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적어도 1주일은 쉬고 싶었는데 손이 근질근질해서 못참고 올립니다.
................. 하 나란 남자... 한심한 남자...
- Prologue.
~
오늘도 접대... 정말 지겹다. 영업사원도 아닌데 영업사원들은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술개발팀의 대리에 불과한 나는 오늘도 거래처 사장들과의 미팅 후 접대를 하고 있다.
대리... 정말 만만한 직급이다. 위로는 과장, 부장 새끼들 똥꼬빨아가면서 눈밖에 안나게 하려고 오만가지 아부를 떨어야하고, 사회생활 모르는 파릇파릇한 신입사원새끼들이 징징대는것도 받아줘야된다. 이빨을 터는건 괜찮은데 더 짜증나는건 위에 새끼들은 일하기 싫다고 대놓고 티내며 나한테 일을 떠넘기고, 아래 새끼들은 일을 맡길수가 없어서 결국 모든 일은 나의 몫이다. 시발... 우리 회사만 이런건가? 정말 심각한건 기술개발팀이 공돌이들이라 그런지 기본적으로 대화스킬이 너무~~~, 너무~~~~나도 부족하다. 어쩌다가 우리 부서 사람들이 사장과 단체회식을 하던 자리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내가 사장의 눈에 들기 위해 그동안 익혀왔던 화술을 공개했던게 나의 가장 큰 실수였다.
"최대리였나? 앞으로 우리 하청업체들뿐만 아니라 거래처를 상대로 한 기술적인 교류는 모두 자네에게 맡기겠네."
김부장 개새끼...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면 그것은 결국 우리 부서의 실적이고, 그 실적은 김부장에게도 승진이 되는 요소이니 사장과 샤바샤바를 하고는 나한테 원치도 않는 일을 떠넘겨버린다. 시발... 직장생활을 이렇게 접대만 하고 다니는거면 그냥 그러려니 한다. 문제는, 이곳에 접대를 하러 오기 전까지 나는 회사에서 현재 개발중인 프로젝트와 씨름을 하다가 왔다는 것이였다. 하... 진짜 좆같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내 앞에 앉아있는 강사장과 안사장은 내 속마음을 모를 것이다. 내 나이 30... 이딴 좆같은 기분을 얼굴에 지우는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뭐,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는 꽤나 잘생겼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얼굴이기도 하지만, 소위 말해서 아이돌처럼 곱게 생겼다거나 한것이 아니라 남자답게 잘 생겼단 말이다. 그 말은 즉 다른 남자들도 나를 보면,
-저자식 좀 호감인데?
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아마 술김애 내뱉는 저자들의 말을 봤을때 이번 거래도 아주 무난히 성사. 김부장새끼가 좋아하겠군... 물론 내 실적에도 플러스가 되긴 하지만, 솔직히 말해 실적이고 나발이고 그냥 안하고 말지... 라는 생각을 수백번 내뱉는것을 억지로 삼켜낸다. 그리고 이 거래를 완전히 성사시킬 카드가 들어온다.
"오오... 이거 최대리... 이거 사람이 참 사람마음을 잘 아는구먼? 하하하하..."
"이런데를 어떻게 알았나? 강사장님. 우리도 자주 와야겠습니다? 하하하..."
호색한새끼들. 여자라면 아주 환장을 하는 놈들이다. 나이도 나보다 많고, 결혼도 한걸로 알고 있고, 애들도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적당히좀 하지... 새끼들... 하긴, 뭐 나도 예전에는 나름 화려했던 과거가 있으니 그 마음을 아예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나이는 강사장보다 안사장이 많았지만, 회사 규모는 강사장의 회사가 더 커서인지 강사장이 안사장에게 먼저 초이스를 하라는 말에 안사장은 극구 사양하며 강사장에게 초이스를 넘긴다. 강사장은 세 여성 중 가장 어려보이는 여성을 초이스. 나이 많은 새끼들이 젊은것들을 좋아한다더니... 그리고 안사장은 그 중에서 가슴이 가장 큰 여성을 초이스한다. 호오... 그런 취향이였나? 이런 것들을 체크해두고 기억해두는것도 접대에는 중요한 요소이다. 접대란건 한번만으로 끝나는건 없으니까.
"허허, 우리가 미안해서 어떻가하나. 최대리. 혹시 이 여자가 마음에 들면 나랑 바꾸겠나?"
"아닙니다. 강사장님. 하하... 어떻게 두분께서 제 취향을 아시고 이렇게 멋진 여성분을 주시는건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하!! 이사람. 정말 진국이구만 진국이야. 자, 일단 한잔부터 하세."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너무나도 당연하다는듯이 내뱉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부인 말고는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나를 배려해준것에 고맙다, 라고 겉으로 표현을 해줘야한다. 그래야 그들이 좋아하니까. 그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내가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길 바란다. 사람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받기만을 바라는 그런 도둑놈같은 심보. 어쨋든 나는 그들에게 보란듯이 내 옆에 앉은 여성의 허리를 감고는 내 품으로 끌어안는다.
"아잉~ 대리님두 참..."
"허허, 이사람보소? 진도가 너무 빠른거 아닌가?"
여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일은 너무나도 익숙하다는듯 아양을 떠는 그녀. 그리고 나의 가벼운 스킨쉽은 마치 도화선에 불이 붙은것같은 효과를 내며 그들이 그들의 여자를 주물럭거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진짜, 애새끼들도 아니고... 사장새끼들은 하나같이 수저로 떠먹여줘야 받아먹는 한심한 놈들이다...
"아응... 여기서는 안되용~~"
"어허! 뭐가 안된다구그래? 속옷도 안입고 온 주제에."
"에이, 사장니임~~ 그건 서비스 서비스. 응?"
쯧쯧... 나는 그들의 시선이 온통 그들의 옆에 있는 여자들의 젖통에 쏠린 사이에 고개를 절레절레 돌린다. 거부하는듯한 그녀들도 사장들의 지갑에서 황금색의 5만원짜리 지폐가 한장씩 나올때마다 언제 거부했냐는듯 그들의 손을 받아들인다. 개새끼들... 저새끼들이 저렇게 돈을 쓰면 나도 옆에 있는 여자에게 돈을 써야한다. 이게 이바닥의 암묵적인 룰이라는 거지. 역시 필살기를 써야만 할 때가 된듯하다.
"사장님들... 저...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급해서... 이년이랑 좀 뒹굴어야겠습니다."
"이야~ 최대리. 남자답구만! 역시 젊은건 달라. 하하. 안그렇습니까 강사장님?"
"누가 아니랍니까. 안사장님. 허허... 아무튼 최대리. 오늘 최대리때문에 우리가 너무 즐겁구만. 그래그래. 쌓이면 해로운 법이야. 오늘은 그럼 이쯤에서 헤어져야겠구만."
"죄송합니다. 사장님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야하는데 이놈의 좆대가리가... 아무튼 여기 계산이랑 사장님들 2차까지 제가 다 계산하고 갈테니, 마음껏 즐기십시오."
"어허... 2차까지는 안그래도 되는데..."
"제가 마음쓰는거라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즐기십시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 로즈라고 했나? 가지..."
휴, 살았다. 하긴, 내가 사라져줘서 강사장과 안사장도 눈치 안보고 더 즐길 수 있겠지. 사실 이곳의 술값을 계산하는거야 회사돈으로 내면 그만이지만, 그들의 2차비용은 내 사비로 내야만 한다. 돈이 존나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내 옆의 자신을 로즈라고 밝힌 여자, 풋, 로즈라니. 장미인가? 헛웃음이 나오는 예명이지만 뭐 그건 넘어가주기로 하고 그녀가 이끄는대로 모텔로 향했다. 이제서야 해방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술기운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잠깐이라도 누워야겠다. 나는 간단히 외투만 벗어던지고는 침대에 큰 대자로 누웠다. 로즈라고 밝힌 그 여성은 나를 보며 웃고는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술기운때문에 어지럽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별로 보고싶지도 않다. 여자의 알몸은 현실에서든 모니터 속에서든 지겹게 봐왔으니까 별로 신기할 것도 없고.
곧 알몸이 된 그녀는 나에게 슬금슬금 다가오고는 내 바지 지퍼를 잡고 내리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행위, 뭐, 이 곳에서는 일종의 메뉴얼대로 행동하는 것이겠지. 나는 그 메뉴얼이란것이 싫다.
"어... 대리님. 왜그래용~?"
"아이고 머리야... 미안한데 냉수나 한잔 꺼내주세요."
"목마르면 미리 말씀하시징~"
보통의 남자들이라면 남자의 바지를 벗기는 행위를 제지하거나 하진 않는다. 내가 손을 잡았던 것에 그녀는 당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말을 들은 그녀는 별거 아니였다는 것에 안도한듯 마치 자신의 자랑거리는 엉덩이라고 광고를 하는것처럼 엉덩이를 씰룩씰룩거리며 냉장고를 향하고는 생수를 꺼내서 다시 나에게로 온다. 물론, 그녀의 몸을 가릴 생각은 없이.
-벌컥벌컥
휴, 차가운 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내 몸의 술기운을 조금은 씻겨주는것 같다. 내가 생수의 병뚜껑을 닫자 그녀는 다시 내 가슴을 밀치며 침대에 눕혔고, 이번엔 내 상위부터 벗기기 시작한다. 네 생각대로 하게 둘 순 없지. 나는 갑작스럽게 몸을 일으킨다.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는 해도 그녀는 내 힘을 감당해낼 수 없다. 자연스럽게 나와 그녀의 상황은 반전되고, 이제는 그녀가 침대에 누워 두려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고, 내가 그녀의 몸 위에서 언제라도 그녀를 덮치겠다는듯한 형세를 취하고 있다. 헛웃음밖에 안나온다. 자기 주도적으로 하는건 되고, 손님이 주도적으로 하는것에는 두려움을 느끼다니.
"뭐 하나만 물어보죠. 로즈씨."
"대... 대리님... 이러시면..."
"보통 다른 손님들한테는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십니까?"
"네?"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어느새 황당함으로 가득찬다. 뭐, 익숙한 반응이다. 다들 그랬지. 이새끼가 갑자기 왜 나한테 그딴걸 묻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 뻔하다. 뭐, 그녀가 이해를 하든, 하지 못하든 나한테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시 한번 질문을 하자 여자는 뭔가 질린다는듯한 표정을 하며 마지못해 대답을 하고야만다.
"10분정도... 술 많이 드시면 보통 20분정도... 정말 오래하시는 분은 30분까지도..."
"음. 그럼 40분정도 있다가 가시면 되겠군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보통 20분정도라고 하셨으니까, 들어오는 시간, 사정시키는 시간. 그리고 씻고 나가시는 시간까지 해서요."
"..... 저... 대리님이 무슨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당혹함으로 가득찬 표정을 보고나서 나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탄것에서 내려와서 그녀의 옆에 눕는다. 그녀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며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을 그녀 스스로 최대한 납득시키려고 노력해본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대답은 나오질 않는다. 결국 내가 그녀를 도와줄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시시한거 하지 말고 그냥 얘기나 하다가 가시라구요. 그게 서로 좋잖아요. 안그래요?"
"......"
똑같은 한국말을 하는 사람인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참 뒤에야 내 말을 이해한 그녀는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린다.
"안되요 대리님... 흑흑... 저 그렇게 내보내시면 저 사장오빠한테 맞아 죽어요... 흑흑... 대리님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
"아니... 그게 아니라구요... 그러니까 내 말은..."
세상에. 내 말을 왜 그딴식으로 이해하는거지. 그러니까 그녀는 내가 그녀를 마음에 들지 않다고 말하는 것으로 인식을 한 것이다. 음식점으로 치면 일종의 컴플레인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걸까나. 굳이 이렇게까지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나는 그녀의 양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을 했다.
"자, 그런거 아니에요. 저는 한 여자의 남편이고, 내가 로즈씨라고 했죠? 어쨋든 로즈씨랑 관계를 가지는거는 내 여자에 대한 배신이에요. 그런건 별로 하고싶지 않아요. 애시당초에 할 생각도 없었고. 로즈씨가 마음에 들고 안들고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구요. 로즈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였어도 이렇게 말했을거에요."
"그럼 왜 이런 곳에 오신거에요..."
"그럼 난들 어쩝니까. 사회생활이란게 다 이런것을..."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긴듯했다. 나는 그녀에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었다. 그래, 나같은 고자같은 새끼가 많진 않겠지. 근데 사실이다. 물론 내 물건이 발기되어있긴 했지만 그것은 내 이성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었다. 성욕을 지배하지 못하는것은 동물이나 하는 짓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드디어 그녀가 알겠다는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녀의 어깨에 올린 손을 떼고는 다시 누웠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또다른 궁금증이 생겼을 것이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것을.
"일단 옷부터 입어요."
들어올때 스스로 알몸이 되었던 그녀는 이제서야 그녀가 알몸차림이였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잔뜩 얼굴을 붉히며 이불로 그녀의 몸을 가렸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하지만 거기에 대해 캐묻지 않기로 한다. 저번에도 다른 여자에게 그랬다가 엄청나게 잔소리를 들었지... 정말 여자의 심리란 것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 대리님 말고... 오빠라고 불러도 되요...?"
"... 부르고 싶으면 그렇게 부르세요."
"고마워요..."
"그냥 지금은 제 말동무 해주는게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술깨려면 조금 지껄어야될거같으니까."
내 지껄인다는 표현이 뭐가 웃긴지 그녀는 깔깔대며 웃었다. 이제는 나에 대한 긴장감이 모두 풀어진지 그녀와 나는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나는 주로 직장상사에 대한 험담, 사회생활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소위 말하는 진상손님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렇고 그녀도 그렇고 개인 신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어차피 한번 보고 헤어질 인연, 서로에 대해 많은걸 알 필요도 없고, 안다고 해도 좋을것 하나 없다. 그렇게 그녀에게 허락된 시간이 끝났고, 물론 그녀는 나중에 돌아가서 내가 지루라서 정액을 빼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변명을 해야겠지만, 나는 그녀와는 아무일도 없이 그곳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나의 부인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
집에 귀가하니 4시. 술기운이 달아나서인지 오히려 잠이 몰려온다. 역시나 아내는 안방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있다. 그녀가 혹시라도 깨지 않게 혹시라도 소리가 날까 조마조마하며 입고있던 양복을 벗고는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아니, 바닥에 이렇게 내팽개치면 내일 아내가 또 잔소리하겠지... 내일이 주말이기때문에 나에게는 그 잔소리를 피할 방법이 없다. 나는 당장이라도 침대에 눕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짓누르며 세탁바그니에 나의 양말과 셔츠르 던져넣는다. 아, 잠들기 전에 물한잔...
-벌컥벌컥
하아... 이제야 조금 살것같다. 나는 다시 침실로 향했다. 어둠에 적응한 나의 눈에는 잠들면서까지 내가 잘 자리를 만들어주기위해 옆으로 돌아누워 쪽잠을 자고 있는 나의 아내가 보였다. 나의 아내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사회생활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집에 늦게 들어올때가 많고, 억지로 접대, 여자를 끼고 놀아야만 할때도 많다. 물론 그녀가 그런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다 알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른척하고 넘어가준다. 내가 어떻게 이런 사랑스러운 아내를 놓고 다른 여자를 탐할 수 있겠는가.
나는 침대에 누운 후 그녀의 허리에 조심스럽게 손을 넣고는 살며시 그녀를 끌어안았다. 아차, 내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일까, 그녀는 잠을 깼는지 몸을 꿈틀거렸다.
"으음... 왔어?"
"응..."
"으... 술냄새... 몇시야?"
"4시..."
"피곤하겠네...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 이렇게 늦어질줄 몰랐어. 연락 못해서 미안해."
"됐네요... 내일은 안나가도 되지?"
"응."
"안깨울테니까 푹자."
깊은 잠에 빠져있다가 깨어나서일까, 그녀의 말투에는 피곤함이 잔뜩 베어있다. 피곤함을 이겨내면서까지 나를 위한 그녀의 배려에 나는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녀를 안고 싶다. 그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는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나 오늘 당신한테 키스 못하면 못잘거같은데..."
"... 졸려... 일어나서 해줘..."
"그러지 말고... 응? 키스만..."
"아이 참... 싫어..."
말로는 싫다고 하지만 그녀는 눈을 감은채 나를 향해 돌아눕는다. 살짝 그녀의 고개가 들린사이 나는 그녀의 머리맡에 내 팔을 집어넣는다. 그녀의 머리가 다시 원래 있던 배게를 누르면서 나의 팔도 자연스럽게 배게를 삼는다. 아... 이 압박감... 편하다. 나는 가볍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본다. 이 행복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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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도해보는 네토라레 장르입니다.
뭐 이제 처녀작을 하나 완결시킨 시점에서 다 처음이나 다름없겠지만...
일단 카테고리는 네토라레 장르라고 분류해두긴 했는데 실제로 소설 전반부 진행을 보시다보면, 이게 네토라레라고? 라는 의문을 가지실수도 있습니다. 자세히 언급하면 작가 스스로 스포일러를 해버리는 우를 범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프로로그는 이 소설의 메인주인공인 최상진의 1인칭 시점이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화부터는 3인칭 시점으로 서술이 될 예정입니다. 물론 특정 부분부분에서는 등장 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로맨스 네토라레의 미묘한 믹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등장합니다. 뭐, 일반적인 판타지처럼 마법을 쓴다든가 하는건 아니고 악마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제가 전작인 <그렇게 그들은...> 에서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나이를 뛰어넘은 준수와 영희의 아름다운 사랑, 이였다면 <뺏든가, 뺏기든가, 혹은 믿든가> 에서 그려내고 싶은 것은 사랑,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주인공이 행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속에서의 주인공의 고뇌, 인간의 욕망에 대한 고찰, 온갖 인간의 추잡한 모습들입니다. 어, 너무 많이 얘기했나...
아, 그리고 성경을 포함한 각종 신화, 그리고 게임이론을 포함한 기타 여러가지 이론들에 대한 제 자의적인 해석과 변용이 일부 들어가있습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러려니 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댓글, 혹은 쪽지를 통해 독자분들의 생각을 전해주시는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그럼 이만.
................. 하 나란 남자... 한심한 남자...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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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접대... 정말 지겹다. 영업사원도 아닌데 영업사원들은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술개발팀의 대리에 불과한 나는 오늘도 거래처 사장들과의 미팅 후 접대를 하고 있다.
대리... 정말 만만한 직급이다. 위로는 과장, 부장 새끼들 똥꼬빨아가면서 눈밖에 안나게 하려고 오만가지 아부를 떨어야하고, 사회생활 모르는 파릇파릇한 신입사원새끼들이 징징대는것도 받아줘야된다. 이빨을 터는건 괜찮은데 더 짜증나는건 위에 새끼들은 일하기 싫다고 대놓고 티내며 나한테 일을 떠넘기고, 아래 새끼들은 일을 맡길수가 없어서 결국 모든 일은 나의 몫이다. 시발... 우리 회사만 이런건가? 정말 심각한건 기술개발팀이 공돌이들이라 그런지 기본적으로 대화스킬이 너무~~~, 너무~~~~나도 부족하다. 어쩌다가 우리 부서 사람들이 사장과 단체회식을 하던 자리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내가 사장의 눈에 들기 위해 그동안 익혀왔던 화술을 공개했던게 나의 가장 큰 실수였다.
"최대리였나? 앞으로 우리 하청업체들뿐만 아니라 거래처를 상대로 한 기술적인 교류는 모두 자네에게 맡기겠네."
김부장 개새끼...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면 그것은 결국 우리 부서의 실적이고, 그 실적은 김부장에게도 승진이 되는 요소이니 사장과 샤바샤바를 하고는 나한테 원치도 않는 일을 떠넘겨버린다. 시발... 직장생활을 이렇게 접대만 하고 다니는거면 그냥 그러려니 한다. 문제는, 이곳에 접대를 하러 오기 전까지 나는 회사에서 현재 개발중인 프로젝트와 씨름을 하다가 왔다는 것이였다. 하... 진짜 좆같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내 앞에 앉아있는 강사장과 안사장은 내 속마음을 모를 것이다. 내 나이 30... 이딴 좆같은 기분을 얼굴에 지우는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뭐,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나는 꽤나 잘생겼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얼굴이기도 하지만, 소위 말해서 아이돌처럼 곱게 생겼다거나 한것이 아니라 남자답게 잘 생겼단 말이다. 그 말은 즉 다른 남자들도 나를 보면,
-저자식 좀 호감인데?
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아마 술김애 내뱉는 저자들의 말을 봤을때 이번 거래도 아주 무난히 성사. 김부장새끼가 좋아하겠군... 물론 내 실적에도 플러스가 되긴 하지만, 솔직히 말해 실적이고 나발이고 그냥 안하고 말지... 라는 생각을 수백번 내뱉는것을 억지로 삼켜낸다. 그리고 이 거래를 완전히 성사시킬 카드가 들어온다.
"오오... 이거 최대리... 이거 사람이 참 사람마음을 잘 아는구먼? 하하하하..."
"이런데를 어떻게 알았나? 강사장님. 우리도 자주 와야겠습니다? 하하하..."
호색한새끼들. 여자라면 아주 환장을 하는 놈들이다. 나이도 나보다 많고, 결혼도 한걸로 알고 있고, 애들도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적당히좀 하지... 새끼들... 하긴, 뭐 나도 예전에는 나름 화려했던 과거가 있으니 그 마음을 아예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나이는 강사장보다 안사장이 많았지만, 회사 규모는 강사장의 회사가 더 커서인지 강사장이 안사장에게 먼저 초이스를 하라는 말에 안사장은 극구 사양하며 강사장에게 초이스를 넘긴다. 강사장은 세 여성 중 가장 어려보이는 여성을 초이스. 나이 많은 새끼들이 젊은것들을 좋아한다더니... 그리고 안사장은 그 중에서 가슴이 가장 큰 여성을 초이스한다. 호오... 그런 취향이였나? 이런 것들을 체크해두고 기억해두는것도 접대에는 중요한 요소이다. 접대란건 한번만으로 끝나는건 없으니까.
"허허, 우리가 미안해서 어떻가하나. 최대리. 혹시 이 여자가 마음에 들면 나랑 바꾸겠나?"
"아닙니다. 강사장님. 하하... 어떻게 두분께서 제 취향을 아시고 이렇게 멋진 여성분을 주시는건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하!! 이사람. 정말 진국이구만 진국이야. 자, 일단 한잔부터 하세."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너무나도 당연하다는듯이 내뱉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부인 말고는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나를 배려해준것에 고맙다, 라고 겉으로 표현을 해줘야한다. 그래야 그들이 좋아하니까. 그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내가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길 바란다. 사람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받기만을 바라는 그런 도둑놈같은 심보. 어쨋든 나는 그들에게 보란듯이 내 옆에 앉은 여성의 허리를 감고는 내 품으로 끌어안는다.
"아잉~ 대리님두 참..."
"허허, 이사람보소? 진도가 너무 빠른거 아닌가?"
여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일은 너무나도 익숙하다는듯 아양을 떠는 그녀. 그리고 나의 가벼운 스킨쉽은 마치 도화선에 불이 붙은것같은 효과를 내며 그들이 그들의 여자를 주물럭거리는 것을 도와주었다. 진짜, 애새끼들도 아니고... 사장새끼들은 하나같이 수저로 떠먹여줘야 받아먹는 한심한 놈들이다...
"아응... 여기서는 안되용~~"
"어허! 뭐가 안된다구그래? 속옷도 안입고 온 주제에."
"에이, 사장니임~~ 그건 서비스 서비스. 응?"
쯧쯧... 나는 그들의 시선이 온통 그들의 옆에 있는 여자들의 젖통에 쏠린 사이에 고개를 절레절레 돌린다. 거부하는듯한 그녀들도 사장들의 지갑에서 황금색의 5만원짜리 지폐가 한장씩 나올때마다 언제 거부했냐는듯 그들의 손을 받아들인다. 개새끼들... 저새끼들이 저렇게 돈을 쓰면 나도 옆에 있는 여자에게 돈을 써야한다. 이게 이바닥의 암묵적인 룰이라는 거지. 역시 필살기를 써야만 할 때가 된듯하다.
"사장님들... 저...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급해서... 이년이랑 좀 뒹굴어야겠습니다."
"이야~ 최대리. 남자답구만! 역시 젊은건 달라. 하하. 안그렇습니까 강사장님?"
"누가 아니랍니까. 안사장님. 허허... 아무튼 최대리. 오늘 최대리때문에 우리가 너무 즐겁구만. 그래그래. 쌓이면 해로운 법이야. 오늘은 그럼 이쯤에서 헤어져야겠구만."
"죄송합니다. 사장님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야하는데 이놈의 좆대가리가... 아무튼 여기 계산이랑 사장님들 2차까지 제가 다 계산하고 갈테니, 마음껏 즐기십시오."
"어허... 2차까지는 안그래도 되는데..."
"제가 마음쓰는거라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즐기십시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 로즈라고 했나? 가지..."
휴, 살았다. 하긴, 내가 사라져줘서 강사장과 안사장도 눈치 안보고 더 즐길 수 있겠지. 사실 이곳의 술값을 계산하는거야 회사돈으로 내면 그만이지만, 그들의 2차비용은 내 사비로 내야만 한다. 돈이 존나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내 옆의 자신을 로즈라고 밝힌 여자, 풋, 로즈라니. 장미인가? 헛웃음이 나오는 예명이지만 뭐 그건 넘어가주기로 하고 그녀가 이끄는대로 모텔로 향했다. 이제서야 해방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술기운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잠깐이라도 누워야겠다. 나는 간단히 외투만 벗어던지고는 침대에 큰 대자로 누웠다. 로즈라고 밝힌 그 여성은 나를 보며 웃고는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술기운때문에 어지럽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별로 보고싶지도 않다. 여자의 알몸은 현실에서든 모니터 속에서든 지겹게 봐왔으니까 별로 신기할 것도 없고.
곧 알몸이 된 그녀는 나에게 슬금슬금 다가오고는 내 바지 지퍼를 잡고 내리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행위, 뭐, 이 곳에서는 일종의 메뉴얼대로 행동하는 것이겠지. 나는 그 메뉴얼이란것이 싫다.
"어... 대리님. 왜그래용~?"
"아이고 머리야... 미안한데 냉수나 한잔 꺼내주세요."
"목마르면 미리 말씀하시징~"
보통의 남자들이라면 남자의 바지를 벗기는 행위를 제지하거나 하진 않는다. 내가 손을 잡았던 것에 그녀는 당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말을 들은 그녀는 별거 아니였다는 것에 안도한듯 마치 자신의 자랑거리는 엉덩이라고 광고를 하는것처럼 엉덩이를 씰룩씰룩거리며 냉장고를 향하고는 생수를 꺼내서 다시 나에게로 온다. 물론, 그녀의 몸을 가릴 생각은 없이.
-벌컥벌컥
휴, 차가운 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내 몸의 술기운을 조금은 씻겨주는것 같다. 내가 생수의 병뚜껑을 닫자 그녀는 다시 내 가슴을 밀치며 침대에 눕혔고, 이번엔 내 상위부터 벗기기 시작한다. 네 생각대로 하게 둘 순 없지. 나는 갑작스럽게 몸을 일으킨다.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는 해도 그녀는 내 힘을 감당해낼 수 없다. 자연스럽게 나와 그녀의 상황은 반전되고, 이제는 그녀가 침대에 누워 두려운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고, 내가 그녀의 몸 위에서 언제라도 그녀를 덮치겠다는듯한 형세를 취하고 있다. 헛웃음밖에 안나온다. 자기 주도적으로 하는건 되고, 손님이 주도적으로 하는것에는 두려움을 느끼다니.
"뭐 하나만 물어보죠. 로즈씨."
"대... 대리님... 이러시면..."
"보통 다른 손님들한테는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십니까?"
"네?"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어느새 황당함으로 가득찬다. 뭐, 익숙한 반응이다. 다들 그랬지. 이새끼가 갑자기 왜 나한테 그딴걸 묻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 뻔하다. 뭐, 그녀가 이해를 하든, 하지 못하든 나한테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시 한번 질문을 하자 여자는 뭔가 질린다는듯한 표정을 하며 마지못해 대답을 하고야만다.
"10분정도... 술 많이 드시면 보통 20분정도... 정말 오래하시는 분은 30분까지도..."
"음. 그럼 40분정도 있다가 가시면 되겠군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보통 20분정도라고 하셨으니까, 들어오는 시간, 사정시키는 시간. 그리고 씻고 나가시는 시간까지 해서요."
"..... 저... 대리님이 무슨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당혹함으로 가득찬 표정을 보고나서 나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탄것에서 내려와서 그녀의 옆에 눕는다. 그녀는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며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을 그녀 스스로 최대한 납득시키려고 노력해본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대답은 나오질 않는다. 결국 내가 그녀를 도와줄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시시한거 하지 말고 그냥 얘기나 하다가 가시라구요. 그게 서로 좋잖아요. 안그래요?"
"......"
똑같은 한국말을 하는 사람인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참 뒤에야 내 말을 이해한 그녀는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트린다.
"안되요 대리님... 흑흑... 저 그렇게 내보내시면 저 사장오빠한테 맞아 죽어요... 흑흑... 대리님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
"아니... 그게 아니라구요... 그러니까 내 말은..."
세상에. 내 말을 왜 그딴식으로 이해하는거지. 그러니까 그녀는 내가 그녀를 마음에 들지 않다고 말하는 것으로 인식을 한 것이다. 음식점으로 치면 일종의 컴플레인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걸까나. 굳이 이렇게까지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나는 그녀의 양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을 했다.
"자, 그런거 아니에요. 저는 한 여자의 남편이고, 내가 로즈씨라고 했죠? 어쨋든 로즈씨랑 관계를 가지는거는 내 여자에 대한 배신이에요. 그런건 별로 하고싶지 않아요. 애시당초에 할 생각도 없었고. 로즈씨가 마음에 들고 안들고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구요. 로즈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였어도 이렇게 말했을거에요."
"그럼 왜 이런 곳에 오신거에요..."
"그럼 난들 어쩝니까. 사회생활이란게 다 이런것을..."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긴듯했다. 나는 그녀에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었다. 그래, 나같은 고자같은 새끼가 많진 않겠지. 근데 사실이다. 물론 내 물건이 발기되어있긴 했지만 그것은 내 이성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었다. 성욕을 지배하지 못하는것은 동물이나 하는 짓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드디어 그녀가 알겠다는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녀의 어깨에 올린 손을 떼고는 다시 누웠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또다른 궁금증이 생겼을 것이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것을.
"일단 옷부터 입어요."
들어올때 스스로 알몸이 되었던 그녀는 이제서야 그녀가 알몸차림이였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잔뜩 얼굴을 붉히며 이불로 그녀의 몸을 가렸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하지만 거기에 대해 캐묻지 않기로 한다. 저번에도 다른 여자에게 그랬다가 엄청나게 잔소리를 들었지... 정말 여자의 심리란 것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 대리님 말고... 오빠라고 불러도 되요...?"
"... 부르고 싶으면 그렇게 부르세요."
"고마워요..."
"그냥 지금은 제 말동무 해주는게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술깨려면 조금 지껄어야될거같으니까."
내 지껄인다는 표현이 뭐가 웃긴지 그녀는 깔깔대며 웃었다. 이제는 나에 대한 긴장감이 모두 풀어진지 그녀와 나는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나는 주로 직장상사에 대한 험담, 사회생활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소위 말하는 진상손님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도 그렇고 그녀도 그렇고 개인 신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어차피 한번 보고 헤어질 인연, 서로에 대해 많은걸 알 필요도 없고, 안다고 해도 좋을것 하나 없다. 그렇게 그녀에게 허락된 시간이 끝났고, 물론 그녀는 나중에 돌아가서 내가 지루라서 정액을 빼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변명을 해야겠지만, 나는 그녀와는 아무일도 없이 그곳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나의 부인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
집에 귀가하니 4시. 술기운이 달아나서인지 오히려 잠이 몰려온다. 역시나 아내는 안방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있다. 그녀가 혹시라도 깨지 않게 혹시라도 소리가 날까 조마조마하며 입고있던 양복을 벗고는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아니, 바닥에 이렇게 내팽개치면 내일 아내가 또 잔소리하겠지... 내일이 주말이기때문에 나에게는 그 잔소리를 피할 방법이 없다. 나는 당장이라도 침대에 눕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짓누르며 세탁바그니에 나의 양말과 셔츠르 던져넣는다. 아, 잠들기 전에 물한잔...
-벌컥벌컥
하아... 이제야 조금 살것같다. 나는 다시 침실로 향했다. 어둠에 적응한 나의 눈에는 잠들면서까지 내가 잘 자리를 만들어주기위해 옆으로 돌아누워 쪽잠을 자고 있는 나의 아내가 보였다. 나의 아내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사회생활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집에 늦게 들어올때가 많고, 억지로 접대, 여자를 끼고 놀아야만 할때도 많다. 물론 그녀가 그런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다 알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니...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른척하고 넘어가준다. 내가 어떻게 이런 사랑스러운 아내를 놓고 다른 여자를 탐할 수 있겠는가.
나는 침대에 누운 후 그녀의 허리에 조심스럽게 손을 넣고는 살며시 그녀를 끌어안았다. 아차, 내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일까, 그녀는 잠을 깼는지 몸을 꿈틀거렸다.
"으음... 왔어?"
"응..."
"으... 술냄새... 몇시야?"
"4시..."
"피곤하겠네...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 이렇게 늦어질줄 몰랐어. 연락 못해서 미안해."
"됐네요... 내일은 안나가도 되지?"
"응."
"안깨울테니까 푹자."
깊은 잠에 빠져있다가 깨어나서일까, 그녀의 말투에는 피곤함이 잔뜩 베어있다. 피곤함을 이겨내면서까지 나를 위한 그녀의 배려에 나는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녀를 안고 싶다. 그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는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나 오늘 당신한테 키스 못하면 못잘거같은데..."
"... 졸려... 일어나서 해줘..."
"그러지 말고... 응? 키스만..."
"아이 참... 싫어..."
말로는 싫다고 하지만 그녀는 눈을 감은채 나를 향해 돌아눕는다. 살짝 그녀의 고개가 들린사이 나는 그녀의 머리맡에 내 팔을 집어넣는다. 그녀의 머리가 다시 원래 있던 배게를 누르면서 나의 팔도 자연스럽게 배게를 삼는다. 아... 이 압박감... 편하다. 나는 가볍게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본다. 이 행복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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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도해보는 네토라레 장르입니다.
뭐 이제 처녀작을 하나 완결시킨 시점에서 다 처음이나 다름없겠지만...
일단 카테고리는 네토라레 장르라고 분류해두긴 했는데 실제로 소설 전반부 진행을 보시다보면, 이게 네토라레라고? 라는 의문을 가지실수도 있습니다. 자세히 언급하면 작가 스스로 스포일러를 해버리는 우를 범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프로로그는 이 소설의 메인주인공인 최상진의 1인칭 시점이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화부터는 3인칭 시점으로 서술이 될 예정입니다. 물론 특정 부분부분에서는 등장 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로맨스 네토라레의 미묘한 믹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등장합니다. 뭐, 일반적인 판타지처럼 마법을 쓴다든가 하는건 아니고 악마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제가 전작인 <그렇게 그들은...> 에서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나이를 뛰어넘은 준수와 영희의 아름다운 사랑, 이였다면 <뺏든가, 뺏기든가, 혹은 믿든가> 에서 그려내고 싶은 것은 사랑,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주인공이 행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속에서의 주인공의 고뇌, 인간의 욕망에 대한 고찰, 온갖 인간의 추잡한 모습들입니다. 어, 너무 많이 얘기했나...
아, 그리고 성경을 포함한 각종 신화, 그리고 게임이론을 포함한 기타 여러가지 이론들에 대한 제 자의적인 해석과 변용이 일부 들어가있습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러려니 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댓글, 혹은 쪽지를 통해 독자분들의 생각을 전해주시는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그럼 이만.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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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2-28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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