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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9:43 703회 0건
미궁의 괴물



제 3 부




늦은 시각, 노을의 빛은 사그러져 별들의 빛으로만 세상을 비추는 시각.

그 시각에 아스텔리나는 아무런 길도 나지않는 풀숲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곳곳에 짐승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너무 .. 위험한 길로 가는군 .. 여자. 잠시 숨을 돌렸다 가지 그렇나 ?」

"아니요 .. 칸느가 온것으로 보아 .. 제국은 제가 임무를 실패했다 생각할겁니다 ..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움직여야지요. 또한 로운 왕자님도 .. 폐하를 만나보셔야 되니까. 그 몸이라도 .."

「인정할까 ?」

" 무슨 ..?"

「마왕의 힘으로 조잡한 검이 되어버린 나를 .. 아버지께서 인정할까 ? 어머니는 모르겠다만 .. 아버지는 .. 날 자식으로 인정치 않을껄 ? 난 그저 .. 얼굴만 보고싶을뿐이야. 5년동안 보지 못했으니.」

"거짓말 .. 이시군요."

「뭐가 말이지?」

"만약 인간의 몸이었다면 얼굴만 보셨겠습니까 ? 아버지의 얼굴만 보고 위안을 얻으셨겠습니까? 애써 멀리하려 하지 마십시요. 검이 되셨다면 검으로써라도, 아버님.. 아니 폐하와 마주하십시요."

「하하 .. 그랬다간 아버님이 쇼크사로 돌아가시겠네.」

"뭐.. 놀라실수는 있으나 .. 분명 폐하께서는 .. 로운님을 반기시리라 생각됩니다. "

「그럴까 ?」

"가족이니깐요 ."

아스텔리나는 말한다.

「가족..이라 .. 가족이라면 아버지가 날 죽이라 명하셨을까 .? 아니.. 이성으로는 납득이 돼.. 난 5년전 미친 살인광이었으니까 . 그러나 솔직히 ..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아 .. 솔직히 두렵기도 해.. 만약 내가 아버지와 마주케 된다면 .. 내가 .. 과연 .. 어떤 상처들을 내뱉을지. 아버님과 나 사이가 .. 돌이킬수없는 상황으로 멀어질지수도 있어. ..... 이것또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치유될수있는건가 ? 나는 아직 .. 가족이란게 친숙치 않은데.」

로운 왕자는 달그락 거리는 아스텔리나의 검집속에서 말한다.

"그래도 가족이니까. 아버님을 뵈러 가시는거지 않겠습니까? 설사 아버님이 로운님을 죽이라 명령했는데도 .. 좋아도 .. 싫어도 .. 죽을만큼 싫어도 .. 가족이니까... 저는 그렇게 문학시간때 배웠습니다. 가족이란 단어를."

「가족이라는 단어를 배워?」

"예. 배울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태어날때부터 .. 가족이란게 없었으니깐요."

잠깐 씁쓸한 빛을 띄어보이는 아스텔리나다.

「괜한 .. 질문을 던졌군. 다른 말도 많았는데 ...」

"아니요. 로운 왕자님. 이제는 익숙하니까 . 상관없습니다. 전혀 괴이치 않아요."

순간, 검집속의 검이 심한 떨림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로운 왕자님?"

「크헉!」

로운은 재채기와 같은 고통을 호소한다. 아스텔리나는 황급히 검집을 풀어 검을 꺼내었고 곧 놀란다. 검집의 이가 빠져가기 시작하며, 균열이 피어났기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부서져도 이상치않을 .. 위험상태였다.

"로운 왕자님! 조금 속도를 올리겠습니다. 최대한의 스피드로 황궁에 .. "

「............ 아니 . 가만히 있어줘 .. 마왕이 말했던 죽음의 순간이 찾아온거 같으니까 .. 어차피 알고있었던 순리였어. 예정된 도착지였어. 놀랄 필요도 .. 없어. 미리 죽음이라는 해답을 알고 있었는데 .. 호들갑을 떨거나 .. 아우성칠 필요는 없지않아? 이대로 내버려줘.. 」

"......... 로운 왕자님 .. 당신은 ... .......... "

아스텔리나는 발걸음을 멈춘다. 더이상 황궁으로 갈 명분을 잃어버린 것이다. 임무복귀시간에 대한 명분이 아닌 로운 왕자에 대한 명분이.

그대로 털썩 주저앉는 아스텔리나다. 그녀는 두손으로 검(로운)을 떠받고 있다. 검은 계속해서 달그락 소리를 내며 최후를 향해 뜀박질하고 있다.

갑자기,

검을 스스로 자신의 가슴 폭사이에 안겨넣는 아스텔리나다.

로운이 물음표를 그린다.

"저를 만나실때 .. 여자란걸 알고싶다 하셨지요 . 그때는 정말 터무니없고 황당한 발언이라 .. 추호도 승낙할 생각도 없었는데 ... 지금은.. 검이시라 가슴으로라도 .. 만족하시길."

「죽기전에 .. 여자 가슴에라도 안겨서 죽는군 .. 고맙군 .. 여자 .. 아니 .. 아스텔리나.」

"처음으로 .. 제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셨군요. 후훗."

로운으로써는 행복한 시간. 그러나 로운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곧 검신 전체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그것은 아스텔리나의 품안에서 점차 커지더니 성인 남성의 형체로 탈바꿈된다. 다시한번 은발의 미청년으로 되돌아간 로운 왕자다.

아스텔리나는 어안이 벙벙하다. 너무나 뜬금없는 상황에,

마치 동화책을 읽다가 맨 마지막 뒷장이 호러물로 변한듯한 느낌의 뜨악할 정도의 전개다.

"어, 어떻게 된거지 ? 아스텔리나.. 나는 .. 대체 .. "
"기, 기적일까요 ..? 이건 .. 아니면 무슨 제약이 .. 모.. 몸은 괜찮으십니까 ? "

그녀의 물음에 로운은 고개를 절레 흔든다.

"아니 .. 느낌은 별로 .. 좋지는 않아 .. 뭔가가 촉박히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 .. 내 목을 조여드는듯한 이 압박감은 .. 여전해 .. 인간으로 다시 돌아갔다해도 .. 결과는 바뀌지 않는 모양이야 .. 그래도 .."

로운은 아스텔리나를 보고있다. 상체가 드러난 그녀의 젖가슴이, 유난히도 갸늘고 흰 목덜미가 .

아스텔리나도 로운을 보고있다. 굳이 시선을 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의 시선은 자동적으로 로운의 발기된 성기를 보고있다. 심하게 발기되었는지 자지와 배가 하나처럼 붙어있다. 귀두끝머리에선 진한 방울 하나가 맺혀있다.

"하아 .. 하아 .. 아스텔리나 .. "

"예.. 로운 왕자님 ."

"여, 여자를 알려줄수 있어 ?"

로운의 물음에 그녀가 대답하려 입을 열자, 그녀의 입을 틀어막는 -.

로운의 짖J은 입술이다.

곧 입술을 떼어내며 ,


"대답은 몸으로 .. 알려줘. 이 상황에 우습지만 .. 나 .. 얼마 남지 않은거 같으니까 ."



"상황이 엉뚱하게 되버렸지만 ... 로운 왕자님 .. 알려드릴게요 . 여자의 몸이란걸 .. 사실 .. 저도 잘은 모르지만 .. 최대한 .. 알려드리죠 . 이건 .. 로운 왕자님의 부탁 때문에 이루어진 정사가 아니라 .. 제 의지로 하는 정사임을 유념해주시구요 .."

아스텔리나는 두눈을 초롱 뜨며 말한다.

"아스텔리나의 의지로 ..? 설마 .. 너 .. 나와.."
"그건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로운 왕자님.. 적어도 .. 이런 일은 제가 하고자해서 이루어졌다고 .. 그렇게 위안삼고 싶으니깐요. 참고로 보통 여자라면 .. 로운 왕자님의 부탁은 .. 들어주지 않을것입니다.. 물론 로운 왕자님의 지위와 명성이 그대로 유지된채라면 .. 모르겠지만."

말하며 조심히 하의를 탈의하는 아스텔리나다. 솔직히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나 로운 왕자는 죽어가는 몸, 이번의 정사가 이루어진다해도 하룻밤 단꿈으로 끝날 일이다. 또한 자신은 앞으로의 인생에서 숱없이 쾌락을 즐기며 살아갈것이다.

그러나 로운 왕자는 지금 한번뿐이다. 예전에도 , 미래에도 없는 , 쾌락의 종류다.

측은함이 아스텔리나의 몸을 움직이게 했다. 몸이 움직이자 마음도 따라 움직였다.

그녀역시 남자와는 처음이나 , 상식은 많이 알고있었다. 주변에 워낙 음탕한 친구들이 많았으니까.

"제, 제가 알기로는 .. 그 성기의 사용처는 이 다리사이입니다 .."

아스텔리나가 부끄러운 얼굴빛을 띄며 두 다리를 조금 벌려보인다. 하체는 탈의한 상태였기에 다리사이의 음부를 가릴건 없었다. 그러나 로운은 잘 보이지 않는듯한 눈빛이다. 그도 그럴것이 한밤중 새벽이었기에 그녀의 탄력적인 몸매를 훑어 비춰줄 조명이 부족했다.

"잘 보이진 않아 ..... 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처지는 아니지 .. 아스텔리나가 용기를 내어줘 내게 "여자를 가르치는 중"이니까.."

로운은 성큼 다가와 무릎을 꿇어 잘 보이지않는 다리사이 부근으로 손을 내민다. 곧 복슬복슬한 무언가가 손바닥의 감촉으로 전해진다.

살짝 까칠한것이 털 같다.

"이 털안에 무언갈 하면 되는건가 ?"

로운의 말에, 아스텔리나는 정말 로운은 성지식이 빵점이라는걸 깨닫는다. 그렇다면 자신의 가슴위에 자위했던것은 정말 우연이라 여겨도 되었다. 아스텔리나는 잠깐 숨을 고른다음 표정을 사무적으로 바꾼다.

마치 성교육 선생님이 된듯한 얼굴 표정으로 ..

"로운님의 성기주변에도 털들이 있죠 ? "
"응."
"여자도 마찬가지죠. .. 털이 아랫쪽에 나있다는건 여성의 성기도 아래에 나있다는 것입니다 .."
"툭 튀어나온건 없어보이는데 ..?"

로운은 여성의 성기가 자신의 성기처럼 튀어나와있다 생각하는듯 했다.

"여성은 튀어나온게 없습니다 .. 안으로 들어가있죠 ."
"안으로 ? 그렇다면 정사라는건 어떻게 치루는거지 ?"
"로운님의 남성이 .. 제 안의 성기와 맞땋트리는것으로 시작됩니다. "
"그것이 .. 여자를 안다는건가 ?"

로운의 애매모호한 물음에 ,

"마음은 모르겠지만 .. 육체적으로는 꽤 많이 알수있다고 생각됩니다. 좀더 손을 밑으로 내려보세요 ..지금 로운님은 엄한데를 뒤적거리고 계시는겁니다 .. 그곳을 뒤져봤자 나올건 털뭉치밖에 없어요."

"그,그래 ?"

아스텔리나의 따끔한 지적에 로운은 떱떨음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학생때가 생각난다. 황실교사에게 꾸지람을 듣던 그때가 .

로운의 손은 서둘러 아스텔리나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털아래로 향한다. 그러자 무언가 금이 그어진것이 나온다. 어느새 엉덩이까지 손이 닿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무심히 그 안을 파고드는 손길이다. 그순간, 아스텔리나는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다.

그녀도 사실 처음이었기에 , 긴장된다.

찔꺽 ,

처음 열리어지는 보지 문턱이다. 배변이 아닌, 성욕을 채우기 위해 열려지는 .. 것도 남자의 손길에.





*************





어두운 방안 ..

그곳엔 지긋이 나이든 노신사가 어두워진 창가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 앞엔 분홍 머리의 아담한 소녀가 흔들의자에 앉아 노신사를 바라보고 있다. 서로의 각기 다른 시선이 서로와 조우할때,

"언제 그만둘거지 . 이런 악취미는?"

소녀가 당돌히 자신보다 나이가 곱절이 많은 노신사에게 묻고있다.

"그만두다니 ..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인데 .. 그만둘리 있겠나? 꼬마소녀."
"네가 지금 하고있는 짓 ... 뭔지는 모르겠지만 .. 제법 위험한 짓 아니야 ? 내가 듣기론 마왕을 꼬드겨 .. 검을 만든다는 소문이 우리 드래곤들 사이에선 파다해 .. 너는 위험수위를 넘어섰어. 더이상 네가 하는짓은 유희라고 치부할수 없어."

소녀는 경고한다. 노신사를 엄한 눈빛으로 째려보며.

"그래서 .. 방해할 생각인가 ? 내가 어떤 짓을 하는지 확인치도 않고 ? 그것은 규율에 어긋날텐데?"
"... 그렇기에 감시자역으로 내가 온거다."

"후후후 ... 로드가 보낸건가 ? 뭐 좋다. 그 늙은 영감은 워낙 조심을 하는게 특징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 이름모를 드래곤의 파견자인 꼬마소녀여."

"...........?"

"드래곤이 즐길수있는 유일한 오락인 "유희생활"을 어찌 생각하지 ?"

노신사는 묻는다. 드래곤들의 유희를,

드래곤들의 유희는 단순히 정립가능하다. 드래곤들이 인간세상에 숨어들어가 사는 행위자체가 유희였기에 그렇다. 인간이 누릴수있는 희노애락을 간접 체험하는것이다.

소녀가 노신사의 물음에 한참을 답변하지 못하자.

노신사는 말한다.

"나는 .. 수백년전부터 인간세상을 도와왔다. 나라의 부호가 되어 가난한 이들을 구제도 해봤고 ..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도 봤고 ..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해본적이 있다. 영웅이 된적도 많았지. 그런데 .. 우연히 .. 정말 우연히 보았지. 인간들이 지식을 얻는 곳이라 여기는 어떤 도서실 안에서 . 인간들이 지어낸 이야기 책이라는걸."

"정말 .. 무긍무진했지. 인간들이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우리 드래곤들도 정말 참고될법한 이야기가 많았어. 그러나 도서관 내에 있는 모든 책을 읽고난뒤 .. 나는 하나의 결과물을 냈지."

"그것은 .... 인간들의 이야기가 전부 나쁜놈은 착한놈에게 진다는것 .. 이런 류의 공식은 나 라바체스타님이 수백년동안 인간세상을 도우며 성립된 공식이었지. 나는 늘 착한놈이었거든 . 그러나 따분했어. 왜 소설의 끝부분은 해피엔딩이지? 왜 소설의 끝부분은 악당이 지고 용사가 이기는거지? 왜 소설의 끝부분은 잘먹고 잘살았다가 되느냐 말이다... 이건 내가 아는 인간들의 인생이 아니야 .... 그렇다면, 인간들은 달콤한 마약에 취해있다는 뜻이되지. 소설이라는 .. 달콤한 마약. 언제나 행복해지고 마는 .. 그런 비현실적 이야기."

"...........그렇기에 나는 비현실적 이야기를 현실적 이야기로 탈바꿈하려 한다. 언제나 용사가 이기고 영웅이 나라를 구하는 .. 그런 뻔하고도 뻔한 스토리는 집어치우고 .. 악당이! 나쁜놈이! 엔딩의 끝자락을 장식할수 있는.. 그런 이야기. 나는 인간들의 들떠버린 현실성을 제자리로 되돌려놓기 위해.. .. 움직인것이다. "

노신사의 긴 연설이 끝난다. 그러고 난뒤 꼬마소녀의 감상평이 이어졌다.

"훌륭해. 아주 기막힌 연설이야. 네가 지금까지 보인 기막힌 유희행각들을 한번에 정리시킬수있는 변명이야. 마왕을 꼬신것도 .. 마왕이 검을 만들게 도운것도 ... 그러나 , 너는 드래곤의 유희로 취할수있는 만족의 범위를 넘어섰어. 이것은 인간세상 자체를, 장난감처럼 다루겠다는 너의 속셈이지 않나? 한쪽길로만 달리는 장난감을 보기가 지겨우니까 이제는 낭떠러지로 넘어뜨려 장난감이 부서지는지 멀쩡한지.를 구경하겠다는 .. 그런 호기심 차원으로 하는것이 아닌가?"

소녀의 말에, 노신사는 입가에 손바닥을 대고 무언갈 참을수없다는듯 키득댄다. 한참을 키득댄다. 소녀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자 노신사인 라바체스타는 답한다.



" ................. 정답★"

라바체스타의 희열에 가득찬 흰눈자위가 부르르 떨며 꼬마소녀를 바라본다. 꼬마소녀는 더이상 흔들의자에 편히 앉아있지 않았다. 소녀는 가지런히 모은 손으로 자신의 떨궈진 목을 들고있을뿐이다. 목 주변으로는 은은히 반짝이는 실오라기들이 어지럽히 휘날렸다.










--------------

[작가의 말]

아.. 길게 썼다 ...

추천이 점점 높아지네요 .. 쓰면 쓸수록.. ^^

리플도 좀더 많아졌으면 .. 이번화는 어떻게 보셨는지 .. 궁금도 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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