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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7 783회 0건
-애수-

요즈음 들어서 부쩍 심해진 지진 경보로 인해 사람들은 민방위 훈련보다 지진 대피 요령에 익숙해 있는 것이 사실 이었다. 이제는 일본 뿐만이 아니라 한반도까지 지진우발 지역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것처럼 시시때때로 싸이렌이 울리면서 지진대피 경보가 이어졌으니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모두 믿기는 어렵다고들 했지만 요즈음 들어 반년이 넘도록 일본의 지진은 심각한 사태를 불러 올 것 같은 조짐이 역력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전해지는 뉴스에서는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본의 지진 피해와 더불어 그 여파가 한반도에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심정을 지닌 채, TV를 보곤 했다. 경제강국을 외치던 일본이 이제 하루가 다르게 쇠망해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외환 시장에서는 엔화의 환율이 곤두박질 치고 있었고, 돈이 있다고 하는 일본의 부유한 계층들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대열로 인해 나리따 공항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었으며, 일본 정부가 안심해도 된다는 방송을 연일 외신을 통해 전세계로 타전하고 있었음에도 그 불안감의 파도는 이제 우리의 코 밑에까지 와 있었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는 때 아니게 일본 사람들이 넘쳐 나고 있었고, 그 틈을 노린 일본인 특수까지 활개를 쳐대고 있는 실정이었다. 속으로는 고놈의 새끼들 바닷물에 폭 가라앉아서 뒤져버리지 하는 못된 심사가 있었음에도 그들이 들고 들어오는 엔화는 언제나 고개를 수그리게 하는 힘이 아직까지는 존재하고 있었다.

“서 박사님께서는 요즈음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황과도 같은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마디로 세기말 적인 집단 최면에 의한 현실 도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일본이 가장 활발한 지진 활동지역으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넓은 땅덩어리가 순식간에 물에 가라 앉을 것이라는 발상은 좀처럼 믿기 어려우면서도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외부의 시각도 그에 편승하여 경직되고 왜곡되어서 이런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박사에다 교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TV에만 나오면 자신은 많이 배운 사람이니 이런 어려운 문구를 꼭 써야 하는 것을 내세우기라도 하듯이 일반 사람들이 알아듣기 힘든 말들만 골라서 했다. 한마디로 죽기 싫어서 일본을 떠나고 있네요 라고 하면 될 것을…

‘경택아! 오늘 늦게 들어오냐?’

어머님께서 집을 나서는 나에게 물으신다.

‘아니오. 일찍 올겁니다. 요즈음 워낙 시절도 그렇고, 어머니도 경보 울리면 대피하시는 것 아시죠?’

‘그랴, 밥 꼭 챙겨 묵고 다니그라.’

마흔을 바라보는데도 장가도 못 가고 학교 선생으로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나를 어머님은 언제나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다 보신다. 항상 하시는 말끝에 훈장 선생 똥은 개도 않 먹는다는 옛말 때문이라며, 선생질에 내가 지레 늙는다고 성화가 대단하시다. 요즈음은 차를 몰고 다니는 것도 피곤하고 짜증이 나서 전철을 타고 다닌다. 어머님께서는 지진으로 지하철이 붕괴되면 어떻하느냐며, 항상 집 지키는 바둑이 마냥 주차장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서있는 차를 보며 혀를 차시고…아침 출근길의 지하철은 지옥철이 따로 없었다. 가방 따로 몸 따로 이기 십상이었고, 누가 누군지 분간도 가질 않으면서 엉키고 설켜서 자칫 내려야 할 역에서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한산했다. 게다가 자리까지 비어서 앉아서 갈 수가 있기 까질 했다.

“ 다음 내리실 역은 00,00, 내리실 문은 오른쪽 입니다.”

카랑카랑한 역무원의 안내 방송이 이어지면서 전철이 멈추어 서고 사람들이 전철 안으로 들어 온다. 한 여인이 내 앞에 와서 섰는데, 몸에 착 달라 붙는 투피스 정장에 높은 굽을 신었는데도 그 자세가 흐트러 짐이 없었다. 하얗고 가녀린 손으로 손잡이를 붙들고 섰는데 앉아 있기는 했어도 나는 그녀의 손에 자꾸만 시선이 땡겨지는 것을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전철이 덜컹하면서 어두운 전철의 통로 안에서 멈추어 서버렸다. 사람들이 갑자기 정차하는 전철로 인해 앞으로 쏟아져 넘어지고 구르는 사람까지 있었다. 그녀는 전철의 급정거로 인해 내 앞으로 쓰러지고….

‘쓰미마셍, 아, 아니, 미안 하무니다.’

그녀는 일본 여자 였다. 몸을 추스리면서 일어나면서 나는 괜찮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눈인사를 보냈다. 곧바로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는데 실내의 형광등 불빛이 껌뻑 거리면서 지지직 하더니 갑자기 어두워져 버렸다. 겨우 사람의 얼굴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촉광만이 남았고, 나는 내심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지진경보로 잠시 전동차가 정차했습니다. 곧 이어 경보가 해제되는 대로 출발하겠습니다.’

사람들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사고 때문인지 저마다 퍼런 불을 들이대면서 어디론가 정신없이 전화를 때렸다. 전철 안에서 전화기를 꺼내지 않는 사람은 나와 그녀 뿐이었다. 그녀는 주머니를 뒤지며 혼잣말을 한다.

‘아라? 혼또니 나이와네!(아니, 진짜 없네!)’

나는 전화를 찾는 소린 줄 알고 내 전화기를 내밀었다.

‘스미마생가, 쯔깟떼모이-데스까?(미안하지만, 사용해도 될까요?)’

나는 그러라고 했다. 그녀는 전화를 걸려고 버튼을 누르다가 그만 전화기를 다시 내게 돌려 주었다. 무의식적으로 누르는 버튼으로 보아 시내가 아닌 국제전화 였음을 그녀도 그제서야 알고서 나에게 폐를 끼칠 것 같아 그만 둔 것 같았다. 나는 전화기를 받아 들고, 요즈음 보기 흔한 일본인들로 인해 아무런 생각 없이 어두운 전동차 안에서 출발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10분이 지나고, 30분이 넘도록 안내방송만이 나올 뿐, 전동차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사람들의 불안이 가중되어 갈 시점에 전동차는 실내의 어두운 불빛을 유지한 채, 질질 끌려 가듯이 움직였다. 그리고 안내 방송이 다시 들려왔다.

‘지진주의보가 지진발생 경보로 변경되어 지금 이 시간부로 예고 없이 전동차의 운행이 중단 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다음 역까지만 운행하오니 양지 바라며,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지진 위험 및 예상 피해로 인해 전철역 안으로 대피하셔야 하며, 외부는 통행이 금지 되었음도 아울러 알려 드립니다.’

사람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학교도 등교가 금지 되었을 것으로 짐작했고, 집에 혼자 계실 어머님이 걱정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전화기를 들었지만 통화가 되질 못했다. 아마도 바깥의 상황은 여기보다 더 심각해서 폭주하는 통화량으로 인해 기지국이 제때에 전화를 다 연결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전동차가 다음 역에서 멈추어서고 사람들은 도망치듯 어두운 전동차를 빠져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밖은 벌써 통행금지가 내렸고, 차량과 사람들이 대피한 여파인지 역 안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만들고…나는 사람들 틈에 끼어 돌아가는 상황과 외부에서 밀쳐 들어온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아까 그 지진 너도 느꼈지?”

“와 죽이더라. 몸이 덜덜 떨리는데, 꼭 그 옛날 삐삐 차고 있는 것 같더라니깐.”

전동차의 진동으로 인해 지하에서 운행되는 전동차 안의 승객들은 그 것을 느끼지 못했던가 보다. 사람들은 웅성거리면서 저마다 느꼈던 보기 드문 지진의 여파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나는 앉아 있기도 뭐하고 해서 계단에 한 발을 올려 놓고 위를 쳐다 보면서 벽에 기대고 서 있었는데 아까 전철에서 본 그 여인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와 눈이라도 맞추려고 고개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 보기로 했다.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나로서는 좋은 회화의 기회였기에… 그러나, 그녀는 어눌하기는 했어도 한국말로 대답했다.

‘무슨 부탁이라도, 전화를 거시려구요? 국제 전화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되겠스무니까?’

그녀는 다가서며 전화를 건네주는 나를 반가와 했다. 그녀는 전화를 걸면서도 연신 나에게 웃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연이었다. 그러나, 전화는 연결되질 않았다. 시내 전화도 불통인데, 국제전화야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어두운 표정으로 전화기를 다시 건네주면서 전화를 쓰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쌍꺼풀이 없는 매끈한 눈매에 하얀 얼굴, 작고 도톰한 입술에서 연신 흘러 나오는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는 주변의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녀와 나는 사람들을 피해 기둥에 기대어 둘러섰다.

‘일본은 지진이 요즈음 무척 심하죠?’

‘네. 요사이 더 심하지요. 아주…’

‘이곳에는 다니러 오셨어요?’

‘아니오,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그녀도 심각한 지진을 피해 한국으로 건너 온 일본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래도 차림새를 보아하니 살기에 어려운 것은 아닌 듯 싶었다. 화장을 한듯 안한 듯 그녀의 화장술은 고도의 숙련미가 돋보였고, 옅게 바른 입술은 다른 색조화장의 톤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보기가 부담이 없었다. 얼굴이 동그란 계란 형이었지만 일본인으로서의 독특한 골격구조는 다름이 없었다.

‘실례되는 질문 인 것 같은데, 결혼 하셨나요? 워낙 젊어 보이셔서 감히 묻습니다만…’

‘아니오. 아직….’

그녀는 미혼 이었다. 별로 젊지도 그렇다고 30을 다가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 때문에 결례를 무릅쓰고 한 질문이었다.

‘선생님께서는 결혼 하셨는지요?’

‘저도 아직 미혼 입니다. 나이는 먹을 만큼 먹었는데 짝을 찾기가 쉽진 않군요.’

두 사람은 아주 잔잔한 대화 속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더해서 계단을 통해 밀려 내려오고 있는 거리의 안내 방송과 싸이렌 소리의 불안감을 그렇게 무디게 만들고 있었다.

‘한국에는 어떤 일로 오시게 되었습니까?’

‘그냥 앉아 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 것만 같아서 이렇게 오게 되었지요. 평생을 살던 곳인데 이렇게 가깝기는 해도 나와 있으니 다시 돌아갈 수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랬다. 지진이 일본열도를 뒤흔들기 이전에 비해서 부득이 한 일이 아닐 경우를 제외하고 이제 일본을 가겠다고 설쳐 대는 사람들은 없었으니까. 게다가 시시 때때로 일본의 해안가는 연이어지는 지진의 여파로 해일이 해변 마을과 항구를 자주 덮치고 있어서 페리호의 운항은 애저녁에 폐지된 것이 어제일 같기만 하다. 지질학자들은 만일 지진대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된다면 아마도 일본 열도의 4분의 3정도가 가라앉고, 후지산의 끄트머리 정도가 바다 위로 남겨질 수도 있다는 예측을 했었다. 그에 더하여 만일 그렇게 된다면 한국 지형의 특성상 부산을 비롯해서 남동해안 지역은 그 거대한 해일의 여파로 순식간에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아울러 덧붙였다. 믿을 수는 없었지만…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네, 저는 선생입니다. 그것도 일본어를 가리키고 있지요.’

‘그래서 일본말이 유창하셨군요! 제가 아는 사람도 선생님 이신데…’

나는 어깨가 으쓱하기는 했다. 지금도 그녀와 나누고 있는 대화의 어려운 부분은 모두 내가 이끄는 대로 일본말로 하고 있었기에…그때, 안내 방송이 들려 왔다.

‘오늘 지하철 운행의 모든 일정이 취소 되었습니다. 지진발생 주의보에서 지진 경계경보로 위급수준이 하향 되었으나, 버스와 택시를 제외한 모든 교통 수단은 시내 진입이 금지 되었으므로 지금부터 5시간 이후에 시내 전역에 통행금지와 함께 고층건물 내 소개령이 발령될 예정입니다. 모두 속히 집으로 귀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해지는 피해 상황은 시내의 PV(Public Vision)와 방송매체를 통해 계속 생중계 되겠아오니 위급 사태에 대비하시는 마음으로 방송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승객 여러분의 각별한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PV는 시내 곳곳에 설치된 전광정보판을 말했다. 통행금지가 풀리자, 사람들은 밖으로 물밀듯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나와 그녀도 엉거주춤 서있다가 사람들에 휩쓸려 밖으로 나왔다. 지하철의 입구 길 건너편 건물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PV에서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문짝 만한 글씨로 일본열도가 지진으로 가라앉고 있다는 화면이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작은 화면으로는 위성으로 찍은 일본열도가 처참하게 가라앉는 잠식 장면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한 해일의 하얀 부분이 부산을 비롯한 남동 해안을 덮치는 모습이 점점이 이어지고 있었고…나와 그녀 만이 전광판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었다. 방귀가 잦으면 똥싼다는 옛말처럼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저렇게 허망하게 바닷속으로 잠겨 들어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질 못했던 점이었다. 기상학자와 지질학 전문가들이 속속 긴급 방송에 끌려 나와 앞으로 있을 후속현상에 대한 서로간의 예측을 하기에 분주했고…그들의 예측에 의하면 이런 격변으로 인해 지진을 일으켰던 지층구조대의 평형 감각이 붕괴됨으로 인해서 한반도도 그에 따른 영향권으로 12시간 안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어떤 이는 동해안 부분이 융기해서 독도와 육지가 연결 될 수도 있다고도 하였고, 또 어떤 이는 남서 해안부분이 함몰되면서 서해안 북부와 신의주까지 연결 되어 있는 지층구조에 격변이 예상 된다고도 했다. 계속되는 외신에서는 일본 붕괴라는 머릿기사와 함께 외환 시장에서와 증권가에서 폭락 일변도로 곤두박질 치는 소니와 일본 기업들의 장세가 보여졌고, 일부 종목은 거래중지가 된 전광판의 모습이 비추어지기도 했다. 내 발 밑의 지글대는 진동을 느끼고서야 나도 정신을 가까스로 차릴 수 있었다. 계속해서 여진이 한반도도 또한 건드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발 밑을 내려다 보는데 아까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그 일본 여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그제서야 발견할 수 있었다. 정신이 없는 사람들도 이런 와중에 기절한 여자를 거들떠 보는 이들은 없었다. 모두 쳐다 보면서도 저러다 깨어나겠지, 지금이 어느 때라고 약한 모습 보여가며 길거리에서 쓰러지고 지랄이냐는 표정이었다. 나 이외에는 그녀를 추스릴 만한 사람이 없어 보였다. 나는 그녀를 안고서 다시 지하철 역으로 내려 왔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지하철 역은 또각 거리는 내 구두 발자국 소리만이 들릴 정도로 적막감이 돌고 있었다. 가방에 들어가 있던 물을 꺼내서 손에 물을 적신 후에 그녀의 얼굴에 토닥여 주었다. 곧 이어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깨어나고…깨어난 그녀는 어찌 된 영문인지 묻지도 않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나도 어머니와 집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 였지만 이 와중에 그녀를 버리고 갈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

‘괜찮아요?’

그러나, 그녀는 말 뿐, 우느라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릴 께요. 자, 일어나세요. 걸으실 수 있겠어요?’

그녀의 충격은 대단했는가 보다. 아마 나도 그랬을 것이다. 멀리 떠나온 고국이지만 그렇게 삽시간에 물 밑으로 가라 앉아서 시체도, 흔적도 없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서 다시는 가 볼 수도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그녀를 땅 끝으로 쓰러뜨리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나는 그녀를 부축 하다 시피 하면서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다행히도 전철역과 가까운 오피스텔 이었다. 나는 집에 연락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잊고서 인파의 틈을 헤집으면서 그녀를 품에 안고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미 시내에는 한낮이기는 했어도 전기가 온통 나갔고, 도시가스도 잠정적으로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가 있어서 인지 저마다 생 난리굿을 펴가면서 식수, 라면과 생필품을 사기 위해 슈퍼나 구멍가게로 뛰어들어가 장사진을 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단지 긴급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시내 곳곳의 PV만은 긴급뉴스를 거리로 쏟아 내어놓고 있었다. 아마도 일본인들은 이런 난리도 펴질 못한 채,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붕괴되면서 물까지 덮쳐오는 바람에 자신이 죽는 다는 사실이나 공포감도 채, 느끼질 못하고 모조리 저 세상으로 갔을 듯 싶었다. 그녀가 살고 있다는 오피스텔도 역시 마찬가지 였다. 수도, 전기 가스 할 것 없이 모두 끊어졌고, 또다시 있을 수도 있는 지진이나 천재 지변으로 인해 오피스텔의 상층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소개령이 내려 있었다. 그러나, 나나 그녀도 그런 얘기가 귀에 들어 올리 만무했다. 집안에 들어서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서 먹은 후에 그녀는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정말 미안 합니다. 너무 정신이 없는 바람에…’

그녀는 또 울기 시작한다.

‘괜찮습니다. 일본에는 가족들이 많으신가요?’

‘아니오, 없습니다. 동료들 뿐이지요. 어머님은 2 년 전에 돌아 가셨구요.’

‘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것을 물어 봤군요. 동료라면 회사 동료들?’

‘아니오. 저는 게이샤 입니다.’

그녀는 말로만 듣던 게이샤 였다. 이제는 싸구려 호스테스들과 원조교제에 몸을 사르는 여고생들 덕에 게이샤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간다는 그 게이샤…한국도 정통 기생들의 맥락이 끊어져 내려오는 것은 마찬가지 였지만 일본도 다를 바는 없는 모양 이었다.

‘일본에서 게이샤가 된다는 것은 스님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출가를 해서 게이샤의 법도를 따르면서 속세와는 인연을 끊고 가족과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왕래도 거의 하질 않지요. 다만 나를 이끌고 가르치는 센빠이(선배)를 이모라고 부르면서 살 뿐 입니다.’

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무릎을 꿇고 허리를 곧추 편 채로 낭랑하게 자세를 흐트림 없이 얘기하는 그녀를 찬찬히 볼 수 밖에 없었다.

‘이 곳에서는 어떻게 생활하세요?’

‘아직 계획이 없어요. 참,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잠시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괜찮다는 나를 뒤로하고 그녀는 이미 전기가 나가기는 했지만 해놓은 밥을 이용해서 예쁜 주먹밥에 깨를 솔솔 뿌려 정종과 함께 내어왔다.

‘사께를 댑혀야 하는데 불이 없어서 찬 것 그대로 드셔야 겠네요.’

‘괜찮습니다.’

복도 바깥에서 사람들의 소리도 들리고 시끌벅적 한 것으로 보아 대피령에 따르는 사람들이 계단을 통해서 내려가는 모양 이었다.

‘대피해야 되질 않습니까?’

‘우선 드세요.’

그녀는 대답 대신 술을 따랐다. 그리고, 일어나서는 방안에 들어갔다가 한참이 되어서야 나왔다. 검은 기모노에 게다를 신기 위해 만들어 진 것 같은 발가락이 갈라진 흰 버선이 눈에 들어 왔다. 그 사이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머리는 쪽을 지어 뒤로 올려 붙였다.

‘어느새 그렇게?’

‘일본에서 제 머리를 매만져 주던 후미꼬라는 할머니가 계셨어요. 게이샤의 머리를 완벽하게 매만질려면 적어도 4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요즈음은 일부분 가발을 쓰기도 하는데 정통 게이샤들은 그런 편법을 이용해서 머리를 단장하지는 않지요.’

‘일본에서 게이샤로 살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겠네요!’

‘손님들께서 예전 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옛날의 향수를 그리워하시는 분들이나 정객들, 재벌들은 예약까지 하시면서 찾아 주시지요. 그래서 다소 비싼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생활 하는데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고 봐야 겠죠. 하루 종일 끊임없이 꾸미고, 옷을 사고, 액세서리를 사 모으고, 명인들 따라서 전통 가무를 배우러 다니는 것이 전부죠.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의 생활이 생각나는 군요. 미쯔꼬시는 가 보셨어요?’

‘미쯔꼬시 라면 백화점을 말씀하시는 거죠?’

‘네, 신주꾸의 전철역에서 나와 은행가로 접어드는 곳에 있는 미쯔꼬시의 4층에 가면 전통제품만을 파는 곳이 있지요. 게이샤는 사계절에 해당하는 옷들을 따로 입습니다. 결코 계절과 맞지 않는 색상과 무늬는 입지를 않지요. 여기서 부르는 단오, 한식 같은 절기가 일본에도 있는데 그때 에만 따로 입는 기모노가 있을 정도니까요. 그 백화점에 가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옛날방식으로 만들어진 분첩, 화장품, 양산, 기모노들 하며….고관대작 들의 따님들이 결혼을 앞두고 비싸기가 천정부지인 그 전통제품 들을 일습으로 사려면 무지막지한 돈을 때려 넣어야 가능할 정도 입니다.’

그녀는 이 혼란 스러운 와중에도 그 당시의 생각에 젖어 있었다. 그녀는 술잔을 내려 놓더니 상을 마주한 나에게 정중하게 절을 올렸다. 나도 얼결에 맞절을 했지만 영문을 알 수는 없었다.

‘게이샤는 함부로 몸을 굴리질 않습니다. 평생 정인을 한 사람만 두어야 한다고 배웠지요. 제가 이 길로 들어서고 만난 선생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지금도 그 분을 잊지 못합니다. 저에게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온갖 즐거움을 가르쳐 주신 분이기도 하지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다시 맺혀져 하얗게 분칠을 한 두 빰위로 눈물이 긁어 내리듯이 쏟아 지면서 지워대고 있었다. 그녀는 그 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천천히 기모노를 벗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느껴지는 여진의 진동을 느끼면서도 나는 내 앞에서 옷을 벗어내리고 있는 그녀에게서 눈을 떼질 못하고 있었다. 기모노의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목 밑으로 살과 하얗게 경계가 서있는 분칠을 제외하고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녀는 나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더니만 술을 한모금 입에 물고 나의 바지를 서두름이 없이 벗겨갔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녀의 손길에 이끌려 옷을 벗었다. 그녀는 술을 입에 머금은 채로 내 좇을 빨았다. 도수가 약한 듯 싶었지만 그 술은 그녀가 내 좇을 빠는 동안 화끈 거리는 느낌으로 내 좇을 감싸 안았다. 일본 여자들의 히프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버들 모양의 둔부가 저 멀리 에서 보이고, 절을 하듯 무릎을 꿇고 내 좇을 보듬으면서 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로데스크한 느낌마저 들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가져다 주는 기분 때문 이었을까? 나는 이방인이면서도 내게 이렇게 가깝게 다가와 있는 한 사람의 게이샤를 넋을 놓고 내려다 보고 있었고…내 좇이 충분히 발기가 되었다고 느낄 무렵, 그녀는 상체를 일으킨 채로 한 손으로 내 좇을 붙든 채로 내 다리 위로 몸을 움직였다. 향긋한 분 내음이 가득해 오고, 내 좇과 그녀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것 같은 사케의 잔잔한 향이 내 앞으로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다리를 벌리고 내 좇 위에 보지를 맞추고 아주 천천히 엉덩이를 아래로 압박해 온다. 내 어깨를 두 팔로 지지한 채로 그녀는 그녀의 보지에 충분히 담겨진 좇을 감싸면서 물결 치듯이 몸을 흔들었다. 리듬에 맞추어 내 좇을 조이고 푸는 과정 속에서 그녀의 지극한 정성과 함께 게이샤로서 갖고 있는 그녀만의 독특한 기술을 나는 좇으로 느끼고 있었다. 남자의 흥분이 어디에서 시작되어서 어떻게 연장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 그녀는 나보다 더 해박한 듯 싶었다. 사정의 자락으로 넘어갈라 치면 그녀는 내 몸 전체로 번져오는 근육의 경직을 간파하듯이 곧바로 자세를 바꾸어 섹스의 여운을 연장시키곤 했다. 그로 인해 나는 사정의 고갯마루를 넘지도 못하고 몇 고비나 허탕을 친 채, 그녀의 보지 안에서 많은 시간을 노닐 수 있었고…이제는 내 좇에 삽입을 한 채로 그녀는 뱅그르르 몸을 돌린다. 그녀의 등 뒤로 보이는 살결 속으로 비쳐지는 듯, 그녀의 파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그녀는 또다시 절을 하듯이 내 발목을 붙들고 앞으로 상체를 숙인다. 곧바로 드러나는 그녀의 허연 엉덩이 양쪽으로 쩍 갈라진 틈 사이로 내 좇이 번들거리면서 요동치고 있는 모습이 잡힌다. 가무잡잡한 그녀의 항문 주름이 계속해서 움찔거리며, 그녀의 씹안에 담긴 내 좇을 가차없이 조여댄다. 그녀는 엎드려 나에게 그녀의 치부를 까발리면서 호흡을 고르고 있다. 나는 그녀의 풍성한 둔부를 쓸어대기 시작했다. 차가운 것 같으면서 간간히 베어나오는 그녀의 땀. 그녀의 벌려진 보지와 넉넉한 히프, 그리고 그 위로 이어지는 잘록한 허리 선으로 인해서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녀의 보지를 유린하고 있는 것 같은 방관자적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그녀는 말이 없다. 쇳소리 같이 색색거리는 거친 호흡만을 토해낼 뿐이고, 아무런 감탄사도, 비명도, 쾌락의 혼절음도 들리질 않는다. 다만 나를 위해 벌려져, 깊이 쳐박히고 있는 좇대의 씨벌덕 거림을 온 몸으로 받아낼 뿐…슬픈 섹스 였다. 그녀의 뇌리에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이 죽어 갔을 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고 있을 터인데 그녀는 지금 게이샤 로서의 임무에만 충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가슴을 무겁게 누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보지에서 좇을 빼 냈다. 씹살이 딸려 나오면서 정신병자들이 흘리는 침처럼 그녀의 보지구녕은 넋이 나간 듯 침을 흘린다. 지그시 그녀의 둔부를 손으로 누르자, 나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이내 무릎을 세우고 나에게 뒤로 범해질 수 있는 자세로 바꾸는 것이 보였다. 나는 무릎을 꿇고 이제는 그녀의 보지 안에 장쾌한 마무리를 해야 된다고 느꼈다. 아무 말없이 이어지는 섹스의 과정에서 나는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사실 조차도 잊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보지를 향해 발기된 내 좇은 사정을 두질 않았다. 곧바로 박혀지는 좇의 강인함으로 인해 그녀의 수그려 있던 고개가 잠시 들려지면서 헉 하는 신음 같은 호흡이 이어졌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곧추 잡았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바에야 그녀에게 나도 충실한 섹스파트너가 되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였다. 깊숙이 좇을 밀어 넣어 보았다. 끝으로 닿을 듯이 느껴지는 보지의 막다른 골목. 나는 서서히 그녀의 씹에 담구어지는 좇에 가속을 붙여갔다. 그녀는 그런 중에도 내 좇이 박혀지고 빠져 나가는 타이밍에 맞추어 내 좇을 리듬감 있게 조여 주었고, 나는 그런 그녀의 유효적절한 쾌감상승 노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음모는 이제 그녀가 흘리는 씹물로 인해 척척해질 대로 젖어버려 진한 마찰음을 내고 있었고, 나는 그 물을 손에 찍어 입안에 넣어보기 까질 했다. 그녀의 아래로 향한 두 젖은 마냥 하릴없이 앞뒤로 흔들리고, 나의 좇질은 그 가속이 극에 달하면서 그녀의 둔부가 깨질 것 처럼 허리를 사정없이 들이밀었다. 그녀의 신음소리로 보아 지금 그녀는 입술을 물고 있는 듯이 들린다. 누군가 그랬던가, 고통과 섹스의 중간은 언제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쾌감이 자리하고 있다고…이미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겪었던 그 긴장감으로 인해 온 몸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땀이 비오듯 흘렀고, 그 틈에서 벗어나려는 것처럼 나 또한 그녀와의 음란한 섹스를 통해 또 다른 해방구에 집착하고 있었다. 마치 죽지 않으려고 섹스하는 것 마냥…

‘---아—악-ㄱ---…’

그녀가 바닥을 두 손으로 연신 쳐 대면서 드디어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기에 이른다. 나도 그에 맞추어 그녀의 보지 끝까지 좇질을 해대면서 곧 이어 터질 것 같은 사정의 밀물을 아랫도리에서 느끼고 있었고…나는 좇물이 좇끝을 치미고 그녀의 보지 속으로 터져 나오면서도 걸신들린 것처럼 허리를 놓질 못했다. 평소 같으면 사정의 쾌감으로 더 이상 좇질을 못하고 꺽꺽 댔을 터인데, 오늘은 그렇질 않았다. 좇이 시들 때까지 나는 미친 놈처럼 그녀의 허리를 바스러져라 붙들고 좇을 박아 넣기에 정신이 없었으니까. 더 이상 느낌조차 남아 있질 않는 것처럼 좇이 그 힘을 잃고 나서야 나는 뒤로 벌렁 나가 떨어지면서 가쁜 숨을 내 쉴 수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좇을 내 주었던 그 뒷치기의 자세 그대로 상체를 앞으로 널부러 뜨린 채로 정신을 놓았고… 내가 먼저 일어났을 때, 나는 그녀의 보지 구녕에서 뭉글대면서 쏟아지는 내 좇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술기운 때문 이었을까? 약간의 어지러움 증으로 나는 그녀가 일어서서 다시 기모노를 입고 있는 것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올려다 보고만 있었다. 그녀는 단정하게 기모노를 입고 베란다의 창문을 열었다. 바깥에서의 차소리,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함께 선선한 바람이 거실 안으로 밀쳐 들어온다. 밖은 아까 보다도 더한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는 듯한 소음이 나를 현실로 돌아오게 하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돌아서서 누워있는 채로 기운을 차리질 못하고 있는 나를 향해 다시 한번 절을 한다.

‘게이샤는 원래 나라를 위해 바쳐진 몸이었지요. 늙어죽거나 병들어 죽기 전에 생을 마감하려면 마지막 으로라도 몸을 바쳐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오래된 전통입니다. 오늘 일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싶습니다. 도모,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그녀는 그 말을 마치기 무섭게 열려진 베란다 창문을 바람같이 빠져 나가더니 훌쩍 베란다를 넘어 버렸다.

‘안 ----돼!’

나는 벌거벗은 것도 아랑곳 하질 않고 소리치면서 베란다로 튀어갔다. 짧은 순간 이었지만 밑으로 곤두박질 치는 그녀의 검은 기모노가 휘날리면서 팔을 흔들며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 사진 처럼 내 눈에 와서 박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번져있던 웃음까지…나는 다리가 떨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나라가 없어 졌다고 목숨을 버릴 것 까지야 없지 않겠느냐는 것은 나만의 알량한 변명 같은 비아냥일 뿐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일본인으로도, 게이샤 로도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은 죽음만이 해결책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을 입고, 그 집을 나오면서도 나는 그녀의 죽음이 믿어지질 않았다. 사람들은 자살한 그녀를 보면서 나라가 망했으니 죽고도 싶었을 것이라며 관심도 두지 않을 것이 뻔했다. 아마도 그녀처럼 목숨을 끊어가는 사람들이 지금도 곳곳에 있을 테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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