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편 : 군부대 살인사건 (하) ]
중대 행정반 사무실.. 한남자가 팔꿈치를 책상에 댄채 두손으로 이마를 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듯 옆에서 사무를 보던 행정병이 벌써 수 차례 부르고 있었지만 전혀 듣지 못하고 있었다.
“ 마중사님… 중사님!! “
행정병이 마중사의 곁으로 다가와 소리를 친다..
“ 뭐야.. 깜짝이야.. 왜? “
“ 무슨일 있으세요…? 계속 불러도 반응이 없으셔서.. “
“ 그랬나? 왜 무슨일인데..? “
마중사는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집중을 할수 없었다. 조금전 점심시간에 대대 본부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3기수 후배인 최중사를 만나게 되었다. 잠깐의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평소와 다른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던 최중사가 머뭇거리면서 마중사를 붙잡았다.
“ 형님.. 잠깐 시간 좀 되세요.. “
“ 왜? “
“ 뭐.. 그냥.. 시간 좀 되시면 이야기 좀 할까 해서요.. “
“ 해.. 뭔데? “
“ 여기서 말고 어디 좀 조용한대로.. “
“ 무슨일인데..? “
그렇게 둘은 평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공터로 향했다. 최중사는 역시나 공터로 오고 나서도 무엇이 그렇게 불안한지 굉장히 난색의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 이 사람이.. 왜이래.. 너.. “
“ 형님.. 혹시… “
“ 뭐.. 내가 뭐.. 잘못하기라도 했냐? “
“ 혹시.. 요새.. 형수님 잘 지내세요? “
“ 형수? 누구..? 우리 마누라? “
“ 예… 형수요.. “
“ 마누라는 왜? 잘 지내겠지.. 왜? 뭐 잘못된거 있어? “
“ 그게…. “
“ 야! 뜸들이지 말고 좀 얼른 얘기해라.. 복장 터지겠다. “
“ 그러니까..제가 3일전에.. 읍내에 나갔다가 오는길에.. 형수님을 봤거든요.. “
“ 그래? 근데? “
“ 그게… 여관에서… 남자랑.. “
“ 뭐!!!!! “
“ 혹시.. 아시나.. 해서요.. 장소가.. 좀 장소인지라.. 웬지.. 걱정이 되서.. “
“ 씨발.. 그거 진짜야? 사실이야? 여관에서 나온거 맞아? “
“ 예.. 여관문 안쪽에서..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
“ 어떤 새끼야.. 같이 나왔다는 놈이.. 아는 놈이야? “
“ 그게.. 그러니까.. “
“ 씨발.. 알면 빨리 말해.. “
“ 형님네.. 중대장… “
“ 뭐? ………… “
마중사는 눈앞이 노랗게 변했다. 그리고는 충격에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여럿을적부터 한 동네 살았다고 하여 둘이 통화를 자주하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것을 알면서도 아내와 중대장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아무런 의심도 해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될만한 어떤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후배에게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지금껏 아내에게 속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자 솟구치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조신하고 가정적인 줄로만 알았던 이혜연.. 그리고 같은 중대사람 누구와도 잘 어울리고 밝은 모습을 보여 가장 인기있는 중대장으로 평가가 좋았던 오정우.. 두 사람이 자신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두 남녀가 자신을 볼때마다 밝에 웃던 표정들이 다 가식이었다는 생각이 들자 마삼용은 참을 수가 없었다.
( 이…. 년놈들을…. 가만두지 않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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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병님…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
“ 무슨 방법..? “
“ 김형수… 누명을 벗겨야죠.. “
“ 음… 니 말은 다 알겠는데..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누구 범인인지.. 그리고 그걸 꼭 우리가 밝혀야 할 이유가 있냐? 그냥.. 알아서.. 사령부에서 결론 내리겠지.. “
“ 실망입니다. 박상병님.. “
“ 뭐가.. 임마.. 솔직히 우리한테 무슨 힘이 있다고 방법을 찾아.... 당장 김형수나 마중사가 어디에 있는줄도 모르잖아.. “
“ 박상병님, 사회 있을 때 뭐하셨습니까? “
“ 뭐? “
“ 소문은 익히 듣고 있었습니다.. 잘나가던 조폭 두목의 동생 한명을 순식간에 날려 버리셨던데요.. “
“ 니… 니가 그걸 어떻게… ? “
“ 박상병님.. 그 소문이 진실이라면 이번일도 무난히 해결해주실꺼라고 생각합니다. “
“ 너.. 누구야? 뭐하는 놈이야? “
“ 박재호상병님을 존경하는 사람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십시오. “
“ 닥치고.. 너 누군데.. 나한테 붙은거야? 그리고 왜 날 이 일에 끼워 들이는거야? “
“ 제가 누군지 보다 더 중요한 건, 이 일로 박상병님까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겁니다. “
“ 뭐? 내가 왜… “
“ 2주전에.. 훈련 때 김형수 일병에게 받은 쪽지가 있죠? “
“ 그건…. 난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
2주전… 모의전투훈련이 한창이었을 때였다. 각 조별로 가장 먼저 산중턱에 있는 고지를 점령하는가에 따라 점수가 평가가 되는 훈련이었다. 나는 4조의 부조장을 맡고 있었다. 마지막 점수평가에서 내가 속한 4조가 2조에 비해 단 2점만을 뒤지고 있었다. 만약 이번 훈련에서 2조보다 10초만 일찍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면 훈련은 우리조의 우승이었다. 2조에는 2소대장을 포함한 총 9명의 전투조가 있었고 그 중 김형수일병이 포함되어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야간침투훈련을 위해 해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때 , 김형수가 나에게 다가왔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몰래 쪽지 하나를 주고 사방의 눈치를 보며 자리를 뜨는것이었다.
나는 그 쪽지를 받자마자.. 주변에 아무곳에나 버려버렸다. 분명 안의 내용은 이번 게임에서 자신의 조가 이길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내용일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 시합 전에 다른 조에서 돌린 쪽지를 볼 수는 없잖아.. “
“ 그게.. 문제가 된거죠… 안의 내용이 뭔지 아십니까? “
“ 내용이라면야.. 게임에 저 달라는.. “
“ 자신을 살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 뭐라고? “
“ 김형수일병.. 이전부터 박상병님을 알고 있더군요.. 제가 박상병님을 아는 것도 김형수일병으로부터 들은 내용이구요.. “
“ 도데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
“ 쪽지의 내용은 (내가 먼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살려달라)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박상병님이 버리신 그 쪽지가 지금 아마도 김형수 범행의 증거자료로 활용되고 있을겁니다. 박상병님이 버린 그 쪽지를 누군가가 주웠던거죠.. “
“ 너는… 어떻게 그런걸… 다 알고 있는거야.. “
“ 김형수일병이.. 박상병님의 답변을 듣지 못하자.. 저를 찾아왔습니다. 사실.. 저도 김형수일병과 같은 고향 출신입니다. 그리고 고향에서는 좀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걸 어찌 알았는지 저한테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해주더군요… 그리고 쪽지의 이야기와 박상병님 이야기를 다 해주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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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는 중대장의 눈을 마주 볼수가 업었다. 잠깐이라도 중대장을 보고 있노라면 속에서 타오르는 울분이 느껴져 주먹이 떨리는 것 조차 참지 못할 정도였다. 중대장을 마주 볼때마다 머리 속에서는 그날 폐품창고에서 목격한 이혜연과 중대장의 벌거벗은 모습이 생각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분명 중대장이 이혜연을 겁박하여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고 있을것이라고 추측했고, 그런 중대장의 이중적인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
( 치잇.. 역겨운 얼굴을 하고… 나의 여인을… 복수하고 말꺼야.. )
김형수는 중대장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중대장이 형수를 찾았다.
“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앉아 “
“ 괜찮습니다. “
중대장실로 불려 들어가 서있는 김형수의 앞에서 중대장은 차분히 이야기를 꺼냈다.
“ 혹시.. 나에게 말할 것이 있나? “
“ 뭘 말입니까? “
“ 그날… 본건가? “
“ ………… “
“ 봤나보군.. “
“ 예.. 봤습니다. “
“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
“ 복수 할 겁니다. “
“ 복수라니.. 누구한테 누가 복수를 한단 말이야? “
“ 물론.. 제가 중대장님께.. 입니다. “
“ 자네가 왜.. 무슨 자격으로.. “
“ 나의 여인을 범했으니까요.. “
“ 나의 여인이라… 이혜연이 요부는 요부구만.. 김일병까지.. 마음을 흔들어 놓는걸 보면.. “
“ 나의 천사에게 모욕적인 말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
“ 허허허… 그래.. 그래서 어떻게 복수를 할 생각인데? “
“ 당신을 … 그 자리에서… 끌어낼 방법을 생각중입니다. “
“ 할 수 있겠나? “
“ 중대장님이 개망신을 당하실 수도 있습니다.. “
“ …………….. 이봐.. 김일병… 이혜연은… 김일병이 생각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야.. 정신차려.. “
“ 정신은….! 중대장님이 차리셔야 할겁니다.. 남의 여자를 겁탈하고.. 그런말이 나옵니까! “
“ 누가.. 누구를 겁탈해!! 나도 이혜연한테 당한거라고.. 오히려 내가 끌려다닌단 말이야.. “
“ 치사하기까지 하군요..”
“ 미치겠군…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나도 더 이상 할말은 없어.. 다만.. 나도 가만히 있을순 없을꺼야.. 웬만하면 자네와 험한 꼴을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 잘 생각해봐. “
중대장과의 대화가 끝난 후, 김형수는 더욱 중대장을 미워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 후부터 김형수는 섬뜩한 기운을 자주 느끼고 있었다. 특전사 생활 1년동안 배운 것중에 하나가 적으로부터의 살기를 무의식중에도 감지해내는 법이었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고 있을때면.. 어김없이 느껴지는 살기가 김형수에게 점차 노이로제로 다가왔다.
그 때 생각난 것이 나, 박재호였다.
김형수에게 나에 대해 말을 해준 사람은 민숙자였다.
민숙자는 자신이 나에게 받았던 도움을 김형수에게 이야기하면서 언제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박재호에게 이야기하고 상의하면 도와줄 사람이라고 했다.
( 그래.. 맞다.. 박재호에게.. 도움을 요청해야돼.. )
그렇게 김형수는 훈련 중 틈을 타 나에게 쪽지를 전달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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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돗자리 좀 큰걸로 가져오라니까.. 이게 뭐야.. 이래서 어디 눕기나 하겠어.. “
“ 미안해… 근데.. 집에.. 이거 밖에 없어서.. “
“ 됐구.. 깔구… 누워봐.. “
여자는 땅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그나마 평탄한 부분을 골라 그 곳에 돗자리를 깔고.. 등을 바닥에 댄채 눕는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다리 밑으로 가서 치마의 밑단을 붙잡아 허리위로 들어 올려버린다음.. 속안에 터질 듯 꽉 끼어있는 여자의 팬티를 양손으로 잡아 내린다.
“ 씻고 온거 맞지? “
“ 응… “
“ 냄새나면 죽을줄 알아.. “
남자는 여자의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고 자신의 코를 여자의 음부에 가져간 다음 킁킁 소리를 내며 냄새를 맡는다.
“ 냄새는 안나네.. 알았어.. 그럼 넣어볼까.. “
남자는 자신의 바지와 팬티를 벗고나서 바로 여자의 음부에 자신의 성기를 가져다 대고는 바로 질속으로 억지로 쑤셔 넣었다.
“ 아흑… 아파… 처음부터.. 하면.. 어떻게 해.. “
“ 우씨… 씨발년.. 졸라 뻑뻑하네.. 퉤… 퉤! “
남자는 침을 잔뜩 뱉고.. 자신의 성기에 전체적으로 바른다. 그리고 다시 여자의 질속에 성기를 넣기 위해 질입구를 찔러대고 있었다.
“ 아흑… 아… 흑…흑… 근데… 여기는 어디야? “
“ 여기?.. 크크.. 좋지않냐? 이런곳도.. 색다르고.. “
“ 음침해.. “
“ 여기 산악생존훈련 기간에 써먹을려고 만들어놓은 토굴이야.. 겨울되면 써먹을거라서.. 지금은 아무도 안오지.. 크크.. 지금 여기다 정액이랑 휴지랑 졸라 뿌려놓으면 겨울까지 흔적이 있을까? “
“ 변태… 아흑… 더 세게… 흑… 세게 해줘.. “
남자는 여자의 두 발목을 잡고 허리를 꺾어 발을 머리위까지 넘어가게 한다음 눈앞에 보이도록 허공을 향해 구멍을 벌리고 있는 여자의 음부 가운데 질속으로 성기를 힘차게 박아대고 있었다. 남자의 성기가 뿌리 끝까지 쉽게 들어갈수 있는 자세가 되자 남자는 더욱 세차게 허리를 흔들었고, 여자는 얼굴과 목주변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면서 남자의 힘을 어렵게 받아내고 있었다.
“ 아흑.. 아흑.. 나.. 죽어… 아흑… 아흑.. “
“ 헉.. 헉.. 헉.. 씨발.. 좋냐?.. 헉..헉.. “
“ 응… 좋아.. 아흑… 죽여줘.. 아흑.. “
한참을 박아대던 성기를 빼낸 남자는 여자의 몸을 돌려 개처럼 엎드리게 해놓고 다시 뒤에서 여자의 허리를 잡은 다음 성기를 여자의 몸속으로 삽입시킨다. 그리고는 미친듯이 빠른 속도로 여자의 질속을 헤집는다.
“ 헉.. 헉.. 헉.. 헉…씨발.. 싼다.. “
“ 응… 응.. 응.. 싸… 아흑.. 아흑.. “
일순간 남자의 몸이 멈추고, 거센 파도가 밀려왔다 떠나가는 느낌의 여운을 느끼면서 두 나신은 그렇게 잠시 하나가 된채 서로를 감싸안고 엎어진다.
“ 헉… 헉… 씨발… 역시.. 좋아. “
“ 아흡… 헉.. 헉.. 자기야… 명호씨.. 사랑해.. “
“ 사랑은.. 무슨.. 개보지가.. 사랑이 어딨어.. “
“ 그래도.. 사랑해… “
“ 크크… 미친년… 나도 니 몸뚱아리 사랑한다.. “
그렇게 명호와 누워있던 혜연은 명호의 성기를 손으로 잡아 훑으면서.. 말을 붙인다.
“ 일은 잘 되가고 있어? “
“ 그럼..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
“ 그럼.. 언제 쯤이면 우리가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될까.. “
“ 곧.. 그렇게 될꺼야.. 지금쯤 형수 이 자식.. 똥줄이 타고 있을걸.. 크크크 “
그렇게 둘은 알 듯 모를듯한 밀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한시도 쉬지않고 손으로 서로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그리고 한차례 더 뜨거운 열기를 뿜으며 서로의 몸을 탐닉하고 성교를 거쳐 정액을 흩뿌린 다음 옷을 고쳐입고 토굴에서 나와 산을 내려왔다.
명호와 혜연이 산을 내려오는 길에 세상은 이미 완전히 어둠을 드리우고 있었다. 군부대가 있는 청명한 하늘에 보이는 별빛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 어머.. 별봐… 참 아름다워.. “
“ 지랄하고있네.. 하여간 여자들이란.. 크크 “
“ 명호씨는 너무 운치가 없어.. “
그 때 자신들 앞에 한사람의 인영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미 바로 자신들을 확인가능한 거리까지 다가올동안 눈치채지 못한 한명호는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 거기! 누구야…? “
앞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마중사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혜연은 목소리를 듣자마자 자연스럽게 명호의 뒤쪽으로 움추리며 숨고나서는… 명호의 등을 잡고 벌벌 떨고 있었다.
“ 아… 예.. 저 한명호입니다. “
“ 거기서.. 뭐하는 거야? “
“ 아.. 예.. 지금 막 내무반으로 가는길입니다. “
그러나 자신들 앞으로 더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달리 마중사는 결국 자신들 앞까지 다가왔다…
“ 밤에.. 허락도 없이.. 어디를… 어.. 뒤에 누구야? “
“ 저…. “
“ 누구야.. 뒤에.. 나와.. “
어떻게 해볼 틈도 없이 마중사는 한명호의 어깨를 잡아 옆으로 밀어낸다. 그러자 뒤에 숨어있던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 어…. 당.. 신…? “
“ 여보….. “
“ 당신이 지금.. 여기서… 왜… 뭐야!! 지금 “
“ 마중사님… “ , “ 여보.. “
“ 니들.. 지금 뭐하고 오는거야!!! 엉 “
마중사는 이 어두운 밤 한상병과 아내 둘만이 산쪽에서 내려오는걸 알게되자.. 자연스럽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갔다. 중대장과 아내의 일에 대해서 들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갑작스럽게 한상병마저.. 자신의 아내와 살을 섞었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어지럽고 몸에 힘이 빠져버려.. 그자리에 털석 주저앉아 버렸다.
“ 니…. 들…… “
“ 마중사님…. “ , “ 여보….. “
“ 내 눈앞에서 꺼져.. 당장..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
한명호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아내인 혜연마저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은 자신을 그대로 둔채로 막사 아래를 향하여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자 마삼용중사는 가슴이 텅빈 듯한 실의를 느꼈다. 그리고 순간 자신의 인생의 끝이 다가온 것 같은 허탈감에 자살충동까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밤까지 마중사는 부대에서 사라져 복귀하지 않았다. 그 동안 마중사는 부대외부 술집에서 날이샐때까지 술을 마시다가.. 아침에 길가에 쓰려져 있었고 다시 저녁이 되자 근처의 술집을 찾아 술에 쩔때까지 마시기를 반복하다가 부대에서 찾아나온 다른 동료들에 의해 부대로 복귀하였다.
“ 이 사람아.. 왜 이러는거야.. 자.. 가자구.. “
“ 아이~~ 씨발.. 냅둬!! “
“ 야.. 나 주상사야… 정신차려!! “
“ 어… 어… 주상사님… 딸꾹… 필..승… 딸꾹… 야!! 씨.. 냅두란말야..!! “
인사불성이 된 마중사를 세명이나 되는 사람이서 끌고 복귀하는 중에도 워낙 천방지축 날뛰는 통에 부대에 복귀했을때는 이미 다른 세사람도 모두 진이 빠져 있었다.
“ 이런… 사람보게.. 왜 이렇게 된거야.. “
“ 아이고.. 행보관님 나오셨습니까.. “
“ 어.. 주상사 수고했네.. “
마중사의 직속상관이었던 중대 행정보급관 윤재식상사가 마중사를 보고 뺨을 몇차례 사정없이 때리더니 얼굴에 물을 쏟아 부었다.
“ 이놈아.. 정신 좀 차려봐.. “
“ 아우.. 아우.. 아우.. 이씨… 아우.. “
부대에 복귀하고나서도 밤새도록 마신 술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인사불성이 되어있는 마중사를 행보관은 사병들을 시켜 내무반 한켠에.. 눕혀주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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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보관님.. “
“ 어.. 왜 ? “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 응.. 그래.. “
나는 행보관을 찾았다. 정준호의 말대로라면 이 일은 누가 해결하든 분명히 김형수의 범행으로 결론이 나게되면 나 자신에게도 피해가 있을 듯 했다. 괜한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른 방향으로 일에 개입하게 될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짜증이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 이번.. 중대장님 사건 말입니다.. “
“ 니가.. 그건 왜… “
“ 아무래도.. 범인이 김형수일병은 아닌듯합니다. “
“ 뭐라고? 그게 무슨소리야? “
“ 범인이.. 마중사 또는.. 한명호 살병일수도 있습니다.. “
“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그런 말을 하는 증거가 있나? “
“ 김형수는 중대장에 대한 살인동기가 없습니다. 오히려 마중사 쪽이 동기는 더 클 것 같습니다. “
“ 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꺼져.. “
“ 행보관님…. “
“ 가서 니 할일이나 해!! 어린놈이 뭘 안다고 나서서 참견이야.. “
나는 그렇게 행보관에게 하소연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찾아갔으나, 사병의 갱니적인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른 대안이 없을까 생각하며 곰곰히 행정반을 벗어날때쯤.. 막사 앞으로 한대의 차량이 다가오고 있엇다.
차가 서고 차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아닌 한명호상병이었다. 한명호는 조사가 끝나고 중대에 복귀하는 것 같았다. 한명호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명호의 얼굴 모습이 갑자기 얄미워지기 시작했다.
한명호를 인솔하여 행정반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인솔자의 모습을 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습에 생각이 잠겼다..
( 누구였지… ? 많이 본 얼굴인데.. 아… 누구더라… .. 아…. 맞다. )
인솔자가 차에 타고 연방장을 벗어나려 시동을 걸 때 갑자기 생각이 난 나는 차량 곁으로 뛰어가며 그 인솔자를 볼렀다.
“ 김일호 상사님!!! 김일호 상사님!!! “
내가 부르는 소리가 차에 들렸는지 갑자기 차가 멈추고, 아까 그 인솔자가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 나를 찾았나? “
“ 예.. 그렇습니다. “
“ 나를 아나?
“ 예.. 저 기억 못하십니까.. 1년반전에 훈련소에서.. 저를 특전사로 착출해주는데.... 처음 특전사령부에서 일주일간 대기할 때.. 관리관으로 계셨었는데요… “
“ 음… 많은 놈들을 데려와서…. 아~~ 맞다.. 그래!! 니가 마지막이었지… 그래 기억나는군.. 너 착출할때가 마지막이라서.. 그 후에 근무지를 옮겼지.. 맞다! 이름이…“
“ 박재호라고 합니다. “
“ 맞다! 박재호.. 그래. “
김상사는 나를 바라보며 이제야 기억이 난다는듯 반가운 얼굴을 하고 악수를 청한다. 그리고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잘 있냐며 안부를 물었다.
“ 김일호상사님.. 그런데.. 한명호상병을 데려오신게 혹시 이번 사건 조사하시는 업무를 보고 계십니까? “
“ 어.. 그래.. 사령부 검찰부에서 일하고 있지.. 너희 중대사건 담당이고.. “
“ 그렇다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 얘기 좀 들어주시겠습니까? “
“ 표정이 심각하군.. 뭐.. 중요한 이야기인가? “
나의 표정을 바라본 김일호상사는 이미 나의 생각을 꽤뚫어보고 있는듯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주시하며 물었고, 끓고왔던 차량에 나를 태우고는 나에게 이야기를 시작하게 했다.
나는 지금까지 정준호와 주고 받았던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일에 대조해 조목조목 읊조리기 시작했고, 이야기 중간중간 김일호상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었다.
“ 재조사를 요청합니다.. 상사님.. “
“ 그래.. 이야기는 잘 들었다. 일정부분 너의 이야기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사령부 검찰부에서도 나름대로 근거와 정황을 가지고 수사를 하고 발표한 내용이다. 너의 증언하나로 모두 재조사 하기는 쉽지 않아.. “
“ 억울한 한 사람이 살인자가 되게 생겼습니다.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 알았다.. 조금 더 조사를 해보지..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별로 바뀔만한 것이 없을것이다. 만약 새로운 증거가 될만한 것이 나온다면 이 번호로 전화를 줘.. 알았나? “
“ 예… 알겠습니다. “
김일호상사는 자신의 명함을 건내주면서 다른 증거를 찾을것을 거듭 요구하고는 사령부로 복귀했다. 나는 그날 저녁 정준호와 이야기를 할때까지 아무런 다른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부대로 복귀한 한명호는 전의 모습과 똑같이 편안한 얼굴로 생활에 바로 적응해 있었다. 오히려 전보다 더욱 얼굴이 밝고 명랑한 모습이었다. 다른 동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나는 비열한 미소와 자만감이 서려있는 것을 눈치챌 수가 있었다. 살인사건의 중심에서 조사를 받은 사람치고는 막 복귀한 모습이 너무나도 태평스러운 것이 오히려 눈에 밟히고 거슬렸다.
“ 우연히 얻어낸 기회다.. 뭔가 하더라도 이번에 증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끝이다. “
“ 박상병님.. 우리.. 중대장실을 한번 습격해 보는게 어떻겠습니까? “
“ 중대장실..? “
“ 중대장실을 뒤지다보면 무엇이든 증거가 될만한게 나올수도 있지 않습니까? “
“ 거기라면.. 얼마전에 사령부에서 다녀갔잖아.. 그리고 우리가 거길 어떻게 들어가.. “
“ 그날 제가 행정반 사역업무 였습니다. 사령부 사람들.. 대충 조사하고는 그냥 빠져버렸습니다. 잘 찾아보면 그때 찾아내지 못한 것들을 찾을수도 있을겁니다. “
다음날 새벽.. 나와 준호는 행동에 들어갔다. 우선 우리 중대에서 가장멀리 떨어진 경계초소에 근무를 나간 준호가 중대로 전화를 해 일직사관과 일직하사에게 허위보고를 하고 중대본부를 뜨게 만들었다. 그 둘이 나갔다가 복귀할때까지의 시간은 약 30분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 내무반 불침번 서고 있던 나는 행정반을 지키는 임무를 받았고 둘이 행정반을 나가자마자 중대장실로 들어가 증거가 될만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증거찾기를 시도한지 약 25분정도 지났을때까지 나는 증거가 될만한 아무런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정리를 하고 중대장실을 나와야 할 시간이었다.
증거를 찾으면서 계속 눈에 밟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일기장이었다. 중대장이 중대 발령받은후부터 쭉 매일같이 써오던 것이었던 것 같았는데 대충 훑어보더라도 대단히 많은 분량이 있었다. 그 속에 무언가 증거가 될만한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지만 일일이 다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문뜩 조금 더 과감해져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두께가 상당한 일기장을 아얘 집어 들고 나와버렸다.
“ 찾았다!!! 박상병님 찾았습니다. “
“ 찾았어? .. 봐봐… 뭐.. 뭔데? “
“ 이겁니다.!!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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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7월 22일 금요일 ]
[ 나와 이혜연의 관계 / 한명호와 이혜연의 관계 … ]
[ 윤재식 행보관의 의도된 계획이다… 무섭다.. 앞으로 무슨일이 벌어질것일까.. ]
일기장의 한 부분이 찢어져 있었다. 그리고 찢어버린 그 한 장의 종이는 일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외피의 안쪽에 따로 넣어져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그 접혀진 종이 한장에 들어있는 내용은 간단하였으나, 너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나는 재빠르게 김일호 상사에게 전화를 하였고, 반나절 후 우리 부대에 도착한 김상사는 나에게 종이를 전달 받고는 재조사를 하겠다며 바로 사령부로 복귀를 했다.
며칠 후, 사령부에서 대대적인 우리 중대 조사를 시작하였고 며칠만에 윤재식 행보관이 검거되었다. 그리고 한명호상병 또한 재검거가 되어 사령부로 압송되었다.
사건은 그 후 수 일만에 완전히 결과가 뒤바뀐 발표를 하며 마무리가 되었다.
# 특전사 4공수여단 특수임무대대 2중대 중대장 살인사건의 수사결과 발표!
본 사건의 살인 용의자로 그 동안 지명되었던 김형수일병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이 확인되었고,
사건의 살인 용의자로 재 지목된 한명호 상병에 의해 살해된것으로 확인되어 수사 종료함.
또한, 사건의 배후로 윤재식상사와 이혜연의 계략에 의해 진행된 사건으로 윤재식 상사에게
살인혐의가 있음을 인지하고 살인교사죄를 적용하여 구속하고 수사 종료함.
마삼용중사의 아내인 이혜연에 대해서는 별도 강원검찰청에 수사의뢰하고 종료함.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사령부로 압송된지 한달만에 돌아온 김형수 일병으로부터 사건의 전모를 들을수 있었다.
[ 16부 끝… ]
17부 초반에 16부까지의 사건에 대한 에필로그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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