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뵙습니다.^^ 곰탱입니다.
그냥 끄적거려 본걸 환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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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oticbear88 입니다.
이번글은 아무런 방향없이 갈겁니다.
분량도 내용도 끝에 가봐야 알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부
띠띠띠~ 띠~ 띠띠띠~ 띠~
눈을 떴다. 핸드폰의 시계는 벌써 7시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본능처럼 몸을 일으켜 1층에 주방으로 내려간다. 불려놓은 쌀을 밥솥에 넣고 취사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곧 말려놓은 북어와 두부를 꺼내고 북엇국을 끓이기 위해 준비를 한다. 늘상 일어나는 시간이다 보니까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술도 안먹는 내가 늘 해장국을 끓여야하는이 불편함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벌써 한달 전에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떠나셨다. 그것도 가시고 나서야 아프리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년에 한 달 정도만 국내 체류 하시거나 그나마도 없이 2년동안 들어 오시지 않은 적도 있었다. 내가 두 분의 행방을 알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그분들이 연락을 해 주셔야 비로소 나는 어디에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한번도 내게 자유를 가르쳐 주신 적이 없지만 몸소 나에게 자유라는 걸 보여주고 계신 분들 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전에도 양면이 있고 양말에도 앞뒤가 있듯이, 우리 부모님들은 나에게 자유를 가르쳐 주셨지만 내가 자유롭지 못하게 혹 하나를 붙여 주고 가셨다.
밥솥이 칙칙 거리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나는 재빨리 올라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나의 건너편 방에 문을 열었다. 사람의 방인지, 짐승의 방인지, 그것도 아니면 강도가 휩쓸고 간 방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방의 주인을 깨워야 했다. 넓은 침대와 하얀 시트 속으로 몸을 숨긴 여자가 보인다. 턱끝까지 이불을 끌어올리고 아주 숙면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밥 준비는 못할 망정 시간이 되면 눈이라도 뜨고 본인 치장이라도 하기를 늘 기대했지만 기대는 언제나 기대로 끝이 나고 만다. 방법은 역시나 한가지뿐이었다. 이불 끝자락을 부여잡고 잡아챈 뒤 한번에 허공으로 말아 올렸다.
- 일어~나!!...아아~!!쫌!!
내 눈 밑으로 팬티 한장외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반라의 여자가 누워 있었다.
송정아.
우리집에 같이 사는 한 살 많은 나의 누나..
- 뭐~~??
나는 고개를 돌리고 다시 이불을 누나에게 던졌다.
- 내가 옷 입고 자라고 몇번을 이야기 해? 너는 부끄럽지도 않냐? 다 큰 처녀가 동생 앞에서 옷을 벗고?
- 내가 보여줬냐? 벗고 있는 걸 동생놈이 들춘거지~ 내 동생을 탓해라~ 나는 아무 잘못없다구~
- 후우... 그래 오늘도 내가 참는다. 얼른 옷 입어. 밥 먹게..
- 속 쓰린데 국은 뭐야? 동생~~ 우리 귀여운 동생~
이불을 가슴 끝까지 당겨 몸에 두르고 몸을 일으킨 누나가 내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화장실로 향했다.
- 빨리 씻기나 해~ 제때 안 내려오면 밥도 없어~
- 아휴~ 누나가 무서워서 밥이나 넘어가 겠니? 얼른 가서 씻고 올테니까 방 좀 치우고 있어~
떡진머리에 부스스한 얼굴이지만 큰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 탓에 화장하지 않은 모습이 개인적으로 더 이쁜 우리 누나..송정아..
누나가 씻으러 간 틈에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욕실 앞에 놓아주고 방안에 널 부러 져 있던 옷들과 책들을 재빨리 정리하기 시작했다. 원래 가야 할 자리를 찾아 주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내가 다 정리 했고 놓아둔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른 1층으로 내려가 끓기 시작한 국의 가스불을 잠시 꺼두었다. 씻고 준비하고 내려 오는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
- 정아야~인사해~ 현우야. 백현우~ 이제부터 우리 정아 동생이야~
- 얘가? 반가워~난 송정아야.. 힘든 일 있거나 누가 때리면 나한테 이야기 해~ 누나가 다 혼내줄게.
까만 눈동자와 예쁜 이마 오똑한 콧날.
9살짜리 꼬마남자가 처음 보았던 누나의 모습이었다. 생전 처음 본 남자 애가 동생이라고 집에 왔는데도 별다른 불평 한마디 없이 부모님 보다 오히려 알뜰하게 나를 챙긴 누나였다. 아버지 엄마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어떤 트라우마 때문인지 밤에 잠도 잘 수 없던 나에게 밤새도록 내 침대에서, 나와 함께 3년을 지내준 누나였다.
9살짜리 꼬마 남자아이는 모든게 무섭고 두려웠었다. 늘 보던 부모님을 더이상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누구도 나를 데려 가려고 하지 않았다. 한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오로지 나만 살아남았다. 한때는 같이 죽는게 더 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삼촌이 있었지만 나를 키워줄 형편은 되지 않았다. 본인도 가정이 있고 생활이 있었으니까.. 어린 나의 존재는 삼촌에게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 때 나에게 손을 내어준 사람이 지금의 부모님이었다. 정확하게는 아빠의 친구였지만 지금은 내가 목숨을 내 놓으라고 해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인 우리 부모님들이다. 나를 보고 웃어주던 그 온화한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부모님은 입양을 원하셨지만 삼촌은 양육만을 부탁했다. 나를 위해서인지 돈 때문이 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때부터 13년동안 나는 이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피한방울 안 섞인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준 사람들이다. 내 모든걸 버리고 서라도 그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지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단 하나만 빼곤...
어느순간 부모님들이 누나를 부탁하고 멀리 나가신것도 그들이 전적으로 나를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누나를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장국을 끓여 바치면서도...
***
아직 덜 말린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누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 아~ 속쓰려~국~~
나는 다시 가스불을 올리고 밥을 펐다. 그리고 몇 가지 마련해둔 반찬을 꺼내놓고 접시에 담고 국을 떠서 누나 앞에 놓아 주었다. 수저도 들기 전에 그릇째 들고 마시는 여자가 바로 나의 누나였다.
- 천천히 마셔~
- 으하~시원해~야~ 이거는 진짜 팔아도 되겠다 현우야~ 우리 해장국 장사나 할까?
- 먼소리야? 아직도 술이 덜 깬 거야? 빨리 먹고 일어나 운동하러 가야지~
- 멋대가리 없기는~ 어릴 때는 내 꽁무니 만 졸졸졸 따라 다니더니~ 이제는 머리가 굵었다고 누나 보기를 개~똥으로 알고~ 내가 세상을 헛 살았어~
- 어릴때는 동생 이것저것 챙겨 주더니~ 지금은 동생을 아주 식모쯤으로 알고~ 내가 세상을 헛 살았다~!!
- 아휴~저거 누나한테 한 마디도 안지고~
나한테 눈을 흘기면서도 꾸역꾸역 밥과 국을 입으로 밀어넣고 있는 누나였다. 어떻게 말술을 마시고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도 끼니 사이에 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 먹는 우리 누나가 어떻게 저런 몸매를 유지할 수 있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체질이라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지금의 어머니가 몸매가 어마어마하게 좋으시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체형을 그대로 물려받은 누나라는 걸 알고 있었다. 키가 170에 몸무게는 56 정도 나가는.. 한마디로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다. 마르고 볼품 없는 여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건강 하면서도 모든 이들이 군침을 삼키는 그런 워너비한 몸매가 정아 누나였다. 물론 지금 운동을 하고있고 그걸로 방송물까지 먹고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는 누나였다. 이 세상에서 누나의 실체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 끄억~ 다 먹었다~ 너는 남자얘가 밥을 그렇게 늦게 먹어?
- 본인이 빨리 먹는다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
- 그런가? 헤헤~나 올라가서 준비하고 나올게 너도 준비해~
- 알았어~운동복 잘 챙기고~다른거 다 빨았고 줄무늬 져지 그거 챙겨~운동화도~!
- 알았어~잔소리 대마왕..
잔소리하고 타박하면서도 막상 시키면 군말없이 잘 따라오는 누나였다. 둘다 편한 옷을 차려입고 현관앞에 섰다. 제법 잘 어울리는 한쌍의 남녀가 서 있었다.
그리고 제법 잘 어울리는 한쌍의 남매도 거기에 있었다.
여자로써 작은 키가 아니었지만 내가 10cm 이상 더 컸기 때문에 같이서 있고 동생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누구나 우리 사이를 연인 사이라고 단정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밥을 먹으러 가도, 옷을 사러 가도 우리는 항상 남매 사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설명해야 했다.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한결 같았다. 남매 치고는 정말 닮지 않았다는 것.. 그럴때마다 누나는 호탕하게 웃으며 얘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동생 이라며 내 목을 조르며 시늉을 하곤 했다.
나는 누가 뭐래도 누나의 동생이었다.
듬직하고 착한..동생..
방송국까지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누나는 집에서 마저 하지 못했던 화장을 손보며 음악에 심취한듯 흥얼흥얼 따라 부르고 있었다.
- 아주 신이 났네~
- 똑같은 일이라도 즐기면서 해야지~ 누가 돈을 거저 주는 거 아니거든.
- 어제는 누구랑 마신거야?
- 민석씨랑 민석씨 친구들이랑..
신나있던 누나가 살짝 말끝을 흐렸다.
- 술을 먹어도 곱게 좀 먹어~ 친구들까지 같이 만나는 거 보면 이제 썸은 지난 거 아닌가 싶은데.. 그럴때일수록 잘해~
- 내가 알아서 해.
갑자기 시끄럽던 음악 소리가 멈췄다.
누나가 꺼버린 것이다.
성질은...
물론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가끔 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하거나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할 때면 가끔 저런 식으로 기분을 표시 하기도 했다.
- 넌 현지랑 사귄지 얼마됐어?
- 내일이 100일~
- 남자가 쪼잔하게 그런 거나 세고..등신~
- 쪼잔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그런 거 안 챙겨 주면 요즘세상에 누가 남자 만나겠냐? 백일,화이트데이,생일,1주년 정도는 챙겨야지. 그건 등신이 아니라 살아가는 지혜라고 하는 거야~알만한 분이 왜 이러셔~
- 좋을때다~그럼 내일이 100이면 뭐...하는데..?
- 뭐하긴 좋은데 가서 밥 먹고~
- 밥먹고?
- 영화 보고~
- 영화 보고?
- 분위기 좋으면 술도 한잔 마시고~
- 마시고?
- 너 뭐 하냐?
- 그리곤 뭐할 건데? 어?
운전하고 있는 나의 턱밑까지 얼굴을 들이밀고 요리조리 보면서 나를 놀리는듯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누나였다.
- 뭐하긴 남들이 다 하는 거 해야지~
- 뭐~? 그게 뭔데?
- 니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딱! 그거!!
- 에이~ 나는 케익애 촛불 붙이고 뭐 그런 거 생각했는데 시시하구나~
- 맘대로 생각해~
방송국에 도착해서 늘 녹화를 하는 스튜디오로 갔다. 다른 스텝들도 다 와있는 것 같았다. 누나는 탈의실로 가서 운동 할 때 입는 레깅스 스타일의 하의와 상의를 갖춰입고 나왔다. 엉덩이와 허벅지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옷이라 누구든지 남자라면 시선을 빼앗길 만큼 탄탄하고 미끈했다.
사실 운동은 내가 취미로 하고 있었고, 특이하게 체육을 전공하면서도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누나를 데리고 헬스장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웨이트를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그 특유의 친화력으로 관장님과 장기 골수 회원님들과 친해지더니 그들에게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격증을따고 블로그를 통해 자기가 했던 운동과 식단등을 올리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여자들에게는 나름 유명인사가 되어있었다. 그걸 눈여겨 본 지역방송국 pd가 아침시간에 나가는 프로그램 5분짜리 운동 코너를 제안했고 누나가 받아들여서 지금 한달째 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운동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남성 시청자들이 많다는 건 나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 누나를 묻고 있는 거만 봐도 충분했다.
5분짜리 프로그램이지만 촬영 하는 건 거의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여러가지 다양한 각도에서 자세를 찍기 때문이기도 했고 일주일치 분량을 몰아서 찍기 때문이었다 .
카메라는 언제나처럼 누나가 허리를 숙이거나 다리를 들어 올릴 때 가까이 들어와서 찍고는 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말해주는 것이 기도 했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첫째는 우리가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집과 차를 주셨지만 다른 돈은 일절 주지 않으셨다. 그러다보니 전기세 가스비 차량 유지비 보험등은 오로지 우리가 벌어서 써야 했다. 둘다 대학에 들어가고 난 이후부터 학비와 생활비 일체를 우리가 벌어야 했고 그건 그분들의 교육 방침이었다. 나도 다른 이견은 없었다. 내 입장에서는 그저 키워 주신 것만 해도 감사 할 따름이었으니까.. 누나도 불평은 했지만 거기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아르바이트를 했고 필요한만큼 돈을 벌어야 했다. 그리고 누나가 지금 있는 이 프로그램이 각종 공과금을 내 준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몇 가지 자잘한 불만 사항들은 덮기로 합의한 것이 었다. 성질 같아선 카메라맨을 한대 후려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 자~수고했어요~
감독의 말을 끝으로 모든 촬영이 끝이났다. 일이었지만 운동을 한 누나의 얼굴에 땀이 베어 있었다. 나는 수건을 들고 누나에게로 갔다. 누나가 땀을 닦으며 다른 분들과 인사를 했고 난 잠시 기다려 했다. 모든게 끝난 후 우리는 방송국을 나왔다.
- 마트에 좀 들렸다가 가자.. 집에 별로 먹을 거 없어.
- 그래 그럼 가지뭐~뭐 해줄 껀데 저녁엔?
- 뭐가 먹고 싶은데?
- 스파게티~
- 그런 거 살쪄..
- 오늘은 운동 많이 했으니까 먹어도 되잖아~ 그리고 나 정도 되면 아무거나 먹어도 돼.
- 그러다 한방에 훅 간다~
- 그럼 그런대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면 되지~
- 가자~까짓거 먹고 죽자~
- 맥주도?
- 콜~
이럴 때 보면 참 쿵짝이 잘맞는 남매였다.
마트에 들러 필요한 거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면을 삶기위해 서둘러 물을 올려놓고 미리 손질 되어진 해물을 꺼냈다. 내가 이렇게 분주히 움직이고 동안 당연히 누나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비스듬하게 누워 쿠션을 다리 사이에 끼운 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저럴때 보면 영락없는 애 같았다.
누나가 11월생이고 내가 3월생이라 4개월 차이밖에 나지 않았지만 누나는 굳이 대접을 받으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내 호칭도 누나에서 "너~" "야!" 등 다양하게 쓰였지만 언제나 누나 대접은 해줘야 했다.
- 밥먹어~
- 벌써 다됐어?
- 면만 삶으면 금방이잖아~ 와서 먹어~
언제나 그랬지만 먹는 거 앞에서 주저하거 나 뒤로 빼는 법은 없었다. 누나는 충분히 배가 부를 때까지 다 먹고 난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거실쇼파로 가서 누워 버렸다. 설거지는 나에게 부탁한다는 말 따위도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당연히 나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 먹었으면 설거지 정도는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 설거지는 니가 나보다 더 잘 하잖아~ 설거지 끝나면 커피 좀 부탁해~
나의 푸념에도 누나는 역시 아랑곳 하지 않았다. 주방과 거실은 트여 있었기 때문에 거실에서 누나가 뭘 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잘 보였다. 누나에 다리가 내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핫팬츠 아래로 하얗게 뻗은 누나의 다리가 자꾸 내눈을 잡아끌고 있었다. 나는 애써 고개를 돌려 버렸다. 왠지 얼굴이 화끈 거렸다. 그 이유를 세상에서 알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 밖에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 되는 나만의 비밀이었다. 사춘기 이후로 그걸 티내지 않기 위해 나는 꾸준히 연애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내색하지 않았다. 그래야 누구도 나를 의심하지 않을테니까.. 하지만 마음에 없는 연애는 그다지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여자들의 감각은 남자들 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마음이 없다는 것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여자들은 알아차리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 만나고 있는 현지는 조금 달랐다. 나에게 먼저 호감을 표시했었고, 조용하고 착한 아이였다. 내가 어떤 말을하든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웃으면서 화답해주는 착한아이였다. 언젠가 내가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현지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현지를 아끼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누나에게로 향하고 있는 내 마음과는 분명 성격을 달리하는 감정이라는 것이었다.
설거지를 끝내자 누나는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밥 먹고 티비를 보고 잠이 드는게 흔한 풍경이긴 했다. 깨울까 망설이다가 잠시 누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깊은 속쌍꺼풀, 짙은 눈썹, 단정한 이마, 오똑한 코, 예전같으면 마음껏 만지고 안아보고 할 텐데 이제 더이상은 그럴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나는 가끔 이렇게 누나를 바라본다. 누나가 잠들어 있을때나 나를 의식하지 못하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을 때 가끔 누나를 지켜본다. 왜냐하면 가장 편하게 그녀를 지켜 볼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로써 누나를 바라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 누나.. 올라 가서 자..
쇼파에 앉으며 누나를 깨웠다.
그랬더니 갑자기 일어나 앉아 눈을 비비며 나랑 티비를 번갈아 보더니 방향을 틀어 내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 조금만...
누나의 머리가 내 허벅지 닿았다.
동시에 나의 움직임도 멈춰버렸다.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텔레비젼 화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리카락 아래로 드러나 누나의 목선이 예뻐 보였다. 별다른 이상한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바지 중심부에서 무언가 묵직하게 솟아 오른다. 어느덧 완전히 커져버린 나의 물건이 누나의 뒷머리에 닿을락 말락 하고 있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날 지경 있었다. 누나가 깨기 전에 빨리 몸의 열기를 식혀야 했다. 그때 누나가 티비 쪽으로 향해 누워 있던 몸의 방향을 내 아랫배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틀어 버렸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눈을 뜨게 되면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물건을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불을 꺼도 모자랄 판에 누나의 뜨거운 숨결이 왠지 거기에 닿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다른 생각을 떠올려 컨트롤 하려고 해봐도 나와는 다른 의지를 가진 것처럼 내 물건은 반응하지 않고 꼿꼿하게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 제발 깨지만 마라....."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누나가 눈을 떴다.
제기랄, 빌어먹을, 욕이 튀어나오려고 하는 순간 누나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다.
그리고 누나의 시선은 한 층 더 불룩해진 나의 바지 앞섶을 향해 있었다.
- 이거.. 왜이래?
- 뭐..뭐가..왜..이래..?
- 이거 왜 이러냐고 이거...
- 왜이러긴 뭐가 왜이래? 원래 그래~ 원래~
- 원래 그렇다고? 웃기네~! 니가 무슨 변강쇠냐? 내가 너를 몰라? 어릴적부터 너랑 나랑 같이 샤워하고 컸어~이거 왜이래~
누나가 몸을 일으켜 나를 능글맞게 쳐다보고 있었다.
- 나..먼저 올라간다.
먼저 등을 돌려 2층으로 올라가는 내 등 뒤로 누나에 말들이 쏟아졌다.
- 쪼그만게 저도 이제 컸다고~~야~ 그게 뭐 쪽팔린다고? 남자들은 다 그래~네가 발가벗고 춤을 춰 봐라~ 내가 눈 하나 깜짝하나..
누나 말소리를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궜다. 창피한 것보다는 왠지 화가났다. 나는 누나에게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알고 있지만 속이 쓰리고 받아드리고 싶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내 마음은, 내 감정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여기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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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도 내용도 끝에 가봐야 알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1부
띠띠띠~ 띠~ 띠띠띠~ 띠~
눈을 떴다. 핸드폰의 시계는 벌써 7시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본능처럼 몸을 일으켜 1층에 주방으로 내려간다. 불려놓은 쌀을 밥솥에 넣고 취사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곧 말려놓은 북어와 두부를 꺼내고 북엇국을 끓이기 위해 준비를 한다. 늘상 일어나는 시간이다 보니까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술도 안먹는 내가 늘 해장국을 끓여야하는이 불편함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벌써 한달 전에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떠나셨다. 그것도 가시고 나서야 아프리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년에 한 달 정도만 국내 체류 하시거나 그나마도 없이 2년동안 들어 오시지 않은 적도 있었다. 내가 두 분의 행방을 알 수 있는 길은 오로지 그분들이 연락을 해 주셔야 비로소 나는 어디에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한번도 내게 자유를 가르쳐 주신 적이 없지만 몸소 나에게 자유라는 걸 보여주고 계신 분들 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전에도 양면이 있고 양말에도 앞뒤가 있듯이, 우리 부모님들은 나에게 자유를 가르쳐 주셨지만 내가 자유롭지 못하게 혹 하나를 붙여 주고 가셨다.
밥솥이 칙칙 거리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나는 재빨리 올라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나의 건너편 방에 문을 열었다. 사람의 방인지, 짐승의 방인지, 그것도 아니면 강도가 휩쓸고 간 방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방의 주인을 깨워야 했다. 넓은 침대와 하얀 시트 속으로 몸을 숨긴 여자가 보인다. 턱끝까지 이불을 끌어올리고 아주 숙면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밥 준비는 못할 망정 시간이 되면 눈이라도 뜨고 본인 치장이라도 하기를 늘 기대했지만 기대는 언제나 기대로 끝이 나고 만다. 방법은 역시나 한가지뿐이었다. 이불 끝자락을 부여잡고 잡아챈 뒤 한번에 허공으로 말아 올렸다.
- 일어~나!!...아아~!!쫌!!
내 눈 밑으로 팬티 한장외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반라의 여자가 누워 있었다.
송정아.
우리집에 같이 사는 한 살 많은 나의 누나..
- 뭐~~??
나는 고개를 돌리고 다시 이불을 누나에게 던졌다.
- 내가 옷 입고 자라고 몇번을 이야기 해? 너는 부끄럽지도 않냐? 다 큰 처녀가 동생 앞에서 옷을 벗고?
- 내가 보여줬냐? 벗고 있는 걸 동생놈이 들춘거지~ 내 동생을 탓해라~ 나는 아무 잘못없다구~
- 후우... 그래 오늘도 내가 참는다. 얼른 옷 입어. 밥 먹게..
- 속 쓰린데 국은 뭐야? 동생~~ 우리 귀여운 동생~
이불을 가슴 끝까지 당겨 몸에 두르고 몸을 일으킨 누나가 내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 주며 화장실로 향했다.
- 빨리 씻기나 해~ 제때 안 내려오면 밥도 없어~
- 아휴~ 누나가 무서워서 밥이나 넘어가 겠니? 얼른 가서 씻고 올테니까 방 좀 치우고 있어~
떡진머리에 부스스한 얼굴이지만 큰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 탓에 화장하지 않은 모습이 개인적으로 더 이쁜 우리 누나..송정아..
누나가 씻으러 간 틈에 속옷과 갈아입을 옷을 욕실 앞에 놓아주고 방안에 널 부러 져 있던 옷들과 책들을 재빨리 정리하기 시작했다. 원래 가야 할 자리를 찾아 주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내가 다 정리 했고 놓아둔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른 1층으로 내려가 끓기 시작한 국의 가스불을 잠시 꺼두었다. 씻고 준비하고 내려 오는데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
- 정아야~인사해~ 현우야. 백현우~ 이제부터 우리 정아 동생이야~
- 얘가? 반가워~난 송정아야.. 힘든 일 있거나 누가 때리면 나한테 이야기 해~ 누나가 다 혼내줄게.
까만 눈동자와 예쁜 이마 오똑한 콧날.
9살짜리 꼬마남자가 처음 보았던 누나의 모습이었다. 생전 처음 본 남자 애가 동생이라고 집에 왔는데도 별다른 불평 한마디 없이 부모님 보다 오히려 알뜰하게 나를 챙긴 누나였다. 아버지 엄마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어떤 트라우마 때문인지 밤에 잠도 잘 수 없던 나에게 밤새도록 내 침대에서, 나와 함께 3년을 지내준 누나였다.
9살짜리 꼬마 남자아이는 모든게 무섭고 두려웠었다. 늘 보던 부모님을 더이상 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누구도 나를 데려 가려고 하지 않았다. 한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오로지 나만 살아남았다. 한때는 같이 죽는게 더 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삼촌이 있었지만 나를 키워줄 형편은 되지 않았다. 본인도 가정이 있고 생활이 있었으니까.. 어린 나의 존재는 삼촌에게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 때 나에게 손을 내어준 사람이 지금의 부모님이었다. 정확하게는 아빠의 친구였지만 지금은 내가 목숨을 내 놓으라고 해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인 우리 부모님들이다. 나를 보고 웃어주던 그 온화한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부모님은 입양을 원하셨지만 삼촌은 양육만을 부탁했다. 나를 위해서인지 돈 때문이 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때부터 13년동안 나는 이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피한방울 안 섞인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준 사람들이다. 내 모든걸 버리고 서라도 그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지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단 하나만 빼곤...
어느순간 부모님들이 누나를 부탁하고 멀리 나가신것도 그들이 전적으로 나를 신뢰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누나를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장국을 끓여 바치면서도...
***
아직 덜 말린 머리를 수건으로 털며 누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 아~ 속쓰려~국~~
나는 다시 가스불을 올리고 밥을 펐다. 그리고 몇 가지 마련해둔 반찬을 꺼내놓고 접시에 담고 국을 떠서 누나 앞에 놓아 주었다. 수저도 들기 전에 그릇째 들고 마시는 여자가 바로 나의 누나였다.
- 천천히 마셔~
- 으하~시원해~야~ 이거는 진짜 팔아도 되겠다 현우야~ 우리 해장국 장사나 할까?
- 먼소리야? 아직도 술이 덜 깬 거야? 빨리 먹고 일어나 운동하러 가야지~
- 멋대가리 없기는~ 어릴 때는 내 꽁무니 만 졸졸졸 따라 다니더니~ 이제는 머리가 굵었다고 누나 보기를 개~똥으로 알고~ 내가 세상을 헛 살았어~
- 어릴때는 동생 이것저것 챙겨 주더니~ 지금은 동생을 아주 식모쯤으로 알고~ 내가 세상을 헛 살았다~!!
- 아휴~저거 누나한테 한 마디도 안지고~
나한테 눈을 흘기면서도 꾸역꾸역 밥과 국을 입으로 밀어넣고 있는 누나였다. 어떻게 말술을 마시고 하루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도 끼니 사이에 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 먹는 우리 누나가 어떻게 저런 몸매를 유지할 수 있냐라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체질이라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지금의 어머니가 몸매가 어마어마하게 좋으시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체형을 그대로 물려받은 누나라는 걸 알고 있었다. 키가 170에 몸무게는 56 정도 나가는.. 한마디로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다. 마르고 볼품 없는 여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건강 하면서도 모든 이들이 군침을 삼키는 그런 워너비한 몸매가 정아 누나였다. 물론 지금 운동을 하고있고 그걸로 방송물까지 먹고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는 누나였다. 이 세상에서 누나의 실체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 끄억~ 다 먹었다~ 너는 남자얘가 밥을 그렇게 늦게 먹어?
- 본인이 빨리 먹는다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
- 그런가? 헤헤~나 올라가서 준비하고 나올게 너도 준비해~
- 알았어~운동복 잘 챙기고~다른거 다 빨았고 줄무늬 져지 그거 챙겨~운동화도~!
- 알았어~잔소리 대마왕..
잔소리하고 타박하면서도 막상 시키면 군말없이 잘 따라오는 누나였다. 둘다 편한 옷을 차려입고 현관앞에 섰다. 제법 잘 어울리는 한쌍의 남녀가 서 있었다.
그리고 제법 잘 어울리는 한쌍의 남매도 거기에 있었다.
여자로써 작은 키가 아니었지만 내가 10cm 이상 더 컸기 때문에 같이서 있고 동생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누구나 우리 사이를 연인 사이라고 단정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밥을 먹으러 가도, 옷을 사러 가도 우리는 항상 남매 사이라는 것을 그들에게 설명해야 했다.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한결 같았다. 남매 치고는 정말 닮지 않았다는 것.. 그럴때마다 누나는 호탕하게 웃으며 얘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내 동생 이라며 내 목을 조르며 시늉을 하곤 했다.
나는 누가 뭐래도 누나의 동생이었다.
듬직하고 착한..동생..
방송국까지 차를 운전해서 가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누나는 집에서 마저 하지 못했던 화장을 손보며 음악에 심취한듯 흥얼흥얼 따라 부르고 있었다.
- 아주 신이 났네~
- 똑같은 일이라도 즐기면서 해야지~ 누가 돈을 거저 주는 거 아니거든.
- 어제는 누구랑 마신거야?
- 민석씨랑 민석씨 친구들이랑..
신나있던 누나가 살짝 말끝을 흐렸다.
- 술을 먹어도 곱게 좀 먹어~ 친구들까지 같이 만나는 거 보면 이제 썸은 지난 거 아닌가 싶은데.. 그럴때일수록 잘해~
- 내가 알아서 해.
갑자기 시끄럽던 음악 소리가 멈췄다.
누나가 꺼버린 것이다.
성질은...
물론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가끔 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하거나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할 때면 가끔 저런 식으로 기분을 표시 하기도 했다.
- 넌 현지랑 사귄지 얼마됐어?
- 내일이 100일~
- 남자가 쪼잔하게 그런 거나 세고..등신~
- 쪼잔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그런 거 안 챙겨 주면 요즘세상에 누가 남자 만나겠냐? 백일,화이트데이,생일,1주년 정도는 챙겨야지. 그건 등신이 아니라 살아가는 지혜라고 하는 거야~알만한 분이 왜 이러셔~
- 좋을때다~그럼 내일이 100이면 뭐...하는데..?
- 뭐하긴 좋은데 가서 밥 먹고~
- 밥먹고?
- 영화 보고~
- 영화 보고?
- 분위기 좋으면 술도 한잔 마시고~
- 마시고?
- 너 뭐 하냐?
- 그리곤 뭐할 건데? 어?
운전하고 있는 나의 턱밑까지 얼굴을 들이밀고 요리조리 보면서 나를 놀리는듯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누나였다.
- 뭐하긴 남들이 다 하는 거 해야지~
- 뭐~? 그게 뭔데?
- 니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딱! 그거!!
- 에이~ 나는 케익애 촛불 붙이고 뭐 그런 거 생각했는데 시시하구나~
- 맘대로 생각해~
방송국에 도착해서 늘 녹화를 하는 스튜디오로 갔다. 다른 스텝들도 다 와있는 것 같았다. 누나는 탈의실로 가서 운동 할 때 입는 레깅스 스타일의 하의와 상의를 갖춰입고 나왔다. 엉덩이와 허벅지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옷이라 누구든지 남자라면 시선을 빼앗길 만큼 탄탄하고 미끈했다.
사실 운동은 내가 취미로 하고 있었고, 특이하게 체육을 전공하면서도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누나를 데리고 헬스장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웨이트를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그 특유의 친화력으로 관장님과 장기 골수 회원님들과 친해지더니 그들에게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격증을따고 블로그를 통해 자기가 했던 운동과 식단등을 올리면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여자들에게는 나름 유명인사가 되어있었다. 그걸 눈여겨 본 지역방송국 pd가 아침시간에 나가는 프로그램 5분짜리 운동 코너를 제안했고 누나가 받아들여서 지금 한달째 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운동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남성 시청자들이 많다는 건 나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내 주변의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 누나를 묻고 있는 거만 봐도 충분했다.
5분짜리 프로그램이지만 촬영 하는 건 거의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여러가지 다양한 각도에서 자세를 찍기 때문이기도 했고 일주일치 분량을 몰아서 찍기 때문이었다 .
카메라는 언제나처럼 누나가 허리를 숙이거나 다리를 들어 올릴 때 가까이 들어와서 찍고는 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말해주는 것이 기도 했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첫째는 우리가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집과 차를 주셨지만 다른 돈은 일절 주지 않으셨다. 그러다보니 전기세 가스비 차량 유지비 보험등은 오로지 우리가 벌어서 써야 했다. 둘다 대학에 들어가고 난 이후부터 학비와 생활비 일체를 우리가 벌어야 했고 그건 그분들의 교육 방침이었다. 나도 다른 이견은 없었다. 내 입장에서는 그저 키워 주신 것만 해도 감사 할 따름이었으니까.. 누나도 불평은 했지만 거기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아르바이트를 했고 필요한만큼 돈을 벌어야 했다. 그리고 누나가 지금 있는 이 프로그램이 각종 공과금을 내 준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몇 가지 자잘한 불만 사항들은 덮기로 합의한 것이 었다. 성질 같아선 카메라맨을 한대 후려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 자~수고했어요~
감독의 말을 끝으로 모든 촬영이 끝이났다. 일이었지만 운동을 한 누나의 얼굴에 땀이 베어 있었다. 나는 수건을 들고 누나에게로 갔다. 누나가 땀을 닦으며 다른 분들과 인사를 했고 난 잠시 기다려 했다. 모든게 끝난 후 우리는 방송국을 나왔다.
- 마트에 좀 들렸다가 가자.. 집에 별로 먹을 거 없어.
- 그래 그럼 가지뭐~뭐 해줄 껀데 저녁엔?
- 뭐가 먹고 싶은데?
- 스파게티~
- 그런 거 살쪄..
- 오늘은 운동 많이 했으니까 먹어도 되잖아~ 그리고 나 정도 되면 아무거나 먹어도 돼.
- 그러다 한방에 훅 간다~
- 그럼 그런대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면 되지~
- 가자~까짓거 먹고 죽자~
- 맥주도?
- 콜~
이럴 때 보면 참 쿵짝이 잘맞는 남매였다.
마트에 들러 필요한 거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면을 삶기위해 서둘러 물을 올려놓고 미리 손질 되어진 해물을 꺼냈다. 내가 이렇게 분주히 움직이고 동안 당연히 누나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비스듬하게 누워 쿠션을 다리 사이에 끼운 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저럴때 보면 영락없는 애 같았다.
누나가 11월생이고 내가 3월생이라 4개월 차이밖에 나지 않았지만 누나는 굳이 대접을 받으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내 호칭도 누나에서 "너~" "야!" 등 다양하게 쓰였지만 언제나 누나 대접은 해줘야 했다.
- 밥먹어~
- 벌써 다됐어?
- 면만 삶으면 금방이잖아~ 와서 먹어~
언제나 그랬지만 먹는 거 앞에서 주저하거 나 뒤로 빼는 법은 없었다. 누나는 충분히 배가 부를 때까지 다 먹고 난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거실쇼파로 가서 누워 버렸다. 설거지는 나에게 부탁한다는 말 따위도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당연히 나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 먹었으면 설거지 정도는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 설거지는 니가 나보다 더 잘 하잖아~ 설거지 끝나면 커피 좀 부탁해~
나의 푸념에도 누나는 역시 아랑곳 하지 않았다. 주방과 거실은 트여 있었기 때문에 거실에서 누나가 뭘 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잘 보였다. 누나에 다리가 내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핫팬츠 아래로 하얗게 뻗은 누나의 다리가 자꾸 내눈을 잡아끌고 있었다. 나는 애써 고개를 돌려 버렸다. 왠지 얼굴이 화끈 거렸다. 그 이유를 세상에서 알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 밖에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 되는 나만의 비밀이었다. 사춘기 이후로 그걸 티내지 않기 위해 나는 꾸준히 연애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내색하지 않았다. 그래야 누구도 나를 의심하지 않을테니까.. 하지만 마음에 없는 연애는 그다지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여자들의 감각은 남자들 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마음이 없다는 것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대부분의 여자들은 알아차리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 만나고 있는 현지는 조금 달랐다. 나에게 먼저 호감을 표시했었고, 조용하고 착한 아이였다. 내가 어떤 말을하든 내가 어떻게 행동하든 웃으면서 화답해주는 착한아이였다. 언젠가 내가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현지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현지를 아끼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누나에게로 향하고 있는 내 마음과는 분명 성격을 달리하는 감정이라는 것이었다.
설거지를 끝내자 누나는 이미 잠이 들어 있었다. 밥 먹고 티비를 보고 잠이 드는게 흔한 풍경이긴 했다. 깨울까 망설이다가 잠시 누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깊은 속쌍꺼풀, 짙은 눈썹, 단정한 이마, 오똑한 코, 예전같으면 마음껏 만지고 안아보고 할 텐데 이제 더이상은 그럴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나는 가끔 이렇게 누나를 바라본다. 누나가 잠들어 있을때나 나를 의식하지 못하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을 때 가끔 누나를 지켜본다. 왜냐하면 가장 편하게 그녀를 지켜 볼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로써 누나를 바라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 누나.. 올라 가서 자..
쇼파에 앉으며 누나를 깨웠다.
그랬더니 갑자기 일어나 앉아 눈을 비비며 나랑 티비를 번갈아 보더니 방향을 틀어 내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 조금만...
누나의 머리가 내 허벅지 닿았다.
동시에 나의 움직임도 멈춰버렸다.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텔레비젼 화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머리카락 아래로 드러나 누나의 목선이 예뻐 보였다. 별다른 이상한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바지 중심부에서 무언가 묵직하게 솟아 오른다. 어느덧 완전히 커져버린 나의 물건이 누나의 뒷머리에 닿을락 말락 하고 있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날 지경 있었다. 누나가 깨기 전에 빨리 몸의 열기를 식혀야 했다. 그때 누나가 티비 쪽으로 향해 누워 있던 몸의 방향을 내 아랫배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틀어 버렸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눈을 뜨게 되면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물건을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불을 꺼도 모자랄 판에 누나의 뜨거운 숨결이 왠지 거기에 닿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다른 생각을 떠올려 컨트롤 하려고 해봐도 나와는 다른 의지를 가진 것처럼 내 물건은 반응하지 않고 꼿꼿하게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 제발 깨지만 마라....."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누나가 눈을 떴다.
제기랄, 빌어먹을, 욕이 튀어나오려고 하는 순간 누나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다.
그리고 누나의 시선은 한 층 더 불룩해진 나의 바지 앞섶을 향해 있었다.
- 이거.. 왜이래?
- 뭐..뭐가..왜..이래..?
- 이거 왜 이러냐고 이거...
- 왜이러긴 뭐가 왜이래? 원래 그래~ 원래~
- 원래 그렇다고? 웃기네~! 니가 무슨 변강쇠냐? 내가 너를 몰라? 어릴적부터 너랑 나랑 같이 샤워하고 컸어~이거 왜이래~
누나가 몸을 일으켜 나를 능글맞게 쳐다보고 있었다.
- 나..먼저 올라간다.
먼저 등을 돌려 2층으로 올라가는 내 등 뒤로 누나에 말들이 쏟아졌다.
- 쪼그만게 저도 이제 컸다고~~야~ 그게 뭐 쪽팔린다고? 남자들은 다 그래~네가 발가벗고 춤을 춰 봐라~ 내가 눈 하나 깜짝하나..
누나 말소리를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궜다. 창피한 것보다는 왠지 화가났다. 나는 누나에게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알고 있지만 속이 쓰리고 받아드리고 싶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내 마음은, 내 감정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여기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언제까지나..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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