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더니 정말...”
깜짝 놀라서 뒤돌아보니 언제 룸 안에 들어와 있었던 것인지 유경희가 원통한 표정으로
해도 너무한다는 듯이 두 사람을 번갈아가면서 노려보는 것이 아닌가.
“아흐으응...”
완전히 다리가 풀린 한수진은 아직도 쾌감의 여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반쯤 무너져 내렸던 그녀의 하반신은 이제 완전히 다리가 풀려서 소변을 보는 자세로
아예 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는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켰고, 흥분한 그녀의
신음소리는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이런! 차라리 바지나 추켜올린 상태라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도 해보련만
이 일을 어쩐다.’
낭패한 호준의 마음과 달리 그의 자식은 냉랭하게 식어버린 룸 안의 분위기가
좀처럼 파악이 안 되는 듯 삐딱한 자세로 껌을 깔딱깔딱 씹어대며 시건방을 떨고 있었다.
“그, 그게 아니라...”
“됐어! 지금은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아!”
유경희의 쌀쌀맞은 목소리가 그의 말꼬리를 싹둑 잘라버렸기 때문에 호준은 오히려
고마움을 느껴야 했다.
무어라 할 말이나 있었겠는가? 차라리 화라도 벌컥 내고는 룸에서 빨리 나가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지.
발목에 걸쳐져 있는 바지를 이제 와서 추켜올리자니
아무래도 분위기상 어색할 것만 같았고, 그렇다고 멀건이 서서 번들거리는 좆 대가리를
불쑥 내밀고 있자니 그것이야 말로 사람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아흐응...아흐응...더, 더 해줘!”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것은 한수진도 마찬가지인 듯싶었다.
누가 만든 약인지 약발 하나는 정말 끝내주는 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한수진이 야속하기도 했다.
“대체 무얼 어떻게 했기에 부장이 저 모양이야?”
꼬박꼬박 존칭을 써주던 유경희의 말투가 노골적으로 변해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 지, 어제 밤에
그녀에게 일어났던 상황을 전해 듣고도 그녀가 가만히 참고만 있을 런 지...
머릿속이 실타래처럼 엉켜서 복잡해져 있는데, 유경희가 참지 못하고 또다시
되물어왔다.
“왜, 부장이 저 지경이냐고?”
“그, 그게 사실은...”
이제는 고백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는 정말이지 힘들게 입을 열었는데,
유경희가 발끈하며 큰 목소리로 그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 아닌가.
“흥. 다 필요 없어! 다 필요 없다고...”
“그, 그럼 어떻게...”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답답한 눈빛으로 유경희를 쳐다보자,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핸드백 속을 뒤적거리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이었으니,
‘저게 뭘까? 혹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 녹음기라도 꺼내려는 것일까?’
호준은 불안한 심정으로 그녀의 손 모양을 가만히 지켜보았는데,
다행이도 그녀가 꺼내든 것은 얇은 은박 포장지에 쌓인 일회용 물티슈인 듯해서
일단 안심은 되었다.
‘그런데, 저건 뭘 하려고?’
가뜩이나 좀 잡을 수 없는 그녀의 성격이었기에 호준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는데,
신경질적으로 포장지를 뜯어낸 유경희가 호준에게 다가오더니 차가운 물티슈로 그의 물건을
덥석 닦아내는 것이었으니, ‘윽. 차거!’ 뜨거운 한수진의 쫄깃한 항문 속을 헤집으면서
마냥 기쁨을 만끽했던 녀석이 깜짝 놀라면서 번데기처럼 움츠러들고 말았다.
“가만있어!”
말 안 듣는 아이를 혼내 키는 것처럼 유경희가 움찔움찔 몸을 떠는 호준을 다그쳤지만,
지은 죄가 있으니 무어라 대꾸도 못 하겠고. 허 참, 이런 개 같은 경우라니.
“으흐응...자, 자기야!”
한수진은 아직도 약발이 떨어지지 않은 듯 쪼그리고 앉은 와중에도 연신 보지를 쑤시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찔꺽. 찔꺽.
그나저나 차가움에 치를 떨던 호준의 물건은 언제 쪼그라든 적이 있었냐는 듯 물티슈가
몸을 훑고 지날 때 마다 꿈틀꿈틀 요동을 치는 것이었으니, 아! 그 오묘하고도
떨떠름한 젖은 종이의 감촉을 대체 무엇에 비유하면 좋을 런지...
“으흑...으흑...”
놀랐던 처음의 마음과 달리 호준은 이 이상하고도 야릇한 감촉에 차츰 적응 되려는
순간이었는데, 이 우라질 여편네가 돌연 벌떡 몸을 일으키는 것이었으니, 이런, 썅.
성고문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인지.
그때, 몸을 일으킨 유경희가 뜬금없는 말을 지껄여 왔다.
“해줘!”
‘해달라니?... 대체, 뭘? 무얼 해달라고?’
물티슈로 자기도 보지를 닦아달라는 말인지, 아니면 진하게 키스를 해 달라는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아찔하게 한번 박아달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까닭에
호준은 멍하니 그녀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렇게!”
그녀의 턱이 삐죽 내밀어졌기 때문에 호준은 얼떨떨한 눈동자로 턱선의 꼭지점이
지칭하는 그 미지의 사물까지 사선을 그어야 했다.
“으흥...으흐응...”
또 다른 꼭지점에는 발정 난 한수진이 연신 몸을 비틀면서 신음을 내지르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만들어 줘!”
호준의 시선이 제자리를 찾아왔을 때, 유경희는 이미 자신의 스커트 속에
손을 우겨넣은 체,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이제껏 옥죄어 왔던 스타킹과 거들을
끄집어 내리고 있었다.
그 거들 속에는 그녀의 땀에 젖은 보지물이 흥건하게 젖었을 부끄러운 팬티도 숨어있다는
것을 호준은 경험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좋아!”
호준이 혼 쾌히 머리를 끄떡였지만 차갑게 굳어있는 유경희의 얼굴은 왠지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가 도착한 곳은 북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강촌의
허름한 민박집이었다.
동아리 선배의 강압으로 인해서 억지로 따라나선 여행이었지만, 단짝 친구였던 주희가
곁에 있었던 까닭인지 막상 도착하고 보니 탁 트인 공기며, 푸른 물줄기가 무척
맘에 들었다.
“이게 뭐~게?”
복학한 최민석 선배가 숲속에서 잡아온 뱀을 불쑥 내미는 통에 깜짝 놀란 주희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로 놀랐던
기억만 제외한다면 모든 것은 순조롭기만 했다.
내친김에 구곡폭포나 한번 구경하고 오자는 일행들을 따라서 매표소 앞에 이르렀을 때에는
한 여름의 무더위로 인해서 온 몸이 땀에 젖어서 불쾌했지만,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그것은 어느새 시원한 청량감으로 변해있었다.
동아리 대표였던 이정희 선배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5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구곡폭포를 구경하겠다면서 남학생들과 더불어 그들을 따라갔지만,
경희는 힘겨워 하는 주희 때문에 돌탑이 아담하게 쌓여있는 중간 지점에서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던 것이다.
“하하. 고년들! 먹음직스럽게 생겼는걸.”
일행들과 동떨어져서 단 둘만이 남게 되었을 때, 매표소에서부터 뒤쳐진 그녀들의 꽁무니를
연신 쫓아오던 세 명의 불량스런 남자들이 휘파람을 불어대면서 막말을 지껄이는 것이
아닌가.
“어머! 어떡해! 나...무서워!”
가뜩이나 심장이 약했던 주희는 고교시절의 절반을 병원에서 지내왔던 터인데,
하필이면 이런 나쁜 놈들을 만나다니...
“당신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당찬 자세로 쏘아대는 경희의 태도에 녀석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면서 실실 웃어대는 것이 아닌가.
“허, 고년! 말 하는 싸가지 하고는...”
가장 체구가 당당해보이던 스포츠머리의 사내가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었고,
그것을 신호로 옆에 있던 두 사내의 입에서도 기분 나뿐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크큭...크크큭...”
“뭐야? 이 나쁜 자식!”
경희의 손바닥이 스포츠머리 사내의 뻔뻔한 낯짝을 세차게 올려붙였다.
~철썩.
“이, 이런 개 같은 년을 봤나!”
스포츠머리 사내의 작은 눈이 잔인하게 찢어지고 있었다.
그의 손바닥이 경희의 얼굴을 거침없이 후려갈기려는 찰라, 사내들 중 누군가의 입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 그만 해! 사람들이 와!”
무의식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던 경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사내들은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그녀들을 때려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결국은 포기한 듯 산자락을 오르기 시작했다.
“고마워! 역시 너 밖에 없어!”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불기라도 한다면 금방 쓰러질 것만 같은 주희의 가녀린 팔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듯 경희의 팔에 매달려왔다.
............................................................................
“좋지?”
“응. 너무 시원하다.”
초저녁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싫어서 몰래 빠져나온 나지막한 언덕이었다.
민박집까지는 불과 20여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우거진 수풀 속에
들어앉았기 때문에 일행들이 그녀들을 찾기란 쉽지 않을 듯 했다.
어두워진 밤하늘에는 별빛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었고,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름대로 꽤 멋들어진 화음을 만들어냈다.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사이로 노출된 피부를 노리면서 달라붙는 모기떼가 신경에
거슬렸지만, 몸이 약한 주희에게조차 술잔을 마구 건네는 선배들보다는 차라리
극성스런 모기떼에게 따끔따끔한 고통을 당하는 것이 나을 성 싶기도 했다.
“경희야! 정말 고마워! 늘 신경써주고 챙겨주고 해서...”
피곤한 듯 경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앉았던 주희의 입에서 수줍은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면서 들려왔다.
“고맙긴... 친구끼리 무슨 그런 말을 하니?”
경희가 우스운 듯 키득거리자, 머리를 기대고 있던 주희가 고개를 살며시 들면서
되물어왔다.
“우리는 단지 친구인거야?”
주희가 평소와 다르게 조금 심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경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럼,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지...왜?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글세...난, 잘 모르겠어. 우리가 친구인지 아니면...”
“아니면 뭐?”
경희가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을 때, 주희는 피곤한 듯 그녀의 어깨에 다시 머리를
기대며 경희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그날따라 주희의 팔이 무척이나 뜨겁다고 느꼈지만, 워낙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이겠거니 생각했었다.
“경희야! 나 추워...꼭 안아줘!”
주희의 가녀린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듯 했다.
“그럼, 들어갈까?”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경희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지만, 주희는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싫어! 잠깐 안아주면 돼!”
“그, 그래. 알았어... 내가 꼭 안아줄게!”
평소에도 어린 동생처럼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은 주희였지만, 그날은 조금 이상하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경희의 허리에 둘렀던 팔에 잔뜩 힘을 주면서 주희의 다른 손 하나가 경희의 젖가슴을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경희야! 네 가슴 정말 따뜻하고 부드러워!”
“계, 계집애! 징그럽게 무슨...”
경희는 깜짝 놀라서 주희를 떠밀려고 했으나, 왠지 그녀의 심각한 표정이
안쓰러웠기 때문에 그냥 장난이겠거니 하면서 젖가슴을 만지도록 가만히 있었다.
“아! 너무 좋다!”
주희의 조그맣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브래지어를 들추고 들어오는 바람에 흠칫 놀랐지만,
그것도 다 장난이려니 생각했을 뿐 전혀 다른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그런데, 주희의 손가락이 경희의 유방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그녀의 손가락이 유두를
살짝 쥐어 잡고는 살살 돌려주자, 왠지 찌릿한 느낌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으음...”
경희는 자신도 모르게 조그만 신음을 쏟아내며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느새 경희의 팔에 둘려졌던 주희의 손바닥이 경희의 허벅지를 살그머니 더듬었고,
주희의 따뜻한 입김이 경희의 귓전을 간지럽게 만들었다.
“아흑...”
“경희야! 사랑해!”
촉촉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주희의 혓바닥이 경희의 입속으로 스르르 말려왔는데도,
경희는 전신이 마비된 것 같은 전율감에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고,
‘내,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그 첫 키스의 마법 같은 불가항력 속에서 경희는 차츰 저항할 의지를 잃고
있었다.
쪼오옥.
입술을 떼어내고 정신을 차렸을 때, 주희의 오른손이 어느새 경희의 반바지 허리춤 사이로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경희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힘껏 밀쳐내며 소리쳤다.
“그, 그만 해!”
“흑...흑.흑.”
넘어진 주희의 가녀린 어깨가 커다랗게 들썩이면서 떨리는 것을 보자,
경희는 자신이 너무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가슴 깊이 밀려왔다.
“주, 주희야! 미안해! 난 그저...”
“흑흑...아니야. 내가 나빴어! 내가 미쳤나 봐!”
그때였다. 고개를 파묻고 흐느끼던 주희의 얼굴이 갑자기 밝은 대낮처럼
너무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눈물에 번진 주희의 갸름한 얼굴이 마치 연극무대 위의 배우처럼 강한 플래시 불빛을
받고 있었다.
“누, 누구?...”
깜짝 놀라서 불빛의 근원지를 돌아보는 순간 경희는 그녀의 입을 강하게 틀어막아오는
억센 손길을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서 주희를 쳐다보면서,
주, 주희야! 빨리 도망쳐! 있는 힘껏 소리쳐 보았지만, 나오는 소리는 그저
“으흡...으흐흡...”하는 바람 빠진 신음소리만 새어나오는지라,
경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으니,
커다랗게 확대된 경희의 동공 속에서 억센 사내의 손바닥에 자신처럼
입이 틀어 막힌 주희가 가련하리만치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 안 돼! 이 나쁜 놈들아!’
경희가 몸을 뒤틀면서 애원을 보냈지만, 그것은 오히려 사내들의 키득거림만 부추기는
꼴이었다. 그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강한 플래시 불빛 속에서
주희의 하반신은 거칠게 발가벗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 고년 정말이지 야들야들 하게도 생겼군.”
주희를 짓눌렀던 사내가 벗겨낸 그녀의 하얀 팬티를 자랑처럼 흔들면서 경희의 입을
틀어막은 사내와 그 옆에서 플래시를 비추고 있는 또 하나의 사내를 쳐다봤을 때에야
비로소 경희는 알 수 있었다.
그 스포츠머리의 남자라는 것을...
가뜩이나 겁이 많았던 주희는 자신의 순결하고도 부끄러운 골짜기를 감싸고 있던 팬티가
분리되어 버린 순간부터 급속하게 저항의지가 꺾인 듯 보였다.
차가운 풀밭에 얼굴을 맞댄 상태로 처연하면서도 애정이 가득 담긴 눈동자로
경희의 얼굴만을 넋 나간 듯 바라보았고, 그것은 사내의 울퉁불퉁하게 생긴
이상한 좆 대가리가 그녀의 순결한 보지를 거칠게 꿰뚫는 순간에도 일말의 표정변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 안 돼! 주희야! 정신 차려!’
지켜보던 경희의 마음은 그저 안타깝기만 했기에 잠시 후에 자신에게도 들이닥칠
악몽의 그림자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헉...헉...”
멧돼지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스포츠머리의 사내가 막바지에 도달한 듯
씨근덕거리면서 욕지거리를 내뱉었고, 눈을 뜬 상태로 마치 죽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던
주희의 몸이 움찔움찔 떨리더니 급기야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아, 아! 제발! 이 악몽에서 누가 날 꺼내 줘!’
비통한 심정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아득한 심연 속에서만 메아리쳐 들려올 뿐,
아무도 들어주는 이는 없을 듯 했다.
그때, 경희는 볼 수 있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던 주희의 입술이 몹시도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움직이는 것을.
“사. 랑. 해...”
.....................................................................
구라의 변 : 더 쓸까 싶기도 했는데, 왠지 오늘은 여기에서 끝내고 싶어지네요.
왜 이런 구상을 한 것인지 갑자기 후회가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깜짝 놀라서 뒤돌아보니 언제 룸 안에 들어와 있었던 것인지 유경희가 원통한 표정으로
해도 너무한다는 듯이 두 사람을 번갈아가면서 노려보는 것이 아닌가.
“아흐으응...”
완전히 다리가 풀린 한수진은 아직도 쾌감의 여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반쯤 무너져 내렸던 그녀의 하반신은 이제 완전히 다리가 풀려서 소변을 보는 자세로
아예 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는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켰고, 흥분한 그녀의
신음소리는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이런! 차라리 바지나 추켜올린 상태라면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도 해보련만
이 일을 어쩐다.’
낭패한 호준의 마음과 달리 그의 자식은 냉랭하게 식어버린 룸 안의 분위기가
좀처럼 파악이 안 되는 듯 삐딱한 자세로 껌을 깔딱깔딱 씹어대며 시건방을 떨고 있었다.
“그, 그게 아니라...”
“됐어! 지금은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아!”
유경희의 쌀쌀맞은 목소리가 그의 말꼬리를 싹둑 잘라버렸기 때문에 호준은 오히려
고마움을 느껴야 했다.
무어라 할 말이나 있었겠는가? 차라리 화라도 벌컥 내고는 룸에서 빨리 나가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지.
발목에 걸쳐져 있는 바지를 이제 와서 추켜올리자니
아무래도 분위기상 어색할 것만 같았고, 그렇다고 멀건이 서서 번들거리는 좆 대가리를
불쑥 내밀고 있자니 그것이야 말로 사람 환장할 노릇 아니겠는가.
“아흐응...아흐응...더, 더 해줘!”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것은 한수진도 마찬가지인 듯싶었다.
누가 만든 약인지 약발 하나는 정말 끝내주는 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한수진이 야속하기도 했다.
“대체 무얼 어떻게 했기에 부장이 저 모양이야?”
꼬박꼬박 존칭을 써주던 유경희의 말투가 노골적으로 변해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 지, 어제 밤에
그녀에게 일어났던 상황을 전해 듣고도 그녀가 가만히 참고만 있을 런 지...
머릿속이 실타래처럼 엉켜서 복잡해져 있는데, 유경희가 참지 못하고 또다시
되물어왔다.
“왜, 부장이 저 지경이냐고?”
“그, 그게 사실은...”
이제는 고백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는 정말이지 힘들게 입을 열었는데,
유경희가 발끈하며 큰 목소리로 그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 아닌가.
“흥. 다 필요 없어! 다 필요 없다고...”
“그, 그럼 어떻게...”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답답한 눈빛으로 유경희를 쳐다보자,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핸드백 속을 뒤적거리면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이었으니,
‘저게 뭘까? 혹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 녹음기라도 꺼내려는 것일까?’
호준은 불안한 심정으로 그녀의 손 모양을 가만히 지켜보았는데,
다행이도 그녀가 꺼내든 것은 얇은 은박 포장지에 쌓인 일회용 물티슈인 듯해서
일단 안심은 되었다.
‘그런데, 저건 뭘 하려고?’
가뜩이나 좀 잡을 수 없는 그녀의 성격이었기에 호준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는데,
신경질적으로 포장지를 뜯어낸 유경희가 호준에게 다가오더니 차가운 물티슈로 그의 물건을
덥석 닦아내는 것이었으니, ‘윽. 차거!’ 뜨거운 한수진의 쫄깃한 항문 속을 헤집으면서
마냥 기쁨을 만끽했던 녀석이 깜짝 놀라면서 번데기처럼 움츠러들고 말았다.
“가만있어!”
말 안 듣는 아이를 혼내 키는 것처럼 유경희가 움찔움찔 몸을 떠는 호준을 다그쳤지만,
지은 죄가 있으니 무어라 대꾸도 못 하겠고. 허 참, 이런 개 같은 경우라니.
“으흐응...자, 자기야!”
한수진은 아직도 약발이 떨어지지 않은 듯 쪼그리고 앉은 와중에도 연신 보지를 쑤시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찔꺽. 찔꺽.
그나저나 차가움에 치를 떨던 호준의 물건은 언제 쪼그라든 적이 있었냐는 듯 물티슈가
몸을 훑고 지날 때 마다 꿈틀꿈틀 요동을 치는 것이었으니, 아! 그 오묘하고도
떨떠름한 젖은 종이의 감촉을 대체 무엇에 비유하면 좋을 런지...
“으흑...으흑...”
놀랐던 처음의 마음과 달리 호준은 이 이상하고도 야릇한 감촉에 차츰 적응 되려는
순간이었는데, 이 우라질 여편네가 돌연 벌떡 몸을 일으키는 것이었으니, 이런, 썅.
성고문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인지.
그때, 몸을 일으킨 유경희가 뜬금없는 말을 지껄여 왔다.
“해줘!”
‘해달라니?... 대체, 뭘? 무얼 해달라고?’
물티슈로 자기도 보지를 닦아달라는 말인지, 아니면 진하게 키스를 해 달라는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아찔하게 한번 박아달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까닭에
호준은 멍하니 그녀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렇게!”
그녀의 턱이 삐죽 내밀어졌기 때문에 호준은 얼떨떨한 눈동자로 턱선의 꼭지점이
지칭하는 그 미지의 사물까지 사선을 그어야 했다.
“으흥...으흐응...”
또 다른 꼭지점에는 발정 난 한수진이 연신 몸을 비틀면서 신음을 내지르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만들어 줘!”
호준의 시선이 제자리를 찾아왔을 때, 유경희는 이미 자신의 스커트 속에
손을 우겨넣은 체,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를 이제껏 옥죄어 왔던 스타킹과 거들을
끄집어 내리고 있었다.
그 거들 속에는 그녀의 땀에 젖은 보지물이 흥건하게 젖었을 부끄러운 팬티도 숨어있다는
것을 호준은 경험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좋아!”
호준이 혼 쾌히 머리를 끄떡였지만 차갑게 굳어있는 유경희의 얼굴은 왠지 쓸쓸해
보이기까지 했다.
..................................................................
경춘국도를 타고 가다가 도착한 곳은 북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강촌의
허름한 민박집이었다.
동아리 선배의 강압으로 인해서 억지로 따라나선 여행이었지만, 단짝 친구였던 주희가
곁에 있었던 까닭인지 막상 도착하고 보니 탁 트인 공기며, 푸른 물줄기가 무척
맘에 들었다.
“이게 뭐~게?”
복학한 최민석 선배가 숲속에서 잡아온 뱀을 불쑥 내미는 통에 깜짝 놀란 주희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로 놀랐던
기억만 제외한다면 모든 것은 순조롭기만 했다.
내친김에 구곡폭포나 한번 구경하고 오자는 일행들을 따라서 매표소 앞에 이르렀을 때에는
한 여름의 무더위로 인해서 온 몸이 땀에 젖어서 불쾌했지만,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그것은 어느새 시원한 청량감으로 변해있었다.
동아리 대표였던 이정희 선배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5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구곡폭포를 구경하겠다면서 남학생들과 더불어 그들을 따라갔지만,
경희는 힘겨워 하는 주희 때문에 돌탑이 아담하게 쌓여있는 중간 지점에서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던 것이다.
“하하. 고년들! 먹음직스럽게 생겼는걸.”
일행들과 동떨어져서 단 둘만이 남게 되었을 때, 매표소에서부터 뒤쳐진 그녀들의 꽁무니를
연신 쫓아오던 세 명의 불량스런 남자들이 휘파람을 불어대면서 막말을 지껄이는 것이
아닌가.
“어머! 어떡해! 나...무서워!”
가뜩이나 심장이 약했던 주희는 고교시절의 절반을 병원에서 지내왔던 터인데,
하필이면 이런 나쁜 놈들을 만나다니...
“당신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당찬 자세로 쏘아대는 경희의 태도에 녀석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면서 실실 웃어대는 것이 아닌가.
“허, 고년! 말 하는 싸가지 하고는...”
가장 체구가 당당해보이던 스포츠머리의 사내가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었고,
그것을 신호로 옆에 있던 두 사내의 입에서도 기분 나뿐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크큭...크크큭...”
“뭐야? 이 나쁜 자식!”
경희의 손바닥이 스포츠머리 사내의 뻔뻔한 낯짝을 세차게 올려붙였다.
~철썩.
“이, 이런 개 같은 년을 봤나!”
스포츠머리 사내의 작은 눈이 잔인하게 찢어지고 있었다.
그의 손바닥이 경희의 얼굴을 거침없이 후려갈기려는 찰라, 사내들 중 누군가의 입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 그만 해! 사람들이 와!”
무의식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던 경희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사내들은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그녀들을 때려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결국은 포기한 듯 산자락을 오르기 시작했다.
“고마워! 역시 너 밖에 없어!”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불기라도 한다면 금방 쓰러질 것만 같은 주희의 가녀린 팔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듯 경희의 팔에 매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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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응. 너무 시원하다.”
초저녁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싫어서 몰래 빠져나온 나지막한 언덕이었다.
민박집까지는 불과 20여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우거진 수풀 속에
들어앉았기 때문에 일행들이 그녀들을 찾기란 쉽지 않을 듯 했다.
어두워진 밤하늘에는 별빛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었고,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름대로 꽤 멋들어진 화음을 만들어냈다.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사이로 노출된 피부를 노리면서 달라붙는 모기떼가 신경에
거슬렸지만, 몸이 약한 주희에게조차 술잔을 마구 건네는 선배들보다는 차라리
극성스런 모기떼에게 따끔따끔한 고통을 당하는 것이 나을 성 싶기도 했다.
“경희야! 정말 고마워! 늘 신경써주고 챙겨주고 해서...”
피곤한 듯 경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앉았던 주희의 입에서 수줍은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면서 들려왔다.
“고맙긴... 친구끼리 무슨 그런 말을 하니?”
경희가 우스운 듯 키득거리자, 머리를 기대고 있던 주희가 고개를 살며시 들면서
되물어왔다.
“우리는 단지 친구인거야?”
주희가 평소와 다르게 조금 심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경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럼,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지...왜?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글세...난, 잘 모르겠어. 우리가 친구인지 아니면...”
“아니면 뭐?”
경희가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을 때, 주희는 피곤한 듯 그녀의 어깨에 다시 머리를
기대며 경희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그날따라 주희의 팔이 무척이나 뜨겁다고 느꼈지만, 워낙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이겠거니 생각했었다.
“경희야! 나 추워...꼭 안아줘!”
주희의 가녀린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듯 했다.
“그럼, 들어갈까?”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경희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지만, 주희는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싫어! 잠깐 안아주면 돼!”
“그, 그래. 알았어... 내가 꼭 안아줄게!”
평소에도 어린 동생처럼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은 주희였지만, 그날은 조금 이상하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경희의 허리에 둘렀던 팔에 잔뜩 힘을 주면서 주희의 다른 손 하나가 경희의 젖가슴을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경희야! 네 가슴 정말 따뜻하고 부드러워!”
“계, 계집애! 징그럽게 무슨...”
경희는 깜짝 놀라서 주희를 떠밀려고 했으나, 왠지 그녀의 심각한 표정이
안쓰러웠기 때문에 그냥 장난이겠거니 하면서 젖가슴을 만지도록 가만히 있었다.
“아! 너무 좋다!”
주희의 조그맣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브래지어를 들추고 들어오는 바람에 흠칫 놀랐지만,
그것도 다 장난이려니 생각했을 뿐 전혀 다른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그런데, 주희의 손가락이 경희의 유방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그녀의 손가락이 유두를
살짝 쥐어 잡고는 살살 돌려주자, 왠지 찌릿한 느낌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으음...”
경희는 자신도 모르게 조그만 신음을 쏟아내며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어느새 경희의 팔에 둘려졌던 주희의 손바닥이 경희의 허벅지를 살그머니 더듬었고,
주희의 따뜻한 입김이 경희의 귓전을 간지럽게 만들었다.
“아흑...”
“경희야! 사랑해!”
촉촉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주희의 혓바닥이 경희의 입속으로 스르르 말려왔는데도,
경희는 전신이 마비된 것 같은 전율감에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고,
‘내, 내가 왜 이러지?’
하면서도 그 첫 키스의 마법 같은 불가항력 속에서 경희는 차츰 저항할 의지를 잃고
있었다.
쪼오옥.
입술을 떼어내고 정신을 차렸을 때, 주희의 오른손이 어느새 경희의 반바지 허리춤 사이로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경희는 깜짝 놀라서 그녀를 힘껏 밀쳐내며 소리쳤다.
“그, 그만 해!”
“흑...흑.흑.”
넘어진 주희의 가녀린 어깨가 커다랗게 들썩이면서 떨리는 것을 보자,
경희는 자신이 너무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가슴 깊이 밀려왔다.
“주, 주희야! 미안해! 난 그저...”
“흑흑...아니야. 내가 나빴어! 내가 미쳤나 봐!”
그때였다. 고개를 파묻고 흐느끼던 주희의 얼굴이 갑자기 밝은 대낮처럼
너무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눈물에 번진 주희의 갸름한 얼굴이 마치 연극무대 위의 배우처럼 강한 플래시 불빛을
받고 있었다.
“누, 누구?...”
깜짝 놀라서 불빛의 근원지를 돌아보는 순간 경희는 그녀의 입을 강하게 틀어막아오는
억센 손길을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서 주희를 쳐다보면서,
주, 주희야! 빨리 도망쳐! 있는 힘껏 소리쳐 보았지만, 나오는 소리는 그저
“으흡...으흐흡...”하는 바람 빠진 신음소리만 새어나오는지라,
경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으니,
커다랗게 확대된 경희의 동공 속에서 억센 사내의 손바닥에 자신처럼
입이 틀어 막힌 주희가 가련하리만치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 안 돼! 이 나쁜 놈들아!’
경희가 몸을 뒤틀면서 애원을 보냈지만, 그것은 오히려 사내들의 키득거림만 부추기는
꼴이었다. 그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강한 플래시 불빛 속에서
주희의 하반신은 거칠게 발가벗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야, 고년 정말이지 야들야들 하게도 생겼군.”
주희를 짓눌렀던 사내가 벗겨낸 그녀의 하얀 팬티를 자랑처럼 흔들면서 경희의 입을
틀어막은 사내와 그 옆에서 플래시를 비추고 있는 또 하나의 사내를 쳐다봤을 때에야
비로소 경희는 알 수 있었다.
그 스포츠머리의 남자라는 것을...
가뜩이나 겁이 많았던 주희는 자신의 순결하고도 부끄러운 골짜기를 감싸고 있던 팬티가
분리되어 버린 순간부터 급속하게 저항의지가 꺾인 듯 보였다.
차가운 풀밭에 얼굴을 맞댄 상태로 처연하면서도 애정이 가득 담긴 눈동자로
경희의 얼굴만을 넋 나간 듯 바라보았고, 그것은 사내의 울퉁불퉁하게 생긴
이상한 좆 대가리가 그녀의 순결한 보지를 거칠게 꿰뚫는 순간에도 일말의 표정변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 안 돼! 주희야! 정신 차려!’
지켜보던 경희의 마음은 그저 안타깝기만 했기에 잠시 후에 자신에게도 들이닥칠
악몽의 그림자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헉...헉...”
멧돼지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스포츠머리의 사내가 막바지에 도달한 듯
씨근덕거리면서 욕지거리를 내뱉었고, 눈을 뜬 상태로 마치 죽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던
주희의 몸이 움찔움찔 떨리더니 급기야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아, 아! 제발! 이 악몽에서 누가 날 꺼내 줘!’
비통한 심정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아득한 심연 속에서만 메아리쳐 들려올 뿐,
아무도 들어주는 이는 없을 듯 했다.
그때, 경희는 볼 수 있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던 주희의 입술이 몹시도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움직이는 것을.
“사. 랑.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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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의 변 : 더 쓸까 싶기도 했는데, 왠지 오늘은 여기에서 끝내고 싶어지네요.
왜 이런 구상을 한 것인지 갑자기 후회가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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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2-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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