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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전대(洗腦戰隊) 파트 A - 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19 1,586회 0건
第三話 學校



「시몬! 시몬!」
「네! 갑니다!」

 시몬은 서둘러 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다. 머리에는 삼각 수건을 두르고 오른손에는 육각 렌치, 왼손에는 물통과 대걸레, 에이프런 아래는 평소의 검은 슈트였다. 바이저 같은 것은 착용하고 있을 수가 없다.

「여기까지 물이 오고 있잖아! 너 어디를 청소하고 있는 거야!」

 사파이어가 자신의 방 앞에서 팔짱을 끼고 노려보고 있었다. 수도꼭지가 고장 나서 넘친 물이 복도를 넘어 사파이어의 방까지 흘러 들어간 것 같다. 워낙 고물이라 여기저기 반동이 생기고 있다.

「죄, 죄송합니다, 사파이어님. 그렇지만 저쪽의 누수를 먼저 막지 않으면···」
「굼벵이. 아까부터 상당히 시간이 지났잖아. 빨리해!」

「그딴 소리를 할 거면 너도 조금은 도와라!」

라고 말했으면 정말 좋겠지만, 그런 대사를 하는 건 시몬에게는 불가능하다.

「네, 죄송합니다···」

  시몬은 굽신굽신거리며 왼손의 대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네메시스의 아지트 청소는, 옛날엔 당번제로 시몬을 포함해 지위가 낮은 순서대로 하고 있었지만, 최근 연이은 패배로 인원수가 줄어들어, 아지트 청소는 거의 다 시몬 혼자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은 뭐 때문인지 수도꼭지까지 터지는 바람에 일이 많아졌지만 그 뒷정리 역시 시몬 혼자 다하고 있다.

 사파이어는 들고 있던 채찍을 만지작거리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차피 발키리와 싸우는 데 전혀 쓸모가 없으면서 청소원으로서라도 제대로 해야 될 거 아냐.」
「네, 죄송합니다···」
「‘죄송 죄송···, 정말 죄송하단 생각을 하고는 있는 거야?」
「네, 죄송하···」

 사파이어가 ‘찰싹‘하고 채찍소리를 내자 시몬은 입 다물고 묵묵히 대걸레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하는 거야」
「네? 에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바닥을 닦고 있습니다만···」
「저 쪽에서 물이 넘치고 있는 거 아니었어!?」
「네, 뭐 그렇습니다만, 방금 전에 부르셔서 서둘러 달려와서···」

 사파이어가 채찍으로 벽을 때렸다.

「저쪽에서 넘치고 있는데 여기를 아무리 닦아도 의미가 없잖아! 모자란 머리라도 조금은 사용하면 안 되나!」

「부른 건  너잖아!」

 라고도 말할 수 없다. 말했다가는 그 자리에서 새하얀 먼지가 돼버릴 것이다. 겨우 이 정도의 불합리에는 벌써 익숙해져 있다. 시몬은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인내력에 자그마한 감사를 보냈다. ··· 그렇긴 하지만, 이 비참한 기분은 뭘까?

「방안까지 물이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겠어.」

 사파이어는 그 말을 던지곤 휙 뒤로 돌아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시몬은 모양 좋은 사파이어의 엉덩이를 배웅한 뒤,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청소가 끝나고 시몬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한꺼번에 피로가 밀려왔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눈앞에는 두꺼운 책들이 여러 권 흩어져 있다. 「최면 입문」 「고전 세뇌부터 현대 세뇌까지」 「심층 심리 조작」···. 달리아에게서 빌린 책들이었다. 저번에는 우연히 잘 되었지만, 약에 너무 의지하는 것도 좋지 않고, 앞일을 고려할 때 침착하게 배워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다. 공부는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은 싫고 좋고를 따질 수 있는 때가 아니다.
 시몬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약병을 꺼냈다.

 세뇌약···.
 사파이어를 통해 증명 되었다고는 해도, 카네리아에게도 그 정도로 효과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좋을까. 네메시스가 이 별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그 마법 소녀 전대 발키리는 장애물이었다. 그렇다면 이 약을 사용해, 발키리 무리 전원을 세뇌해서···죽인다. 그리고 반격 능력을 잃은 이 별의 인간들을 지배하고, 거역하는 놈들은 몰살···. 해피엔딩 아닌가?

 나는 네메시스의 조직에 속해 있다. 그렇다면 네메시스의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야겠지만···아무래도 기분이 시원해지지 않는다. 왜 일까? 아니, 이런 생각보다는 일단은 다음은 어떻게 발키리를 세뇌해야 될 지부터 생각하는 게 좋겠지. 역시 카네리아를 그냥 보내지 말고 달리아가 말하는 대로 완벽하게 손에 넣어야했을까···,

시몬은 눈을 감고 머리를 이리저리 굴렸다.


 띠리리리리리!
 알람시계 소리가 울렸다.

「우왓!」

시몬이 벌떡 일어났다. 어느 사이에 잠이 들어 버렸던 것 같다.

「시몬, 사파이어님이 부르셔.」

백의를 입은 달리아가 머리맡에 서 있었다. 손에는 알람시계.

「그런 걸로 깨우지 마···, 하여튼 사람까지 보내다니 귀찮은 여자야···」

시몬은 눈을 비볐다.

「덧붙이자면 그 채찍을 잘 다루는 아가씨는, 아무리 불러도 전혀 오지 않는 너 때문에 많이 화가 난 모습이더라.」

 시몬은 당황해 방을 뛰쳐나왔다.

 채찍의 묘사는 생략 한다. ;;
 얼얼한 채찍의 아픔을 참으며 무릎을 꿇고 있는 시몬을 내려다보고 사파이어는 말했다

「너, 어제 발키리와 싸웠다지?」
「네? 어떻게 그것을 아셨습니까?」

「달리아가 잘 안하는 복장을 하고 있어서. 물어 보니 너의 작전에 협력했다고 했다더군.··그래서, 어떻게 됐지?」
「후~, 저 그러니까···‘잘 끓여진 차’라고 해야 할 지···‘차려진 밥상’ 이라고 해야 할지···」
「···너, 발키리와 차라도 마셨다는 얘기냐?」
「아닙니다.. 그런 건. 에에 그러니까, 전력을 다했지만 한 발짝 차이로.」

사파이어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지금부터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네? ‘어떻게 할 생각‘ 이라면?」
「그 발키리를 상대할 계책이 있냔 말이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만···」

 사파이어는 손에 든 채찍을 꽉 쥐었다. 그녀가 초조해질 때의 버릇이다.

「변함없이 애매한 남자! 그래서 이길 수 있다는 거야? 이길 수 없다는거야?」
「아, 이깁니다, 이깁니다. 이제, 완전히 처참하게!」
「벌써 너의 그런 거짓말은 싫증날 정도로 들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이 있는 거냐?」

 시몬은 어제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제의 암시가 효과가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시몬은 일어서서, 사파이어 쪽으로 한 발짝 다가가 사파이어를 가만히 응시했다. 사파이어는 그 기세에 눌려 뒤로 물러났다.

「···있습니다」

시몬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사파이어는 무심코 시선을 돌려 고개를 뒤로 향했다. 거기에는 베릴 총수가 있었다.

「···시몬, 저번에, 나는 당신에게 『다음은 없다』고 했어요.」

 베릴의 말에, 시몬은 꿀꺽 침을 삼켰다.

「사실은 오늘 당신을 처형할 예정이었습니다. 어제의 실패를 책임지기 위해···. 그렇지만, 당신이 그렇게까지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처음입니다. ···앞으로 3일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때까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세요.」

「그렇지 않으면 처형이다.」

 사파이어가 채찍소리를 냈다.

「···호의에, 감사드리겠습니다.」

시몬은 경의를 표하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수고했어.」

 알현을 하고 나오자 달리아가 동정하듯 말을 걸었다. 평소의 큰 백의지만, 오늘은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있다.

「수명이 줄어 들었어···」
「살아 있는 건 앞으로 3일이냐···. 뭐, 너와는 꽤 즐거웠어. 이렇게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웃기는 놈은 네메시스에 없으니까, 뭐 한 해에 한 번 정도는 무덤에 참배 해 줄 테니까, 염려 말고 죽어라.」
「······」
「그렇게 버려진 개 같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
「······」
「에에. 성가셔!」
「···미안. 아니, 달리아한테는 정말로 신세를 졌어··· 감사하고 있어. 아아 시몬, 인생의 봄이 이렇게 가는 구나.」
「···그렇게까지 절망적이지는 않잖아. 어제의 암시가 효과가 있다면, 충분히 승부할 수 있어.」
「 그렇지만 그건 불확실하고···. 그리고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이제 꾀어내는 일도 할 수 없을 테고···」

 달리아는 ‘후우’ 한숨을 한번 내쉬고 백의의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냈다.

「발키리는 아직 어린 계집아이들이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학교」라는 것에 다니고 있어.」
「···어린 게 어느 쪽이야.」
「···」
「아, 가지 마. 가지 마! 잘못했어. 아니, 달리아는 그런 계집애들보다 훨씬 아는 것도 많고 , 행동거지도 침착하고 있고, 음, 음···」

 달리아는 화난 듯 뾰로통해져서 말했다.

「···미안. 어른스럽지 못했어. 하여튼 발키리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알아냈어. 거기에서 기습해, 어제의 아가씨, 카네리아에게 암시의 효과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돼. 만약 그렇다면  더 깊이 세뇌하면 될 거야.」

 「학교」인가···. 시몬은 왠지 그 단어에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멀고 그리운 추억 같은 생각이 들었다.




「후아아···, 잘 잤다···」
「상당히 늦은 아침이군요. 이제 곧 학교에 가야 되지 않습니까?」
「···응. 조금 피곤해서. 어제는 일도 있었고」

 카네리아는 파자마에 아무렇게 신은 슬리퍼로 머리는 부시시하게 루피아의 앞에 나타나 식사 준비를 했다. ···발키리 전대의 전사들은 사령부에 살고 있다. 만일에 일이 생기면 즉각 출동하기 위해서다.

「그 시몬을 쓰러뜨리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네요. 돌아오는 게 늦어서 조금 걱정했습니다.」

 루피아는 아침 식사 후의 홍차를 마시면서 말했다.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놈에게 질 리가 없잖아. 마구 걷어차 줬지. 마지막에는 호호호 웃어준 담에 여자 아이도 무사구출, 백점만점이야··· 아야야」
「왜 그래요?」
「응, 왠지···의자에 앉으니까 엉덩이가 아파서··· 왜 이러지?」
「나이를 먹어서 그래요.」

‘싹둑‘ 자르듯 말하는 루피아.

「나랑 너는 동갑이잖아!」

 카네리아가 고함을 지르자

「기운이 넘치네요. 카네리아」

 두 사람의 뒤에서 발키리의 심플한 제복-흰 블라우스에 모노톤 상의, 회색의 타이트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나타났다.

「아, 로즈 사령,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안녕」

 로즈는 생긋 웃으며 답했다.
 전대(戰隊) 발키리 일본 총사령부 사령관, 번개의 로즈. 젊으면서도 실력도 충분해서, 전세계에 있는 네메시스의 거점 대부분은 로즈가 인솔하는 발키리의 공격으로 활동 능력을 잃었다. 남은 건 이제 일본뿐이라 최근에 그녀가 이곳으로 파견되었다.

 ‘만약의 경우가 생겨도 로즈 사령이 있다’ 라는 사실은, 네메시스와의 긴 싸움에 지치기 십상인 카네리아와 루피아에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실제 전황은 발키리측의 완승으로 기울고 있다.

「당신도, 여자 아이도 무사해서 다행이었어요. ···그런데, 네메시스 측은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었죠?」
「···그게···, 그녀석, 또 도망갔습니다. 진짜로 비겁한 녀석이라···」

 카네리아가 화를 내며 말했다.

「또, 어떻게?」
「으음···어떻게 였더라?」

 ‘으음‘ 하고 카네리아가 기억을 더듬으며 신음소리를 낸다.
 루피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어차피 여느 때처럼 연옥(煙玉)인지 뭔지를 썼겠죠.」
「아, 그래 그래, 연옥. 너무 매워서. 아직도 목이 메는 것 같아. 그러고 보니 아직 입속이 씁쓸한 느낌이야·· 검댕이 같은 것이 입안에 남아 있는 걸까?」

고개를 갸웃하는 카네리아.

「이대로 그냥 두면,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겠군요. 적당히 결말을 지을 시기가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로즈가 중얼거렸다.

「나는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일단은 기다리세요. 그렇게 흥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때가되면, 단번에 밀어 붙이는 게 나의 방식이니까」
「알겠습니다!」
「···명령, 기다리겠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 두 명을 남겨 두고 로즈는 방을 나왔다.

 둘 모두 매우 착한 소녀들이다. 보통이라면 평범하고 즐거운 학생 생활을 만끽해도 좋을 그녀들을 이런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솔직히 괴로웠다. 그러나 그녀들이 없으면 네메시스를 부술 수 없다. 적어도 빨리 그녀들에게 평범한 날들을 되찾아 주는 것이 자신의 임무다···, 로즈가 그런 생각에 빠져 걷고 있을 때, 문득 복도에 푸른 것이 떨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꽃?」

주워서 보자 그것은 라벤더 꽃이었다. 그 두 사람중 어느 쪽인가 사왔다고 생각하고, 냄새를 맡았다. 라벤더 향기. 그렇지만···.

「···. 뭐지. 이 냄새···. 어디선가···.」

 로즈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 냄새의 정체를 생각해 낼 수 없었다. 포기하고 꽃을 제복의 가슴에 안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도 직장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딩 동 댕 동.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학생들은 모두 교실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남은 것은 학생 두 명과 교사 한 사람.

「하아―, 간신히 오늘하루도 끝이네요. 오늘은 좀 더웠어요, 어깨도 결리고」
「선생님도, 역시 나이는 이길 수 없나봐요∼」
「이거 참, 마츠다상, 그런 말로 나같이 젊은 레이디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에요.」
「···레이디라면, 블라우스 가슴을 파닥파닥 흔들어 부치지 않습니다. 시미즈 선생님」
「미도리가 하는 말이 더 아프네요 ㅠ.ㅠ···」

 아침, 사령부에 있던 세 사람이, 다시 얼굴을 맞대고 있다. 다만 마츠다 아케미와 후지다니 미도리 -카네리아와 루피아-는 블레이저코트, 시미즈 선생님-로즈-는 흰 블라우스에 회색의 타이트스커트로 복장이 바뀌어 있고, 장소도 고등학교 교실로 바뀌어 있다..

「오늘은 네메시스 녀석들이 아무 일도 저지르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요즘 호출이 많아서 숙제가 쌓였어.」
「···어제 오늘일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 마츠다는 돌아가서 밀린 숙제를 해요. 시험도 가까워졌으니까.」
「네~에, 선생님하고 미도리는?」
「 나는 조금 일이 있어서, 후지타니상의 도움을 받아 정리하고 돌아갈 생각.」
「···아케미는 공부하고 있어요. 다음에도 낙제하면 곤란합니다.」
「우, 알았어···」

 시몬은 교실 베란다를 통해 살그머니 안으로 들어왔다. 이 학교의 남자교복- ‘가쿠란’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으로 변장하고, 학교에 아침부터 잠입해 있었다. 이 클래스에 발키리 대원 두 명과 사령관이 있다는 것은 오전의 정찰로 알아냈지만, 낮동안 좀처럼 카네리아  혼자가 되는 일이 없어서 부질없이 시간만 보냈다. 지금에야 교실에서 루피아와 로즈가 나가고 간신히 카네리아 혼자가 되었다.

*역주:가쿠란은 시커멓고 차이나 넥이 달린 일본 교복입니다. 동인남 동인녀들은 이렇게 외치죠, 여자는 세일러복 남자는 가쿠란~♡

 ‘아케미’이자 카네리아는 가방을 싸고 있었다. 지금 나서야 할까 나서지 말까···, 시몬은 허리를 굽힌 채로 창틀 아래로 몸을 숨기고 움직이려 했지만,···너무나 오랫동안 허리를 굽히고 있었기 때문에 다리가 저려서 푹 고꾸라졌다.

「우왓!」

화려한 소리를 내며 콘크리트에 머리를 부딪쳤다.

「응? 누가 있어?」

 카네리아는 베란다로 나왔다, 베란다에는 남학생이 푹 엎드려 있었다.

「앗, 괜찮아?」
「괘, 괘, 괜찮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말은 괜찮다고 하면서 일어날 생각이 없는 거 같았다.

「우선 일어나 봐, 어서」

 카네리아가 남학생의 손을 억지로 잡아 일으켰다.

「어라···라, 너, 분명···, 설마···」
「···아, 저, 그 때는」

 시몬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카네리아는 손을 놓고 거리를 떨어트렸다. 단번에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어제, 그렇게 혹독히 당하고도, 아직도 질리지 않았냐?」

 그녀가 손을 쑥 뻗자 그 자리에 검이 나타났다.

「이번이야말로, 놓치지 않는다!」

 카네리아는, 휙 검을 휘둘렀다. 시몬은 당황해 창문을 통해 교실로 뛰어들어 피했다

「타, 타, 타임 타임. 진정해. 말을 들어보면 알 거야!」
「문답 무용!」

 시몬은 책상을 넘어트리면서 뒤로 물러났지만, 카네리아는 자세를 취한 채 교실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이번에야말로, 놓치지 않겠어··· 멸해 주마! 프레임 소드!」

 검이 붉게 타올랐다. 카네리아는 그 검을 크게 휘둘러 시몬의 정수리로 내리쳤다.

「!!」

 하지만, 카네리아의 검은 시몬의 머리 위 10 cm 지점에서 정확히 멈췄다.

「이건···?」

 카네리아는 다시 한번 검으로 시몬을 베려고 했지만, 역시 딱 멈춰 버렸다..

「···이녀석, 또 바리어인가 뭔가를 썼구나! 변함없이 비겁한 놈!」

 카네리아는 상하 좌우로 여러 차례 검으로 시몬을 베었다. 아니, 베려고 했지만, 어느 각도로 공격해도, 칼날은 시몬의 몸에서 10 cm 지점에서 멈추거나 다른 방향으로 칼끝이 흐르거나 했다.


「이···!검이 안 되면 마법을 쓰면 돼! 파이어 스트림!」

 카네리아는 검 끝에서부터 불길이 솟구쳤지만, 힘차게 날아간 불길도 시몬의 근처에서 약해져 사그라져 버렸다.

「···크윽. 어째서···. 설마, 네메시스의 최신 병기?」

 시몬은 천천히 일어섰다. 방금 전과는 다르게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다.

「비겁하다니 실례야. 나는 진짜로 비무장이다. 어떤 종류의 장치도 없다」
「···그럼, 어떻게···」

 카네리아는 당황했다.

「카네리아, 너는 좀 전에 어제 내가 ‘혹독히 당했다‘고 말했지, 그건 확실한 거야?」
「···뭐라고 시치미를 떼는 거야. 너, 아이를 유괴해서, 몸값을 요구해 창고로 나를 불러내지 않았다는 거야? 잊어버렸냐?」
「흠···,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데?」
「그 뒤는···결국 여자 아이를 구하고, 너는 나에게 철저하게 당하고 도망갔잖아! 항상 그랬던 것처럼!」
「과연···뭐, 분명 어떤 의미로든 어제의 플레이는 격렬했으니까,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일은 없었냐?」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야···」

 이상한 자신감을 보이는 시몬의 모습에 어느 사이에 카네리아는 압도 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네메시스의 신은, 아직 나를 버리지 않은 것 같다」

 시몬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카네리아의 검이 시몬을 겨누고 있었지만, 그것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시몬은 천천히 카네리아에게 다가갔다.

「너, 너는, 이 검이 보이지 않아?!」
「맞지도 않는 검을 두려워 할 리가 없잖아··, 뭣하면 찔러 보는 게 어때. 지금이라도 팔을 조금만 뻗으면 내 심장을 찌를 수 있어···, 할 수 있다면 말야. 」

 시몬의 도발에 발끈 한 카네리아는, 시몬의 심장을 노리고 온 힘을 다해 찌르려고 했지만, 무거운 납이 혈관을 흐르는 것 같은 감각 때문에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흥···」

 시몬이 가볍게 카네리아의 검을 옆에서 치자, 카네리아의 손에서 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싫어, 오지마···」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는 시몬에 대해서, 카네리아는 뒷걸음질했다. 그러나 곧 교실 벽에 등이 닿았다. 그대로에 떨썩 카네리아는 주저앉아 버렸다. 몸이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왜 그래, 카네리아. 좀 전의 위세는 어디 갔어? 나를 쓰러트리지 않을 거야?」

 때려 눕혀? 그를? 그런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나와 이 남자는 실력이 전혀 다르다. 이길 수 없어. 어째서 , 그런, 당연한 일을 지금까지, 나는, 잊고 있었지···.

「미안해···, 용서해줘···」

 카네리아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시몬은 쪼그려 앉아, 카네리아를 응시했다.

「카네리아」

 ‘퍼득’ 몸을 떠는 카네리아의 머리를 시몬은 상냥하게 어루만졌다.

「···카네리아, 조금 진정해. 나도, 지금 당장 너의 생명을 취하겠다는 게 아냐. 네가 내 말을 잘 들으면, 지금까지의 무례는 용서해 줄께.」
「···정말···?」

 카네리아는 빨갛게 물든 눈을 들어 시몬을 쭈뼛쭈뼛 바라봤다.

「아, 진짜야···, 다만, 기회는 한 번 뿐이야. 내가 말하는 걸 조금이라도 어기면···, 알고 있겠지」

 그녀는 끄덕끄덕 머리를 흔들었다.

「좋아, 자, 눈감아, 카네리아. 천천히,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셔···그리고 내쉬어···, 들이마시고···내쉬고···」

 시몬이 말하는 대로 카네리아는 심호흡을 시작했다.

「점점, 마음이 고요해지고. 차분해진다. 그래, 내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모든 걱정이 사라진다···. 오히려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조금 전까지 굳어 있던 카네리아의 얼굴에 긴장이 풀리며 부드럽게 되어 갔다. 몸의 떨림도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자, 차분해 졌지. 그럼, 천천히 눈을 떠 봐」

 카네리아가 눈을 뜨자, 눈앞에는 라이터 불꽃이 흔들리고 있었다.

「불꽃이 보이지. 자, 이 불꽃을 가만히 봐. 흔들리는 불꽃을 확실히 뒤쫓아···. 이제 너는, 이 불꽃과 나의 목소리 밖에 느껴지지 않아.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카네리아는 입을 반쯤 벌린 상태로 오로지 라이터 불만 응시했다. 시몬이 라이터를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그녀의 시선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하면 시선도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래···. 점점, 눈이 가물가물 해진다···. 쭉 불꽃을 보고 있어서 피곤해지고 있어···, 하지만 계속 불꽃을 바라본다···」

 카네리아가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많아졌다. 눈을 뜰 때마다, 눈꺼풀이 오르는 스피드가 늦어지고, 눈꺼풀이 올라가는 폭이 작아지고 있다.

「카네리아···내 목소리 듣고 있어?··」
「···네···」

「좋아, 착한 아이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네 마음 아주 깊고 깊은 근원 속에 새겨진다. 그리고 그 말은 결코 잊을 수 없다···. 카네리아 내가 말하는 말을 반복해라.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너는 기분이 좋아질 거야. ··· ‘저는 시몬님의 충실한 노예입니다’···자」
「저는···시몬님의···충실한···노예입니다···」
「 ‘시몬님의 명령은 절대적입니다’」
「시몬님의···명령은···절대적입니다」
「 ‘시몬님에게 따르는 것은, 더 없는 기쁨입니다’」
「시몬님에게···따르는 것은···더 없는···기쁨입니다···」

 카네리아는 불꽃을 응시하면서 몽롱하게 시몬에 대한 예속을 맹세하는 말을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그 말은 그녀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낙인으로 새겨졌다.

 다섯번 정도 말을 복창시키자, 그녀의 눈은 거의 감겨 있었다. 때때로 경련과도 같이 눈꺼풀이 움직였다.

「좋아, 카네리아, 그러면, 이 라이터를 끄면, 너는 깊고 깊은 잠에 빠진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지금한 말을 수백 번 반복한다···」

 딸깍 하고 시몬이 라이터를 끄자 카네리아의 몸은 실 끊어진 꼭두각시인형처럼 힘이 빠져 쓰러졌다. 그녀는 곧바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몬은 카네리아의 머리를 무릎에 올리고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빗겨 내렸다. 부드러운 뺨과 목덜미를 몇 번이나 열심히 어루만졌다. 그때마다 카네리아는 잠든 채로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음을 지었다.

「카네리아, 내가 지금부터 열을 센다. 그러면, 지금의 깊은 잠에서 깨어날 거야. 그 때야말로, 정의의 사도인 카네리아에서, 이 시몬의 충성스런 노예로 다시 태어난다. 지금까지의 거짓된 자신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럼, 간다. 10, 9, 8, 7, 6, 5, 4···자, 상당히 정신이 든다···3, 2,···드디어, 환생의 순간이다···1,···0」

 카네리아의 눈이 뜨였다. 천천히 시몬의 무릎에서 몸을 일으켜, 시몬을 똑바로 응시한다.

「카네리아···인사해야지. 너는 누구지?」
「···네」

 카네리아는 스커트자락을 정돈해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대고 절을 했다.

「저는, 시몬님의 충실한 노예인, 카네리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했어, 카네리아···. 그러면, 포상이다」

 시몬은 손으로 카네리아의 턱을 잡고 부드럽게 키스를 했다. 시몬이 혀를 밀어 넣자, 카네리아도 거기에 응했다.

「아···, 으응···」

 콧소리를 내며, 카네리아는 조금 몸을 비틀었다.
 시몬이 입술을 떼자, 카네리아는 미련이 남는 듯 혀를 내민 채로 있었다. 카네리아의 혀와 시몬의 혀의 사이에, 투명한 실이 쓰윽 늘어졌다.

 시몬은 카네리아를 끌어안고 바닥으로 쓰러트렸다. 카네리아가 시몬의 몸을 올라탄 것 같은 모습이 됐다. 시몬은 교복 스커트 아래로 카네리아의 엉덩이를 더듬었다. 카네리아는 얼굴을 붉히면서 그가 하는 대로 몸을 맡겼다. 시몬의 손가락이 카네리아의 민감한 부분을 만졌다.

「아! 아···」
「이런, 벌써 이렇게 끈적끈적하다니···. 카네리아, 너, 노예 주제에, 너무 음란한거 아냐.?」

 시몬은 카네리아의 애액으로 젖은 손가락을 카네리아의 눈앞에 들이댔다.

「아···, 아닙니다···그건···」
「뭐가 아니지? 응?」
「···죄, 죄송합니다. 시몬님···」
「어쩔 수 없네. 이렇게 더러워졌으니까, 네가 깨끗이 해. 카네리아」
「네, 네···」

 시몬은 카네리아의 입에 그 손가락을 넣었다. 카네리아는 그것을 사랑스러운 듯 빨았다. ‘쯔업, 쯔업‘하는 소리가 어두운 교실에 울려 퍼졌다.

 시몬은 남은 왼손으로 재주 좋게 카네리아의 셔츠의 단추를 풀고 그녀의 유두를 잡고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아. 아아···」
「이봐, 누가 멈춰도 좋다고 했어?」
「아, 죄송합니다···으응, 」

 카네리아는 다시 혀로 시몬의 오른손을 핥기 시작했다. 시몬의 왼손은 젖가슴을, 그리고 시몬의 오른쪽 허벅지는 카네리아의 비부를 속옷 너머로 자극했다. 카네리아는 그 자극을 참으면서 열심히 명령을 완수하려고 했다.

「카네리아, 이제 됐어」

 시몬은 카네리아를 몸에서 떼어 놓았다.
  카네리아는 「아···」하고 안타까운 듯한 소리를 냈다.

「왜 그래, 카네리아. 설마, 봉사하다가 스스로 느껴 버렸냐?」

 카네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 설마 주인을 제쳐놓고 자기만 기분 좋아졌다면, 노예로서 실격이다.」

 카네리아는 고개를 떨구거 있다. 그러나 자신이 무의식중에 허벅지와 허벅지를 비비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것 같다.

「···카네리아, 솔직히 말해···, 사실은 좀 더 기분 좋게 해 주길 바라고 있지? 내 물건이 너의 젖은 보지를 찌르기를 원하는 거 아냐?」

 새빨간 얼굴을 하고 고개를 흔드는 카네리아.

「···안심해, 화내지 않을테니까, 솔직하게 말해 봐」

 시몬은 상냥하게 카네리아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 죄송합니다···, 카네리아는, 카네리아는···봉사하고 있는 중에, 기분이 좋아져 버렸습니다···」
「응, 그래서?」
「···그···시몬님께서···넣어 주셨으면···좋겠습니다···」

 작아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카네리아의 물기 띤 눈동자에는 조금 전까지 시몬에게 천벌을 내리려 하던 정의의 불길은 없었다. 애욕에 빠져든 노예의 눈이다.

「···그럼, 다음의 명령을 완수하면, 너의 소망을 실현해 주마···」

 나는 충성스런 노예에게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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