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동안 전주에 다녀왔더니.. 몸이 많이 피곤하네요.
더군다나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된 미팅이 늦은 점심식사 전까지 이어질 줄은..
늦어서 죄송합니다.ㅋ
16.
“그렇게 끈질기게 찾아가고 장난치는데 지가 정이 안 들겠습니까? 자연스럽게 사귄다는 말도 없이 사귀기 시작해서 조금씩 마음을 허락하기 시작한 거죠.”
“그럼.. 그렇게 사귀었다고 치고.. 듣기론 사돈어른.. 그러니까, 신이 아버님이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네가 도와줬다고 하던데.. 그걸로 신이한테 점수를 많이 딴 건가?”
“네? 에이~~ 제가 그럴 놈입니까? 원래 신이한테 말을 안 하려고 했었는데..”
“안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찾아와서 화를 내더군요.”
“화를 내?”
“뭐... 자존심에 상처를 무지 받은 거 같던데요.”
그때가 생각이 나는 지 한상이가 잠시 테이블에 올려놓은 자신의 핸드폰을 빤히 쳐다본다. 그리곤 그런 자신의 본 얼굴이 싫은 듯 곧 미소를 짓고는 히쭉거리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건 뭐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자길 뭐로 보냐고, 값싼 동정심으로 사람 우습게 만들어서 기분 좋냐 는 말까지 들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생각해보십쇼! 사람도와주고 와서 따귀까지 맞았는데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도와 준거지?”
“네?”
“그게.. 공무원 비리잖아. 그것도 과장급이상이면 받아먹은 게 작은 것도 아닌데.. 쉽게 막을 수 없었을 텐데 말이야.. 신이 말로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무마시켰다고 하던데..”
“그거야 뭐.. 그게 중요합니까?”
“....”
“하여튼 그렇게 도와줬더니 와서는 막 짜증을 부리는데 그게 또 애처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나이도 저보다 훨씬 많은 아줌마가 짓는 표정이라는 게 말이 안 되게 귀엽게 보였다는 거.. 그런 적 없으십니까?”
“그럼.. 그 전에 이미 신이와 몸을 섞었다는 말인가?”
“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왜..웃지?”
“그게 중요합니까? 이미 섹스를 먼저 한 상태에서 신이를 만나기 시작한 건데?”
“자..발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건 확실히 차이가 있으니까.. 네 말대로라면 신이와 사귀고 난 후에.. 몸을 섞기 시작한 이후에 그 일이 터진 거잖아. 그럼.. 그 이전은...”
“그러니까 그게 왜 중요하냔 말입니다. 생각해보십쇼. 형님은 술을 처음 먹은 게 중요합니까? 아니면 술을 먹기 시작해서 쓴 맛보다 달달한 맛을 느끼기 시작한 게 중요합니까?”
“그야.. 처음으로 술을..”
“그렇죠! 술을 처음 먹은 건 그래도 기억하지만, 술을 먹다가 이 술이란 걸 언제부터 즐기기 시작했다는 건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죠. 마찬가지 아닙니까? 첫 경험이 최고이든 최악이든 머릿속에서 분명 지워지지 않는 것과 그 섹스란 걸 즐기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지.. 어느 것이 머릿속에 더 각인처럼 남아있겠냐는 말입니다.”
“......”
“아직도 그런 걸 연연하시다니.. 좀 실망스럽네요.”
“그럼.. 네가 말하는 그 첫 경험.. 스와핑이나 그런 건 언제부터 시작했나? 아니.. 그걸 쉽사리 받아들이던가?”
“설마요!!!! 처음엔 정말 칠색 팔색 했죠. 생각해보십쇼. 어느 누가 사귀기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다른 놈한테 자길 돌린다는데 좋다고 하겠습니까!? 크크~”
“그럼?”
“음.. 그러니까.. 제 압박에 가슴성형까지 하고나서... 한 5개월이 지나고 나선 가?”
“...”
“처음에 제가 신이한테 했던 말, 섹스중독이라는 말 기억하시죠? 그것처럼 제 발기상태가 유지가 안 되는 이유가 신이가 싫어서가 아니라고 설득에 설득을 하고, 명령까지 했었죠. 아실까 모르겠는데 신이가 약간 섭 기질이 다분한 여자라 서요.”
“섭??”
“섭 모르세요? 섭!?”
“.....”
“아! 그래서 그때 SM이라고 말했을 때 이상한 눈으로 보셨구나..하하하하하하하하.”
“SM이란 게.. 난 사람을 막 때리고 패고.. 그런 건 줄 알았으니까..”
“하하하하하. SM이란 단어가 무슨 약자인 줄은 아십니까?”
“...”
“Sadism Masochism의 첫 글자들을 줄여 SM이라고 부릅니다. 상대에게 육체적 정신적 가학을 가해서 성적 쾌감을 얻는 사디즘과, 상대에게 육체적 정신적 가학을 당하는 입장에서 쾌감을 얻는 걸 마조히즘이라고 해서 두가리를 같이 붙여서 SM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럼. 여기서 사디즘의 가학을 하는 사람을 뭐라고 부를까요? 돔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상대방은요. 네. 섭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워낙 유명한 야동들에서 무조건 채찍 들고 때리고, 묶고 강간하고.. 이런 것도 SM이 맞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말씀드렸듯 육체적 정신적 가학 중 전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 가학에 더 치중하는 편이란 말이죠. 그런데 신이는 그런 제 행위에 잘 참고 따랐고, 쾌감까지 얻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입니다.”
“그게 지금 대화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
“하~~ 이러니까 신이가 뭘 바라는지도 모르셨지.. 섭기질이 있다는 건 일반적인 쾌감에도 훌륭하지만 남자의 명령에서 오는 복종의 쾌감에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물론 개인적인 성적 취향이 더 중요하겠지만, 신이는 잘 길들어진 섭일 때 더 즐거워 한다는 겁니다.”
“그럼.. 네 명령으로 신이가 다른 놈하고 아무렇지 않게 잠자리를 했다는 거야?”
“아무렇지가 아닌 게 아니었죠. 아시잖아요. 신이가 자존심이 얼마나 센지,. 내 성적 취향이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처음엔 많이 혼란스러워 하더군요.”
“.....”
“그래서 술 좀 많이 먹고 친구 놈들하고 같이 쌍쌍으로 모여서 게임도 하면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분위기 잡고 시작하는데 알코올의 기운을 빌려서 조금은 대담하게 노출도 하고, 어린놈들 앞이라서 빼는 게 덜 한 것처럼 행동하는데 그게 말같이 쉽습니까? 우리들이야 뭐 워낙 그렇게 평소에도 잘 놀던 놈들이니 상관없었지만 신이는 게임벌칙으로 바로 앞에서 키스하고 몸 더듬는 것만 봤는데도 계속 맥주를 마시더군요. 크크크~. 그러다가 신이도 벌칙으로 다른 놈하고 키스하다가.. 결국엔 69벌칙까지 당첨이 됐는데 얼마나 망설이던지.. 친구 놈들의 성화에 결국엔 할 거면서도 애들 앞에서 술에 취했는데도 또 다시 심호흡까지 했다니까요. 하하하하~.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려서 몸이 반응을 하는데.. 이건 도저히 아닌 거 같다고 끝끝내 몇 번이나 망설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첫 날엔 그냥 딱 거기까지 만 했었죠.”
“게임이라고?”
“네. 분위기 띄우는 댄 게임만한 게 없죠. 더군다나 20대에 좀 노는 애들이라면 옷 벗기 게임은 기본이고 터치도 제대로 즐길 줄 알고요. 하긴 신이가 나이가 있어서 좀 껄끄럽긴 했을 거예요. 막내동생뻘 되는 남자애들 자지를 빨아야 되는 벌칙이란 걸 당했으니.. 물론 패스권이라고 해서 술로 대처할 수 있었지만,, 생각해보세요. 거기서 술에 만취하게 되면 무슨 일을 당하게 될지를.. 신이가 그런 쪽으로는 또 똑똑하잖아요. 차라리 알딸딸하더라도 필름만은 끊지 말자는 각오로 감당할 수 있는 벌칙은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건데..”
“똑똑한 여자가 그런 모임에 참가를 하나?”
“허~~ 형님. 섹스에는 똑똑하고 멍청하고 가 없죠.”
“뭐?”
“명품으로 휘감고 있어봐야 다 벗겨놓으면 막대 달린 남자랑 구멍 뚫린 여자고, 뚱뚱하거나 마른 게 다인데 뭘 똑똑하고 멍청하고를 가립니까?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알몸으로 무인도에 던져놔 봐요. 법을 공부할겁니까? 잘난 법 공부해서 다른 놈 심판할 수 있어요? 아니면 적분이나 미분 같은 걸로 로켓이라도 발사 할 수 있습니까? 어차피 무인도에서는 마실 물과 먹을거리가 제일 중요하고, 그것들이 풍족하다면? 다음엔 뭘 찾게 되는지 아세요? 나머지 욕구들이에요. 그거랑 똑같다는 말입니다. 술에 몸을 맡기고 음악에 취해서 본능에 충실하다보면 다 똑같아 진다는 그 말이죠.”
“뭔 말도 안 되는 억지 같은 소리를...”
“크크크~ 형님도 이 생활에 뼈 속까지 물들게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의식주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그 다음으로 가장 왕성하게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게 성욕이란 걸 말이죠.”
“그럴까? 사람의 본성이란 건 아무리 변하려고 노력해도 바뀔 수 있는 한계란 게 있다고 난 생각하는데!?”
“그거야 형님이 아직 절실함이 없어서죠.”
“그래서 날 이런 게임이라는 걸로 낚은 건가? 절실함이란 걸 깨닫게 해줄고? 그럼 그 절실함이란 걸 깨닫게 해서 뭘 얻으려고? 같은 물에서 노는 동료라도 필요한 거야?”
“네? 하하하하하하하하. 또 오버하신다. 동료라면 형님이 굳이 필요할까요? 널린 게 하이에나 같은 새끼들에 발정난 개 같은 놈들인데?”
“그럼...”
목이 타들어간다.
지금까지의 한상에 모습과 행동, 그리고 신이의 모습에서 유추했고 결론지었던 이 게임이란 것의 의도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던 한상이 놈의 의도를 직설적으로 물으려 준비를 하자 목부터 마르기 시작했고, 난 컵에 담긴 물을 천천히, 조급해보이지 않게 천천히 마신 후 말을 이어간다.
“신이를 정말 사랑해서 날 아예 같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트리려는 거 아니냐? 신이가 날 아직도 사랑하니까?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신이의 정신까지는 못 가지니까?”
“정신이라..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신이가 아직도 형님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뭐?”
예상외의 긍정에 나도 모르게 되묻게 된다.
사람의 맥을 다 뺄 정도에 한상의 표정변화 없는 긍정은 다른 무엇인가를 나로 하여금 또 고민하게 만든다.
“음~~ 뭐라고 할까.. 형님은 제가 안 갖고 있는 걸 갖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돈으로 살 수 없고 인맥으로 구할 수 없는.. 하긴 나중엔 그 모든 걸 다 사는 제 모습에 신이조차 놀라는 눈치였지만..”
“그게 뭔데?”
“..네?”
“신이가.. 내가 갖고 있다고 한 게 뭐냐고...”
“와~~ 너무 꽁으로 드시려고 한다.”
“...”
“그런 시답잖은 얘기는 그만하시고. 제 분위기를 다 깼으니까.. 이번엔 형님이 말씀하시죠.”
“.....뭘?”
“벌겋게 충혈 된 눈동자를 보니 어제 잠 한 숨 못 자신 거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누굴 어떻게 불러서 즐기셨어요?”
“어제?”
“네! 어차피 신이가 말 해주겠지만 형님이 얘기해주시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겠네요. 누가 주도를 했습니까? 신이는 아닐 테고.. 당연히 형님이 하셨겠죠? 아니면 부른 초대남이란 남자가 주도를 했어요? 혹시.. 어제도 안 커진 거 아니죠?! 크크크크”
“신이가 오늘 전화를 못 했다고 했지?”
“네? 네.”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할 줄은 전혀 예상을 못 했어.. 신이가 즐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미친놈처럼 달려들어서 신이를 괴롭혔다고 해야 할까? 아니지.. 네 말대로 정말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지.. 어제 부른 남자는 군바리였어.”
“군바리라면? 군인이요? 직업군인?”
“아니. 일병 휴가를 나온 현역 군인. 역시 군인이 체력하나는 끝장이더군. 통제하기가 좀 힘들어서 그랬지 정말 장난 아니던데.”
“......”
“결국엔 신이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조금만 쉬자고 부탁을 하는데도.. 와~ 휴가가 빵꾸나서 6~7개월 만에 처음 나온 휴가라고 하더니 정말 많이도 묵혀놨더군.”
“신이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고요?”
“그럼? 그렇지 않으면 너한테 전화를 왜 못 했겠나?”
“.......호~... 자세히 좀 얘기 해주... 아씨..”
몸을 테이블 안으로 바짝 끌어 앉던 한상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울리자 짜증을 내며 뒤집어 놓으려다 말고 번호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리곤 핸드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게 사과를 한다. 사과를 할 놈이 아닌데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나도 모르게 괜찮다는 제스처로 손을 들어 까딱거리게 된다.
“누가 전화... 죄송합니다 형님. 이 전화를 받아야 되는 전화라서.... 네 선생님.. 네....”
중요한 통화인지 자리에서 일어나 흡연실 쪽으로 걸어가며 전화통화를 하는 강한상의 뒷모습을 보며 난 어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본다. 오랜만에 봤던 신이의 웃음을 떠올리며 아직도 삐걱거리는 허리를 등받이에 깊게 기대며 피곤함에 잠시 눈을 감게 된다.
“친구들 만나러 간 거 아니에요?”
“친구들 보냈습니다. 중요한 약속이 생겼다고.. 말하고 말입니다.”
“보냈어요?”
“네. 혹시.....”
“앉으세요.”
중요한 대화중이었기에 그냥 군인총각을 돌려보내려던 내 생각과는 달리 신이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군인총각을 앉힌다. 쭈삣거리며 옆 자리에 앉은 군인총각은 역시나 신이의 얼굴과 가슴을 몰래몰래 훔쳐보기 시작했고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신이가 나이를 물어보며 그 시선을 돌린다.
“몇 살이에요?”
“네? 아.. 스무 살입니다.”
“스물이요?? 너무...”
“너무 어리네.. 그래도 스물 하나는 될 줄 알았는데..”
“생일이 늦어서 꽉 찬 스물입니다.”
“...”
“이...이름은 일병 박항구..입니다.”
“박항구요?”
“네! 그렇습니다. 유명 개그맨하고 거의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하...하하하...”
“...”
썰렁한 농담에 나와 신이가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어색한 분위기를 본능적으로 타파하려는 일병의 어색한 농담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박항구란 남자의 목을 바짝바짝 타들어가게 만드는 침묵을 이어가게 된다.
뭐라고 말을 하려고 입을 계속 벌리다 마는 박항구의 모습에 눈치도 진짜 없는 놈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던 나였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신이는 귀엽게 보였나보다.
“어디서 근무해요?”
“네? 저..저 말입니까?”
“그럼... 제가 누구한테 물어보겠어요?”
“하하..하... 저..전.... 잠시... 물 좀 마셔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꿀꺽~~꿀꺽꿀꺽 꿀꺽꿀꺽~~”
신이의 가득 잠겨 있던 물 잔을 단 번에 비워버린 박항구는 그제야 살겠다는 듯 탄성 비슷한 심호흡을 하곤 말을 이어갔다.
“철원 쪽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 저도 그쪽 아는데.. 선산이 그쪽이에요.”
“지금은 휴가 나왔습니다. 첫 휴가라서.....”
“첫 휴가요? 그.. 막대기 2개면 높은 거 아니에요?”
“네?? 일등병입니다.. 높은 건 아니고....”
“그럼 낮아요?”
“네... 이제 일병 단지 얼마 안 돼서....”
“아~~ 그럼 많이 힘들겠다..”
“좃뱅이 칠 때지.. 일병이면 진짜 죽어날 때네. 철원이면 15사단?”
“네??.. 군사기밀이라서...”
“군사기밀 같은 소리하네.. 아.. 말 놔도 되죠?”
“네! 괜찮습니다.”
“하하하.. 이 친구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드네.”
어차피 자리 잡고 앉은 박항구를 돌려보내기엔 늦었다는 생각에 둘의 대화에 동참하게 된 나였다.
“그런데.. 항구씨는 우리가 뭘 할지 알고 오셨어요?”
“네!?.. 그..그게....”
“만약에 우리가 인신매매 일당이면.. 아니면 꽃뱀이면 어떻게 하려고 겁도 없이 이렇게 쫓아 왔어요?”
“제 몸 하나는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누나가 너무.... 예쁘셔서....”
“누나? 저요? 누나는 무슨.. 다 늙어빠진 아줌만데...”
“아닙니다! 밖에서 계속 봤는데 이십대 중반 같으십니다.”
“에이.. 그건 넘 오버다.”
“진짠데 말입니다.”
“하긴.. 울 와이프가 좀 많이 어려보이지. 그럼 여기서 이러지 말고 우리 근처로 자리 옮길래?”
“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신이가 날 잡는다.
“정말 괜찮겠어요?”
“응? 뭐가?”
“차라리.. 아니...에요.”
“싱겁긴.. 당신이야 말로 괜찮겠어?”
“저요? 제가 왜요?”
“처음 보는 남자잖아. 한상이처럼 준비된 사람도 아니고 그냥 내 마음에 그나마 가장 드는 친구로 고른 건데. 너무 즉흥적인 거 아닌가?”
“좀.. 불안하네요.”
“걱정 마.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네..”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네’를 들으며 난 돌아다니며 이미 점찍어둔 가장 고급스러워보였던 모텔로 망설임 없이 향한다. 지금 내 행동자체가 지 와이프를 다른 놈하고 같이 나누고 즐기려는 말도 안 되는 행위임은 분명했지만 묘한 긴장감과 함께 호기심? 흥분이 되는 호기심을 느끼는 이상야릇한 감정을 느끼며 내 뒤를 따라오며 신이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박항구의 시선을 의식하며 걸어가는데..
“방이 있을까요?”
“방? 아!... 그래도 목요일인데.. 방이 있지 않을까?”
“그거야 모르죠.”
“잠깐만...”
그제야 난 그 모텔을 향해 발걸음을 빨리 움직였고, 결국 박항구에게 신이를 부탁하곤 뛰게 된다. 내가 쓰리섬에 안달난 놈은 결코 아니었지만 괜히 허탕만 치며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뛰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모텔의 내부는 내 예상보다도 훨씬 깔끔했고 괜찮아 보인다.
“어서 오세요.”
“방 있나요?”
“네. 대실이요?”
“....저기 세 명이서 묵을 수 있을까요?”
“세 명이요?”
“네. 오랜만에 조카 놈이 군에서 휴가를 와서.. 밤새도록 마시려고요.”
“인원 추가면.. 비싼데.. 남자 셋이에요?”
“아니요. 남자 둘에.. 여자 하나요.”
남자의 따가운 시선에 귀까지 빨개지는 창피함을 애써 뒤로하고 더 담담하고 뻔뻔하게 얘기를 한다.
“얼마죠?”
“.. 칠.... 칠만 원이요.”
“네. 계산해주세요.”
“혹시..”
“네?”
“아니에요. 인원 추가라서 칠만 원이고요.”
“차라리 숙박으로 주세요. 여긴 트윈 같은 것도 있나요? 침대 두 개짜리..”
“숙박이요?”
“네.”
“트윈 있고요. 숙박은 십 오만원인데요.”
“네. 주세요, 현금 되죠?”
“네.”
창피해 죽겠다는 느낌을 애써 지우며 키를 받아들고 잠시 밖으로 나온다. 모텔 바로 앞에 신이와 항구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여자 친구도 없어요?”
“네... 고등학교 때 2개월 정도 사귄 게 답니다.”
“2개월 사귄 거면... ”
“....”
“뭐야? 그럼 숫총각이야?”
“네? 잘 못 들었습니다.”
“아니.. 여자 경험이 한 번도 없냐고!?”
“.........네.”
“하~.. 이거 난감하네.”
“그래도 많이 연습했습니다!”
“뭐? 연습?? 무슨 연습?”
“그게.. 야동을 보면서.... 딸딸이도 많이 치고.. 소라도 많이 들어가 보고...”
“소라? 먹는 소라?”
“있어요.. 야한 사이트.”
나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신이의 설명에 당연한 상황인대도 의외라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박항구를 쳐다보며 말을 하게 된다.
“그 야한 사이트에서 야동을 많이 봤다고? 우리가 오늘 뭘 하려고 항구씨를 초대 한지는 알고 있고?”
“네. 알고 있습니다.”
“뭘 하려고 하는데?”
“그거야.... 같이......”
“...”
“그만하고 들어가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요.”
“응?.”
그제야 난 우리를 지나가며 보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하긴 모텔 앞에서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습만큼 이상한 장면은 없는 듯 보일거란 생각을 하며 우선 모텔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모텔은 깔끔할 뿐 다른 모텔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조금 더 큰 방과 큰 침대, 그리고 작은 침대가 나란히 놓여있다는 것과 욕실에 커다란 욕실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일반 모텔의 풍경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커다란 침대에 신이가 스타킹의 은은한 윤기가 흐르는 다리를 다소곳하게 모아 앉았고 난 작은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양복 상의를 벗는다. 박항구만이 멀뚱히 그런 우리를 쳐다보며 멀쑥하게 서 있었기에 작은 침대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손짓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 된 침묵..
막상 당당하게 들어오긴 했는데 뭐부터 먼저 해야 할지 감을 좀처럼 잡을 수 없던 나였다. 이런 경험이 다분한 남자로 리드를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들 던 그때, 신이가 이 적막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미소 띤 얼굴로 침묵을 깬다.
“진짜 냄새 난다..”
“냄새? 방에서 냄새 나? 잘 모르겠는데..”
“그 냄새 말고.. 항구씨..”
“네? 저 말입니까?”
“네. 음~~.. 약간 쾌쾌하면서.. 발.. 냄새 같은?”
“죄..죄송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립던 냄새가 항구 쪽에서 코에 와 닿는다.
군인이라면 다 나지만 자신은 모르는 이 냄새를 새삼 깨닫게 되고는 더 코를 킁킁거리며 맡게 되는데.. 그런 내 행동에 박항구가 발을 발로 덮으며 몸을 더 뒤로 앉는다.
“괜찮아요. 남자 냄새가 다 그렇죠. 그럼 휴가 나오자마자 여기 온 거예요?”
“네.. 첫 휴가라서.. ”
“첫 휴가면 부모님들이 먼저 아닌가? 그래도 가장 기다리시는 분이 부모님들이실텐데.. 못됐다~”
“아닙니다. 아버지랑 어머님은 지금 중국으로 여행 가셔서.. 집에 아무도 없습니다.”
“여행이요? 아들이 휴가 나오는데?”
“원래는 다음 주에 나오기로 신청했는데.. 선임한테 밀려서...”
“왜요? 첫 휴가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에요? 선임이 막 바꿔도 되는 거예요?”
“네.. 군대는 짬밥이 최고라서..”
“와~~ 진짜 나쁘다.. 아무리 그래도 첫 휴간데..”
“요즘은 100일 휴가 안 나가나?”
“그게 바뀌어서.. 지금은 신병휴가라고 꼭 100일일 때 나오는 게 아니고 부대마다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신병휴가는 보내준다고 했는데.. 전 꼬일 대로 꼬여서.. 일병 달고 첫 휴가를 6개월 만에 나온 케이스라고 재수 없는 케이스라고 들었습니다.”
“아! 요즘은 21개월이라고 하던데. 그럼 계급이 어떻게 돼?”
“3, 7, 7, 4입니다. 이병이 3개월.. 이등병이 7개월.”
“아~~ 많이 달라졌네. 나 때만해도 6686이었는데.. 와~ 그럼 몇 개월이 줄어든 거야.. 참~ 좋아졌네.”
“....”
“지금이랑 그때랑 똑같아요? 요즘은 뉴스에서도 선진군인~ 미래군인이라고 광고까지 하던데..”
“광고 같은 소리하네! 군바리는 아무리 배불리 먹고 아무리 많이 자도 배고프고 잠이 모자란 직업이야. 철조망 안에 가둬두고 20개월 넘게 선머슴아들만 살라고 하는데 그게 사람 살 곳이냐!?”
“그래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옛날하고 다르게 각자 개인철제 관물대도 있고,, 침대도 있고...”
“침대? 와~~~~ 무슨 호텔이냐!?”
“그래도.. 힘든 건 마찬가집니다. 아무리 줄어도... 일반인들 보면 부럽긴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하긴...”
“근데... 정말 여자 친구가 한 명도 없었어요?”
“네?.. 네.”
“정말로?”
“네....”
“군인아저씨들은 그런 곳도 많이 간다던데.. 항구씨는 그런데 안 가봤어요?”
“네. 이제 입대하고 첫 휴가라서.. 다음에 휴가 때 사수가 같이 가자고...”
“그럼... 좀 그러네.. 그래도 첫 경험인데... 나 같은 아줌마는 좀..”
“아닙니다! 누..누나 정말 예쁘십니다!”
바짝 든 군기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박항구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실소를 하게 되지만, 박항구는 어느 때보다도 제일 진지한 표정을 짓는 듯 신이의 말을 강한 부정으로 몸까지 일으켜 세우며 목소리 높여 말을 했고 신이도 ‘피식’하며 웃게 만들었다.
강한상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에 길들여진 신이에겐 이런 풋풋함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는 듯 보였고 그나마 안심을 하게 된다. 안심이라고 하기엔 좀 웃긴 내 감정이었지만 수많은 남자 중에 그래도 이 순진한 청년을 악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온 건 아닌지 라는 죄책감과 뒤섞인 이 안도감에 안심하게 되는 내 자신을 속으로 칭찬을 하며 역시나 여자의 수다만큼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누나라고 자꾸 부르니까.. 좀 이상하다.”
“네? 누나 말입니까?”
“네. 음.. 저도 말 편하게 해도 되요?”
“당..당연하지 말입니다.”
“그럼.. 아까 소라에서 봤다고 했는데.. 정말 괜찮겠어?”
“그럼 괜찮지! 이런 봉을 잡았는데!”
“그건 당신 생각이고요. 첫 경험이 얼마나 중요하고 머릿속에 오래 남는데.. 요즘 친구들은 그래도 경험도 많고 전부 여자 친구들도 많던데..”
“남공고를 나와서.. 2년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입대를 해서 여자 친구가 없었습니다.”
“음~..”
“잡담은 그만하고.. 먼저 씻을래?”
“네? 저..말입니까?”
“그럼? 냄새나는데 씻어야지!”
“아..알겠습니다.”
내 말에 황급히 전투복의 상의를 벗으려던 박항구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나와 신이의 시선을 의식하곤 엉거주춤하게 일어나 샤워실로 걸어간다. 그리곤 아주 잠시 후 문을 아주 조금 열고는 잘 개어 놓은 전투복을 각 잡아 문 앞에 내려놓는데..
겨우 웃음을 참게 된 나였고, 신이도 마찬가지였다.
애써 표정을 숨기려던 신이었지만 볼수록 각 잡히게 정사각형으로 잘 접어놓은 전투복의 상하의와 정점을 찍는 말아놓은 양말의 모습에 손을 가리곤 웃음소리를 죽여 고개를 돌린다.
곧 들려오는 샤워기 소리에 잠시 여전히 웃음을 참던 신이가 뭔가를 각오한 듯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벗기 시작했다.
“버.벌써?”
“첫 경험이라잖아요. 나쁜 추억을 남기면 안 되죠.”
“뭘 어떻게 하려고?”
“제가 리드할게요. 아니면 당신이 리드할래요?”
“....”
사실 대화의 시작도 어려웠던 난 이 상황에 대해 능숙한 신이의 말만 따르면 될 뿐 고민할 필요도 없었지만..잠시 고민 하게 된다. 어제의 경험에선 난 신이에게 전적으로 의지를 했었다. 신이의 능숙한 리드로 미지란 여자와 신이란 여자에게 황제 같은 서비스를 받았으며 내 자신도 놀랄 만큼의 쾌감과 흥분을 경험했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리딩자는 신이가 아닌 나여야 한다.
오늘 만큼은 모든 지배권이 나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그나마 박항구란 어린 남자의 숫기 없는 행동에 기분이 좋아진 지금 최소한 명령자로서의 내 위엄을 보여줘야 했다. 어리숙할 게 뻔 하지만 그 어리숙함까지도 내 장점으로 어필하면서 말이다.
“그럼.. 스타킹에 속옷만 입고 항구 좀 씻겨주지?”
“...네? 씻겨주다뇨? 항구씨를요? 제가??”
“응. 왜? 거북해?”
“.....난 불 끄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당신 정말 괜찮겠어요?”
“내 경험상.. 첫 관계가 너무 위압적이거나 힘이 들어가면 좀 그렇더라고.”
“......”
“대신 밖에서 훔쳐봐도 되나?”
“훔쳐보다뇨? 그냥 보면 되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항구나 들어가서 씻겨줘.”
“그런데.. 스타킹까지 신고 들어가라고요?”
“응. 남자의 로망중 하나거든.”
“...... 알았어요.”
벗던 겉옷을 다 벗은 신이의 반나체는 정말 아름다웠다.
섹시비키니와도 같은 은회색의 겉 바탕에 검은색으로 자수가 놓인 고급스럽고 많이 파인 브래지어와 한 쌍으로 이뤄진 노란색 띠가 포인트인 같은 무늬의 팬티, 그리고 연한 커피색 밴드 스타킹으로 더 잘빠진 각선미를 보여주며 천천히 날 지나 물소리 나는 욕실로 향해 걸었다.
그리곤 욕실의 유리문에 위치한 작은 손잡이를 잡고 선 채 마지막으로 날 한 번 쳐다보곤 내 표정을 살핀다.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으로 들어가라 말을 한다.
문이 열리고 깜짝 놀란 박항구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들어가도 돼?”
“.....”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고.. 아줌마지만 창피해..”
“드..들어오세....”
다시 한 번 날 흘깃 쳐다본 신이가 잔상처럼 소리 없이 욕실 안으로 들어간다. 곧게 뻗은 다리와 솟아오른 가슴, 동그란 엉덩이 위로 쏙 들어간 허리 라인의 물결을 잔상처럼 남기며 신이가 빨려 들어가듯 욕실 안으로 들어갔고, 나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 앞으로 걸어간다.
이슬처럼 맺힌 반투명한 욕실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은 두 사람의 형태가 고스란히 내 시야를 자극하며 보여주고 있었다.
약간 떨어진 둘의 거리와 커다란 형체의 실루엣의 물러남으로 들어가 몸을 적시는 신이의 육체를 감상하듯, 아니면 그 아름다움에 취해 전체를 보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처럼 몇 발자국 뒤로 서서 빤히 쳐다보는 박항구의 보이지 않는 시선이 느낄 수 있었다.
물주기로 몸을 적시는 신이의 실루엣은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고 섹시했다.
“오..옷 안.... 벗으십니까?”
더듬거리는 박항구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게 된다.
“응. 그이가 벗지 말라고 해서...”
“......그..그럼.”
“..내가 씻겨줄까?”
“저..저 말입니까?”
“응. 그럼 여기 누가 있어?”
“괘..괜...찮은.... 말....입니다..”
“응?”
“괜..찮지 않은 게 아닌데 말..입니다.”
“뭐라고?”
“그..그게....”
“씻겨줘?”
“.....”
“여기 등 돌리고 서 봐.. 내가 뒤에서 씻겨 줄게..”
자연스럽게 손을 뻗은 작은 실루엣이 커다란 남자의 팔목을 잡아 물줄기가 내려오는 자리로 잡아끌고는 천천히 몸을 맞닿게 움직인다. 손에 든 샤워 스펀지에 거품을 내는 듯 움직이던 신이의 손이 뒤에서 안 듯 박항구의 실루엣을 덮치듯 껴안고는 손을 가슴부터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 손길만으로도 남자의 커다란 실루엣이 조금씩 움찔거리고 있다는 걸 분명 느낄 수 있었고, 하반신의 또 다른 형태의 실루엣이 서서히 고개를 들며 형태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신이의 손이 가슴에서 배로 그리고 박항구의 사타구니에 도달했을 때.. 작은 신이의 속삭임이 내 귀를 물줄기 소리와 함께 적셔온다.
“으윽...”
“크네..... 정말 여자 친구가 없었어?”
“윽..네??..네. 정말 없었습니다.”
“이렇게.. 커다란데?”
확실히 실루엣의 형태만으로도 박항구의 똘똘이가 생각이상으로 커다랗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괜히 기분 나빠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으며 천천히 움직이는 신이의 손 끝 실루엣에서 눈을 못 때게 된다.
커다랗게 발기한 자지를 스펀지에 담아 부드럽게 움직이는 손길과는 대조적인 움찔거림을 연시 보여주는 박항구, 엉거주춤한 박항구의 실루엣 뒤에 커다란 가슴으로 뭉개듯 이어진 하나의 실루엣은 너무나 자극적인 그림자로 문밖에 투영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박항구의 탄성이 샤워기 물줄기의 목소리에 묻혀 새어나온다.
“으윽!!...”
“어!....나온다.”
“죄..죄송합니다.. ”
“...”
“너무.. 오랜..만이라서...”
“오랜만? 여자 경험 없다고 했잖아.”
“그게.. 딸딸이가 거의 6개월만이라서...”
“아직도 나오네.....”
“욱......”
“어..근데 안 작아져요.....”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계속? 어머!!!!~”
--계속--
더군다나 월요일 아침부터 시작된 미팅이 늦은 점심식사 전까지 이어질 줄은..
늦어서 죄송합니다.ㅋ
16.
“그렇게 끈질기게 찾아가고 장난치는데 지가 정이 안 들겠습니까? 자연스럽게 사귄다는 말도 없이 사귀기 시작해서 조금씩 마음을 허락하기 시작한 거죠.”
“그럼.. 그렇게 사귀었다고 치고.. 듣기론 사돈어른.. 그러니까, 신이 아버님이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네가 도와줬다고 하던데.. 그걸로 신이한테 점수를 많이 딴 건가?”
“네? 에이~~ 제가 그럴 놈입니까? 원래 신이한테 말을 안 하려고 했었는데..”
“안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찾아와서 화를 내더군요.”
“화를 내?”
“뭐... 자존심에 상처를 무지 받은 거 같던데요.”
그때가 생각이 나는 지 한상이가 잠시 테이블에 올려놓은 자신의 핸드폰을 빤히 쳐다본다. 그리곤 그런 자신의 본 얼굴이 싫은 듯 곧 미소를 짓고는 히쭉거리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건 뭐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자길 뭐로 보냐고, 값싼 동정심으로 사람 우습게 만들어서 기분 좋냐 는 말까지 들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생각해보십쇼! 사람도와주고 와서 따귀까지 맞았는데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도와 준거지?”
“네?”
“그게.. 공무원 비리잖아. 그것도 과장급이상이면 받아먹은 게 작은 것도 아닌데.. 쉽게 막을 수 없었을 텐데 말이야.. 신이 말로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무마시켰다고 하던데..”
“그거야 뭐.. 그게 중요합니까?”
“....”
“하여튼 그렇게 도와줬더니 와서는 막 짜증을 부리는데 그게 또 애처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나이도 저보다 훨씬 많은 아줌마가 짓는 표정이라는 게 말이 안 되게 귀엽게 보였다는 거.. 그런 적 없으십니까?”
“그럼.. 그 전에 이미 신이와 몸을 섞었다는 말인가?”
“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왜..웃지?”
“그게 중요합니까? 이미 섹스를 먼저 한 상태에서 신이를 만나기 시작한 건데?”
“자..발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건 확실히 차이가 있으니까.. 네 말대로라면 신이와 사귀고 난 후에.. 몸을 섞기 시작한 이후에 그 일이 터진 거잖아. 그럼.. 그 이전은...”
“그러니까 그게 왜 중요하냔 말입니다. 생각해보십쇼. 형님은 술을 처음 먹은 게 중요합니까? 아니면 술을 먹기 시작해서 쓴 맛보다 달달한 맛을 느끼기 시작한 게 중요합니까?”
“그야.. 처음으로 술을..”
“그렇죠! 술을 처음 먹은 건 그래도 기억하지만, 술을 먹다가 이 술이란 걸 언제부터 즐기기 시작했다는 건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죠. 마찬가지 아닙니까? 첫 경험이 최고이든 최악이든 머릿속에서 분명 지워지지 않는 것과 그 섹스란 걸 즐기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지.. 어느 것이 머릿속에 더 각인처럼 남아있겠냐는 말입니다.”
“......”
“아직도 그런 걸 연연하시다니.. 좀 실망스럽네요.”
“그럼.. 네가 말하는 그 첫 경험.. 스와핑이나 그런 건 언제부터 시작했나? 아니.. 그걸 쉽사리 받아들이던가?”
“설마요!!!! 처음엔 정말 칠색 팔색 했죠. 생각해보십쇼. 어느 누가 사귀기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다른 놈한테 자길 돌린다는데 좋다고 하겠습니까!? 크크~”
“그럼?”
“음.. 그러니까.. 제 압박에 가슴성형까지 하고나서... 한 5개월이 지나고 나선 가?”
“...”
“처음에 제가 신이한테 했던 말, 섹스중독이라는 말 기억하시죠? 그것처럼 제 발기상태가 유지가 안 되는 이유가 신이가 싫어서가 아니라고 설득에 설득을 하고, 명령까지 했었죠. 아실까 모르겠는데 신이가 약간 섭 기질이 다분한 여자라 서요.”
“섭??”
“섭 모르세요? 섭!?”
“.....”
“아! 그래서 그때 SM이라고 말했을 때 이상한 눈으로 보셨구나..하하하하하하하하.”
“SM이란 게.. 난 사람을 막 때리고 패고.. 그런 건 줄 알았으니까..”
“하하하하하. SM이란 단어가 무슨 약자인 줄은 아십니까?”
“...”
“Sadism Masochism의 첫 글자들을 줄여 SM이라고 부릅니다. 상대에게 육체적 정신적 가학을 가해서 성적 쾌감을 얻는 사디즘과, 상대에게 육체적 정신적 가학을 당하는 입장에서 쾌감을 얻는 걸 마조히즘이라고 해서 두가리를 같이 붙여서 SM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럼. 여기서 사디즘의 가학을 하는 사람을 뭐라고 부를까요? 돔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상대방은요. 네. 섭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워낙 유명한 야동들에서 무조건 채찍 들고 때리고, 묶고 강간하고.. 이런 것도 SM이 맞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말씀드렸듯 육체적 정신적 가학 중 전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 가학에 더 치중하는 편이란 말이죠. 그런데 신이는 그런 제 행위에 잘 참고 따랐고, 쾌감까지 얻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입니다.”
“그게 지금 대화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
“하~~ 이러니까 신이가 뭘 바라는지도 모르셨지.. 섭기질이 있다는 건 일반적인 쾌감에도 훌륭하지만 남자의 명령에서 오는 복종의 쾌감에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물론 개인적인 성적 취향이 더 중요하겠지만, 신이는 잘 길들어진 섭일 때 더 즐거워 한다는 겁니다.”
“그럼.. 네 명령으로 신이가 다른 놈하고 아무렇지 않게 잠자리를 했다는 거야?”
“아무렇지가 아닌 게 아니었죠. 아시잖아요. 신이가 자존심이 얼마나 센지,. 내 성적 취향이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처음엔 많이 혼란스러워 하더군요.”
“.....”
“그래서 술 좀 많이 먹고 친구 놈들하고 같이 쌍쌍으로 모여서 게임도 하면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분위기 잡고 시작하는데 알코올의 기운을 빌려서 조금은 대담하게 노출도 하고, 어린놈들 앞이라서 빼는 게 덜 한 것처럼 행동하는데 그게 말같이 쉽습니까? 우리들이야 뭐 워낙 그렇게 평소에도 잘 놀던 놈들이니 상관없었지만 신이는 게임벌칙으로 바로 앞에서 키스하고 몸 더듬는 것만 봤는데도 계속 맥주를 마시더군요. 크크크~. 그러다가 신이도 벌칙으로 다른 놈하고 키스하다가.. 결국엔 69벌칙까지 당첨이 됐는데 얼마나 망설이던지.. 친구 놈들의 성화에 결국엔 할 거면서도 애들 앞에서 술에 취했는데도 또 다시 심호흡까지 했다니까요. 하하하하~.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려서 몸이 반응을 하는데.. 이건 도저히 아닌 거 같다고 끝끝내 몇 번이나 망설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첫 날엔 그냥 딱 거기까지 만 했었죠.”
“게임이라고?”
“네. 분위기 띄우는 댄 게임만한 게 없죠. 더군다나 20대에 좀 노는 애들이라면 옷 벗기 게임은 기본이고 터치도 제대로 즐길 줄 알고요. 하긴 신이가 나이가 있어서 좀 껄끄럽긴 했을 거예요. 막내동생뻘 되는 남자애들 자지를 빨아야 되는 벌칙이란 걸 당했으니.. 물론 패스권이라고 해서 술로 대처할 수 있었지만,, 생각해보세요. 거기서 술에 만취하게 되면 무슨 일을 당하게 될지를.. 신이가 그런 쪽으로는 또 똑똑하잖아요. 차라리 알딸딸하더라도 필름만은 끊지 말자는 각오로 감당할 수 있는 벌칙은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건데..”
“똑똑한 여자가 그런 모임에 참가를 하나?”
“허~~ 형님. 섹스에는 똑똑하고 멍청하고 가 없죠.”
“뭐?”
“명품으로 휘감고 있어봐야 다 벗겨놓으면 막대 달린 남자랑 구멍 뚫린 여자고, 뚱뚱하거나 마른 게 다인데 뭘 똑똑하고 멍청하고를 가립니까?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알몸으로 무인도에 던져놔 봐요. 법을 공부할겁니까? 잘난 법 공부해서 다른 놈 심판할 수 있어요? 아니면 적분이나 미분 같은 걸로 로켓이라도 발사 할 수 있습니까? 어차피 무인도에서는 마실 물과 먹을거리가 제일 중요하고, 그것들이 풍족하다면? 다음엔 뭘 찾게 되는지 아세요? 나머지 욕구들이에요. 그거랑 똑같다는 말입니다. 술에 몸을 맡기고 음악에 취해서 본능에 충실하다보면 다 똑같아 진다는 그 말이죠.”
“뭔 말도 안 되는 억지 같은 소리를...”
“크크크~ 형님도 이 생활에 뼈 속까지 물들게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의식주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그 다음으로 가장 왕성하게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게 성욕이란 걸 말이죠.”
“그럴까? 사람의 본성이란 건 아무리 변하려고 노력해도 바뀔 수 있는 한계란 게 있다고 난 생각하는데!?”
“그거야 형님이 아직 절실함이 없어서죠.”
“그래서 날 이런 게임이라는 걸로 낚은 건가? 절실함이란 걸 깨닫게 해줄고? 그럼 그 절실함이란 걸 깨닫게 해서 뭘 얻으려고? 같은 물에서 노는 동료라도 필요한 거야?”
“네? 하하하하하하하하. 또 오버하신다. 동료라면 형님이 굳이 필요할까요? 널린 게 하이에나 같은 새끼들에 발정난 개 같은 놈들인데?”
“그럼...”
목이 타들어간다.
지금까지의 한상에 모습과 행동, 그리고 신이의 모습에서 유추했고 결론지었던 이 게임이란 것의 의도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던 한상이 놈의 의도를 직설적으로 물으려 준비를 하자 목부터 마르기 시작했고, 난 컵에 담긴 물을 천천히, 조급해보이지 않게 천천히 마신 후 말을 이어간다.
“신이를 정말 사랑해서 날 아예 같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트리려는 거 아니냐? 신이가 날 아직도 사랑하니까?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신이의 정신까지는 못 가지니까?”
“정신이라..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신이가 아직도 형님을 그리워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뭐?”
예상외의 긍정에 나도 모르게 되묻게 된다.
사람의 맥을 다 뺄 정도에 한상의 표정변화 없는 긍정은 다른 무엇인가를 나로 하여금 또 고민하게 만든다.
“음~~ 뭐라고 할까.. 형님은 제가 안 갖고 있는 걸 갖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돈으로 살 수 없고 인맥으로 구할 수 없는.. 하긴 나중엔 그 모든 걸 다 사는 제 모습에 신이조차 놀라는 눈치였지만..”
“그게 뭔데?”
“..네?”
“신이가.. 내가 갖고 있다고 한 게 뭐냐고...”
“와~~ 너무 꽁으로 드시려고 한다.”
“...”
“그런 시답잖은 얘기는 그만하시고. 제 분위기를 다 깼으니까.. 이번엔 형님이 말씀하시죠.”
“.....뭘?”
“벌겋게 충혈 된 눈동자를 보니 어제 잠 한 숨 못 자신 거 같은데, 어떠셨습니까? 누굴 어떻게 불러서 즐기셨어요?”
“어제?”
“네! 어차피 신이가 말 해주겠지만 형님이 얘기해주시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겠네요. 누가 주도를 했습니까? 신이는 아닐 테고.. 당연히 형님이 하셨겠죠? 아니면 부른 초대남이란 남자가 주도를 했어요? 혹시.. 어제도 안 커진 거 아니죠?! 크크크크”
“신이가 오늘 전화를 못 했다고 했지?”
“네? 네.”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할 줄은 전혀 예상을 못 했어.. 신이가 즐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미친놈처럼 달려들어서 신이를 괴롭혔다고 해야 할까? 아니지.. 네 말대로 정말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지.. 어제 부른 남자는 군바리였어.”
“군바리라면? 군인이요? 직업군인?”
“아니. 일병 휴가를 나온 현역 군인. 역시 군인이 체력하나는 끝장이더군. 통제하기가 좀 힘들어서 그랬지 정말 장난 아니던데.”
“......”
“결국엔 신이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조금만 쉬자고 부탁을 하는데도.. 와~ 휴가가 빵꾸나서 6~7개월 만에 처음 나온 휴가라고 하더니 정말 많이도 묵혀놨더군.”
“신이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고요?”
“그럼? 그렇지 않으면 너한테 전화를 왜 못 했겠나?”
“.......호~... 자세히 좀 얘기 해주... 아씨..”
몸을 테이블 안으로 바짝 끌어 앉던 한상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울리자 짜증을 내며 뒤집어 놓으려다 말고 번호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리곤 핸드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게 사과를 한다. 사과를 할 놈이 아닌데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나도 모르게 괜찮다는 제스처로 손을 들어 까딱거리게 된다.
“누가 전화... 죄송합니다 형님. 이 전화를 받아야 되는 전화라서.... 네 선생님.. 네....”
중요한 통화인지 자리에서 일어나 흡연실 쪽으로 걸어가며 전화통화를 하는 강한상의 뒷모습을 보며 난 어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본다. 오랜만에 봤던 신이의 웃음을 떠올리며 아직도 삐걱거리는 허리를 등받이에 깊게 기대며 피곤함에 잠시 눈을 감게 된다.
“친구들 만나러 간 거 아니에요?”
“친구들 보냈습니다. 중요한 약속이 생겼다고.. 말하고 말입니다.”
“보냈어요?”
“네. 혹시.....”
“앉으세요.”
중요한 대화중이었기에 그냥 군인총각을 돌려보내려던 내 생각과는 달리 신이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군인총각을 앉힌다. 쭈삣거리며 옆 자리에 앉은 군인총각은 역시나 신이의 얼굴과 가슴을 몰래몰래 훔쳐보기 시작했고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신이가 나이를 물어보며 그 시선을 돌린다.
“몇 살이에요?”
“네? 아.. 스무 살입니다.”
“스물이요?? 너무...”
“너무 어리네.. 그래도 스물 하나는 될 줄 알았는데..”
“생일이 늦어서 꽉 찬 스물입니다.”
“...”
“이...이름은 일병 박항구..입니다.”
“박항구요?”
“네! 그렇습니다. 유명 개그맨하고 거의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하...하하하...”
“...”
썰렁한 농담에 나와 신이가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어색한 분위기를 본능적으로 타파하려는 일병의 어색한 농담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박항구란 남자의 목을 바짝바짝 타들어가게 만드는 침묵을 이어가게 된다.
뭐라고 말을 하려고 입을 계속 벌리다 마는 박항구의 모습에 눈치도 진짜 없는 놈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던 나였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신이는 귀엽게 보였나보다.
“어디서 근무해요?”
“네? 저..저 말입니까?”
“그럼... 제가 누구한테 물어보겠어요?”
“하하..하... 저..전.... 잠시... 물 좀 마셔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꿀꺽~~꿀꺽꿀꺽 꿀꺽꿀꺽~~”
신이의 가득 잠겨 있던 물 잔을 단 번에 비워버린 박항구는 그제야 살겠다는 듯 탄성 비슷한 심호흡을 하곤 말을 이어갔다.
“철원 쪽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 저도 그쪽 아는데.. 선산이 그쪽이에요.”
“지금은 휴가 나왔습니다. 첫 휴가라서.....”
“첫 휴가요? 그.. 막대기 2개면 높은 거 아니에요?”
“네?? 일등병입니다.. 높은 건 아니고....”
“그럼 낮아요?”
“네... 이제 일병 단지 얼마 안 돼서....”
“아~~ 그럼 많이 힘들겠다..”
“좃뱅이 칠 때지.. 일병이면 진짜 죽어날 때네. 철원이면 15사단?”
“네??.. 군사기밀이라서...”
“군사기밀 같은 소리하네.. 아.. 말 놔도 되죠?”
“네! 괜찮습니다.”
“하하하.. 이 친구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드네.”
어차피 자리 잡고 앉은 박항구를 돌려보내기엔 늦었다는 생각에 둘의 대화에 동참하게 된 나였다.
“그런데.. 항구씨는 우리가 뭘 할지 알고 오셨어요?”
“네!?.. 그..그게....”
“만약에 우리가 인신매매 일당이면.. 아니면 꽃뱀이면 어떻게 하려고 겁도 없이 이렇게 쫓아 왔어요?”
“제 몸 하나는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누나가 너무.... 예쁘셔서....”
“누나? 저요? 누나는 무슨.. 다 늙어빠진 아줌만데...”
“아닙니다! 밖에서 계속 봤는데 이십대 중반 같으십니다.”
“에이.. 그건 넘 오버다.”
“진짠데 말입니다.”
“하긴.. 울 와이프가 좀 많이 어려보이지. 그럼 여기서 이러지 말고 우리 근처로 자리 옮길래?”
“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신이가 날 잡는다.
“정말 괜찮겠어요?”
“응? 뭐가?”
“차라리.. 아니...에요.”
“싱겁긴.. 당신이야 말로 괜찮겠어?”
“저요? 제가 왜요?”
“처음 보는 남자잖아. 한상이처럼 준비된 사람도 아니고 그냥 내 마음에 그나마 가장 드는 친구로 고른 건데. 너무 즉흥적인 거 아닌가?”
“좀.. 불안하네요.”
“걱정 마.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네..”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네’를 들으며 난 돌아다니며 이미 점찍어둔 가장 고급스러워보였던 모텔로 망설임 없이 향한다. 지금 내 행동자체가 지 와이프를 다른 놈하고 같이 나누고 즐기려는 말도 안 되는 행위임은 분명했지만 묘한 긴장감과 함께 호기심? 흥분이 되는 호기심을 느끼는 이상야릇한 감정을 느끼며 내 뒤를 따라오며 신이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박항구의 시선을 의식하며 걸어가는데..
“방이 있을까요?”
“방? 아!... 그래도 목요일인데.. 방이 있지 않을까?”
“그거야 모르죠.”
“잠깐만...”
그제야 난 그 모텔을 향해 발걸음을 빨리 움직였고, 결국 박항구에게 신이를 부탁하곤 뛰게 된다. 내가 쓰리섬에 안달난 놈은 결코 아니었지만 괜히 허탕만 치며 돌아다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뛰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모텔의 내부는 내 예상보다도 훨씬 깔끔했고 괜찮아 보인다.
“어서 오세요.”
“방 있나요?”
“네. 대실이요?”
“....저기 세 명이서 묵을 수 있을까요?”
“세 명이요?”
“네. 오랜만에 조카 놈이 군에서 휴가를 와서.. 밤새도록 마시려고요.”
“인원 추가면.. 비싼데.. 남자 셋이에요?”
“아니요. 남자 둘에.. 여자 하나요.”
남자의 따가운 시선에 귀까지 빨개지는 창피함을 애써 뒤로하고 더 담담하고 뻔뻔하게 얘기를 한다.
“얼마죠?”
“.. 칠.... 칠만 원이요.”
“네. 계산해주세요.”
“혹시..”
“네?”
“아니에요. 인원 추가라서 칠만 원이고요.”
“차라리 숙박으로 주세요. 여긴 트윈 같은 것도 있나요? 침대 두 개짜리..”
“숙박이요?”
“네.”
“트윈 있고요. 숙박은 십 오만원인데요.”
“네. 주세요, 현금 되죠?”
“네.”
창피해 죽겠다는 느낌을 애써 지우며 키를 받아들고 잠시 밖으로 나온다. 모텔 바로 앞에 신이와 항구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여자 친구도 없어요?”
“네... 고등학교 때 2개월 정도 사귄 게 답니다.”
“2개월 사귄 거면... ”
“....”
“뭐야? 그럼 숫총각이야?”
“네? 잘 못 들었습니다.”
“아니.. 여자 경험이 한 번도 없냐고!?”
“.........네.”
“하~.. 이거 난감하네.”
“그래도 많이 연습했습니다!”
“뭐? 연습?? 무슨 연습?”
“그게.. 야동을 보면서.... 딸딸이도 많이 치고.. 소라도 많이 들어가 보고...”
“소라? 먹는 소라?”
“있어요.. 야한 사이트.”
나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신이의 설명에 당연한 상황인대도 의외라는 표정을 짓고는 다시 박항구를 쳐다보며 말을 하게 된다.
“그 야한 사이트에서 야동을 많이 봤다고? 우리가 오늘 뭘 하려고 항구씨를 초대 한지는 알고 있고?”
“네. 알고 있습니다.”
“뭘 하려고 하는데?”
“그거야.... 같이......”
“...”
“그만하고 들어가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요.”
“응?.”
그제야 난 우리를 지나가며 보내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하긴 모텔 앞에서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습만큼 이상한 장면은 없는 듯 보일거란 생각을 하며 우선 모텔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모텔은 깔끔할 뿐 다른 모텔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조금 더 큰 방과 큰 침대, 그리고 작은 침대가 나란히 놓여있다는 것과 욕실에 커다란 욕실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일반 모텔의 풍경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커다란 침대에 신이가 스타킹의 은은한 윤기가 흐르는 다리를 다소곳하게 모아 앉았고 난 작은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양복 상의를 벗는다. 박항구만이 멀뚱히 그런 우리를 쳐다보며 멀쑥하게 서 있었기에 작은 침대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손짓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작 된 침묵..
막상 당당하게 들어오긴 했는데 뭐부터 먼저 해야 할지 감을 좀처럼 잡을 수 없던 나였다. 이런 경험이 다분한 남자로 리드를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들 던 그때, 신이가 이 적막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미소 띤 얼굴로 침묵을 깬다.
“진짜 냄새 난다..”
“냄새? 방에서 냄새 나? 잘 모르겠는데..”
“그 냄새 말고.. 항구씨..”
“네? 저 말입니까?”
“네. 음~~.. 약간 쾌쾌하면서.. 발.. 냄새 같은?”
“죄..죄송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립던 냄새가 항구 쪽에서 코에 와 닿는다.
군인이라면 다 나지만 자신은 모르는 이 냄새를 새삼 깨닫게 되고는 더 코를 킁킁거리며 맡게 되는데.. 그런 내 행동에 박항구가 발을 발로 덮으며 몸을 더 뒤로 앉는다.
“괜찮아요. 남자 냄새가 다 그렇죠. 그럼 휴가 나오자마자 여기 온 거예요?”
“네.. 첫 휴가라서.. ”
“첫 휴가면 부모님들이 먼저 아닌가? 그래도 가장 기다리시는 분이 부모님들이실텐데.. 못됐다~”
“아닙니다. 아버지랑 어머님은 지금 중국으로 여행 가셔서.. 집에 아무도 없습니다.”
“여행이요? 아들이 휴가 나오는데?”
“원래는 다음 주에 나오기로 신청했는데.. 선임한테 밀려서...”
“왜요? 첫 휴가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에요? 선임이 막 바꿔도 되는 거예요?”
“네.. 군대는 짬밥이 최고라서..”
“와~~ 진짜 나쁘다.. 아무리 그래도 첫 휴간데..”
“요즘은 100일 휴가 안 나가나?”
“그게 바뀌어서.. 지금은 신병휴가라고 꼭 100일일 때 나오는 게 아니고 부대마다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신병휴가는 보내준다고 했는데.. 전 꼬일 대로 꼬여서.. 일병 달고 첫 휴가를 6개월 만에 나온 케이스라고 재수 없는 케이스라고 들었습니다.”
“아! 요즘은 21개월이라고 하던데. 그럼 계급이 어떻게 돼?”
“3, 7, 7, 4입니다. 이병이 3개월.. 이등병이 7개월.”
“아~~ 많이 달라졌네. 나 때만해도 6686이었는데.. 와~ 그럼 몇 개월이 줄어든 거야.. 참~ 좋아졌네.”
“....”
“지금이랑 그때랑 똑같아요? 요즘은 뉴스에서도 선진군인~ 미래군인이라고 광고까지 하던데..”
“광고 같은 소리하네! 군바리는 아무리 배불리 먹고 아무리 많이 자도 배고프고 잠이 모자란 직업이야. 철조망 안에 가둬두고 20개월 넘게 선머슴아들만 살라고 하는데 그게 사람 살 곳이냐!?”
“그래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옛날하고 다르게 각자 개인철제 관물대도 있고,, 침대도 있고...”
“침대? 와~~~~ 무슨 호텔이냐!?”
“그래도.. 힘든 건 마찬가집니다. 아무리 줄어도... 일반인들 보면 부럽긴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하긴...”
“근데... 정말 여자 친구가 한 명도 없었어요?”
“네?.. 네.”
“정말로?”
“네....”
“군인아저씨들은 그런 곳도 많이 간다던데.. 항구씨는 그런데 안 가봤어요?”
“네. 이제 입대하고 첫 휴가라서.. 다음에 휴가 때 사수가 같이 가자고...”
“그럼... 좀 그러네.. 그래도 첫 경험인데... 나 같은 아줌마는 좀..”
“아닙니다! 누..누나 정말 예쁘십니다!”
바짝 든 군기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박항구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실소를 하게 되지만, 박항구는 어느 때보다도 제일 진지한 표정을 짓는 듯 신이의 말을 강한 부정으로 몸까지 일으켜 세우며 목소리 높여 말을 했고 신이도 ‘피식’하며 웃게 만들었다.
강한상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에 길들여진 신이에겐 이런 풋풋함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는 듯 보였고 그나마 안심을 하게 된다. 안심이라고 하기엔 좀 웃긴 내 감정이었지만 수많은 남자 중에 그래도 이 순진한 청년을 악의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온 건 아닌지 라는 죄책감과 뒤섞인 이 안도감에 안심하게 되는 내 자신을 속으로 칭찬을 하며 역시나 여자의 수다만큼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누나라고 자꾸 부르니까.. 좀 이상하다.”
“네? 누나 말입니까?”
“네. 음.. 저도 말 편하게 해도 되요?”
“당..당연하지 말입니다.”
“그럼.. 아까 소라에서 봤다고 했는데.. 정말 괜찮겠어?”
“그럼 괜찮지! 이런 봉을 잡았는데!”
“그건 당신 생각이고요. 첫 경험이 얼마나 중요하고 머릿속에 오래 남는데.. 요즘 친구들은 그래도 경험도 많고 전부 여자 친구들도 많던데..”
“남공고를 나와서.. 2년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입대를 해서 여자 친구가 없었습니다.”
“음~..”
“잡담은 그만하고.. 먼저 씻을래?”
“네? 저..말입니까?”
“그럼? 냄새나는데 씻어야지!”
“아..알겠습니다.”
내 말에 황급히 전투복의 상의를 벗으려던 박항구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나와 신이의 시선을 의식하곤 엉거주춤하게 일어나 샤워실로 걸어간다. 그리곤 아주 잠시 후 문을 아주 조금 열고는 잘 개어 놓은 전투복을 각 잡아 문 앞에 내려놓는데..
겨우 웃음을 참게 된 나였고, 신이도 마찬가지였다.
애써 표정을 숨기려던 신이었지만 볼수록 각 잡히게 정사각형으로 잘 접어놓은 전투복의 상하의와 정점을 찍는 말아놓은 양말의 모습에 손을 가리곤 웃음소리를 죽여 고개를 돌린다.
곧 들려오는 샤워기 소리에 잠시 여전히 웃음을 참던 신이가 뭔가를 각오한 듯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벗기 시작했다.
“버.벌써?”
“첫 경험이라잖아요. 나쁜 추억을 남기면 안 되죠.”
“뭘 어떻게 하려고?”
“제가 리드할게요. 아니면 당신이 리드할래요?”
“....”
사실 대화의 시작도 어려웠던 난 이 상황에 대해 능숙한 신이의 말만 따르면 될 뿐 고민할 필요도 없었지만..잠시 고민 하게 된다. 어제의 경험에선 난 신이에게 전적으로 의지를 했었다. 신이의 능숙한 리드로 미지란 여자와 신이란 여자에게 황제 같은 서비스를 받았으며 내 자신도 놀랄 만큼의 쾌감과 흥분을 경험했었다.
그렇다면 오늘의 리딩자는 신이가 아닌 나여야 한다.
오늘 만큼은 모든 지배권이 나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그나마 박항구란 어린 남자의 숫기 없는 행동에 기분이 좋아진 지금 최소한 명령자로서의 내 위엄을 보여줘야 했다. 어리숙할 게 뻔 하지만 그 어리숙함까지도 내 장점으로 어필하면서 말이다.
“그럼.. 스타킹에 속옷만 입고 항구 좀 씻겨주지?”
“...네? 씻겨주다뇨? 항구씨를요? 제가??”
“응. 왜? 거북해?”
“.....난 불 끄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당신 정말 괜찮겠어요?”
“내 경험상.. 첫 관계가 너무 위압적이거나 힘이 들어가면 좀 그렇더라고.”
“......”
“대신 밖에서 훔쳐봐도 되나?”
“훔쳐보다뇨? 그냥 보면 되지...”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항구나 들어가서 씻겨줘.”
“그런데.. 스타킹까지 신고 들어가라고요?”
“응. 남자의 로망중 하나거든.”
“...... 알았어요.”
벗던 겉옷을 다 벗은 신이의 반나체는 정말 아름다웠다.
섹시비키니와도 같은 은회색의 겉 바탕에 검은색으로 자수가 놓인 고급스럽고 많이 파인 브래지어와 한 쌍으로 이뤄진 노란색 띠가 포인트인 같은 무늬의 팬티, 그리고 연한 커피색 밴드 스타킹으로 더 잘빠진 각선미를 보여주며 천천히 날 지나 물소리 나는 욕실로 향해 걸었다.
그리곤 욕실의 유리문에 위치한 작은 손잡이를 잡고 선 채 마지막으로 날 한 번 쳐다보곤 내 표정을 살핀다.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으로 들어가라 말을 한다.
문이 열리고 깜짝 놀란 박항구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들어가도 돼?”
“.....”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고.. 아줌마지만 창피해..”
“드..들어오세....”
다시 한 번 날 흘깃 쳐다본 신이가 잔상처럼 소리 없이 욕실 안으로 들어간다. 곧게 뻗은 다리와 솟아오른 가슴, 동그란 엉덩이 위로 쏙 들어간 허리 라인의 물결을 잔상처럼 남기며 신이가 빨려 들어가듯 욕실 안으로 들어갔고, 나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 앞으로 걸어간다.
이슬처럼 맺힌 반투명한 욕실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은 두 사람의 형태가 고스란히 내 시야를 자극하며 보여주고 있었다.
약간 떨어진 둘의 거리와 커다란 형체의 실루엣의 물러남으로 들어가 몸을 적시는 신이의 육체를 감상하듯, 아니면 그 아름다움에 취해 전체를 보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처럼 몇 발자국 뒤로 서서 빤히 쳐다보는 박항구의 보이지 않는 시선이 느낄 수 있었다.
물주기로 몸을 적시는 신이의 실루엣은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고 섹시했다.
“오..옷 안.... 벗으십니까?”
더듬거리는 박항구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게 된다.
“응. 그이가 벗지 말라고 해서...”
“......그..그럼.”
“..내가 씻겨줄까?”
“저..저 말입니까?”
“응. 그럼 여기 누가 있어?”
“괘..괜...찮은.... 말....입니다..”
“응?”
“괜..찮지 않은 게 아닌데 말..입니다.”
“뭐라고?”
“그..그게....”
“씻겨줘?”
“.....”
“여기 등 돌리고 서 봐.. 내가 뒤에서 씻겨 줄게..”
자연스럽게 손을 뻗은 작은 실루엣이 커다란 남자의 팔목을 잡아 물줄기가 내려오는 자리로 잡아끌고는 천천히 몸을 맞닿게 움직인다. 손에 든 샤워 스펀지에 거품을 내는 듯 움직이던 신이의 손이 뒤에서 안 듯 박항구의 실루엣을 덮치듯 껴안고는 손을 가슴부터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 손길만으로도 남자의 커다란 실루엣이 조금씩 움찔거리고 있다는 걸 분명 느낄 수 있었고, 하반신의 또 다른 형태의 실루엣이 서서히 고개를 들며 형태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신이의 손이 가슴에서 배로 그리고 박항구의 사타구니에 도달했을 때.. 작은 신이의 속삭임이 내 귀를 물줄기 소리와 함께 적셔온다.
“으윽...”
“크네..... 정말 여자 친구가 없었어?”
“윽..네??..네. 정말 없었습니다.”
“이렇게.. 커다란데?”
확실히 실루엣의 형태만으로도 박항구의 똘똘이가 생각이상으로 커다랗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괜히 기분 나빠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으며 천천히 움직이는 신이의 손 끝 실루엣에서 눈을 못 때게 된다.
커다랗게 발기한 자지를 스펀지에 담아 부드럽게 움직이는 손길과는 대조적인 움찔거림을 연시 보여주는 박항구, 엉거주춤한 박항구의 실루엣 뒤에 커다란 가슴으로 뭉개듯 이어진 하나의 실루엣은 너무나 자극적인 그림자로 문밖에 투영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박항구의 탄성이 샤워기 물줄기의 목소리에 묻혀 새어나온다.
“으윽!!...”
“어!....나온다.”
“죄..죄송합니다.. ”
“...”
“너무.. 오랜..만이라서...”
“오랜만? 여자 경험 없다고 했잖아.”
“그게.. 딸딸이가 거의 6개월만이라서...”
“아직도 나오네.....”
“욱......”
“어..근데 안 작아져요.....”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계속? 어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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