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크크.. 씨발...”
신이가 내 입술을 받아드리며 날 의식하려 했을 때..
갑자기 강한상이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내고는 물러나 앉는다.
“그만하죠.”
“....뭐?”
“형님이 이겼다고 치자고요. 창구형님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네요. 그만 시마이 하시죠.”
“시...시마이? 벌써????”
“이겼다고 치자니?.. 그건 무슨 말이냐?”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신이가 거부의사를 표력 했으니까, 형님이 이기셨다고 치고, 이만 끝내시자고요.”
생각지도 못 한 강한상의 말에 아직도 거친 심호흡을 몰아쉬는 신이를 내려다보게 된다. 신이의 붉은 빛 입술과 상기 된 얼굴은 분명 흥분을 하고 있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는데도 강한상은 어느새 작아진 자지를 신이의 보지에서 빼내곤 묻어 있는 신이의 애액들을 손에 잡힌 신이의 블라우스로 대충 닦는다.
옷을 입고는 잠시 신이를 내려다보곤 이내 불러온 도우미에게 손짓을 하곤 내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의 손짓에 옷을 주서입고 같이 나간 호스트로 스스로 덮어쓴 이불아래의 신이와 나, 그리고 창구만이 내 방안에 남게 된다.
적막감이 흐르는 방안에서 멍청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창구가 그 고요함을 깨고 입을 연다.
“나..난 진짜 몰랐어.. 이 아가씨가 시..신이씬지.. 그냥 네가 문자로 같이 놀자고 보내서...”
“.....”
“저 한상이란 놈은 뭔데.. 이런 일을 버린 게 한상이란 저놈이지? 맞지!?”
“됐다...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태우자.”
“으..응..”
이제야 분위기를 완전히 파악한 창구가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는 먼저 밖으로 나간다. 어쩌면 이게 내가 자초한 가장 큰 실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신이를 가만히 내려다보곤 생각에 잠긴다.
이 게임에서 내게 아군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누구일까? 아마도 현민이와 창구.. 그리고 신이일 뿐이다. 아이라는 불모를 잡힌 신이가 내 아군이면서도 아군일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으니 확실한 아군이라 말할 수 있는 건 사실 창구와 현민이인 이 둘 밖에 없었을 텐데...
강한상의 말한 승패의 결정은 이미 신이가 뱉어낸 단어들로 내 승리를 말해주고 있었지만 내가 먼저 승리를 말할 순 없었던 상황에서 강한상이 먼저 패배를 시인하듯 말을 꺼낸 그 순간이 아직도 찝찝하고 얼떨떨했다.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강한상이란 남자가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리도 없었거니와 패배를 인정하며 보인 표정과 행동이 아직도 내 속에 불긴한 여운을 남겨두고 있었기에 차라리 신이의 중얼거림을 단지 헛소리쯤으로 여겨주길 바랬는데....
이미 게임 속 게임은 어처구니없게 끝을 맺었기에 강한상의 다음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를 강한상의 행동과 너무나 쉽게 패배를 인정한 강한상의 행동에 대해서도 더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잡생각을 그만 멈추고 신이를 방에 홀로 남겨둔 채 밖으로 나간다.
“미안하다.. 내가 그 문자를 보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더라면...”
“됐어.. 그보다.. 차 가져왔지?”
“응? 응.. 당연하지.”
“잠깐 나랑 어디 좀 가자.”
“지금? 어디를??”
“우선 가자.”
창구의 차에 탄 난 스타트 버튼을 누르려던 창구를 멈추게 하고 먼저 감지기를 이용해 혹시 모를 위치추적기와 도청장치등의 흘러나오는 전파를 체크한다. 아무 경고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나올 때 챙겨온 작은 쪽지를 꺼내 그 안에 적힌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을 한다.
“어디를 가자고?”
“잠깐만 기다려.. 됐다. 여기로 가자.”
“여기가 어딘데?”
“가보면 알아. 출발해.”
내 지시에 창구가 질문을 접고 시동을 걸어 차를 출발한다.
신이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불 아래에서 약과 피곤해 취해 규칙적인 호흡소리를 내뱉기 시작한 걸 확인한 후였기에 먼저 의문과 추측들 중 가장 큰 한 가지를 풀기 위해 이른감이 없진 않았지만 우선 행동부터 하게 된다.
삼십 여분을 한적한 도로를 달린 차는 청담동의 주택단지 앞에 도착했고 조용히 창구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을 한다.
단독주책들이 즐비한 길가에서 나와 창구는 잠시 동안 침묵을 유지한 채 차 너머의 건물 하나를 응시하며 앉아 있는다.
이번엔 침묵을 내가 먼저 깼고 창구에게 그간의 일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듯 얘기를 해 준다. 내 말을 가만히 듣던 창구는 놀란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벌린 입을 다물질 못하고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그 한상이란 놈이 지금 신이씨와 사실혼 관계란 말이야?”
“......사실혼이라.. 그렇게 되나?”
“아..닌가? 하긴 결혼도 안했으면 그냥 동거사이지.. 그런데.. 그 강한상이란 놈이 왜...?”
“..”
“네 말대로라면 그 한방인지 두방인지 하는 모임에 수장급인 놈이잖아. 그런 놈이 왜 굳이 이혼녀인 신이씨를... 아..아니 내 말은 널린 게 쌈박한 여자들인데 굳이 중년의 이혼녀한테 그런 정성까지 쏟아 부으면서 이런 게임이라는 걸 하냔 말이지...?”
“정성인가?”
“그럼 아니냐? 굳이 할 필요 없는 게임에 너까지 끌어들기고.. 거기다가.. 마더콤플렉스인지 먼진 모르겠지만 그냥 엄마를 좋아해서 이런 미친 짓을 한다고 하기엔 너무 과한 거 아닌가? 그리고.. 대리모라는 거.. 왜 굳이 네 씨를 받아서 그것도 중국까지 갔냐는 말이지... 솔직히 한국에도 대리모가 있을 텐데 말이야. 그리고 확실한 볼모를 원한다면 자기 씨를 써야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신이씨가 원하는 건 아이잖아.”
“우리들의 아이였지.. 나와 신이의.... 거기다가 그 확실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거고..”
“그러니까.. 여기가 어딘데?”
“왔다.. 여기에 잠깐만 있어라...”
불빛을 달고 다가온 한 대의 자동차가 우리가 지켜보던 차고 앞에서 잠시 멈춰 섰을 때 난 서둘러 차 문을 열고 차고 문이 열리는 동안 잠시 멈춰 있는 차에 뛰어간다. 그리곤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 뒤쪽 창문을 노크를 한다.
잠시 후 열린 차 창문 안에서 날 반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누구야! 김과장 아닌가!!”
“..안녕하셨습니까.”
“하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꼭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번 모임때 혹시 나오나 기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닌가.”
“김의원님.. 잠시 얘기 좀 나누실 수 있을까요?”
“지금?.. 그럼 안으로 들어..”
“아니요. 사람들 이목도 있고하니.. 잠시 밖에서...”
“응? 밖에서??? 마누라도 자네랑 또 다시 어울려서 놀고 싶다고 하던데..”
“중요한 일입니다. 의원님...”
“중요한??”
“강한상이 일입니다.”
“강군??.... 김비서 먼저 들어가게..”
김의원이라 불리는 남자는 곧 창구의 차로 옮겨 탔다.
혹시나 유혈 사태까지 일어날지 모른다는 내 걱정은 다행히 날 알아본 김의원이라 불리는 남자의 긍정적인 행동에 오히려 안도를 했고 곧 그 행동이 나에게만 적용되어지는 걸 확인하게 된다.
차에 오른 김의원은 창구의 모습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비비길 잘하고 눈치가 빠른 남자라는 현민의 말대로 김의원은 창구의 차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창구의 존재에 대한 적대감을 눈빛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중..요한 일이 뭐지? 그냥 내 서재에서 와인한잔 하면서 얘길 나누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제 본명은 진태규라고 합니다.”
“진태규? 진....태... 진태규......진태...아!!”
기억을 더듬던 김의원이 머릿속에서 남아 있던 내 이름을 떠올린 듯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좁은 뒷좌석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하하.. 내가 어떻게 자네 본명을 아나.. 그냥 낮이 익어서.. 그런 거지. 그러나저러나 그냥 서재로 들어가서..”
“김의원님이라면 강한상의 상태뿐만이 아니라 지금 순간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대충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뭘??”
“처음엔.. ‘정말 사실일까? 그럼 왜 그랬을까!?’ 라는 의심에서 시작해 ‘왜 그래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뀌게 되더군요. 몇 번의 상황에서 강한상이란 친구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어떤 상태인지를 조사하게 되었고, 한 가지 추론과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는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한방애게이트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을 했다고 말씀드리죠. 그리고.. 제 수중에 들어온 서류로 증거까지 확보했다는 것도요.”
“서..류??”
‘툭~’
집에서 쪽지와 함께 들고 나온 몇 장의 A4용지를 김의원에게 건네곤 실내등을 켠다.
“이게 뭔...........가....”
김의원이 시치미를 때려는 듯 말을 하며 내가 건네준 서류를 대충 훑어보려는 시늉을 하다가 적혀 있는 내용들에 말끝을 흐린다.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몇 장의 서류를 몇 번이나 번갈아 쳐다보던 김의원에게 조금은 위압적인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이 서류라는 것이 존재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사실 우연찮게 구하게 된 이 서류들 중에서 유독 암호처럼 박혀 있는 이 서류들의 숫자들과 기호, 그리고 이니셜들까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었고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었죠. 그러다가 김의원님의 전화번호 뒷자리와 이름의 세 자리 이니셜을 보고나서야 뜻을 알 수 있겠더군요.”
“....”
“KSH123441.. 김성호과장님의 전화번호 끝자리가 1234라는 걸 알고 나니까 이 모든 영문과 숫자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두 자리.. 41이란 숫자는 도저히 찾아봐도 모르겠더군요.”
...“
“무작위의 영문과 앞 4자리의 숫자들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겠는데.. 의원님의 41이란 숫자와,, 그 아래 적힌 마지막 두 자리인 42.. 어떤 숫자는 32로 끝나는 것도 있고..33도 있고 말입니다. 분명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뒤 숫자들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걸 알겠고 이 암호의 가장 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확실한 건 뒤에 적힌 은행의 약자와 함께 돈이 오고간 내역이라는 거죠..”
“이런 걸 누가 믿어 주기라도 할까봐? 이거 단지 휴지조각일 뿐이라는 거 모르나?”
“그러니까 말이죠! 이 장부의 복사본이란 게 없었으면 정말 휴지조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종이인데..”
“........”
“김의원님도 정말 많이 해먹으셨나 봐요. 겉으로는 손바닥 좀 비비면서 출세에 먼 사람처럼 구시더니.. 왜 병원이란 곳이 돈을 그렇게 많이 끌어 모으면서도 항상 적자라고 말하는지,, 일반실이 없어서 특실부터 가야 된다느니.. 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들에 충분히 대답이 되고도 남을 정도의 돈들이 김의원님의 뒷주머니에서 줄줄 새고 있으니 말입니다.”
김의원이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내 의도대로 협박과도 같은 자극적인 내 말에 김의원이 얼굴이 점점 흙빛이 되어가고 있었고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놀라운 건 일개 과장이란 직분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들을 유용할 수 있냐는 건데.. 조금 있으면 있을 부원장 선거란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아! 그것보다 인생자체가 쫑일 날 수 있...”
“그런다고 내가 눈 하나 깜빡일 거 같나!? 우리 조직에서 이런 일이 한 두 번 일 거 같아!??”
“물론 아니겠죠. 하지만.. 김의원님만 물고 늘어진다면.. 한방애란 조직에 티끌만한 타격을 줄 순 없어도 김의원님 정도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이정도 자료가 뉴스에 이슈거리로 돌게 된다면 말입니다. 한방애란 조직의 비밀이 아니라,, OO종합병원 김의원이란 남자의 비리와 비자금사건.. 뭐 그 정도면 꼬리 자르기로 끝이 날 수 있지도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말이죠.”
“......워..원하는 게 뭔가?”
“강한상의 몸 상태요.”
“...뭐??”
“지금까지 조사를 하면서 한 가지 가장 풀리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강한상의 집 앞에서 그 놈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난 후에 도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고,, 급격히 줄어든 체중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고 말입니다..”
“알면서 왜 나한테 굳이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내일이라도 내가 조직의 힘을 빌려 널 쥐도 새도 모르 게 죽일 수도 있는데?”
“김의원님이 바보가 아니시니까요.”
“뭐?”
“아무런 보험도 없이 이런 짓을 제가 버릴 리가 있겠습니까? 그 정도로 멍청한 분은 아니시잖아요. 그리고.. 제가 노리는 건 김의원님이 아닙니다.”
“.....내가 아니라니?”
“강한상! 솔직히 김의원님도 강한상에게 맺힌 게 많지 않으세요? 나이도 어린 새끼가 사람들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턱짓이나 하고 있는 모습이 말입니다.”
“그럼.. 강한상을 끌어내린다고?”
“지금의 몸 상태라면 어차피 자멸할 놈이긴 하지만.. 그 시기를 제가 앞당기겠다는 말이죠.”
“........과연 그럴까?”
“김의원님은 굿이나 보면서 떡이나 드시면 되는 게 아닐까요? 어차피 강한상이나 나나 둘 중에 한 명이 자멸을 할 테니 김의원님은 그냥 구경만 하시다가 좋은 위치에서 좋은 자리로 돌아가시는 기회만 될 텐데요.”
“그게 무슨 말이지?”
“한방애란 조직 안에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물론 사무관님도 제 편에 서기로 했지만.. 직접 찾아와서 절 유혹하는 거미 같은 사람이 아니라 김의원님과 같은 실질적인 실력자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
채찍과 당근을 주며 서서히 김의원을 구워 삼기 시작한다.
현민이 조사한 내용이 맞길 기도하며 생각보다 빠르고 무모할지 모르는 내 행동에 또 한 번의 도박을 걸기 시작했다.
“강한상이란 놈이 어떻게 한방에의 머리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점들은 입수한 자료들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장부에 나와 있는..”
“장부?? 장부가 남아 있다고?”
“......네.”
“강군의 머릿속에만 있다는 그 장부가... 너한테 있다는 말인가?”
“물론 사본입니다. 원본의 위치는 이미 파악해놓고 확보해 놨으니 언제든지 꺼내올 수 있는 상태고요.”
“.........”
지금까지와는 다른 표정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김의원이다.
장부의 존재에 김의원의 얼굴이 심각한 표정으로 변해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돈과 권력.. 이 둘보다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고 핵심일 수 있는 게 정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 그래서? 강한상을 끌어 내린 후에?? 한방애란 조직에 당신이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아니요. 그런 조직엔 솔직히 관심 없습니다. 제 안위만 걱정하기에도 요즘 죽을 맛이니까요. 단지...”
“단지?”
“쥐도 도망갈 구석이 없다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있다는 거죠.”
“....”
잠시 동안의 적막이 차안에 흐르기 시작한다. 김의원은 지금순간 머릿속에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을 하기에도 바빠 보였다. 다행이라고 할까? 현민이 조사한대로 김의원이라 불리는 이 남자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듯 느껴졌다.
얼마간의 침묵이 이어졌을 때 난 조용히 이곳을 온 목적을 이루려 한다.
뒷조사로도 알아 낼 수 없었던 그 질문에 대해 김의원에게 직설적으로 질문을 한다.
“그럼.. 강한상의 목숨이 얼마나 남은 겁니까? 이제 한 달? 두 달 정도 남은 겁니까?”
“목숨??”
“네.. 먹고 있는 약도 봤습니다. 그 놈이 이젠 막장으로..”
“크크크크~~”
“...왜 웃으시죠?”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군..”
“네?”
“자네 말대로 이 자료들이 사실인 것도 맞고 장부의 중요성이 엄청나다는 것도 다 맞지만.. 강한상이 누가 시한부라고 하던가?”
“....아닙니까? 그럼 강한상에게 준 그 약은 뭡니까? 비아그라하고는 다른 약이던데...”
“아~ 그거? 그것도 비아그라지.. 일반적인 비아그라의 용량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그걸 보고서 시한부라고 단정을 지었다면 자네야 말로 너무 어리숙한 거 아닌가?”
“....”
“그리고 시한부였다면 나한테 그렇게 못 하지! 내가 지 목숨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존재일 수 있는데.. 아니겠나?”
“그럼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통각살실증.”
“.....네?”
“강군의 병명이 통각상실증이란 걸세. 일명 무통증이라고 하지.”
“무통?? 통증을 못 느끼는 그거 말입니까?”
“.........”
머리가 띵~ 해진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강한상의 병명에 순간 더 당황하게 된 건 나였다. 시간만 죽치고 있으면, 만약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해도 최대한 끌 수 있는 대로 시간을 끌어본다면 내가 이길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게 된 순간이었다.
“무통증이라면..”
“중증이지. 이젠 무감각증까지 찾아온 단계니..”
“.....”
“강군이 왜 약을 내게서 찾았는지.. 이젠 알겠나?”
“그럼 말입니다.. 감각이 없다는 건.. 어떤 자극에도 반응을 하지 않는 다는 말입니까? 분명 그 펜션에서 신이가 요분질을 할 때에도 그렇고... 그것보다 한 참전에도 자기 집에서 삽입을 했을 때 엄청난 조임이라고... 감탄을 하던.....”
“사정을 하던가?”
“....네?”
“강군이 사정하는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냐고.”
“.....”
그러고 보니...
첫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 그날에도 그리고 펜션에서의 그 자극적인 행위에서도..
난 강한상이 신이의 몸이나 보지에 자신의 정액들을 뿌려대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첫 강한상과의 만남을 하고 난 후 신이와의 지하 주차장에서의 섹스와 사정.. 그 사정으로 신이의 보지 속을 가득 메웠던 정액들이 이혼 후 첫 질내 사정??.. 그걸 확인하기 위해 강한상이 그 모습 그대로 올라오라고 한 건가?? 아니...지.. 이런 생각은 너무 과장된 거고... ’
“그럼.. 강한상은 사정을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봤다는 겁니까?”
“내가 알기론 그렇더군.”
“그게.. 가능합니까? 청소년이라면 누가나 할 몽정이란 것도 있고..”
“몽정이 왜 나타나는 현상인 줄은 알고 있나? 경험을 바탕으로 몸의 자극이 꿈과 현실에서 혼자 나타나는 현상일 텐데.. 강군의 심리상태로는 그 몽정조차도 쉽지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그 자극이란 게 과연 자극으로 강군에게 다가갈까?”
“.......”
“강군과 어떻게 얽힌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통이란 감각조차 없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란 게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고 있다면 이쯤에서 그냥 손을 떼는 게 나을 거야. 그 장부 사본이나 나한테 넘기고 주제넘은 짓은 삼가라고..”
“정말 아무 감각도 못 느끼나요?”
“허~.. 강군이 왜 권투를 배우다가 그만 둔 줄 아나? 타격감이 없어서라고. 자신의 주먹조차 보호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권투를 하겠냐고!”
“..... 쾌감은... 쾌감도 느낄 수 없는 몸이란 말입니까?”
“강군에게 내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 뭔 줄 알아? 섹스머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섹스...머신..”
“물론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말이야.”
“.....”
-계속-
갑자기 너무 바빠져서 글올리기가 힘드네요. 12월이 오히려 한가한데...
그래도 바삐 살아야 먹고 살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크크.. 씨발...”
신이가 내 입술을 받아드리며 날 의식하려 했을 때..
갑자기 강한상이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내고는 물러나 앉는다.
“그만하죠.”
“....뭐?”
“형님이 이겼다고 치자고요. 창구형님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네요. 그만 시마이 하시죠.”
“시...시마이? 벌써????”
“이겼다고 치자니?.. 그건 무슨 말이냐?”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신이가 거부의사를 표력 했으니까, 형님이 이기셨다고 치고, 이만 끝내시자고요.”
생각지도 못 한 강한상의 말에 아직도 거친 심호흡을 몰아쉬는 신이를 내려다보게 된다. 신이의 붉은 빛 입술과 상기 된 얼굴은 분명 흥분을 하고 있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는데도 강한상은 어느새 작아진 자지를 신이의 보지에서 빼내곤 묻어 있는 신이의 애액들을 손에 잡힌 신이의 블라우스로 대충 닦는다.
옷을 입고는 잠시 신이를 내려다보곤 이내 불러온 도우미에게 손짓을 하곤 내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의 손짓에 옷을 주서입고 같이 나간 호스트로 스스로 덮어쓴 이불아래의 신이와 나, 그리고 창구만이 내 방안에 남게 된다.
적막감이 흐르는 방안에서 멍청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창구가 그 고요함을 깨고 입을 연다.
“나..난 진짜 몰랐어.. 이 아가씨가 시..신이씬지.. 그냥 네가 문자로 같이 놀자고 보내서...”
“.....”
“저 한상이란 놈은 뭔데.. 이런 일을 버린 게 한상이란 저놈이지? 맞지!?”
“됐다...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태우자.”
“으..응..”
이제야 분위기를 완전히 파악한 창구가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는 먼저 밖으로 나간다. 어쩌면 이게 내가 자초한 가장 큰 실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신이를 가만히 내려다보곤 생각에 잠긴다.
이 게임에서 내게 아군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누구일까? 아마도 현민이와 창구.. 그리고 신이일 뿐이다. 아이라는 불모를 잡힌 신이가 내 아군이면서도 아군일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으니 확실한 아군이라 말할 수 있는 건 사실 창구와 현민이인 이 둘 밖에 없었을 텐데...
강한상의 말한 승패의 결정은 이미 신이가 뱉어낸 단어들로 내 승리를 말해주고 있었지만 내가 먼저 승리를 말할 순 없었던 상황에서 강한상이 먼저 패배를 시인하듯 말을 꺼낸 그 순간이 아직도 찝찝하고 얼떨떨했다.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강한상이란 남자가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리도 없었거니와 패배를 인정하며 보인 표정과 행동이 아직도 내 속에 불긴한 여운을 남겨두고 있었기에 차라리 신이의 중얼거림을 단지 헛소리쯤으로 여겨주길 바랬는데....
이미 게임 속 게임은 어처구니없게 끝을 맺었기에 강한상의 다음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를 강한상의 행동과 너무나 쉽게 패배를 인정한 강한상의 행동에 대해서도 더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잡생각을 그만 멈추고 신이를 방에 홀로 남겨둔 채 밖으로 나간다.
“미안하다.. 내가 그 문자를 보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더라면...”
“됐어.. 그보다.. 차 가져왔지?”
“응? 응.. 당연하지.”
“잠깐 나랑 어디 좀 가자.”
“지금? 어디를??”
“우선 가자.”
창구의 차에 탄 난 스타트 버튼을 누르려던 창구를 멈추게 하고 먼저 감지기를 이용해 혹시 모를 위치추적기와 도청장치등의 흘러나오는 전파를 체크한다. 아무 경고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나올 때 챙겨온 작은 쪽지를 꺼내 그 안에 적힌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을 한다.
“어디를 가자고?”
“잠깐만 기다려.. 됐다. 여기로 가자.”
“여기가 어딘데?”
“가보면 알아. 출발해.”
내 지시에 창구가 질문을 접고 시동을 걸어 차를 출발한다.
신이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불 아래에서 약과 피곤해 취해 규칙적인 호흡소리를 내뱉기 시작한 걸 확인한 후였기에 먼저 의문과 추측들 중 가장 큰 한 가지를 풀기 위해 이른감이 없진 않았지만 우선 행동부터 하게 된다.
삼십 여분을 한적한 도로를 달린 차는 청담동의 주택단지 앞에 도착했고 조용히 창구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을 한다.
단독주책들이 즐비한 길가에서 나와 창구는 잠시 동안 침묵을 유지한 채 차 너머의 건물 하나를 응시하며 앉아 있는다.
이번엔 침묵을 내가 먼저 깼고 창구에게 그간의 일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듯 얘기를 해 준다. 내 말을 가만히 듣던 창구는 놀란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벌린 입을 다물질 못하고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그 한상이란 놈이 지금 신이씨와 사실혼 관계란 말이야?”
“......사실혼이라.. 그렇게 되나?”
“아..닌가? 하긴 결혼도 안했으면 그냥 동거사이지.. 그런데.. 그 강한상이란 놈이 왜...?”
“..”
“네 말대로라면 그 한방인지 두방인지 하는 모임에 수장급인 놈이잖아. 그런 놈이 왜 굳이 이혼녀인 신이씨를... 아..아니 내 말은 널린 게 쌈박한 여자들인데 굳이 중년의 이혼녀한테 그런 정성까지 쏟아 부으면서 이런 게임이라는 걸 하냔 말이지...?”
“정성인가?”
“그럼 아니냐? 굳이 할 필요 없는 게임에 너까지 끌어들기고.. 거기다가.. 마더콤플렉스인지 먼진 모르겠지만 그냥 엄마를 좋아해서 이런 미친 짓을 한다고 하기엔 너무 과한 거 아닌가? 그리고.. 대리모라는 거.. 왜 굳이 네 씨를 받아서 그것도 중국까지 갔냐는 말이지... 솔직히 한국에도 대리모가 있을 텐데 말이야. 그리고 확실한 볼모를 원한다면 자기 씨를 써야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신이씨가 원하는 건 아이잖아.”
“우리들의 아이였지.. 나와 신이의.... 거기다가 그 확실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거고..”
“그러니까.. 여기가 어딘데?”
“왔다.. 여기에 잠깐만 있어라...”
불빛을 달고 다가온 한 대의 자동차가 우리가 지켜보던 차고 앞에서 잠시 멈춰 섰을 때 난 서둘러 차 문을 열고 차고 문이 열리는 동안 잠시 멈춰 있는 차에 뛰어간다. 그리곤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 뒤쪽 창문을 노크를 한다.
잠시 후 열린 차 창문 안에서 날 반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누구야! 김과장 아닌가!!”
“..안녕하셨습니까.”
“하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꼭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번 모임때 혹시 나오나 기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닌가.”
“김의원님.. 잠시 얘기 좀 나누실 수 있을까요?”
“지금?.. 그럼 안으로 들어..”
“아니요. 사람들 이목도 있고하니.. 잠시 밖에서...”
“응? 밖에서??? 마누라도 자네랑 또 다시 어울려서 놀고 싶다고 하던데..”
“중요한 일입니다. 의원님...”
“중요한??”
“강한상이 일입니다.”
“강군??.... 김비서 먼저 들어가게..”
김의원이라 불리는 남자는 곧 창구의 차로 옮겨 탔다.
혹시나 유혈 사태까지 일어날지 모른다는 내 걱정은 다행히 날 알아본 김의원이라 불리는 남자의 긍정적인 행동에 오히려 안도를 했고 곧 그 행동이 나에게만 적용되어지는 걸 확인하게 된다.
차에 오른 김의원은 창구의 모습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비비길 잘하고 눈치가 빠른 남자라는 현민의 말대로 김의원은 창구의 차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창구의 존재에 대한 적대감을 눈빛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중..요한 일이 뭐지? 그냥 내 서재에서 와인한잔 하면서 얘길 나누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제 본명은 진태규라고 합니다.”
“진태규? 진....태... 진태규......진태...아!!”
기억을 더듬던 김의원이 머릿속에서 남아 있던 내 이름을 떠올린 듯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좁은 뒷좌석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하하.. 내가 어떻게 자네 본명을 아나.. 그냥 낮이 익어서.. 그런 거지. 그러나저러나 그냥 서재로 들어가서..”
“김의원님이라면 강한상의 상태뿐만이 아니라 지금 순간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대충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뭘??”
“처음엔.. ‘정말 사실일까? 그럼 왜 그랬을까!?’ 라는 의심에서 시작해 ‘왜 그래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뀌게 되더군요. 몇 번의 상황에서 강한상이란 친구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어떤 상태인지를 조사하게 되었고, 한 가지 추론과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는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한방애게이트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을 했다고 말씀드리죠. 그리고.. 제 수중에 들어온 서류로 증거까지 확보했다는 것도요.”
“서..류??”
‘툭~’
집에서 쪽지와 함께 들고 나온 몇 장의 A4용지를 김의원에게 건네곤 실내등을 켠다.
“이게 뭔...........가....”
김의원이 시치미를 때려는 듯 말을 하며 내가 건네준 서류를 대충 훑어보려는 시늉을 하다가 적혀 있는 내용들에 말끝을 흐린다.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몇 장의 서류를 몇 번이나 번갈아 쳐다보던 김의원에게 조금은 위압적인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이 서류라는 것이 존재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사실 우연찮게 구하게 된 이 서류들 중에서 유독 암호처럼 박혀 있는 이 서류들의 숫자들과 기호, 그리고 이니셜들까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었고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었죠. 그러다가 김의원님의 전화번호 뒷자리와 이름의 세 자리 이니셜을 보고나서야 뜻을 알 수 있겠더군요.”
“....”
“KSH123441.. 김성호과장님의 전화번호 끝자리가 1234라는 걸 알고 나니까 이 모든 영문과 숫자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두 자리.. 41이란 숫자는 도저히 찾아봐도 모르겠더군요.”
...“
“무작위의 영문과 앞 4자리의 숫자들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겠는데.. 의원님의 41이란 숫자와,, 그 아래 적힌 마지막 두 자리인 42.. 어떤 숫자는 32로 끝나는 것도 있고..33도 있고 말입니다. 분명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뒤 숫자들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걸 알겠고 이 암호의 가장 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확실한 건 뒤에 적힌 은행의 약자와 함께 돈이 오고간 내역이라는 거죠..”
“이런 걸 누가 믿어 주기라도 할까봐? 이거 단지 휴지조각일 뿐이라는 거 모르나?”
“그러니까 말이죠! 이 장부의 복사본이란 게 없었으면 정말 휴지조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종이인데..”
“........”
“김의원님도 정말 많이 해먹으셨나 봐요. 겉으로는 손바닥 좀 비비면서 출세에 먼 사람처럼 구시더니.. 왜 병원이란 곳이 돈을 그렇게 많이 끌어 모으면서도 항상 적자라고 말하는지,, 일반실이 없어서 특실부터 가야 된다느니.. 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들에 충분히 대답이 되고도 남을 정도의 돈들이 김의원님의 뒷주머니에서 줄줄 새고 있으니 말입니다.”
김의원이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내 의도대로 협박과도 같은 자극적인 내 말에 김의원이 얼굴이 점점 흙빛이 되어가고 있었고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놀라운 건 일개 과장이란 직분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들을 유용할 수 있냐는 건데.. 조금 있으면 있을 부원장 선거란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아! 그것보다 인생자체가 쫑일 날 수 있...”
“그런다고 내가 눈 하나 깜빡일 거 같나!? 우리 조직에서 이런 일이 한 두 번 일 거 같아!??”
“물론 아니겠죠. 하지만.. 김의원님만 물고 늘어진다면.. 한방애란 조직에 티끌만한 타격을 줄 순 없어도 김의원님 정도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이정도 자료가 뉴스에 이슈거리로 돌게 된다면 말입니다. 한방애란 조직의 비밀이 아니라,, OO종합병원 김의원이란 남자의 비리와 비자금사건.. 뭐 그 정도면 꼬리 자르기로 끝이 날 수 있지도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말이죠.”
“......워..원하는 게 뭔가?”
“강한상의 몸 상태요.”
“...뭐??”
“지금까지 조사를 하면서 한 가지 가장 풀리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강한상의 집 앞에서 그 놈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난 후에 도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고,, 급격히 줄어든 체중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고 말입니다..”
“알면서 왜 나한테 굳이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내일이라도 내가 조직의 힘을 빌려 널 쥐도 새도 모르 게 죽일 수도 있는데?”
“김의원님이 바보가 아니시니까요.”
“뭐?”
“아무런 보험도 없이 이런 짓을 제가 버릴 리가 있겠습니까? 그 정도로 멍청한 분은 아니시잖아요. 그리고.. 제가 노리는 건 김의원님이 아닙니다.”
“.....내가 아니라니?”
“강한상! 솔직히 김의원님도 강한상에게 맺힌 게 많지 않으세요? 나이도 어린 새끼가 사람들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턱짓이나 하고 있는 모습이 말입니다.”
“그럼.. 강한상을 끌어내린다고?”
“지금의 몸 상태라면 어차피 자멸할 놈이긴 하지만.. 그 시기를 제가 앞당기겠다는 말이죠.”
“........과연 그럴까?”
“김의원님은 굿이나 보면서 떡이나 드시면 되는 게 아닐까요? 어차피 강한상이나 나나 둘 중에 한 명이 자멸을 할 테니 김의원님은 그냥 구경만 하시다가 좋은 위치에서 좋은 자리로 돌아가시는 기회만 될 텐데요.”
“그게 무슨 말이지?”
“한방애란 조직 안에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물론 사무관님도 제 편에 서기로 했지만.. 직접 찾아와서 절 유혹하는 거미 같은 사람이 아니라 김의원님과 같은 실질적인 실력자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
채찍과 당근을 주며 서서히 김의원을 구워 삼기 시작한다.
현민이 조사한 내용이 맞길 기도하며 생각보다 빠르고 무모할지 모르는 내 행동에 또 한 번의 도박을 걸기 시작했다.
“강한상이란 놈이 어떻게 한방에의 머리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점들은 입수한 자료들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장부에 나와 있는..”
“장부?? 장부가 남아 있다고?”
“......네.”
“강군의 머릿속에만 있다는 그 장부가... 너한테 있다는 말인가?”
“물론 사본입니다. 원본의 위치는 이미 파악해놓고 확보해 놨으니 언제든지 꺼내올 수 있는 상태고요.”
“.........”
지금까지와는 다른 표정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김의원이다.
장부의 존재에 김의원의 얼굴이 심각한 표정으로 변해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돈과 권력.. 이 둘보다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고 핵심일 수 있는 게 정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 그래서? 강한상을 끌어 내린 후에?? 한방애란 조직에 당신이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아니요. 그런 조직엔 솔직히 관심 없습니다. 제 안위만 걱정하기에도 요즘 죽을 맛이니까요. 단지...”
“단지?”
“쥐도 도망갈 구석이 없다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있다는 거죠.”
“....”
잠시 동안의 적막이 차안에 흐르기 시작한다. 김의원은 지금순간 머릿속에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을 하기에도 바빠 보였다. 다행이라고 할까? 현민이 조사한대로 김의원이라 불리는 이 남자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듯 느껴졌다.
얼마간의 침묵이 이어졌을 때 난 조용히 이곳을 온 목적을 이루려 한다.
뒷조사로도 알아 낼 수 없었던 그 질문에 대해 김의원에게 직설적으로 질문을 한다.
“그럼.. 강한상의 목숨이 얼마나 남은 겁니까? 이제 한 달? 두 달 정도 남은 겁니까?”
“목숨??”
“네.. 먹고 있는 약도 봤습니다. 그 놈이 이젠 막장으로..”
“크크크크~~”
“...왜 웃으시죠?”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군..”
“네?”
“자네 말대로 이 자료들이 사실인 것도 맞고 장부의 중요성이 엄청나다는 것도 다 맞지만.. 강한상이 누가 시한부라고 하던가?”
“....아닙니까? 그럼 강한상에게 준 그 약은 뭡니까? 비아그라하고는 다른 약이던데...”
“아~ 그거? 그것도 비아그라지.. 일반적인 비아그라의 용량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그걸 보고서 시한부라고 단정을 지었다면 자네야 말로 너무 어리숙한 거 아닌가?”
“....”
“그리고 시한부였다면 나한테 그렇게 못 하지! 내가 지 목숨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존재일 수 있는데.. 아니겠나?”
“그럼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통각살실증.”
“.....네?”
“강군의 병명이 통각상실증이란 걸세. 일명 무통증이라고 하지.”
“무통?? 통증을 못 느끼는 그거 말입니까?”
“.........”
머리가 띵~ 해진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강한상의 병명에 순간 더 당황하게 된 건 나였다. 시간만 죽치고 있으면, 만약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해도 최대한 끌 수 있는 대로 시간을 끌어본다면 내가 이길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게 된 순간이었다.
“무통증이라면..”
“중증이지. 이젠 무감각증까지 찾아온 단계니..”
“.....”
“강군이 왜 약을 내게서 찾았는지.. 이젠 알겠나?”
“그럼 말입니다.. 감각이 없다는 건.. 어떤 자극에도 반응을 하지 않는 다는 말입니까? 분명 그 펜션에서 신이가 요분질을 할 때에도 그렇고... 그것보다 한 참전에도 자기 집에서 삽입을 했을 때 엄청난 조임이라고... 감탄을 하던.....”
“사정을 하던가?”
“....네?”
“강군이 사정하는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냐고.”
“.....”
그러고 보니...
첫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 그날에도 그리고 펜션에서의 그 자극적인 행위에서도..
난 강한상이 신이의 몸이나 보지에 자신의 정액들을 뿌려대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첫 강한상과의 만남을 하고 난 후 신이와의 지하 주차장에서의 섹스와 사정.. 그 사정으로 신이의 보지 속을 가득 메웠던 정액들이 이혼 후 첫 질내 사정??.. 그걸 확인하기 위해 강한상이 그 모습 그대로 올라오라고 한 건가?? 아니...지.. 이런 생각은 너무 과장된 거고... ’
“그럼.. 강한상은 사정을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봤다는 겁니까?”
“내가 알기론 그렇더군.”
“그게.. 가능합니까? 청소년이라면 누가나 할 몽정이란 것도 있고..”
“몽정이 왜 나타나는 현상인 줄은 알고 있나? 경험을 바탕으로 몸의 자극이 꿈과 현실에서 혼자 나타나는 현상일 텐데.. 강군의 심리상태로는 그 몽정조차도 쉽지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그 자극이란 게 과연 자극으로 강군에게 다가갈까?”
“.......”
“강군과 어떻게 얽힌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통이란 감각조차 없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란 게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고 있다면 이쯤에서 그냥 손을 떼는 게 나을 거야. 그 장부 사본이나 나한테 넘기고 주제넘은 짓은 삼가라고..”
“정말 아무 감각도 못 느끼나요?”
“허~.. 강군이 왜 권투를 배우다가 그만 둔 줄 아나? 타격감이 없어서라고. 자신의 주먹조차 보호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권투를 하겠냐고!”
“..... 쾌감은... 쾌감도 느낄 수 없는 몸이란 말입니까?”
“강군에게 내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 뭔 줄 알아? 섹스머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섹스...머신..”
“물론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말이야.”
“.....”
-계속-
갑자기 너무 바빠져서 글올리기가 힘드네요. 12월이 오히려 한가한데...
그래도 바삐 살아야 먹고 살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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