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었다.
팬시점에 도착한 선화는 새로 온 아르바이트생에게 금전출납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오후 한 시가 되었고 선화는 잠깐 가게를 비우겠다고 말하고 거리로 나갔다.
사람들은 지나간다. 서로를 피해 각자의 갈 곳으로 스쳐 지나갔다.
거리를 걷는 많은 사람들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일까.
택시가 서자 상념에 젖어 있던 선화는 말 없이 요금을 지불하고 내렸다.
애써 찾을 필요도 없이 병희의 정신과 의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어둡고 눅눅했다.
요즘 이런 병원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깔끔하지가 못했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 스테이션에 앉아있던 간호사(간호사 복장을 입고 있지 않다면 절대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 인상이었다.)가 인사를 해왔다.
"어떻게 오셨죠?"
병원에 무슨 일로 왔냐니, 차라리 왜 왔냐고 묻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두 시에 예약했는데요."
"아, 그러세요. 잠깐 앉아서 기다리세요."
아직 두 시가 되려면 십 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선화는 그다지 앉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소파에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앉았다.
삼분 전 두시. 놀랍게도 진료실 안에서 환자로 보이는 사람이 걸어 나왔다.
간호사는 재빨리 선화에게 들어가라고 말했다.
선화는 가볍게 노크를 하고 진료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안에는 막 진료를 끝낸 듯 차트를 정리하고 있는 병희가 앉아 있었다.
잠깐 고개를 들어 선화를 본 병희는 어서 오라고 말했고 차트를 마저 쓴 다음 밖에 있는 간호사에게 가져다 주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자, 이쪽으로 앉으시죠."
다른 과 병원과는 달리 병희의 진료실은 일반 사무실처럼 되어 있었다.
가운데에 위치한 소파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마주보고 앉았다.
소파는 너무 푹신거려 엉덩이가 깊이 빠졌고 대신 무릎이 올라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선화는 핸드백을 무릎 위에 올려보았지만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병희는 생각했던 것보다 냉정한 얼굴은 아니었다.
약간은 멍해보이기도 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구석이 있긴 했지만 보통의 평범한 남자였다.
게다가 지위와 매력도 가지고 있는.
"지난번에 찾아갔을 때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그게 맞았군요."
병희는 선화에게 잠시도 시선을 떼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어디 아픈 데라도 있으세요?"
선화는 요즘들어 통 잠을 자지 못한다는 말을 비롯해 영권이 사라진 얘기까지 모두 병희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어쩌면 좋겠냐고 물었다.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군요. 약을 조금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더니 병희는 책상으로 가서 차트에 뭔가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도 호전이 없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
그것 뿐이었다.
영권에 관한 안부를 묻지도 않았고 더 이상의 상담도 없었다.
선화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남편 동창이라고 찾아왔는데 사라진 친구의 안부조차 묻지 않고 약이나 타가라니.
혼자만의 기대를 한 자신을 탓하며 짧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밖으로 나오자 간호사는 복사기에서 인쇄되어 나온 처방전을 쭉 찢어 건네주었다.
이거나 갖고 꺼지라는 당당한 얼굴이었다.
선화는 신경질적으로 처방전을 채갔다.
"뭐 이런 병원이 다 있어."
상담을 받기로 한 생각은 완벽한 오산이었다.
아니면 대학 동창일 뿐인 병희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몰랐다.
어쨌든 선화의 기분이 만신창이가 된 것만은 분명했다.
서둘러서 눅눅하고 음산한 병원을 빠져나갔다.
병희는 태양을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 사이로 선화의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화가 난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팬시점에 도착한 선화는 새로 온 아르바이트생에게 금전출납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오후 한 시가 되었고 선화는 잠깐 가게를 비우겠다고 말하고 거리로 나갔다.
사람들은 지나간다. 서로를 피해 각자의 갈 곳으로 스쳐 지나갔다.
거리를 걷는 많은 사람들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일까.
택시가 서자 상념에 젖어 있던 선화는 말 없이 요금을 지불하고 내렸다.
애써 찾을 필요도 없이 병희의 정신과 의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어둡고 눅눅했다.
요즘 이런 병원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깔끔하지가 못했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 스테이션에 앉아있던 간호사(간호사 복장을 입고 있지 않다면 절대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 인상이었다.)가 인사를 해왔다.
"어떻게 오셨죠?"
병원에 무슨 일로 왔냐니, 차라리 왜 왔냐고 묻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두 시에 예약했는데요."
"아, 그러세요. 잠깐 앉아서 기다리세요."
아직 두 시가 되려면 십 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선화는 그다지 앉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소파에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앉았다.
삼분 전 두시. 놀랍게도 진료실 안에서 환자로 보이는 사람이 걸어 나왔다.
간호사는 재빨리 선화에게 들어가라고 말했다.
선화는 가볍게 노크를 하고 진료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안에는 막 진료를 끝낸 듯 차트를 정리하고 있는 병희가 앉아 있었다.
잠깐 고개를 들어 선화를 본 병희는 어서 오라고 말했고 차트를 마저 쓴 다음 밖에 있는 간호사에게 가져다 주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자, 이쪽으로 앉으시죠."
다른 과 병원과는 달리 병희의 진료실은 일반 사무실처럼 되어 있었다.
가운데에 위치한 소파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마주보고 앉았다.
소파는 너무 푹신거려 엉덩이가 깊이 빠졌고 대신 무릎이 올라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선화는 핸드백을 무릎 위에 올려보았지만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병희는 생각했던 것보다 냉정한 얼굴은 아니었다.
약간은 멍해보이기도 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구석이 있긴 했지만 보통의 평범한 남자였다.
게다가 지위와 매력도 가지고 있는.
"지난번에 찾아갔을 때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는데, 그게 맞았군요."
병희는 선화에게 잠시도 시선을 떼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어디 아픈 데라도 있으세요?"
선화는 요즘들어 통 잠을 자지 못한다는 말을 비롯해 영권이 사라진 얘기까지 모두 병희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어쩌면 좋겠냐고 물었다.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군요. 약을 조금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더니 병희는 책상으로 가서 차트에 뭔가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도 호전이 없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
그것 뿐이었다.
영권에 관한 안부를 묻지도 않았고 더 이상의 상담도 없었다.
선화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남편 동창이라고 찾아왔는데 사라진 친구의 안부조차 묻지 않고 약이나 타가라니.
혼자만의 기대를 한 자신을 탓하며 짧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밖으로 나오자 간호사는 복사기에서 인쇄되어 나온 처방전을 쭉 찢어 건네주었다.
이거나 갖고 꺼지라는 당당한 얼굴이었다.
선화는 신경질적으로 처방전을 채갔다.
"뭐 이런 병원이 다 있어."
상담을 받기로 한 생각은 완벽한 오산이었다.
아니면 대학 동창일 뿐인 병희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몰랐다.
어쨌든 선화의 기분이 만신창이가 된 것만은 분명했다.
서둘러서 눅눅하고 음산한 병원을 빠져나갔다.
병희는 태양을 가리고 있는 블라인드 사이로 선화의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화가 난 뒷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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