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부부는 처음으로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집을 장만하게 되었다.
아내와 결혼한지 7년만인 셈이다. 결혼당시 스물일곱이던 아내가 어느덧 올해로 서른넷이 되었으니 말이다.
내집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한 우리 부부는 그동안 내집 장만을 위해 절약, 또 절약을 되뇌이며 부단한 노력을
했었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아내였던지라 비좁은 집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던 나였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의연하게 적응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안도의 숨을 쉬며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그런 아내를 위해서라도 내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사실 168의 늘씬한 키에 갸름한 얼굴선, 짙은 눈썹과 서글서글하게 큰 눈, 날씬한 콧날과 살짝 도톰한 입술,
윤기있고 탐스런 긴머리에 살짝 웨이브를 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아내는 올해 서른넷의 나이였지만
아직도 이십대 후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 주변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도 내 아내를 본 이들은 왜 그녀가 나 따위와 결혼을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뭐 어때서"라는 욱하는 심정도 들었지만 그보다도
그런 아내와 결혼한 내가 스스로 행운이라는 생각에 내심 흐뭇한 생각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항상 훤칠한 키의 모델같은 남자들만 만나왔다고 한다.
아내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아내 주변엔 항상 예체능쪽 전공 남자선배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자신들이 아내의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보아왔던 아내의 남자친구 중에서 내가 가장 키가 작다고 한다.
그런 아내가 왜 나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 언젠가 아내에게 내가 직접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내가 웃으며 말하길
나를 처음 봤을 때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지만 나는 절대 "못생긴"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내의 말이 적잖이 상처로 남았지만 겉으론 의연한듯 웃어넘겼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참해 보였다고 한다. 아내가 만나던 화려하고 멀쑥한 남자들과 달리 수수하고
평범한 내 모습이 담백해보였다고 한다. 사실 담백하고 수수한게 아니라 아내를 처음 만날 당시 그저 연봉도
보잘것없는 회사의 신입사원에 불과했기 때문이었지만 아내에겐 그것 조차도 신선해보였던 모양이다. 아무튼
아내가 나의 좋은 점만 보아준 덕에 처가 어르신들의 맹렬한 결혼 반대를 무릅쓰고 연애 3년만에 겨우 허락을
얻어 결혼에 이를 수 있었다.
아내는 정말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연애시절부터 나를 만나러 나오는 날엔 가급적 하이힐을 피했다.
키가 170을 겨우 넘기는 나를 배려한 것이었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훌쩍 내 키를 넘어서버리기 일쑤였다.
오히려 나는 아내의 배려가 못마땅하여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경조사가 있을 땐 아내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강하게 권하곤 했다.
사실 나는 친척들의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학교도 그저 그런 지방사립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둥글둥글한 외모에 키도 작은 내가 늘씬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아내와 함께 나란히 서있는 모습은 내 또래 사촌형이나 동생들에게 질시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고 그런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절로 어깨가 으쓱해지곤 했던 것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정말 행복하고 꿈만 같았다.
단지 한가지 안타까운 일은 결국 돈 문제였는데, 장인은 결혼은 허락해 주었지만 단호하게 아내에게 모든
재정적 지원을 중단해버렸고, 그덕분에 우리 부부는 고단한 맞벌이 생활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나와의 결혼을 택하며 어려운 가시밭길로 접어든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할 따름이었다.
그동안의 자금을 모아 우리 부부가 어렵게 마련한 집은 마침 이직을 결심하던 아내가 다니던 디자인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의 퇴직금까지 몽땅 쏟아부어 마련한 집이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금은 다소 부족했고
나머지 자금을 마련할 때까지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당분간 거주할 임시 거주공간이 필요했고 어쩔수없이 우리가 매입한 아파트 단지 주변의
오래된 빌라촌에서 월세를 알아보는 수 밖에 없었다.
월세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집은 비좁았지만 그래도 그중 나은 한 곳을 택해 계약하게 되었다. 마땅한 매물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집이었다.
빌라는 거실에 큰 창문이 있었는데, 문을 열면 건너편 앞집 창문과 마주보고 있어 서로 문을 열면 상대방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인데다가 집주인들이 처음부터 임대 목적으로 지은 집들인지라 이웃간의 프라이버시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지은 집들이었다.
게다가 집들 모두 대체로 어두웠고 낮에도 집에 불을 켜두어야 했다.
절로 한숨이 나왔지만 1년만 고생하면 내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참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우리 앞집에는 50대초반 즈음의 부부가 살고 있었다.
여자는 새벽일찍 일하러 다니는 모양이라 한번인가 스치듯 지나친게 다였고 남자는 하루종일 집을 지키고
있는듯 했다. 직장에서 퇴직을 한 것인지 원래 직업이 없는지는 몰라도 가끔 골목에 서서 담배를 태우곤 한다.
이사오던 날, 골목에서 남자를 처음으로 만났는데 대머리에 가까운 숱이 없는 머리에 후줄근한 런닝과 츄리닝
바지, 그리고 삼선 슬리퍼를 신은 남자는 배까지 불룩 튀어나와 런닝을 팽팽하게 만드는 바람에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팔뚝은 가늘어서 마치 거미를 연상하게 하는 몸매였다. 그래도 두툼한 인상의 투박스러워
보이는 남자의 얼굴은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어 붙임성은 있어 보였다.
골목에서 나와 마주쳤을 때도 앞집 남자가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었다.
동네에서 내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눈 이웃인 셈이었다.
아내는 아무래도 앞집과 너무 가까이 있다보니 신경이 쓰여서 처음 얼마동안은 창문을 꼭 닫고 지냈다고 한다.
반투명 창문이다보니 닫기만 하면 신경쓰일 일이 없었다. 그런데 해가 뜨니 점점 기온이 올라서 도저히 창문을
닫고는 지낼 수가 없었다는데, 잠깐 있을 월세집이었기에 에어컨도 설치하지 않았었고 선풍기에만 의존하던
터라 아내가 힘들어 할만도 했다. 창문을 열고 커튼을 쳐서 창을 가려봤지만 엷은 커튼이라 통풍만 가로막을뿐
없느니만 못했다.
아파트에 살때는 생각도 못하던 프라이버시 문제가 생기니 아내도 얼른 적응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창문을 닫고 있다가 찜통 속에 땀만 흠뻑 젖어버려 온몸이 끈적거리자 할수없이 창문을 열어버렸다고 한다.
한적한 주택가 골목의 열한시반은 노곤한 시간이었고 앞집엔 마침 아무도 없는듯 하여 아내도 어느새 긴장을
늦추고 샤워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땀에 푹 절은 티셔츠와 반바지, 속옷을 모두 벗고 화장실 안에 함께 마련된 샤워기 앞에 서서 온몸에
물을 끼얹자 생기가 돌아오는듯 했을 것이다. 한 10분여 걸쳐 샤워를 끝낸 아내는 그제서야 미처 화장실에
갈아입을 속옷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아차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 집에서처럼 별 생각없이 문을 열고 알몸으로 거실로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와 거실을 건너 안방으로 가며 무심코 거실 창문 쪽을 바라본 아내는 앞집 남자가 거실에
있는걸 보게 되었다고 한다.
앞집 남자는 거실소파에 누워있었는데 트렁크팬티 하나만 걸친 거의 알몸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아내를 본 앞집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입이 벌어지는 것까지가 아내의 기억에 슬로우비디오처럼 남아있다고
한다. 아내도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몸을 가릴 생각도 못하고 놀란 얼굴로 안방으로 들어갔을 뿐이었다.
아내는 심장이 입밖으로 뛰쳐나올만큼 쿵쾅거리며 뛰었는데 온몸이 후들후들 떨려서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이 이야기까지 듣는데 내 아랫도리가 이상하게도 묵직해지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으 이야기를 듣고도 별다른 내색하지 않으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너털웃음을 웃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심장도 아내가 그랬다는 듯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아내의 익숙한 몸이 갑자기 자극적으로 느껴지면서
마치 처음본 여자의 몸처럼 상상이 되기 시작했다. 수건으로 물에 젖은 긴머리를 묶고 뽀오얀 목덜미와 가냘프게
연결되는 어깨선과 아담하게 자리잡은 탱탱한 젖가슴, 그 가운데 위치한 옅은 갈색의 오똑 솓은 젖꼭지와
살짝 도톰한듯 매끈한 배와 그 아래에 위치한 적당히 우거진 검은 숲... 탄력있는 허벅지와 매끈하게 이어지는
종아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숨막히게 하는 가늘고 하얀 발목과 앙증맞은 발까지 무엇하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아내의 몸이다.
이를 본 앞집 남자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머리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보기완 다르게 꽤나 강단있는 사람이다.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보잘것 없는 나를 선택해 고생길을
감수했던 아내이다. 앞집 남자와 벌어진 낯뜨거운 해프닝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생겨서 놀랐다는 얘기를 나에게
전할 따름이지 충격을 받아서 창문을 꽁꽁 닫고 울면서 자기자신의 실수를 자책하거나 하는 성격의 여자는
절대 아니었다.
아내가 옷을 입고 거실로 나왔을때 앞집 남자는 그대로 소파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아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는
않았지만 아내도 앞집 남자도 서로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리는 없었다.
이후 앞집 남자 얘기는 아내에게서 한동안 들을 수 없었다. 나도 그후로 몇번 앞집 남자와 우연히 마주칠 기회는
있었지만 서로 가볍게 눈인사만 건넬 뿐 별다른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한달여 시간이 지나고 칠월중순 무더위가 슬슬 다가오는 시기였다.
아내는 여느때처럼 아침청소를 하느라 현관문과 창문을 모두 활짝 열고 환기를 하던 참이었는데 현관에서
"사사삭"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뭘까 하면서 가봤더니 새까맣게 번들거리는 쥐 한마리가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집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는 아내였지만 쥐를 쫒는데는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마 쥐도 놀라서 나가는 방향을 못찾은 것인지
집안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통에 아내는 패닉상태에 빠져 기절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그때 앞집 남자가 아내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창문을 통해 소리쳐 물어봐 주었던 모양이다.
아내는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사정했고 앞집 남자가 득달같이 달려왔던 것이다. 남자가 현관 앞에 나타나자
아내는 그 남자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남자의 팔을 붙잡고 다급하게 쥐 얘기를 꺼낸 아내를
앞집 남자가 너털웃음과 함께 다독이며 진정시키더니 현관에 놓인 빗자루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가 쥐를
이리저리 몰아 현관으로 쫒아내었다고 한다.
남자가 이리저리 쥐를 몰아댈 때마다 아내는 남자 옆에 바짝 붙어서서 남자의 팔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고
하는데 세상에서 쥐를 가장 무서워하는 아내이기에 그럴만도 했겠다 싶었다.
남자가 쥐를 몰아내고나자 긴장이 풀린 아내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고 한다.
나에게 상황설명을 하는 아내의 옷을 보니 목이 헐렁하게 늘어져 한쪽 어깨까지 드러날 듯한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그런 차림으로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니 젖가슴까지도 훤히 드러나보였겠다 싶었다. 집에 있을땐
답답하다며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아내이기에 앙증맞은 연갈색 젖꼭지까지도 외간남자에게 훤히 구경시켜준
셈이 아닌가 싶어 당황스러웠다.
바닥에 주저앉은 아내를 보며 허허 웃던 앞집 남자는 아내를 부축하여 일으켜 의자에 앉도록 도왔다고 하는데,
부축하며 굳이 손을 아내의 양 겨드랑이에 넣어 일으켜야 했을까 하는건 좀 의문이다.
아마도 그의 양손에 아내의 탄력있는 젖가슴이 뭉클하며 부드럽게 느껴졌을텐데, 설마 쉰살 넘은 남자가
이웃집 유부녀한테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내는 그날 앞집 남자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잠시전까지 쥐가 휘젓고 다닌 집에 혼자 남아있기
싫었기에 한사코 마다하는 앞집 남자를 붙잡아 앉히고 급하게 된장찌개를 끓였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는동안 남자는 도대체 몇번이나 아내의 가슴을 흘깃거렸을까 상상했다.
우리 부부는 이사오며 식탁을 버리고 왔던지라 아직 바닥에 밥상을 놓고 식사를 했었다.
상을 놓고 상에 찬을 차리고 하며 아내는 몇번씩이나 앞집 남자에게 앞섶을 훤히 내보였을터이다.
앞집 남자가 식사를 마치고 차를 한잔 마실 때까지 아내는 남자를 놓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든 그 뒤로 아내와의 대화에서는 앞집 남자가 심심찮게 등장하곤 했다.
아내는 직장을 이직하기 위해 잠시 쉬고 있던 터라서 집에서 하루종일 지내다보니
어느새 앞집과 가까이 붙어있는 상황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어떤 날은 혼자 적적하게 있는 것보다
그래도 앞집에 누군가가 있어서 인기척이라도 느끼는게 차라리 낫다 싶기도 했다고 한다.
이 동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인지라 남자건 여자건 낮에 집에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남자건 여자건 새벽 일찍 집을 나가 밤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낮시간은
정말 고요하기 짝이 없는 동네였다.
집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으면 빈집털이라든지 강도 등 온갖 생각도 들기 마련일텐데
그래도 앞집에 남자가 거의 집에 있다보니 그런 면에선 안심이 되기도 했다.
아내도 그래서인지 가끔 창가쪽에서 앞집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자연스레 반가움에
남자와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특히 쥐 사건 이후로는 가끔 말을 건네 안부도 묻곤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되었건 간에 이 남자는 평범한 인물은 아닌듯 했다. 아무리 한여름이라 하지만
집에선 트렁크팬티 한장만으로 하루종일 사는듯 싶다고 한다.
가끔은 그마저도 훌렁 벗어제끼기 일쑤여서 가끔 본의아니게 남자의 물건을 구경하게 되곤 한다면서
아내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이여자 아줌마 다됐네"하면서 애써 웃어넘겼지만 어쩔 수 없니 드는 생각은
그 앞집 남자가 혹시 아내에게 일부러 그러는가 싶어서 마음이 쓰였다. 하지만 자기 집에서 벗고 있다는데
대체 내가 뭐라 할수 있을까 싶은데다가 그걸 크게 개의치 않는듯한 아내의 태도에 이내 걱정을 거두었다.
그리고 농담삼아서 "나보다 크든?"하고 짓궂은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아내는 푸흡 하며 웃음을 참더니 잠시 기억을 떠올리듯 눈을 굴리다가, "응, 당신꺼보다 굵은 거 같던데?"라며
푸하하 천진하게 웃는다. 잠시 어이없어 하며 아내를 쳐다보다가 나도 이내 따라 웃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퇴근하는 나를 붙잡고 아내가 호들갑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오랜만에 앞집 남자 얘기였다.
아내는 오늘 앞집 남자가 자위행위 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아침 청소를 마친 아내가 땀을 씻기 위해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데 거실 쇼파에 누워 우리집쪽을 향해 앞집 남자의 오른손이 아랫배 밑에서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놀랐기보다는 얼어붙어버렸다고 했다.
그 와중에도 신기한건 남자의 검붉게 충혈된 귀두가 너무나 선명하게 시야에 남아서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앞집 남자는 아내가 나온 줄도 모르고 질꺽거리는 소리를 내며 미친듯이 손을 흔들어댔고 이윽고 희뿌연
정액이 훅하고 남자 얼굴과 배로 튀는 바람에 남자가 정액 범벅이 되어 화장실로 향했다는 것이다.
아내는 행여나 앞집 남자가 눈치채면 민망할까봐 까치발을 들고 슬금슬금 거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누가 들어도 추저분한 변태 이야기일텐데 이상하게도 아내의 표정엔 그저 재미있는 구경했다는 느낌뿐이었다.
심지어 그런 모습을 보인 앞집 남자가 귀엽기라도 하다는 듯 장난스러운 표정 마저 지어보였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졌지만 아내는 어렸을적부터 주변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사람이었기에 기본적으로 다른 이들을 대할 때 순진하고 구김없고 스스럼없이 대하곤 했다.
나도 사실 그런 아내의 모습에 반해 3년이나 구애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내에게 잔소리를 할까 하던 나는
그저 아내에게는 앞집 남자가 그만큼 위협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뜻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2부에 계속..
아내와 결혼한지 7년만인 셈이다. 결혼당시 스물일곱이던 아내가 어느덧 올해로 서른넷이 되었으니 말이다.
내집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한 우리 부부는 그동안 내집 장만을 위해 절약, 또 절약을 되뇌이며 부단한 노력을
했었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아내였던지라 비좁은 집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던 나였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의연하게 적응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안도의 숨을 쉬며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그런 아내를 위해서라도 내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사실 168의 늘씬한 키에 갸름한 얼굴선, 짙은 눈썹과 서글서글하게 큰 눈, 날씬한 콧날과 살짝 도톰한 입술,
윤기있고 탐스런 긴머리에 살짝 웨이브를 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아내는 올해 서른넷의 나이였지만
아직도 이십대 후반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 주변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도 내 아내를 본 이들은 왜 그녀가 나 따위와 결혼을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뭐 어때서"라는 욱하는 심정도 들었지만 그보다도
그런 아내와 결혼한 내가 스스로 행운이라는 생각에 내심 흐뭇한 생각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항상 훤칠한 키의 모델같은 남자들만 만나왔다고 한다.
아내 친구를 통해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아내 주변엔 항상 예체능쪽 전공 남자선배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자신들이 아내의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보아왔던 아내의 남자친구 중에서 내가 가장 키가 작다고 한다.
그런 아내가 왜 나를 좋아하게 된 것인지 언젠가 아내에게 내가 직접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내가 웃으며 말하길
나를 처음 봤을 때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지만 나는 절대 "못생긴"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내의 말이 적잖이 상처로 남았지만 겉으론 의연한듯 웃어넘겼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참해 보였다고 한다. 아내가 만나던 화려하고 멀쑥한 남자들과 달리 수수하고
평범한 내 모습이 담백해보였다고 한다. 사실 담백하고 수수한게 아니라 아내를 처음 만날 당시 그저 연봉도
보잘것없는 회사의 신입사원에 불과했기 때문이었지만 아내에겐 그것 조차도 신선해보였던 모양이다. 아무튼
아내가 나의 좋은 점만 보아준 덕에 처가 어르신들의 맹렬한 결혼 반대를 무릅쓰고 연애 3년만에 겨우 허락을
얻어 결혼에 이를 수 있었다.
아내는 정말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연애시절부터 나를 만나러 나오는 날엔 가급적 하이힐을 피했다.
키가 170을 겨우 넘기는 나를 배려한 것이었는데, 하이힐을 신으면 훌쩍 내 키를 넘어서버리기 일쑤였다.
오히려 나는 아내의 배려가 못마땅하여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경조사가 있을 땐 아내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강하게 권하곤 했다.
사실 나는 친척들의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학교도 그저 그런 지방사립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둥글둥글한 외모에 키도 작은 내가 늘씬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아내와 함께 나란히 서있는 모습은 내 또래 사촌형이나 동생들에게 질시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고 그런 시선이 느껴질 때마다 절로 어깨가 으쓱해지곤 했던 것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정말 행복하고 꿈만 같았다.
단지 한가지 안타까운 일은 결국 돈 문제였는데, 장인은 결혼은 허락해 주었지만 단호하게 아내에게 모든
재정적 지원을 중단해버렸고, 그덕분에 우리 부부는 고단한 맞벌이 생활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나와의 결혼을 택하며 어려운 가시밭길로 접어든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할 따름이었다.
그동안의 자금을 모아 우리 부부가 어렵게 마련한 집은 마침 이직을 결심하던 아내가 다니던 디자인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의 퇴직금까지 몽땅 쏟아부어 마련한 집이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금은 다소 부족했고
나머지 자금을 마련할 때까지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당분간 거주할 임시 거주공간이 필요했고 어쩔수없이 우리가 매입한 아파트 단지 주변의
오래된 빌라촌에서 월세를 알아보는 수 밖에 없었다.
월세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집은 비좁았지만 그래도 그중 나은 한 곳을 택해 계약하게 되었다. 마땅한 매물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집이었다.
빌라는 거실에 큰 창문이 있었는데, 문을 열면 건너편 앞집 창문과 마주보고 있어 서로 문을 열면 상대방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인데다가 집주인들이 처음부터 임대 목적으로 지은 집들인지라 이웃간의 프라이버시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지은 집들이었다.
게다가 집들 모두 대체로 어두웠고 낮에도 집에 불을 켜두어야 했다.
절로 한숨이 나왔지만 1년만 고생하면 내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참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우리 앞집에는 50대초반 즈음의 부부가 살고 있었다.
여자는 새벽일찍 일하러 다니는 모양이라 한번인가 스치듯 지나친게 다였고 남자는 하루종일 집을 지키고
있는듯 했다. 직장에서 퇴직을 한 것인지 원래 직업이 없는지는 몰라도 가끔 골목에 서서 담배를 태우곤 한다.
이사오던 날, 골목에서 남자를 처음으로 만났는데 대머리에 가까운 숱이 없는 머리에 후줄근한 런닝과 츄리닝
바지, 그리고 삼선 슬리퍼를 신은 남자는 배까지 불룩 튀어나와 런닝을 팽팽하게 만드는 바람에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그에 비해 팔뚝은 가늘어서 마치 거미를 연상하게 하는 몸매였다. 그래도 두툼한 인상의 투박스러워
보이는 남자의 얼굴은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어 붙임성은 있어 보였다.
골목에서 나와 마주쳤을 때도 앞집 남자가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었다.
동네에서 내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눈 이웃인 셈이었다.
아내는 아무래도 앞집과 너무 가까이 있다보니 신경이 쓰여서 처음 얼마동안은 창문을 꼭 닫고 지냈다고 한다.
반투명 창문이다보니 닫기만 하면 신경쓰일 일이 없었다. 그런데 해가 뜨니 점점 기온이 올라서 도저히 창문을
닫고는 지낼 수가 없었다는데, 잠깐 있을 월세집이었기에 에어컨도 설치하지 않았었고 선풍기에만 의존하던
터라 아내가 힘들어 할만도 했다. 창문을 열고 커튼을 쳐서 창을 가려봤지만 엷은 커튼이라 통풍만 가로막을뿐
없느니만 못했다.
아파트에 살때는 생각도 못하던 프라이버시 문제가 생기니 아내도 얼른 적응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창문을 닫고 있다가 찜통 속에 땀만 흠뻑 젖어버려 온몸이 끈적거리자 할수없이 창문을 열어버렸다고 한다.
한적한 주택가 골목의 열한시반은 노곤한 시간이었고 앞집엔 마침 아무도 없는듯 하여 아내도 어느새 긴장을
늦추고 샤워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땀에 푹 절은 티셔츠와 반바지, 속옷을 모두 벗고 화장실 안에 함께 마련된 샤워기 앞에 서서 온몸에
물을 끼얹자 생기가 돌아오는듯 했을 것이다. 한 10분여 걸쳐 샤워를 끝낸 아내는 그제서야 미처 화장실에
갈아입을 속옷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아차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예전 집에서처럼 별 생각없이 문을 열고 알몸으로 거실로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와 거실을 건너 안방으로 가며 무심코 거실 창문 쪽을 바라본 아내는 앞집 남자가 거실에
있는걸 보게 되었다고 한다.
앞집 남자는 거실소파에 누워있었는데 트렁크팬티 하나만 걸친 거의 알몸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아내를 본 앞집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입이 벌어지는 것까지가 아내의 기억에 슬로우비디오처럼 남아있다고
한다. 아내도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몸을 가릴 생각도 못하고 놀란 얼굴로 안방으로 들어갔을 뿐이었다.
아내는 심장이 입밖으로 뛰쳐나올만큼 쿵쾅거리며 뛰었는데 온몸이 후들후들 떨려서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이 이야기까지 듣는데 내 아랫도리가 이상하게도 묵직해지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내으 이야기를 듣고도 별다른 내색하지 않으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너털웃음을 웃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심장도 아내가 그랬다는 듯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아내의 익숙한 몸이 갑자기 자극적으로 느껴지면서
마치 처음본 여자의 몸처럼 상상이 되기 시작했다. 수건으로 물에 젖은 긴머리를 묶고 뽀오얀 목덜미와 가냘프게
연결되는 어깨선과 아담하게 자리잡은 탱탱한 젖가슴, 그 가운데 위치한 옅은 갈색의 오똑 솓은 젖꼭지와
살짝 도톰한듯 매끈한 배와 그 아래에 위치한 적당히 우거진 검은 숲... 탄력있는 허벅지와 매끈하게 이어지는
종아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숨막히게 하는 가늘고 하얀 발목과 앙증맞은 발까지 무엇하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아내의 몸이다.
이를 본 앞집 남자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머리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보기완 다르게 꽤나 강단있는 사람이다.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보잘것 없는 나를 선택해 고생길을
감수했던 아내이다. 앞집 남자와 벌어진 낯뜨거운 해프닝에 대해서도 그런 일이 생겨서 놀랐다는 얘기를 나에게
전할 따름이지 충격을 받아서 창문을 꽁꽁 닫고 울면서 자기자신의 실수를 자책하거나 하는 성격의 여자는
절대 아니었다.
아내가 옷을 입고 거실로 나왔을때 앞집 남자는 그대로 소파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아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는
않았지만 아내도 앞집 남자도 서로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리는 없었다.
이후 앞집 남자 얘기는 아내에게서 한동안 들을 수 없었다. 나도 그후로 몇번 앞집 남자와 우연히 마주칠 기회는
있었지만 서로 가볍게 눈인사만 건넬 뿐 별다른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한달여 시간이 지나고 칠월중순 무더위가 슬슬 다가오는 시기였다.
아내는 여느때처럼 아침청소를 하느라 현관문과 창문을 모두 활짝 열고 환기를 하던 참이었는데 현관에서
"사사삭"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뭘까 하면서 가봤더니 새까맣게 번들거리는 쥐 한마리가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집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는 아내였지만 쥐를 쫒는데는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마 쥐도 놀라서 나가는 방향을 못찾은 것인지
집안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통에 아내는 패닉상태에 빠져 기절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그때 앞집 남자가 아내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창문을 통해 소리쳐 물어봐 주었던 모양이다.
아내는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사정했고 앞집 남자가 득달같이 달려왔던 것이다. 남자가 현관 앞에 나타나자
아내는 그 남자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남자의 팔을 붙잡고 다급하게 쥐 얘기를 꺼낸 아내를
앞집 남자가 너털웃음과 함께 다독이며 진정시키더니 현관에 놓인 빗자루를 들고 안방으로 들어가 쥐를
이리저리 몰아 현관으로 쫒아내었다고 한다.
남자가 이리저리 쥐를 몰아댈 때마다 아내는 남자 옆에 바짝 붙어서서 남자의 팔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고
하는데 세상에서 쥐를 가장 무서워하는 아내이기에 그럴만도 했겠다 싶었다.
남자가 쥐를 몰아내고나자 긴장이 풀린 아내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고 한다.
나에게 상황설명을 하는 아내의 옷을 보니 목이 헐렁하게 늘어져 한쪽 어깨까지 드러날 듯한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그런 차림으로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니 젖가슴까지도 훤히 드러나보였겠다 싶었다. 집에 있을땐
답답하다며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아내이기에 앙증맞은 연갈색 젖꼭지까지도 외간남자에게 훤히 구경시켜준
셈이 아닌가 싶어 당황스러웠다.
바닥에 주저앉은 아내를 보며 허허 웃던 앞집 남자는 아내를 부축하여 일으켜 의자에 앉도록 도왔다고 하는데,
부축하며 굳이 손을 아내의 양 겨드랑이에 넣어 일으켜야 했을까 하는건 좀 의문이다.
아마도 그의 양손에 아내의 탄력있는 젖가슴이 뭉클하며 부드럽게 느껴졌을텐데, 설마 쉰살 넘은 남자가
이웃집 유부녀한테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내는 그날 앞집 남자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잠시전까지 쥐가 휘젓고 다닌 집에 혼자 남아있기
싫었기에 한사코 마다하는 앞집 남자를 붙잡아 앉히고 급하게 된장찌개를 끓였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는동안 남자는 도대체 몇번이나 아내의 가슴을 흘깃거렸을까 상상했다.
우리 부부는 이사오며 식탁을 버리고 왔던지라 아직 바닥에 밥상을 놓고 식사를 했었다.
상을 놓고 상에 찬을 차리고 하며 아내는 몇번씩이나 앞집 남자에게 앞섶을 훤히 내보였을터이다.
앞집 남자가 식사를 마치고 차를 한잔 마실 때까지 아내는 남자를 놓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든 그 뒤로 아내와의 대화에서는 앞집 남자가 심심찮게 등장하곤 했다.
아내는 직장을 이직하기 위해 잠시 쉬고 있던 터라서 집에서 하루종일 지내다보니
어느새 앞집과 가까이 붙어있는 상황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어떤 날은 혼자 적적하게 있는 것보다
그래도 앞집에 누군가가 있어서 인기척이라도 느끼는게 차라리 낫다 싶기도 했다고 한다.
이 동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맞벌이를 하는 사람들인지라 남자건 여자건 낮에 집에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남자건 여자건 새벽 일찍 집을 나가 밤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낮시간은
정말 고요하기 짝이 없는 동네였다.
집 주변에 사람이 너무 없으면 빈집털이라든지 강도 등 온갖 생각도 들기 마련일텐데
그래도 앞집에 남자가 거의 집에 있다보니 그런 면에선 안심이 되기도 했다.
아내도 그래서인지 가끔 창가쪽에서 앞집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자연스레 반가움에
남자와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특히 쥐 사건 이후로는 가끔 말을 건네 안부도 묻곤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되었건 간에 이 남자는 평범한 인물은 아닌듯 했다. 아무리 한여름이라 하지만
집에선 트렁크팬티 한장만으로 하루종일 사는듯 싶다고 한다.
가끔은 그마저도 훌렁 벗어제끼기 일쑤여서 가끔 본의아니게 남자의 물건을 구경하게 되곤 한다면서
아내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이여자 아줌마 다됐네"하면서 애써 웃어넘겼지만 어쩔 수 없니 드는 생각은
그 앞집 남자가 혹시 아내에게 일부러 그러는가 싶어서 마음이 쓰였다. 하지만 자기 집에서 벗고 있다는데
대체 내가 뭐라 할수 있을까 싶은데다가 그걸 크게 개의치 않는듯한 아내의 태도에 이내 걱정을 거두었다.
그리고 농담삼아서 "나보다 크든?"하고 짓궂은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아내는 푸흡 하며 웃음을 참더니 잠시 기억을 떠올리듯 눈을 굴리다가, "응, 당신꺼보다 굵은 거 같던데?"라며
푸하하 천진하게 웃는다. 잠시 어이없어 하며 아내를 쳐다보다가 나도 이내 따라 웃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퇴근하는 나를 붙잡고 아내가 호들갑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오랜만에 앞집 남자 얘기였다.
아내는 오늘 앞집 남자가 자위행위 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아침 청소를 마친 아내가 땀을 씻기 위해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데 거실 쇼파에 누워 우리집쪽을 향해 앞집 남자의 오른손이 아랫배 밑에서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놀랐기보다는 얼어붙어버렸다고 했다.
그 와중에도 신기한건 남자의 검붉게 충혈된 귀두가 너무나 선명하게 시야에 남아서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앞집 남자는 아내가 나온 줄도 모르고 질꺽거리는 소리를 내며 미친듯이 손을 흔들어댔고 이윽고 희뿌연
정액이 훅하고 남자 얼굴과 배로 튀는 바람에 남자가 정액 범벅이 되어 화장실로 향했다는 것이다.
아내는 행여나 앞집 남자가 눈치채면 민망할까봐 까치발을 들고 슬금슬금 거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누가 들어도 추저분한 변태 이야기일텐데 이상하게도 아내의 표정엔 그저 재미있는 구경했다는 느낌뿐이었다.
심지어 그런 모습을 보인 앞집 남자가 귀엽기라도 하다는 듯 장난스러운 표정 마저 지어보였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졌지만 아내는 어렸을적부터 주변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사람이었기에 기본적으로 다른 이들을 대할 때 순진하고 구김없고 스스럼없이 대하곤 했다.
나도 사실 그런 아내의 모습에 반해 3년이나 구애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내에게 잔소리를 할까 하던 나는
그저 아내에게는 앞집 남자가 그만큼 위협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뜻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2부에 계속..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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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2-28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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