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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43 1,003회 0건
영종도를 건너가자마자 빠져 휘휘 이리저리 휘저어가더니 공동묘지가 나타났다.
언제 준비했는지 영은은 사과와 배를 꺼낸다.
“부모님 묘지예요. 제가 16살 때 돌아가셨어요. 교통사고가 났었죠”
소주병을 따더니 묘지위로 소주를 이리저리 뿌린다.
“결혼하게 되면 꼭 인사를 드린다고 했었어요”
어정쩡하게 서있는 찬우를 슬쩍 영은이 끌어당겼다.

“아빠, 엄마. 나왔어. 내 결혼상대자야. 그런데 아빠, 엄마, 이이에게는 부인이 날 포함해서 6명이야. 웃기지.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사람은 없어졌어. 도망간건 아니야. 혹 거기서 보았어? 아주 잘생기고 키가 커. 누군가 괜히 아는척하면 물어봐. 조영은의 남편이 될 예정이었었냐고. 그리고 대신 미안하다고 말해줘. 나혼자 살아서 미안하다고. 나도 따라 죽어야겠다고 맘먹기도 했는데. 그냥 살기로 했어. 5000만 아니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44명 중에 한명이 되었어. 아빠, 엄마, 나 이거 영광인거 맞지. 거긴 너무 복잡하지 않아? 갑자기 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여긴 너무 텅비었어. 그렇지만 이제 다시 채우려고 해. 그리고 열심히 살아갈게. 언제나 처럼. 자신이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늘 이겨냈었자나. 알지? 16살부터 혼자였는데. 이제야 같이 살 사람이 생겼어. 아직 사랑하진 않아. 노력할게”
묵묵히 찬우는 옆에서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풀석 엎드려 절을 했다.
“장인, 장모님.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영은은 다시 길을 나서더니. 신림동으로 갔다. 아파트였다.
뒤적거리더니 열쇠를 꺼냈다.
그곳은 모든 것이 새것인걸 보니, 짐작컨대. 영은의 신혼살림집이 분명해보였다.

수돗물이 나온다.
“죄송해요. 너무 유난스러워서”
영은이 미안해했다.
“지난주가 결혼날짜로 잡힌 날이었어요. 날짜대로 결혼했으면 아직 1주일이 체 지나지 않은 신혼신부였을테죠. 아마 오늘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날이었을거구요”
“공항에서 산소에 인사드리고 이곳으로 왔을테죠.”
“행복한 신부였을텐데” 찬우는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그리고 지금쯤 이미 초야를 치렀을 날짜인데, 아직 나는 처녀예요”

영은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가운하나 걸친 아래로 하얀다리가 늘씬하게 드러나있다.
가운을 말없이 찬우에게 내민다.
샤워를 마친 찬우가 가운안에 속옷을 입어야할지 고민해본다. 그러다 결심한듯 가운하나만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욕실밖에 서있던 영은이 찬우앞에 선다. 툭 가운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찬우가 가운을 열었다.
영은이 벌거벗은 찬우를 꼭 안았다.
찬우의 가슴에 묻은 영은의 눈에선 꽃잎에 매달린 이슬한방울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미안해요” 찬우가 그렇게 말하곤, 영은을 번쩍 들어 안고서 안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에야 찬우와 영은이 여의도에 도착했다.
출발직전에 무전기로 연락을 했다.
“걱정하진 않았어” 수연이 그렇게 말했다.
“찬우씨가 말해줬어 밤새. 걱정하지 말라고”
그말을 영은도 알아들었다.
영은의 속에 찬우가 들어있고, 찬우속에 영은이 들어있었다. 앞으로는 찬우가 어디에 있든 무슨일을 하던 영은에게도 찬우가 보일 것이다. 수연이 그런것처럼.

쌍둥이 자매에게 붙잡혀 끌려가는 찬우를 물끄럼히 바라보며 영은이 수연과 수정, 현진에게 말했다.
“찬우씨가 왜 선택되었는지 알거 같아. 그는 특별해. 그를 선택한 것은 우연에 가까웠지만 44인에 포함된것보다 그에게 속하게 된것이 더한 영광이란 생각이 들어”
“밤새 찬우씨를 통해서 널 보았어” 수연이 담담하게 말한다.
“넌 어떻게 아직까지 처녀였었니?” 수연의 이어진 말에 현진과 수정이 놀란다.
처녀였다는 것에 놀란것은 그렇다치고 의구심은 수연의 말이었다.
수정이 무언가 느낀점이 있었고, 현진은 무언가 자신이 아는것과는 조금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성기를 통해 온몸이 떠오르고, 입에 물었을때는 내가 빠져나갔다가, 뒤로 할때는 그가 나에게 들어왔어” 영은이 담담하게 말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소재를 저렇게 말짱한 얼굴로 말을 이어간다.
“밤새 내가 아니었다가 나였고, 내가 그가 되었다가 다시 내가 되던걸”
수연과 영은이 수정과 현진에게 찬우와의 섹스를 이야기 했다.
현진이 무척 억울해했고, 수정은 아쉬워했다.
"그나저나 아직 어린애들인데 어떻게 하고 있나“ 수연의 말에 영은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언가 보일듯 말듯해”
“미안. 내가 닫았어” 찬우의 말이 수연과 영은에게 들려왔다.

“아저씨 여보야. 우리 다 알아” 찬우의 손을 잡고가던 이영의 첫마디였다.
“몰 아는데” 찬우가 미소를 지으며 이영에게 말했다.
“수연이 언니가 다 말해줬어”
“어 어제 수연언니한테 하루종일 코치코치 캐물었거든. 안가르켜 주면 앞으로 절대 공부않고 언니를 괴롭힐거라고 협박을 했거든”
“그런데 찬우아저씨도 수연언니가 보여 지금 모하고 있는지?”
“만일 보이면 닫을순 없는거야”
“우리는 처음인데 챙피하자나”
속사포처럼 이영과 아영이 말을 뱉어내는데 찬우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밤이 되어서야 수연과 영은에게 찬우가 보였다. 그리고 이영과 아영도 보였다.

찬우와 이영 아영은 같이 목욕을 했다. 그리곤 셋이 꼭안고서 그렇게 한동안 아무말 아무것도 않고 있었다.
“여보야. 우리가 18살이 되면 하는거야 그때까지 참는다는 건 정말 밉지만, 특별히 우리가 이해해줄게”
이영 아영과 손을 맞잡고 온몸을 맞닿아 있는 동안에 찬우에게 이영 아영이 들어왔고, 찬우가 이영 아영에게 들어갔다. 그것은 서로를 보호하는 것이었고, 쌍둥이 자매의 순수함이 연결된 결과였다.
그리고 밤이 되어서 이영과 아영은 내일 아침을 기약하고 수연과 영은이 같이있는 방으로 물러났다.
그 자리를 현진과 수정이 대신 차지하였다.
다음날부터 현진, 수정, 수연, 영은, 이영, 아영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서로를 느낄수 있게 되었다.
수정이 한마디 했다.
“무엇이든 익었을때 먹어야 하는거라고 봐요. 설익은 과일은 못먹고 버리자나요.. 모든 곡식도 마찬가지고. 이영 아영을 위해서라도.”

그런데... 이건 너무나 힘들다.
툭하면 이영 아영이 찬우가 있는 곳으로 온다.
“아저씨 여보야. 이거봐 커져 어어 우와”
“바보야 그거 만질땐 아저씨라는 말은 빼야지..”
“앗 다시 커진다. 이거봐봐여”그걸 꼭 봐야 커지는걸 아는줄 아냐..
특히 아침 옆에 수정이 있던 영은이 있던 상관없이 이영 아영이 쳐들어와선, 자지를 만지고 논다. 이만한 장난감이 없는 셈이다.

몇일이 지나갔다.
찬우는 방송실에서 유물로 보관해야할 영화를 선별하고 있었다.
좀비물은 전량 폐기했다.
“우리 후손들이 우리 당시에 좀비가 있었다고 오해할까봐”
모든 뉴스에서 대통령 관련 부분은 삭제했다.
“혹시나 후대들이 지금의 대통령을 위대한 사람으로 착각할수도 있거든”
드라마를 보존하냐 마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해서 하나로 통일되지 않았다.
“이런 막장이 현재의 모습일까?”“아주 자연스러운 우리의 모습이지 조금 과장된 것은 인정하지만 말야”
결론은 44명이 한명당 두개씩 골라 88개만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찬우가 선택한 것은 대조영과 동이였다.

저녁시간이나 일요일은 대개 식사를 하면서 옆의 사람들과 어울려 이런 저런 토론과 대책을 논의한다.
이영 아영은 그중에서도 특히 아무나하고 어울리며 그들에게 호기심을 발휘한다.
그녀들은 스폰지 같이 모든 것을 흡수했다.
나름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이곳에서 쌍둥이 형제야 말로 최고 천재가 아닌가 싶다. 어느 순간 말문이 막히는 질문을 퍼붓는 통에 쌍둥이가 접근하면 은근히 경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모두들 그것을 은근히 즐기는듯하다.

“아저씨 여보야. 왜 대조영하구 동이를 선택했어”
오늘은 날 괴롭힐 참인가보다. 그런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 슬쩍 역사전문가인 김형욱가의 한여자에게 민다.
“대조영하고 동이하고 이 언니한테 물어봐.”

그러고 도망갔는데 밤에 기여이 또 왔다.
“아저씨 여보야. 대조영하고 동이하고 잘배우고 왔는데, 그걸 왜 아저씨 여보야가 선택했냐는거지”
하는수 없다.
“대조영은 말야. 발해를 건국한 고구려의 후손 이야기 인건 알겠지.”
“만주를 휩쓸던 고구려는 그 여러 종족중에서 최고의 지배집단이었는데, 고구려가 망하자 수많은 종족들이 분리되어 ............”
“아저씨 여보야. 그렇게 역사적으로 나가면 우리 당하기 쉽지 않을텐데”
잠시 잊고 있었다. 요 앙큼한 것들이 이젠 슬슬 날 추월하려 든다.
그렇지만 잊고 있다. 요것들하고 잠시만 같이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으면 그녀들이 갖고 있는 모든 지식이 나한테 흘러온다는 것을.

이럴땐 역사책에 안나오는 것으로 역습할 기회다.
“그런데 발해가 망하고나서 지배집단이었던 사람들 중 일부가 고려로 오게 되는데, 나머지 상당수가 종적이 묘연해. 어디로 갔을까?”
“도망갔겠지”
“바로 그거야. 돌궐, 말갈, 여진족, 몽고족 모두 자기네 힘이 쎄지면 위쪽의 추운지방 보단 따뜻한 중국으로 진출해서 세력을 넓히는데, 반대로 힘이 약해지면 추운지방쪽으로 피신을 하지 않았을까? 1800년 후반에 러시아가 미국에 알레스카를 판거 알지. 이건 베링해협을 경계로 아시아와 알레스카가 나눠져 있지만 그곳이 서로 왕래가 가능했다는 뜻인거야. 그래서 내 주장은 말야. 고구려 후예인 발해인들이 베링해협을 건너서 에스키모가 되었고, 그러다 더 따뜻한 아메리카로 내려가 인디언들이 되었다는 거지”
“그럼? 인디언들이 고구려의 후손들이란거야?”
“응”
이영 아영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더 캐물었지만 내가 주장하는건 거기까지라 더 이상 캐내봐야 소용이 없다.
그걸 알았는지 이번엔 동이를 물고 늘어진다.
“동이는 한효주 언니 나오는거지”
“동이는 우리도 좋아해 저기 주인공 한효주가 감시자들이란 영화에 나오는데, 한번 보면 모든걸 기억하는게 꼭 우리랑 같아 큭큭”

이번에도 역습을 한다. 역사를 공부하려면 무슨 그리 외우는게 많은지.
“나도 한효주가 좋아 이쁘자나”
이영 아영이 ‘우우’하며 내 가슴팍을 친다.
“숙종에겐 크게 보면 세명의 여자가 있어. 한명은 정부인, 하나는 장희빈, 그리고 영조의 어머니가 되는 숙빈최씨. 숙빈최씨가 바로 동이인데. 정부인은 양가집 규수이고, 장희빈은 중인, 숙빈최씨는 하녀출신이란 말야. 천민출신이란거지”
물한번 먹고. 그러는 동안 이영 아영은 또 “아 또 커졌다” 조물락거리고 있다.
“양가집 규수인 정부인을 숙종은 사랑하긴 하는데 무언가 부족해. 이거 한번 빨아줄래. 라고 말하면 ‘아 그런 망측한 걸 어찌해요’라고 하는게 아주 불만이 많았거든”
“그런데 말야 장희빈의 가문은 통역사로 중국을 자주 방문한 집안이거든, 여행가이드이지만 어쨌든 외국문물을 접하였다는 거지. 숙종은 장희빈 에게서 정부인이 해주지 못한걸 할수 있게 되지. 장희빈은 양가집 규수는 아니어서, 숙종이 자지를 빨라치면 빨아주고, 물론 정액도 먹어주고, 항문도?” 찬우가 신나서 말하다 멈칫했다가.
“아 이건 너희들 한테 말하긴 좀 그런데”
“아저씨 여보야. 자꾸 그렇게 차별하면, 당장 내일부터 여보야만 쫓아다닌다.”
“사람들 보는 앞에서 조물락거리구”
“보지도 빨아달라구 해야지”
“항문에 해야 더 쉽게 아저씨 여보야랑 교감한다니깐 이제 손바닥 마주치는건 그만해야지”

“알았어. 내가 졌다. 암튼 숙종은 장희빈이 모든걸 해주니 얼마나 좋아 왕비로 만들어주기 까지 했지. 그런데 말야 숙종은 거기에서 만족하지 못했어. 몬가 또 아쉽단 말야.”
이영 아영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또 뭐가 있지?”
그 즈음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하나 박수연이 들어왔다.
“언니야. 보지랑 입이랑 항문이랑 하고나서도 무언가 부족하면 그담엔 몰해야해”
헉. 이영 아영이 수연에게 그렇게 묻자. 수연이 찬우를 노려본다.
“아이들 데리고 잘하는 짓이네요.”
“앗앗 아이들이라니 우리도 엄연히 여보야 인데”
“맞아 수연언니가 그럼 너무 섭하지. 우리 담부턴 수연언니가 아저씨 여보야랑 잘 때 꼭 가운데 껴서 잘거야”
“대신 잠지는 우리가 만지작거리구”
“현진이 언니랑 잘때도 수연언니 핑계대고 가운데 잘까”

박수연이 항복한다.
“그런데 그 이상은 않는게 좋아. 그게 정상은 아니거든”
“이상하다. 항문에 하는것도 정상이라고 할수 없지”
“입안 깊이 넣는것도 정상은 아니라고봐”
도무지 이영 아영에게 말로 당하진 못한다.
“중요한 것은 말야. 익을때를 기다려 과일이나 곡식을 섭취하듯이. 억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야. 서로 합의되면 하면 되. 한쪽의 욕심으로 이루어진 것은 비극이지. 설익은 과일은 몸에 해롭듯이 말야”
“그래서 숙종이 어떻게 했냐구요” 이영 아영이 그간의 이야기를 수연에게 말해주며 다음을 궁금해한다.
‘험험’ 헛기침이 나온다. 그런 수연이 뻔히 알고 있다는 듯이 쳐다본다.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모두들 알고 있다. 우리는 모두 교감하고 있지 않은가. 다만 이영 아영만이 그것과 연결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머릿속에 지식으로만 갖고 있었으므로.

“조선의 왕들 뿐아니라 전세계의 대다수의 왕들이 권력과 성욕을 같이 가져가지. 그러다가 왕비의 몸종들과 같이 섹스를 하기도 할거라고 봐. 동이가 그러했지. 몸종. 그러다 왕과 따로 만나는데. 이건 뭐 천인출신이 왕의 총애를 받으니 거칠것이 없지. 항문 뿐아니라 더 한것도 왕이 하라고 하기전에 해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오줌을 먹이고..?” 이영 아영이 그제서야 머릿속에 든 지식을 밖으로 꺼낸다.
“채찍으로 때리고?” “또 뭐가 있지?” “개목걸이하고 개처럼 기고, 밧줄로 묶고...”
“아 그만. 거기까지. 숙종이 차마 장희빈까지는 왕비로 올렸었는데. 숙빈 최씨를 왕비로 올리지 못한건. 그 총애에도 불구하고 말야.. 차마 왕비로까지 올리기엔 너무나 난잡했었어서. 최후의 양심이랄까.”

이야기를 하다보니 역사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튀어버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그만 자자”

잔득 기대를 하고 온 수연. 그러나 둘 사이에 끼어든 이영 아영과 함께 4은 꼭 서로를 안고 잠들었다. 물론 옷은 다 벗고..

비가 왔다. 몇일째.
찬우가 모두 모인자리에서 말했다.
“한강수변에는 많은 댐이 있습니다. 전기를 공급하고 농사를 지을 용수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지금 우리에게 댐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관리도 되지 않습니다. 혹시 댐이 한꺼번에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이곳 여의도는 물에 잠기게 될 것입니다.”
“맞습니다” 토목전문가가 나섰다.
“더 이상 대규모 토목공사가 가능하지도 않을텐데. 왜 내가 선택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제 대부분 자신들이 선택 된것이라고 공공연히들 말한다. 누가 선택했는지에 대해선 다들 침구하고 있지만.
“제가 선택된 이유는 댐을 부셔야할 필요성을 말하게 하기위해서였네요. 댐은 애초에 있지 않았어야할 존재였습니다. 아주 극심하게 자연을 파괴하기 때문이지요”
“맞아요 조그만 보나. 소규모 댐 정도는 물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강수계의 대규모 댐들은 자연을 파괴합니다.” 누군가 거든다.

“인간은 자연과 같이 성장해야하는데. 어느순간, 자연을 욕심내기 시작했습니다.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간을 이롭게 하는 측면보단. 지배자를 위한 이익창출이 주요목적이 아니겠습니까”
사회학자다.
“욕심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그것도 소수의 지배층들이 주도하여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을 파괴하고, 그들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사람들을 제약하고, 그들중 한세력이 더큰 이익을 뺏기 위하여 전쟁을 일으키면서. 결국 파국이 되었지요”
“자연을 이용하는 것과, 자연을 파괴하면서 까지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구별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군다가 그 이익은 몇몇의 욕심을 채우는데 이용되고 말았지요”

김형욱이 크게 반대를 했지만, 김형욱가의 사람들 빼고, 다수결로 파괴가 결정되었다. 서찬우가가 비록 6명의 소수였지만, 참고로 남자들은 결의할 때 숫자에서 제외되었다. 40명의 여성들만 의결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봐야 이미 뒤에서 조정하는 중이었으므로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런데, 김형욱가와 스티브리처드 연합가의 인원이 17:17의 동수였으므로 찬우가 6명은 무언가 결의를 할때 큰 변수가 되었다.

팔당댐부터 폭파를 했다. 비가 그치고 한참 지나서 였는데. 여의도 고수부지를 넘쳐 여의도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물이 빠졌다. 잠수대교는 떠내려 갔다.

그다음부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충주댐을 무너드렸을때를 제외하고.
안동댐을 폭파하고 돌아온날..

급히 현진이 찬우를 찾았다.
CCTV에는 수백마리의 개가 영등포 방면에서 여의도로 들어오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이곳에서 나오는 음식물 폐기물이 개들에게 먹이감으로 인식된듯하였다.

김형욱이 선두에서서 총을 쏘고 있었다. 개들은 흩어졌다 모였다 하면서 이미 다리를 건너 곧 KBS 앞까지 쳐들어올듯했다.
찬우가 급히 그곳을 내달았을때 김형욱은 모처럼 신난다는듯이 총을 난사하며 개들을 죽이고 있다.
그를 가로막고 찬우가 다급히 말했다.
“죽이지마. 저들도 살겠다고 하는것 뿐이니까”
그런 찬우를 기가막힌다는듯이 형욱이 바라보며
“모처럼 신나는 일이 생겼는데 저리 안비켜”
“잠깐만 기다려줘 내가 개들을 진정시킬테니”
찬우의 말은 들은척도 않고 형욱은 더욱 신나게 총을 난사한다.
세 마리의 개가 총을 맞고 바닥에 나뒹굴었지만 그럴수록 개들은 더욱 사납게 이리저리 피하며 이미 다리위를 넘어 찬우와 형욱의 바로 앞까지 달겨들어왔다.
순간 옥신각신하던 형욱의 팔을 한 마리의 개가 달겨들어 물었다.
형욱이 총을 놓치고서 뒤로 넘어졌다.
찬우에게 달겨들던 개가 문득 멈춘다.
찬우가 휘리릭 눈을 돌려 개들을 스캔하듯 바라보았다.
형욱을 물던 개도 행동을 멈추곤 찬우를 바라본다.

“너희들한테 미안하다. 내가 조금 늦었다. 너희 일행이 지금 많이 죽었지만. 이것만은 알아줘라. 우리는 겨우 44명만 남았을뿐이다. 그렇지만 너희들은 다 살지 않았냐.”
찬우의 외침을 개들이 듣고 있었다. 마치 무슨말인지 알아듣는듯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음식은 우리 44명이 먹기에도 충분치 않아 너희들 줄것은 없다. 그러니 물러가서 다른곳을 찾아주었으면 한다.” 부탁하듯이 찬우가 말했다.
마치 개들이 대화하듯 짖는다. 낮으막히 으르릉 거리며.
그러더니 놀랍게도 개들이 서서히 움직였는데. 그것은 그들이 오던 방향이었다. 수백마리의 개떼들이 찬우의 말을 듣고 선선히 물러나는 것이었다.

근처에 있던 여자들이 박수를 쳤다.
소식을 듣고 몰려나온 여자들이 찬우주변에 모이며 박수를 치며 찬우를 연호했다.
스티브와 리처드는 그제서야 나타났는데, 다짜고짜 찬우의 멱살을 잡았다.
“넌 누구냐. 인류의 멸망을 일으킨 누군가와 내통하고 있지”
밑도끝도 없는 말을 하는데, 형욱이 그런 스티브와 리처드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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