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말에 의하면, 북쪽 땅 어딘가에는 찾아온 손님에게 아내와의 잠자리를 제공하는게 풍속인 곳이 있다고한다. 추운 지방에서 살다보니, 난방만큼 중요한게 없어서 생긴 풍속이라나 뭐라나. 하지만, 배우자를 다른이에게 성적으로 제공한다는게 정상 보다는 비정상으로 인식되는게 인류의 대략적인 공통점일것이다.
근데 지금 수지는 엄청난 말을 뱉어냈다.
"너 쟤랑 한 번 해볼래?"라니. 엄청난 혼란이 시작된다. 수지는 나를 도대체 뭘로 생각하는거지? 아니, 내가 지맘대로 하라면 한대? 물론, 상대가 윤신혜라면 뭐 나쁘지는 않은게 아니라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할만한 조건이지만서도, 도대체 최수지와 나 사이는 무슨 관계라는건가?
"너 왜그래? 니 남자친구를..."
"우리 사귀는 거 아니라니까?"
늘 그렇게 말한다. 이 말 들을때면 서운한 마음이 사랑보다 커지는 기분이다. 그럼 난 도대체 뭐야? 그냥 파트너 같은거야? 언제든지 쿨하게 정리해버릴수 있는 그런거냐고?
"너무 좋아서 걱정된다며? 같이 없으면 불안하다며? 너한테 실망할까봐 무섭다며? 너 나한테 울면서 얘기했던거 기억안나?"
응? 그런 얘기를 했었단 말야? 그것도 울면서? 헤헤. 나한테 얘기를 하지 그랬어. 괜히 내가 갑자기 미안해지잖아.
"그래도, 사귀는거 아니라니깐"
"아니기는, 말만 그렇잖아. 그리고 좋아하는 남자를 왜 남하고 연결시킬려고해?"
"니가 남이냐?"
"너하고 재수 관계 생각하면 남이지"
"남 아니야. 너도 내꺼잖아. 히히 일루와봐"
"징그러워. 저리가"
"윤신혜 뭐야, 사랑이 식었어?"
"아! 야, 하지마~"
침대위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거냐, 보고싶다. 자는척 그만하고 일어나서 볼까? 아니지, 그럼 분명히 쳐맞을거야.
"잘 생각해봐"
"뭘 잘생각해? 그런말 하지마"
"쟤가 애는 찐따 같아도, 의외로 감이 좋더라고."
"그리고 너만 좋아하고?"
"쟤가 너 옛날부터 이쁘다고 했어."
"됐거든?"
.
.
.
.
새학기는 시작됐고, 수지와 나는 수업 하나를 같이 받는다. 마음 같아선 계속 같이 받고 싶은데, 전공도 다르고, 수지가 붙어다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하나만 같이 받기로 했다.
강의실에 들어가니 수지가 보인다. 옆자리에 앉는다.
"너 어제 안자고 다 들었지?"
"뭘요?"
"니 얼굴에 써있어. 이번 수업 끝나고 얘기 좀 하자."
.
.
.
수업이 끝나고 수지의 원룸 옥상으로 갔다. 더워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장소는 참 잘 골랐다.
"앉아봐"
시키는대로 평상에 앉는다. 수지는 그대로 서서 말을 꺼낸다.
"너 신혜하고 한번 해볼래?"
"뭘요?"
"죽을래? 알면서 뭘 물어봐?"
"싫어요"
정확히는 싫어요75%에 좋아요25%다. 그래도 일단은 싫은게 먼저다.
"왜?"
"몰라서 물어요? 남자친구한테 그런거 시키는 사람이 어딨어요?"
"너 남자친구 아니거든? 그냥 찐따지."
"내가 다른 사람이랑 그래도 상관없어요?"
"말했잖아. 구속하기 싫다고."
"그럼 내가 여자친구 사귄다고 누나한테 인사시키면 아무렇지도 않을거 같아요?"
"응"
"그럼 진짜 내가 여자친구 인사시키면 어쩔건데요?"
"죽여버릴거야. 둘다"
죽여버린다는 말을 그렇게 웃으면서 하면 얼마나 무서운줄 아시나? 그래도 고마운 말이다. 지금 상황에선.
"근데, 왜 그래요?"
"생각을 해봤는데, 니가 감이 좀 좋아. 배려할줄도 알고."
칭찬이다. 근데, 왜 내 칭찬을 최수지 당신이 얼굴까지 붉혀가면서 하는거지? 응? 내가 그렇게 잘해?
"웃지마, 병신같아. 그리고 그거 너 잘한다는 말 아니거든? 가능성이 있다는거지."
나도 모르게 귀가 입에 걸린 모양이다.
"너 좋으라고 하는 얘기 아니야. 신혜 불감증이야. 그거 나때문인거 같단말야."
"왜요? 누나가 너무 잘해서?"
니자랑이 하고 싶은거냐?
"그래 이새끼야. 농담이 아니고, 걔도 남자 만나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단말야."
"그러다가 신혜 누나가 나 좋아하면 어떡할려고요?"
"뭐?"
수지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화나서 일그러지는게 아니라 가소롭다는듯이 비웃느라고 일그러지는거다 이건. "너따위가?"라는 말이 눈에 써있다.
"니 주제를 좀 알아. 응? 그리고 나는 솔직히, 그렇게라도 해서 걔 좀 잘됐으면 좋겠다."
최수지, 왜 자꾸 날 무시해? 언제는 감이 좋다며?
"진짜 그러다 누나만 외톨이 돼요."
내 도발에 대한 지금 최수지의 표정은 그거다. 얼마든지 던져보라며 호기를 부리는 중학교 4번타자를 마운드에서 바라보는 류현진의 표정 같은거?
"지금 나 무시해요? 나중에 울고불고 매달려도 소용없을텐데?"
"제발좀 그래봐라. 소원이다"
"나한테 여자친구 생기면 죽여버린다면서요."
"괜찮아. 신혜는 다시 뺏으면 돼."
뭐?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뭐고, 그 표정은 또 뭐냐? 니들 안한지 오래됐다며? 신혜가 거짓말했나? 그때 그건 거짓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둘이 아직도...?"
말을 끝맺지 못하고 수지를 바라보지만, 수지도 무슨 말인지 알고 있다.
"감정적으로 서로 사랑을 느낀다거나 그런게 아니고, 가끔 신혜가 힘들어 해서 하긴 했었어. 그것도 꽤나 오래됐는데, 신혜는 힘들어도 참는거란말야."
"난 뭐에요 그럼?"
갑자기 올가미라는 망한 영화가 생각났다. 아들을 독점하려는 어머니의 광기가 불러일으키는 며느리와 아들, 그리고 그 어머니의 파멸...
최수지가 무서워졌다. 결국 난 윤신혜를 위한 장난감이 되는건가?
수지가 내 양 볼에 손을 댄다. 그리고 고개를 젖히고 입술을 덮친다. 달콤한 키스. 하지만 집중이 안된다.
"넌 당연히 내꺼지. 아무한테도 안뺏겨."
"진지하게 물어보는거에요. 진짜 나중에 어떡할건데요?"
"너네 둘이 잘되는건 괜찮아. 어치피 둘다 내꺼 하면 돼."
수지가 괜찮다면, 아무 문제 없는것일수도 있다. 그런데, 마음이 편치가 않다.
"미안한데, 도저히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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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하면서 수지도 나도 알바를 끝냈다. 그리고 신혜도 만화방 알바를 그만뒀다. 덕분에 만화방은 손님이 확 줄었다는게 단골의 입장에서 느껴졌다. 하지만, 신혜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 나한테는 만화방을 그만 갈 이유따위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만화방에 들러 반납을 하고 있는데 수지한테 문자가 온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 잠깐 오라고한다.
가자마자 서류를 하나 들이민다. 동아리 가입원서다. 이걸 왜 주냐는 식으로 바라보니, 수지가 설명을 한다.
"맞트레이드"
동아리 활동 제로의 SF연구회 소속 영섭이 형이 다음달이면 군대에 간다. 인원 빠지는거 어떻게 채우나를 주제로 올해 처음으로 동아리 회원 전체가 모여 회의를 가졌는데, 수지는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다들 걱정 말라는 한마디로 회의를 끝내버렸다.
SF연구회의 새 회원은 신혜였다. 조건은 나를 신혜의 동아리로 가입시키는거. 나한테 상의도 없이 무슨짓이냐 최수지. 그럴거면 니가 들어가야지라고 따지려고 했는데, 이미 수지도 회원이란다. 물론 활동은 전혀 안하지만. 동아리 정체는 오목 연구회란다. 뭐야 그게?
오목 연구회라는게 생긴 이유가, 수지가 몸담았던 노래패의 동아리 내부 폭력에 대한 징계건을 총동아리 회의에서 진행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설립됐던 것이라 한다. 당시 멍회장 따라서 탈퇴했던 1학년들이 회의에서 한표 행사하려고 만든 단체라서 역시 하는일은 없단다. 딱히 내가 거부할 이유도 없어 그냥 원서를 채워 신혜에게 건냈다.
"야 회식하자. 회식"
이것도 껀수라면 껀수다. 술마시자는데 이유야 갖다 붙이면 그만이다. 따로 사러가기가 귀찮아 음식할 때 쓴다고 사놓은 청주 댓병 반쯤 남은걸 꺼내 자리를 시작한다. 은근히 맛있다.
두어잔 돌아갔을때 수지가 그 무거운 주제를 꺼낸다.
"니들 내가 말한거 생각해봤어?"
아무도 대답을 안한다.
"둘 다 나한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내가 제일 원하는거니까"
신혜는 말없이 술을 삼킨다.
"나 나가서 술 좀 더 사올게."
수지가 나가버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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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없이 술만 털어내는데 그 술이 다 떨어져버렸다.
"미안. 나때문에 수지가 그런 생각까지 하게 해서."
"아니에요. 누나가 더 불편하죠."
"아니야.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 안좋은거 알아. 내 잘못이지. 나 때문에 수지도 부담스러운거고. 너도 불편한거고."
"저 안불편해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어쩌면, 오히려 내가 윤신혜의 유일한 탈출구를 가로막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신혜한테는 수지밖에 없으니까. 아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할 말도 딱히 없다. 그렇다고 상황을 직접적으로 캐묻기도 마땅찮다. 도대체 이 예쁜 여자아이한테 뭐가 문제일까 싶어 측은하게 보는데, 눈이 마주친다.
"대학교 올라와서 남자친구라고 사겨봤는데, 사귈때만 해도 아무 문제 없을줄 알았거든."
"..."
"근데, 처음 같이 자는데, 내가 아무것도 못느끼겠더라고. 처음이라 그런줄 알았는데, 두번째 세번째까지 그러니까 그사람이 나 대하는게 달라지더라."
이해가 된다. 그남자 입장도. 실컷 애정을 표현하는데, 아무 반응이 없으면 지칠 수 밖에...
"그때는 그냥 서로가 안맞는 건줄 알았는데, 그 다음 애도 그러고 나서는 남자들하고 말 섞는것도 무서워졌어."
남얘기 하듯이 덤덤하게 말을 이어가는 신혜의 시선에 초점이 없다. 이렇게 예쁘게 생긴 여자가 그런 저주를 안고 산다는걸 누가 알까싶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데, 내가 수지한테 짐이 돼있더라고."
멍했던 촛점이 흔들린다. 눈물이 똑 하고 떨어진다.
신혜가 쪼그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 시작한다. 솔직히 내가 아프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측은하다 이여자. 수지는 왜 안오는 걸까? 지금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어떻게 달래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울던 신혜가 화장실로 들어간다. 잠시후 세수를 마치고 나온다.
"미안. 나 좀 청승맞지?"
애써 웃어보이는데 좀 안쓰럽다.
"누나"
"응"
"우리, 해볼래요?"
신혜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한참을 말없이 그대로 서있던 신혜가 입을 연다.
"아니야. 나때문에 이러는거 너한테 너무 미안해."
"제가 괜찮다면요?"
솔직히 나는 나쁠게 없다. 그렇다고 순전히 좋아서 이러는것도 아니지만, 어찌됐든 나를 위해서도 수지를 위해서도 그리고 신혜를 위해서도 이 문제는 해결되어야만한다.
"괜찮겠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신혜가 말없이 내 앞에 다소곳이 앉는다. 신혜의 단발머리를 살짝 쓸어본다. 그리고 볼에 손을 대본다. 애들피부처럼 깨끗하고 부드럽다. 내 손가락이 스치면 상처를 낼것만 같다. 똑바로 나를 쳐다보던 시선이 내리깔린다. 입술을 맞추어본다. 신혜의 입술이 벌어진다. 혀를 넣는다. 혀와 혀가 얽힌다. 한참 키스를 하며 내 손은 신혜의 한쪽팔을 잡은채 다른 손으로 허리를 감싸 당긴다. 내 입술은 턱을 타고 내려와 목을 훔친다. 천천히 신혜를 ㅤㄴㅜㅍ힌다. 벗겨놓고 ㅤㄴㅜㅍ힐걸 잘못했다 싶다. 어쩔수 없이 허리부터 옷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브라를 풀어낸다. 팔을 잡을때부터 느낀건데, 신혜의 몸은 녹을듯이 말랑말랑하다. 그리고 매끄럽다.
옷위로 신혜를 더듬는다. 그리고 신혜의 티를 벗겨낸다. 브라와 함게 티를 벗기고 나니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진다. 신혜의 가슴은 얼굴만큼이나 예뻣다. 그리고 수지의 그것과 크기가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둘의 키차이가 10센티정도 되는걸 감안하면 몸집이 작은 신혜의 가슴은 한 사이즈 정도 더 작을것 같다. 새하얀 신혜의 몸이 눈부시다. 하지만 표정이 너무 굳어있다.
입과 손으로 신혜의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신혜의 호흡이 달라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말랑말랑한 몸이 어딘지 모르게 굳어있다. 뻣뻣한 움직임이 전해진다. 침착하자. 양손으로 신혜의 가슴을 휘저으며 입술과 혀로 배를 훔치며 내려온다. 그리고 신혜의 치마와 팬티를 한꺼번에 내린다.
하얀 피부 때문인지 검은 털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손으로 벌려보니 보지가 유난히 붉다. 혀로 보지의 균열을 따라 핥아본다. 신혜가 몸을 살짝 뒤튼다. 자극은 분명이 되는거다. 계속해서 근처와 균열 그리고 클리토리스를 자극해본다. 하지만 신혜는 움찔거리면서도 굳은 움직임이 풀리지 않는다. 보지에서의 반응도 없다. 당연히 나와야 할 애액이 없다. 당혹스럽다.
"그만하자. 미안"
신혜가 몸을 일으킨다.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괜찮아요?"
용케 한마디 튀어나온다.
"응. 너무 신경쓰지마. 원래 이러니까"
"느낌이... 안나요?"
"아니. 촉감은 분명히 느껴져. 근데, 그게 다야."
쉽게 말해 흥분이 안된다는거네.
"미안해요. 내가 못해서"
"아니야"
신혜가 옷을 챙겨 입는다.
"누나하고 할때는 달랐어요?"
"수지? 응."
최수지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한거지?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던 최수지가 한참 멀게 느껴진다.
신혜와 함께 술자리를 정리했다. 정리를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수지가 돌아왔다. 사온다던 술도 안가지고 왔다.
앉아서 이것저것 정리하는데 수지가 얼굴을 들이민다.
"해봤어?"
고개를 끄덕였다.
"안좋아?"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짐챙겨서 집에나 가야겠다 싶었는데, 수지가 또다시 엄청난 말을 뱉어낸다.
"아무래도 안되겠어. 니들 다시 해봐. 내가 좀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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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저를 환영해 주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타지적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따로 말씀은 안드렸지만, 댓글중에 오타 지적 있으면 꼭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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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하는 날이네요. 저는 부재자투표 완료했답니다. 다들 권리행사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지금 수지는 엄청난 말을 뱉어냈다.
"너 쟤랑 한 번 해볼래?"라니. 엄청난 혼란이 시작된다. 수지는 나를 도대체 뭘로 생각하는거지? 아니, 내가 지맘대로 하라면 한대? 물론, 상대가 윤신혜라면 뭐 나쁘지는 않은게 아니라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할만한 조건이지만서도, 도대체 최수지와 나 사이는 무슨 관계라는건가?
"너 왜그래? 니 남자친구를..."
"우리 사귀는 거 아니라니까?"
늘 그렇게 말한다. 이 말 들을때면 서운한 마음이 사랑보다 커지는 기분이다. 그럼 난 도대체 뭐야? 그냥 파트너 같은거야? 언제든지 쿨하게 정리해버릴수 있는 그런거냐고?
"너무 좋아서 걱정된다며? 같이 없으면 불안하다며? 너한테 실망할까봐 무섭다며? 너 나한테 울면서 얘기했던거 기억안나?"
응? 그런 얘기를 했었단 말야? 그것도 울면서? 헤헤. 나한테 얘기를 하지 그랬어. 괜히 내가 갑자기 미안해지잖아.
"그래도, 사귀는거 아니라니깐"
"아니기는, 말만 그렇잖아. 그리고 좋아하는 남자를 왜 남하고 연결시킬려고해?"
"니가 남이냐?"
"너하고 재수 관계 생각하면 남이지"
"남 아니야. 너도 내꺼잖아. 히히 일루와봐"
"징그러워. 저리가"
"윤신혜 뭐야, 사랑이 식었어?"
"아! 야, 하지마~"
침대위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거냐, 보고싶다. 자는척 그만하고 일어나서 볼까? 아니지, 그럼 분명히 쳐맞을거야.
"잘 생각해봐"
"뭘 잘생각해? 그런말 하지마"
"쟤가 애는 찐따 같아도, 의외로 감이 좋더라고."
"그리고 너만 좋아하고?"
"쟤가 너 옛날부터 이쁘다고 했어."
"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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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는 시작됐고, 수지와 나는 수업 하나를 같이 받는다. 마음 같아선 계속 같이 받고 싶은데, 전공도 다르고, 수지가 붙어다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하나만 같이 받기로 했다.
강의실에 들어가니 수지가 보인다. 옆자리에 앉는다.
"너 어제 안자고 다 들었지?"
"뭘요?"
"니 얼굴에 써있어. 이번 수업 끝나고 얘기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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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수지의 원룸 옥상으로 갔다. 더워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장소는 참 잘 골랐다.
"앉아봐"
시키는대로 평상에 앉는다. 수지는 그대로 서서 말을 꺼낸다.
"너 신혜하고 한번 해볼래?"
"뭘요?"
"죽을래? 알면서 뭘 물어봐?"
"싫어요"
정확히는 싫어요75%에 좋아요25%다. 그래도 일단은 싫은게 먼저다.
"왜?"
"몰라서 물어요? 남자친구한테 그런거 시키는 사람이 어딨어요?"
"너 남자친구 아니거든? 그냥 찐따지."
"내가 다른 사람이랑 그래도 상관없어요?"
"말했잖아. 구속하기 싫다고."
"그럼 내가 여자친구 사귄다고 누나한테 인사시키면 아무렇지도 않을거 같아요?"
"응"
"그럼 진짜 내가 여자친구 인사시키면 어쩔건데요?"
"죽여버릴거야. 둘다"
죽여버린다는 말을 그렇게 웃으면서 하면 얼마나 무서운줄 아시나? 그래도 고마운 말이다. 지금 상황에선.
"근데, 왜 그래요?"
"생각을 해봤는데, 니가 감이 좀 좋아. 배려할줄도 알고."
칭찬이다. 근데, 왜 내 칭찬을 최수지 당신이 얼굴까지 붉혀가면서 하는거지? 응? 내가 그렇게 잘해?
"웃지마, 병신같아. 그리고 그거 너 잘한다는 말 아니거든? 가능성이 있다는거지."
나도 모르게 귀가 입에 걸린 모양이다.
"너 좋으라고 하는 얘기 아니야. 신혜 불감증이야. 그거 나때문인거 같단말야."
"왜요? 누나가 너무 잘해서?"
니자랑이 하고 싶은거냐?
"그래 이새끼야. 농담이 아니고, 걔도 남자 만나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단말야."
"그러다가 신혜 누나가 나 좋아하면 어떡할려고요?"
"뭐?"
수지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화나서 일그러지는게 아니라 가소롭다는듯이 비웃느라고 일그러지는거다 이건. "너따위가?"라는 말이 눈에 써있다.
"니 주제를 좀 알아. 응? 그리고 나는 솔직히, 그렇게라도 해서 걔 좀 잘됐으면 좋겠다."
최수지, 왜 자꾸 날 무시해? 언제는 감이 좋다며?
"진짜 그러다 누나만 외톨이 돼요."
내 도발에 대한 지금 최수지의 표정은 그거다. 얼마든지 던져보라며 호기를 부리는 중학교 4번타자를 마운드에서 바라보는 류현진의 표정 같은거?
"지금 나 무시해요? 나중에 울고불고 매달려도 소용없을텐데?"
"제발좀 그래봐라. 소원이다"
"나한테 여자친구 생기면 죽여버린다면서요."
"괜찮아. 신혜는 다시 뺏으면 돼."
뭐?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뭐고, 그 표정은 또 뭐냐? 니들 안한지 오래됐다며? 신혜가 거짓말했나? 그때 그건 거짓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둘이 아직도...?"
말을 끝맺지 못하고 수지를 바라보지만, 수지도 무슨 말인지 알고 있다.
"감정적으로 서로 사랑을 느낀다거나 그런게 아니고, 가끔 신혜가 힘들어 해서 하긴 했었어. 그것도 꽤나 오래됐는데, 신혜는 힘들어도 참는거란말야."
"난 뭐에요 그럼?"
갑자기 올가미라는 망한 영화가 생각났다. 아들을 독점하려는 어머니의 광기가 불러일으키는 며느리와 아들, 그리고 그 어머니의 파멸...
최수지가 무서워졌다. 결국 난 윤신혜를 위한 장난감이 되는건가?
수지가 내 양 볼에 손을 댄다. 그리고 고개를 젖히고 입술을 덮친다. 달콤한 키스. 하지만 집중이 안된다.
"넌 당연히 내꺼지. 아무한테도 안뺏겨."
"진지하게 물어보는거에요. 진짜 나중에 어떡할건데요?"
"너네 둘이 잘되는건 괜찮아. 어치피 둘다 내꺼 하면 돼."
수지가 괜찮다면, 아무 문제 없는것일수도 있다. 그런데, 마음이 편치가 않다.
"미안한데, 도저히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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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하면서 수지도 나도 알바를 끝냈다. 그리고 신혜도 만화방 알바를 그만뒀다. 덕분에 만화방은 손님이 확 줄었다는게 단골의 입장에서 느껴졌다. 하지만, 신혜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 나한테는 만화방을 그만 갈 이유따위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만화방에 들러 반납을 하고 있는데 수지한테 문자가 온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 잠깐 오라고한다.
가자마자 서류를 하나 들이민다. 동아리 가입원서다. 이걸 왜 주냐는 식으로 바라보니, 수지가 설명을 한다.
"맞트레이드"
동아리 활동 제로의 SF연구회 소속 영섭이 형이 다음달이면 군대에 간다. 인원 빠지는거 어떻게 채우나를 주제로 올해 처음으로 동아리 회원 전체가 모여 회의를 가졌는데, 수지는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다들 걱정 말라는 한마디로 회의를 끝내버렸다.
SF연구회의 새 회원은 신혜였다. 조건은 나를 신혜의 동아리로 가입시키는거. 나한테 상의도 없이 무슨짓이냐 최수지. 그럴거면 니가 들어가야지라고 따지려고 했는데, 이미 수지도 회원이란다. 물론 활동은 전혀 안하지만. 동아리 정체는 오목 연구회란다. 뭐야 그게?
오목 연구회라는게 생긴 이유가, 수지가 몸담았던 노래패의 동아리 내부 폭력에 대한 징계건을 총동아리 회의에서 진행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설립됐던 것이라 한다. 당시 멍회장 따라서 탈퇴했던 1학년들이 회의에서 한표 행사하려고 만든 단체라서 역시 하는일은 없단다. 딱히 내가 거부할 이유도 없어 그냥 원서를 채워 신혜에게 건냈다.
"야 회식하자. 회식"
이것도 껀수라면 껀수다. 술마시자는데 이유야 갖다 붙이면 그만이다. 따로 사러가기가 귀찮아 음식할 때 쓴다고 사놓은 청주 댓병 반쯤 남은걸 꺼내 자리를 시작한다. 은근히 맛있다.
두어잔 돌아갔을때 수지가 그 무거운 주제를 꺼낸다.
"니들 내가 말한거 생각해봤어?"
아무도 대답을 안한다.
"둘 다 나한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내가 제일 원하는거니까"
신혜는 말없이 술을 삼킨다.
"나 나가서 술 좀 더 사올게."
수지가 나가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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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없이 술만 털어내는데 그 술이 다 떨어져버렸다.
"미안. 나때문에 수지가 그런 생각까지 하게 해서."
"아니에요. 누나가 더 불편하죠."
"아니야.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 안좋은거 알아. 내 잘못이지. 나 때문에 수지도 부담스러운거고. 너도 불편한거고."
"저 안불편해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어쩌면, 오히려 내가 윤신혜의 유일한 탈출구를 가로막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신혜한테는 수지밖에 없으니까. 아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할 말도 딱히 없다. 그렇다고 상황을 직접적으로 캐묻기도 마땅찮다. 도대체 이 예쁜 여자아이한테 뭐가 문제일까 싶어 측은하게 보는데, 눈이 마주친다.
"대학교 올라와서 남자친구라고 사겨봤는데, 사귈때만 해도 아무 문제 없을줄 알았거든."
"..."
"근데, 처음 같이 자는데, 내가 아무것도 못느끼겠더라고. 처음이라 그런줄 알았는데, 두번째 세번째까지 그러니까 그사람이 나 대하는게 달라지더라."
이해가 된다. 그남자 입장도. 실컷 애정을 표현하는데, 아무 반응이 없으면 지칠 수 밖에...
"그때는 그냥 서로가 안맞는 건줄 알았는데, 그 다음 애도 그러고 나서는 남자들하고 말 섞는것도 무서워졌어."
남얘기 하듯이 덤덤하게 말을 이어가는 신혜의 시선에 초점이 없다. 이렇게 예쁘게 생긴 여자가 그런 저주를 안고 산다는걸 누가 알까싶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데, 내가 수지한테 짐이 돼있더라고."
멍했던 촛점이 흔들린다. 눈물이 똑 하고 떨어진다.
신혜가 쪼그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 시작한다. 솔직히 내가 아프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측은하다 이여자. 수지는 왜 안오는 걸까? 지금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어떻게 달래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울던 신혜가 화장실로 들어간다. 잠시후 세수를 마치고 나온다.
"미안. 나 좀 청승맞지?"
애써 웃어보이는데 좀 안쓰럽다.
"누나"
"응"
"우리, 해볼래요?"
신혜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한참을 말없이 그대로 서있던 신혜가 입을 연다.
"아니야. 나때문에 이러는거 너한테 너무 미안해."
"제가 괜찮다면요?"
솔직히 나는 나쁠게 없다. 그렇다고 순전히 좋아서 이러는것도 아니지만, 어찌됐든 나를 위해서도 수지를 위해서도 그리고 신혜를 위해서도 이 문제는 해결되어야만한다.
"괜찮겠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신혜가 말없이 내 앞에 다소곳이 앉는다. 신혜의 단발머리를 살짝 쓸어본다. 그리고 볼에 손을 대본다. 애들피부처럼 깨끗하고 부드럽다. 내 손가락이 스치면 상처를 낼것만 같다. 똑바로 나를 쳐다보던 시선이 내리깔린다. 입술을 맞추어본다. 신혜의 입술이 벌어진다. 혀를 넣는다. 혀와 혀가 얽힌다. 한참 키스를 하며 내 손은 신혜의 한쪽팔을 잡은채 다른 손으로 허리를 감싸 당긴다. 내 입술은 턱을 타고 내려와 목을 훔친다. 천천히 신혜를 ㅤㄴㅜㅍ힌다. 벗겨놓고 ㅤㄴㅜㅍ힐걸 잘못했다 싶다. 어쩔수 없이 허리부터 옷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브라를 풀어낸다. 팔을 잡을때부터 느낀건데, 신혜의 몸은 녹을듯이 말랑말랑하다. 그리고 매끄럽다.
옷위로 신혜를 더듬는다. 그리고 신혜의 티를 벗겨낸다. 브라와 함게 티를 벗기고 나니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진다. 신혜의 가슴은 얼굴만큼이나 예뻣다. 그리고 수지의 그것과 크기가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둘의 키차이가 10센티정도 되는걸 감안하면 몸집이 작은 신혜의 가슴은 한 사이즈 정도 더 작을것 같다. 새하얀 신혜의 몸이 눈부시다. 하지만 표정이 너무 굳어있다.
입과 손으로 신혜의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신혜의 호흡이 달라지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말랑말랑한 몸이 어딘지 모르게 굳어있다. 뻣뻣한 움직임이 전해진다. 침착하자. 양손으로 신혜의 가슴을 휘저으며 입술과 혀로 배를 훔치며 내려온다. 그리고 신혜의 치마와 팬티를 한꺼번에 내린다.
하얀 피부 때문인지 검은 털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손으로 벌려보니 보지가 유난히 붉다. 혀로 보지의 균열을 따라 핥아본다. 신혜가 몸을 살짝 뒤튼다. 자극은 분명이 되는거다. 계속해서 근처와 균열 그리고 클리토리스를 자극해본다. 하지만 신혜는 움찔거리면서도 굳은 움직임이 풀리지 않는다. 보지에서의 반응도 없다. 당연히 나와야 할 애액이 없다. 당혹스럽다.
"그만하자. 미안"
신혜가 몸을 일으킨다. 눈에 눈물이 맺혀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괜찮아요?"
용케 한마디 튀어나온다.
"응. 너무 신경쓰지마. 원래 이러니까"
"느낌이... 안나요?"
"아니. 촉감은 분명히 느껴져. 근데, 그게 다야."
쉽게 말해 흥분이 안된다는거네.
"미안해요. 내가 못해서"
"아니야"
신혜가 옷을 챙겨 입는다.
"누나하고 할때는 달랐어요?"
"수지? 응."
최수지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한거지?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던 최수지가 한참 멀게 느껴진다.
신혜와 함께 술자리를 정리했다. 정리를 시작하고 얼마 안되서 수지가 돌아왔다. 사온다던 술도 안가지고 왔다.
앉아서 이것저것 정리하는데 수지가 얼굴을 들이민다.
"해봤어?"
고개를 끄덕였다.
"안좋아?"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짐챙겨서 집에나 가야겠다 싶었는데, 수지가 또다시 엄청난 말을 뱉어낸다.
"아무래도 안되겠어. 니들 다시 해봐. 내가 좀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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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저를 환영해 주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타지적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따로 말씀은 안드렸지만, 댓글중에 오타 지적 있으면 꼭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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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하는 날이네요. 저는 부재자투표 완료했답니다. 다들 권리행사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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