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 안으로 들어온 영권은 불을 끄고 소파에 누웠다.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 때문에 운치는 있었지만 금방 잠이 오지는 않았다. 자리도 불편했고 마시다 만 술 때문에 오히려 정신이 말짱한 것 같았다. 몇 번이나 뒤척이면 잠을 청해 보았지만 오히려 잠만 더 달아났는데 때 마침 윗층에서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명희 숙경의 숨소리였다. 조심을 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지만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거친 숨소리가 성대를 미세하게 울리고 있었다. 고요한 가운데 조그맣게 들려오는 소리에 영권의 모든 신경이 집중되었고 머리는 지끈거렸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그렇게 말했지만 오히려 숙경에 대한 아쉬움은 커져갔다. 등을 떼고 일어나 앉았을 때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제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릴 만큼 커졌고 앞으로 더 크게 번질 것 같았다. 영권은 담배가 생각났다. 숙경의 핸드백, 반대편 소파 위에 있던 그녀의 핸드백을 열자 몇 시간 전에 느꼈던 그녀의 향기가 훅하고 밀려왔다. 영권은 잠시 코를 박고 쉼호흡을 했다. 그러다가 스스로의 어리석은 모습에 머리를 흔들며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물었다.
이제 두 사람은 격정의 산을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듯, 영권의 존재와는 무관하게 소리를 질러댔다. 두 사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영권은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단을 밟았을 때 나무 계단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어떤 소리라도 냈다면 오르기가 편했을까. 몇 단을 더 오르던 영권은 다시 돌아서고 말았다.
소파로 돌아온 영권은 담배 한 개피를 더 챙기려다 갑 채 들고 산장 밖으로 나왔다. 담배에 불을 붙인 영권은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 걷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린 것 같지가 않았다.
몇 개피의 담배를 피는 동안 벌써 주차장에 도착했던 것이다.
차에 오른 영권은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자위하며 시동을 걸었고 창문을 열어 바람이 들어오게 했다.
얼마간 길을 달렸는데 숙경의 모습이 다시 고개를 들어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깟 여자가 뭐라고.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답답하게 막힌 가슴이 뚤리지가 않았다.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
욕구불만에 빠지기라도 한 건지 심란한 마음으로 차를 몰던 영권은 도로교통 표지판을 보고 집으로 가는 방향과는 달리 우회전을 했다.
"대천 32Km."
대천 해수욕장.
몇 번인가 여름 휴가를 간 적이 있었던 곳이다.
그래. 바닷가에라도 가면 가슴이 좀 시원해질지 모르겠다.
가는 김에 술이라도 더 마시고 자지 뭐. 영권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서 답답한 게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곳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영권은 힘차게 엑셀을 밟았다.
그것은 분명희 숙경의 숨소리였다. 조심을 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지만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오는 거친 숨소리가 성대를 미세하게 울리고 있었다. 고요한 가운데 조그맣게 들려오는 소리에 영권의 모든 신경이 집중되었고 머리는 지끈거렸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그렇게 말했지만 오히려 숙경에 대한 아쉬움은 커져갔다. 등을 떼고 일어나 앉았을 때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제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릴 만큼 커졌고 앞으로 더 크게 번질 것 같았다. 영권은 담배가 생각났다. 숙경의 핸드백, 반대편 소파 위에 있던 그녀의 핸드백을 열자 몇 시간 전에 느꼈던 그녀의 향기가 훅하고 밀려왔다. 영권은 잠시 코를 박고 쉼호흡을 했다. 그러다가 스스로의 어리석은 모습에 머리를 흔들며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물었다.
이제 두 사람은 격정의 산을 빠르게 오르기 시작한 듯, 영권의 존재와는 무관하게 소리를 질러댔다. 두 사람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영권은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단을 밟았을 때 나무 계단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어떤 소리라도 냈다면 오르기가 편했을까. 몇 단을 더 오르던 영권은 다시 돌아서고 말았다.
소파로 돌아온 영권은 담배 한 개피를 더 챙기려다 갑 채 들고 산장 밖으로 나왔다. 담배에 불을 붙인 영권은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 걷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린 것 같지가 않았다.
몇 개피의 담배를 피는 동안 벌써 주차장에 도착했던 것이다.
차에 오른 영권은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자위하며 시동을 걸었고 창문을 열어 바람이 들어오게 했다.
얼마간 길을 달렸는데 숙경의 모습이 다시 고개를 들어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깟 여자가 뭐라고.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답답하게 막힌 가슴이 뚤리지가 않았다.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
욕구불만에 빠지기라도 한 건지 심란한 마음으로 차를 몰던 영권은 도로교통 표지판을 보고 집으로 가는 방향과는 달리 우회전을 했다.
"대천 32Km."
대천 해수욕장.
몇 번인가 여름 휴가를 간 적이 있었던 곳이다.
그래. 바닷가에라도 가면 가슴이 좀 시원해질지 모르겠다.
가는 김에 술이라도 더 마시고 자지 뭐. 영권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서 답답한 게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곳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영권은 힘차게 엑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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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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