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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7 706회 0건
일단 197화는 아니고 소라에서 사라졌던 외전 부분입니다.
총 3편의 외전이 독립적인 형태의 글로 나가는 건데
그중 3- 로 시작되는 것은 남아 있는데 1-,하고 2-로 시작되는 것은 사라지고 없더군요
그리고 밑에 올린 것보니깐 소라에서 실수 했더군요 ^^
걍 제 사설 글과 84편이 외전으로 올라가 잇더군요...

지금 현재 제 컴에서도 외전 2- 부분은 사라지고 없고 1- 로 시작되는 부분만 남아 잇습니다.

대충 외전의 내용은 저도 알고 잇는 부분이니 그것은 차후 소설 중간 중간에 끼워 넣기로 결정 했습니다.

지금 올리는 부분은 11화와 12화의 중간 부분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외전 이라함은 본편의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아하루전의 모태가 된 (아직 쓰지는 못했고 여태 구상 중이긴 하지만 서도...) 다른 소설과 관련이 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쓴게 아깝죠?

정확히는 11화 뒷편에 이어서 읽는게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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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아온의 장(1)
저물어가는 태양이 테실리아 산맥에 걸쳐졌다. 태양은 붉은 그림자를 남기며 마치 몇일 전에 있었던 하베이도 마을의 참극이 부끄러운지 서둘러 산맥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려는 듯 했다.
인적이 끊긴 하베이도 마을은 그 흔한 개짓는 소리나 한여름의 풀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다만 가끔 이름을 알수 없는 괴이한 짐승의 소리만이 마을의 적막을 가끔 깨뜨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언덕 너머로 몇 개의 횃불이 일렁이면서 묘한 그림자가 생겼다간 지워졌다. 그리고 곧이어 횃불에 의지해서 하베이도 마을에 다가오는 일단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 신관복장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떠돌이 수련 신관인 듯 싶었다.
"허, 너무도 조용하군 어째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마을 가까이 다가가도록 아무런 기척이 없자 그들중 제법 나이를 먹은 신관 한명이 탄식조로 말했다.
"혹시 어떤 전염병이나 몬스터들에게 당한 것은 아닐까요?"
곁에 있던 다른 신관의 말에 모두들 잠시 흠칫 거렸다.
"그러고 보니 뭔가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는 군요. 아마 전염병으로 마을이 몰살당한 듯 싶습니다만"
또다른 신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채 말하자 신관들의 두려운 듯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나이먹은 신관이 그런 신관을 보고는 혀를 찻다.
"쯧쯧, 평생 신께 봉사하기로 한 사람들이..."
늙은 신관이 혀를 차자 곁에 있던 사람들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늙은 신관은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한번 물끄럼이 쳐다보다가 말을 꺼낸 신관에게 고개를 돌렸다.
"카린스 형제, 설혹 전염병이라 한들 그게 무어 상관 있겠나? 우리는 모두 아크레온의 자비를 입은 몸들이 아닌가? 혹 전염병이라고 한다면 병에 고통 받을 사람들을 먼저 생각해야지"
늙은 신관의 말에 말을 꺼낸 사람이 고개를 숙였다.
"장로님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늙은 신관은 그런 카린스의 모습에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항상 우리들은 사람들에게 나아가 봉사하는 자임을 잊지 말도록 하게나"
늙은 신관은 그렇게 말하곤 마을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자 신관들이 그 늙은 신관의 뒤를 좇기 시작했다.
뭔가 생선이 썩는 듯한 냄새는 마을 안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욱 심해졌다. 그 냄새는 마치 사람의 비위를 시험하려는 듯 신관들의 내장을 진동시켰다. 몇몇 비위가 약한 자들은 벌써 허리를 숙이고는 토악질 까지 하기 시작했다.
그 냄새는 마을 광장으로 들어서자 절정에 달했다. 한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신관들이 들어서자 이름을 알수 없는 날벌레들과 파리들이 마을 안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잇다가 신관들의 인기척에 놀라 하늘 위로 날아 올랐다.
더불어 그들이 피워 낸 썩는 듯한 냄새가 신관들의 속을 뒤집어 높았다. 신관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제자리에 주저 앉아 토악질을 해댔다.
늙은 신관은 냄새가 심상치 않은 것임을 알고는 얼굴이 굳어졌다.
"우엑"
"우엑"
늙은 신관이 주위를 잠시 둘러보다 뭔가 생각에 잠겼다.
"이봐 자네 그게 뭐야?"
한 신관이 기겁을 한 듯 놀라 외쳤다. 그러자 다른 신관들이 모두 신관이 가리킨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방금 토악질을 해대던 신관의 얼굴과 손이 피에 물들어 온통 빨갛게 변해 잇었다.
"으악"
그 신관은 처음 영문을 몰라 하다가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는 비명을 질러댔다.
"모두 진정하랏"
늙은 신관이 자신이 지닌 지팡이로 땅을 세게 구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신관들이 잠잠해 졌다.
"모두 땅쪽으로 햇불을 비춰보도록 해라"
늙은 신관의 말에 신관들이 지니고 있던 횃불을 아래쪽으로 낮추었다. 빛에 놀란 탓인지 바닥에 웅크리고 앉앗던 몇 마리 쥐가 후다닥 어디론가 달아났다. 달아나는 쥐의 몸은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잇었다. 하지만 정작 신관들이 놀란 것은 쥐 때문이 아니라 불빛에 비춰진 바닥의 상황 때문이었다.
바닥은 온통 빨간 핏물로 가득 배어 잇어서 군데 군데 도랑을 이루고 잇었기 때문이었다. 비로서 악취의 근원을 알게되자 더 많은 신관들이 입에서 구토물이 튀어 나왔다.
"우엑 욱"
신관들은 마치 그동안 먹었던 모든 음식물들을 한번에 게워 내려는 듯 정신없이 토악질을 시작하고 잇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고개를 저으며 바라보던 늙은 신관이 잠시 허공으로 시선을 돌렸다.
"허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러고보니 이곳에 귀기가 어린것도 당연하구나"
하지만 늙은 신관의 낮은 탄식은 한참 토악질을 해대던 젊은 신관들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늙은 신관은 잠시 그들이 토악질을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어느정도 토악질이 끝나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자, 그만들 하고 각 집을 뒤져 생존자가 잇는지 알아보게"
늙은 신관의 말에 젊은 신관들이 두려움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몸을 떨어댔다. 그들은 마을 광장에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희끄므레한 집들이 마치 그들을 잡으러온 죽음의 신 바쿰의 사자처럼 보였다.
젊은 신관들이 이처럼 주춤 거리자 드디어 늙은 신관이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너희에겐 이미 아크레온의 자비가 함께한다. 그깟 어둠이 무어라고 그리 두려워 한단 말이냐? 그러고도 너희들이 아크레온을 모시는 사제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이냐?"
늙은 신관이 이처럼 큰소리로 그들을 질책하며 동시에 교묘하게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자 젊은 신관들의 얼굴에서 조금씩 두려움이 가시기 시작했다.
젊은 신관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곧 주위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늙은 신관이 잠시 광장에 서서 하늘을 쳐다 보았다. 하늘의 희미한 달도 지상에 싫증을 느낀 듯 자신을 구름으로 가리고 잇었다.
"어쩌자고 이런일이..."
늙은 신관의 입에서 낮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가뜩이나 늙어보이는 신관의 얼굴이 몇 년은 더 늙은 것처럼 보여졌다.
"장로님 이리와 보십시오"
어디선가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늙은 신관이 몸을 움직여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장로님"
한 젊은 신관이 골목에서 나와 늙은 신관을 불렀다. 어느새 다른 신관들도 하나 둘 모여 들었다.
젊은 신관이 골목 안 한집을 가르켰다.
"저..저깁니다."
늙은 신관은 겁에 질린 듯 호들갑을 떠는 젊은 신관을 보고 혀를 한번 찬다음 천천히 젊은 신관이 가리킨 집으로 다가갔다.
문이 반쯤 열려진 집은 다른 집과 마찬 가지로 온통 어둠에 물들어 잇었다. 장로가 안으로 들어가자 얼른 다른 신관하나가 횃불을 들고는 늙은 신관의 뒤를 쫓아 안으로 들어갔다.
작디 작은 집안이었고 일반 평민들 집답게 궁벽했지만 아기자기한 살림살이들이 제법 많은 집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매케한 썩는 냄새로 집안이 온통 썩어들어잇지 않나 의심될 정도였다.
햇불이 집안 구석 구석에 비취자 비로서 그 냄새의 정체가 드러났다. 늙은 신관이 눈살을 찌푸렸다.
여자인듯한 시체 두구가 끔찍한 모습으로 방안에 그냥 방치되어 잇었다. 죽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 시체의 이곳 저곳은 온통 쥐들과 구더기들이 파먹은 자리로 붉은 살점들이 흉흉하게 드러나 있었고 지금도 시체의 살 일부분은 마치 살아 잇는 양 들썩이기 까지 했다.
"우엑"
같이 들어왔던 신관중 몇 명이 참혹한 모습을 이기지 못하고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늙은 신관은 나지막히 아크레온의 진혼송을 부르며 시체에게 다가갔다.
아직 썩어지지 않은 머리칼과 시체의 굴곡으로 보아 여자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겉에 아무런 옷조각도 걸치지 못한 것으로 보아 강간 당한후 죽임을 당한 듯 싶었다.
그리고 더운 여름 동안 아무런 조치없이 그냥 방치해 두었는지 시체의 살 이곳 저곳이 썩어들어가 잇었으며 진물이 흘렀다. 또한 그들의 이곳저곳 쥐떼들에게 파먹혔는지 패내어진 상처 여기저기에 하얀 뼈와 함께 작은 이빨자국들이 선명히 드러났다.
또한 살갗에 동그라니 뚫린 구멍들 사이로는 하얀 구더기 떼들이 마치 제집 인냥 들락 날락 거리고 있었다.
또한 큰 짐승이라도 들어와 파먹다 나갔는지 이미 시체의 팔과 허벅지는 한 웅큼 씩이나 뜯겨져나간 상태여서 그 참흑함을 더욱 가중시켰다.
세상에 미련이 남았을까? 아니면 죽은 마당에 걱정거리라도 남았는가? 반쯤 파먹힌 角?눈은 방안 한곳을 바라보며 미련의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다.
늙은 신관은 처연히 눈을 감고는 조용히 아크레온의 진혼곡을 끝까지 암송했다. 주위의 다른 신관들이 그런 늙은 신관의 행동을 말리려 했지만 너무나 진지하고 간절한 늙은 신관의 행동을 아무도 간섭할 수 없었다.
늙은 신관은 진혼송을 끝내고 천히 자신이 입고 잇던 겉 두루마리를 벗어서는 시체의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나신을 덮어 주었다.
"쪼르르"
시체 안에서 시체의 살을 파먹던 쥐한마리가 시체의 피로 물든 새빨간 몸으로 시체의 퀭한 눈을 통해 나오더니 주위를 둘러보다 어디론가 도망갔다.
"불쌍한 자들이다. 정성껏 묻어주도록 해라"
늙은 신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하자 젊은 신관들이 기겁을 했다. 늙은 신관이 그런 그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혀를 차더니 손수 팔을 걷어 붙였다.
"스승님 어째서?"
젊은 신관 하나가 늙은 신관의 모습을 보고는 물었다.
"너희가 손을 더럽히길 싫어 하니 나라도 해야지 않겠느냐?"
늙은 신관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겉옷이 덮인 여인의 시체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그제서야 자신들의 잘못을 깨닳은 신관들이 그런 늙은 신관의 품안에서 여인의 시체를 안아들었다.
"잘못햇습니다. 저희가 맡겟습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젊은 신관들이 자신의 잘못을 빌며 늙은 신관에게서 여인의 시체를 안아가자 늙은 신관이 비로서 순순히 여인의 시체를 내주었다.
하지만 늙은 신관의 옷은 이미 시체에서 흐르는 시액과 살점부스러기로 더럽혀져 잇었다. 젊은 신관들이 그런 늙은 신관의 옷을 보며 안쓰러워 했지만 오히려 늙은 신관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아루가야 네가 놀란게 이것 때문이냐?"
늙은 신관의 질문에 아루가란 젊은 신관이 삐쭉거리며 나왔다. 그는 골목에서 늙은 신관을 부른 신관이었다.
아루가가 고개를 저으며 난로 아궁이쪽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저..저곳에 흉악한 짐승의 눈빛이 번뜩였었습니다."
늙은 신관이 고개를 돌려 난로 아궁이를 바라보았다. 죽어 잇던 시체중에 어미로 보이는 여인의 눈이 끝까지 향하던 곳이었다.
늙은 신관이 천천히 난로가 잇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묘한 기척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 소리는 젊은 신관들도 들었는지 그들은 안색을 굳히며 늙은 신관에게 달려들어 그의 몸을 감쌓다.
"위험합니다. 어떤 흉악한 짐승이 잇는지도 모릅니다."
젊은 신관 하나가 말했다. 하지만 늙은 신관은 조용히 그들의 행동을 제지시키더니 천천히 난로 안 아궁이 쪽으로 몸을 집어 넣었다.
늙은 신관의 눈에 희미한 번쩍이는 한쌍의 눈이 그의 눈길을 피해 도망치는 것을 느꼈다. 늙은 신관이 구부렸던 허리를 펴고는 손을 뻗엇다.
"햇불을 다오"
그러자 곁에 잇던 신관 하나가 자신이 들고 있던 횃불을 신관에게 내밀었다.
늙은 신관은 횃불을 받아들고는 다시금 몸을 숙여 난로의 안쪽 구덩이로 몸을 숙여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이 들은 횃불로 그 안쪽을 비추었다.
"헉"
이제껏 수많은 수련으로 단련된 늙은 신관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도 경악을 피할수 없었던지 그만 경호성을 외쳤다.
늙은 신관의 비추는 횃불에 드러난 그림자가 잇었다. 그 그림자는 빛이 두려운지 아니면 늙은 신관이 두려운지 자신의 몸을 최대한 웅크린채 사나운 눈빛으로 늙은 신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그 그림자의 주변에 자그마한 하얀 뼈다귀들이 불빛에 귀기를 띄며 이곳 저곳 널브러져 잇었다. 아마도 좀전에 보앗던 여인의 손이나 허벅지를 베어먹고 살아왓던 것이리라.
"무슨일이십니까?"
주위의 신관들이 혹여 큰일이라도 나지 않앗을까 걱정스러워 호들갑을 떨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늙은 신관이 그들을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 그 그림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림자가 흠칫 놀라며 더욱 구석쪽으로 몸을 웅크렸다.
늙은 신관이 아련한 눈빛으로 그 그림자를 바라보고는 나직히 진언을 외었다.
"전능의 아크레온 이시여 당신의 미천한 종이 바라옵나니 지친 영혼에 평안과 안식을 주옵소서"
늙은 신관의 말이 마치자 늙은 신관의 손에서 찬란한 빛이 잠시 번뜩였다. 그리고는 스르르 잔뜩 웅크린 그림자가 땅에 엎어졌다.
늙은 신관은 최대한 손을 뻗어서는 그 그림자를 붙잡았다. 늙은 신관의 손에 가느다란 손목이 잡혀졌다. 늙은 신관은 부러질 듯 약한 손 목을 놓치지 않게 잡아들고는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늙은 신관의 손에 이끄려 검은 그림자가 천천히 난로 아궁이에서 빠져 나왔다.
늙은 신관이 뒤걸음질 치며 뭔가를 끌고 나오자 젊은 신관들이 난로 주변에 잇다가 신관이 끌고 나온 것을 받아서는 땅에 내려 놓았다.
늙은 신관이 간만에 힘을 쓴 탓인지 지친 한숨을 내셨다. 그리고는 찬찬히 방금 자신이 끌고온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이제 6-7 정도 되는 소년이었다. 비록 머리는 천지사방으로 헝트러져 잇었고 옷과 얼굴은 난로의 그을음에 묻혀서 원래의 색을 찾을 수 없었지만 늙은 신관은 그것이 어린 소년임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오호 아크레온 이시여 어찌 이런 일이"
늙은 신관이 나직히 탄식을 내뱉고는 천천히 소년에 다가갔다. 그리고는 온통 검은 색으로 물들어 잇는 소년을 살짝 들어 올려 자신의 품에 안았다.
"아이야 이것도 아크레온이 우리에게 주신 인연 이겟구나"
늙은 신관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품에 안긴 소년을 보고는 말했다.
"근처에는 더 이상의 살아잇는 사람은 없는 듯 합니다."
젊은 신관 하나가 방안으로 들어와 말했다. 그는 늙은 신관이 왠 소년을 안고 있는 모습에 잠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늙은 신관이 급히 손가락을 들어 젊은 신관의 말을 막은후 달래듯 소년을 안고는 손짓으로 마을을 나갈 것을 지시했다. 늙은 신관의 뜻을 따라 젊은 신관들이 하나둘 늙은 신관의 뒤를 쫓아 마을 밖으로 나갔다.
저멀리 아련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신관이 자신의 옷으로 재투성이의 소년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이제 네 이름은 아온이란다. 그리고 내 이름은 갈파라고 한다. 잘 부탁한다 아크레온이 맺어준 소년이여"
그날 대륙 제일의 현자이자 다룬 제국의 성자이며 아크레온 신관들의 장로인 갈파는 테실리아의 낯선 죽어버린 마을에서 자신의 아들이자 제자를 한명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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