에 몸부림치도록 아주 천천히 돌아가니 강기의 눈에 핏발이서며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란은 강기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우두둑~”
“크........음..........음~”
강기의 팔을 한바퀴 돌린 법암이 팔을 놓아주자 강기의 팔은 힘없이 바닥에 떨어져 버린다. 바닥에 떨어진 강기의 팔은 꽈배기처럼 꼬여 있었다. 뼈마디 몇 개와 심줄이 작살이 난 것이다.
“어때 이젠 말한 마음이 생긴 건가?”
법암이 밟고 있던 다리를 내리고 강기의 앞에 쭈그리고 앉으며 물어본다. 강기는 대답은 하지 않고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법암을 바라볼 뿐이다. 법암은 피식 웃었다. 법암은 20년 전에 갈치파와 대결할 때 상대방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많은 사람을 고문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현재 심리상태를 대충은 알 수 있다. 강기의 눈동자에는 독기가 남아 있었다. 이런 놈에게 원하는 답을 듣기란 쉽지 않다. 법암은 다시 일어나 강기를 걷어차 버리니 강기의 턱이 한쪽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법암의 다리는 공중에서 좌우로 흔들리고 그때마다 강기의 고개는 좌우로 돌아갔다. 10번 정도 맞았을까? 강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뒤로 넘어간다.
“쾅~~”
바닥이 울린다. 강기는 양팔이 부러지거나 꺾여서 바닥을 짚지 못하고 몸이 석상처럼 넘어간 것이다. 법암은 바닥에 누워있는 강기의 앞에 쭈그리고 앉더니 손가락 두개로 강기의 가슴을 가격했다.
“뚝~~~”
보기에는 위력도 없이 살짝 건드리는 것 같지만 사실 법암이 지금 실천하는 것은 음양지라는 무공이다. 수혼은 음양지를 익히지 않았지만 법암은 음양지까지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강기의 갈비뼈 하나가 법암의 간단한 손동작에 수수깡처럼 부려져 나간다. 강기의 눈동자가 커지며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법암은 손가락을 오두리더니 부러진 갈비뼈를 때린다. 강기는 기절하기 일보직전이다. 하지만 법암은 강기가 기절할 정도의 충격은 가하지 않는다. 강기의 머릿속은 멍해지기 시작한다.
“이제 말한 기분이 들었나.”
법암은 살짝 웃으며 강기에게 물었다. 강기에는 법암의 미소가 그 어떤 협박보다도 무서웠다. 이 놈은 악마다. 껍질은 빡빡머리에 승복을 걸치고 있지만 속은 지옥의 악귀보다 독한 심보를 가진 놈이다. 이런 놈 앞에서 고집을 부린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지 알게 된다. 강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잘 생각했어. 일단 입을 풀어줄까?”
법암이 강기의 입을 막고 있는 천을 빼내자 강기는 기침을 하는데 입속에 고여 있던 피가 위로 튀어 올라 강기의 얼굴위로 떨어진다. 법암은 피에 젖은 천을 한쪽을 내려두고 강기를 유심히 보았다.
“말해봐~”
“콜록~........콜록~~·........뭘 말하라는 거요.”
“아직도 기가 죽지 않았군. 그래야지. 이제 막 재미있어지려는데 너무 쉽게 말해버리면 내가 섭섭하지. 자~ 다시 시작해 보자.”
법암은 한쪽에 두었던 천을 다시 강기의 입속에 처넣고 이번에는 부러진 갈비뼈의 위쪽 뼈를 손가락으로 가격했다. 역시나 갈비뼈가 부러져 나간다. 법암은 이번에는 손가락으로 부러진 갈비뼈를 누른다. 뼈가 허파를 찌르자 강기는 극심한 고통에 바들바들 떨었다. 법암은 다시 손가락으로 부러진 갈비뼈 두드린다. 마친 기타를 치는 듯이 장난스러운 행동이지만 당하는 강기는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다. 다시 입속에 박힌 천이 제거되자 강기의 입속에서 다량의 피가 솟아진다. 강기는 한참을 콜록거린다. 그의 입 주위가 토해낸 피로 붉게 물들어 버린다.
“제가 대사부와 원예를 납치했어요. 원예가 천랑이란 놈과 친남매라는 사실을 원로원에 폭로하니까 원로원에서 저에게 지시했어요. 현재 경기도 ○○에 오철이라는 놈에게 감금당해 있습니다.”
강기는 법암이 묻지 않아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줄줄이 이야기했다.
“뭐야. 원예와 천랑이 친남매? 정말이냐.”
“정말 입니다. 저기.......제 차에 원예와 대사부의 대화를 도청한 테이프가 있어요. 이제 다 말했어요. 제발 그만하세요.”
“그.........그럴 수가? 그럼 원예가?.........일단 확인해 보자. 차는 어디에 있지.”
“지하 주차장에 있습니다. 인천 xxx-xxxx번입니다.”
“같이 가보자.”
“퍽~~~~”
법암은 강기의 얼굴을 주먹으로 날려버리니 강기는 바로 기절해 버린다. 법암은 해파리처럼 늘어진 강기를 안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란도 돌아본다. 그녀는 법암의 잔인한 고문 광경 지켜볼 용기가 나지 않아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강기와 자기는 한때라마 사랑(?)하던 사이가 아닌가? 법암과 란은 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강기의 차를 찾아본다. 강기의 차는 한쪽에 주차되어 있었다. 강기는 무석에게 도청 테이프를 전해 주었다. 현재 강기의 차에 있는 것은 강기가 원로원으로 달려가고 난 후의 일이 도청된 테이프다. 법암은 강기의 주머니에서 자동차 열쇄를 찾아내서 란에게 전해주었다. 란이 운전석에 앉자 법암은 강기를 뒷좌석에 던져버리고 자신도 차에 오른다. 차는 경기도로 ○○시로 출발했다. 이들이 출발한 시간은 막 점심시간이 지나 후였다.
오철은 수영이 있던 지하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오철과 함께 있던 녀석들은 오철이 평소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말도 많고 장난치길 좋아하는 오철이 오늘은 무게를 잡고 의자에 기대에 멍하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부하들은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오철이 무게를 잡고 있으니 사무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부하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한 놈이 참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님 무슨 고민이라도 있습니까?”
“어~.........아~ 아니야.”
“평소 형님과 다릅니다. 말씀해 보세요. 무슨 고민이세요.”
“이거 원~ 그냥 지하실에 감금된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갈치파 원예라는 가시나 말씀하시는 겁니까? 왜요? 관심 있으세요?”
“글쎄. 뭐라고 말해야하나. 약간 특이한 년이라 그런 모양이다.”
“아무래도 형님이 첫눈에 반한 모양이네요. 아침에는 직접 밥까지 가져다주시더니........형님~ 그냥 넘어트려버려요. 지가 갈치파 수장이라도 지금은 우리 수중에 있는 년 아닙니까?”
“병신 새끼. 강기 말 못 들었어. 우리가 때로 덤벼도 상대가 안돼. 거기다가 갈치파가 알아봐~ 우리가 무사할 것 같아.”
“참~ 뭐가 걱정입니까? 그냥 약 먹이면 간단합니다. 우리 전공이 마약 아닙니까?”
“약?...........약 먹이고 강간이라도 하라는 말이야.”
“참~ 저번에도 해보지 않았습니까? 기억 안나요. 그 ○○룸살롱에 도도하게 굴던 년! 우리가 약 먹이고 줄빵하지 않았습니까? 그년도 약 한번 먹더니 정신 못 차리고 우리에게 당했어요? 저년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십팔~ 그런 년들 하고 똑같아. 저년은 갈치파 원예란 말이야.”
“그년이 그년이죠. 특별한 년 있습니까? 치마 걸친 년이야 다 똑같지.”
“말을 말아야지. 관두자. 으그~ 무식한 새끼들~”
오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오철이 성질을 내며 나가자 오철에게 말하던 부하가 피식 웃는다. 밖으로 나가는 오철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보았기 때문이다.
“야 뭐해. 약 좀 준비해.”
“무슨 소리야. 약이 준비하라니.”
“형님 표정 못 봤어. 은근히 우리가 그렇게 해주길 바라고 있는 눈치잖아. 십팔~ 하여튼 능구렁이 같은 놈이야. 아마 우리가 밥상까지 차려주길 바라겠지. 저번에 팔다만 엑시터시 있지. 그것 좀 가져와.”
“하긴 저 새끼가 그런 놈이지. 야~ 엑시터시는 비싸잖아. 그냥 대마초나 피우게 만들자.”
“야~ 새끼야. 대마초를 그녀에게 어떻게 피우게 만들어?”
“저번에는 룸살롱 그년은 대마초로 했잖아.”
“그년이야. 담배를 피우니까 담배 대신 말아서 피우게 했지만 이년은 아니잖아. 아~ 이 새끼는 생각이 없어요.”
“십팔 알았어.”
오철의 부하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수영의 밥에 엑시터시를 풀었다. 그들은 약이 풀려진 밥을 지하로 내려가 수영과 수영사부에게 넣어주었다. 엑시터시는 앞서도 설명했지만 무형, 무색, 무취다. 수영은 밥을 받아 침대로 가져갔다. 밥그릇을 열어보자 약간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먼저 열어본 느낌이다.
법암은 달리는 차안에서 수영과 장모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장모가 설명하던 과거지사에 대해서는 부분은 빠져 있지만 수영이 사부의 과거지사를 듣고 울먹이며 자신이며 사부와 대화한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법암은 수영이 수혼과 친남매임을 알 수 있었다. 테이프를 듣고 있는 법암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처음 수영을 보았을 때부터 자신의 부인과 너무나 닮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혼의 말을 듣고 부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 나은 딸로 생각했다. 그런데..........그게 아니다 수영과 수혼은 친남매였다.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장모의 말은 거짓이었다. 그녀는 홀로 두 사람의 딸을 출산한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끝내 법암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자신의 손에 죽은 사랑하는 아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란은 운전을 하며 국(菊)과 죽(竹)에게 연락을 했다. 아마 국과 죽도 자신들의 뒤를 따라올 것이다. 란도 테이프를 듣고 수혼과 수영이 친남매임을 알게 되었다. 란은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다. 원예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원예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 수혼이다. 그런데 그 남자가 자신의 친오빠란다. 란은 사랑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수영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수영은 밥을 보더니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이걸 먹어야 하는 걸까? 분명 아침에 주던 밥과 다르다. 누군가 밥에 수작을 부린 것 같다. 그때 철문에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눈동자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수영은 눈동자를 의식하고 숟가락을 들어 밥을 한번 퍼서 입속에 넣어본다. 자신을 지켜보던 눈동자는 다시 문을 닦고 살아진다. 수영은 변기로 가서 입속에 들어있던 밥을 버린다. 그리고 쟁반을 들고 와서 밥은 모두 버리고 반찬들은 반쯤 버리고 물을 내린다.
법암과 수영은 오철이가 있는 ○○시에 도착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법암은 기절한 강기를 깨운다. 강기는 끙끙거리며 일어났다.
“여기서 어디로 가야하지.”
“저기~ 저 도로를 따라가다가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해요.”
란은 강기의 말에 따라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했다. 이렇게 법암과 란은 강기의 안내를 받아 수영과 대사부가 감금된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수영은 쟁반을 다시 문 앞에 가져다두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면 어지러운 것이다. 소량의 엑시터시가 흡수된 모양이다. 수영은 강기에게 납치당할 때 한번 당해본 증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놈들이 또 음식에 장난을 친 모양이다. 그나마 나머지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수영은 침대에 누워 주먹을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박히며 고통이 밀려온다. 수영의 눈앞에 나타난다. 엑시터시의 환각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수혼은 자신을 포근히 안아준다. 마음속으로 안 된다고 수없이 외쳐본다. 수혼은 자신의 오빠다. 이젠 오빠로서 수혼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짓은 천륜에 어기는 짓이다. 하지만 수영은 수혼의 품을 벗어날 수 없었다. 수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건 환상이다. 환상이란 말이다.
원예라는 년에게 약을 먹이고 1시간 정도가 흘렸다. 지금쯤이면 그년은 맛이 갔을 것이다. 엑시터시를 복용하고 20분에서 1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극적인 흥분감에 미쳐버리게 된다.
법암과 란이 건물 앞에 도착한 것은 수영이 약을 복용하고 바로 1시간이 지났을 때다. 차가 도착하자마자 법암은 차문을 박차고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란은 뒷좌석을 힐긋 보았다. 강기의 눈은 반쯤 풀려 있었다. 그의 양쪽 팔은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망가지고 갈비뼈도 몇 개 부러졌을 것이다. 이대로 두어도 죽지는 않겠지만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병신이 될지도 모른다.
“강기야~ 병원에 가야겠다.”
“미친 년. 병 주고 약주는 거야. 꼴도 보기 싫어. 너도 꺼져버려.”
“왜~ 원예님을 그렇게 미워하니. 잘못은 내가 한 거야. 널 배신한 것은 나라고. 욕을 하려면 날 욕해. 미워하라면 날 미워하란 말이야.”
“듣기 싫어. 볼일 다 봤으면 꺼져. 원예는 저 건물에 있어.”
“휴~ 나도 모르겠다. 하여튼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원예님 구하고 병원으로 데려다 줄게.”
란도 차에서 내려 건물로 달려갔다. 강기는 법암과 란이 건물로 들어가자 힘들게 앞좌석으로 이동했다.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기는 억지로 팔을 움직여 콘솔 박스에 넣어 두었던 비상열쇄를 찾아냈다. 강기는 모든 것이 허망했다. 란은 끝내 망신창이가 된 자신을 보고도 상관하지 않고 달려가 버렸다. 마음이 공허하고 미칠 것만 같았다. 차에 시동을 키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차는 광음을 내고 앞으로 달려간다.
놈들은 살며시 수영이 갇힌 창문을 열어보았다. 수영은 침대에 누워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이상하다. 이 정도시간이 지났으면 미쳐서 발광을 해야 정상인데 저년은 침대에 반득하게 누워있지 않는가?
“이거 이상한데..........아~ 음식 확인해봐~”
녀석들 중 한명이 밑에 문을 열고 쟁반을 빼본다. 밥은 모두 먹어치웠다. 그럼 약을 모두 먹었다는 말인데..........정말 이상한 년이다. 그들은 다시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여자는 분명 약에 취한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몸이 조금씩 떨리고 있지 않는가?
“저년 참을성이 대단한데. 약 하나 더 있지. 들어가서 한 알 더 먹이면 완전히 미치겠지. 문 열어봐~”
한 놈이 잠깐 망설이다가 문을 열었다. 그때 계단에서 누군가가 뛰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 저거 땡중 아니야. 십팔~ 여기가 어디라고 마구 돌아와~”
하지만 녀석의 말이 끝나기 전에 스님은 자신들의 앞에까지 달려왔다.
“이봐~ 당신 누구야.”
한 녀석이 앞으로 나서자 대답대신 주먹이 날아온다. 녀석은 법암의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당한다.
“크아~~악~”
녀석의 몸은 기억자로 꺾어서 뒤쪽으로 날아가 벽에 둔탁하게 부디 치더니 밑으로 떨어져 거품을 물고 기절해 버린다.
“십팔 이 새끼는 뭐야~ 모두 쳐!”
지하실에 있던 4명이 녀석들 중에서 나머지 3명이 동시에 법암에게 달려들었다. 법암은 약간 흥분하고 있었다. 딸과 장모가 이곳에 감금당해 있다. 그 사실이 머릿속에 있으니 주먹의 강도가 조절되지 않는다. 3명이 한번에 달려오자 법암의 몸이 날아오르더니 다리가 좌우로 벌어지며 두 명의 턱을 날려버리고 그 상태에서 허리를 숙여 한 녀석의 목을 금나수로 잡고는 바닥에 착지한다. 녀석은 법암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법암이 땅에 떨어지며 녀석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녀석의 다리가 허공해서 대롱거린다. 그때 법암에게 가격당해 쓰려졌던 두 녀석이 다시 법암에게 달려들었다. 법암은 목을 잡고 있던 녀석을 휘두르니 법암에게 달려오던 녀석들이 공중에 매달린 녀석의 몸과 충돌하며 뒤쪽으로 날아가 버린다. 법암은 목을 잡고 있던 녀석은 바닥에 던져버린다.
“철퍼덕~~”
녀석은 바닥에 쓰려졌다.
“이곳에 갈치파 원예가 있지. 어디에 있어.”
“저거 저 안에 있어요.”
법암은 열려진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수영은 누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상대방에게 원예각을 실천했다. 방안에 수많은 그림자들이 피어나며 법암에게 날아간다. 법암은 갑자기 수영이 공격하자 미처 방비하지 못하고 가슴과 어깨를 가격당하며 비틀거렸다. 원예는 바닥에 차지하고 원예의 주먹이 법암의 전중혈(가슴)로 날아왔다. 이번에는 법암도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나수로 원예의 팔목을 잡아갔다.
“퍽~”
하지만 약간 약에 취해있던 원예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법암에게 잡힌 팔을 밀고 들어와 법암의 전중혈를 가격해 버린다.
“크~~ 정신 차려. 적(敵)이 아니란 말이다.”
“아~~”
법암은 원예의 양팔을 잡고 흔들어 본다.
한편 복도에 쓰려졌던 녀석들 중 한명이 힘들게 일어났다. 녀석은 법암이 안으로 들어가자 문을 닦고 잠그려했다. 그때 다시 복도에서 한 여인이 복도를 뛰어오더니 공중으로 날아올라 녀석의 등을 날려버린다. 녀석은 벽과 충돌하며 바로 기절해 버린다.
“스.........스님...........법암 스님입니까?”
“이제야 정신이 들어. 그래 나다. 법암이다.”
“아~”
수영은 법암의 앞에 주저앉아 버렸다. 법암은 수영을 부축해서 침대에 앉게 만들었다.
“장모님은 어디계시냐!”
“아~ 사부님! 옆방에 계세요. 빨리 구해주세요.”
“알았다. 잠시만 이곳에서 기다려.”
법암은 수영을 침대에 앉혀 두고 복도로 나왔다. 그때 란이 들어와 한 녀석을 날려버리고 있었다.
“안에 수영이가 있으니까 수영이를 지키고 있어.”
법암은 바로 옆방의 문을 잡고 흔들어 보았다. 문은 잠겨 있다. 법암은 쓰려진 녀석들의 주머니에서 열쇄를 찾아 문을 열어주었다.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방안을 서성거리고 있던 수영사부는 갑자기 문이 활짝 열리자 다짜고짜로 문을 열 사람에게 원예지를 날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법암의 영태혈(가슴)로 날아왔다. 법암은 수영이게 이미 당한 일이라 이번에는 약간 방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자보로 빠르게 물러났다. 수영사부의 손은 허공에 흔들리더니 법암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복도에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4명의 사내가 복도에 쓰려져 있고 방금 문을 열어주었던 사람이 복잡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수영사부는 그가 입고 있는 승복과 얼굴을 보고 그가 법암임을 알아보았다.
“장모님도 많이 늙으셨네요.”
“자.........자네가 어떻게 이곳에..........참 수영이는? 수영이는 어떻게 됐어.”
그때 란의 부축을 받은 수영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수영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그녀는 복도에 나오자 란의 손을 뿌리치고 법암의 앞으로 왔다. 수영사부는 법암과 수영을 번갈아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입술을 바짝바짝 마른다. 법암도 마찬가지다. 그도 수영과 장모를 번갈아 바라볼 뿐이다. 수영은 법암의 앞으로 오더니 법암에게 큰절을 했다. 법암은 당황해서 수영의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운다.
“수.........수영이라고 했지.”
“예~ 아버님.”
“그래..........그래.........나도 좀 전에 들었다. 일어나라. 어디 얼굴 좀 보자.”
수영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법암은 수영의 얼굴을 잡고 살펴본다. 자신이 목숨처럼 사랑했던 그녀의 모습 수영의 얼굴이 들어 있었다. 수영은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를 빼다 박은 듯이 닮았다. 법암이 수영을 안아준다. 수영은 법암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두 부녀는 그렇게 한동안 부둥켜 않고 20년 동안 가슴에 싸인 감정을 토해 낸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수영사부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법암이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수영이 자신의 딸임을 알고 있었다. 그때 란이 대사부에게 인사를 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거냐. 어떻게 이곳을 알고........또 어떻게 법암과 함께 왔지.”
“예~ 그게 그러니까?”
란은 그동안의 경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대사부는 란의 설명을 듣고 있는데 그때 다시 입구에 두 명의 여자가 뛰어들어 왔다. 란의 연락을 받은 국(菊)과 죽(竹)이다.
“그래~ 그동안 고생했다. 잠깐만 나는 장모님을 만나봐야겠다.”
“아버님.........잠깐만! 사부님 미워하지 마세요. 할머니에게도 사정이 있었어요. 제가 말씀 드릴게요.”
“잠깐! 내가 이야기하마. 자네가 네게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네. 먼저 사죄부터 해야겠지. 네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나. 그냥 죽어버릴까? 이 모진 어미 때문에 딸도 죽었어. 잘못했으며 나로 인하여 손녀와 손자까지 망칠 뻔한 늙은이야. 미안하네. 내가 잘못했네. 그러니 이 못난 장모를 벌하고 수영이를 미워하지는 말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왜 수영이를 미워해요. 20년 동안 애비구실도 못한 못난 아비인 걸요.......참~ 일단 모두들 밖으로 나가시죠.”
“그래요. 모두 밖으로 나가죠.”
그들은 모두 밖으로 나왔다. 칙칙한 지하실을 빠져나오자 밝은 태양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란은 밖으로 나와 강기의 차가 없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그가 어디로 간 것일까? 그 몸으로 운전을 하고 살아졌단 말인가? 그때 오철이는 멀리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건물 앞에 있는 원예와 노파를 보고 일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그길로 죽어라 도망쳤다. 잡히면 죽음이다.
강기는 그 시간에 인천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거대한 화물차가 강기의 차를 스치며 지나간다. 강기의 차는 술 취한 사람이 운전하듯 차선 몇 개를 드나들며 위험한 곡예 운전을 하고 있었다.
밖으로 빠져나온 일행이 둘로 갈라졌다. 수영과 사군자가 한자리에 모이고 법암과 장모가 한쪽에 있었다. 장모는 옛날이야기를 솔직하게 법암에게 털어놓았다. 법암은 장모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장모의 말대로라면 그녀와 헤어지기 마지막 날 그녀는 수영을 임신했고 장모님의 협박에도 아이를 지우지 않았고 수영을 출산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생명을 끈을 붙잡고 대결장소에 나왔다는 말도 들었다. 법암은 그때 당시의 장모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생각했던 장모와 그녀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법암은 장모에게 큰절을 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하고 있었군요. 전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장모님를 원망하고 있었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날 용서해 주는 건가? 사문의 명예에 때문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자네와 딸을 갈려놓은 이 죄 많은 늙은이를 용서해 주는 건가?”
“후후후~ 수혼이 놈이 제게 그러더군요. ‘자식이 부모를 용서하는 법도 있습니까?’........ 사위도 자식입니다. 이제라도 서로를 이해했으면 됩니다.”
“고맙네. 고마워!”
ps : 이번 편을 마지막으로 주변사람들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이제 다시 수혼과 천랑파 중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수영과 대사부의 다음 행보는............
참~ 전편에 제가 리플 달다가 미치면 일본편 쓴다고 하니까 미쳐(?)달라는 부탁이 많은데.....훌쩍~ 하여튼 지금 쓰고 있는 낭만~을 끝내고 미치던(?) 말던 하겠습니다. 앞으로 낭만~은 몇가지 이야기만 더 하면 끝나게 됩니다. 그때까지 많은 성원 부탁합니다.
- 붉은미르 올림 -
----------------- 참고 --------------- 인터넷에서 찾았는데....아까워서리...------------------
◇엑스터시의 기원=엑스터시는 일상적인 의식수준이 저하되면서 빠져드는 황홀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샤머니즘을 비롯한 여러 종교에서 신비체험의 최고 상태를 가리킨다. 향정신성의약품 엑스터시는 1914년 메틸렌디옥시 메스암페타민(MDMA)이라는 명칭의 식욕감퇴제로 처음 개발됐다. 이 약을 복용하고 20분∼1시간 정도 지나면 입이 마르고 동공이 확대되면서 극적인 흥분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보통 4∼6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파티용 알약, 엑스터시=엑스터시는 복용 후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면서 환각상태에 빠진다고 해 ‘도리도리’로 더 잘 알려진 마약이다. 또 각성 효과로 인해 밤새 춤출 수 있어 환각파티에 많이 이용되면서 파티용 알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마약은 국내에서 80년 초에 일반인에게 알려지면서 클럽이나 파티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기 시작했지만 99년 이후 급속히 확산, 신종 마약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형태는 보통 정제형이고 그 모양은 가지각색이다. 약리작용으로는 식욕상실·혼수·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며, 과다 사용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엑스터시는 환각효과가 다른 마약에 비해 4배에 달하고 값이 싸며 구하기 쉬워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알약이기 때문에 다른 마약에 비해 크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도 엑스터시의 사용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
◇위험성=엑스터시는 히로뽕이나 코카인에 비해 중독성이 가볍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엑스터시의 주성분은 환각을 유발하는 암페타민 성분이 들어있어 복용하면 이상심박동을 일으키고 감각을 무디게 한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엑스터시는 장기간의 학습 및 기억문제를 일으키는 등 뇌 발달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보고에 따르면 쥐 실험결과 엑스터시를 임신중에 복용하면 아이가 자라서 학습 및 기억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외에도 정신적인 부작용은 정신 착란,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편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체적인 부작용으로는 심장 박동수의 증가, 고혈압, 떨림, 메스꺼움, 눈흐림, 빠른 눈깜박임, 식은 땀,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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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2-28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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