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날이 많이 서늘해졌죠?"
성욱은 뒷자리에 타는 손님에게 활기찬 목소리로 물었다.
한 아가씨가 뒷자리에 앉으며 대답한다.
"네, TV에서 가을이라더니 확실이 느껴지네요."
"이번 여름은 참 더운 줄 모르고 갔어요. 그죠?"
성욱은 특유의 빅스마일로 손님께 말한다.
현재...
성욱은 택시를 운전하고 있다.
지난 겨울... 처음 전역을 하겠다고 했을 때 전후사정을 모르는 많은 지인들은 극구 만류를 했었다.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시점에 아무런 대책 없이 이렇게 덜컥 그만 두면 뭐 먹고 살거냐.
그동안 모아 둔 돈이 있느냐.
혹시 로또라도 된 거 아니냐. 등등...
성욱은 그런 주위의 걱정이나 비웃음에 묵묵무답으로 일관하며 일사천리로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켜 갔다.
자신의 처남이자 친동생과도 같은 동진의 도움과 그 간 모아둔 돈으로 세 식구는 먼저 전셋집을 구했다.
성욱은 이내 택시회사에 취직했고 오늘처럼 택시를 운전하게 된 것이다.
한편 유진은 초등학교의 조리사로 근무 중이다.
남편의 결심 후 학원에 다녀 딴 한식 조리사 자격증으로 그녀도 남편과 비슷한 시기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 후배의 권유와 도움으로 잡지기사 교정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삼십대의 두 부부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쪼들리는 것은 면할 정도의 수입을 올리며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은, 단란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하루, 하루 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당신, 지금 어디야?"
성욱은 막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아내, 유진의 전화를 받았다.
"응, 거의 다 왔어. 조금만 기다려."
유진은 빡빡한 생활 가운데서도 틈을 내 드라마 시나리오를 썼다.
MBC "베스트 극장"의 시나리오를 모집한다는 방송을 보고 유진은 - 실로 오랜만에 -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아무런 기대나 부담 없이 써 본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진지해졌다.
오래도록 그녀의 내면에서 쌓여가던 쓸거리들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유진은 몇 달에 걸쳐 완성한 시나리오를 남편에게 건냈다.
"제목이 "늪"이야. 어떤지 한 번 읽어봐."
시나리오를 읽은 남편은 유진에게 호들갑을 떤다.
"내가 남편이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이건 몬테카를로 대상 감이야!"
그 말이 거짓이든, 진담이든 유진은 자신감을 얻었다.
정말로 MBC에 응모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잠시 막간을 이용해 둘은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체국에서 만나기로 했다.
봉투에 담겨진 시나리오를 보고 유진이 말했다.
"이거 정말 입선이라도 할 수 있을까?"
성욱은 유진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용기를 북돋운다.
"걱정마. 모두들 깜짝 놀랄 거야."
유진은 자신의 글뭉치를 건넸다.
"얼마죠?"
우체국 직원이 짧게 1850원이라고 대답한다.
요금을 지불하고 성욱과 함께 나오며 유진은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되든, 안 되든 어쨌든 굉장히 홀가분하다. 그동안 짓누르던 것을 벗어버린 기분이야."
성욱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제 작가가 되는 일만 남으셨네요. 최작가님."
유진은 그 말에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대답한다.
"이왕이면 흥행작가, 최유진이라고 불러줘요."
우체국의 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유진은 성욱의 손을 잡았다.
둘은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손을 잡고 가로수 밑을 잠시 걸었다.
유진의 분홍빛 뺨에 가을 바람이 스치운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잘 견디어내고 이제 가을을 맞이하게 된 유진과 성욱.
몸은 둘이지만 하나의 인생으로 기꺼이 살고 있는 이들 부부의 맞잡은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끝
--------------------------------------------------------------------------
군대가기 직전이었나...
당시 소라가이드란 야설 전문 사이트를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야설이란 걸 무척 저급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너무나 현실과 괴리 되어있고, 무엇보다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추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은 한 작품으로 깨지게 되었는데, 그 작품은 "시간바퀴"님의 "모자들의 교향곡"이라는 소설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그렇게 자극을 느꼈던 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신림동의 한 PC방이었는데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누가 볼까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읽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그 작품도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뭐랄까.
현실적이고자 하는 소설이라는 문학 특유의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제가 "시간바퀴"님의 글을 읽었을 때처럼, 누군가도 제 글을 읽고 "야설도 이럴 수 있네" 하는 신선함을 느끼길 기대 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참 많이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추해지지 않고, 보다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등장인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이제껏 올렸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솔직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인정합니다.
전개상의 비약이나 어설픈 서술, 등장인물들의 평면적 성격 등등... 결점들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따끔한 지적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식이냐...
이런 방식으로 야설을 쓰고 싶으냐는 식의...
저도 쓰다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내 수준이 딱 이 정도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읽어주시고, 과분한 칭찬 해주신 거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글을 올리게 된다면 그 땐 조금 더 나은 "야한 소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미숙한 글에 많은 리플들이 달리는 걸 본다는 것, 그렇게 관심을 얻는다는 것, 정말 재밌고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악플이든 격려리플이든 제 글에 관심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말없이 기다렸다가 봐 주신 분들.
모두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빌게요.
그럼.
성욱은 뒷자리에 타는 손님에게 활기찬 목소리로 물었다.
한 아가씨가 뒷자리에 앉으며 대답한다.
"네, TV에서 가을이라더니 확실이 느껴지네요."
"이번 여름은 참 더운 줄 모르고 갔어요. 그죠?"
성욱은 특유의 빅스마일로 손님께 말한다.
현재...
성욱은 택시를 운전하고 있다.
지난 겨울... 처음 전역을 하겠다고 했을 때 전후사정을 모르는 많은 지인들은 극구 만류를 했었다.
한창 돈이 많이 들어갈 시점에 아무런 대책 없이 이렇게 덜컥 그만 두면 뭐 먹고 살거냐.
그동안 모아 둔 돈이 있느냐.
혹시 로또라도 된 거 아니냐. 등등...
성욱은 그런 주위의 걱정이나 비웃음에 묵묵무답으로 일관하며 일사천리로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켜 갔다.
자신의 처남이자 친동생과도 같은 동진의 도움과 그 간 모아둔 돈으로 세 식구는 먼저 전셋집을 구했다.
성욱은 이내 택시회사에 취직했고 오늘처럼 택시를 운전하게 된 것이다.
한편 유진은 초등학교의 조리사로 근무 중이다.
남편의 결심 후 학원에 다녀 딴 한식 조리사 자격증으로 그녀도 남편과 비슷한 시기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 후배의 권유와 도움으로 잡지기사 교정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삼십대의 두 부부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쪼들리는 것은 면할 정도의 수입을 올리며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은, 단란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하루, 하루 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당신, 지금 어디야?"
성욱은 막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아내, 유진의 전화를 받았다.
"응, 거의 다 왔어. 조금만 기다려."
유진은 빡빡한 생활 가운데서도 틈을 내 드라마 시나리오를 썼다.
MBC "베스트 극장"의 시나리오를 모집한다는 방송을 보고 유진은 - 실로 오랜만에 -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아무런 기대나 부담 없이 써 본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진지해졌다.
오래도록 그녀의 내면에서 쌓여가던 쓸거리들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유진은 몇 달에 걸쳐 완성한 시나리오를 남편에게 건냈다.
"제목이 "늪"이야. 어떤지 한 번 읽어봐."
시나리오를 읽은 남편은 유진에게 호들갑을 떤다.
"내가 남편이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이건 몬테카를로 대상 감이야!"
그 말이 거짓이든, 진담이든 유진은 자신감을 얻었다.
정말로 MBC에 응모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잠시 막간을 이용해 둘은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체국에서 만나기로 했다.
봉투에 담겨진 시나리오를 보고 유진이 말했다.
"이거 정말 입선이라도 할 수 있을까?"
성욱은 유진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용기를 북돋운다.
"걱정마. 모두들 깜짝 놀랄 거야."
유진은 자신의 글뭉치를 건넸다.
"얼마죠?"
우체국 직원이 짧게 1850원이라고 대답한다.
요금을 지불하고 성욱과 함께 나오며 유진은 크게 한 숨을 내쉬었다.
"되든, 안 되든 어쨌든 굉장히 홀가분하다. 그동안 짓누르던 것을 벗어버린 기분이야."
성욱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제 작가가 되는 일만 남으셨네요. 최작가님."
유진은 그 말에 웃음기 머금은 얼굴로 대답한다.
"이왕이면 흥행작가, 최유진이라고 불러줘요."
우체국의 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유진은 성욱의 손을 잡았다.
둘은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손을 잡고 가로수 밑을 잠시 걸었다.
유진의 분홍빛 뺨에 가을 바람이 스치운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잘 견디어내고 이제 가을을 맞이하게 된 유진과 성욱.
몸은 둘이지만 하나의 인생으로 기꺼이 살고 있는 이들 부부의 맞잡은 손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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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기 직전이었나...
당시 소라가이드란 야설 전문 사이트를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야설이란 걸 무척 저급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너무나 현실과 괴리 되어있고, 무엇보다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추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은 한 작품으로 깨지게 되었는데, 그 작품은 "시간바퀴"님의 "모자들의 교향곡"이라는 소설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그렇게 자극을 느꼈던 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신림동의 한 PC방이었는데 어찌나 가슴이 뛰던지...
누가 볼까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읽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그 작품도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뭐랄까.
현실적이고자 하는 소설이라는 문학 특유의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제가 "시간바퀴"님의 글을 읽었을 때처럼, 누군가도 제 글을 읽고 "야설도 이럴 수 있네" 하는 신선함을 느끼길 기대 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참 많이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추해지지 않고, 보다 현실적이고, 살아있는 등장인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이제껏 올렸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솔직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인정합니다.
전개상의 비약이나 어설픈 서술, 등장인물들의 평면적 성격 등등... 결점들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따끔한 지적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식이냐...
이런 방식으로 야설을 쓰고 싶으냐는 식의...
저도 쓰다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내 수준이 딱 이 정도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읽어주시고, 과분한 칭찬 해주신 거 정말 감사 드립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글을 올리게 된다면 그 땐 조금 더 나은 "야한 소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미숙한 글에 많은 리플들이 달리는 걸 본다는 것, 그렇게 관심을 얻는다는 것, 정말 재밌고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악플이든 격려리플이든 제 글에 관심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말없이 기다렸다가 봐 주신 분들.
모두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빌게요.
그럼.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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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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