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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49 869회 0건
-------------------------80부------------------------------
아무리 인간이 좋다고 해도 자신의 주인이랄 수 있는 구미호를 배신하다니.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게다가 내가 잡으러 다니는 것을 알면서도 묵과하겠다니.
구미호를 버린 것인지 아님 정천이 너무 좋은 것인지 모르겠네.
적이 하나 줄었다는 것은 내게 이로운 일이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그런데 이 찜찜한 기운은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
계속 따라 붙던 기운이 이제는 근처에서 맴돌고 있는 기분이다.
잠을 청하려 해도 은근히 자극하는 느낌이라 쉽게 잠이 들지도 않았다.
몇 번을 뒤척이고 나니 짜증도 나고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내가 이곳을 향하고 있는 것은 극히 소수의 인원만 알고 있을 텐데.
게다가 크게 사고를 치면서 다닌게 아니라 정확한 위치는 몰라야 하는데 이렇게 정확히 찾아와서 나의 신경을 건드리다니...
난 탐색 범위를 넓혀 보았다.
한켠에 천마대가 있고 반대쪽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개의 기운이 느껴졌다.
아마 그것들이 나의 신경을 건드리는 것이겠지?
난 최대한 조용히 그쪽으로 이동했다.
나의 움직임을 그리 쉽게 알지 못할 텐데 그것들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날 상대로 삼재진을 펼치고 있었다.
“뭐야. 내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대답은 없다.
“이것들이 사람이 말을 하면 대꾸가 있어야지. 야 말 좀 해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뭐 철저한 살수의 교육을 받았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 순간 맨 앞에 있던 놈이 수도로 공격해 왔다.
마치 날이 잘 선 칼이 날아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예리한 공격이라 쉽게 무시하지 못하고 몸을 움직여 피해 나갔다.
한놈의 공격이 시작되자 좌우의 두놈도 기다렸다는 듯이 기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겨우 피하고 있지만 정말 완벽해 보이는 합격진이었다.
내가 만들어둔 천지인의 진법과 맞먹을 정도였으니.
피하기만 해서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줏워들었다.
“이제부터 좀더 신나게 놀아보자고.”
난 말을 마치고 강기를 잔뜩 머금은 나뭇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얇고 가는 강기의 선들이 한놈의 몸을 에워쌓다.
“이게 약해 보여도 그게 아니거든. 넌 이제 그만 움직여야 겠어.”
감겨지던 강기의 선은 이내 그놈의 목을 조여 부러뜨렸다.
당연히 즉사라 생각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움직임을 보여주는 놈은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천강시란 말인가?
그렇다는건 어딘가에 이것들을 조작하는 놈들이 있다는 소린데.
내가 너무 편하게 생활을 해서 위기감이 많이 죽었단 소린데 이것 참.
일단은 이것들의 처리가 우선이다.
완벽한 파괴만이 이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다.
모든 물체에 존재하는 핵을 찾으면 이것들도 한방이면 가루로 변한다.
그보다 이것들을 조정하는 놈이 궁금했다.
어떤 방법을 썼길래 나의 감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다시 천강시와 툭닥거리며 감지의 기운을 늘려갔다.
내게서 벗어날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이혼대법.
자신의 신체는 멀리에 두고 혼만이 떠나오는 방법.
천사교 출신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혹여라도 천강시에 빙의했다면 내가 찾기란 불가능하겠지.
일단은 천강시를 상대하며 나의 기운으로 그것들의 몸을 샅샅이 살폈다.
강시에게도 생명의 핵은 존재하니까 그것도 찾아야 하고 빙의된 놈이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없애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생각이 들어 일단은 그놈부터 잡고 볼 생각이다.
나의 기가 천강시의 모든 혈을 관통하자 한놈씩 움직임이 무뎌지더니 이내 멈추었다.
“엥?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난 강시들이 왜 멈추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내 기만을 온몸에 고루 뿌린 죄 밖에 없는데.
마직막 한놈의 움직임이 멈추자 그 놈의 머리에서 하얀 기운이 흘러나왔다.
보통 사람이라면 보지 못하겠지만 난 영도 느끼고 볼 수 있기에 자세히 보였다.
“네놈이군.”
난 초혼술을 이용하여 그놈의 혼을 붙들었고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같은 술법이라도 능력이 높은 사람이 무조건 대장이니까.
“천사교에서 날 제거라하고 시키던가?”
“크흐흐. 당연하지. 네놈 같은 애송이가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뭐 네놈들과 싸워서 이기는거야 쉽지. 그냥 귀찮아서 두고 보는거야.”
“크하하. 당돌한 놈이군. 아가야. 천사교가 그리 만만한 곳으로 보이더냐.”
“나와는 상관없어. 다만 날 건드리면 응징할 뿐이니까. 그나저나 이것들이 천강시야?”
“잘 알고 있군.”
“그런데 어떻게 이것들이 갑자기 멈춘거야? 네가 시킨거야?”
“나도 모른다. 뭔가 이상이 생겼겠지. 그보다 이젠 가야겠다.”
“웃기는군. 지금 넌 내게 붙잡힌 상태야. 가긴 어딘 간다고.”
“내가 네놈에게 잡혀? 웃기는군. 일부러 와 준거야. 착각이 심하군.”
“그럼 초혼술에 걸린게 아니란 말인가?”
“그건 죽은 놈들에게나 쓰는 거지 나 같이 산 사람에겐 소용이 없어. 더구나 그 술법은 내가 뻔히 알고 있는데 당하겠나?”
“그렇군. 난 순순히 오길래 술법에 걸린줄 알았지.”
“아가야. 세상이 그리 만만해 보이더냐.”
“그럼 이건 어떨까? 파혼술.”
“크어억... 뭐야... 그만...”
“흠. 이건 잘 통하네. 그럼 대화를 계속 해 볼까?”
“아악... 이 자식이 무슨 짓이야. 헉헉... 그 술법은 무엇인가?”
“이거? 그냥 내가 만들어 본거야. 혹시나 필요할까 싶어서.”
파혼술.
말 그대로 혼을 파괴하는 술법이다.
초혼술은 죽은 자의 혼령를 불러 그자가 죽기전의 상황을 알기 위해 많이 사용했다면 파혼술은 그런 영혼을 파괴하는 목적으로 쓰인다.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술법이지만 나름대로 정리해서 고안한 것인데 생각보다 잘 통하는 것을 보니 매우 흡족하구만.
아마도 혼의 상태로 살아온 악마가 있다면 이것으로 영원히 지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단점이야 있지만 그건 그때가면 알 것이고.
“천사교는 기어이 나와 적이 되려고 하는 건가?”
“네놈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겨우 천마교를 등에 업었다고 기고만장이구나.”
“천마교는 나도 신경 안 써. 그보다 내가 하는 사업에 신경을 쓰지. 녹림은 이때까지 너무 가난하게 살았거든. 그래서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그것에만 집중하고 싶어.”
“크흐흐. 생각은 좋다만 그게 과연 쉽게 되겠어? 돈이 되는 것이라면 다른 문파에서도 시도를 안했겠냐고. 처음이야 몰라도 시간이 지나고 네놈들이 벌어들인 돈이 보이면 가만히 두려는 방파는 없을 것이야. 그걸 알아야지. 단지 우리는 좀 더 먼저 손을 쓰는 것이고.”
“제법 많은 것을 알고 있군. 그 정도면 천사교에서도 어느 정도 직위는 있겠지?”
“그런 것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지.”
“말하는 것이 좋을 거야. 네놈이 왠지 밉지는 않거든.”
파혼술의 강도를 조금 높였다.
뭐 잘못해서 죽으면 그만이고 아니면 혹시 알아 더 많은 정보를 얻을지.
“크아악. 이 빌어먹을 애송이... 그만... 크억...”
헉헉 대면서도 날 째려보는 눈빛.
순간 이놈이 정말 천사교의 사람이 맞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천사교의 인물들은 모두 얍삽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놈은 의외로 기개도 있어보이고 풍기는 기운도 조금 달라보였다.
“어이 영감. 우리 협상하자고. 정체를 밝히면 풀어주지.”
“이런 똥물에 튀길 놈... 아아악... 알았어... 그만...”
이 미친 영감이 성질을 건드리고 난리야.
가볍게 눌러주고 그의 정체에 경청의 자세를 보였다.
“난 배교의 교주 장각이다. 빌어먹을 천사교에 속아서 제자들은 모두 죽고 이렇게 천강시 세구만 훔쳐서 달아난 것이다. 그동안 네놈의 소문을 들어서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쫓아 온 것인데 멍청한 천강시는 끝장났고 나도 이지경이군.”
“흠... 그럼 진작에 그렇게 말하지 왜 빙빙 돌려서 말하고 그래.”
“네놈이 이렇게 강할 줄 알았어야지. 정말 괴물이 따로 없구만.”
“영감 몸은 어딨는거야?”
“내게 몸이 어딨어? 그냥 천강시에 빙의해 있다가 나온 것인데.”
“배교의 술법이 천사교보다 정교한 모양이군. 내가 아는 천사교의 술법엔 그런게 없던데.”
“당연한 것 아니겠어? 술법의 원조는 배교야. 나 조차도 아직 익히지 못한 술법이 얼만데. 일부만 익혀도 이렇게 대단한 능력이 보이잖아?”
단순한 것인지 늙으면 그러는 것인지 자화자찬이 시작되었다.
제자가 없으니 자신을 사부로 모시면 술법을 알려주겠다는 둥 하면서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한밤중에 잠도 못자고 이 난리를 친 것만 해도 성질이 나는데 저런 수다까지...
“영감. 이제 볼일 없으니 그만 가보라고. 난 잠이나 자야겠어.”
자기 혼자서 신나게 떠들던 놈이 갑자기 조용해 졌다.
그 애처로워 보이는 눈빛이라니.
이 영감이 배우 생활을 했나.
“뭐야?”
“네놈의 힘을 좀 빌어야겠다.”
“그게 무슨 소리야.”
“복수.”
“내가?”
“그럼.”
“싫어.”
“해줘.”
“싫어.”
이런 단답형의 질의응답.
나도 많이 유치해 졌군.
“좋아. 내 모든 것을 전해 주겠어. 그러니 날 대신해서 복수를 해줘.”
순간 노인의 혼이 심한 파장을 일으켰다.
“네놈은 거부할 수 없어. 이것은 혼만이 할 수 있는 술법. 산자는 방어가 불가능하지.”
나를 해치고자 하는 기운이 아니라 막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일반적인 격체진력과는 다른 방식으로 노인은 내게 모든 것을 전수했다.
자신의 혼의 일부를 내 뇌리로 박아 넣은 것이다.
그리고 그 혼은 노인의 모든 것을 심어주고야 사그라들었다.
점점 희미해지는 노인의 영혼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왜 처음 보는 내게 이런 일을...”
“그냥. 네놈이 맘에 들어서. 그럼 잘 있게.”
이렇게 사라지는 영혼은 저승에도 가질 못한다.
정말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예전에 염왕의 말에 따르면 술법을 배운 놈치고 저승으로 제대로 오는 놈이 드물다고 했다.
모두가 자신의 마지막 혼을 후대에 남기고 스스로 소멸을 택하기 때문이다.
환생의 권리마저 포기하는 것이 참으로 불쌍하다고 말했다.
지금 내 눈에서 그런 사람이 하나 사라지고 있다.
내가 천사교에 복수를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말야.
“영감. 내가 먼저 하지는 않겠지만 건들면 반드시 복수해 주겠소. 노인이 원하는 복수를 말이오. 잘 가시오. 부디.”
사라지기전 환한 웃음이 보였다.
그것으로 노인은 안심을 하는 모양이다.

한밤중에 이 무슨 해괴한 일이겠냐 만은 그래도 좋은 걸 하나 얻었으니 넘어가자고.
머릿속을 맴도는 그의 절학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자신이 익힌 것은 나도 바로 쓸 수 있을 지경이고 그가 익히지 못한 것들도 고스란히 나의 뇌리에 묻혀 있었다.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몸을 돌리자 천강시가 나를 따랐다.
“어라. 이것들이 왜 이래.”
날 공격하는 줄 알고 방어태세를 했지만 곧 풀었다.
더 이상의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발을 떼자 같이 움직이고 멈추자 그것들도 멈추었다.
난 장각이 전해준 지식을 열심히 뒤졌다.
천강시편이 나오자 천강시의 특징 및 제조법이 나왔다.
그리고 천강시의 활용편도 있었다.
“흠... 이건 놀라운 일인걸. 만든 놈도 참으로 대단하구만.”
천강시의 원 주인은 배교였다.
제조법을 알고도 못 만들었는데 천사교는 그것을 만들었다.
그건 순전히 들어가는 비용의 문제 때문이었다.
천강시를 일반 구시술로 부리면 만명의 힘을 쓴다면 천강시의 몸속으로 기를 유통시켜 시술자의 심령과 일치된다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참 운이 좋아서 이루어진 대법이고 부상으로 강력한 원군을 얻은 것이다.
이놈들 세구면 천마대 전체를 상대할 정도니까.
생각난 김에 한번 시도를 해볼까?
게다가 강시의 특징은 생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은 그것을 느끼기 힘들지만 이미 죽은 것들은 생기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에 암습에 대해서는 천마대 보다 더욱 잘 막을 것이다.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자 아까 목이 부러진 놈의 목도 고쳐주고 세구를 데리고 돌아왔다.
각기 천지인이란 이름을 붙이고 나의 기운을 더욱 나누어 주었다.
내겐 남들보다 강한 선천지기가 있어 이들에게 약간의 이지를 주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모두가 잠든 사이에 그 대법을 마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뭔가에 몰두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제대로 성공하면 정천의 자리를 이놈들로 대체를 해야겠다.
그리고 천마대도 돌려보내고.
눈치가 보여서 맘대로 활보할 수가 있어야지.
천마대도 이제 총단으로 돌아가 다른 일을 지원해야지 언제까지 날 보호한다고 따라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도 천마대 몽땅이 날 따르고 있으니 얼마나 인원 낭비인가?
녹림이란 무리가 떼거지로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너무 한 것 아닌가?
아무튼 이번 일만 잘 되면 떨거지들 다 보내고 좀 더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도 있겠지.
사천에 갔다가 당가의 습격을 받아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고.
천강시라는 사실만 숨긴다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대법에 있는 활강시로의 탈바꿈을 성공시키기 위해 열심히 기를 끌어올렸다.
그렇게 밤은 깊어갔고 해가 뜨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ps 등장인물이 자꾸 바껴서 이상해 지네요
그리고 지명을 잘 모르니 그냥 이해하세요
작가라면 알아야 겠지만 제가 좀 귀찮은건 싫어해서요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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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Lv : 10   Point : 9300

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2-28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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