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ONE - the prolog
「 황실의 안녕을 위협하거나 반역, 혹은 이에 준하는 행위를 계획하거나 선동, 주도한 자는 성별, 나이, 신분을 막론하고 종신 감금형에 처한다. 또한 반역죄를 저지른 자의 가족에게도 같은 형을 적용하며 그에 속한 모든 하인과 노예는 사형시킨다. 단, 반역죄 이전에 제국 혹은 황실에 지대한 공헌을 한 자에 한해 그 가족을 사형시키는 것으로 형을 감면할 수 있다. ...(중략)... 이 조항은 황제와 원로원을 포함한 "제국원로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찬성한 경우가 아닌 한 어떤 경우에도 변경, 삭제 혹은 예외 적용 할 수 없다. 」
제국법 제10조 1항
- RoL -
" 5대 원로들께서는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
지름이 족히 30m 이상 되어 보이는 둥근 공간의 한 가운데에는 과연 저렇게까지 커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커다란 원탁이 자리하고 있고 원탁 위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육망성 문양의 끝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의자 6개가 놓여 있었다. 그 의자들에는 화려한 의복을 걸친 제국의 황제와 나이를 추정할 수 없는 다섯 명의 노인들이 앉아 있고 원탁의 중앙에는 재질을 알 수 없는 투명한 물체가 돔 형태의 유리로 된 천정으로 들어오는 빛을 반사시켜 공간 전체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 으으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
마법을 상징하는 조각이 장식된 의자에 앉아 있던 한명의 원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분명, 제국 초기시대에는 귀족들의 명예를 중요시 했기 때문에 깨끗한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에요... "
바로 옆의 의자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처음 입을 열었던 원로는 움직이기도 힘이 드는지 힘겹게 고개를 돌려 방금 대답을 한 원로를 쳐다보았다.
" 신, 티에르 감히 원로회의에 의견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
황제를 포함한 여섯 명의 시선이 일제히 원탁 한쪽에 공손한 자세로 서 있던 중년의 남성에게 모였다. 그는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깊숙이 고개를 숙여 보이며 그들의 허락을 기다렸다.
" 어차피 경이 제안한 일 때문에 이렇게 모여있는 것이니 말해보라. "
절로 위엄이 묻어나는 강하면서도 나직한 황제의 음성이 들리고 티에르 공작은 기다렸다는 듯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우선 제국과 황실의 안녕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제국법 10조에 대해서는 그 어떤 불충한 마음도 없음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황제와 다섯 명의 원로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 경이 제국과 황실에 보여주는 충성심은 익히 알고 있으니 기탄없이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
" 제국법이 비록 죄인이라 할지라도 그 공로를 인정하고 그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점은 잘 알고 있으며 그러한 제국법이 존재하는 위대한 크란도르 제국의 귀족으로 한 목숨 바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오나... "
티에르 공작은 말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여섯 명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 올린 자신의 지위 따위는 물거품보다 더 빠르게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 제국력 203년에 있었던 베... "
" 으음... 베오스 가문의 이야기인가? 계속하게. "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한 장로가 나직한 신음을 흘리며 말을 했다.
" 베오스 가문의 멸망에 얽힌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제국을 위한 법 조항이 오히려 제국에 피해를 주었던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
" 후우... "
제법 민감한 이야기임에도 별다른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티에르 공작은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 RoL -
" 이렇듯 제국과 황실의 안녕과 이익을 지키면서 동시에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제국법 10조 1항의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신의 생각이옵니다. "
" 이렇게 말인가? "
황제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던 몇 장의 문서를 들어 올리며 확인하듯 질문을 했다.
" 그렇습니다. 황제폐하. "
티에르 공작은 다시 한번 깊숙이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 원로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
황제의 시선이 한차례 다섯 명의 원로들을 훑고 지나갔다.
" 뭐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궁정마법사 몇 명에 한 개 기사단 정도면 충분하겠지요. "
" 무고한 일로 억울하게 멸망을 당하는 것이야 제국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그 일로 제국의 권위를 넘볼만한 구실을 제공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
" 허허허, 제국의 모든 신하들이 티에르 공작만 하다면야 아예 이 조항을 없애도 될 것인데 말입니다. "
티에르 공작은 한 원로의 말에 놀라며 급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 감당하기 어려운 말씀 거두어 주십시오. 신은 그저 제국과 황실을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
" 자, 그럼 결정을 내려봅시다. "
티에르 공작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짓던 여섯 명의 손이 일제히 자신들의 앞에 놓인 동그란 보석으로 향했다. 그들이 각기 다른 색상의 보석 위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으며 정신을 집중하자 원탁 위에 그려진 육망성이 조금씩 밝은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황제와 원로들의 손이 올려진 보석 에서부터 시작된 빛은 육망성의 선을 따라 움직였고 빛에 의해 완전한 모양이 갖춰진 문양의 한가운데 위치한 유난히 큰 푸른 보석에서는 눈부신 백색의 빛이 뻗어 나와 원로회의가 열리고 있는 공간을 가득 채웠다.
- RoL -
「 제국력 328년 티에르 공작이 건의한 제국법 제10조 1항의 개정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으나 그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티에르 공작의 생각이 옳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시 외교 담당관이었던 그리엄 백작이 했던 "라이오트라 왕국에서 있었던 만찬회장에서 귀족으로서의 명예와 위신이 한낱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우리집 하인들도 다 알고 있다는 한 귀족의 말을 듣고 난 고개를 들 수 없었다."는 말에서 우리는 티에르 공작에 대한 평가를 엿볼 수 있다. 」
역사학자 노우만의 "역사로 읽는 제국법" 中 발췌
「 황실의 안녕을 위협하거나 반역, 혹은 이에 준하는 행위를 계획하거나 선동, 주도한 자는 성별, 나이, 신분을 막론하고 종신 감금형에 처한다. 또한 반역죄를 저지른 자의 가족에게도 같은 형을 적용하며 그에 속한 모든 하인과 노예는 사형시킨다. 단, 반역죄 이전에 제국 혹은 황실에 지대한 공헌을 한 자에 한해 그 가족을 사형시키는 것으로 형을 감면할 수 있다. ...(중략)... 이 조항은 황제와 원로원을 포함한 "제국원로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찬성한 경우가 아닌 한 어떤 경우에도 변경, 삭제 혹은 예외 적용 할 수 없다. 」
제국법 제10조 1항
" 5대 원로들께서는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
지름이 족히 30m 이상 되어 보이는 둥근 공간의 한 가운데에는 과연 저렇게까지 커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커다란 원탁이 자리하고 있고 원탁 위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육망성 문양의 끝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의자 6개가 놓여 있었다. 그 의자들에는 화려한 의복을 걸친 제국의 황제와 나이를 추정할 수 없는 다섯 명의 노인들이 앉아 있고 원탁의 중앙에는 재질을 알 수 없는 투명한 물체가 돔 형태의 유리로 된 천정으로 들어오는 빛을 반사시켜 공간 전체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 으으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
마법을 상징하는 조각이 장식된 의자에 앉아 있던 한명의 원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분명, 제국 초기시대에는 귀족들의 명예를 중요시 했기 때문에 깨끗한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에요... "
바로 옆의 의자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처음 입을 열었던 원로는 움직이기도 힘이 드는지 힘겹게 고개를 돌려 방금 대답을 한 원로를 쳐다보았다.
" 신, 티에르 감히 원로회의에 의견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
황제를 포함한 여섯 명의 시선이 일제히 원탁 한쪽에 공손한 자세로 서 있던 중년의 남성에게 모였다. 그는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깊숙이 고개를 숙여 보이며 그들의 허락을 기다렸다.
" 어차피 경이 제안한 일 때문에 이렇게 모여있는 것이니 말해보라. "
절로 위엄이 묻어나는 강하면서도 나직한 황제의 음성이 들리고 티에르 공작은 기다렸다는 듯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우선 제국과 황실의 안녕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제국법 10조에 대해서는 그 어떤 불충한 마음도 없음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황제와 다섯 명의 원로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 경이 제국과 황실에 보여주는 충성심은 익히 알고 있으니 기탄없이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
" 제국법이 비록 죄인이라 할지라도 그 공로를 인정하고 그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점은 잘 알고 있으며 그러한 제국법이 존재하는 위대한 크란도르 제국의 귀족으로 한 목숨 바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오나... "
티에르 공작은 말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여섯 명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한다면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 올린 자신의 지위 따위는 물거품보다 더 빠르게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 제국력 203년에 있었던 베... "
" 으음... 베오스 가문의 이야기인가? 계속하게. "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한 장로가 나직한 신음을 흘리며 말을 했다.
" 베오스 가문의 멸망에 얽힌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제국을 위한 법 조항이 오히려 제국에 피해를 주었던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
" 후우... "
제법 민감한 이야기임에도 별다른 반응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티에르 공작은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 이렇듯 제국과 황실의 안녕과 이익을 지키면서 동시에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제국법 10조 1항의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신의 생각이옵니다. "
" 이렇게 말인가? "
황제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던 몇 장의 문서를 들어 올리며 확인하듯 질문을 했다.
" 그렇습니다. 황제폐하. "
티에르 공작은 다시 한번 깊숙이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 원로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
황제의 시선이 한차례 다섯 명의 원로들을 훑고 지나갔다.
" 뭐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궁정마법사 몇 명에 한 개 기사단 정도면 충분하겠지요. "
" 무고한 일로 억울하게 멸망을 당하는 것이야 제국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그 일로 제국의 권위를 넘볼만한 구실을 제공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
" 허허허, 제국의 모든 신하들이 티에르 공작만 하다면야 아예 이 조항을 없애도 될 것인데 말입니다. "
티에르 공작은 한 원로의 말에 놀라며 급히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 감당하기 어려운 말씀 거두어 주십시오. 신은 그저 제국과 황실을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
" 자, 그럼 결정을 내려봅시다. "
티에르 공작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짓던 여섯 명의 손이 일제히 자신들의 앞에 놓인 동그란 보석으로 향했다. 그들이 각기 다른 색상의 보석 위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으며 정신을 집중하자 원탁 위에 그려진 육망성이 조금씩 밝은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황제와 원로들의 손이 올려진 보석 에서부터 시작된 빛은 육망성의 선을 따라 움직였고 빛에 의해 완전한 모양이 갖춰진 문양의 한가운데 위치한 유난히 큰 푸른 보석에서는 눈부신 백색의 빛이 뻗어 나와 원로회의가 열리고 있는 공간을 가득 채웠다.
「 제국력 328년 티에르 공작이 건의한 제국법 제10조 1항의 개정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으나 그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티에르 공작의 생각이 옳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시 외교 담당관이었던 그리엄 백작이 했던 "라이오트라 왕국에서 있었던 만찬회장에서 귀족으로서의 명예와 위신이 한낱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우리집 하인들도 다 알고 있다는 한 귀족의 말을 듣고 난 고개를 들 수 없었다."는 말에서 우리는 티에르 공작에 대한 평가를 엿볼 수 있다. 」
역사학자 노우만의 "역사로 읽는 제국법" 中 발췌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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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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