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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4 723회 0건
치우전기
(부제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한 남자의 죽음)
2부 First Mission - REBIRTH 5.

깊은 산 골짜기 굽이굽이 700리!

끝도 없는 산허리를 돌아 돌아 오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등에는 얼핏 보아도 100근(60㎏)은 넘어 보이는 등짐을 모두 한 아름씩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산허리를 돌고 있었다.
상단의 맨 선두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텁석부리 사내와 30대 초반의 수려한 청년이 앞장서서 짐을 메고 걷고 있었다.
텁석부리 사내가 불평을 한다.

"어휴! 힘들어! 형님!! 조금 쉬어갑시다!! 다리가 아파서 못살겠소!!"
"어허...!! 아직 멀었네.... 이제 이 산을 지나서 조금만 가면 산해관(山海關)일세!!. 이제 곧 해가 질터이니 어찌 쉴 수 있겠는가!! "
"형님두 참 지성(至聖)이시우!! 우리야 맨날 조선 팔도를 누비고 다니니 다리가 튼튼하겠지만 여기 짐꾼들을 생각하슈!! 오늘 점심 때 육포와 건량 한뭉치 먹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수!! 조금만 쉬었다가 갑시다!!"
"허허....이 사람 참....!! 그럼 일각(15분)만 쉬었다 가지."

"자! 조금만 쉬었다 가자!! "

여기 저기서 끄응 끄응 하는 소리가 들리고 털석털썩 주저않는 소리가 들렸다.

"야 이놈들아!! 짐 조심해!!! 이게 어떤 물건인줄 알아!!! 하나 파손되면 네놈들 삼대가 고생해도 다 못 물어줄 물건들이야!!!"

짐꾼들은 텁석부리 사내의 호통에 찔끔하며 고개를 돌렸다.

"아...덥다.....이럴 땐 시원한 탁배기 한사발 쫘악~~~ 하면 제격인데!!! 쩝쩝접...."
"하하하 아우님 술이 고프신 모양이로군. 그러고 보니 나도 목이 컬컬하군!"

선두에선 하얀 패랭이를 쓴 사내도 미소지으며 입맛을 다셨다.
이때 갑자기 산모퉁이에서 일단의 칼을 든 무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려왔다!!!

"※§☆★○●◆▼▲!!! (가진 것 모두 다 내놔라!!! 우리들은 이 산의 주인님들이시다!!!)"
"Y《※☆≡≒∴X!!!(반항하지 않는 자는 목숨은 살려준다!!)"

"으악!! 이게 뭐유!! 산적이잖아!!"

얼핏 보더라도 100명은 넘어보이는 산적들이 흉흉한 기색을 띠며 상단을 포위하려 했다!

"형님!! 형님은 피신하시우! 제가 여기는 막아보겟수!!"
"아우님! 내가 아우님을 두고 어찌 혼자 도망갈 수가 잇겠는가!!"
"형님이 돌아가시면 우리 상단은 정치수놈의 손아귀에 떨어질거유!! 난 죽어도 그런 꼴을 못보우!!! 으아압~~~!!!"

텁석부리 사내는 힘찬 기합성을 내지르며 선두에 선 대감도를 든 산적에게 죽장을 빼서 휘둘렀다.

빠캉!! 캉! 캉! 채앵!! 채앵!!

텁석부리 사내는 해동검법의 요결에 따라 죽장을 휘둘렀다.
그러나 곧 엄청나게 많은 산적들에게 둘러싸여 어께에 칼을 맞고 쓰러졌다
텁석부리 사내는 다급한 듯 목이 터질 듯 고함을 질렀다!!

"형님!!! 어서 달아나슈!!!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수!!!"

그러나 패랭이를 쓴 사내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아우님!! 이 형은 신의(信義)를 버리느니 차라리 죽겠네!!!"

곧 상단의 주위로 산적들이 포위되어 버렸다. 사내와 텁석부리는 이제 곧 죽음을 직면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갑자기 공중에서 기합성이 울려 퍼졌다.

"차앗!!! "

파바박

순식간에 선두에선 산적들 10명을 날려버린 사내가 나타나 텁석부리와 하얀 패랭이를 구해주었다.

"다치신 곳은 없으신지요! 지나가다 고함소리가 들려서 와봤더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고맙소! 은공(恩公)!! 우리를 좀 구해주시오!!"
"걱정마십시오! 이까짓 무리들은 "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멍청해진 산적들은 곧 분노하며 고함을 질렀다.

"♠▶↔·≤Å¥×(웬놈이냐!! 우리를 막는자는 염라대왕이라도 용서치 않겠다!!)"
"뭐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뙤놈들이 우리 조선인들을 핍박하다니!! 죽고싶으냐!!"

차압!! 챙~~ 챙~~` 빠캉!! 퉁! 펑! 우악!!

산적들은 삽시간에 50명이 쓰러지고 곧 달아나기 시작했다.

"은공(恩公)! 고맙소이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같아야 할지..."
"은혜랄 것이 있습니까! 타국 땅에서 같은 동포끼리 돕고 살아야지요!"

하얀 패랭이 사내는 막 목이 떨어질 뻔한 순간인데도 침착하게 감사하며 곧 다시 상단을 불러모아 텁석부리 사내의 다친곳을 치료하게 하고 상단을 재정비했다.

"이렇게 저희를 도와주신 은공의 성함이라도 여쭙고 싶습니다."
"제 이름은 이혁이라고 합니다."
"이혁 공(公)이셨군요. 저는 임상옥이라고 합니다."

둘은 통성명을 하고 곧 다음의 일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임상옥이 말했다.

"큰일입니다. 아직까지 산해관까지 가려면 반나절은 남았는데 우리 상단의 부행수가 저렇게 부상을 입어서.... 혁공께 죄송하지만 산해관까지 만이라도 동행해주실 수는 없겠는지요."
"네...그럼 산해관까지만 동행하지요. 거기서부터는 저도 스승님을 찾아서 떠나야 하니깐요."
"감사합니다 혁공"
"참! 아까 쓰러진 산적들의 품에서 이런 서찰이 나왓는데 온통 암호로 된 서찰이라 읽을수가 없더군요. 혹시 임공께서는 읽을 수가 있으신지."
"어디 봅시다. 아니!! 이건 송상에서 쓰는 암호문인데....."

곧 송상의 암호문을 읽던 임상옥은 분노로 부들부들 떨었다.

"...이......이런.....죽일놈이....."

"정치수가 송상 대방님께 전합니다.
임상옥 일행은 산해관 100리 앞에서 제가 풀어놓은 자객들에게 당하게 될 것입니다..
물건은 대방님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대금의 이익중 삼(五)할은 저에게 주십시오.
이번 건만 잘되면 만상은 대방님의 손아귀에 들어올 것입니다.

- 의주 만상 대행수 정치수 올림 - "


혁은 분노로 부들부들 떠는 임상옥에게 물었다.

"정치수가 누굽니까?"
"......휴.......부끄럽습니다......저희 상단의 대행수인데 호시탐탐 저희 의주 만상을 노리는 인물이지요.... 다 제가......부덕한 탓입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임상옥은 갑자기 혁의 손을 덮석 붙잡았다.

"혁공! 정치수의 흉계라면 이번 한번만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것입니다! 혁공 저희를 따라 연경(連京 : 베이징)까지 같이 동행할 수는 없으시겟습니까?"

갑작스러운 임상옥의 돌연한 부탁에 혁은 당황하였다.

"아....아니 그건 좀.....저는 스승을 찾아가야 하는 몸이라서요.""
"부탁드립니다! 이번 일은 저희 의주 만상(萬商)만의 일이 아니라 조선 상계(商界)의 미래가 걸린 크나큰 일입니다. 아까 혁공의 무공으로 보아 이번 일에 반드시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혁공!"

혁은 입장이 곤란하여 우물쭈물 하였다.

"저도 부탁드립니다! 혁공!"

치료를 마친 텁석부리 사내가 혁에게 무릅을 꿇고 부탁하였다.
임상옥도 무릎을 꿇고 부탁하였다.

"부탁합니다!!! 혁공!!!"

모든 상단의 짐꾼들이 혁에게 무릎을 꿇고 부탁하였다.

혁은 고민이 되었다. 스승을 찾아가야되는 몸인데 시간을 지체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사람도 같은 배달민족의 일이 아닌가.
혁은 치우천황을 떠올렸다.
오천년뒤의 미래의 후손들을 생각해서 오천년동안 죽지도 못하고 유명계에서 혁을 위한 안배를 해왔던 치우천황! 그 크나큰 후손에 대한 애정을 생각하면 혁이 잠시 스승을 찾아가는 일이 늦어진다고 해서 별 대수인가!
혁은 임상옥과 같이 연경까지 동행하고 다시 연경에서 한양까지 동행하기로 결심했다.

"좋습니다! 제가 연경까지 동행함은 물론이고 일이 다 끝날 때까지 동행하지요!"
"고맙습니다! 혁공! 조선상계는 혁공의 은혜를 결코 잊지 않을것입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도울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둘은 서로 손을 마주잡고 감사해했다.

"혁공을 이번일이 마칠 때까지 저희상단의 임시 대행수로 삼겠습니다."
"아아니....그건 너무....."
"아닙니다. 저는 상인입니다. 상인은 셈이 정확해야 하는 법! 혁공은 저희 만상의 대행수이십니다."

혁은 바득바득 우기는 임상옥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결국 만상의 대행수직을 수락하였다.

"할 수 없군요. 대방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다만 저도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
"대방님게서 저보다 어리시다고 하나 임공께서는 만상의 대방이시고 저는 대행수입니다. 앞으로 하대(下待 : 말을 낮춤)해 주십시오."

사실 혁의 입장에서는 임상옥이 까마득한 조상이 아닌가. 비록 자신보다 어리다고 해서 함부로 말을 놓기가 껄끄러운 입장이었다.

".......휴우....혁 대행수의 고집도 대단하십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요....."
"그런데 대방님. 도대체 이번에 운반하는 물건이 도데체 무엇이길래 정치수가 그렇게 물건을 팔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입니까?"
"인삼(人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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