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서로가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된 이후에는 순간적으로 어색해지는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내가 알던 그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쩌면 저사람과 나는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었던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감춰진 모습을 처음으로 보인 사람은 훨씬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된다. 지금 나와 함께 있는 두 사람처럼.
저녁을 준비할 체력도 없고, 그럴만한 기분도 아닌데 배는 고파서 도시락을 시켜먹고 있다. 서로가 아무런 말없이 먹고만 있다. 먹는데 집중을 하는것도 아닌데, 여전히 어색한 공기가 방안에 압축돼있다.
자꾸 등이 따갑다. 무의식적으로 두 팔을 뒤로 재끼며 등을 오므려본다.
"아프냐?"
아프지. 아마 내 등짝엔 당신 손바닥이 그대로 새겨져 있을거다 최수지. 신혜의 몸에서 솟아올라 방바닥에 작은 홍수를 일으킨 그게 무엇이었는지 궁금해 손으로 찍어 냄새를 맡고 맛을 보려던 찰나에, 신혜의 "하지마"라는 대략 4옥타브 높이의 괴성에 완벽한 무방비 상태가 된 동시에, 왕년의 신진식에 빙의된 수지의 강스파이크가 내 등짝에 아로새겨졌으니까.
"...."
아프다고 하면 또 맞을거 같다.
"그니까 왜 그걸..., 아휴 이 변태새ㄲ."
수지도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던 욕을 끝까지 하지 못한다. 그래, 아까 당신도 장난 아니었거든? 나 막 깜짝 놀랐다니깐. 갑자기 그 순간의 그 흥분에 가득찬 말들이 지금 수지의 얼굴에 오버랩된다.
"뭘봐? 죽을래?"
이 표정.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표정이다. 계속 보면 또 맞을거 같아서 시선을 피하다 이번에는 신혜와 눈이 마주친다. 신혜는 씹던 음식을 삼키지도 못하고 갑자기 눈물을 뚝 뚝 흘린다. 쪽팔려 죽겠다는거겠지. 진짜 미안해 죽겠네. 나도 그럴줄 몰랐단 말야.
수지가 신혜의 등을 쓰다듬으며 달랜다. 뭔가 달래기는 달래야 하는데, 수지도 할 말이 없는거다 저건.
꾸역꾸역 씹던 음식을 삼킨 신혜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나 아줌마한테 전화해서 이사 앞당길거야."
방은있나? 일요일에 방 들어가기로 한 방이 제일 빨리 나오는 방이잖아. 그리고 그 사실은 누구보다 윤신혜 니가 더 잘 알잖아. 쪽팔린건 쪽팔린거고, 방은 아무리 해도 방법이 없는거야. 차라리 나를 죽을만큼 패. 그게 내 맘이 편하겠다.
"방 없다고 했잖아요. 일요일 전에는..."
"내가 어떻게 여기 더 있어? 나 나갈거야."
신혜의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게 그렇게 쪽팔렸어? 솔직히 나는 좋았는데.
"너 갈데도 없잖아. 나는 너 계속 여기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사도 가지 말고."
"싫어. 이제 니들 안볼거야."
"왜 나까지 그래? 안볼려면 저 찐따를 안봐야지."
"니가 더 밉거든?"
"내가 왜?"
"너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지금."
"야, 그건 아니지. 처음에 구경한다고 자리잡고 신나서 본게 누군데?"
"...."
그래, 애초에 악마를 깨운건 윤신혜다. 덕분에 나만 당신들한테서 좋은 구경 한거지만.
"그리고, 우리끼리 뭘 그렇게 민망해하고 그래?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야, 문재수 그래 안그래? 그럴수도 있는 거였잖아, 얼마든지 응?"
"네."
재촉하니까, 그리고 아니라고 하면 맞을까봐 그렇다고는 했지만, 사실 나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아직도 막 자꾸 떠오른다.
"너야, 남자친구니까 그런거고. 나만 뭐야 중간에서?"
"남자친구 아니라니까 자꾸 그런다. 그리고 나한테는 쟤보다 니가 먼저라고 몇번을 말해? 그리고 어차피, 니들 서로 좋아하잖아"
9회말 투아웃.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는 오승환의 돌직구가 발사됐다. 수지는 기어코 우리들의 관계 정리를 시도할 모양이다.
"좋아하잖아, 그치?"
신혜가 고개를 끄덕인다. 스트라이크.
"문재수, 신혜 좋아, 싫어?"
두번째 돌직구. 근데, 이렇게 물어보면 싫다고는 못하잖아.
"좋죠. 근데, 문제는..."
"좋아, 싫어? 똑바로 말안해?"
"좋아요."
투 스트라이크.
"니들끼리 좋아하면 됐잖아. 뭐가 문제야?"
"너랑 재수 관계 뻔히 아는데, 이게 아무 문제 없는거야?"
"나는 괜찮아. 아니, 오히려 고마워. 나때문에 불편해 하지마. 좋으면 좋아하면 되는거지, 나도 그게 편해."
"그래도 니들 사귀는데, 나 중간에 끼는거..."
"사귀는거 아니야. 그냥 내가 쟤 좋아하고, 쟤가 나 좋아해주는거야. 서로 구속할 권리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관계. 수지가 정의하고 그렇기를 희망하는 관계. 말은 쉽지만, 사귀는것 보다 더 어려울 것 같은 관계. 솔직히 나는 아직도 자신이 없다. 물론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나마, 최수지 당신이라면 가능할것 같기도 하다.
"너한테까지 재수랑 그런 관계 유지하라는거 아니야. 그냥 알아서 하라고. 너는 나한테 특별하니까."
"정말 상관없어?"
눈물을 닦아내며 신혜가 수지를 빤히 쳐다본다.
"응"
삼구 삼진. 수지는 돌직구 세개로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이제는 신혜가 나한테 뭔가 물어보겠지? 뭐라고 물어볼까? 뭐라고 답하지? 예상대로 나와 시선이 교차한다. 갑자기 신혜의 눈에 다시한번 눈물이 맺힌다.
"너는... 책임져, 나쁜놈아."
뭐야 갑자기 일방적으로 뭘 책임지라는거야. 뭐라고 해야할지를 몰라서 멍청하게 쳐다만 보고 있는데, 신혜가 또다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을 잇는다.
"나 그렇게 보지마. 나한테 그런짓까지 해놓고..."
그얘기였냐? 하긴 내가 엄청난 짓을 하긴 했다.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나 정말 좋아하긴 해?"
"네"
"나는 수지처럼은 못하겠다면? 나만 좋아해달라고 하면 그럴수 있어?"
"아뇨.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내가 죄인이기는 하지만, 마음에 없는 소리로 위기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더군다나 수지가 뻔히 보고 있는데.
"병신"
수지가 나를 보더니 그냥 아무표정 없이 한마디 뱉는다. 어쩌라고? 이러는게 병신이면, 그냥 병신 하고 만다.
신혜가 도시락을 덮는다. 그리고 물을 마신다.
전화기를 들고가 침대에 앉더니,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그리고 OOO호 입주 예약자라며 자기 소개를 한다. 그리고 예약을 취소해버렸다.
.
.
.
.
오전 수업에 들어가니 수지가 먼저 와있다. 역시 너무 가까이에 살면 지각을 더 많이 한다던데, 수지가 지각하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다. 마음속으로 감탄하며 옆에 앉는다.
"왔냐"
"일찍왔네요?"
도수 없는 안경, 틀어올린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수수한 옷차림. 그래도 어쩔수 없는 미인이다.
"뭘봐?"
"누나요."
"왜?"
"그냥 예뻐서."
"재수없어."
"재수 여기 있는데요? 히히."
"그게 웃겨?"
"안웃겨요?"
"어. 안웃겨서 한 대 때리고 싶어."
가만있어봐. 이여자 왜 또 히스테리야?
"왜그래요 저한테?"
"내가 말했지. 너 기분 좋아서 즐거워하는거 보면 배알이 꼴린다고."
"누나 보니까 좋아서 그런거잖아요. 그리고, 내가 누나보면서 인상쓰고 있으면 좋겠어요?"
"아니. 그건 아니지. 안그래도 불쌍하게 생겼는데, 인상까지 써봐라."
진짜 이년이.
"그럼 웃는거 보고 그러면 안돼죠, 나한테 그렇게 대하면 즐거워요?"
"응"
"변태 맞네. 변태야."
"죽을래?"
어제 일 이후로도 수지는 변한게 없다. 수지한테는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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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수업이 끝나고, 신혜까지 셋이서 점심을 해결하고 수지와 떨어져, 신혜와 함께 오후 수업으로 향했다.
딱히 할말도 없고, 어제 일도 그렇고, 괜히 뻘쭘해진다. 어색하게 한발쯤 앞서 뻣뻣하게 걸어가는데, 신혜가 어깨쪽의 옷을 살짝 잡아당긴다.
뒤돌아 보며 걸음을 멈춰 신혜를 본다. 신혜가 수줍어 하며 살짝 팔짱을 낀다. 말을하지.
지나가는 남자들이 신혜를 흘끔거리는게 느껴진다. 이여자와 팔짱을 끼고 학교 안을 걷는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몸은 좀 괜찮아요?"
"그얘기 하지마"
얼굴이 새빨개져서 수지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귀여워 미치겠다. 괜히 불안해진다. 수지도 신혜도, 한사람만으로도 나한테는 과분하고 과분하고 또 과분하다. 그런데 둘을 동시에 이렇게...
강의실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옆에 앉은 신혜가 책상에 엎드려 자려고 폼을 잡는다. 나도 딱히 할것도 없고, 식후라 그런지 잠이 땡겨 폼을 잡는다. 팔을 베고 엎드렸는데, 신혜가 내 손가락을 잡고 장난을 친다. 손톱을 톡톡 쳐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잡고 책상을 두들기기도 한다.
가만보면, 신혜와 수지가 꼭 애완동물 같다. 수지가 컴퓨터좀 하겠다고 안놀아주면 키보드 위에 앉아버리고 놀아달라는듯이 노려보는 고양이라면, 신혜는 놀아달라며 꼬리를 흔들고 자꾸 얼굴을 비비는 강아지같다.
멍멍이 신혜의 머리를 헝클어본다. 처음 신혜의 짧아진 머리를 봤을때부터 정말 해보고 싶었던거다. 신혜가 나를 보며 웃어준다. 감격이다. 해보고싶었던 것을 하는 감격. 그리고 이 상황에서 나를 보며 웃어주는 예쁜 이 여자.
"신났네, 신났어..."
둘 다 깜짝 놀라 뒤를 보니, 언제 왔는지 수지가 서있었다.
"나 오후 수업 끝나면 바로 우리집에 갈거니까, 둘이 저녁 알아서 먹어."
"내일 수업 없어요?"
"음. 금요일은 수업 없어. 학교에서 꼴사납게 이러지 말고 이따가 집에가서 실컷 해."
머리 만지는게 꼴사나워? 그렇지.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지. 자중해야겠다.
"언제올거야?"
"일요일. 그때까지 찐따 데리고 놀아. 방에다 오줌싸지말고."
"!!!!!!!야!!!!!!!"
얼굴이 빨개진 신혜를 남겨두고 수지가 웃으면서 강의실 밖으로 나간다.
"그게 그럼 읍!"
신혜가 내 입을 틀어막는다.
.
.
.
.
수업이 끝나고 원룸으로 돌아왔다. 신혜는 수업 자료들을 정리하며 공부를 한다.
"시험기간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하는거에요?"
"기숙사도 나오고 아르바이트도 그만둬서, 돈 아끼려면 장학금 타야지."
가만보면, 나만 생각없이 사는놈 같다. 나도 정신 차려야지.
딱히 할게 없어서 나도 책을 본다. 생각보다 잘 들어온다. 한참을 보고 있는데, 신혜도 할일이 끝난 모양이다.
"저녁 먹어야지. 뭐먹을까?"
윤신혜. 윤신혜 먹고싶어요. 라고 말하면 ㅤㅉㅗㅈ겨나겠지?
.
.
.
대충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치고, 둘이서 멍하니 방에 앉아있다.
"심심해"
"그러네요"
"수지랑 있을때는 뭐하고 놀았어?"
"영화도 보고, 만화책도 보고, 야동도 보고..."
"야동?"
"볼래요? 할것도 없는데 봐요"
작은 교자상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켠다. 그리고 폴더를 연다.
"이렇게 많아?"
"뭐, 그냥 보고 안지우다보니까..."
"그러니까 수지가 변태라고 놀리지"
"틀린말도 아닌데요?히히"
신혜가 야동을 하나 골라서 재생시킨다. 잠입수사 시리즈다. 괜히 여자주인공이 속옷도 안입고 쫙달라붙는 우레탄인지 애나멜인지 모를 소재의 전신 타이즈만 입고 어디 창고 같은데 들어갔다가 붙잡혀서 고문만 받는 내용이다. 여자주인공의 팔은 묶인채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걸려있고, 남자 넷이서 한참 괴롭히기 시작한다.
"너 저런거 보면 무슨 생각해?"
"뭐 그냥, 별생각없어요. 자극적이라서 보는거죠."
"그럼 저런 야동 보다가 여자들 보면 막 그대로 하고싶거나 그래?"
"그렇게 하면 쳐맞아요.히히. 야동이니까 가능한거죠."
한참 그렇게 얘기를 늘어놓는데, 남자들이 여자주인공의 보지에 손을 넣고 미친듯이 휘저어댄다.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보지에선 물이 쏟아진다.
"....."
할 말이 없다. 하필이면 그런 장면이 나오나 싶기도 하지만, 어디 내 야동중에 그런거 없으면 바로 지우지 남겨놨겠나 싶기도 하다.
"야동보고 따라하면 맞는다며?"
"아뇨, 그게..."
"이따가 때릴거야."
때릴거면 지금 때렸겠지. 안때릴거 알거든? 신혜가 이런 말 하는것도 처음이긴 한데, 진짜 하나도 안무섭다.
"근데..."
"뭐?"
"어제 어땠어요?"
"....알고싶어?"
"솔직히, 진짜 궁금해요"
"말 안해줄거야"
야동에 집중하고 있는 신혜를 뒤에서 껴안았다. 신혜는 잠깐 움찔하더니 등을 밀착시켜 그대로 안긴다. 허리를 안은 팔에 힘을줘본다. 신혜의 몸은 역시 말랑말랑하다. 신혜의 볼을 비비며 귓볼을 살짝 핥아본다.
"하...아"
확실히 신혜의 몸이 전과는 달라졌다. 반응이 있다. 허리를 안은 손을 올려 옷 위로 가슴을 주물러 본다.
"으음.... 하..."
"이제 확실히 느끼는거에요?"
"으...음... 좋아... 아아.."
신혜의 옷을 벗긴다. 신혜의 옷을 다 벗기자 신혜가 돌아서 침착하게 나를 마주보며 내 옷을 벗긴다. 다 벗기고 나서 신혜가 내 얼굴을 만진다. 그리고 입술을 포개온다. 신혜의 어깨를 잡고 키스를 받아들인다. 한참을 키스하고 나서 얼굴이 멀어진다. 신혜를 마주보니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리깐다.
어깨를 잡고 살짝 ㅤㄴㅜㅍ힌다. 입술로 가슴을 핥기 시작하자 신혜가 내 머리카락을 쥔채로 신음을 뱉어낸다. 입술은 신혜의 배를 타고 내려와 보지에 머문다. 축축하다. 혀로 물기를 핥는다.
"흐읍... 하... 근데, 있잖...아..."
"네"
"나 털 많아서 밉지 않아, 거기...아흑.... 수지는... 흐읍....하... 깨끗해서 예쁘잖아.....으응..."
다르긴 다르다. 상대적으로 그곳에 털이 적은 수지와 의외로 수북한 신혜는 근데, 둘 다 굉장히 좋다.
"예뻐요. 진짜로. 이제 넣을게요"
"응"
대답과 함께 신혜는 눈을 감는다. 삽입과 동시에 다시 신음을 터트린다.
"하..."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신혜는 내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살짝 살짝 들어준다. 이럴때 보면 굉장히 적극적이다.
"하..아....아...아아...."
신혜의 신음이 커진다. 처음 신혜가 반응했던 그날처럼 환하게 웃는 표정이다.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는다. 무서울정도로 예쁘다.
"나....하윽..... 너..어...무 좋아... 으...흐...읍...."
속도를 최대한 올려본다. 신혜의 신음도 빨라진다. 사정의 기운이 느껴진다. 급하게 자지를 빼고 신혜의 배 위에 올챙이들을 쏟아낸다. 놈들이 배 위에 떨어질때마다 움찔하는게 보인다. 사정이 끝나고 신혜를 바라본다. 빌어먹을... 이여자 아직이다.
"아직이에요?"
"응... 나 아직...인데..."
신혜가 나한테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지금 미안해 해야 하는건 나다.
"그거... 해줄수 있어?"
"어떤거요?"
"어제... 그거..."
갑자기 괴롭히고 싶어진다.
"그게 뭔데요, 말을 해야 알죠"
"손으로...."
"손으로 뭘요? 어떻게요?"
신혜가 울듯한 표정이 된다.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지, 곤란해하다 나를 살짝 째려본다.
"너 진짜 싫어... 나쁜놈."
"그러니까, 말을 해줘요."
"보... 보.... 나쁜놈 나 안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내가 울린게 벌써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준다.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신혜가 울먹이며 입을 연다.
"보, 보지 쑤셔줘."
눈물을 닦아준다. 귀여워 미치겠다.
"어제 어땠는데요? 괜찮았어요?"
"....응.... 좋았어..."
울먹이며 고개까지 끄덕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키스를 퍼부었다.
"나쁜놈"
입술이 떨어지자 마자, 신혜의 입에서 나쁜놈 소리가 튀어나오며, 주먹으로 내 가슴을 친다. 하나도 안아프다.
신혜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는다. 다른 한 손으로 털을 쓰다듬다가 클리토리스에 손가락을 댄다. 어느덧 신혜는 울음을 멈췄다. 클리토리스를 비비며, 보지 안쪽의 손가락을 살짝 굽힌다. 그리고 손목을 이용해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하아....하...아아.아아아아아아"
신혜가 격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속도를 좀 더 올린다.
"!!!!아아아아아아아!!!!!"
방안이 신혜의 신음소리로 가득하다.
"그만, 그만!!!!"
신혜가 멈추라고 한다. 미안한데 그럴 생각이 없다. 갑자기 물줄기가 손바닥을 친다. 그리고 그게 튀어 신혜의 몸과 내 얼굴에 튄다. 나도 모르게 손을 뺐다.
신혜의 허리가 들려있다. 약한 물줄기가 신혜의 보지계곡을 타고 흘러 엉덩이 골로 흐르다 바닥에 똑 똑 떨어진다. 느닷없이 신혜의 허리가 요동친다. 그리고 어제의 그 엄청난 광경이 다시한편 펼쳐진다.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근데, 허리가 덜 들렸는지 각이 어제와 다르다. 그대로 빳빳한 종이를 때리는 물소리가 방안에 퍼진다. 한번, 두번, 세번... 오늘은 세번이다. 신혜가 분출을 마치고 눈이 풀린 상태로 뻗어버린다. 그상태로 숨을 몰아쉬더니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진다. 나를 보며 다시 울먹인다.
"나 어떡해?"
벽 한쪽에는 남자가 서서 오줌이라도 갈긴듯한 물자국이 나있었다.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감춰진 모습을 처음으로 보인 사람은 훨씬 더 큰 패닉에 빠지게 된다. 지금 나와 함께 있는 두 사람처럼.
저녁을 준비할 체력도 없고, 그럴만한 기분도 아닌데 배는 고파서 도시락을 시켜먹고 있다. 서로가 아무런 말없이 먹고만 있다. 먹는데 집중을 하는것도 아닌데, 여전히 어색한 공기가 방안에 압축돼있다.
자꾸 등이 따갑다. 무의식적으로 두 팔을 뒤로 재끼며 등을 오므려본다.
"아프냐?"
아프지. 아마 내 등짝엔 당신 손바닥이 그대로 새겨져 있을거다 최수지. 신혜의 몸에서 솟아올라 방바닥에 작은 홍수를 일으킨 그게 무엇이었는지 궁금해 손으로 찍어 냄새를 맡고 맛을 보려던 찰나에, 신혜의 "하지마"라는 대략 4옥타브 높이의 괴성에 완벽한 무방비 상태가 된 동시에, 왕년의 신진식에 빙의된 수지의 강스파이크가 내 등짝에 아로새겨졌으니까.
"...."
아프다고 하면 또 맞을거 같다.
"그니까 왜 그걸..., 아휴 이 변태새ㄲ."
수지도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나오던 욕을 끝까지 하지 못한다. 그래, 아까 당신도 장난 아니었거든? 나 막 깜짝 놀랐다니깐. 갑자기 그 순간의 그 흥분에 가득찬 말들이 지금 수지의 얼굴에 오버랩된다.
"뭘봐? 죽을래?"
이 표정.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표정이다. 계속 보면 또 맞을거 같아서 시선을 피하다 이번에는 신혜와 눈이 마주친다. 신혜는 씹던 음식을 삼키지도 못하고 갑자기 눈물을 뚝 뚝 흘린다. 쪽팔려 죽겠다는거겠지. 진짜 미안해 죽겠네. 나도 그럴줄 몰랐단 말야.
수지가 신혜의 등을 쓰다듬으며 달랜다. 뭔가 달래기는 달래야 하는데, 수지도 할 말이 없는거다 저건.
꾸역꾸역 씹던 음식을 삼킨 신혜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연다.
"나 아줌마한테 전화해서 이사 앞당길거야."
방은있나? 일요일에 방 들어가기로 한 방이 제일 빨리 나오는 방이잖아. 그리고 그 사실은 누구보다 윤신혜 니가 더 잘 알잖아. 쪽팔린건 쪽팔린거고, 방은 아무리 해도 방법이 없는거야. 차라리 나를 죽을만큼 패. 그게 내 맘이 편하겠다.
"방 없다고 했잖아요. 일요일 전에는..."
"내가 어떻게 여기 더 있어? 나 나갈거야."
신혜의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게 그렇게 쪽팔렸어? 솔직히 나는 좋았는데.
"너 갈데도 없잖아. 나는 너 계속 여기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사도 가지 말고."
"싫어. 이제 니들 안볼거야."
"왜 나까지 그래? 안볼려면 저 찐따를 안봐야지."
"니가 더 밉거든?"
"내가 왜?"
"너때문에 이렇게 됐잖아 지금."
"야, 그건 아니지. 처음에 구경한다고 자리잡고 신나서 본게 누군데?"
"...."
그래, 애초에 악마를 깨운건 윤신혜다. 덕분에 나만 당신들한테서 좋은 구경 한거지만.
"그리고, 우리끼리 뭘 그렇게 민망해하고 그래?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야, 문재수 그래 안그래? 그럴수도 있는 거였잖아, 얼마든지 응?"
"네."
재촉하니까, 그리고 아니라고 하면 맞을까봐 그렇다고는 했지만, 사실 나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아직도 막 자꾸 떠오른다.
"너야, 남자친구니까 그런거고. 나만 뭐야 중간에서?"
"남자친구 아니라니까 자꾸 그런다. 그리고 나한테는 쟤보다 니가 먼저라고 몇번을 말해? 그리고 어차피, 니들 서로 좋아하잖아"
9회말 투아웃.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는 오승환의 돌직구가 발사됐다. 수지는 기어코 우리들의 관계 정리를 시도할 모양이다.
"좋아하잖아, 그치?"
신혜가 고개를 끄덕인다. 스트라이크.
"문재수, 신혜 좋아, 싫어?"
두번째 돌직구. 근데, 이렇게 물어보면 싫다고는 못하잖아.
"좋죠. 근데, 문제는..."
"좋아, 싫어? 똑바로 말안해?"
"좋아요."
투 스트라이크.
"니들끼리 좋아하면 됐잖아. 뭐가 문제야?"
"너랑 재수 관계 뻔히 아는데, 이게 아무 문제 없는거야?"
"나는 괜찮아. 아니, 오히려 고마워. 나때문에 불편해 하지마. 좋으면 좋아하면 되는거지, 나도 그게 편해."
"그래도 니들 사귀는데, 나 중간에 끼는거..."
"사귀는거 아니야. 그냥 내가 쟤 좋아하고, 쟤가 나 좋아해주는거야. 서로 구속할 권리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관계. 수지가 정의하고 그렇기를 희망하는 관계. 말은 쉽지만, 사귀는것 보다 더 어려울 것 같은 관계. 솔직히 나는 아직도 자신이 없다. 물론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나마, 최수지 당신이라면 가능할것 같기도 하다.
"너한테까지 재수랑 그런 관계 유지하라는거 아니야. 그냥 알아서 하라고. 너는 나한테 특별하니까."
"정말 상관없어?"
눈물을 닦아내며 신혜가 수지를 빤히 쳐다본다.
"응"
삼구 삼진. 수지는 돌직구 세개로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이제는 신혜가 나한테 뭔가 물어보겠지? 뭐라고 물어볼까? 뭐라고 답하지? 예상대로 나와 시선이 교차한다. 갑자기 신혜의 눈에 다시한번 눈물이 맺힌다.
"너는... 책임져, 나쁜놈아."
뭐야 갑자기 일방적으로 뭘 책임지라는거야. 뭐라고 해야할지를 몰라서 멍청하게 쳐다만 보고 있는데, 신혜가 또다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을 잇는다.
"나 그렇게 보지마. 나한테 그런짓까지 해놓고..."
그얘기였냐? 하긴 내가 엄청난 짓을 하긴 했다.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나 정말 좋아하긴 해?"
"네"
"나는 수지처럼은 못하겠다면? 나만 좋아해달라고 하면 그럴수 있어?"
"아뇨.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못하겠어요."
내가 죄인이기는 하지만, 마음에 없는 소리로 위기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더군다나 수지가 뻔히 보고 있는데.
"병신"
수지가 나를 보더니 그냥 아무표정 없이 한마디 뱉는다. 어쩌라고? 이러는게 병신이면, 그냥 병신 하고 만다.
신혜가 도시락을 덮는다. 그리고 물을 마신다.
전화기를 들고가 침대에 앉더니,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그리고 OOO호 입주 예약자라며 자기 소개를 한다. 그리고 예약을 취소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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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수업에 들어가니 수지가 먼저 와있다. 역시 너무 가까이에 살면 지각을 더 많이 한다던데, 수지가 지각하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다. 마음속으로 감탄하며 옆에 앉는다.
"왔냐"
"일찍왔네요?"
도수 없는 안경, 틀어올린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수수한 옷차림. 그래도 어쩔수 없는 미인이다.
"뭘봐?"
"누나요."
"왜?"
"그냥 예뻐서."
"재수없어."
"재수 여기 있는데요? 히히."
"그게 웃겨?"
"안웃겨요?"
"어. 안웃겨서 한 대 때리고 싶어."
가만있어봐. 이여자 왜 또 히스테리야?
"왜그래요 저한테?"
"내가 말했지. 너 기분 좋아서 즐거워하는거 보면 배알이 꼴린다고."
"누나 보니까 좋아서 그런거잖아요. 그리고, 내가 누나보면서 인상쓰고 있으면 좋겠어요?"
"아니. 그건 아니지. 안그래도 불쌍하게 생겼는데, 인상까지 써봐라."
진짜 이년이.
"그럼 웃는거 보고 그러면 안돼죠, 나한테 그렇게 대하면 즐거워요?"
"응"
"변태 맞네. 변태야."
"죽을래?"
어제 일 이후로도 수지는 변한게 없다. 수지한테는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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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수업이 끝나고, 신혜까지 셋이서 점심을 해결하고 수지와 떨어져, 신혜와 함께 오후 수업으로 향했다.
딱히 할말도 없고, 어제 일도 그렇고, 괜히 뻘쭘해진다. 어색하게 한발쯤 앞서 뻣뻣하게 걸어가는데, 신혜가 어깨쪽의 옷을 살짝 잡아당긴다.
뒤돌아 보며 걸음을 멈춰 신혜를 본다. 신혜가 수줍어 하며 살짝 팔짱을 낀다. 말을하지.
지나가는 남자들이 신혜를 흘끔거리는게 느껴진다. 이여자와 팔짱을 끼고 학교 안을 걷는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몸은 좀 괜찮아요?"
"그얘기 하지마"
얼굴이 새빨개져서 수지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귀여워 미치겠다. 괜히 불안해진다. 수지도 신혜도, 한사람만으로도 나한테는 과분하고 과분하고 또 과분하다. 그런데 둘을 동시에 이렇게...
강의실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옆에 앉은 신혜가 책상에 엎드려 자려고 폼을 잡는다. 나도 딱히 할것도 없고, 식후라 그런지 잠이 땡겨 폼을 잡는다. 팔을 베고 엎드렸는데, 신혜가 내 손가락을 잡고 장난을 친다. 손톱을 톡톡 쳐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잡고 책상을 두들기기도 한다.
가만보면, 신혜와 수지가 꼭 애완동물 같다. 수지가 컴퓨터좀 하겠다고 안놀아주면 키보드 위에 앉아버리고 놀아달라는듯이 노려보는 고양이라면, 신혜는 놀아달라며 꼬리를 흔들고 자꾸 얼굴을 비비는 강아지같다.
멍멍이 신혜의 머리를 헝클어본다. 처음 신혜의 짧아진 머리를 봤을때부터 정말 해보고 싶었던거다. 신혜가 나를 보며 웃어준다. 감격이다. 해보고싶었던 것을 하는 감격. 그리고 이 상황에서 나를 보며 웃어주는 예쁜 이 여자.
"신났네, 신났어..."
둘 다 깜짝 놀라 뒤를 보니, 언제 왔는지 수지가 서있었다.
"나 오후 수업 끝나면 바로 우리집에 갈거니까, 둘이 저녁 알아서 먹어."
"내일 수업 없어요?"
"음. 금요일은 수업 없어. 학교에서 꼴사납게 이러지 말고 이따가 집에가서 실컷 해."
머리 만지는게 꼴사나워? 그렇지.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지. 자중해야겠다.
"언제올거야?"
"일요일. 그때까지 찐따 데리고 놀아. 방에다 오줌싸지말고."
"!!!!!!!야!!!!!!!"
얼굴이 빨개진 신혜를 남겨두고 수지가 웃으면서 강의실 밖으로 나간다.
"그게 그럼 읍!"
신혜가 내 입을 틀어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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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원룸으로 돌아왔다. 신혜는 수업 자료들을 정리하며 공부를 한다.
"시험기간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하는거에요?"
"기숙사도 나오고 아르바이트도 그만둬서, 돈 아끼려면 장학금 타야지."
가만보면, 나만 생각없이 사는놈 같다. 나도 정신 차려야지.
딱히 할게 없어서 나도 책을 본다. 생각보다 잘 들어온다. 한참을 보고 있는데, 신혜도 할일이 끝난 모양이다.
"저녁 먹어야지. 뭐먹을까?"
윤신혜. 윤신혜 먹고싶어요. 라고 말하면 ㅤㅉㅗㅈ겨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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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치고, 둘이서 멍하니 방에 앉아있다.
"심심해"
"그러네요"
"수지랑 있을때는 뭐하고 놀았어?"
"영화도 보고, 만화책도 보고, 야동도 보고..."
"야동?"
"볼래요? 할것도 없는데 봐요"
작은 교자상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켠다. 그리고 폴더를 연다.
"이렇게 많아?"
"뭐, 그냥 보고 안지우다보니까..."
"그러니까 수지가 변태라고 놀리지"
"틀린말도 아닌데요?히히"
신혜가 야동을 하나 골라서 재생시킨다. 잠입수사 시리즈다. 괜히 여자주인공이 속옷도 안입고 쫙달라붙는 우레탄인지 애나멜인지 모를 소재의 전신 타이즈만 입고 어디 창고 같은데 들어갔다가 붙잡혀서 고문만 받는 내용이다. 여자주인공의 팔은 묶인채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걸려있고, 남자 넷이서 한참 괴롭히기 시작한다.
"너 저런거 보면 무슨 생각해?"
"뭐 그냥, 별생각없어요. 자극적이라서 보는거죠."
"그럼 저런 야동 보다가 여자들 보면 막 그대로 하고싶거나 그래?"
"그렇게 하면 쳐맞아요.히히. 야동이니까 가능한거죠."
한참 그렇게 얘기를 늘어놓는데, 남자들이 여자주인공의 보지에 손을 넣고 미친듯이 휘저어댄다.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보지에선 물이 쏟아진다.
"....."
할 말이 없다. 하필이면 그런 장면이 나오나 싶기도 하지만, 어디 내 야동중에 그런거 없으면 바로 지우지 남겨놨겠나 싶기도 하다.
"야동보고 따라하면 맞는다며?"
"아뇨, 그게..."
"이따가 때릴거야."
때릴거면 지금 때렸겠지. 안때릴거 알거든? 신혜가 이런 말 하는것도 처음이긴 한데, 진짜 하나도 안무섭다.
"근데..."
"뭐?"
"어제 어땠어요?"
"....알고싶어?"
"솔직히, 진짜 궁금해요"
"말 안해줄거야"
야동에 집중하고 있는 신혜를 뒤에서 껴안았다. 신혜는 잠깐 움찔하더니 등을 밀착시켜 그대로 안긴다. 허리를 안은 팔에 힘을줘본다. 신혜의 몸은 역시 말랑말랑하다. 신혜의 볼을 비비며 귓볼을 살짝 핥아본다.
"하...아"
확실히 신혜의 몸이 전과는 달라졌다. 반응이 있다. 허리를 안은 손을 올려 옷 위로 가슴을 주물러 본다.
"으음.... 하..."
"이제 확실히 느끼는거에요?"
"으...음... 좋아... 아아.."
신혜의 옷을 벗긴다. 신혜의 옷을 다 벗기자 신혜가 돌아서 침착하게 나를 마주보며 내 옷을 벗긴다. 다 벗기고 나서 신혜가 내 얼굴을 만진다. 그리고 입술을 포개온다. 신혜의 어깨를 잡고 키스를 받아들인다. 한참을 키스하고 나서 얼굴이 멀어진다. 신혜를 마주보니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리깐다.
어깨를 잡고 살짝 ㅤㄴㅜㅍ힌다. 입술로 가슴을 핥기 시작하자 신혜가 내 머리카락을 쥔채로 신음을 뱉어낸다. 입술은 신혜의 배를 타고 내려와 보지에 머문다. 축축하다. 혀로 물기를 핥는다.
"흐읍... 하... 근데, 있잖...아..."
"네"
"나 털 많아서 밉지 않아, 거기...아흑.... 수지는... 흐읍....하... 깨끗해서 예쁘잖아.....으응..."
다르긴 다르다. 상대적으로 그곳에 털이 적은 수지와 의외로 수북한 신혜는 근데, 둘 다 굉장히 좋다.
"예뻐요. 진짜로. 이제 넣을게요"
"응"
대답과 함께 신혜는 눈을 감는다. 삽입과 동시에 다시 신음을 터트린다.
"하..."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신혜는 내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살짝 살짝 들어준다. 이럴때 보면 굉장히 적극적이다.
"하..아....아...아아...."
신혜의 신음이 커진다. 처음 신혜가 반응했던 그날처럼 환하게 웃는 표정이다.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는다. 무서울정도로 예쁘다.
"나....하윽..... 너..어...무 좋아... 으...흐...읍...."
속도를 최대한 올려본다. 신혜의 신음도 빨라진다. 사정의 기운이 느껴진다. 급하게 자지를 빼고 신혜의 배 위에 올챙이들을 쏟아낸다. 놈들이 배 위에 떨어질때마다 움찔하는게 보인다. 사정이 끝나고 신혜를 바라본다. 빌어먹을... 이여자 아직이다.
"아직이에요?"
"응... 나 아직...인데..."
신혜가 나한테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지금 미안해 해야 하는건 나다.
"그거... 해줄수 있어?"
"어떤거요?"
"어제... 그거..."
갑자기 괴롭히고 싶어진다.
"그게 뭔데요, 말을 해야 알죠"
"손으로...."
"손으로 뭘요? 어떻게요?"
신혜가 울듯한 표정이 된다.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지, 곤란해하다 나를 살짝 째려본다.
"너 진짜 싫어... 나쁜놈."
"그러니까, 말을 해줘요."
"보... 보.... 나쁜놈 나 안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한다. 내가 울린게 벌써 몇번째인지 모르겠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준다.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신혜가 울먹이며 입을 연다.
"보, 보지 쑤셔줘."
눈물을 닦아준다. 귀여워 미치겠다.
"어제 어땠는데요? 괜찮았어요?"
"....응.... 좋았어..."
울먹이며 고개까지 끄덕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키스를 퍼부었다.
"나쁜놈"
입술이 떨어지자 마자, 신혜의 입에서 나쁜놈 소리가 튀어나오며, 주먹으로 내 가슴을 친다. 하나도 안아프다.
신혜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는다. 다른 한 손으로 털을 쓰다듬다가 클리토리스에 손가락을 댄다. 어느덧 신혜는 울음을 멈췄다. 클리토리스를 비비며, 보지 안쪽의 손가락을 살짝 굽힌다. 그리고 손목을 이용해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하아....하...아아.아아아아아아"
신혜가 격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속도를 좀 더 올린다.
"!!!!아아아아아아아!!!!!"
방안이 신혜의 신음소리로 가득하다.
"그만, 그만!!!!"
신혜가 멈추라고 한다. 미안한데 그럴 생각이 없다. 갑자기 물줄기가 손바닥을 친다. 그리고 그게 튀어 신혜의 몸과 내 얼굴에 튄다. 나도 모르게 손을 뺐다.
신혜의 허리가 들려있다. 약한 물줄기가 신혜의 보지계곡을 타고 흘러 엉덩이 골로 흐르다 바닥에 똑 똑 떨어진다. 느닷없이 신혜의 허리가 요동친다. 그리고 어제의 그 엄청난 광경이 다시한편 펼쳐진다.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근데, 허리가 덜 들렸는지 각이 어제와 다르다. 그대로 빳빳한 종이를 때리는 물소리가 방안에 퍼진다. 한번, 두번, 세번... 오늘은 세번이다. 신혜가 분출을 마치고 눈이 풀린 상태로 뻗어버린다. 그상태로 숨을 몰아쉬더니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진다. 나를 보며 다시 울먹인다.
"나 어떡해?"
벽 한쪽에는 남자가 서서 오줌이라도 갈긴듯한 물자국이 나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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