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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꽃 - 1부54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01:38 1,240회 0건

대한일보 사옥 회장실.
국장급 이상 주요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 회장님. 대성공입니다. 신문사 방송사 순환 근무 직원 모집에 엄청나게 몰려 들고 있습니다.
2년 순환제라고 공지했는데 예년보다 훨씬 나은 인재들이 마구 몰려 옵니다.”

“ 그렇습니다. 방송과 신문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칸막이를 없앤 획기적이고 오랜 관행을 타파한 거라고 호평 일색입니다.”

“ 해외 유학파들이 더욱 순환근무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회장님 아이디어가 정말 대박 친 겁니다.”

간부들의 찬사에 윤정인 회장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지원자들 자기 소개서 보니 한수현 의원을 언급한 경우가 많더군요.
한의원을 롤모델로 하고 싶다며 그 시댁의 신문 방송사에서 사회 생활을 하고 싶다고 .....”

“ 대학생을 비롯한 한사모 회원들도 많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이미 정치적 아이콘이더군요..”
“ 이번 보궐선거가 기대됩니다. 과연 어찌될런지...”

윤정인 회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이번 순환 근무제 모집 아이디어는 한수현의원이 낸 겁니다.
특히 아나운서, 기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선호할 거라고 하면서요.”

“ 그랬군요. 회장님 며느리 정말 대단합니다.”
“ 몸이 두 개라도 바쁜 와중에 언제 시댁의 일까지....챙기는지...”

“ 이젠 잘 뽑아 잘 교육 시키세요. 솔직히 우리 회사 기자들이나 아나운서들이 타사에 비해 낫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우리 며느리가 그런 꼴 용납 못한답니다. 특히 생방송 중 국제부기자들이 외국인과 인터뷰 하면서 통역 대동하는 건 꼴불견이라고 하더군요.”

“ 그건 맞지요. 한의원이나 그 보좌관들처럼 몇 개의 외국어는 못하더라도 명색이 국제부 기자인데 외국어를 그렇게 못하면 문제지요.”

“ 염려 마십시오. 이번엔 미모에 재능에 성품까지 두루 갖춘 인재들 수두룩합니다. ”

간부들의 말을 들으며 윤정인은 생각에 잠겼다.
며칠 전 신문사에 잠깐 들린 막내 지훈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며느리는 정치보다는 육아와 살림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정인의 말에 지훈이 웃으며 자신은 최초의 대통령의 부군이 되고 싶다고 농담삼아 한 말이 떠올랐다.

‘ 그래 어쩌면 가능할지도....이미 정치적 영향력은 대선 주자들을 능가하니....’

널찍한 침대 위에 수현은 개처럼 엎드려 있었다.
목에는 개목줄을 차고 입에는 개뼈다귀 모양의 개그를 문 수현의 등뒤에는 시커먼 수캐가 헐떡거리며 좆질을 하고 있었다.

팔등신의 늘씬한 몸매는 쾌락에 젖어 달아 올랐고 개보지에는 쉴 새 없이 씹물이 흘러 내렸다.
수캐 벤이 수현의 옆구리를 앞발로 움켜 쥐고는 수현의 엉덩이 사이로 쉴 새 없이 피스톤질을 하자 수현은 이미 몇 번이나 절정에 까무러쳤다.

그런 수현의 눈은 침대를 모두 비추는 커다란 거울을 보고 있었다.
자신이 개와 교미하는 것을 보며 헐떡이는 것이 수현의 또 다른 성향이 된지도 한참 되었다.
개뼈다귀를 문 수현의 입에서는 침이 흘러 내렸고 두 눈은 이미 풀려 열락으로 가득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며 수현은 속으로 울부짖었다.

‘나는 개야. 수캐의 좆질에 환장하는 좆물을 받으며 기뻐하는 난 벤의 ......암캐야.’

벤은 이제 몸을 돌려 엉덩이를 맞대는 체위로 수현을 잡아 끌었다.
수캐가 야합하며 암캐를 끌고 다니다 사정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벤과 교미를 할 때 늘 있는 일이었다.
수현은 그렇게 수캐에게 교미한 채 굴복하며 끌려 다니는 것이 좋았다.

수캐의 강한 힘에 굴복하는 암컷의 모습은 언제나 행복한 느낌이었다.
한참 후 벤이 사정을 하고 좆을 빼내자 수현은 그 좆을 물고 빨아 청소해 주었다.
온 몸이 날아 가는 나른한 느낌에 한참을 숨을 고르고 누워 있었다.

수현이 타이트한 여름용 투피스를 입고 의원실에 도착하자 희주가 다가왔다.

“ 야당 소식 들었어?”
“ 아뇨. 무슨 일이 있나요?”

“ 저 쪽에서 기어이 악수를 두나 봐. 정강무 전의원을 공천한다고....”
“ 뭐라고요? 그 배째라 사건때 민정수석을 공천해요. 뇌물 받고 감옥 갔다 온 사람을..”

“ 지난 달에 복권 되었어.”
“ 아무리 그래도 미쳤군요. 지역구가 서울인데 야당이 그런 무리수를....”
“ 서울이 아니고....호남에서 출마한대...”

수현이 입술을 깨물며 뭔가를 생각했다.

“ 호남이면 전남 광양이겠군요. 그 사람 고향이 거기라고 들었어요.”
“ 그래 맞아. 서울에서 출세한 3선 의원이 고향의 발전을 위해 금의환향 하는 것이지.
뇌물은 정치를 하다 보니 불가피 했다고 변명 늘어 놓겠지...”

“ 우리당의 대응은요? ”
“ 마땅한 방법이 없어. 그 쪽은 워낙 야당의 텃밭이라....여당 후보로 나가길 모두 기피하는 판국이라...”

“ 한포럼에서 적임자 한 번 알아봐 주세요. 그 쪽 연고자로요.”
“ 어쩌려고 그래? ”

“ 정면대결해야지요.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만들어 이길 거예요.”
“ 그 지역구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 이긴 적이 없어. 포기하는 게....”

“ 그럴 수는 없어요.
이제 겨우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는데 그런 인물이 다시 국회로 들어오면 전 정치 그만 둘 거예요....”

“ 너무 감정적인 것 같은데....”
“ 적임자 알아 보시고 선거 지원 일정 다시 수립해야겠어요.”

“ 그렇게 하지...”
“ 아, 한사모 하기 수련회를 거기서 하는 건 어떤가요? 선거 전이고 광양은 바닷가잖아요.”

“ 좋은 생각이긴 한데....일단 황대표님부터 만나 공천 문제부터 알아봐야지..”

3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는 불볕더위처럼 달아 올랐다.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개혁공천을 한 반면 야당은 고질적인 파벌 싸움으로 개혁공천과 나누먹기식의 비빔밥식 공천이 다시 불거졌다.

그런 와중에 야당의 운동권 출신들이 강력히 밀어 후보가 된 정강무 문제는 현정권의 개혁에 대한 야당의 집단반발이라고 분석하는 측도 많았다.
현정권 민정수석 한수인과 전정권 민정수석 정강무의 악연도 연일 방송에 오르내렸다.

수현이 한포럼 멤버들을 상대로 정강무의 대항마를 알아 보았다.
여당의 불모지인데다가 운동권 대부인 3선 중진을 상대하는 곳이라 적임자를 찾기가 어려웠지만
연고지 출신의 30대 중반의 인권변호사 김성준을 대항마로 선정하게 되었다.

김성준은 수현과 같은 대학교출신이었다.
여당 지도부는 사실상 출마 후보를 구하기 힘들어 수현에게 전권을 위임한 상태에서 공천을 확정하였다.

“ 김선배님.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 드릴테니.....너무 걱정마세요.”

“ 걱정은 무슨. 출마해서 이기면 되지요.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기로서니 뇌물 전력 있는 의원을 뽑지는 않을 겁니다.”

“ 그럼요 우리는 이길 겁니다. 국민들의 상식을 믿으니까요.”

“ 최악의 경우라도 호남의 최대 격전지만 되어도 좋겠는데.....자질 없는 것들이 목에 힘주는 거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겁니다.”

뉴스 속보에는 정강무의 대항마로 김성준 후보 확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수현과 나란히 웃는 김성준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했다.
호남의 한사모가 주최한 한사모 전국 수련회가 전남 순천 벌교 낙안 보성 광양 일대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몰려온 수많은 회원들과 함께 수현은 3박 4일간의 수련회를 마쳤다.
그리고 바로 김성준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보궐 선거의 막이 올랐다.

수현은 애초의 계획대로 강원도 강릉부터 선거 유세를 시작했다.
강릉의 경포대에서 시작한 유세는 경상도를 거쳐 충청, 호남으로 향했다.
광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후 수도권유세에 합류했다.

부쩍 인지도가 높아진 한울타리 멤버들이 수도권에서 선전해 준 덕에 선거는 여당의 압승 분위기였다.
현정권 개혁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는 상당했다.

수도권에서 선거 중반을 보내고 수현은 다시 강원 영남 충청 호남을 향했다.
지도부와 의논을 거쳐 수도권에 대한 중반 이후의 집중 유세는 한울타리와 지도부에게 맡기고
수현은 호남의 광양에 며칠을 상주하다시피 했다.
광양은 선거 중반을 넘어서자 피말리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야당에서도 광양을 총력지원하기 시작했다.

야당 입장에서는 수도권과 충청은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고 보고 텃밭 사수에 안간힘을 다하였다.
수현은 희주 자매와 휴가를 얻은 변호사삼총사들과 함께 광양에 진을 치고 밑바닥 민심을 샅샅히 훑기 시작했다.
방학이라 전국에서 몰려든 한사모 회원들까지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선거 캠페인을 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법정 선거 운동이 끝나고 상경한 수현이 희주 자매와 함께 늘어지게 잠을 자고 당사에 나타났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 선거 결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봅니다.
국민들께서 여당이 야당보다 더욱 많은 노력을 한 것에 후한 평가를 했거든요.”

“ 특히 집중 유세를 한 광양은 어찌 될거라고 봅니까? ”
“ 최선을 다했으니....좋은 결과를 기대해야지요.”

“ 수도권에 대해 지원이 소홀하다는 당내 불만에 대해서는....”
“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한울타리 의원들과 당지도부에서 충분히 지원했습니다.
꼭 제가 지원해야 충분한 지원이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특히 한울타리 의원들은 인접 선거구에 대해 사력을 다해 지원했습니다.”

투표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당사안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만큼 조용했다.
8시 정각이 되자 방송사의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예상 당선자수 여당 26 야당 4였다.

수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당지도부는 환호했지만 수현은 멍해졌다.
방송사의 분석 기사가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광양에서 진 건가.? ’

희주가 그런 수현을 보며 안타까운 눈길을 보냈다.
9시가 넘어가자 개표가 진행되었다.예상대로 여당의 압승이었다.

그 때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광양의 개표 결과가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개표 초반 잠깐 앞서 나가던 야당이 금새 뒤지더니 계속 표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당사의 눈길은 광양의 개표 결과에 쏠렸다.
시간이 가도 표차가 줄어 들지 않고 있었다.

12시가 넘어서자 조심스럽게 여당의 당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야당 성향의 공단 근로자들의 표가 많이 남은 상태라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었지만 최대 이변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2시가 되자 당선자가 확정되었다. 여당 후보 김성준의 신승이었다.
당선자 소감을 말하는 김성준의 눈가가 붉어졌다.
수현은 빙그레 웃더니 조용히 당사를 빠져 나왔다.

다음날. 신문과 방송은 보궐선거결과에 대해 분석을 시작했다. 27대 3의 여당의 압승.
특히 광양에서 당선된 김성준 후보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새삼스럽게 그를 후보로 픽업하고 후원한 한수현의 저력에 대해 주목하는 기사도 쏟아졌다.

여당 후보로 출마한 21한포럼 멤버들은 전원 당선, 당선자가 6명이었다.
그리고 그런 뉴스의 중심 인물인 수현은 이번에도 며칠째 언론에 등장하지 않았다.

강원도 양양의 바닷가 별장.
수현은 친정과 시댁의 조카들, 가평 식구들과 희주 자매, 화란을 데리고 이 곳에서 망중한의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마음껏 수영을 즐기며 수현은 여유로운 여름을 즐겼다.
선거 이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의 조용한 여름 휴가였다.
그리고 그 동안 수현의 행방을 캐묻는 기자들의 등쌀에 지훈을 비롯한 변호사 삼총사들은 몸서리를 쳤다.

양양의 별장. 모두들 떠난 이 곳에서 수현은 마당을 서성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입문이 열리더니 혜림이 탄 차가 들어왔다.
수현이 운전석의 문을 열자 혜림이 내렸다.
수현이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 천한 똥개가 주인님을 뵙습니다.”
“ 그래 며칠 푹 쉬었냐? ”

“ 주인님 덕분에 잘 쉬었습니다.”
“ 벗어라. 오랜만에 산책 한 번 해 보자.”

수현이 옷을 벗자 혜림이 개목줄을 채우더니 잡아 당겼다.
그리고는 마당을 지나 해변으로 걸어갔다.
수현은 네 발로 기면서 흥분에 씹물을 흘리며 헐떡거렸다.

“ 대낮에 개처럼 기니 더 좋지?”
“ 하흑...예 주인님.”

“ 누가 보면 네 년 신세 조지는 건 시간 문제인데도...”
“ 상관없습니다. 전 주인님 똥개입니다. 그게 가장 큰 존재 이유입니다.”

“ 그렇지. 네 년은 그런 존재다.
수캐 좆이나 빨고 주인의 배설물을 처먹는....천한 가축이지.”
“ 예 주인님. 전 동물이고 가축입니다. 주인님 발 밑에서만 머물고 싶은....”

“ 주말을 여기서 네 년과 둘이 지낼거다.”
“ 감사합니다. 주인님...하흑...”

“ 개는 네 발로 기는 가축이다.
주인이 채워 주는 개목줄이 잡아 끄는대로.....명심하거라.”
“ 예 주인님. 명심하겠습니다.”

“ 거기다 네 년은 똥개다.
그것도 수캐를 서방으로 모시며 개보지를 벌려주는....세상에서 가장 천한 개다.”

“ 예 주인님. 전 그런 천하고 더러운 개입니다.
부디 저버리지 마시고.....발밑에서 기어 다닐 수 있게....”

“ 네년이 잘하면 버리지는 않는다. 남에게 맡길 수는 있겠지만.....”
“ 감사합니다 주인님.....절대 복종과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두 발로 걷는 주인과 네 발로 기는 똥개의 대화는 산책 내내 이어졌다.
혜림이 수현을 보며 문득 생각에 잠긴다.

" 여기 다시 올 때는.....아마도 내가 네 발로 기겠지. 한수현이 잡아 끄는대로...."

꿈만 같은 이틀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 이틀 동안 수현은 너무나 행복했다.

혜림과 단둘만 있는 공간에서 수현은 온갖 정성을 다해 모셨다.
낮이면 같이 해수욕을 즐기고 인근의 산과 강, 계곡에도 들렀다.
시장도 보고 쇼핑도 하고 정성을 다해 요리도 하며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언제 다시 이렇게 온전히 주인을 섬길 시간이 있을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
아침을 먹고 나서 혜림이 수현을 불렀다.

“ 이번 선거 결과로 여당과 야당에서 네 년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다.
당분간 자중해야 한다.“
“ 예 희주자매와도 그렇게 의견을 나누었고...그래서 선거 끝나자마자 잠적한 거예요.”

“ 잘했다. 차기 총선까지는 앞으로 여야가 대규모로 충돌하는 일정은 없다.
그 동안에 내실을 다지고 외연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
한울타리와 한포럼만 잘 이끌어도 정치권 최고의 파워 세력이 될 것이다.”
“ 명심하겠습니다. ”

“ 그리고 그 동안 며느리 노릇도 해야 한다.아기를 낳도록 해라.”
“ 예? 아기를요. 제가 어찌...”

“ 왜? 자신이 없느냐?
아기를 잉태하고 태교를 하면 자연스럽게 행동반경이 좁아져 다른 세력의 견제에서도 벗어난다. ”
“ 하지만 ...저 같은 개년이....”

“ 미친년. 그런 생각 버려라. 그런 논리면 이 세상에 애 가질 여자 몇이나 되겠느냐? ”
“ 그래도 왠지....”

“ 걱정마라. 아기를 낳으면 내가 대모 노릇 해 주마.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도 받게 해 주고....내 자식처럼 돌봐주마.
임신하게 되면 벤은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
“ 알겠습니다. 그럼 인공수정을 해야 하는가요? ”

“ 그래 지훈이에겐 대략 얘기해 놓았다. 일정 잡아 병원에 들러 쌍둥이로 한번에 끝내자. 어떠냐?”
“ 알겠습니다.”

“ 앞으로 다른 사람들 있는 사석에서는 언니라고 부르거라.”
“ 예. 주인님. 언제 다시 이렇게 주인님을 모시게 될런지....”

“ 왜? 그렇게 떨어지기 싫으냐? ”
“ 그럼요. 제겐 주인님곁이 언제나 바라는 최고의 자리니까요.”
“ 나도 네 년과 같이 계속 지내고 싶다만....다음 기회를 기약하고....이만 올라가자.”

수현이 상경하고 나서 또다시 정신없는 일과가 계속되었다.
언론 노출은 최대한 자제했음에도 한가할 시간이 거의 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수현의 집. 변호사 삼총사와 세미녀가 모였다.
한참 전에 끝난 선거를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아유, 말도 마세요. 선거 끝나고 수현씨 행방 알아내려고 기자들이 어찌나 달라 붙어 물어대던지...”
“ 진짜 거머리가 따로 없더라고요. 모른다고 하니까 아예 잡아 먹을듯이... ”
“ 김변이나 이변, 아무리 그래도 나만 했겠어. 부부지간에 아내 행방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
아예 생사람 고문을 하더라. ”

삼총사들의 너스레를 들으며 수현과 희주 자매는 싱긋이 웃었다.

“ 왜 갑자기 잠적한 거예요.? ”
“ 그게 세분들이 앞으로 정치할 때 기자들 상대하는 요령 익히라고 희주 보좌관이 그렇게 하자고 해서....”

“ 뭐라고요? 그래놓고 세 분은 애들 데리고 바다에서 물장구 치고 놀았군요.”
“ 부려 먹을 땐 휴가까지 쓰게 하곤 놀러갈 땐 쏙 빼 놓고......”
“ 김변 아버님도 버스를 제공하고 김변에게는 비밀로 했다면서...”

“ 그래서 오늘 거하게 한 턱 쏘았잖아요. ”
“ 야. 김변. 이변. 그만해라. 수현씨 귀한 몸이다. 쌍둥이를 가진....”

“ 진짜예요? 수현씨 축하드려요.”
“ 얼마나 되었어요? ”

“ 아휴, 이제 2주째예요. 열달 되려면 멀었어요.”
“ 그럼 조심해야지요. 임신 초기가 가장 중요하다던데...”

“ 시댁에서 좋아 하겠군요.”
“ 그럼요. 어머님, 아버님께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고 다니셔서.....
언론사에선 손자바보 소리 듣는대요. 벌써 이름도 지어 놓고.... ”

“ 잘 되었네요. 당분간 좀 쉬면서 태교 열심히 하세요. 다른 건 잊고요.”
“ 며칠 있다가 당사에 나가 부대변인직도 사임하려고요.”

“ 황대표님이 섭섭해 하겠네요. 그래도 뭐 이번 선거 압승했으니 받아주겠지요.”
“ 부대변인 임기도 다 되어 가요. 다른 의원도 해봐야지요.”

“ 한울타리 멤버는 보좌관 두 분이 한포럼은 변호사 세분이 담당해주세요.
최대한 제가 참석은 할테지만 예전만큼은 활동하기 힘들 듯 해서요.”
“ 염려 마세요. 이번 선거에서 한포럼 멤버들 6명이 전원 당선되었어요.
특히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던 김성준 후보 당선되는 거 보고 수현씨 파워 절감했으니 아마 큰 문제 없이 운영될 겁니다.”

“ 운이 좋았던 거예요. 전국 규모 총선이었으면 광양에선 졌을 거예요.”
“ 그렇지도 않아요. 야당도 광양에 총력지원을 했으니......야당의 진영논리자들이 차기 총선에서 아마 대규모 낙천될 겁니다.”

“ 야당도 아마 인식을 바꾸겠지요. 그래서 한포럼에서도 야당으로 갈 사람들 많이 나오길 바래요.”
“ 쉽지는 않을 겁니다. 워낙 야당의 풍토가 옹고집들이라....”

야당 당사. 침울한 분위기의 회의장.

“ 선거 끝난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도 책임 지는 사람 하나 없군요.”
“ 이번 선거의 공천위원들은 차기 총선에서 모두 낙천 처리해야 합니다.
쌍팔년도식 흑백진영 논리 이젠 지긋지긋합니다.”

“ 괜히 한수현 의원 성질은 건드려 가지고 광양까지 잃고.......
당내에서도 공천 불가라고 했는데 왜 고집을 피워 가지고는....한포럼 인사들 데려 오기도 더 힘들어지겠군요..”
“ 그러게 말입니다. 운동권 대부고 3선이지만 정강무 의원은 이젠 설 자리도 없어요.
고향에서 정치 초보에게도 지는 판국이니... ”

“ 아깝게 떨어졌다고 ...차기 총선에서 설욕을 벼른다던데요. 가능할까요?”
“ 상대인 김성준이 정치권 최고 블루칩그룹인 한포럼 출신에 이젠 2기 한울타리 현역멤버입니다.
그 멤버들 이기기란 앞으로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이번에 한수현 의원이 광양에 집중하느라 수도권과 충청권 선거에는 인접한 한울타리 멤버들이 주로 지원했는데.....유권자들 반응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 당사자들인 한울타리 의원들조차 유권자들 반응에 놀랐다고들 하더군요.”
“ 평소에 쌓은 공부하고 노력하는 의원이라는 이미지가 그렇게 중요한 겁니다.
운동권 마인드로 언론이나 방송에서 영웅심리로 언플질하는 거 이젠 씨알도 안 먹힙니다.
그런 유형일수록 마이크 꺼지면 개망나니 의원들이라는 거 유권자들도 다 압니다.”

“ 이젠 인정할 건 해야 합니다. 한수현 의원이 정치권의 최대 주주란 사실을요.
이번에 당선된 6명까지 합치면 이미 한울타리 멤버가 20명에 육박합니다.
거기다 한포럼의 백명이 넘는 전문가 그룹이 예비 세력으로 뒤에 버티고 있어요.”

“ 한국 라인과 청와대 최대 실세인 서혜림 비서실장 인맥도 크게 보면 같은 그룹이지요.
언론계 최대 파워인 대한일보도 그렇고요.“

“ 친정은 왜 빼놓습니까? 한울타리 재단을 이끄는 한수정교수와 장인영 교수, 정산대학교,
성산여대 인맥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 이거야 원.....흩어져 있어 몰랐는데 그렇게 열거하고 보니 우리가 그 동안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던 건 같군요.”

“ 그렇지요 경적필패.....문제는 그럼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일부이지요.”
“ 그런데 너무 조용합니다. 한수현 의원 움직임 말입니다.”

“ 허허. 아직 모르고 있었군요. 보좌관에게 들은 건데 쌍둥이 임신해서 당직도 곧 내놓고 당분간 최대한 조심한답니다.”
“ 그래요....그나마 우리당 입장에선 다행이군요.”

“ 차기 총선까지 우리도 최대한 당을 혁신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는 개헌선도 무너집니다.”
“ 맞습니다. 당에서 여론 조사 했는데 한포럼 멤버들만 해도 차기 정치인 유망주로 엄청나더군요.
그들이 여당 후보로 공천 신청해서 현역 물갈이 들고 나오면 여당이나 우리당 후보들 우수수랍니다.”

“ 총선만 생각하시는군요. 총선과 지방선거, 대선이 줄줄이 기다리는데.....
현재대로면 한포럼이 다 점령할 기세랍니다. 대선도 그들이 미는 후보가 될 것이고.... ”

“ 설마요. 여당의 다른 견제 세력이 있는데....”
“ 그들도 한포럼 멤버에게 경쟁력에서 밀리니 문제이지요. 현재로선 그들도 여당의 공천 장담 못합니다.
한포럼이 총선, 지방선거에서 약진할 건 명약관화 합니다. 이번 선거는 전초전이라고 봐야지요. ”

“ 충분히 가능하지요. 만약 여당내에서의 견제로 정치 세력화가 여의치 않으면 한수현의원을 중심으로 정당도 만들 수 있고요.
이미 교섭단체 구성 가능하잖습니까?”

“ 필요한 자금은 한울타리 재단에서 밀어 줄 수도 있지요. 아니면 한수현의원의 정치적 사부인 서혜림 실장이 자금을 댈 수도.....”

“ 설마 그 정도까지야 갈까요? 여당이 그런 상태가 되면 우리당은 어찌 될런지...”
“ 우리당도 헤쳐모여가 되겠지요.”

여당 당사. 최고의원들과 고문들이 모여 있었다.

“ 한수현 의원이 당직을 내놓았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
“ 예 쌍둥일 가져서 당분간 몸조심 해야 한다길래.....사의를 받아 들였습니다.”

“ 앞으로 미디어 출연 전담할 부대변인이 걱정이군요. 한의원이 최고 적임자인데....”
“ 지금까지 너무 부려 먹었어요. 야당에서는 한의원 물러 난다니 화장실에서도 웃는답니다.”

“ 그렇겠군요. 야당 입장에서는....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한의원이 일등공신이 맞지요.”
“ 그나마 차기 총선까지는 야당과 크게 부닥칠 일은 없어 다행이군요.”

“ 그 전까지는 본격적으로 복귀하겠지요. 그 성격에 집에만 있을 리가 없으니....”
“ 대한일보 윤회장이 손자 볼거랍니다. 서서히 쌍둥이 돌보는 할머니 될 준비한다고...”

“ 그래요? 뜻밖이군요. 죽을 때까지 신문사에서 근무할 것처럼 말하더니....”
“ 평생 소원 성취했잖아요. 언론사 1위 자리.....이젠 쉬고 싶다고 하더군요..”

“ 이번 보궐 선거에서 한의원 독하더군요. 광양에서는 아예 작정하고 김성준 후보보다 더 열심히 쫒아 다니더니....‘
“ 야당이 실수한 거지요. 아직도 한의원을 정치 초보라고 말랑하게 보고 안일하게 대처했으니 질 수 밖에요.”

“ 하긴 우리도 한의원 사무실에서 작성한 최종 선거전략서를 보고 소름이 끼쳤는데....야당이 그런 사정을 짐작이나 할까요? ”
“ 최대 26석 당선, 잘하면 광양까지 27석 가능하다였지요. 결국 그대로 되었지만....”

“ 쌍둥이 보좌관들도 대단하고.....그 변호사 삼총사들도 대단하고......진짜 적으로 만나면 소름끼칠 것 같아요.”
“ 적으로 만나면 전 그냥 두 손 들랍니다. 못 이기는 싸움을 왜 합니까? ”

“ 다른 계파에서 견제가 심하다고 하던데....”
“ 솔직히 좀 우려스럽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한포럼 소속 후보들은 모두 당선되었으니....
다음 선거부터 그들의 입김이 강해질 것 뻔하고 그럼 다른 계파에서도 반발할 것 같고....”

“ 다른 계파에서 더 노력을 해야겠지요. 오늘밤에도 보세요. 국회도서관에 누가 있는지....
한울타리 멤버들이 거의 개근합니다. 한의원이 못 나온다고 흩어지지도 않아요.”
“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 반응을 직접 보았으니 더 열심히 하겠지요.
결국 한수현식 정치가 옳구나를 실감했으니 ...”

“ 당선된 2기 6명도 이미 합류했다고 하더군요. 토론식 수업도 자주 하고요.”
“ 2기는 김성준 당선자가 수업을 주도한다더군요. 하긴 누가 봐도 지는 선거를 한의원 덕분에 뒤집었으니.....”

“ 당내 반발이 있다고 한포럼을 무시하거나 홀대해서는 안 됩니다.
백명이 넘는 파워엘리트 집단이고 아무런 지원도 없는데도 우리 당에 우호적인 최대 인적 자산입니다.
잘못해서 야당으로 가 버리면....”

“ 잘못하면 우리가 허구헌날 집안 싸움 하는 야당 꼴 나는 겁니다.
아니면 그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수도 있고요.
그 땐 우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전멸당할 각오 해야 합니다.”

“ 설마요. 그렇게까지....”
“ 극비리에 출신지별로 우리당 현역들과 한포럼 멤버의 가상 대결 구도를 놓고 여론조사 결과 우리 현역의 경쟁력 형편 없습니다.
열에 일곱 여덟은 집니다. 그런 사정을 한포람에서 모르고 있다고 봅니까? ”
“ 허허. 그 정도일 줄이야...”

“ 최대한 한울타리와 한포럼을 포용해야 합니다. 안 그럼 우리당도 위험해집니다.”
“ 현재 우리팀 최고에이스가 다른 팀의 선발투수로 나오는 경우가 되면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요.”

“ 그런 문제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고민입니다.
서혜림 실장이 청와대를 완전히 장악하다시피 해서 쳐내고 싶지만 업무상 과실도 없고
서실장이 한수현의원의 보스라는 설이 있어 함부로 대놓고 견제하기도 힘들어해요. 까딱하면 당에서도 집단 반발할테니...”

“ 청와대는 능력도 없으면서 그런 쓸데 없는 욕심 버려야 합니다.
한수인 서혜림 라인과 정권 끝까지 가는 게 맞습니다.
거기다가 한수인의 라인인 이강국의 중수부가 검찰의 핵심중의 핵심입니다.
청와대가 까딱 잘못 생각하면 한국림의 반발에 레임덕 가속화되고 그나마 지금껏 한국림 덕분에 쌓은 공적까지도 물거품 됩니다.“

“ 수림의 정치 성향은 청와대의 잘못에 반발하고도 남습니다.
청와대에 순전히 자기들 능력으로 입성했고 그만한 성과도 이루었지요.
중수부장 이강국도 한수인과 뜻이 같을 것이고......
한국라인의 검사들도 청와대보다는 그들 보스인 한국라인을 따를테니....
청와대는 욕심 버려야지요.”

“ 그럼요. 잘못해서 한국림이 이 정권에서 이탈해 버리면 우리당도 거덜납니다.
그 때는 한수현계의 집단이탈도 충분히 예상해야 하고요.”

“ 한국림 라인과 한울타리, 한포럼이 여당과 청와대에 등돌렸다고 생각해 보세요.
국회 과반 의석 무너지고 그들이 야당과 손잡으면 앞으로의 모든 선거는 지금과는 상황이 완전히 반대가 됩니다. 누구든지 그런 미친 짓을 하려고 하면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당장 방송에 나가 한수현이나 서혜림과 맞붙을만한 인물도 없어요.
네티즌들이나 유권자들이 누구 편 들 것 같습니까? ”

“ 듣고 보니 모골이 송연합니다.
당내 다른 계파들의 반발은 찻잔속의 태풍이지만 소문대로 서혜림실장이 한수현의 보스이고
그들이 동반 이탈 한다면 당과 정권의 존립마저 무너뜨리겠군요. 한국 라인도 같은 묶음으로 봐야 하고요.”

“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다른 세력들이 같잖지도 않게 견제하면 따끔하게 뭐라 하세요.
차기 총선을 비롯한 선거는 내 사람 심기 꿈도 꾸지 말라하고요.”

“ 거기다가 대한일보를 비롯한 여론이 누구 편일 것 같습니까?
기껏 개혁 작업을 한 공신들과 젊은 개혁 성향 의원들 쫒아내는 여당이나 청와대 두둔할 것 같습니까?
꿈도 꾸지 마세요. 여론전은 무조건 청와대와 여당이 지는 겁니다.”

“ 돈이나 이권으로 틀어막는 것도 힘듭니다. 한수현 집안이나 서혜림실장측이 가진 자금력이 워낙 막강해서요...
그들 라인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테지만 여당이나 청와대는 우왕좌왕 할 겁니다.
정부측 고위직들도 아마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지요.
그들은 이미 절반은 정치인들이니 누가 명분에서 앞서고 이기게 될런지 알겠지요.”

“ 돈이라니 생각나는군요. 한의원 집안이 대주주로 있다는 퍼시픽금융이 곧 상장한다지요?”
“ 그렇습니다. 미국 월가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인답니다.
예상대로면 미국 금융사 랭킹에서도 10위권은 충분하다고들 하더군요.”

“ 그 정도면 한의원 집안에 상장에 따른 배당금도 어마어마하겠군요. 퍼시픽 개발때보다 더 많을 것 같구만요.”
“ 그렇다고 봐야지요. 한울타리 멤버나 한포럼이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건 그런 경제적인 이유도 무시 못할 겁니다. 어려울 때는 한울타리 재단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으니까요.
몇몇은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재단측인지 아니면 한의원 개인재산인지 출처는 모르지만...“.

” 입장 바꿔 내가 한울타리나 한포럼 멤버라도 다른 곳에 가기 싫겠군요.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그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니....“

“포럼 멤버들이 마음만 먹으면 한의원측에 요청하여 재단이나 정산대학교나 성산여대에 자리를 구할 수도 있지요. 대한일보도 가능하고요. 그 정도의 능력은 모두 되니까요.”

“ 정산대학교는 반값등록금에 이어 다음 학기부터 학생들과 교직원들에 대해 점심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반값등록금에 무상점심까지라니 학생들 반응은 폭발적이고 아주 난리가 났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앞으로 조석식사까지 전부 무료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구요. ”

“ 그 얘긴 들었습니다. 교육위 의원들이 현장 참관차 가서 점심 먹어 봤는데 좋더라고 하더군요.
재단측에서 그렇게 사회에 환원을 많이 하니 학교이미지도 점점 좋아지는가 봅니다.
이미지 개선 효과가 상당하거든요. 우리 막내 딸이 정산대학교 가는게 목표랍니다.
졸업 후의 학교 이미지가 그렇게 기대가 된답니다. “

“ 제 조카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군요.
당장 등록금부터 비교가 안 되는데다가 학교내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형식의 근로장학생들도
타대학보다 많아 알바 자리 구하기도 수월하다고요.
교수진 수준은 이미 한국에서는 최고랍니다.
외국인 교수일수록 대학의 강의를 맡을 때 재단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게 보는데 정산대학이 국내 최고 등급이랍니다.”

“ 이화란 화백이 그래서 자기 전재산 기부까지 하면서 정산대학교에 교수를 간 겁니까?
학교에서 평생 교수해 봐야 기부한 재산의 10분의 1도 못 번다면서요?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그 학교에서는 일어 나고 있으니....”

“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난 몇 달 한국에서 계속된 사정 정국은 이해됩니까?
근데 결국 몇 달 동안 계속되었고 이제야 좀 조용해지고 있지요.
우리가 몸 담은 정치권도 남들이 보기엔 이해가 안 될 겁니다...”

혜림의 집. 야경을 보며 생각에 잠긴 그녀의 표정은 엄숙했다.

‘ 청와대에 들어온지도 꽤 되네.
그 동안 청와대 비서관들과 한국라인을 우군으로 만들고 우도희 안보실장을 통해 군과 기무사에도 적지 않은 우호세력을 심었고....
개혁도 마무리되고....이젠 정권 중반기 넘어가면 청와대는 떠나는 게 맞겠구나.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가 아무래도 차기 대권 노리고 자금 만드느라 위험한 장난을 치는 것 같은데 .....
내가 그 쪽으로 가야 할 지도.....아무래도 서울시장이 더 위험하겠지.’

‘ 서울시장으로 가게 되면 선거 때부터 희주를 측근으로 불러야겠구나.
한국 라인은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놓고......
차기 비서실장은 한수인에게 중앙지검장은 이강국에게 맡기고 우도희는 국방장관으로 내보내는게 한국라인과 덜 부딪치겠지.
우도희 자리의 안보실장 자리가 문제인데 역시 국정원장을 안보실장으로 앉히고 그 놈을 국정원장에 승진시키는 게.....
가장 무난한 그림이 되겠구나.’

‘ 한수현은 임신을 핑계로 당분간 정중동의 움직임으로 내실을 다지게 될 것 같고.......
한수인 후임의 민정수석은 고검장 출신인 21한포럼 강준기 대표가 적임자일 듯 하구나.
여당의 나머지 둘과 야당의 하나는 지금처럼 하면 되고....포석은 계획대로 될 것 같은데.....
기득권들의 반발이 변수가 되겠군.’

천재 혜림의 머리 속에는 이미 1,2년 후의 정국 구상이 완료되어 있었다.
남은 기간 그렇게 그림을 그려 가는 일만 남았을 뿐....

" 한수현이 가진 인맥이 내 정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겠구나.
마르스님이 정확하게 판단해서 한수현을 새주인으로 선택했겠지.
마르스님를 대신해 이 서혜림의 목에 개목줄을 채울 새로운 주인님이 한수현이라....."

혜림이 마르스의 말을 떠올린다.

" 내게 어울리는 수캐는.....똥개라 하셨지.
제주도에서 똥돼지와 같은 환경에서 키우고 교육시키는 중이라고....
내 수캐는 한수현의 수캐 벤보다 못해야 한다고....
결국 마르스에게 나는 한수현보다 못한 그런 용도.........
10년 넘게 길들여진 말할 줄 아는 개일뿐....
이종사촌 누이에게 던져 줘도 아깝지 않은 그런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구나....
........아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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