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씨는 정말 노래방을 좋아했다. 그럴만도 했다. 그녀는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 살면서 빅마마의 노래를 이토록 잘 부르는 여자는 처음봤다. 단순히 음을 높게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부르는 노래 하나하나의 감정을 정말 잘 살려서 부르는 것이 가수라해도 손색이 없었다. 거기다 신나는 댄스 음악을 부를 때는 스스로 일어나 춤추며 부르는 쇼맨십까지 갖췄다. 만약 지현씨가 남자였다면, 난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영업부로 스카웃해 왔을 것이다. 그만큼 지현씨는 노래방에서 놀 줄 아는 여자였다.
그런 지현씨의 분위기에 휩쓸려 은미씨도 신이나서 노래를 부르고 뛰어놀며 춤을 췄다. 나도 그간 영업 때 룸에서 아가씨랑 앉아 놀지 못하는 대신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우던 실력을 한껏 발휘했다.
우리 세 사람이 그렇게 뛰어노니 두 시간이란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다시 두 시간을 충전하고 몇 차례 술이 리필되고, 우리는 셋 모두 땀에 흠뻑 쩔어버렸다.
"휴우~ 우리 이젠 좀 조용한 노래만 불러요."
"그래, 그래. 이젠 뛰어놀기도 지친다... 휴우..."
마지막으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까지 부르고 나서야 두 여인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자리에 앉아 맥주로 목을 축였다.
-쳇! 이제야 좀 재미있는 노래가 나오는가 했는데...
내 머릿속의 지니는 소원을 말해봐가 마음에 들었는지 따라서 흥얼거리며 툴툴거렸다. 하긴... 자기가 주인공이라서 그런가? 큭큭큭.
-시끄러워. 내 이야기는 몇 천 년 전 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여러가지로 변형되어 나오고 있다고. 이깟 노래 하나에 신날 내가 아니라고.
큭큭큭. 네 녀석도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겠군.
"지현씨 노래 정말 잘 하는데? 다시 봤어. 목 안 아파?"
내 칭찬에 지현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중고등학교 때 내내 합창부였거든요. 그래서 노래는 자신있어요. 어차피 셋이서 계속 돌아가면서 부른건데... 목도 괜찮아요."
"팀장님도 노래 잘 부르시던데요?"
"하하... 나야 뭐... 영업부니까 분위기 맞추느라 노래부르다 어떻게 는 거지. 그래도 지현씨는 정말 노래 잘 하던데? 그냥 소리가 좋은게 아니라 노래의 감정을 정말 잘 살리더라고."
"헤헷, 제가 다른 사람 감정에 잘 이입되거든요. 친구들이랑 같이 있을 때도 금세 친구들 분위기에 휩쓸려버려요. 그래서 친구들이 자기들 기분 안 좋을 땐 저 안 불러요. 괜히 불렀다간 나중에 자기들이 오히려 저 위로해야 된다고요."
"하하하, 그래? 그러다 성난 고객들 상대할 땐 같이 화내는거 아냐?"
"호호호, 저 이래뵈도 프로랍니다. 일과 사생활은 구분할 줄 알아요."
지현씨가 내 농담에 웃으면서 능숙하게 대처해 낸다. 지현씨는 아담하고 날씬한 체구처럼 요리조리 대화를 재미있게 잘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었다. 확실히 그저 고객상담실에 두기엔 아까운 능력이었다.
-어이! 지금 네 놈 영업부 직원 면접이 아니잖아. 어떻게 저 여자를 따먹을 지에 대해서나 집중하라고!
......
지니 녀석 말이 맞다. 어쩌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본래 이 모임의 의미는 잊고 노래만 즐기고 있었다.
"치이, 뭐예요? 두 사람만 재미있다는 듯이... 팀장님은 지현이 칭찬만 하고..."
은미씨가 심술이 난 듯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큭큭큭, 그래 알았다. 은미씨 네가 좀 희생해라. 오늘의 대업을 위해서!
"아, 은미씨 삐졌어? 미안, 미안... 은미씨도 춤 진짜 잘 추더라. 노래도 잘 불렀고."
"됐어요, 이제와서 그래봤자 늦었네요, 흥!"
이년이...! 어디다대고 감히 콧방귀질을!
난 순간적으로 은미씨에게 욱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고 그녀에게 웃어보이기만 했다. 그런 나와 은미씨의 모습을 보는 지현씨의 눈빛은 우리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듯 웃고 있었다.
"언니, 언니. 그러지말고 팀장님이랑 같이 춤이라도 춰. 내가 노래 불러 줄게."
지현씨는 마치 싸운 연인들을 화해시키러 나선 사람처럼 우리 둘을 빈 공간으로 밀어냈다. 그리고는 분위기 있는 팝송을 선곡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의자에서 밀려나 마주보고 서게된 나와 은미씨는 난처하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젠장!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니었는데... 대충 은미씨를 달래서 노랠 부르게하고, 지현씨와 부르스를 추면서 서서히 애무하는 것이 내 계획이었는데... 일이 꼬이고 있다.
"뭐해요! 빨리!"
간주가 나가는 사이, 지현씨는 나와 은미씨를 재촉하다 아예 자신이 나서서 내 손을 잡아 은미씨의 허리를 잡게 했다. 우리 두 사람을 붙이기 위해 다가온 지현씨의 뺨은 그동안 매신 맥주 때문인지, 아니면 계속 춤을 춘 덕분인지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결국 나는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은미씨의 허리를 붙잡고 내 쪽으로 당겨 밀착시켰다. 은미씨도 처음엔 지현씨 앞이라 쭈뼛대다 내 손이 그녀의 양 허리를 감싸자 그녀도 내 목에 팔을 두르고는 내게 안겨왔다. 지현씨는 그런 나와 은미씨를 흐믓한 눈길로 바라보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들어 본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였다.
지현씨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와 은미씨를 감싸고 돌았다. 은미씨는 노래의 분위기에 취했는지, 아니면 정말 내가 자신의 연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내 목을 더욱 꼭 끌어 안았다. 우리 두 사람은 그렇게 꼭 끌어 안고 빙글빙글 노래방 안을 돌았다.
그러다가 내가 지현씨를 등져 지현씨가 내 손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내 손을 내려 은미씨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은미씨가 흠칫하는 것이 느껴졌다.
"팀장님... 지현이 있잖아요...!"
은미씨가 놀라 내게 속삭였다.
"괜찮아, 등지고 있어서 안 보여."
"안 돼요."
"괜찮다니까. 잠깐 만지는 것 뿐인데 뭐."
"그래도..."
은미씨는 말은 날 타박하면서도 내 목에 두른 손은 그대로 움직일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몸 속 깊은 곳에서 내 손길은 거부치 말라고 하고 있겠지.
난 은미씨의 탄력넘치고 탄탄한 엉덩이를 치마 너머로 마구 주물렀다. 여름 정장 치마의 얇은 재질 너머로 그녀의 맨살의 느낌이 느껴졌다. 내 콧가엔 그녀의 화장품과 향수, 그리고 땀 냄새가 섞여 내 자지를 자극하고 있었다.
-화장품 섞인 여자의 땀냄새... 클클클, 자지를 발딱 세우게 하는 특효약이지.
지니 녀석이 내가 어디서 흥분하고 있는지 알겠다는 듯이 내게 속삭였다. 이녀석은 꼭 이렇게 날 놀려야만 하는건지...
-클클클, 기왕 머릿속에 자리잡았으니 이렇게 놀아야 재밌는거 아니겠어? 크크크.
그래, 어디 지니 녀석이 이렇게 구는 것이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난 지니의 말은 신경쓰지 않으면서 은미씨의 엉덩이만 계속 주물렀다. 한 손으론 그녀의 엉덩이를 주므르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은미씨는 척추와 엉덩이 뼈가 만나는 곳 근처 쪽에도 약한 성감대가 있었다. 그녀의 척추뼈 부근을 손가락 끝으로 살살 긁어주자 그녀가 내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더욱 몸을 밀착해 왔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내 몸에 짖눌리는 감촉이 좋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을 이동해 그녀의 엉덩이 골을 따라 내려갔다. 치마 위로 그녀의 엉덩이 골을 따라 중지로 비벼주었다.
"흐음... 팀장님 심술쟁이..."
은미씨는 내 손길에 조금씩 흥분되어 오는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내 귀에 속삭였다. 이런 색녀가 그동안 도대체 어떻게 회사에선 그렇게 도도한 척 굴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난 그녀의 목소리에 힘입어 치맛자락을 잡고 조금식 위로 끌어 당겼다. 지현씨가 부르는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는 끝났지만, 다른 노래가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아마 지현씨가 노래를 연속 예약한 모양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연인들을 위한 사랑의 노래같은 팝송이 지현씨의 고운 목소리를 통해 노래방 안을 가득 메웠다.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지현씨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그 목소리 때문일까, 난 현실감각도 잊어버린 채 은미씨의 치마 뒷단을 끌어올려 은미씨의 엉덩이를 반 정도 밖으로 드러냈다.
은미씨의 엉덩이는 땀으로 젖어 촉촉했다. 난 손을 늘어뜨려 그녀의 맨살을 직접 만졌다. 그녀의 엉덩이 골 사이는 땀이 아닌 다른 액체도 느껴졌다. 확실히 은미씨는 느끼고 있었다. 회사 동생이 볼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엉덩이를 드러내곤 보지 부근을 적시고 있다니! 내 커진 자지가 은미씨의 몸을 쿡쿡 찔러댈 정도로 커졌다.
난 이렇게 음란한 은미씨를 제일 먼저 맛보길 잘 했단 생각으로 미소지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내 시야에 불투명지가 바깥쪽에서 발린 노래방 입구의 창문이 보였다. 그리고...
-아, 누가 지금까지 다 본 모양인데... 큭큭큭...
지니 녀석의 또 다시 시작된 이죽거림...
노래방의 입구창엔 우릴 바라보는 지현씨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난 지금까지 지현씨가 당연히 노래방 기기 화면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현씨는 우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노래방 입구창에 비친 나와 은미씨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지현씨는 은미씨의 엉덩이가 드러나고, 내 손이 그녀의 엉덩이 사이를 쓰다듬고 있는 것 까지 다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현씨의 태도가 좀 이상했다. 보통은 그런 모습을 보면 놀라 시선을 거두거나 꺅 소리를 지를법도 한데, 그녀는 그러는 대신 창을 통해 우리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창에 비친 모습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그녀의 표정은 열락에 상기된 것 처럼 보였다. 그러고보니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에도 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가 있다. 그냥 노래 기교로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문득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지현씨의 말.
"헤헷, 제가 다른 사람 감정에 잘 이입되거든요. 친구들이랑 같이 있을 때도 금세 친구들 분위기에 휩쓸려버려요."
설마... 지현씨는 지금 은미씨의 흥분에 이입된 건가?!?!
지니! 지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뭐야? 이젠 내가 무슨 심리학자라도 되는 줄 아나? 아니면, 내가 저 여자 심리 상태를 읽는게 네 세번째 소원인가?
지니 녀석은 관심없다는 듯이 또다시 성질이다. 젠장...
내가 지금 지현씨의 심리가 무엇인지 추측하는 사이, 노래가 끝나고 말았다. 마지막 반주가 끝나고, 점수를 알려주는 예의 그 팡파레가 울려 퍼질 때, 나와 은미씨도 떨어져 서로의 자리에 앉았다. 지현씨도 아무말 없이 마이크를 내려놓고 은미씨가 앉을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색한 침묵이 우리 세 사람을 감싸고 있었다.
"나 잠깐 화장실 좀..."
자리에 앉았던 은미씨가 핸드백을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은미씨는 화장실에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을 해결하러 가는 것이겠지.
은미씨가 나가고 나자, 남겨진 나와 지현씨는 어색하게 서로의 눈을 피하며 맥주만 홀짝였다.
위이잉.
어색한 침묵 속에서 내 휴대폰이 몸을 떨어댔다.
========
팀장님 나빠요>.<
이제 못 참겠어요
지현이 보내고 우
리 빨리 둘만 있
어요..
=========
은미씨의 문자다.
"누구한테 온 거예요?"
지현씨가 어색한 침묵을 깰 기회라는 듯 내 문자에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난 금세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웃음을 보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우리 과장님이네. 내일 아침 회의 준비하라고."
그렇게 대충 둘러댄 나는 재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아까 지현씨의 시선과 목소리의 떨림, 그리고 지금 이 침묵이 정확히 그녀의 가슴 속에서 어떤 현상 대문에 벌어진 것인지 정확히 알 길은 없었지만, 난 한번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
이대로 은미씨는
집에 가. 안그러
면 앞으론 섹스
안 해줄거야.
===========
조금 유치한 듯한 엄포였지만, 지금의 은미씨에겐 가장 잘 먹힐 협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 문자를 보내자마자 곧장 은미씨의 답장이 날아왔다.
===========
ㅠㅠ팀장님 미워
대신 나중에 많
이많이 해주세요
♡♡♡♡♡♡♡
===========
은미씨의 답장에 난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았다. 이 아가씨... 이젠 완전 내 손아귀, 아니 자지에 휘둘리고 있구나.
"아... 이번엔 은미씨한테서 온거네."
난 시치미를 뚝 떼고 마치 은미씨에게서 처음 문자가 온 것인양 굴었다.
"왜요? 은미 언니가 뭐래요?"
"좀 피곤해서 먼저 간다네. 우리 둘이서 재미있게 놀라고 하네."
"아... 그럼 우리도 그냥..."
"어때, 술도 아직 남았고, 노래방 시간도 30분 쯤 남았으니까 우린 좀 더 있다가 가자."
내가 지현씨의 말을 끊어먹으며 먼저 말했다. 그녀는 우리도 돌아가자고 말할 타이밍을 순간 놓쳐버렸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다시 노래 실력에 대한 칭찬을 퍼부으며 그녀가 가자고 말 할 타이밍을 완전 없애버렸다.
"아까 지현씨 팝송 부를 때 말야. 오늘 부른 노래들 중에서 최고였어. 난 정말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까지 받았다니까. 진짜 머라이어 캐리가 우리 노래방에 온 줄 알았어."
"팀장님도 참..."
일어나자고 말할 타이밍을 잃어버린 지현씨는 그저 내 칭찬에 웃으며 동조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표정에서 난 확실히 흥분 뒤에 오는 홍조를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에 뜬 그 붉은 홍조는 술이나 춤 때문이 아니라, 남자의 몸이 여자의 몸을 더듬어 흥분시킬 때 피어나는 그 홍조가 분명했다.
지현씨는 아까 창 너머로 내가 은미씨를 애무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한 것이다. 아마 그녀에게 그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의 성애를 훔쳐본 것 이상의 자극이었을 것이다. 그녀 말대로라면, 그녀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잘 이입되는 체질이었고, 그렇다면 아마 지현씨는 나와 은미씨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은미씨와 동일시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창의력을 발휘해 모험을 할 차례였다.
=========================================
연재가 많이 늦었습니다.
저도 생업이 있다보니 짬짬이 시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글 한 편을 쓰기 위해서는 적게 잡아도 3시간 정도가 필요합니다.
추천과 덧글 부탁드립니다.
덧. 전 메저키스트아닙니다. -.-; 다만 무플보단 악플, 악플보단 선플이 좋을 뿐...
그런 지현씨의 분위기에 휩쓸려 은미씨도 신이나서 노래를 부르고 뛰어놀며 춤을 췄다. 나도 그간 영업 때 룸에서 아가씨랑 앉아 놀지 못하는 대신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우던 실력을 한껏 발휘했다.
우리 세 사람이 그렇게 뛰어노니 두 시간이란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다시 두 시간을 충전하고 몇 차례 술이 리필되고, 우리는 셋 모두 땀에 흠뻑 쩔어버렸다.
"휴우~ 우리 이젠 좀 조용한 노래만 불러요."
"그래, 그래. 이젠 뛰어놀기도 지친다... 휴우..."
마지막으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까지 부르고 나서야 두 여인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자리에 앉아 맥주로 목을 축였다.
-쳇! 이제야 좀 재미있는 노래가 나오는가 했는데...
내 머릿속의 지니는 소원을 말해봐가 마음에 들었는지 따라서 흥얼거리며 툴툴거렸다. 하긴... 자기가 주인공이라서 그런가? 큭큭큭.
-시끄러워. 내 이야기는 몇 천 년 전 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여러가지로 변형되어 나오고 있다고. 이깟 노래 하나에 신날 내가 아니라고.
큭큭큭. 네 녀석도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겠군.
"지현씨 노래 정말 잘 하는데? 다시 봤어. 목 안 아파?"
내 칭찬에 지현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중고등학교 때 내내 합창부였거든요. 그래서 노래는 자신있어요. 어차피 셋이서 계속 돌아가면서 부른건데... 목도 괜찮아요."
"팀장님도 노래 잘 부르시던데요?"
"하하... 나야 뭐... 영업부니까 분위기 맞추느라 노래부르다 어떻게 는 거지. 그래도 지현씨는 정말 노래 잘 하던데? 그냥 소리가 좋은게 아니라 노래의 감정을 정말 잘 살리더라고."
"헤헷, 제가 다른 사람 감정에 잘 이입되거든요. 친구들이랑 같이 있을 때도 금세 친구들 분위기에 휩쓸려버려요. 그래서 친구들이 자기들 기분 안 좋을 땐 저 안 불러요. 괜히 불렀다간 나중에 자기들이 오히려 저 위로해야 된다고요."
"하하하, 그래? 그러다 성난 고객들 상대할 땐 같이 화내는거 아냐?"
"호호호, 저 이래뵈도 프로랍니다. 일과 사생활은 구분할 줄 알아요."
지현씨가 내 농담에 웃으면서 능숙하게 대처해 낸다. 지현씨는 아담하고 날씬한 체구처럼 요리조리 대화를 재미있게 잘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었다. 확실히 그저 고객상담실에 두기엔 아까운 능력이었다.
-어이! 지금 네 놈 영업부 직원 면접이 아니잖아. 어떻게 저 여자를 따먹을 지에 대해서나 집중하라고!
......
지니 녀석 말이 맞다. 어쩌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본래 이 모임의 의미는 잊고 노래만 즐기고 있었다.
"치이, 뭐예요? 두 사람만 재미있다는 듯이... 팀장님은 지현이 칭찬만 하고..."
은미씨가 심술이 난 듯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큭큭큭, 그래 알았다. 은미씨 네가 좀 희생해라. 오늘의 대업을 위해서!
"아, 은미씨 삐졌어? 미안, 미안... 은미씨도 춤 진짜 잘 추더라. 노래도 잘 불렀고."
"됐어요, 이제와서 그래봤자 늦었네요, 흥!"
이년이...! 어디다대고 감히 콧방귀질을!
난 순간적으로 은미씨에게 욱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고 그녀에게 웃어보이기만 했다. 그런 나와 은미씨의 모습을 보는 지현씨의 눈빛은 우리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듯 웃고 있었다.
"언니, 언니. 그러지말고 팀장님이랑 같이 춤이라도 춰. 내가 노래 불러 줄게."
지현씨는 마치 싸운 연인들을 화해시키러 나선 사람처럼 우리 둘을 빈 공간으로 밀어냈다. 그리고는 분위기 있는 팝송을 선곡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의자에서 밀려나 마주보고 서게된 나와 은미씨는 난처하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젠장!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니었는데... 대충 은미씨를 달래서 노랠 부르게하고, 지현씨와 부르스를 추면서 서서히 애무하는 것이 내 계획이었는데... 일이 꼬이고 있다.
"뭐해요! 빨리!"
간주가 나가는 사이, 지현씨는 나와 은미씨를 재촉하다 아예 자신이 나서서 내 손을 잡아 은미씨의 허리를 잡게 했다. 우리 두 사람을 붙이기 위해 다가온 지현씨의 뺨은 그동안 매신 맥주 때문인지, 아니면 계속 춤을 춘 덕분인지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결국 나는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은미씨의 허리를 붙잡고 내 쪽으로 당겨 밀착시켰다. 은미씨도 처음엔 지현씨 앞이라 쭈뼛대다 내 손이 그녀의 양 허리를 감싸자 그녀도 내 목에 팔을 두르고는 내게 안겨왔다. 지현씨는 그런 나와 은미씨를 흐믓한 눈길로 바라보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들어 본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였다.
지현씨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와 은미씨를 감싸고 돌았다. 은미씨는 노래의 분위기에 취했는지, 아니면 정말 내가 자신의 연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내 목을 더욱 꼭 끌어 안았다. 우리 두 사람은 그렇게 꼭 끌어 안고 빙글빙글 노래방 안을 돌았다.
그러다가 내가 지현씨를 등져 지현씨가 내 손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내 손을 내려 은미씨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은미씨가 흠칫하는 것이 느껴졌다.
"팀장님... 지현이 있잖아요...!"
은미씨가 놀라 내게 속삭였다.
"괜찮아, 등지고 있어서 안 보여."
"안 돼요."
"괜찮다니까. 잠깐 만지는 것 뿐인데 뭐."
"그래도..."
은미씨는 말은 날 타박하면서도 내 목에 두른 손은 그대로 움직일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몸 속 깊은 곳에서 내 손길은 거부치 말라고 하고 있겠지.
난 은미씨의 탄력넘치고 탄탄한 엉덩이를 치마 너머로 마구 주물렀다. 여름 정장 치마의 얇은 재질 너머로 그녀의 맨살의 느낌이 느껴졌다. 내 콧가엔 그녀의 화장품과 향수, 그리고 땀 냄새가 섞여 내 자지를 자극하고 있었다.
-화장품 섞인 여자의 땀냄새... 클클클, 자지를 발딱 세우게 하는 특효약이지.
지니 녀석이 내가 어디서 흥분하고 있는지 알겠다는 듯이 내게 속삭였다. 이녀석은 꼭 이렇게 날 놀려야만 하는건지...
-클클클, 기왕 머릿속에 자리잡았으니 이렇게 놀아야 재밌는거 아니겠어? 크크크.
그래, 어디 지니 녀석이 이렇게 구는 것이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난 지니의 말은 신경쓰지 않으면서 은미씨의 엉덩이만 계속 주물렀다. 한 손으론 그녀의 엉덩이를 주므르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은미씨는 척추와 엉덩이 뼈가 만나는 곳 근처 쪽에도 약한 성감대가 있었다. 그녀의 척추뼈 부근을 손가락 끝으로 살살 긁어주자 그녀가 내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더욱 몸을 밀착해 왔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내 몸에 짖눌리는 감촉이 좋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을 이동해 그녀의 엉덩이 골을 따라 내려갔다. 치마 위로 그녀의 엉덩이 골을 따라 중지로 비벼주었다.
"흐음... 팀장님 심술쟁이..."
은미씨는 내 손길에 조금씩 흥분되어 오는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내 귀에 속삭였다. 이런 색녀가 그동안 도대체 어떻게 회사에선 그렇게 도도한 척 굴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난 그녀의 목소리에 힘입어 치맛자락을 잡고 조금식 위로 끌어 당겼다. 지현씨가 부르는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는 끝났지만, 다른 노래가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아마 지현씨가 노래를 연속 예약한 모양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연인들을 위한 사랑의 노래같은 팝송이 지현씨의 고운 목소리를 통해 노래방 안을 가득 메웠다.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 지현씨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그 목소리 때문일까, 난 현실감각도 잊어버린 채 은미씨의 치마 뒷단을 끌어올려 은미씨의 엉덩이를 반 정도 밖으로 드러냈다.
은미씨의 엉덩이는 땀으로 젖어 촉촉했다. 난 손을 늘어뜨려 그녀의 맨살을 직접 만졌다. 그녀의 엉덩이 골 사이는 땀이 아닌 다른 액체도 느껴졌다. 확실히 은미씨는 느끼고 있었다. 회사 동생이 볼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엉덩이를 드러내곤 보지 부근을 적시고 있다니! 내 커진 자지가 은미씨의 몸을 쿡쿡 찔러댈 정도로 커졌다.
난 이렇게 음란한 은미씨를 제일 먼저 맛보길 잘 했단 생각으로 미소지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내 시야에 불투명지가 바깥쪽에서 발린 노래방 입구의 창문이 보였다. 그리고...
-아, 누가 지금까지 다 본 모양인데... 큭큭큭...
지니 녀석의 또 다시 시작된 이죽거림...
노래방의 입구창엔 우릴 바라보는 지현씨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난 지금까지 지현씨가 당연히 노래방 기기 화면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현씨는 우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노래방 입구창에 비친 나와 은미씨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 지현씨는 은미씨의 엉덩이가 드러나고, 내 손이 그녀의 엉덩이 사이를 쓰다듬고 있는 것 까지 다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지현씨의 태도가 좀 이상했다. 보통은 그런 모습을 보면 놀라 시선을 거두거나 꺅 소리를 지를법도 한데, 그녀는 그러는 대신 창을 통해 우리 모습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창에 비친 모습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그녀의 표정은 열락에 상기된 것 처럼 보였다. 그러고보니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에도 바이브레이션이 들어가 있다. 그냥 노래 기교로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문득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지현씨의 말.
"헤헷, 제가 다른 사람 감정에 잘 이입되거든요. 친구들이랑 같이 있을 때도 금세 친구들 분위기에 휩쓸려버려요."
설마... 지현씨는 지금 은미씨의 흥분에 이입된 건가?!?!
지니! 지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뭐야? 이젠 내가 무슨 심리학자라도 되는 줄 아나? 아니면, 내가 저 여자 심리 상태를 읽는게 네 세번째 소원인가?
지니 녀석은 관심없다는 듯이 또다시 성질이다. 젠장...
내가 지금 지현씨의 심리가 무엇인지 추측하는 사이, 노래가 끝나고 말았다. 마지막 반주가 끝나고, 점수를 알려주는 예의 그 팡파레가 울려 퍼질 때, 나와 은미씨도 떨어져 서로의 자리에 앉았다. 지현씨도 아무말 없이 마이크를 내려놓고 은미씨가 앉을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색한 침묵이 우리 세 사람을 감싸고 있었다.
"나 잠깐 화장실 좀..."
자리에 앉았던 은미씨가 핸드백을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은미씨는 화장실에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을 해결하러 가는 것이겠지.
은미씨가 나가고 나자, 남겨진 나와 지현씨는 어색하게 서로의 눈을 피하며 맥주만 홀짝였다.
위이잉.
어색한 침묵 속에서 내 휴대폰이 몸을 떨어댔다.
========
팀장님 나빠요>.<
이제 못 참겠어요
지현이 보내고 우
리 빨리 둘만 있
어요..
=========
은미씨의 문자다.
"누구한테 온 거예요?"
지현씨가 어색한 침묵을 깰 기회라는 듯 내 문자에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난 금세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웃음을 보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우리 과장님이네. 내일 아침 회의 준비하라고."
그렇게 대충 둘러댄 나는 재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아까 지현씨의 시선과 목소리의 떨림, 그리고 지금 이 침묵이 정확히 그녀의 가슴 속에서 어떤 현상 대문에 벌어진 것인지 정확히 알 길은 없었지만, 난 한번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
이대로 은미씨는
집에 가. 안그러
면 앞으론 섹스
안 해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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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유치한 듯한 엄포였지만, 지금의 은미씨에겐 가장 잘 먹힐 협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 문자를 보내자마자 곧장 은미씨의 답장이 날아왔다.
===========
ㅠㅠ팀장님 미워
대신 나중에 많
이많이 해주세요
♡♡♡♡♡♡♡
===========
은미씨의 답장에 난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았다. 이 아가씨... 이젠 완전 내 손아귀, 아니 자지에 휘둘리고 있구나.
"아... 이번엔 은미씨한테서 온거네."
난 시치미를 뚝 떼고 마치 은미씨에게서 처음 문자가 온 것인양 굴었다.
"왜요? 은미 언니가 뭐래요?"
"좀 피곤해서 먼저 간다네. 우리 둘이서 재미있게 놀라고 하네."
"아... 그럼 우리도 그냥..."
"어때, 술도 아직 남았고, 노래방 시간도 30분 쯤 남았으니까 우린 좀 더 있다가 가자."
내가 지현씨의 말을 끊어먹으며 먼저 말했다. 그녀는 우리도 돌아가자고 말할 타이밍을 순간 놓쳐버렸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다시 노래 실력에 대한 칭찬을 퍼부으며 그녀가 가자고 말 할 타이밍을 완전 없애버렸다.
"아까 지현씨 팝송 부를 때 말야. 오늘 부른 노래들 중에서 최고였어. 난 정말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까지 받았다니까. 진짜 머라이어 캐리가 우리 노래방에 온 줄 알았어."
"팀장님도 참..."
일어나자고 말할 타이밍을 잃어버린 지현씨는 그저 내 칭찬에 웃으며 동조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표정에서 난 확실히 흥분 뒤에 오는 홍조를 눈치챌 수 있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에 뜬 그 붉은 홍조는 술이나 춤 때문이 아니라, 남자의 몸이 여자의 몸을 더듬어 흥분시킬 때 피어나는 그 홍조가 분명했다.
지현씨는 아까 창 너머로 내가 은미씨를 애무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한 것이다. 아마 그녀에게 그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의 성애를 훔쳐본 것 이상의 자극이었을 것이다. 그녀 말대로라면, 그녀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잘 이입되는 체질이었고, 그렇다면 아마 지현씨는 나와 은미씨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은미씨와 동일시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창의력을 발휘해 모험을 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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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가 많이 늦었습니다.
저도 생업이 있다보니 짬짬이 시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글 한 편을 쓰기 위해서는 적게 잡아도 3시간 정도가 필요합니다.
추천과 덧글 부탁드립니다.
덧. 전 메저키스트아닙니다. -.-; 다만 무플보단 악플, 악플보단 선플이 좋을 뿐...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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