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권씨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이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긴 정적을 깨고 숙경이 말했다.
"...... 녀석이 날 너무 몰아세웠어. 그리고 나보다 더 파렴치한 놈이 그녀석이야. 당신도 옆에서 들었잖아, 우리를 완전히 가지고 놀았다는 걸."
"그야 그렇지만. 아무튼 아까는 너무 놀라서 참느라고 혼났어. 선화씨도 많이 놀란 모양이던데."
영권은 숙경의 말을 받아주지 않았다.
깊은 침묵이 이어졌고 숙경은 지금 정리중인 사람한테 괜한 말을 꺼낸 것을 후회했다.
영권이 정신적으로 힘들 시간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고 더이상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인가?"
영권은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은 확인에 가까운 물음이었다.
자신에게 확신을 주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였다. 지난 날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선화와 지냈던 순간들이 항상 황홀했던 건 아니지만 언제나 삶의 위안으로 남아주던 아내가 아니었던가.
함께 보낸 수많은 날들이 등 뒤로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함께 나눈 사랑의 숫자를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쌓았는데 이제 모두 끝이라니 쉽게 될 것 같지 않았다.
어쩌면 모든 것이 자신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희의 시험에 들어 여행을 떠나지만 않았어도, 숙경과 키스만 하지 않았어도,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만......
영권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늦은 후회를 한다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하고 잘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의 미래만이 과거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이었다.
영권은 프로포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왕 시작하는 바에야 적당히 뭉기적거리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새로운 사랑을 위한 방법이었고 동시에 선화와 병희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한 영권은 복잡하게 얽혔던 마음의 모통이를 깨끗이 정리한 것처럼 가벼워졌다.
몇 년째 하고 있는 가게 일도 새로운 흥미를 보여주었고 구석구석에 쌓여있는 물건들에게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영권은 가게에서 파는 악세사리 중에서 가장 비싼 브로찌를 골라서 포장했다.
집으로 가면 숙경에게 선물할 작정이었다.
포장을 한 브로찌는 조심스럽게 점퍼 호주머니에 챙겨두었고 시간을 제촉하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영권은 밖을 보았고 오토바이 한 대가 가게 앞으로 나타나며 멈추어 섰다.
영권은 아무 의미 없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토바이에서 내린 사람이 헬멧을 벗자 그게 동수라는 것을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동수는 영권과 눈이 마주치자 꾸벅하며 인사를 했고 영권도 반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 안으로 들어온 동수는 정식으로 인사를 했고 휴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짧은 머리와 검게 그을린 피부가 그의 생활을 말해주고 있었다.
영권은 자신의 군생활을 떠올리며 생활은 괜찮냐고 물었다.
동수는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했고 술을 한잔 사달라고 말했다.
영권은 애초의 계획은 잠시 미루기로 하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동수는 가게를 정리하는 것을 도왔고 두 사람은 곧 술집으로 향했다.
안부를 묻는 것으로 첫 잔을 시작했고 군대라는 공통 분모 위에 쌓이는 두 사람의 화제 거리는 끝이 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마침내 방광이 차올라 더 이상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게 되었는지 영권은 화장실에 가겠다며 일어섰다.
동수는 빨리 오라고 말하고 영권이 멀어지자 준비했던 백색의 음흉한 가루를 영권의 술잔에 넣었다.
가루는 미끄럼을 타듯이 부드럽게 술잔 안으로 빠져들었고 엄청난 눈가림으로 투명한 술 속에서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숨어들었다.
동수는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며 가슴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화장실에 다녀온 영권은 개운해진 아랫배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먼저 잔을 들어 술을 권했고 시원스레 술을 털어넣었다.
밤바람이 그리 차갑지 않은 것은 봄이 오고 있다는 의미였을까, 아니면 취해가고 있다는 것이었나.
영권은 약간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가 떨어지는 눈꺼풀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은 채 테이블 위에 머리를 처박고 말았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긴 정적을 깨고 숙경이 말했다.
"...... 녀석이 날 너무 몰아세웠어. 그리고 나보다 더 파렴치한 놈이 그녀석이야. 당신도 옆에서 들었잖아, 우리를 완전히 가지고 놀았다는 걸."
"그야 그렇지만. 아무튼 아까는 너무 놀라서 참느라고 혼났어. 선화씨도 많이 놀란 모양이던데."
영권은 숙경의 말을 받아주지 않았다.
깊은 침묵이 이어졌고 숙경은 지금 정리중인 사람한테 괜한 말을 꺼낸 것을 후회했다.
영권이 정신적으로 힘들 시간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고 더이상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인가?"
영권은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은 확인에 가까운 물음이었다.
자신에게 확신을 주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였다. 지난 날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선화와 지냈던 순간들이 항상 황홀했던 건 아니지만 언제나 삶의 위안으로 남아주던 아내가 아니었던가.
함께 보낸 수많은 날들이 등 뒤로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함께 나눈 사랑의 숫자를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쌓았는데 이제 모두 끝이라니 쉽게 될 것 같지 않았다.
어쩌면 모든 것이 자신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희의 시험에 들어 여행을 떠나지만 않았어도, 숙경과 키스만 하지 않았어도,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만......
영권은 고개를 저었다. 이미 늦은 후회를 한다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하고 잘 살아가야 한다.
앞으로의 미래만이 과거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이었다.
영권은 프로포즈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왕 시작하는 바에야 적당히 뭉기적거리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새로운 사랑을 위한 방법이었고 동시에 선화와 병희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한 영권은 복잡하게 얽혔던 마음의 모통이를 깨끗이 정리한 것처럼 가벼워졌다.
몇 년째 하고 있는 가게 일도 새로운 흥미를 보여주었고 구석구석에 쌓여있는 물건들에게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영권은 가게에서 파는 악세사리 중에서 가장 비싼 브로찌를 골라서 포장했다.
집으로 가면 숙경에게 선물할 작정이었다.
포장을 한 브로찌는 조심스럽게 점퍼 호주머니에 챙겨두었고 시간을 제촉하며 서성거리고 있었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영권은 밖을 보았고 오토바이 한 대가 가게 앞으로 나타나며 멈추어 섰다.
영권은 아무 의미 없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토바이에서 내린 사람이 헬멧을 벗자 그게 동수라는 것을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동수는 영권과 눈이 마주치자 꾸벅하며 인사를 했고 영권도 반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 안으로 들어온 동수는 정식으로 인사를 했고 휴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짧은 머리와 검게 그을린 피부가 그의 생활을 말해주고 있었다.
영권은 자신의 군생활을 떠올리며 생활은 괜찮냐고 물었다.
동수는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했고 술을 한잔 사달라고 말했다.
영권은 애초의 계획은 잠시 미루기로 하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동수는 가게를 정리하는 것을 도왔고 두 사람은 곧 술집으로 향했다.
안부를 묻는 것으로 첫 잔을 시작했고 군대라는 공통 분모 위에 쌓이는 두 사람의 화제 거리는 끝이 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마침내 방광이 차올라 더 이상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게 되었는지 영권은 화장실에 가겠다며 일어섰다.
동수는 빨리 오라고 말하고 영권이 멀어지자 준비했던 백색의 음흉한 가루를 영권의 술잔에 넣었다.
가루는 미끄럼을 타듯이 부드럽게 술잔 안으로 빠져들었고 엄청난 눈가림으로 투명한 술 속에서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숨어들었다.
동수는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며 가슴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화장실에 다녀온 영권은 개운해진 아랫배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먼저 잔을 들어 술을 권했고 시원스레 술을 털어넣었다.
밤바람이 그리 차갑지 않은 것은 봄이 오고 있다는 의미였을까, 아니면 취해가고 있다는 것이었나.
영권은 약간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가 떨어지는 눈꺼풀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은 채 테이블 위에 머리를 처박고 말았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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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2-28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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