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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48 1,474회 0건
야누스 3 - 3 (검은 안경)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잽싸게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이 늦은 밤에 누구인지....


".........누구세요.................누구세요..???........"

"......나다. 태진아.......문 열어라.......!.............."

"...누구..??...........어 큰아버지 오셨어요............."

"...그래...!......"


큰아버지였다. 뒤에는 큰엄마도 보였다.

"..엄마 ??.....아빠??? 큰아버지 오셨어요........"

".....서방님 오셨어요.............."


잠옷에.....겉옷을 걸친.....엄마가 나오셨다. 아빠도 곧이어 나오셨고.................

"......형님.......어서 오세요............"

" 그래.......내가 너무 늦게 온건 아닌지 미안하구먼........"

"...형님도 참......우리가 뭐 남남인가요.........?????????..........."


아빠는 엄마보고 술상을 봐오라 했고.........엄마는 조용히..술상을 봤다. 큰엄마는...연신...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게 뭐 말로 해결 될 일인가???.......

나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며칠 전에 보기는 했지만, 나는 큰아버지에게 큰인사를 드렸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큰아버지와 큰엄마가....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셨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나도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큰아버지와 큰엄마가 온 이유는 간단했다.

"......동생 미안하지만, 부탁이 좀 있어서........."

"..말씀 하셔요.....형님...........형님과 저 사이에 무슨..........."

"...에헴......저 사실은...... 태민이 있잖아............"

".....태민이여...???.......아 형님.....큰아들..."

"....허허허허... 하나 뿐인데 무슨 큰아들.........???......."

".....그런데요.....???.....태민이한테 무슨 일 있나요...????......."

"...그놈이 올해 중2일쎄........."

"...네...!.......아마도 나이가 그 정도 되지요........"

"...동생이 알다시피......그놈이 공부를 좀 잘하나??......내가 그놈 때문에 살지..."

"........허허허허.......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형님...!..."

"... 그래서.....그놈을 서울로 와서 가르치고 싶은데.....!!......."

"..아, 네 ! 그러셔야지요......말은 제주도로 보내라 했고......남자는 한양으로 보내라고......."

".....허허허허.....그런데 우리가 연고가 있어야지......내 말은........자네집에 좀 있으면

어떨까해서.............."

"......저희집이요...???............"

"......호호호호......서방님.....저희가 다른집이나...하숙집에 맡기기에는 좀 그래서요..."

".....아네...!!.......뭐 그렇게 하시죠 형님 !......."


나는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었다. 왜냐하면 태민이는 나도 안다. 조용하고.....공부도 잘했고....

몇 번 보았는데... 어쩐지 호감이 가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엄마가 할아버지 병간호도 하는데.....태민이까지.....이건 뭔가가.......

내 생각엔.....이건 엄마하고 상의해야 될 일인 것 같은데...아빤 참..너무 독불장군이다.

어쨌든, 아빠와 큰아버지는...그날 밤늦게 까지 술을 마셨고..... 그 다음날 아빠는

떠났다. 엄마는 그렇게 떠나는 아빠를 조용히 보내셨다. 그 깊은 두 눈이......내 눈에는

너무너무 처량해보이고.......고독해보였다.태민이는.......바로 그날 저녁에...... 우리집에 도착했다.

엄마는 말없이 웃는 얼굴로 태민이를 맞아주셨고.....태민이는..어쩌다 보니..아빠의 서재에 머물게 되었다.

사정상, 엄마와 할아버지.......그리고 태민이는 1층에 살게 되었고.......내방과 태아방은

2층에 있게 되었다.

태아방을 태민이한테 주기에는.... 좀 그랬다. 태아가...싫어할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어찌어찌하다보니.....태민이가 아빠의 서재를 쓰게 되었다.

태민이와 나는 상당히 친하게 지냈다. 태민이는 전형적인 범생이였다. 그리고....

갸날퍼.....여리게 생겨서...... 나의 보호본능을 자극했는지..이상하게도 나는 태민이가

좋았다. 그렇지만, 태민이는 전형적인 공부벌레라서.....거의 공부만 했기 때문에......

우리는 친하게 지내면서도.....생각해보면......이상하게.....거의 어울리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아침밥 먹을 때에나.....거의 얼굴보면서..서로 웃고 이야기할까, 그 외에는 거의

만나지를 않았던 것 같다.

엄마는 할아버지 돌보랴.......가게를 나가랴???..... 참 힘들고 바쁘게...지내셨다.

나는..처음엔 엄마가 안쓰러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내가 엄마를 특별하게 도울 수도

없었는지라......그냥 그렇게.....지내다 보니...서너 달이 지나갔다.

그런데, 어느날이었다. 더운 여름 어느날 이였는데..........

그날 나는 일찍...학교를 마치고 집에 왔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는 잠시 내방에 누워있다가 잠이 들었다.

깨어났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 방문을 열고......1층을 내려다보니...

엄마가 청소를 하고있었다.

우연히 내려다 보니...웬일로 태민이가....TV를 보고있었는데...

엄마는......부엌에서.....테이블을 행주로 딱고있었고, 그런데 태민이가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있었다. 좀 이상했다. 태민이가 보고있는 방향은 TV가 있는 방향이 아니였다.

분명히........TV는 큰소리를 내고있었고...태민이의 얼굴은 엄마를 향해있었다.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엄마는 아는지 모르는지......계속 식사준비를 하고있었고.....

좀 이상했지만, 내가 내방으로 도로 들어가려는데.......태민이가 천천히 일어났다.

여전히 시선은 엄마한테 고정한 채.....

그때까지도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어느새 태민이는 식탁의자에 앉았고.....

"......저 큰엄마...!........."

".....으응!......태민아 ! 왜????........."

"...저 물 좀 주시겠어요.......???........"

".....알았어 잠깐만.............."


엄마는 태민이한테 물을 한잔 주고나서 돌아서...씽크대로 가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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