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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0:36 2,987회 0건
바이러스바이러스

박 봉구(26)

이 춘식(25)

김 유석(26)

성 하얀(17) 외 예술고 미술과생



4부 작은 여체는 화폭이다.



“그 때 그년들 한 번 더 먹어봤으면 좋겠다. 아 꼴려”

유석은 봉구네 세차장의 단칸방에서 뒹굴다 바지 속을 주무르며 쉰 소리를 하자 닭목을 친 일도 아예 집어치고 세차장에 눌러 앉는 춘식도 컴퓨터의 모니터를 보며 거들었다.

“이런 년 한번 데리고 놀았으면 원이 없겠네. 이 년 봐라 이 잘빠진 다리하며 통통한 허벅지. 난 이런 가죽 구두를 신은 년을 보면 벗겨보고 싶어 미치겠어.”

“저 새끼는......, 정말 못 말릴 놈이야. 야 임마 창피하지도 않냐? 냄새 푹푹, 나는 발이 뭐가 좋다고. 난 임마 창피해서라도 말도 안하겠다.”

“하기 싫음 마라 새끼야. 공무원 자식이 잘 놀고 있다 임마. 세금이 아까다 아까워”

“니 새끼가 세금이나 내냐? 닭 목이나 쳐대는 주제에......... 낄낄”



얼굴이 붉어진 춘식은 유석의 말에 거칠게 대꾸를 하면서도 자신이 왜 그렇게 여자의 발이나 신발, 스타킹 따위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앞뒤가 꽉 막힌 펌프스류의 구두를 보면 코를 여자의 발바닥이 닿았을 그 바닥에 대고 냄새를 들이키는 자신이다. 그때마다 야릇한 내음, 아니 여자의 땀샘에서 흘러나온 분비물과 스타킹의 은은한 향은 좆대가리를 까딱까딱하게 만들곤 했다. 그래서 음식점도 신발을 벗고 들어간 곳을 좋아했다. 자신의 구두를 벗어 신발장에 넣을 때도 먼저 놓여진 여자의 검정 구두를 힐끗 보면 바지 속이 꿈틀대며 빨리 그 구두를 얼굴에 가까이 대라는 마음속 외침이 들려왔다. 정말 손을 펼칠 뻔한 적도 있었다.

바닥에 놓은 구두 바닥이 훤히 보이면 바지를 풀고 좆을 꺼내 그 구두에 넣고 비비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좆대가리를 만지작거리며 흥분을 하곤 했다. 기회가 좋을 때는 앞선 여성 일행이 차례대로 신발을 벗을 때도 있었다. 춘식은 일부러 천천히 들어서며 구두에서 발을 빼는 여자의 다리와 스타킹의 발을 뚫어지게 봤다. 짐짓 모른 척 그 옆에 앉아 고개를 최대한 숙였다. 조금씩 느껴지는 여자의 구두 향과 발의 내음. 춘식의 머리를 흔들어 댔다.

자리를 잡을 때도 일부러 여자의 발바닥이 잘 보이는 자리를 골랐다. 음식을 먹은 시간보다 그 여자의 스타킹에 쌓인 동그랗거나 갸름한 발바닥을 보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안주는 머리 속에 떠오른 그 여자의 통통한 발이다. 술 한 잔에 발가락 하나를 빨고 또 한잔에 발등을 빤다. 점점 오른 입술은 어느새 여자의 하얀 허벅지에 머물러 있다. 다리를 모은 여자의 두 발바닥은 그의 훌륭한 안주였다. 냄새를 맡지 못하지만 눈으로 그 향을 즐겼다.

한때 업소에 있었을 때도 그 버릇이 뛰어나왔다. 조그만 단란주점에서 입구를 지켜야 했던 적이 있었다. 해가지면 하나둘씩 기어들어오는 기집년들은 들어올 때 신고 있던 구두는 벗어던지고 신기 편한 슬리퍼 스타일의 신발로 갈아 신은데 대기실에 아무도 없을 때는 몰래 들어가 그 구두를 들어 얼굴에 박곤 향기를 맡곤 했다. 가죽 향에 곁든 여자의 발 내음은 춘식을 흥분시키기도 남았다. 바지춤에 손을 넣고 조몰락거리며 한참을 기분 좋게 보내곤 했다. 빨간색은 별로였다. 검정이나 갈색 특히 겨울철엔 부츠가 좋았다. 향수 통 같은 부츠는 향기를 오래도록 간직했다. 운동화는 질색이었다. 가죽의 진한 향보다 헝겊이나 땀내음이 더 독했기 때문이다. 어쩔 때는 그런 독한 냄새가 좋을 때도 있었다. 검정 가죽 구두에 흥분한 뒤엔 그런 독한 냄새가 더 강한 자극을 주었다. 그때마다 근육은 부풀어져 손아귀에 무언가 쥐어지면 모래알처럼 으스러질 것 같았다. 그 흥분을 참을 수 없어 대신 닭목을 칼로 내리치며 품어져 나온 피를 뒤집어썼다.



“아 그만 좀 해라. 잠을 못 자겠다. 그렇게도 하고 싶냐 응?”

일요일 낮. 그 이상한 교회를 다녀온 봉구는 방에서 뒹굴다 잠이나 자겠다고 하더니 하도 시끄러운 바람에 잠이 달아났다 보다. 길게 하품을 한 봉구는

“좋아. 내일 저녁들 시간 있지? 내가 또 한번 시범을 보여주마. 너희들 간댕이를 키우려면 한참을 더 보여주어야겠다. 대개 한번 하면 곧장 자립하던데. 너희들은 영, 쯧쯧쯧”

유석과 춘식은 그런 말이 뭐 대수냐는 표정이다. 오히려 내일을 말하는 봉구가 그렇게 존경스러울 수 없었다. 춘식은 그 큰 몸을 가까이 기울며

“뭔데? 응. 저번에 했던 것처럼 사기 치는 거야? 그것도 좋겠더라. 뭐 자주 할수록 노하우가 생기는 거니까. 그렇지 유석아”

“그렇긴 한데. 난 좀 겁이 난다. 내 얼굴 팔리면 인생 종치는 거 아냐? 너야 뭐 별것 없지만”

“이 새끼가 하는 말마다”

“그만. 싸울 힘 있으면 나가서 라면이나 끓여 와. 스승님 배고프다”

스승. 그렇다. 자기는 친구들을 인도하는 스승 같은 존재가 아닌가. 요한이 스승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사막과 들과 강을 가로지르며 말씀을 전파한 것처럼 이 놈들도 자신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제자 같은 존재일 것이다. 세상은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되어 있는 것. 천사가 악마와 싸우다 대부분 죽은 이유는 악이 더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봉구는 그렇게 믿었다. 오늘도 교회에서 들은 설교는 정말 감명이 깊었다. 세상의 종말 - 아마겟돈이 곧 도래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 지하의 아버지이시여.

목사는 목소리를 길게 끌며 아버지를 불렀다. 봉구는 하느님과 싸울 수 있는 사탄을 마음 속으로 불렀다. 사탄은 거대한 좆을 끌며 땅 속에서 나왔다. 그 위용은 너무 멋있었다. 아 사탄이시여. 봉구는 하마터면 입 밖으로 내뿜을 뻔 했다. 그러나 결국 하느님이 승리하였다. 목사는 눈물을 흘리며 손뼉을 쳤다. 그러나 위대한 사탄이 곧 오리라. 곧 왕림하시리라.



“여기다. 오늘 너희들에게 멋진 밤을 보여줄 곳.”

봉구가 가리키는 곳은 어둠이 으슥한 학교 건물이다. 다음날 저녁 다시 만난 셋이 봉구를 따라 간 곳은 청주 흥덕구에 있는 예술고교였다. 밤이 내린 교정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할뿐 둘에게 희열을 가져다 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유석이 먼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런 어둔 학교에 뭐가 ? 하는 표정이다.

“가방이나 잘 들어. 흘리지 말고.”

가방엔 봉구의 지시대로 멀리 떨어진 슈퍼에가 그것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산 노끈과 수건, 청 테이프, 칼 따위가 들어 있었다. 수건은 그냥 물수건 같은 걸로 제조회사는 찍혀 있지도 않은 것이다. 칼과 장갑은 집에 있는 것을 들고 나왔다.

“저번에 먹었던 년들이 어디 학교 다니는지 알아? 바로 여기야. 내가 다 알아봤지.”

“그래?”

춘식은 역시 대단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때 그년들을 또 덮친다는 건가? 것도 좋지. 입이 벌어졌다.

“이번 여름 축제를 준비하느라고 거의 밤을 샌다는 정보를 얻었지. 오늘 밤도 아마 실기실에서 준비를 하고 있을 거야. 우리들의 먹이들이”

“그럼 어서 가자고. 빨리 해치우지 뭐”

유석이 담장에 손을 얹으며 뛰어오를 자세를 취하자 봉구가 끌어 내리며

“뭐가 그리 급해. 우리가 도둑이냐 담을 넘게. 유석이 넌 여기에 있지 말고 저기 교문 있지. 그 앞에서 기다려. 혹시 누구라도 찾아오면 연락을 빨리 취하란 말이야. 우리가 일을 끝내 놓으면 전화 때릴 테니까. 실수하지 말고”



유석이 그쪽으로 가자 그때서야 담을 넘은 둘이다. 가벼운 몸놀림이 마치 고양이 같다. 사뿐히 사시나무 숲에 뛰어내리자 손전등을 내밀었다. 웬 손전등 하는 춘식에게

“당황하지 말고, 마치 순찰을 도는 청경처럼 행세를 하란 말이야. 애들이 이상한 눈으로 봐도 무시하고 당당하게 걸어가. 알았지? 넌 이쪽으로 난 이쪽으로”

교사는 두 동이었다. 앞동은 춘식이 뒷동은 봉구가 맡기로 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춘식은 앞동으로 가봤지만 교무실이나 경리 같은 사무실뿐이지 연습실이나 실기실은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뒷동으로 갔다. 멀리 희미한 인기척이 보였다. 봉구다. ‘조용히’ 하라는 손짓이다. 1층은 불이 커져 있지만 2층은 불빛이 창문 밖으로 흘러나왔다. 도란도란 애기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 한 년은 아니었다. 적어도 두세 년은 돼보였다.

“됐어. 유석에게 연락해 빨리 들어오라고 해. 단번에 해치워야지 잘못해서 요란 떨면 이거다. 뭔지 알지?”

목을 손으로 그은 시늉을 누가 모를까. 인생 종치는 거 다 안다. 더구나 미성년자를 덮치면 인터넷에 다 떠도는 거 아닌가. 쪽팔림 정도가 아니다.

춘식이 통화를 끝내고 휴대폰을 끄자 봉구는 재빨리 어둠 속으로 빨아들여지듯 사라졌다. 사라진 게 아니라 2층으로 올라간 계단을 벌써 밟고 있던 것이다. 마스크를 쓴 얼굴이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보였다. 너도 써, 눈짓대로 춘식도 마스크를 썼다. 감기환자는 아니지만 얼굴 알릴 일은 아니다. 장갑도 꼈다.

복도는 형광등 빛으로 훤했다. ‘야 스위치 내려’ 뒤늦게 헐레벌떡 뛰어온 유석에게 손짓으로 스위치를 가리켰다. 순간 먹물에 빠진 복도다.

“자 다음은 저기 보이지. 문이 조금 열려 있는 교실 말이야. 내가 먼저 들어가면 너희들도 잽싸게 들어와 보이는 년이 누구든 후려처란 말이야. 찍소리도 나오지 않게 해야 해. 아무도 없는 것처럼. 알았지?”

얼결에 고개를 까닥인 둘에게 수건과 노끈, 청 테이프를 가방에서 꺼내 주었다. 그리고 봉구 자신은 칼을 들었다.

문 사이 작은 틈을 살피던 봉구가 손가락 다섯을 폈다. 다섯 년이라는 말이다. 손가락을 거둔 봉구는 너무도 조용히 교실 안으로 사라졌다. 유석과 춘식도 당황한 몸짓으로 열린 문으로 뛰어 들어갔다. ‘악!’ ‘엄마야’ 놀라서 지르는 비명소리는 손에 들린 칼 때문인지 몰라도 덜덜 떨고만 있을 뿐 비명소리는 흐느낌으로 잦아들었다.

“쉿, 조용. 떠들면 다친다. 너! 너! 움직이지 마. 그냥 그대로 앉아 있어. 우린 금방 갈 거니까 그때까지 조용히 있으란 말이야. 그렇지. 입 다물고”

봉구는 칼을 공중에 북북 그으며 겁을 먼저 준 다음 둘에게 눈짓을 했다. 노끈을 꺼내들자 그 중 한 년이 일어나 달아나려 했다. 춘식이 그대로 낚아채 어깨를 잡곤 아랫배를 갈겼다. ‘헉!’ 짧은 외마디를 지르며 배를 안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얀 교복 상의가 목련 같다. 치마 아래로 드러난 종아리가 통통하다. 숨을 쉴 수 없는지 배를 안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 교실을 빙 둘러 앉아 이젤을 바치고 있었다. 가운데는 사과와 배, 바나나 등이 담겨 있는 바구니가 탁자 위에 놓여 있다. 정물화를 그리고 있었나? 춘식은 물감이 아직 마르지 않은 화판을 건네다 봤다. 유화다. 끈적끈적한 휘발성 냄새는 물감과 붓을 씻어낸 통에서 나오고 있다. 휘발성 물통은 기름기가 가득하다.



“움직이지 말랬지. 다들 눈 감아, 얼른. 눈 뜨면 이 칼로 파버리겠어.”

봉구는 진짜 눈을 파버릴 것처럼 칼을 얼굴에 대자 하얀 얼굴에 젖살이 통통한 볼을 가진 계집애는 놀란 눈으로 얼굴을 가렸다.

“야, 임마. 뭐하고 있어. 빨리 빨리”

봉구가 인상을 쓰며 유석을 보자 노끈을 풀어 옆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년의 두 손목을 뒤로 돌려 묶었다. 반항할 기미가 보이면 칼로 쑤시겠다는 시늉을 봉구가 적절하게 보여줬다. 칼은 무언의 공포다. 날카로움은 마음을 얽매고 몸을 얼어붙게 만든다. 소금을 몸에 바른 미꾸라지들이 처음엔 파닥파닥하다 종내 조용해지는 것과 같다.

유석이 하나하나 손목을 묶고 나면 그 다음 춘식이 발을 모아 묶었다. 하얀 양말이 눈송이처럼 눈을 부시게 했다. 실내화 아니면 슬리퍼를 신고 있는 발은 하얀 목양 양말에 쌓여 있었다. 벗기고 싶은 욕구가 불끈불끈 치솟은 춘식은 손으로 작은 발을 감아쥐었다. 꿈틀거리는 것이 살아 있는 동물 같았다. 따스한 느낌이 좋았다. 거기에서는 향긋한 소녀의 내음이 풀려나올 듯 했다.

손과 발을 모아 묶자 봉구는 허리를 편 춘식에게 물수건과 테이프를 건넸다. 입과 눈을 막고 가리라는 것이다.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혹시라도 얼굴이 알려지면 낭패다. 이 년들이 지금은 칼 앞에서 조용하기가 훈련 받은 개 같지만 나중에는 미친개처럼 자기들을 물지도 모를 일이다.

물수건을 입에 틀어넣고 테이프로 입과 눈을 감아 돌리자 그때서야 긴 침묵이 찾아왔다. 편안함이 흐르는 미술실이 된 것이다. 그때서야 마스크를 벗은 봉구는 창문의 커튼을 다시 확인하고 아이들의 소지품을 뒤졌다. 역시 휴대폰이 나왔다.

“요즘에는 신경을 많이 써야 돼. 생활이 편리한 만큼 작업을 할 때는 두루두루 살펴야 하지. 이 게 누구 거야? ‘하얀 꿈’이란 이름을 쓴 년.”

눈과 입을 가린 계집애들이 얼굴을 처박고만 있을 뿐 꼼짝을 않자 봉구는 가까이 앉아 있는 년의 뺨을 후려쳤다. ‘짝!’ 소리가 너무 커 누가 들을까 겁이 날 정도였다. 얼굴엔 붉게 손자국이 났지만 막힌 입으로 나오는 소리라곤 ‘끙, 끙’ 뿐이다.

“우리들은 말이야 질질 끄는 것은 질색이거든. 질질 짜는 것도 질색이지만 입을 다물고 시침 떼는 년들도 아주 질색이야. 누구 거야?”

그때서야 가운데 앉아 있는 년이 머리를 앞뒤로 흔들며 끽끽, 댔다. 자기라는 것이리라.

“유석이 넌 다 뒤져. 혹시 휴대폰이 나오면 배터리 빼서 치워버려. 춘식이 넌 이 년을 안고 따라와. 만사불여튼튼 이란 유명한 격언이 있지.”

따로 옮긴다는 말을 들은 하얀 꿈은 몸을 일으키며 도망치려 했다. 눈이 가려진 년이 도망을 가면 얼마나 가겠냐 했지만 춘식은 머리채를 낚아채서 몸을 들어올렸다. 발버둥치는 년이 무겁게 느껴졌다. 아랫배를 가볍게 때린 후에야 발버둥이 가라앉았다. ‘끄윽’ 소리를 내는 ‘하얀 꿈’은 잘 빠진 몸매다. 치마 아래로 드러난 종아리가 탐스러웠다. 이름은 하얀 꿈이지만 종아리는 갈색으로 고운 선을 그리고 있다. 태양에 그을린 보기 좋은 다리다. 춘식은 입맛을 다시며 들쳐 업고 봉구를 뒤따랐다.

“너 잘 들어. 오빠들 말 잘 들으면 그냥 두지만 말 안 들면 너부터 그어 버린다. 알았어?”

고개를 꺽은 ‘하얀 꿈’의 뺨을 칼등으로 두어 번 때리자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얼굴을 하얗게 질렸다.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서 들리는 남자의 차가운 음성은 무서웠다.

“이 년, 어린년이 몸은 좋네. 풋풋한 게. 인삼보다 더 좋은 것이 고삼이라지만 진짜 맛은 이런 비릿한 애들이지. 그러나 먼저 할 일이 있지”

휴대폰을 꺼내든 봉구는 덜덜 떨고 있는 계집애 입에 가까이 댔다.

“알지? 니 선생한테 전화하라고. 오늘밤은 여기서 꼬박 세워 그림을 그리겠다고 하란 말이야.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경비에게도 방해하지 말라고 하고”

계집애는 겁먹은 얼굴을 위아래로 까닥거렸다.

“입 막은 것 빼줘. 만약 딴 짓하면 그대로 목을 조여 죽여 버리라고. 인생 쫑으로 만들어 버려”

덩치 큰 남자가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떼어내고 하얀 물수건을 빼내주자 숨을 급하게 몰아쉬면서 학학, 땠다. 코로 숨을 쉴 수는 있었지만 입으로도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세상의 공기가 허파 속으로 찾아들자 그때서야 입을 닫았다.

“이제 말해. 이 오빠가 애기한대로”

계집애는 휴대폰에 대고 띄엄띄엄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내용은 그것이 그것이었다.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목줄을 파고든 시퍼런 칼날은 불러준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잘 했어. 이젠 내일 아침까지 넌 내 품에 있는 거야. 그림도 많이 그리게 해줄 테니까 안심해.”

그림을 그리게 해준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춘식은 몰랐다.

“자, 그럼 달콤한 속살을 먹어볼까. 이런 년들은 어린 살이 부드러워 입에만 넣어도 살살 녹아들지."

다시 물수건으로 입을 막은 봉구는 춘식이 묶여있는 팔을 위로 잡아 올리자 치마 속으로 얼굴을 묻었다. 연한 고동색 치마가 들썩댔다.

“으........, 윽, 윽”

얼굴을 일그러트린 ‘하얀꿈’은 다리를 모아 치마 속을 파고든 얼굴을 막으려 했다. 봉구는 묶인 두 발목을 풀고 옆으로 활짝 벌렸다. 치마가 밀리면서 윤기가 흐르는 허연 두 허벅지가 드러났다. 허벅지가 모이는 삼각지에는 푸른빛이 도는 팬티가 부끄럽게 걸쳐 있다. 가장 소중한 소녀의 샘은 이 한 장의 푸른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팬티 앞부분, 그러니까 계집애의 보지 털로 도톰하게 솟아난 부분은 물기에 젖어보였다. 봉구 자식이 침을 흘리면서 입으로 빤 자국이다. 여자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놈도 이런 어린년들에게는 쏠리는가 보다. 다리를 비틀며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지만 다행스럽게 멱 따는 소리를 내지르진 않았다. 칼날이 가슴을 톡톡 건드리는데 감히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지를 수 있겠는가. 물수건이 쑤셔 박힌 입으로 ‘학학’ 대며 머리를 젖혔다. 생머리가 그때마다 하얀 얼굴을 가리곤 했다.

춘식은 벌써 여고생의 하얀 발목양말에 시선이 박혔다. 바닥이 나무가 아니라 시멘트여서인지 학생용 구두를 그대로 신고 있었다. 검정 구두에 살짝 드러난 양말이 참을 수 없는 흥분을 주었다.

“야, 그년 속살 좃나게 부드럽네. 졸깃졸깃 한 게......., 냄새도 풋풋한 게 그만인데.”

봉구는 얼굴을 푸른빛이 도는 팬티에 코를 박으며 혀를 날름 거렸다. 혀는 하얀 허벅지를 스치다 봉긋한 팬티를 적셨다. 작은 엉덩이를 옆으로 비틀며 입을 피하려는 계집애다.

“가만히 있어 이 년아. 자꾸 움직이면 아예 칼로 박아버린다. 응?”

“으으으.......”

어린년이 그 말이 무서운지 찡그리며 신음을 냈다. 팔은 뒤로 돌려진 채 억센 남자의 손에 잡혀 있어 상체를 움직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체도 남자가 손으로 양발을 잡아 벌리고 있어 움직일 수 있는 몸은 엉덩이 뿐이었다. 그러나 그 움직임도 칼로 박아버린다는 위협에 꼼짝 목한 채 바들바들 떨고만 있었다. 눈물이 테이프 밑으로 비췄다. 물수건이 박힌 입에서 연신 막힌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럼 진짜 속살을 볼까? 이런 거추장스런 팬티는 벗겨준 것이 좋겠지. 다리를 오므려 그렇지, 엉덩이 들고. 야, 이 털 봐라. 요즘엔 어린 것들도 털이 부수수하다니까. 저번 그 년들도 털이 좆나게 많이 났더니”

‘하얀꿈’은 봉구가 팬티를 벗기려고 발을 풀어주자 무릎을 세우며 아랫도리를 숨기려 했다. 몸을 옆으로 돌리며 다리를 모았지만 양끝 밴드를 잡고 아래로 쑤욱 벗기자 통통한 엉덩이를 드러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잘 어울린 하얗고 탐스런 엉덩이다. 적당한 살집에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히프였다. 발가벗은 엉덩이는 허벅지와 숙성한 다리까지 매력이 있다.

다시 두 발목을 잡아 옆으로 쫙 벌리자 시커먼 털 아래로 눈부신, 춘식은 정말 눈부신 계곡을 본 듯 했다. 깨끗한 인적이 닿지 않은 산속 계곡에 혼자 있는 듯한 착각을 가졌다. 코 끝엔 싱그러운 계곡의 물 내음과 풀향기가 묻어났다.

“?....., ?....”

“우......, 우.......”

봉구는 갈라진 틈에 혀를 디밀고 빨아댔다. 그때마다 계집애는 몸을 뒤채며 신음을 냈다. 봉구는 발목을 잡던 손을 아래로 옮겨 무릎 바로 밑을 잡았다. 위로 들어올리자 엉덩이가 바닥에서 떨어질 정도였다.

춘식은 찌푸린 계집애의 얼굴과 비음 섞인 신음을 마시려는 듯 얼굴을 가까이 댔다. 속눈썹이 예뻤었다고 기억했다. 하얀 얼굴이 <하얀꿈>이란 별명과 잘 어울렸다. 얼굴의 연한 로션내음이 춘식의 코를 간즈렸다. 두 손목을 잡아 하나로 꽉 잡은 그는 다른 한 손으로 접힌 발목을 잡아당기며 몸을 틀었다. 봉구는 풋풋한 보지에 코를 박고 단물을 빠는 벌처럼 ?, 소리를 내고 있다. 두 손목을 다리로 내리누르고 계집애 왼발을 잡아당기자 검정 구두와 양말 신은 발이 곧게 펴졌다. 빠른 동작으로 구두를 벗겼다. 작은 구두는 쉽게 벗겨지며 발목 양말만 드러났다. 하얀 양말이 하얀 얼굴 같았다. 종아리가 매끈하게 손길에 스쳤다. 입으로 물고 싶은 충동을 누르며 천천히 양말을 벗겼다. 다리가 젖혀지며 계집애의 몸이 옆으로 밀리자 봉구는 번들거린 얼굴로 춘식을 보다 씩 웃으며 다시 얼굴을 처박았다.

가느다란 발목과 달리 통통한 발이다. 가지런한 발가락과 부드러운 세무가죽 같은 발바닥이 손에 잡혔다. 춘식은 천천히 입과 코를 통통한 발에 댔다. 발름거린 코를 파고드는 향기는 그의 심장을 쿵쿵 뛰게 하고도 남았다. 발가락 사이를 벌려 냄새를 맡다 발등, 아름다운 선을 그린 발 옆 살을 깨물며 뒤꿈치의 몽톡한 살을 핥았다. 처녀 같은 깊은 향기가 아닌 아주 어린 향기였지만 또 다른 맛이 느껴진 그다.

“야 임마. 그만 하고 꽉 잡아. 이 형님이 본격적으로 개통식을 한번 할 테니까. 너, 처녀야? 아다라시냐고? 한번도 해본 적 없단 말이야?”

윽박지르듯 거친 물음에 처음엔 무슨 말인가 모른 계집애가 알아채고는 머리를 옆으로 흔들었다. 그러니까 몸을 더럽히지 말라는 애원인가,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으으, 하는 신음을 내질렀다. 한 쪽 발이 위로 비틀어 젖혀지자 아랫도리가 찢어질 듯 아팠다. 발을 빼내려는 몸짓을 했지만 허공에 버둥거리기만 할 뿐 남자의 강한 힘을 이겨내지 못했다.

“거짓말하는 것 같은데, 요즘 애들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냐. 다들 발정 난 똥개마냥 엉덩이를 흔들고 다니던데, 안 그래?”

“크흐.......,”

몸을 올라탄 봉구는 바지를 허벅지에 걸친 채 계집애의 허리를 잡고 그대로 무게를 실었다. 침으로 반질반질해진 구멍이지만 그 큰 좆을 받아들이게는 너무 좁았단 탓일까 계집애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비명을 지른 것이다. 머리를 흔들며 상체를 버둥거린 통에 다리로 누른 손이 빠졌다. 두 손으로 어깨를 밀며 봉구의 몸을 떼어내려는 필요 없는 동작을 했다.

“야, 이 년 다리 좀 잡아. 기분 잡치게 하지 말고. 섹스는 편안하고 잔잔하게 해야지 이러면 기분이 파이야. 물결이 거세면 항해하기 힘들지 않겠어. 잡아”

춘식은 양말이 벗겨진 발목과 아직 검은 구두가 신긴 한 쪽 발을 잡아 앞으로 잡아 당겼다. 그 통에 계집애의 아랫도리는 찢어질 듯 벌려지고 봉구의 시커먼 좆대가리가 조금 박힌 어린 보지가 보였다. 침과 계집애가 흘린 분비물이 반질거렸다. 분홍색 음순이 봉구의 시커먼 좆을 자르듯 싸안고 있었다.

“움직이면 정말 칼로 후벼버린다. 금방 끝나니까 가만있어, 알았어?”

‘뿌욱!’ 창호지를 손으로 뚫은 듯한 소리가 아래서 들렸다. 몇 번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던 봉구는 참을 수 없었던지 그냥 힘을 줘 내리 박은 것이다. 막힌 구멍이 펑 뚫린 소리를 내며 계집애는 눈을 감은 채 얼굴을 누이고 아픔을 참고 있다. 춘식은 잡고 있는 계집애의 발가락이 오물거린 모습을 모며 또 흥분을 했다. 이 발가락 사이에 좆을 끼고 부비고 싶은 것이리라.

‘후......, 후......“

빠른 호흡에 이어 천천히 숨을 쉰 봉구가 계집애 몸에 올라탄 채 가만히 있다 만족한 웃음을 지며 하얀 교복 상의에 봉긋 드러난 젖가슴을 만졌다.

“아주 쫄깃한 게 먹음직스럽군. 또 하고 싶지만 이따가 하자고. 너도 또 하고 싶지? 한번 맛들이면 큰일 나. 이따 해줄 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귀여운 것!”

뺨을 톡톡 건드린 봉구는 일어나 바지를 입고 축 늘어진 하얀꿈을 손으로 가리키며 교실을 나섰다. 치마를 허리께에 걸친 계집애는 얼굴을 누이고 어깨를 들썩이고 있다.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지만 하얀 허벅지와 엉덩이가 탐스럽다. 양말이 벗겨진 통통한 발이 예쁘다. 손가락 사이로 허연 거품 같은 게 품어져 나왔다. 간간히 붉은 빛이 비치는 게 처녀막이라도 터졌던지 아니면 보지 문이 뜯겼지 않나 싶었다. 봉구란 놈은 워낙 물건이 커서 게다가 빵에서 박은 다마가 울통불통한 게 꼭 못 박은 야구방망이 같은데. 그런 것으로 후비면 아무리 달고 닿은 개보지라도 밑이 빠지는 고통을 느낄 것이다. 아니 빠지기만 할까, 꽉 메운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며 빠져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느낄 것이다.

춘식은 물수건에 입막음을 하고 있는 계집애를 일으켜 세워 끌다시피 유석이 있는 미술실로 갔다. 그가 들어서자 본 풍경은 봉구가 적당한 의자를 끌어 당겨 한쪽에 앉아 유석이 하는 모양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거다. 하얀꿈으로 불린 년은 춘식에게 안기듯 끌려와 봉구 옆 바닥에 던져졌다. 풀썩 소리를 내며 테이프 풀린 인형마냥 시멘트 바닥에 떨어졌다. 손은 뒤로 묶이고 입까지 테이프로 붙여졌다. 정신을 찾은 듯 막힌 입으로 우우...... 상처 입은 소리를 내고 있다. 팬티는 춘식의 손에 들려 있다. 돌돌 마니 한 움큼도 안 된다. 푸른빛이 돌던 팬티는 춘식의 손에서 이슬비를 뿌리고 있는 듯 하다. 푸른 안개 같은 팬티다. 아직 소녀의 향기가 가시지 않은 팬티다. 얼굴에 파묻듯 가까이 대고 끙끙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하, 이 년들 죽이네. 이 탱글탱글한 젖통하며......, 뽀시시한 얼굴이며, 젖냄새 팍팍 풍기는 입하며......, 이리 와 봐 이 년아. 뜨거운 키스를 퍼부어 줄께”

붉어진 얼굴의 소녀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유석의 손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손, 발이 묶여 의자에 걸쳐진 계집년은 기껏 물수건에 막힌 목구멍으로 으으으......, 비명을 지를 뿐이다.

한바탕 일을 치루는 동안 유석은 손 발 따로 묶어 놓은 계집애들 중 둘은 손과 발을 서로 맞대 묶어 두었다. 나무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로 발을 들어올려 손으로 고정시켜두자 아랫도리가 벌어지며 눈앞에 하얗고 노란 팬티가 눈을 부시게 했다. 치마는 무릎을 따라 허벅지로 밀려가고 통통한 장딴지를 자랑스럽게 불빛에 내비쳤다. 하얀 살결이 형광등에 반사하자 흰나비 떼가 날아간 듯 했다. 두 년 중 그래도 몸매가 더 나아보이는, 하얀 팬티를 입고 있는 계집애 아랫도리에 코를 박고 있는 유석이다. 눈과 입이 테이프로 막힌 흰 팬티는 뜨거운 숨결이 아랫도리 그곳에 미치자 고정된 손, 발을 흔들어대며 미친 듯 몸을 뒤틀었다. 유석의 두 손은 벌써 팬티를 한쪽으로 밀어대며 부드러운 음모일 것이다. 검정 그늘 바로 아래 분홍빛 감도는 구멍을 벌리며 벌써 손가락을 집어놓고 있다. 춘식이 보기에도 계집애 구멍은 아주 작았다. 유석의 손가락이 겨우 두개 정도 들어갈 뿐이다. 세 개나 네 개를 꼽아 넣으면 찢어져 버릴 듯 위태롭다.

“임마. 확실히 들어. 그년 구멍을 쑤실 때는 장갑을 벗어도 되지만 다른 것을 만지거나 할 땐 장갑 꼭 껴. 알았지?”

작기가 배갈 잔보다 작은 구멍이지만 처음과는 달리 계속 손가락을 넣다 뺐다 하자 물기가 어린 듯 제법 즈윽, 즈윽, 소리를 내고 있다. 검지를 꺼내든 유석은 마스크를 벗으며 입안에 자기 손가락을 넣고 쪽 소리가 나도록 빨았다. 맛을 본 것이리라. 맑은 액체가 꿀물이라도 되는 듯 살짝 담갔다 맛을 보는 시늉이다.

“야 새끼야. 손가락 호강시킬 일 있냐? 빨리 빨리 재미 봐야지. 그만 구멍 파고 좆대가리 꺼내 박아란 말이다.”

하얀꿈의 어깨에 손을 넣은 봉구는 자신의 책상다리 위에 번쩍 들어 놨다. 두 발로 버티면서 일어나려는 여자아이의 뒷머리채를 끄잡아 꼼짝 못하게 만든 봉구는 팬티가 이미 벗겨진 엉덩이를 발가벗은 자기 아랫도리에 대고 비볐다, 쓰라린 아픔이 가시지 않은 아랫도리를 딱딱한 남자의 성기가 건드리자 신음을 연신 던졌다. 눈과 입이 반은 가려진 얼굴에 고통의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좋으면서 왜 이래. 아까처럼 뿅 가는 즐거움을 좃나게 줄 테니까 가만 있어. 니 친구들도 물을 질질 흘리면서 허벌레하더만”

귓가의 어린 털이 소스라치게 놀란 듯 하다.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는 하얀꿈이다.

“야 넌 뭐하냐? 아무나 잡아 즐겨. 저 년이 좋겠다. 다리가 아주 쫙 빠졌는데......”

봉구가 얼굴로 찍은 계집애는 발목양말에 슬리퍼를 신고 있는 키가 큰 년이다. 짧은 치마 아래로 드러난 두 다리가 바람에 휘날린 버드나무 같다. 잘 빠진 다리다. 가느다란 발목 위로 쪽 뻗은 종아리가 탐스럽다.

춘식은 유석의 손장난을 흘려보며 그 소녀에게 다가섰다. 눈을 가리고 있어 누군지 모를 것이다. 저 양말을 벗겨 소녀의 진한 향기를 깊게 마시면 좋겠군, 춘식은 양 책상다리에 따로따로 묶인 계집애의 발목을 풀고 두 손에 담았다. 봉구의 좆대가리가 하얀꿈의 구멍을 파고들었는지 우우......, 얼굴을 들며 몸서리를 치고 있고 유석은 다른 년의 팬티를 밀어 넣고 손가락으로 장난질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

하얀 양말 바닥은 약간 지저분해 보였다.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녀서 그럴 것이다. 한발 한발 발목양말을 벗겨내자 반듯한 모양, 높낮이가 고운 발이 눈앞에 나타났다. 겨울 새벽 마당에 내린 눈처럼 하얗게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 것이다.

사실 춘식은 어린 여자애의 발이나 다리에서는 큰 매력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20 대이상의 나이가 먹은 여자의 발을 좋아했다. 아니면 마흔이 넘은 여자의 통통한 발에 흥분을 가졌다. 그 이유는 스스로도 모르지만 삶의 깊이가 있어서이지는 않을까 막연히 생각만 할 뿐이다. 아마도 운동화나 이런 학생화에서는 진득한 향기를 느끼지 못해서 일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얼굴을 댈 듯 펼쳐 있는 두 발은 아름다웠다. 아니 탐스러웠다. 페디큐어 따위가 칠해지지 않은 발가락은 순수의 결정체며 곱게 숨겨온 뒤꿈치는 이제 막 낳은 계란이다. 따뜻했다. 부드러웠다. 깨끗한 폐에서 품어져 나온 소녀의 입김처럼 깨끗한 향기가 풍겼다.

춘식은 두 발을 모아 얼굴을 덮었다. 부드러운 살집에 감긴 그의 얼굴은 긴 시간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인 것은 계집애의 앙탈이었다. 두 발을 뻗으며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는 몸짓은 그의 경건한 의식을 배신한 아주 나쁜 짓이었다.

“이런......, 이제 막 하늘을 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아쉽군.”

발목을 풀어주고 몸을 일으킨 그는 소녀의 교복 윗도리로 얼굴을 가져갔다. 거친 옷감 그 속엔 야들한 피부가 떨고 있었다. 가슴에 코를 묻은 그는 천천히 겨드랑이로 움직였다. 팔목이 의자 뒤에 묶여 있는 계집아이의 겨드랑이는 빈틈없이 꽉 붙어있었다. 팔을 들어올리고 겨드랑이에 코를 묻었다, 은은한 향기 - 그것은 결코 땀이나 액취가 아닌 세상의 제일 좋은 향기였다.

‘우, 우’ 제법 큰 신음이 봉구 쪽에서 들려오자 겨드랑이의 향기를 맡고 있던 춘식은 눈길을 돌렸다. 하얀꿈의 몸이 위로 아래로 들썩거리고 있다. 두 손으로 받쳐진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있는 것 보니 마지막까지 참다가 끝내 좆물을 터뜨릴 기세다.

‘후, 후, 죽인다 죽여. 이게 살아있는 조갠가 보다. 막 물어댄다. 물어 대“

호흡을 거칠게 하는 봉구다. 그 무지막지한 좆으로 구멍을 파대니 당연히 빡빡 할 것 아닌가. 좆물을 싸도 잘 빠지지 않을 걸. 춘식은 속으로 한 마디하며 몸이 호리호리한 계집애의 얼굴을 잡았다. 긴 머리결이 좋은 년이다. 아침마다 손질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일 머릿결이다. 뽀시시한 뺨을 한 카풀 벗겨내 갖고 싶은 살결이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얼굴이 아니라 숙녀의 얼굴 같은 년이다. 탄력이 있는 그런 피부. 예쁜 얼굴이 아닐까 생각 들었다. 춘식은 얼굴 가까이 대고 계집애의 코에서 품어져 나온 숨을 자기가 들이쉬었다. 화학분석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매콤한 로션 향기에 섞인 계집애의 숨은 편한 안락의자였다. 혀를 내밀어 코를 훔치자 계집년이 놀라 온 몸을 뒤척였다. 눈은 가려져있지만 귀로 들어오는 남자와 여자의 씩씩, 거린 소리가 무엇인지 모를 나이는 아니다. 섹스 할 때 내는 소리가 아니던가. 다리를 조이며 소리를 질러 댔다. 큰 비명? 들리지 않은 소리다. 조여진 다리? 벌려 묶인 두 발은 결코 오므라지지 않는다.

“이 년도 꼭꼭 물어댄데 그래. 야, 이년아 손가락 끊어지겠다. 힘주지 마. 이 손가락이 처음이냐 아니면 직접 좆대가리를 먹어 봤냐? 먹어봤다고? 그래서 이렇게 보지 살을 꼼지락거리는 구나. 리듬감이 아주 좋아. 감치는 맛이 있어”

유석은 아예 코를 박고 손발이 함께 묶여 다리를 의자에 걸친 계집애의 속살을 음미하며 낄낄, 댔다. 계집애는 처녀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고개를 까닥인 걸까. 춘식은 그런 여자애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처녀건 아니건 관계없지 만서도.

계집애의 달콤한 숨에 자신의 허파를 맡기던 춘식은 아래로 보인 기다란 다리를 피할 수 없었다. 복숭아 같은 무릎에서 아래로 곱게 뻗은 다리는 아주 얇은 살색 스타킹에 감싸여 있었다. 피부인지 스타킹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얇은 스타킹이다.

실핏줄이 올을 따라 흐르는 계집아이의 발은 상긋한 향기를 풍기며 그의 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향기는 실체는 없었지만 아니 다른 사람들은 맡을 수 없는 향기였지만 춘식의 폐 깊숙이 차곡차곡 쌓였다.

실내화를 신고 있는 갸름한 얼굴의 계집애다. 아마 실내에서 편하게 있으려고 슬리퍼를 신은 듯 하다. 그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복도로 나가 검정 구두를 들고 왔다. 아담한 크기의 구두다. 검정색의 구두는 윤이 반지르하게 흘렀다. 그 구두가 이 계집애의 것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끌린 대로 집어든 것이다. 구두를 사타구니에 대고 몇 번 문지르던 춘식은 바닥에 구부린 자세로 앉아 얇은 스타킹의 발에서 슬리퍼를 벗겨내 던지곤 복도에서 가져온 구두를 신겼다. 잘 맞았다. 갸름한 발이다. 신발을 바꿔 신기면서 잡힌 발이 아주 부드러운 흥분을 주었다.

봉구는 춘식의 모습을 보면서 하얀꿈의 귀를 핥았다.

‘알 수 없는 놈이야, 저 놈은. 여자는 그저 이런 야들야들한 구멍이 좋지 뭔 놈의 발바닥을 좋아하나 그래’

마치 경건한 의식을 올리는 듯한 춘식의 자세다. 무릎을 꿇고 발을 받쳐 들어 신발을 바꾸어 신기는 모습은 퍽이나 경건해 보이기도 했다.

‘새끼, 차라리 발가락에 좆대가리나 끼고 쌀 일이지 저게 뭐하는 짓이야, 쯧쯧’

봉구는 두 번이나 재미를 본 년의 구멍에 더 이상 관심이 없는지 애액과 좆물로 반질거린 보지구멍을 손가락으로 쑤시다 바로 뒤에 있는 똥구멍을 후비기 시작했다.

‘으, 으’ 제법 큰 비명이 쏟아져 나온 걸로 봐 꽤 아픈 듯 했다. 유석은 두 번째 년의 둔덕과 샘을 빨다가 봉구 쪽의 비명을 들었다. 진짜 아플 거다. 큰일을 치루는 자세로 앉아 있는 년의 똥구멍을 아래서 위로 박아대면 아마 속까지 찢기는 아픔을 가질 걸, 한쪽 다리를 벌리고 있는 계집애의 보지살을 껍데기를 벗겨낼 듯 빨다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봉구와 예쁜 얼굴의 하얀꿈을 지켜봤다. 똥구멍을 먼저 쑤셔대야 계집년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유석은 확인이라도 하려는 자세로 대가리를 쳐들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하얀꿈이란 년을 봤다.

비명 소리는 더 커졌다. 물수건이 박힌 입에서 더 이상 큰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눈을 가린 테이프 밑으로 눈물이 떨어지는 걸로 봐 진짜 고통스러운 듯 했다. 상체를 비틀어 하복부, 아니 항문을 파고 들어온 남자를 떨쳐내려 했지만 가슴을 끌어안고 몸을 아래로 밀어내자 궁둥이가 쪼개지며 딱딱한 물건이 가득 찼다. 부끄러웠다. 창피했다. 얼얼한 아랫도리는 참을 수 있었지만 항문까지 파고들어 휘저은 것은 정말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웠다. 머리 속이 텅 빈 것처럼 웅, 웅 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너도 저렇게 해줄까? 안 보이지, 보게 해주고 싶다만 너도 저렇게 해달라고 할까봐 못 보여 주겠다. 좆나게 아프겠는데......, 저런 저런 찢어지겠다. 그래도 좋아라고 몸을 부르르 떠는데 그래”

한쪽 발과 한쪽 손을 한데 묶어 의자에 걸쳐진 계집애는 바로 옆에서 들려온 비명소리와 숨 막힌 울음을 듣고 있었다. 거기다 이죽거린 목소리로 자기를 범하겠다고 하자 어떻게든 이곳을 도망치고 싶었다. 팬티 쪽이 축축해진 것 같다. 집요하게 살을 물고 이빨로 자근자근 씹으며 혀로 빨아대는 통에 참지 못하고 애액을 흘렀던 것 같다. 그 냄새를 맡으며 바로 옆의 이 남자는 또 이죽거렸다.

“좋은 냄새야. 구멍이 좋으면 냄새도 좋지. 너도 빨리 이 오빠의 선물을 받고 싶지? 기다려 보짓물을 더 흘리면 해줄 게. 흥분 되냐 응?”

손가락 두 개를 넣고 더 빠르게 움직였다. 속살이 쓰라렸다. 약한 속살을 헤치며 마구잡이로 파고든 탓이다.

춘식은 봉구와 유석이 진탕한 호르몬 냄새를 풍겨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구두를 신긴 두 발을 들어 눈높이에 맞췄다. 발등과 무릎, 그 위 허벅지까지 쪽 펴진 다리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더구나 얇은 스타킹은 계집애의 따뜻한 피가 흐르는 여운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계집애는 무슨 일인지 몰라 발을 맡긴 채 얼굴을 숙이고 있기만 할 뿐이다. 만약 발을 빼거나 하면 춘식은 실망감에 뺨을 후려쳤을 지도 모른다. 훌륭한 음악을 듣고 있는데 누군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얼마나 짜증스러운가. 죽이고 싶을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이 년은 그것을 아는 지 가만있었다. 왼 손으로 두 발을 받쳐 든 그는 오른손으로 조심스럽게 구두를 아래쪽부터 벗겼다. 땀인지 열기인지 모르지만 스타킹에 물기가 느껴졌다. 아, 이 향기다. 맨살의 향기보다 합섬의 인공 향기가 가미된 이 향기, 춘식은 순간 하체가 불쑥 솟아났다. 발가락에서 구두를 완전히 벗겨내자 자그마한 발가락과 살색의 뒤꿈치가 나타났다. 움푹 패인 발바닥에 얼굴을 담았다. 폭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것처럼 안온했다. 긴 잠으로의 여행. 그는 향기에 취해 잠이 들고 싶었는지 한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어깨를 들썩였다.

물수건으로 좆대가리를 닦은 봉구는 쓰러진 하얀꿈의 유방을 주무르며 유석이 하는 짓을 재미있다는 듯 보고 있었다.

“너희들 그림을 아주 잘 그리더라. 이게 정물화란 거지?”

눈이 가려진 채 묶여 있는 넷은 지금 남자가 무엇을 말하는 지 잘은 몰랐지만 반사적으로 고개를 까닥였다. 우선은 집요하게 파고든 손가락질도 멈췄고 발을 들어 쪽쪽 빠는 것도 하지 않아 그나마 좋았다.

“이 년들아 잘 들어, 이 오빠도 말야 예전엔 한그림 했거든. 그래서 말이야 지금부터 이 오빠가 너희들에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마. 알았어, 몰랐어? 이 년들이 말을 안 하네”

얼른 고개를 또 까닥이는 넷이다. 춘식은 유석이 과일들을 치우고 과일들이 놓인 책상과 또 하나의 책상을 가져다 두개를 붙여놓자 무슨 일을 하려는지 궁금했다.

“누구부터 그려줄까? 아까 네가 물을 쭉쭉 흘렸지. 그렇게도 좋던 이 년아?”

약간 파마기가 있는 머리다. 손목과 발목을 풀고는 따로 손을 뒤로 돌려 묶었다. 다리는 자유를 찾았지만 유석이 앞으로 잡아끌자 버티며 끌려나왔다.

“이 오빠 화나게 하지 마. 자꾸 성질 돋우면 이걸로 보지구멍을 쑤셔버린다. 응?”

가슴을 꼭꼭 찌르는 물건은 유화를 넓게 바를 때 쓰는 도구였다. 넓이가 꽤 있어 그걸로 아랫도리를 쑤시면 아마 두 배 크기로 찢어질 것이다. 그때서야 고분해진 계집애는 유석이 끄는 대로 책상 위로 올랐다. 보이지 않은 탓에 어디에 올랐는지 모르지만 남자가 하는 대로 몸을 맡겼다.

“얼굴을 책상에 찰싹 붙이고, 다리는 구부리고 그렇지. 무릎을 꿇어. 엉덩이는 높이 들고. 좆나게 크네. 이 년 궁둥이는 너무 커서 물감을 많이 써야 되겠는데, 히히히”

실실 웃음을 뿌리며 유석은 엉덩이를 위로 치켜들고 무릎을 꿇고 있는 계집애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똑똑, 쳤다. 하얀 팬티마저 벗기자 그때서야 놀란 몸짓으로 일어서려 했다.

“내 예술혼을 자꾸 시험하네. 애가......”

말은 부드러우면서도 주먹은 거칠었다.

“크흑!”

막혔던 코르크 마개가 강한 힘을 견디지 못하고 튕겨나가는 소리가 이런 소리일까. 숨을 짧게 끊으며 계집아이는 허벅지와 다리를 바르르 떨었다. 유석의 매운 주먹은 목덜미를 후려치고 연달아 손바닥으로 팬티가 벗겨진 허연 궁둥이를 찰싹, 소리가 울릴 만큼 세게 후려쳤다. 이 소리는 다른 년들에게도 효과가 있었는지 순간 흠칫하는 긴장이 돌았다.

춘식은 여자애의 검정 양말까지 마저 벗겨버렸으면 좋겠군, 하는 생각으로 손으로 가리키자 유석은 씩 웃으며 그것도 좋지, 꼼지락거린 발가락도 보기에 좋을 거야, 하며 다시 궁둥이를 치켜든 여자애의 다리를 벌리곤 양말을 벗겨 춘식에게 던졌다.

“거기에도 좋은 냄새가 날지 몰라. 받어”

손에 쥔 검정색 양말은 소녀의 하얀 발과 대조됐다. 검은 색으로 가려진 하얀 발은 앙증맞게 작았다. 손아귀에 쥘 크기다. 엉덩이가 아직도 아픈지 씰룩거리고 있다. 하얀 발바닥이 한 눈에 들어오자 춘식은 자꾸 바지가 부풀었다. 스타킹을 신고 있던 계집애의 얼굴을 끄잡아 아랫도리에 얼굴을 파묻고는 빙빙, 하체를 돌렸다. 끝이 촉촉하다는 것은 물을 조금 흘렸다는 것이리. 좆을 꺼내 얼굴에 부비고 싶은 충동을 애써 눌렀다. 그것보다 유석의 다음 짓거리가 더 흥미로울 거라는 판단에서다. 춘식의 눈에 는 책상 위에 놓인 소녀의 얼굴과 위로 높이 든 엉덩이의 갈라진 틈이 보였다. 유석은 계집애의 훤히 드러난 아랫도리를 봉구가 더 잘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림을 그릴 테니까 네 년은 배경음악을 깔아. 막혔다고 해도 충분히 소리를 낼 수 있을 거야.”

제법 굵은 붓을 들었다. 물감을 찍지 않은 깨끗한 붓이다. 아마 마지막 배경을 굵게 칠하려고 아직은 쓰지 않은 붓이거나 예비로 두었을지 모르지만. 붓을 든 그는 팬티가 벗겨지고 치마가 허리 위로 거두어진 계집애의 아랫도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까칠한 보지털이 먼저 부드러운 붓을 만났다. 먼지를 떨어내듯 검은 음모들을 한쪽으로 살살 쓸며 붓끝을 꽃잎의 가장 바깥에 대고 천천히, 그야말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림은 이렇게 그리는 거야. 어떤 놈들은 일필휘지 어쩌고 하던데 다 말짱 거짓말이야. 신중하게, 숨을 죽이고 다가서는 포수처럼 신중하게 그리는 거지.”

봉구 역시 재미있다는 얼굴로 유석과 붓끝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한 손은 불순물로 더러워진 파이프 같은 좆을 만지며 한 손은 쉬지 않고 하얀꿈의 반은 벗겨진 상체를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아랫도리는 빨갛게 부풀어 올라있다. 살과 살로 비벼댄 탓일 게다. 바닥엔 붉은 핏자국이 있는 물수건이 던져져 있다. 아마 뒤가 상처를 입었지 않나 싶었다. 저 새끼 크기라면 남아나지 못하지, 보지구멍도 견디지 못할 텐데 그 작은 구멍이 견디겠나, 그런데 어떻게 그 작은 구멍에 저렇게 좆나 큰 것을 디밀 수 있지, 춘식은 다시 얇은 스타킹의 계집애의 발을 쥐며 시선을 걷었다. 작은 구멍이 찢기던 뜯어지던 그것은 저년의 일이지 내 일은 아니지 않은가, 하는 표정이다.

구두는 벗겨져 바닥에 뒹굴고 있다. 발목의 끈을 풀어 놓아서인지 두 발을 모아 옆으로 가지런히 해 가운데 틈을 메우고 있다. 허벅지 사이로 보이는 어둑한 계곡이 꼭 자신을 부르는 깊은 동굴로 생각되었다.

발바닥에 얼굴을 댔다 손바닥으로 종아리를 쓸어안으며 허벅지를 감아쥐었다. 탱탱한 파동이 느껴지는 허벅지다. 은근한 향기가 계곡에서 풍겨져 나왔다. 그것은 마치 비밀의 신약이 꽃을 피우며 사람들을 부르고 있는 듯 했다. 춘식은 얼굴을 계곡 깊이 담그며 숨을 들이 쉬었다. 확, 끼치는 열기. 바르르 떠는 떨림과 함께 처녀의 액체에서는 맡기 좋은 향기가 연신 폐를 채웠다.

떨림은 책상 위의 계집애도 마찬가지였다. 부드러운 붓이 도톰한 두 틈을 가르며 쉴 새 없이 위아래로 움직이자 허리를 비비꼬며 비음으로 변해갔다. 머리와 허리 끝내 엉덩이까지 비비꼰 계집애는 진짜 흥분을 한 듯 콧소리를 높였다. 집요하게 붓끝으로 연분홍 속살을 건드리던 유석은 그런 떨림이 즐거운 표정이다.

“어때? 훌륭한 그림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어. 무감각한 천 따위 보다 이렇게 살아 있는 캔버스에, 것도 직접 반응을 즐기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 이게 진짜 그림이지. 좋아 죽겠다는 몸이군. 이젠 큰 붓으로 그려달라는 거나 본데......”

‘흐윽, 흐윽‘ 울음인지 흥분인지 모를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비꼰 계집애의 작고 어린 보지에서는 흐릿한 물기가 솟아나고 있다. 애액을 분출한 보양이다. 그 호르몬을 붓에 묻히며 유석은 냄새를 맡았다.

“달콤한 맛, 아니 아주 맑은 맛이란 게 더 어울리겠군. 쏠리는 좆을 부르는 맛이야”

그때서야 바지를 벗은 유석은 꼴릴 대로 꼴린 좆대가리로 벗겨지지 않은 팬티까지 벗어던졌다. 톡, 튀어나오는 용수철이 따로 없다. 유석의 거무칙칙한 좆은 무쇠로 만든 칼처럼 아랫도리에 달라 붙어있다. 손을 원으로 만들어 주물럭거리다 엉덩이를 잡아끌었다.

계집애는 아마 눈을 찢어라 뜨고 입으로는 비명을 내질렀을 것이다. 들리는 소리는 유석의 씩씩거린 숨소리뿐이지만.

“좋지? 좋으냐? 응?”

박으면서 말을 저렇게 내뺀 놈은 저 자식뿐일걸, 춘식은 눈을 감고 있는 봉구와 엎드린 자세로 분홍 구멍을 열심히 파내고 있는 유석을 동시에 봤다. 손에 물컹 쥐어진 스타킹을 입으로 가져가 쪽, 빨아들이며 그 역시 바지 속이 더 이상 꿈틀거린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밴드스타팅을 손가락을 걸어 치마 아래로 쭈욱, 뱀 껍질 벗기듯 벗개내고는 하얀 맨살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허벅지 안쪽의 촉촉한 기운이 느껴지자 바지 속은 더 부풀어 올랐다.

“네 발은 아주 귀여워. 너무 귀여워 깨물어 주고 싶다만 지금은 네 발을 먹고 싶다.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 먹는 것은 아냐”

허벅지의 팽팽한 살을 토닥거린 그는 바지 자크를 풀며 꼴린 좆을 꺼냈다. 먹이를 찾는 뱀이다. 목을 세워 표적을 찾던 뱀은 두 개의 발이 맞닿아 만든 동그란 구멍을 제 집인 듯 파고들었다. 연한 살집의 부드러움이 전신에 펴져 갔다. 발바닥은 융단처럼 그의 물건을 휘감았다. ‘으음’ 동그란 구멍에서 좆을 빼낸 그는 엄지발가락과 둘 째 발가락을 벌리곤 그 사이로 끼웠다. 너무 좁은 틈이다. 신음을 흘리며 발가락을 맛보던 그는 다시 두 발바닥을 모아 자기의 물건에 올려놓고 비비기 시작했다. 곧 희멀건 액체가 발을 적셨다. 사정을 하기 전 조금 흘린 정액이다. 아직도 두 다마 속엔 남은 액체가 출렁거렸다. 그는 몸을 일으켜 계집애의 솜털이 부스스한 귀에 대고 좆을 문질렀다. 흉측한 것이 귀에 닿자 계집애는 머리를 반대편으로 돌리며 지랄을 떨었다.

‘미친 년. 그런다고 내가 그만 두겠냐’ 하는 표정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억세게 머리를 잡고 귓구멍에 좆대가리를 박아댔다. 대가리만 겨우 들어간 좁은 구멍이지만 모든 쾌감은 좆 끝에 있는 것. 마찰은 찌익, 하며 우윳빛을 머리에 뺨에 뿌려댔다.

“아, 좋다 좋아. 이제야 겨우 마음을 풀겠군. 맨 날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엔 너”

이미 첫 번째 캔버스가 된 여학생은 궁둥이를 깔고 책상에 엎어졌다. 열여섯 순결을 마구잡이로 헤집은 이 남자에 대한 억울함은 둘째다. 야릇한 흥분도 좋았다. 부드러운 붓길에 몸을 맡길 때는 아랫도리가 짜릿하기도 했지만 막상 남자의 거친 성기가 속을 까집듯 휩쓸고 지나자 욱씩거린 아픔이 참기 어려웠던 것이다.

“너 말이야. 거기 너.”

보이지 않은 눈으로 누구를 가리 킨지 모른 여학생들은 몸을 일으켜 도망칠 생각뿐이다.

유석이 가리 킨 년은 춘식이 발목 양말을 벗겨 둥그런 뒤꿈치를 이빨로 깨물던 약간 파마기가 있는 계집애다. 손이 머리채를 잡자 비명을 지르며 피하려고 발버둥이다.

“그림을 그리기 싫단 말이지. 그러면 직접 그림을 주마. 진짜 이쁜 그림일 거다. 아마 나중에 보면 놀라자빠질 정도로”

어떤 것을 그리려나, 춘식은 바지춤을 추스르며 다음 동작을 지켜봤다. 하여간 저 새끼는 다양해, 솔직한 춘식의 생각이다. 여자를 보면 침을 질질 흘리기만 한 게 아니라 여자의 모든 것, 아마 머리카락 하나에도 좆을 세우며 흥분할 놈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여학생을 눕히고 다리를 x자로 꼬아 양 발목을 묶었다. 치마는 위로 거두어두어 아랫도리가 훤히 보였다. 노랑색 팬티가 갈색 피부와 묘한 조화를 이뤘다. 춘식은 발치께를 봤다. 벗길 때는 몰랐지만 발목과 종아리 사이가 음영이 뚜렸했다. 발은 하얗지만 종아리는 그을린 탓인지 갈색으로 보기 좋았다. 옆에서 보인 다리 라인이 통통하면서도 곱게 뻗었다. 허벅지 역시 하얗다. 팬티 라인이 하얀 걸로 봐 어린년이 가끔은 선탠을 하나보다.

“아주 좋은 화폭이야. 동양화를 그려줄까 서양화를 그려줄까? 아무래도 네 년들이 그린 사양화가 좋겠지. 그래 바나나를 그려주마. 사과도 몇 개 그려주고”

“얌마, 과일만 그리지 말고 글씨도 써. 서양화라고 글씨를 못 쓰는 건 아니잖아”

그때까지 하얀꿈의 젖통을 주무르다가 좆물이 묻어 있는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그리고 있던 봉구가 가들었다.

“그래, 누구 말씀이라고. 멋진 글도 써주지”

앞에 계집애가 묻힌 붓을 들어 물감을 찍었다. 노란 색이다. 정말 바나나를 그리려나 보다.

“아, 그 전에 해줄 게 있지. 먼저 밑그림을 그려야 하거든. 네 년들도 다 알고 있을 걸”

그런가? 춘식은 유석이 학교 시절 그림을 그렸나 하는 생각이 가물가물했다. 오히려 자기가 더 좋아했었지 않나 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x자로 꼬아진 아랫도리는 적나라한 보지구멍과 아랫배, 배꼽만 아니라 튼실한 허벅지까지 낱낱이 보여줬다. 꼴리지 않은 게 더 문제지 유석이 다시 좆을 세운 것은 문제가 아니다.

‘?!’ 소리로 들었다. 지익도 아닌 찌익도 아닌 그야말로 분수처럼 퍼지는 좆물이다. 하얀 액체는 파마기 년의 두 발과 아랫배를 적시고 발에 떨어진 정액은 방울 되어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 커다란 좆이 빠진 분홍빛 구멍은 여직 다물어 지지 않은 채 구멍 난 수도꼭지처럼 하얀 물을 흘리고 있다.

노란색물감을 찍은 붓은 먼저 하얀 액체를 피해 배꼽 부분에 선을 그렸다. 길게 그어진 선을 따라 또 하나의 선이 그러지고 안을 채우자 정말 노란 바나나가 피어났다.

하체가 뻐근한 데다 붓의 감촉이 간지럼을 태우자 파마기 있는 년은 발을 뻗으며 발광을 할 기세다. 그때마다 유석은 나이프를 꺼내 하얗게 좆물이 덥힌 둔덕을 똑똑 두드렸다. 흠칫 하며 동작을 멈추면 다시 그림을 그렸다.

바나나는 배꼽에서 시작하여 그 끝이 나이프로 건드린 구멍을 향해 놓였다. 마치 남자의 성기가 구멍을 찾아 기어가는 모양이다. 그 옆으로 사과 두개를 마저 그리고 이번에는 빨간 물감을 다시 무쳐 양 허벅지에 글씨를 썼다. 훗, 하는 웃음이 들렸다. 봉구가 웃음을 참지 못한 얼굴로 낄낄 거렸다. 거기에 붉은 글씨로 선명히 씌어진 글자는 ‘보’자와 ‘지’자인 것이다. 바나나와 사과 2개는 마치 남성의 성기로 보이고 그 아래로 좆물로 범벅이 된 사타구니까지 그야말로 멋진 한 폭 그림이었다.

“니 새끼가 좋아한 것은 그거라니까. 구멍이라면 어찌 저리 좋아할까, 연구 대상이라니까. 그건 그렇고 이젠 떠나자.”

봉구가 하얀꿈의 엉덩이에서 손을 빼내며 일어서자 유석도 붓을 기름통에 던졌다.

“네가 일어나면 다른 애들 풀어줘. 우리가 여기 왔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라. 너희들도 더 이상 다치기 싫으면 입 꼭 다물어. 너희들 발가벗은 몸뿐만 아니라 오빠들 사랑 받은 것까지 다 찍어놓았으니까. 글고 휴대폰은 담장 밑에 둘 테니까 찾아가. 우린 그런 것에 욕심은 없으니까. 그럼”

봉구가 팔을 꺾어 하얀꿈의 복부를 내리쳤다.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나부러지자 유석도 한 년 한 년 입을 만지며 아쉬운 듯 바지를 만지작거렸다.



다음 날. 그리고 그 다음날도 아무런 애기가 들리지 않았다.

주머니 속에 들어 잇는 물빛 팬티와 검정 양말을 꺼내든 춘식은 깊은 향기에 취했다. 야릇한 향기가 배어있다. 풋풋한 여학생의 얼굴과 교차하며 핏줄이 드러난 통통한 발이 떠올랐다. 흥분이 전신을 감싸자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주물럭거렸다.

유석 역시 다시 그런 밤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한 생각이었다. 신문을 봐도 동네를 흘깃 거려도 별다른 소문들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 년들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게 틀림없다.

‘아 좋은 밤이여!’

천국보다 낮 설지 않은 교실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다.

방금 전 주민등록 신고를 하고 나가고 있는 젊은 여자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청바지에 가려진 엉덩이가 터질 듯 했다. 볼륨이 좋다는 말이 저런 엉덩이에 어울릴 거란 생각을 했다. 벗겨놓고 떡을 치고 싶은 마음에 바지가 터질 듯 부풀어 오르며 동물 같은 냄새를 풍겼다. 언제부터인가 모르지만 몸에서 조금씩 피워진 냄새였다. 동물의 바로 그 냄새. 동물도 사자나 호랑이 같은 용기와 품위 있는 동물이 아닌 하이에나나 늑대 같은 것. 유석은 순간 손에 힘을 주자 볼펜이 우지끈하고 찌그러졌다. 언제부턴지 흥분을 하거나 여자를 보면 온 몸으로 뜨거운 전류가 흐르며 주체하기 어려운 힘이 솟구쳤다. 예전에도 조금씩 그랬다는 느낌이었지만 유독 요즘에 더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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