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 연극이 끝난 후
“3 막은 당신과 내가 공동 주연이야.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겠지?”
풀려진 팔을 모아 저린 부분을 주무를 틈도 없이 사내의 손이 영선의 손을 이끌어 자지를 쥐어 준다. 영선은 사내의 커다란 물건이 손에 들어오자 차라리 영선은 고마웠다. 이렇게 해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한 시간 후면 남편이 돌아 온다. 영선은 미친 듯이 사내의 자지를 쓰다듬어간다. 언제부터인지 이미 부풀대로 부풀어 있는 사내의 물건은 자신이 흘린 액 투성이다. 한 손을 더 가져가 불알을 받쳐들어 주자 사내가 벌렁 누워 버린다. 영선이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헝겊을 벗으려 하자 남자라 말린다.
“안돼… 벗지마…”
영선은 그대로 받아 들이기로 하고 손을 바삐 움직여 사내의 자지를 위 아래로 흔들어 준다. 사내의 입에서도 신음이 흐르기 시작하고 핏발이 손에 느껴질 만큼 굵어진다. 영선은 어떻게든 사내가 빨리 싸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머리를 내려 좆을 물었다. 영선의 젖가슴을 탐하던 사내의 손이 거칠게 움켜쥔다. 영선은 자신의 유방을 움켜쥔 손에 힘이 가해질 때 마다 어서 싸, 어서 싸라고 이 미친 놈아. 하고 속으로 외치며 미친 듯이 용두질을 해댔다. 사내의 좆에서 멀건 액이 질질 흘러 나오기 시작하자 영선은 이제 곧 끝날 거라는 희망이 보았다.
“으으으…”
사내의 신음이 커지더니 영선을 세차게 밀어 쓰러뜨리고는 다리가 찢어질 정도로 보지를 벌렸다. 인정 사정도 없이 보지에 쳐 박히는 사내의 물건. 영선은 자신의 보지가 찢어지는 듯한 쓰라림에 비명을 질러댄다.
“아악…억..억..”
사내는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며 분탕질을 해댄다. 영선은 이 미친 놈과의 섹스가 곧 끝날 거라는 생각으로 사내의 엉덩이를 잡아 당기며 자신의 자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크흑…”
사내가 짧은 비명을 지르며 좆물을 뿜어댄다. 순간 영선의 머리에 어제 밤 남편의 사무실에서도 남편의 좆이 자신의 보지 안으로 좆물을 뿜어댄 것을 기억해 내고 만다. 난 지금 배란기다. 안돼. 안돼. 영선이 미친 듯이 사내의 가슴을 밀어내지만 사내는 묵묵히 자신의 좆물을 영선의 자궁에 쏟아 붓고 있다.
“않된단 말야. 이 나쁜 놈아. 흑흑흑”
자시의 좆물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영선의 보지 속으로 쏟아 부은 사내는 자신의 물건을 꺼내 간다. 영선은 몸을 돌려 엎드려 울고 있다. 강간을 당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자궁 안에 이제 두 사람의 정액이 섞여 버려, 이번에도 아기를 가질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임신을 해도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이 억울했다.
“우는 건가? 이영선씨가 울 때도 있나? 이봐, 당신 때문에 한 세월을 피 눈물로 지낸 사람을 기억해 봐, 그러고도 눈물이 날까?”
무슨 말인가. 이게 무슨 말인가. 나 때문에 피 눈물로 세월을 보낸 사람이라니? 과거의 나를 아는 사람이란 말인가? 손을 올려 눈을 가린 수건을 풀려고 하자 느닷없이 사내의 손바닥이 영선의 얼굴을 내려친다. 비명과 함께 영선이 쓰러지자 사내가 나지막이 말을 이어간다.
“3 막이 끝났어. 궁금해 하지 않아도 돼, 4 막은 기다리지 않아도 시작되니까”
“이불 속에서 백을 세면 일어나도 좋아, 그 전에 일어 나면 넌 죽은 목숨일거야.”
그리고는 영선의 몸 위로 이불이 덮혔다.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 문을 닫는 소리, 현관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듣고도 영선은 잠시 일어나질 못했다. 무서웠다. 저 사내는 누구란 말인가. 영선이 이불을 걷고 눈을 가린 수건을 벗겨 버리고 일어나 뛰다시피 현관문을 향해 알 몸으로 달려가 현관을 잠그고는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어쨌든 남편이 오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다.
얼마나 앉아 있었던가. 영선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아랫도리에서 극심한 고통이 올라온다. 한 발을 떼기도 힘들다.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 보자 허벅지를 타고 붉은 피가 흘러 내린 채 말라 있다. 허리를 더 숙이자 보지 근처가 온통 피로 물들어 있고 방안 침대까지 자신이 달려온 자리마다 핏자국이 묻어 있다. 영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긴장이 풀려서인가 오줌이 마려워 오고, 영선은 참을 기운도 없었고 참기도 싫었다. 영선은 선 채로 오줌을 싸고 있었다.
피와 오줌으로 범벅이 된 침대 시트를 걷어 세탁기에 넣고, 한 발작도 떼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며 걸레를 빨고, 바닥에 묻은 피를 지워 나갔다. 현관 바닥의 오줌을 닦아낼 즈음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응. 나야”
남편 석진이다. 눈물이 주체하지 못할 만큼 흘러 나온다. 하지만 내색을 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남편은 잠시 후에 옷을 갈아입으러 도착하겠노라고 하곤 전화를 끊었다. 시간이 없다. 정신없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머리를 정리했다. 그리고는 혹시나 남아 있을지 모르는 흔적을 찾아 미친 듯이 닦아댔다.
잠시 후 벨소리가 들리고 남편이 들어 왔다.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냐 그냥 몸살기가 좀 있나 봐요. 신경 쓰지마세요”
“그래? 가만 있지 말고 병원에 들러봐”
“아침을 준비 못했어요. 미안해요.”
“미안하긴 어서 들어가 쉬어. 옷만 갈아 입고 갈께”
남편이 살짝 영선을 끌어 당겨 품에 앉아 주자 영선은 눈물이 나려 한다. 등을 토닥거려 주던 석진이 영선의 앞섶을 헤치더니 젖가슴을 만진다. 영선이 소스라치게 놀라 몸을 빼자 석진이 의아해 한다.
“왜 그래? 진짜 많이 아픈거야?”
“아… 네… 좀 아무래도 잠을 못잤더니 신경이 날카로와서 그런가 봐요. 미안해요”
여태 한번도 석진의 손길을 피한 적이 없던 아내다. 석진은 걱정 스러운 눈으로 아내를 침대에 또?주고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영선은 침대에 누워 어제 밤, 자신을 강간한 사내가 한 말을 생각해냈다.
“오늘의 연극은 3 막 짜리야, 시작이 있고, 전개가 있지, 그리고 클라이막스도 있어. 하지만 이영선씨, 아쉽게도 말이지 오늘은 결론이 없어. 아쉽게도 말야.”
“당신 때문에 한 세월을 피 눈물로 지낸 사람을 기억해 봐, 그러고도 눈물이 날까?”
“3 막이 끝났어. 궁금해 하지 않아도 돼, 4 막은 기다리지 않아도 시작되니까”
영선을 강간한 사내는 이영선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분명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누굴까. 누가, 왜 나를 이렇게 강간한 걸까. 아는 목소리가 아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진다. 현민씨가 누구를 시켜서 벌린 일일까? 아냐. 현민씨는 그럴 사람이 못돼. 자신이 품었던 여자를 강간하게 시킬 사람이 아냐.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 내가 남겨 놓은 사람들은 대체 누굴 말하는 걸까.
남편이 가져다 놓은 양주를 세 잔이나 스트레이트로 마신 후에야 영선은 겨우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한번 빠져든 잠에서 영선은 한동안 깨어날 수 없었다.
영선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어딘지 모르는 병원 침대에서 영선은 또 다시 낯선 곳에 떨어져 버린 것에 머리가 아파왔다. 팔에는 링거가 꽂혀져 있고, 손 끝에는 무엇인가가 집게에 물려져 삑삑 대고 있었다. 물이 먹고 싶었다. 손을 뻗어 침대 옆에 놓인 생수병을 들어 물을 마셔댔다. 혼자 누워있는 병실. 다른 환자도 없고 다른 침대도 없다. 혼란스러워진다.
어떻게 된거지. 내가 왜 병원에 누워 있는 거지. 영선은 가까스로 그날 밤 한 사내에게 강간을 당하고, 아침에 남편이 다녀간 것을 기억해 냈다. 술을 마시고 잠에 빠져 든 것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왜 병원에 자신이 와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석진이 들어 왔다.
“깼네. 좀 어때? 괜찮아?”
“여기가 어디에요? 내가 왜…”
“아냐. 저녁에 집에 가서 보니 자고 있더라고, 처음엔 그냥 자는 줄 알았는데 깨워도 일어나질 않아서 내가 데리고 왔어. 별건 아니고 과로에 빈혈이 좀 있다고 푹 자고 쉬면 좋아 질거라고 해서 입원을 시켰어”
“여기 있기 싫어요. 나 집에 갈래요.”
“않돼, 며칠 더 쉬어”
“싫어요. 아픈 사람도 아닌데 내가 왜 병원에 있어요. 집에 가요 우리”
‘알았어. 그럼 기다려 말하고 올께”
“네”
않된다는 석진을 재촉해서 영선은 집으로 돌아왔다. 혹시라도 자신의 아랫도리를 의사가 보기라도 해서 자신이 강간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었다.
하여튼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이 후로 영선의 달라진 모습에 석진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워졌다. 말수도 눈에 띄게 줄었을 뿐아니라, 거의 매일 밤 계속되던 섹스도 사라졌다. 영선이 석진을 유혹하는 일은 완전히 사라졌고, 간혹 석진이 영선에게 손을 뻗어도 영선은 아픈 몸을 핑계로 거부하기 일쑤였다.
일주일이지난 어느 날 영선은 약국을 들러 임신 진단 테스트 시약을 사왔다. 불안한 마음으로 영선은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한 후에 테스트지 위에 자신의 소변을 떨어 뜨렸다. 제발. 하지만 영선 자신도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잠시 후 테스트지에 나온 결과는 양성이었다. 임신을 한 것이다.
영선은 미칠 것 같았다. 그토록 원하던 임신이건만,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상황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영선은 임신 테스트 시약을 모두 검은 봉지에 담아 꽁꽁 묶어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는 자신의 아랫배를 만져보았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니 누구의 아이란 말인가.
* 물어 오시는 분이 많아서 알려 드립니다.
* 이번 연재는 30부 정도를 예상하고 준비했습니다.
* 이 번글 역시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만, 하루 한 두편 정도의 분량으로 나누어서
* 올리려고 합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 그저 이번 글은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싶었습니다.
* 코트부터 팬티까지 한번에 벗는 것보다는, 하나씩 벗어던지는 여자가 더 섹시하잖습니까? ^^
* 잠시나마 즐거운 상상에 빠지셨길 바랍니다. 글쓰는 이에게는 추천이 늘 힘이 됩니다.
“3 막은 당신과 내가 공동 주연이야.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겠지?”
풀려진 팔을 모아 저린 부분을 주무를 틈도 없이 사내의 손이 영선의 손을 이끌어 자지를 쥐어 준다. 영선은 사내의 커다란 물건이 손에 들어오자 차라리 영선은 고마웠다. 이렇게 해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한 시간 후면 남편이 돌아 온다. 영선은 미친 듯이 사내의 자지를 쓰다듬어간다. 언제부터인지 이미 부풀대로 부풀어 있는 사내의 물건은 자신이 흘린 액 투성이다. 한 손을 더 가져가 불알을 받쳐들어 주자 사내가 벌렁 누워 버린다. 영선이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헝겊을 벗으려 하자 남자라 말린다.
“안돼… 벗지마…”
영선은 그대로 받아 들이기로 하고 손을 바삐 움직여 사내의 자지를 위 아래로 흔들어 준다. 사내의 입에서도 신음이 흐르기 시작하고 핏발이 손에 느껴질 만큼 굵어진다. 영선은 어떻게든 사내가 빨리 싸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머리를 내려 좆을 물었다. 영선의 젖가슴을 탐하던 사내의 손이 거칠게 움켜쥔다. 영선은 자신의 유방을 움켜쥔 손에 힘이 가해질 때 마다 어서 싸, 어서 싸라고 이 미친 놈아. 하고 속으로 외치며 미친 듯이 용두질을 해댔다. 사내의 좆에서 멀건 액이 질질 흘러 나오기 시작하자 영선은 이제 곧 끝날 거라는 희망이 보았다.
“으으으…”
사내의 신음이 커지더니 영선을 세차게 밀어 쓰러뜨리고는 다리가 찢어질 정도로 보지를 벌렸다. 인정 사정도 없이 보지에 쳐 박히는 사내의 물건. 영선은 자신의 보지가 찢어지는 듯한 쓰라림에 비명을 질러댄다.
“아악…억..억..”
사내는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며 분탕질을 해댄다. 영선은 이 미친 놈과의 섹스가 곧 끝날 거라는 생각으로 사내의 엉덩이를 잡아 당기며 자신의 자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크흑…”
사내가 짧은 비명을 지르며 좆물을 뿜어댄다. 순간 영선의 머리에 어제 밤 남편의 사무실에서도 남편의 좆이 자신의 보지 안으로 좆물을 뿜어댄 것을 기억해 내고 만다. 난 지금 배란기다. 안돼. 안돼. 영선이 미친 듯이 사내의 가슴을 밀어내지만 사내는 묵묵히 자신의 좆물을 영선의 자궁에 쏟아 붓고 있다.
“않된단 말야. 이 나쁜 놈아. 흑흑흑”
자시의 좆물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영선의 보지 속으로 쏟아 부은 사내는 자신의 물건을 꺼내 간다. 영선은 몸을 돌려 엎드려 울고 있다. 강간을 당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자궁 안에 이제 두 사람의 정액이 섞여 버려, 이번에도 아기를 가질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임신을 해도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이 억울했다.
“우는 건가? 이영선씨가 울 때도 있나? 이봐, 당신 때문에 한 세월을 피 눈물로 지낸 사람을 기억해 봐, 그러고도 눈물이 날까?”
무슨 말인가. 이게 무슨 말인가. 나 때문에 피 눈물로 세월을 보낸 사람이라니? 과거의 나를 아는 사람이란 말인가? 손을 올려 눈을 가린 수건을 풀려고 하자 느닷없이 사내의 손바닥이 영선의 얼굴을 내려친다. 비명과 함께 영선이 쓰러지자 사내가 나지막이 말을 이어간다.
“3 막이 끝났어. 궁금해 하지 않아도 돼, 4 막은 기다리지 않아도 시작되니까”
“이불 속에서 백을 세면 일어나도 좋아, 그 전에 일어 나면 넌 죽은 목숨일거야.”
그리고는 영선의 몸 위로 이불이 덮혔다.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 문을 닫는 소리, 현관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듣고도 영선은 잠시 일어나질 못했다. 무서웠다. 저 사내는 누구란 말인가. 영선이 이불을 걷고 눈을 가린 수건을 벗겨 버리고 일어나 뛰다시피 현관문을 향해 알 몸으로 달려가 현관을 잠그고는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어쨌든 남편이 오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다.
얼마나 앉아 있었던가. 영선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아랫도리에서 극심한 고통이 올라온다. 한 발을 떼기도 힘들다.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 보자 허벅지를 타고 붉은 피가 흘러 내린 채 말라 있다. 허리를 더 숙이자 보지 근처가 온통 피로 물들어 있고 방안 침대까지 자신이 달려온 자리마다 핏자국이 묻어 있다. 영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긴장이 풀려서인가 오줌이 마려워 오고, 영선은 참을 기운도 없었고 참기도 싫었다. 영선은 선 채로 오줌을 싸고 있었다.
피와 오줌으로 범벅이 된 침대 시트를 걷어 세탁기에 넣고, 한 발작도 떼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며 걸레를 빨고, 바닥에 묻은 피를 지워 나갔다. 현관 바닥의 오줌을 닦아낼 즈음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응. 나야”
남편 석진이다. 눈물이 주체하지 못할 만큼 흘러 나온다. 하지만 내색을 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남편은 잠시 후에 옷을 갈아입으러 도착하겠노라고 하곤 전화를 끊었다. 시간이 없다. 정신없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머리를 정리했다. 그리고는 혹시나 남아 있을지 모르는 흔적을 찾아 미친 듯이 닦아댔다.
잠시 후 벨소리가 들리고 남편이 들어 왔다.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냐 그냥 몸살기가 좀 있나 봐요. 신경 쓰지마세요”
“그래? 가만 있지 말고 병원에 들러봐”
“아침을 준비 못했어요. 미안해요.”
“미안하긴 어서 들어가 쉬어. 옷만 갈아 입고 갈께”
남편이 살짝 영선을 끌어 당겨 품에 앉아 주자 영선은 눈물이 나려 한다. 등을 토닥거려 주던 석진이 영선의 앞섶을 헤치더니 젖가슴을 만진다. 영선이 소스라치게 놀라 몸을 빼자 석진이 의아해 한다.
“왜 그래? 진짜 많이 아픈거야?”
“아… 네… 좀 아무래도 잠을 못잤더니 신경이 날카로와서 그런가 봐요. 미안해요”
여태 한번도 석진의 손길을 피한 적이 없던 아내다. 석진은 걱정 스러운 눈으로 아내를 침대에 또?주고는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영선은 침대에 누워 어제 밤, 자신을 강간한 사내가 한 말을 생각해냈다.
“오늘의 연극은 3 막 짜리야, 시작이 있고, 전개가 있지, 그리고 클라이막스도 있어. 하지만 이영선씨, 아쉽게도 말이지 오늘은 결론이 없어. 아쉽게도 말야.”
“당신 때문에 한 세월을 피 눈물로 지낸 사람을 기억해 봐, 그러고도 눈물이 날까?”
“3 막이 끝났어. 궁금해 하지 않아도 돼, 4 막은 기다리지 않아도 시작되니까”
영선을 강간한 사내는 이영선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분명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누굴까. 누가, 왜 나를 이렇게 강간한 걸까. 아는 목소리가 아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진다. 현민씨가 누구를 시켜서 벌린 일일까? 아냐. 현민씨는 그럴 사람이 못돼. 자신이 품었던 여자를 강간하게 시킬 사람이 아냐.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 내가 남겨 놓은 사람들은 대체 누굴 말하는 걸까.
남편이 가져다 놓은 양주를 세 잔이나 스트레이트로 마신 후에야 영선은 겨우 잠들 수 있었다. 그리고 한번 빠져든 잠에서 영선은 한동안 깨어날 수 없었다.
영선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어딘지 모르는 병원 침대에서 영선은 또 다시 낯선 곳에 떨어져 버린 것에 머리가 아파왔다. 팔에는 링거가 꽂혀져 있고, 손 끝에는 무엇인가가 집게에 물려져 삑삑 대고 있었다. 물이 먹고 싶었다. 손을 뻗어 침대 옆에 놓인 생수병을 들어 물을 마셔댔다. 혼자 누워있는 병실. 다른 환자도 없고 다른 침대도 없다. 혼란스러워진다.
어떻게 된거지. 내가 왜 병원에 누워 있는 거지. 영선은 가까스로 그날 밤 한 사내에게 강간을 당하고, 아침에 남편이 다녀간 것을 기억해 냈다. 술을 마시고 잠에 빠져 든 것도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왜 병원에 자신이 와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석진이 들어 왔다.
“깼네. 좀 어때? 괜찮아?”
“여기가 어디에요? 내가 왜…”
“아냐. 저녁에 집에 가서 보니 자고 있더라고, 처음엔 그냥 자는 줄 알았는데 깨워도 일어나질 않아서 내가 데리고 왔어. 별건 아니고 과로에 빈혈이 좀 있다고 푹 자고 쉬면 좋아 질거라고 해서 입원을 시켰어”
“여기 있기 싫어요. 나 집에 갈래요.”
“않돼, 며칠 더 쉬어”
“싫어요. 아픈 사람도 아닌데 내가 왜 병원에 있어요. 집에 가요 우리”
‘알았어. 그럼 기다려 말하고 올께”
“네”
않된다는 석진을 재촉해서 영선은 집으로 돌아왔다. 혹시라도 자신의 아랫도리를 의사가 보기라도 해서 자신이 강간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었다.
하여튼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이 후로 영선의 달라진 모습에 석진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워졌다. 말수도 눈에 띄게 줄었을 뿐아니라, 거의 매일 밤 계속되던 섹스도 사라졌다. 영선이 석진을 유혹하는 일은 완전히 사라졌고, 간혹 석진이 영선에게 손을 뻗어도 영선은 아픈 몸을 핑계로 거부하기 일쑤였다.
일주일이지난 어느 날 영선은 약국을 들러 임신 진단 테스트 시약을 사왔다. 불안한 마음으로 영선은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한 후에 테스트지 위에 자신의 소변을 떨어 뜨렸다. 제발. 하지만 영선 자신도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잠시 후 테스트지에 나온 결과는 양성이었다. 임신을 한 것이다.
영선은 미칠 것 같았다. 그토록 원하던 임신이건만,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상황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영선은 임신 테스트 시약을 모두 검은 봉지에 담아 꽁꽁 묶어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는 자신의 아랫배를 만져보았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니 누구의 아이란 말인가.
* 물어 오시는 분이 많아서 알려 드립니다.
* 이번 연재는 30부 정도를 예상하고 준비했습니다.
* 이 번글 역시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만, 하루 한 두편 정도의 분량으로 나누어서
* 올리려고 합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 그저 이번 글은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싶었습니다.
* 코트부터 팬티까지 한번에 벗는 것보다는, 하나씩 벗어던지는 여자가 더 섹시하잖습니까? ^^
* 잠시나마 즐거운 상상에 빠지셨길 바랍니다. 글쓰는 이에게는 추천이 늘 힘이 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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